- 재키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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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어릴적 꿈많은 소녀였지
외할아버지 사업 망해 중학교 못갔어도
어두운 불빛 아래 책장 넘겨 공부했지
세상물정 어두운 외할머니 대신
집안 살림 건사하고 과수원 언덕 돌 고르면서도
시내에서 편물해서 미니스커트 입고 당당하게 걸었지
우리 엄마 갓 결혼해 눈물 많은 새댁이었지
좋지도 싫지도 않은 남자랑 첫 아이 가졌는데
남편이 공장에서 손가락 잃고 뒹굴며 울때
우리 엄마 버스 탄채 종점까지 울며 갔지
뱃속에 아이 있는데 처녀적 몸무게랑 똑같아
나 태어나 손가락 발가락 다 있어 다행이라 또 울었지
우리 엄마 장사할때 수완좋은 사업가였지
고지식한 남편이 손님들과 싸우면
우리 엄마 살살 달래고 서비스라 구슬러
빚갚고 건물 올리고 땅도 샀지
아버지 장사 접고 엄마가 옷가게 할때
점주 교육가서 맨 앞줄 눈반짝 상죄다 휩쓸었지
우리 엄마 언제나 현명한 아내고 엄마였지
부부 문제는 전문가에게 조언구해 해결하고
자식 교육엔 치맛바람 불사했지
결혼 문제로 나랑 아버지 각 세울 때
엄마 아니었으면 어찌되었을까
나도 엄마처럼 현명한 아내고 엄마 되어야지
우리엄마 예순 넘어 꿈에 그리던 학교갔지
아버지는 독거노인 엄마는 연분홍빛 여학생
서리 앉은 머리로 공부하니 힘들지만
내 인생 황금기 너무 행복하다고 우리 엄마 그랬지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하고 농아복지회에서 봉사하고
노래교실 다니느라 우리 엄마 요즘도 너무 바빠
예순 여덟 우리 엄마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은 만년소녀
저도 엄마처럼 당당하고 현명하게 살래요
저도 엄마처럼 그렇게 할머니가 될래요
엄마,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온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2014년 3월 엄마 생신 축하시로 큰딸 재경 쓰다
난 절대 시 같은 건 쓸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가 내게로 왔지 뭐야.
엄마 생신 선물로 시 한편을 드리고 싶었어.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았지.
그랬더니 이런 시가 나왔어.
엄마는 이 시를 들으시더니 눈물을 흘리셨어.
나도 시를 읽으며 목소리가 떨렸어.
시가 나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난 참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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