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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7일 23시 37분 등록

10기 면접 여행 후기

 

북리뷰 및 칼럼으로 구성된 2차 레이스가 종료되고 3차 면접여행 선발인원이 발표되었다. 강종희, 김선형, 김종호, 김정은, 구해언, 박윤영, 이동희, 이은심, 조현연, 정수일. 모두 10명이었다. 13명중에 세 분이 탈락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10기이니까 10명을 선발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스치며 잘하면 다 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결과로 보자면 맞았다.)

 

오랜만에 면접을 받는다니 살짝 긴장된다. 뭘까? 이 긴장감. 그 동안 면접을 하는 입장에서 받는 입장에 놓이니 아 이것부터가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나를 보이는 것부터구나? 그러니 숨지 말고 숨기지 말고 나를 드러내야만 나를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정화 선배께 부탁했던 10기를 위한 엽서를 14일 받았다. 엽서 마다 그림을 그리고 엽서 별로 한 분씩 편지를 손으로 직접 쓰신 것이다. 예비 10기 분들이 면접장소로 출발하는 시간에 보내주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역시나, 한정화 선배의 마음이 전달되었을까? 엽서를 받은 분들은 모두 출발하면서 감동하고 있었다. 해언씨가 한정화 선배에게 문자로 답하자고 하여 문자 메시지를 모두 보내었던지 한정화 선배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내게 왔다. 고맙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되려 나에게 고맙다고 보낸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고마운 일이 되었다. 문자 메시지에는 찐한 면접여행을 하라고 하신다. 그래 찐한 여행을 만들자.

 

면접여행 소집 장소인 오장동함흥냉면집에 도착하였다. 길옆이라 찾기가 매우 쉬웠다. 가게가 모양이 길옆에 자그마한 오래된 맛집을 연상시킨다. 등산객들에게 불고기와 냉면을 파는 곳이라 들어가니 냄새가 구수하고 시원하였다. 처음 마주치는 얼굴!! 역시나 오미경 선배께서 반겨주신다. 거부할 수 없는 그 미소와 멘트는 2013년 몽골 여행 때보다 더 아름답고 곱게 느껴졌다. 자리에 앉은 후 오는 사람마다 인사하려다 보니 계속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앞으로 감사해야 할 사람들을 맞이 하였다. 불고기를 먹으며 그 동안의 과정을 나누고 서로의 얼굴을 처음 대면하는 즐거움을 나누며 낮술 한잔씩 먹고 약간의 취기에 화기애애하게 점심을 먹었다. 낮술은 뭘까? 구본형 선생님께서 낮술은 자유라고 했다고 하신다. (물론 추어탕 집에서 오병곤 선배님께서 전해주신 얘기다.) 자유. 낮에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이 나의 것이 아니기 때문인 것은 맞다. 차가 있어 한잔만 마시려니 아쉽다. 이것도 자유가 아닌 것이다. 갖는 것이 자유가 아닌 것인가?

 

피울님이 제안을 해서였을까? 4.19 묘역 참배를 하러 가게 되었다. 민주화의 성지로 가게 되는 것이다. 4.19묘지는 현충원처럼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았다. 다만 영정그림과 사진들이 있어 더욱 생생한 그 당시의 느낌을 전해주었다. 가치라는 것은 무엇일까? 죽음과 바꾼 가치는 어떤 가치일까? 짐짓 어깨가 무거워져서 애써 추모관을 빠져 나왔다. 면접을 앞둔 나에게 마치 지금의 현실을 넘어가기 위해 나의 현재를 버려야 한다는 절실한 메시지를 던지지는 것 같았다. 날은 맑고 추모관을 뒤로한 채 멀리 보이는 세상이 평화로웠다.

 

419묘역을 나와 맛있다고 소문난 정광수 커피를 찾아 헤매다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을 알고는 찾아 올라 갔다. 찻집에서 들러 자리에 앉았는데 우연히 5기 장성우 선배와 같이 앉게 되었고, 구본형 선생님께서 생전에 말씀해주신 귀중한 한마디를 전해주셨다. “기업에는 좋은 관리자가 많이 필요하니 회사를 그만두지 말고 좋은 관리자가 되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변화의 방향은 다양하고 그 변화가 꽃피울 곳도 다양할 것이라는 열린 깨달음이었다. 나도 그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커피를 마시고 면접장소인 아카데미 하우스 406호에 모두 모였다. 자기 소개를 하는 내내 약간은 낯설어하는 모습과 목에 걸린 아직 예비 10기라는 명찰의 이름에 있는 예비라는 무게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세 분이 2차 관문에서 함께하지 못한 것이 더욱 긴장하게 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니 내 차례에 뭐라 한지 기억이 안 나는 것을 보니 나도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자기 소개를 마치고 둥글게 모여 앉자 면접 과정이 시작되었다. 면접은 다른 방에서 4분의 선배님께서 한 명의 예비 10기를 면접하였다. 옥상에서 하던 면접은 추운 바람에 얼 것 같았던지 방으로 이동하여 계속 이어졌다. 네 분이 침대 위에 걸터앉아서 면접을 보는 풍경이 좀 특이 했었다. 면접 대기실에서는 긴장을 풀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와인이 곁들여 졌다. (나중에 먹을 와인이 없었다.) 면접을 한 분씩 다녀와서는 질문이 지원 동기를 먼저 물었다는 것이다. 순서가 뒤였던 나는 나의 지원 동기는 뭘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원서에 썼던 지원 동기도 있지만 아직 더 절실한 것은 마음 속에서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 여기 있다는 것이 지원동기다. 여기 이 사람들과 같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그리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면접을 마치고 나니 모두들 약간 긴장이 풀린 듯하다. 교장 선생님께서 면접 결과로 다 불합격이거나 다 합격일 것이란다. 아마도 속내는 다 붙여 주고 싶은 모양이신가 보다더불어 같이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좋을 것이다.

 

면접을 모두 마치니 시간이 꽤 늦었다. 저녁 장소인 능이버섯오리백숙집을 동네를 헤매다 겨우 찾아 들어갔다. 식당 안에 들어서자 서로 낯이 익어서 인지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이제 농담도 주고 받고, 이야기 꽃이 여기저기 핀다. 술잔도 건너건너 돌아가고 모두들 하루의 피로를 다 풀어버리고 있는 듯하였다. 여러 선배님들께서 자리를 같이 해주셔서 더욱 즐거운 식사였다. 백숙이 맛이 있어서 고기를 모두 먹고 죽도 모두 긁어 먹었다. 내 습성이 상에 있는 음식을 남기지 않는 버릇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앞으로 변경연이 주는 것을 모두 먹어버릴 기세다. 1차 면접이 끝나고 저녁을 먹었지만 아직도 공헌 발표와 변경연 10년 저작 기획서 발표가 남았다.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406호에 모여서 공헌 발표를 시작하였다. 사실 뭔가 공헌한다는 것이 공허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을 제시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도 반신반의하게 된다. 난 뭘 공헌할까? 오프 모임 와인, 주말농장 채소 샐러드, 차량지원, 사진 촬영, 일상이 댓글, 모임 동영상 촬영도 포함하였다.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한 것 같다. 차를 제공하시는 분도 있고, 주전부리, 찌라시 속보, 숲속의 통나무집, 마무리 청소, 너무도 많은 공헌이 나와서 서로를 바라보면 감당이 되냐는 듯 놀라워하고 있다. 사실 뒷감당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아무튼 오프 모임이 모두 풍성해 질 것 같다.

 

공헌 발표를 마치고 책 기획안 발표로 이어졌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다. 변경연 10년 결산이라고 했는데 10년은 낚시 글이고 결국 2014 10기 활동을 잘 정리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한다. 뭔가 하면서 그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배우고 익히기 급한데 그걸 정리해서 남기는 것은 두 배 이상의 노력이 드는 일일 것임에 틀림없다. 살짝 걱정이 앞선다. 10기들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크면 나중에 실망도 클 텐데 말이다. 기획서 발표를 마치니 12시가 다되어 간다. 부르르 부르르 전화가 걸려 왔다. 집은 신경도 안 써도 되느냐며 아내가 야단을 친다. 전화연락을 줄 시간에 전화 한 통 없으니 약간 삐치신 아내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면접 보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는 것일 뿐인데 말이다. 전화를 끊고 잠시 정적이 흐른다. 앞으로 1년은 결국 아내를 어떻게 모시느냐에 달려있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계속되는 지구력 면접의 시간이 이어졌다. 노래하기 이야기하기 자유롭게 노닥거리는 동안 말씀을 툭툭 던지시면서 이야기를 유도하는 교육팀의 속내는 뭘까?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을까?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들 각자의 자세로 각자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체력은 국력이다. 변경연의 체력은 모든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자유 대화를 가장한 면접은 끝이 났다. 잠을 청하기 위해 방에 와서 씻고 누웠는데 피울님이 이야기를 건낸다. 하루의 단상과 변경연 사람에게서 느낀 것들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와 하고 싶은 것들을. 아 그에 비하면 난 뭘 꿈꾸고 있는 걸까?

 

어느새 아침이 되었다. 이제 면접은 끝났다. 결과만 남았다. 결과가 중요한가? 아침이나 먹으러 갑시다. 해언씨가 추천한 기와집추어탕집에서 찰나님은 처음으로 추어탕을 먹었다면 신기해 하였다. 추어탕은 내가 좋아하는 요리지만 이곳의 추어탕은 남다른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서로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결과 발표를 앞둔 약간의 긴장감을 간직한 채 각자 집으로 헤어졌다. 아니다 카톡으로 계속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만나고 있다. 결과는 모두 합격이었기에

 

공헌할 것을 적어 봅니다.

l  댓글은 늘 달고 있으니 계속 할 것입니다. 물론 연구원이 되었으니 좀더 생각하고 천천히 달겠습니다.

l  제가 텃밭을 좀 넓게 합니다. 무농약으로 키운 채소를 오프수업 때 가져가겠습니다. 샐러드!

l  와인을 갖고 가겠습니다. 붉은 포도주를 마시며 시뻘건 속내를 드러내 봅시다.

l  모임에 차량이 필요할 때면 가져가겠습니다. 물론 타보신 분은 압니다. 뒷좌석은 불편하다는 것을요

l  사진을 찍겠습니다. 잘 찍기보다는 많이 찍어 보겠습니다. 저도 찍어주세요

l  오프수업을 캠코더로 녹화해서 다시 보게 하겠습니다. 물론 다시보고 싶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적고 보니 좀 많습니다. 따라서, 동시에 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웨버로 봉사의 길을 걸으라 하심을 받들어서 10기가 제자리를 빨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길이 제일 큰 공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배님 그리고 동기 여러분 많이 도와 주십시오.

 

IP *.255.1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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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0:10:14 *.213.30.41

잘 읽었습니다. 하계휴가 사진은 제가 찍어 드릴께요.

전 야외사진 전문이라...

준비된 웨버님이 10기에 있어 참 든든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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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0:22:43 *.255.177.78

아직 웨버라는 말이 제 호칭이 된 것이 익숙하지가 않네요.

든든하게 여겨주신다니 마음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총무님께서 더 많은 일을 하고 계시고 더 큰 믿음을 주시는 것도 알고 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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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0:42:47 *.185.21.47

이~~~이번 10기 연구원들의 열기와 활기에 변경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네요.

동~~~동생들과 친구들이 있고, 구름에 달가듯이 형님이 계시니

희~~~희망이 꿈으로 변하고 꿈이 현실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동기들을 엮어주는 일이 웨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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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0:23:08 *.255.177.78

그리고 미스테리님도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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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1:47:24 *.119.88.236

동갑내기 희동님, 왕참치님과 함 찐한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네요. 깊은 밤까지 너무 수고많으셨어요, 이제 편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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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0:24:50 *.255.177.78

10기 초기라 이것 저것 같이 할 일이 많은 것같습니다.

어려운 부탁 많이 드릴 것 같은데 거절 말고 꼭 받아 주십시오.

14년 Off수업 디자인은 종종걸음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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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7:51:57 *.104.9.186
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성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참여로 지지합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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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0:26:02 *.255.177.78

부지런히 참여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쭉 저희 데카상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많은 기획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작은 형님이 앞으로는 그렇게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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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8:40:16 *.243.106.35

처음 볼 때부터 연구원 포스가 묻어 나더니 상징적인 기수의 웨버가 되었네.

든든한 웨버를 보니 10기의 미래가 그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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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0:27:19 *.255.177.78

재동이 형 많이 도와주세요. 하모니카 정말 좋았습니다. 재동이 형을 보고 악기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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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23:06:39 *.186.179.86
희동웨버 만세 만세 만만세~~~~!
정말 멋지고 든든한 10기의 웨버오빠네요. 몽골 별사진 꽃사진 우리들 사진 찍으시던 모습, 눈앞에 스쳐갑니다
이제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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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0:28:31 *.255.177.78

네 몽골에서는 아직 살짝 멋적은 듯 했는데. 앞으로는 그러기 없기에요!

활짝  핀 꽃처럼 글도 확짝 핀 2014년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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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1:29:51 *.177.80.163

웨버님..생각보다 넘 조용하고 진중하셔서 놀랬어요..

희동이 이미지로 생각했는데..ㅋㅋ

공헌 다시 한번 체크하고 갑니다~~

10기를 위해 주욱 고생하시고 힘이 되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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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12:52:00 *.94.41.89

제가 양면이 있습니다. 발견해 보십시오.

고생이라기 보다 즐거움으로 주욱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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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23:04:49 *.124.78.132

웨버님- 정말 구달님 말씀대로 장동건 닮으셨어요 ^^* 사진 보고서도 우와. 했는데 실물이 더 나아서 깜딱 놀랬습니다 ㅎㅎㅎ

앞으로도 뚝심있는 리더십~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저희 10기 잘 부탁드립니다.

웨버님 덕분에 앞으로도 기운내어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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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1 12:08:33 *.94.164.18

아무리 웨버지만 그래도 장동건은 너무 하는거 아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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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1 12:50:45 *.94.41.89

마음이 장동건으로 해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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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1 20:39:49 *.124.78.132
이미 콩깍지 씌인걸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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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5 12:42:32 *.64.231.52

뒤늦게 와서 한 자 남깁니다. 

10기 웨버된 걸 기뻐하고 또 축하합니다. 

잘 할 걸 알기에 10기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기들이 제 것을 꺼내 각자 공헌하도록 길을 잘 터주는 웨버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책임감이 남다른 그대가 무리하는 일이 생길까 염려도 한 켠에 있습니다.

소진되는 일 없도록 단도리 잘 하면서 즐겁게 달리십시오.

텃밭에 갈 때 가끔 연락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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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5 19:44:41 *.94.41.89

밭에 상추 자라면 모시고 가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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