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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5일 07시 39분 등록
  1. 책 제목 : 가제- <오십에 찾은 자유>

 

  1. 목차

 

서문

 

1 장 중년의 혹독한 통과의례

 

결혼생활위기와 헤어짐

실직, 삶의 중심을 잃다

우울증, 불안, 두려움

자녀와의 관계

흔들리는 정체성

자아 존중 상실

 

2장 치유 절망에서 희망으로

 

과거의 와 이별

명상과 산책

달리기 – ‘를 찾기 위한 마라톤

실천적 독서

글쓰기

클래식 음악

 

3장 행동의 삶

 

장보기

요리 배우기

걷기 오일간의 제주 올레길

자연과 함께하는 삶

 

4장 오십, 새로운 시작 자유를 찾아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가장 활동적인 중년의 뇌

평생 학습- 30년 만에 다시 학생으로

새로운 인간관계 친밀감 습득

사랑의 기쁨

목적 있는 후반부 인생

 배려와 봉사의 삶을 위해

 

맺음말

 

 

   2.독자층 오십 이후 과거와 단절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여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려는 중년의 남성 

 

  3. KEY SENTENCE :  오십, 부끄러울 것도 없고 남의 눈치를 보고 살 필요도 없다. 이제는 행동의 삶을 살자.

      다시 찾은 자유를 즐기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

 

    4. 차별화 포인트 – 40대에 이혼, 실직 등 혹독한 중년의 통과의례를 극복한 후 오십에 이르러 다시 후반기 인생을 찾아

       떠나는 저자의 체험을 중심으로 예기한다.



    5. 샘플 글


 <마라톤 - 나의 한계를  넘어서며  >


춘천 댐까지 이르는 25km/30km 구간을 달리고 있다. 오르막 길이다. 언덕 훈련을 병행하지 못한 내겐 부담스럽고 힘겨운 구간이다. 고통의 전조가 시작된다. 마라톤 참가자들이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며 대열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오른 발을 내디딜 때마다 "후후"하고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달렸다. 그 소리가 컸는지 앞에서 달리던 사람이 뒤를 힐끗 돌아 나를 쳐다 보았다. "그 자식 되게 유난을 떨며 달리네"하는 표정이다. 저 멀리 춘천 댐이 아득히 보인다. 땅을 보며 달린다. 단풍으로 치장한 주변의 그림 같은 풍광도 이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벌써 3시간을 넘게 쉼 없이 달리는 중이다. 춘천 댐을 지나니 30km 이정표와 급수대가 눈앞에 들어왔다. 급수대에 마련된 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바나나 한 조각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지옥의 레이스가 시작된다. 두렵다. 앞으로 1시간 30여분 동안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통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두 다리가 뻐근해 지기 시작했다. 어깨와 허리도 쑤셔온다. 길옆에 떡하니 서있는 구급차가 나를 유혹한다. ", 뭐 그렇게 허벌나게 달리니? 4시간 넘는 기록을 누가 알아 주기라도 한다니 ? 얼굴을 보니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것 같은데 빨리 차에 타라 " 하고 내게 포기를 종용하는 듯 하다. 그 차를 타는 순간 지금까지 달려온 것이 물거품이 된다.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번 만큼은 후반에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극복해 4시간 40분 초반 대에 완주하리라고 다짐해 본다. 재수하고 있는 아들에게 약속을 했다. "아빠는 4시간 40분을 목표로 할 테니 너도 목표를 세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거라".  


앞발과 뒷발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지면에 닿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달리며 힘을 비축했다. 좁은 도로를 지나 어느새 넓은 평탄대로로 접어 들었다. 저 멀리 춘천 시내가 보인다. 탁 트인 넓은 도로는 나를 더욱 쉽게 지치게 했다. 달려도 달려도 거리는 줄어들지 않고 계속 제자리에서 달리는 기분이다.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 보니 어느새 35km 마의 지점에 다다랐다. 급수대에서 자원 봉사하는 여학생들이 물 한잔을 건네면서 생기 발랄하게 " 힘 내세요, 화이팅 " 하는 목소리도 이제는 더 이상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에너지 드링크로 갈증을 해소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중년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나를 추월하여 달렸다. 바람을 타고 오는 여자의 분 냄새도 고통이 심해지면서 후각은 더 이상 반응을 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지쳐 걸어가는 사람, 다리에 쥐가 나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는 사람, 길가에 앉아 쉬는 사람 등 낙오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사지가 녹지근한 것이 그냥 지금 이 자리에서 푹 주저앉고 싶다. 아니 눕고 싶다.  발걸음도 어느덧 무거워 지면서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페이스 메이커가 내 앞을 지나쳐 갔다. 등 뒤에는 4시간 40분이 쓰여 있다. 그 뒤에는 10여명의 참가자들이 일정한 주폭(走幅)유지하며 뒤 따르고 있었다. 저 마지막 대열에 합류해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고 아들과의 약속도 지키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뒤처질 것 같았다. 남아있는 모든 힘을 소진하기로 하고 페이스 메이커를 따라 가기로 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페이스 메이커의 달리는 모습은 너무 멋있다.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로 전방을 주시한 채 달린다. 발로 지면을 가볍게 차고 나아가고 팔과 어깨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달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의 자세를 한번 따라 해본다. 체력이 거의 고갈되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두 눈을 감았다. 고통과 친해져야 하고 이 고통을 넘어서야 한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본다.  강렬한 햇볕이 정면으로 내 얼굴에 사정없이 쏟아진다. 


40km 이정표를 지났다. 남은 거리는 2km 남짓. 군데군데 시민들이 달리는 사람들을 무표정하게 쳐다본다. 장시간 도로 통제에 대한 불편 때문일까, 아니면 4시간을 넘게 달리는 나를 포함한 다른 참가자들이 한심해 보였을까. 페이스 메이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려본다. 나 스스로 놀란다. 어디서 막판에 이런 힘이 나오고 있는지. 나의 한계치를 넘어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러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야 한다. 나는 내 몸의 회복 탄력성을 믿는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완주 후 내 몸은 고통으로부터 점차 제 기능을 찾으며 회복 될 수 있다는 것을.         


고통을 이기기 위해  큰소리로  외쳐본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사랑하는 두 아들의 이름을 목청껏 불러본다.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남한테 베풀지 못하고 이기적인 '' 중심으로 살아온 삶, 부모님에 대한 불효, 죽을 때까지 두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나는 절규하듯이 울부짖었다.  아치형 피니쉬 라인이 저 멀리 보인다. 갑자기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며 몸이 뒤뚱거렸다. 눈 깜짝 할 사이에 페이스 메이커와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 안돼. 거의 다 왔는데.., , 제발 다리야 조금만 참아다오. 너무 너를 혹사시켜 미안한데 오늘 완주 후 네게 1주일간 휴식을 줄 테니 경련 없이 잘 마무리 하자꾸나 "하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다시 심호흡을 한 후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려왔던가. 출발 전 설렘이 고통으로 바뀌고 그 고통이 승화되어 이제 환희와 기쁨, 행복으로 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숨막히게 더웠던 지난 여름부터 시작한 4개월의 대장정이 끝나는 순간이다. 때론 비를 흠뻑 맞으며 때론 새벽의 기운을 받으며, 때로는 밤 공기의 눅눅한 기운을 받으며 홀로 달리기에 몰입했던 순간 들. 즐겁고 행복했다. 고통과 맞서고 친해지니 고통은 내 삶을 한 차원 높게 끌어 올려 주었다.피니쉬 라인을 통과한 후 나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흘러내리는 눈물이 땀과 뒤범벅이 되었다.  그 눈물은 나를 환영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나온 슬픔의 눈물이 아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기쁨의 눈물이자 또 다른 ''를 발견한 환희의 눈물이었다 4시간 41 45 ,별볼일 없는 기록이지만 내게는 나의 땀과 정신, 마음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내 삶의  결정체이다. (2012년 10월 춘천 마라톤을 완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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