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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5일 11시 57분 등록

<북리뷰 11-4주차>

 

 

2014.03.25.

: 서 은 경

 

 

 

 

(No. 42)

 

            강신주 [감정수업민음사 (2014)

 

 

 

                                                               강신주 책.jpg

                                                                                    

                                                                          @ 2013년 초판 1

 

 

 

 

* * *

 

감정을 살려내는 것,

 

이것이

삶의 본능이자

삶의 의무....!

 

 

 

 

 

 

 

1. 작가소개

 

 

강신주.jpg 1

 

 

96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장자 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단을 벗어나 대중 강연과 책을 통해 우리 시대의 대표 인문학자가 되었다. 새로운 철학적 소통과 사유로 대중과 호흡하며, 동서양 철학을 관통하는 인문 정신으로 대중에게 쉽게 읽히는 철학을 소개해 왔다. 철학과 문학을 오가며 이성과 감성을 만족시키는 글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상처받지 않을 권리,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 VS 철학, 철학이 필요한 시간, 김수영을 위하여,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강신주의 다상담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머리말

[5]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진짜로 찍은 것은 풍경이나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쁨과 설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무엇보다도 감정이 먼저 움직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어떤 사람, 어떤 사물, 그리고 어떤 사건이 우리 시선에 의미 있는 것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까요.

 

행복했거나 불행했던 유년시절이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그건 어린 시절 우리의 감정은 정말로 호수를 뛰어오르는 송어처럼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쁨, 슬픔, 동경, 절망 등 다채로운 감정들이 나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고 있었기에, 그 시설의 노을, 흰 구름, 친구, 선생님, 그리고 가족의 면면들이 내 마음속 깊이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죽이는 기술을 얻었다는 것 아닐까요?

 

어른이 된 다음부터는 별로 기억나는 추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감정이 움직여야 기억나는 것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냥 모든 것을 무감각이나 무감동의 상태로 흘려보내 버린 겁니다.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더 나이가 들어 오늘을 되돌아보았을 때 기어가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삶이 말입니다. 억압되다 못해 이제는 거의 박제가 되어 버린 감정을 회복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서지요.

 

감정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감정이 없다면 삶의 희열도, 삶의 추억도, 그리고 삶의 설렘도 없을 테니까요.

 

 

 

 

 

프롤로그

 

[15]

이성은 감각들의 증거를 날조하도록 만드는 원인이다.

감각들이 생성, 소멸, 변화를 보여 줄 때,

그것들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프리드리히 니체

 

 

[16]

돌아보면 휴가 기간에 내가 했던 모든 것은 군대에서 억압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감정들을 되살려 내는 일들이었다. 군대는 나를 로봇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감정을 가지지 않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말이다.

 

어떤 분노도 모멸감도 사라져야만 변기를 핥을 수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변기를 핥기 위해서 나는 분노나 모멸감과 같은 내 감정을 억압해야만 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억압이란 본질적으로 감정의 억압일 수밖에 없다.

 

[17]

감정을 죽이는 것, 혹은 감정을 누르는 것은 불행일 수밖에 없다. 살아 있으면서 죽은 척하는 것이 어떻게 행복이겠는가. 그러니 다시 감정을 살려내야만 한다. 이것은 삶의 본능이자 삶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18]

....여행을 떠난다.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모든 감정들이 불꽃놀이처럼 터져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행복하게 산다는 것, 그것은 감정의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운 분출이 가능하냐의 여부에 달린 것 아닌가.

----> 그 남자는 감정의 절제를 이야기 한다. 절제 속에 깨달음이 있다고. 어린시절에는 감정을 억제하며 살아오다가 나이가 든 다음에는 감정의 절제를 이야기 한다. 그가 말하는 행복은 내가 말하는 행복과 다른 것인지 모른다. 늘 전투태세를 갖추고 중원에 나서고자 하는...

 

어떤 감정이든지 간에 그것이 내 안에서 발생하고, 나 자신을 감정들의 고유한 색깔로 물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이다. 슬픔, 비애, 질투 등의 감정도 우리에게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

모두 사람의 저주를 감당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층실했던 주인공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 가슴이 터졌을 것이다. 터져 나갈 것 같았을 것이다.

 

롤리타에 대한 사랑이 자신이나 그녀의 삶에 미칠 악영향을 계산하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감정은 용수철과 같다. 누르면 누를수록 더 큰 반발력을 갖기 마련이니까. 어느 순간 감정은 마치 자신이 혁명가라도 된 것처럼 자기 위에 군림하려던 이성을 자기 발아래 굴복시키게 된다. 이것이 비극의 순간일까? 아니다.

 

모든 사회적 통념에 맞서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을 지키겠다는 결단은, 주인공을 통념의 노예가 아니라 삶의 주체로 만드는 것이니까. 사랑을 부정하면 자신을 부정하게 되고, 반대로 사랑을 긍정하면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마침내 주인공은 알게 된 것이다.

롤리타에 대한 감정 그 차체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사랑을 부정하면 자신을 부정하게 되고 반대로 사랑을 긍정하면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그래서 그 오랜 세월동안 힘든 자기 분열에 빠졌다는... 상대의 삶을 치명적 비극에 빠지게 하면서도 말이다. 이기적인 이기적인 사랑... 그래서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보코프의 <롤리타> 주인공 험버트의 고백

 

[20]

심지어 이성은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성이 감정을 적대시한다면 언젠가 감정의 참혹한 복수 앞에서 자신의 무기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감정에 무조건적으로 적대적이었던 칸트의 이성과는 다른 종류의 이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감정의 쓰나미를 무모하게 막아서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을 긍정하고 지혜롭게 발휘하는 스피노자의 이성 말이다.

 

철학자들 중 거의 유일하게 스피노자만은 이성의 윤리학이 아니라 개개인의 감정에 주목한 감정의 윤리학을 옹호했다. 스피노자가 피력했던 감정의 윤리학은 아주 단순한 사실, 타자를 만날 때 우리는 기쁨과 슬픔 중 하나의 감정에 사로잡힌다는 사실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들은 정신이 큰 변화를 받아서

때로는 한층 큰 완전성으로, 때로는 한층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정념은 우리에게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설명해 준다.

--스피노자, <에디카>에서

 

 

그렇다. 어떤 사람과 만났을 때, 우리는 자신이 더 완전해졌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 느낌이 기쁨이라는 감정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과 헤어지려고 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이 쪼그라지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그러니 기쁨을 주는 사람과의 헤어짐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법이다.

 

반대로 이것과는 완전히 다른 만남도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자신이 불완전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슬픔의 감정이다. 같이 있을 때 무기력해지고, 그와 헤어지려고 하면 즐거워지는 불행한 감정 상태인 셈이다.

 

스피노자는 우리에게 충고한다. 슬픔과 기쁨이라는 상이한 상태에 직면한다면, 슬픔을 주는 관계를 제거하고 기쁨을 주는 관계를 지키라고 말이다.

 

스피노자가 제안한 감정의 윤리학기쁨의 윤리학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2]

감정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신적이다.

왜냐하면 감정은 평범한 삶의 뿌리에서부터 뒤흔들 수 있는 힘을 지닌 데다, 한 개인이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간적이라기보다는 신적

 

그래서일까,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은 모든 인간의 감정들에 그것을 주관하는 신을 배속했던 것이다. 불만의 감정과 관련된 모모스, 불화의 감정과 관련된 에리스, 그리고 사랑과 열정의 감정과 관련된 에로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빠져들게 되는 감정을 모두 신의 장난으로 돌렸다. 그들은 우리보다 감정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던 셈이다. 감정은 나의 미래의 삶을 결정하는 신탁과도 같다는 점에서,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감정을 신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전적으로 옳았다.

 

[23]

예를 들어 연민이란 감정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기쁨의 감정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남의 불행을 먹고사는 슬픔의 감정이다. 그러니까 연민의 대상과 함께 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기쁨의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를 좀먹는 슬픔의 관계라는 사실에 봉착하게 될 테니까.

 

연민으로 상대방을 만나는 사람은 내심 상대방의 불행에 기대면서 산다는 것,

극단적으로 남의 불행을 자양분으로 삶을 영위하는 흡혈귀와 다를 바 없다.

상대방이 행복해지는 순간, 이제 자신은 불필요하다는 느낌에 슬픔을 느끼게 될 테니까 말이다.

----> 이 느낌 아니까.... 그래서 그런 사람을 보면 피하고 싶다. 연민으로 상대를 조종하려는 사람.

타인을 행복을 진정으로 기뻐해주지 않는 사람. 착한 아이 얼굴을 한 사람. 그래서 착한 척하며 연민하는 싸늘한 얼굴.

 

[24] (글의 구성과 컨셉)

스피노자

그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48가지로 나누어 그 각각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했던 전대미문의 철학자였다.

 

각각의 감정들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굴곡지게 하는지 걸작으로 보여준 수많은 문학가들도 있다.

....굵직굵직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 감정수업은 스피노자의 시선으로 문학 작품들을 깊게 독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48가지 감정들은 네 개의 부로 나뉘어 배치되었다....절대적인 분류라고 오해하지는 말자.....편의상 만든 구분. 대략 네 개의 부는 인간의 상상력을 네 가지 물질적 상상력으로 설명했던 가스통 바슐라르를 따라 구성된다. , , , 그리고 바람이다.

----> 이 부분에서 나는 장자를 느낀다. 장자의 땅, , 땅의 소리-바람....

 

작고 귀여운, 그리고 기초적인 감정들은 대지에 피는 새싹과도 같고, 변덕스럽지만 때로는 격정적이기도 한 감정들은 굴곡과 고도차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소리를 만드는 시냇물을 닮았으며, 화려하지만 곧 쇠락하기 쉬운 감정들은 모닥불의 가녀린 떨림을 연상시키고, 마지막으로 차갑고 허허로운 감정들은 들리지 않는 차가운 바람 소리를 연상시킬 것이다.

 

48가지 감정들을 다루는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철학자의 어드바이스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감정수업의 응용편이자 실전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26]

, 이제 돛을 펼치고 넓고 깊은 감정의 바다로 항해할 준비가 되었는가? 48명의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마음껏 즐겨라. 하지만 어느 한 감정에만 매혹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반드시 모든 감정을 통과해야만 한다.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오디세우스처럼, 지금 우리는 나만의 감정에 이르는 항해를 떠나는 것이다. Bon Voyage!

----> 자꾸만 나를 끌어당기는 감정에 분명 나를 풀어내는 열쇠가 있을 거다. 나의 눈을 붙잡을 감정은 무얼까? 정말 감정수업은 감정수업이다. 스피노자도 만나고 가스통도 만나고 멋진 작품들도 만날 테니..... 기대되는 수업이다. 나는 이 수업을 통해 사춘기 중학생 아이들 논술수업에 다룰 것들을 뽑아내어 낼 테다.(나의 목적) 소설 속의 삶과 감정, 그리고 아이들의 성토대회, 치유.

 

 

 

 

 

1

땅의 속삭임

 

이 완벽한 자궁 안에서 그림자는 더 이상 떨리지 않으니,

생동감 넘치는 빛으로도 동요되지 않는다.

완벽한 자궁은 닫혀 있는 한 세계로서,

어둠의 질료들이 상호 작용하는 우주적 동굴이다.

-가스통 바슐라르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에서

 

 

1. 비루함 (Abjectio)

---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노예의식

 

 

 

무무, 이반 투르게네프

 

[33]

비루함이란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자신을 비하하는 감정보다 우리 삶에 더 치명적인 것도 없다.

스스로 비하하니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사랑이라는 감정은 강한 자존감 없이는 쉽게 지킬 수 있는 욕망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피노자가 비루함을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감정이라고 정의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역서 슬픔에 주목해야 한다. 어린 시절 부모가 칭찬보다 비난과 험담을 일삼았다면, 우리는 성장해서도 항상 슬픔의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무리 잘해도 비난을 받는다면, 누구나 자신의 행위를, 심지어 자신의 존재마저 무가치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슬픔의 정조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유년시절에 만들어진 슬픔이 하나의 습관처럼 내면화될 때, 우리는 자신을 항상 비하하는 감정, 즉 비루함에 적어들게 된다. 습관화된 슬픔, 혹은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슬픔, 그것이 비루함이라는 감정의 실체다.

 

고질적인 슬픔을 천천히 치유해 줄 사람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랑만이 비루함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법이니까.

----> 사람이 필요하다... 그럼 그런 사람이 없다면 치유하지 못할까? 스스로의 자각은? 타인이 주는 사랑도 치유의 약이 되지만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고 누군가를 사랑함으로서 자기 안의 사랑의 힘으로 치유할 수는 없을까? 스스로 자기 안의 잠재력, 재능에 몰입하며 자신을 살려낼 수 있지 않을까?

 

 

2. 자긍심

---사랑이 만드는 아름다운 기적

정체성, 밀란 쿤데라

 

 

[40]

자긍심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활동 능력을 고찰하는 데서 생기는 기쁨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 마자마자, 그렇기 때문에 나의 잠재력, 재능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기 활동 능력 고찰을 하면..... 스스로 그윽하게 차오르는 자긍심.

 

 

[46]

@ 철학자의 어드 바이스

 

모든 면을 타자는 마치 거울처럼 비추어 주기 때문이다. 사실 거울보다 수백 배나 더 좋은 요술 거울이 바로 타자라고 할 수 있다. 거울이 현재의 시각적인 모습만 비추어 준다면, 타인은 과거의 모습이나 미래의 모습도 보여 줄 수 있고, 심지어 나의 내면마저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고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의 단점 보다는 장점을 발견하는 놀라운 재주가 있으니까.

사랑하는 사람은 경탄하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그러니 어떻게 내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이 그의 눈에 들어올 리 있겠는가.

 

그래서 애인은 우리에게 다른 타인이 결코 줄 수 없는 자긍심을 되찾아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나의 모든 면에 무관심하거나 혹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좋은 친구 혹은 좋은 동료일 수는 있어도 말이다.

 

자신에 대해 자긍심이 떨어진 사람에게 유일한 치료약은 애인이 생기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금방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

내 자신이 충분히 소중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타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겠는가?

----> 사랑이 묘약이다...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가 되는.... 하지만 타인에 기대어 애인을 찾아 다니며 사랑의 허기를 채우며 자긍심을 높힐 것인가? 누군가와 사랑하지 않는 순간에도 스스로 소중하고 매력적인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본래 충분히 매력적이거늘.... 자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라. 그리고 스스로의 잠재력과 자기다움에 몰입하라. 하지만 가끔은 애인이 필요하다. 나를 사랑해주는 그가.

 

 

3 경탄

---사랑이라는 감정의 바로미터

 

오래오래, 에릭 오르세나

 

경탄이란 어떤 사물에 대한 관념으로, 이 특수한 관념은 다른 관념과는 아무런 연결도 갖지 않기 때문에 정신은 그 관념 안에서 확고하게 머문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5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항상 떠날 준비를 하라! 상대방에 대해 항상 자유로워라!

이것만큼 상대방이 나에게 무관심해지거나 심드렁해지지 않도록 만드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있는 사람만이 누군가의 곁에 머물 수 있다.

 

이런 주인으로서의 당당한 자유를 가슴에 품고 있을 때에만 상대방도 우리를 주인으로 대우할 것이다. 모든 경우에서처럼 주인은 관심을 받고, 노예는 무관심에 방치되는 법이니까.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는 상대방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하고, 또 상대방이 그런 사실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상대방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게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내가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한다고 상대방이 생각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나의 내면의 섬세하게 읽으려는 노력을 접을 것이고, 그만큼 나에 대한 사랑도 식을 테니까 말이다.

 

 

4 경쟁심 (주목 감정)

---서글프기만 한 사랑의 변주곡

 

---> 왜 서글플까? 왜 사랑의 변주곡일까? 갑자기 어린시절의 경쟁이 번뜩 떠오르는 이유는?

서글프기만 한 사랑의 변주곡이라는 말에 끌려든다.

 

술라, 토니 모리슨

[61]

경쟁심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 내면에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6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우정과 사랑의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우정과 사랑은 모두 어떤 타인과의 만남에서 기쁨을 느끼는 감정, 그러니까 자신이 과거보다 더 완전해졌다는 뿌듯함이 드는 감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기쁨을 주던 사람과 헤어지게 될 때, 우리는 그제야 우정과 사랑을 구분할 수 있다.

 

헤어져 있을 때, 우리의 슬픔이 어떤 강도로 발생하는지에 따라 우정과 사랑은 구분된다.

슬픔이 너무나 크다면, 아무리 우정이라고 우겨도 그것은 사랑이다. 반면 슬픔이 생각보다 작다면, 표면적으로는 사랑의 관계라 해도 그것은 우정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우정과 사랑은 질적인 차이가 있는 감정이 아니라, 양적인 차이, 혹은 정도상의 차이만 있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기쁨과 슬픔을 가져다주는 타자가 무어냐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성일 수도, 동성일 수도, 개나 고양이일 수도, 혹은 슈베르트의 음악일 수도 있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경쟁심은 반드시 개입되기 마련이다.

우정이나 사랑의 감정에 빠지면 우리는 상대방의 욕망하는 것을 나도 욕망하는 과정을 꼭 겪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점검하면 좋을 것 같다. 실허하지 않는 어떤 사람과 묘한 경쟁 관계에 들어갈 때, .....우정, 혹은 심하면 사랑의 관계에 들어서고 있는 건 아닐까.

 

여기서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단서가 중요하다. 하긴 미워하느 사람과 경쟁 관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5 야심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약점

 

 

벨아미, 기 드 모파상

[71]

야심이란 모든 감정을 키우며 강화하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이 정서는 거의 정복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어떤 욕망에 묶여 있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야심에 동시에 묶이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고상한 사람들도 명예욕에 지배된다. 특히 철학자들까지도 명예를 경멸해야 한다고 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는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76]

야심이 강한 사람은 너무나 취약한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칭찬해 주면 사족을 못 쓰는 아기와도 같다. 그러니까 강해 보여도 야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나약하기 그지없는 존재다.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고 하고, 당연히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자각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것은 야심이 커질수록 너무나 다양한 감정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감정들이 모조리 고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야심은 아카시아나무와도 같다. 너무나 생명력이 강하고 뿌리가 깊어서 주변의 다른 나무들을 모조리 파괴하는 아카시아 나무 말이다. 그렇지만 아카시아 꽃향기는 어찌나 매혹적인지.....

 

 

 

6 사랑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

 

동풍서풍, 펄 벅

 

 

[79]

사랑이란 외부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수반하는 기쁨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8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주인공...두 사람 제외한 모든 것은 조연으로 물러난다는 뜻.

<사랑의 위기>

1. 어느 순간 여자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는데 남자는 더 이상 여자를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있다.

2. 두 사람 이외에 제 3의 것들(시부모, 정치적 신념 등등)이 조연의 자리가 아닌 주연의 자리로 떠오를 때

 

이 두 가지 위기를 지혜롭게 그리고 단호하게 극복할 수 있겠는가? 사랑에 빠진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유일한 문제일 것이다.

 

 

7 대담함

---나약한 사람을 용사로 만드는 비밀

 

1984, 조지 오웰

 

대담함이란 동료가 맞서기 두려워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도록 자극되는 욕망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9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대담한 사람은 용기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용기라는 것이 실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내면에 용기라는 것이 마치 실체처럼 착각이 벌어진다.

 

(번지점프) 용기가 있어서 뛰어내린 것이 아니라 뛰어내리는 것 자체가 용기일 뿐이고, 비겁해서 뒤로 물러난 것이 바로 비겁일 뿐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그는 번지점프를 하는 것처럼 몸을 던졌다면, 지금까지 그는 용기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위기 상황, 바로 지금 이 순가에 과감하지 못하다면 과거의 용기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용기와 비겁은 불변하는 성격과도 같은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원래 비겁하거나 원래 대담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8 탐욕

---사랑마저 집어삼키는 괴물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99]

탐욕이란 부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이자 사랑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0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아이러니하게도 관심과 애정을 받기 위해 돈을 벌려고 했지만, 돈에 대한 갈망이 커질수록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직접적인 관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마치 신에게 헌신하느라 가족과 이웃은 돌아보지도 않는 어느 우매한 아주머니처럼 말이다.

 

돈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있다.

최적생계비를 계산하고 그것을 삶에 관철하는 것이다.

 

 

 

9 반감

--아픈 상처가 만들어낸 세상에 대한 저주

 

풀잎은 노래한다, 도리스 레싱

[112]

반감이란 우연적으로 슬픔의 원인인 어떤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1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자신이 싫어했던 사람의 모습을 새로 만난 다른 사람에게서 다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그에게는 안 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반감이 생기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반감에 쉽게 사로잡히는 사람들은 과거 망령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10 박애

---공동체 의식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박애란 우리가 불쌍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친절하려고 하는 욕망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26]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그러니까 사랑은 사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렇지만 오랜 시간동안 사랑은 사회적 차원의 문제에서 다루어져 왔다. 예수의 사랑도 그렇고, 싯다르타의 자비도 그렇고, 공자으 인도 마찬가지다. 사유재산 제도가 관철되면서 사랑도 사적인 영역으로, 결혼 제도와 일정 정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다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사적인 차원에 국한되어 있든 공적인 차원으로 확장하든 간에, 사랑의 원리는 소유의 원리와 달리 무소유의 원리를 토대로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애인......추위를 무릅쓰더라도 자신의 옷을 벗어 줄 것이다. 이럴 때 두 사람은 최소한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공동체의 범위는 우리가 자신이 가진 것을 어디까지 나누어주느냐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공동체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의 원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공동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커플 사이에도 무소유의 원칙, 사랑의 원리가 희석되고 있는 불행한 시대다.

합리적인 것처럼 쿨하게 더치페이를 외치고, 여자도 남자와 동등하게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바닥에는 자기 것을 지키겠다는 강한 소유의지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11 연민

---타인에게 사랑이라는 착각을 만들 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

초조한 마음, 슈테판 츠바이크

 

12 회한 ---무력감을 반추하도록 만드는 때늦은 후회

전락, 알베르 카뮈

회한이란 희망에 어긋나게 일어난 과거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

 

13 당황

---멘붕, 즉 멘탈붕괴와 함께 하는 두려움

채털리 부인의 연인, D. H. 로렌스

 

[155]

당황이라는 감정은 인간을 무감각하게 만들거나 동요하게 만들어 악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드는 두려움이라고 정의된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4 경멸

--- 자신마저 파괴할 수 있는 서글픔

 

여인의 초상, 헨리 제임스

 

 

[162]

경멸이란 정신이 어떤 사물의 현존에 의하여 그 사물 자체 안에 있는 것보다 오히려 그 사물 자체 안에 없는 것을 상상하게끔 움직여질 정도로 정신을 거의 동요시키지 못하는 어떤 사물에 대한 상상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5 잔혹함

---사랑의 비극

 

인생의 베일, 서머싯 몸

 

 

[172]

잔혹함이나 잔인함이란 우리가 사랑하거나 가엽게 여기는 자에게 해악을 가하게끔 우리를 자극하는 욕망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6 욕망

---모든 감정에 숨겨져 있는 동반자

 

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파울즈

 

욕망이란 인간의 본질이 주어진 감정에 따라 어떤 것을 행할 수 있도록 결정되는 한에서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욕망은 자신의 의식을 동반하는 충동이고, 충동은 인간의 본질이 자신의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을 횅할 수 있도록 결정되는 한에서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7 동경

---한때의 기쁨을 영속시키려는 서글픈 시도

아우라, 카를로스 푸엔테스

 

 

18 멸시

---사랑이라는 감정의 막다른 골목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에드워드 올비

 

 

19 절망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는 치명적인 장벽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20 음주욕

---화려했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발버둥

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21 과대평가

---사랑의 찬란한 아우라

허조그, 솔 벨로

 

 

22 호의

---결코 사랑일 수 없는 사랑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23 환희

---원하는 것이 선물처럼 주어질 때의 기적

판결, 프란츠 카프카

 

 

 

24 영광

---모든 이의 선망으로 타오르는 위엄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에필로그

 

[509]

선과 악을 넘어

이것은 적어도 좋음과 나쁨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프리드리히 니체

 

 

[510]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욕망 아닌가.

결혼을 꿈꾸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하지 않으면 애인과 함께 하는 삶은 항상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결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정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복잡한 사회 절차가 결혼 제도 아닌가.

 

가족과 친구들의 반대로 결혼을 포기.....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과의 미래가 불안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녀는 사랑이라는 현재의 충만한 감정을 포기하고 미래의 안전한 삶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랑의 감정은 바로 우리를 현재에 살도록 하고, 안전한 삶에 다한 생각은 우리를 미래에 살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511]

안전한 삶을 위해 현재의 열정적인 감정을 교살하는 삶,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아이러니하게도 미래에 더 큰 가치를 두느라 현제를 부정하는 삶이 이르게 되는 종착역은 바로 죽음이다. 이것은 유한한 삶의 진실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어야 했다.

 

화려하게 절정에 이르렀다가 언젠가 지게 되는 꽃처럼, 사랑이란 감정도 그렇게 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이런 서글픈 순간에 그녀를 휘감고 있는 감정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닐 것이다.

 

미움이든 당황이든 사랑이 아닌 바로 그 감정이 현재를 사는 그녀를 규정하는 것이다.

 

 

 

 

 

 

3. 책 소개와 평가

 

 

(1) 목차와 전체적인 뼈대

 

 

머리말

프롤로그: ‘감정의 윤리학자스피노자

 

1

 

1 비루함,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노예의식무무, 이반 투르게네프

2 자긍심, 사랑이 만드는 아름다운 기적정체성, 밀란 쿤데라

3 경탄, 사랑이라는 감정의 바로미터오래오래, 에릭 오르세나

4 경쟁심, 서글프기만 한 사랑의 변주곡술라, 토니 모리슨

5 야심,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약점벨아미, 기 드 모파상

6 사랑,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동풍서풍, 펄 벅

7 대담함, 나약한 사람을 용사로 만드는 비밀1984, 조지 오웰

8 탐욕, 사랑마저 집어삼키는 괴물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9 반감, 아픈 상처가 만들어낸 세상에 대한 저주풀잎은 노래한다, 도리스 레싱

10 박애, 공동체 의식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11 연민, 타인에게 사랑이라는 착각을 만들 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초조한 마음, 슈테판 츠바이크

12 회한, 무력감을 반추하도록 만드는 때늦은 후회전락, 알베르 카뮈

 

2

 

13 당황, 멘붕, 즉 멘탈붕괴와 함께 하는 두려움채털리 부인의 연인, D. H. 로렌스

14 경멸, 자신마저 파괴할 수 있는 서글픔여인의 초상, 헨리 제임스

15 잔혹함, 사랑의 비극인생의 베일, 서머싯 몸

16 욕망, 모든 감정에 숨겨져 있는 동반자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파울즈

17 동경, 한때의 기쁨을 영속시키려는 서글픈 시도아우라, 카를로스 푸엔테스

18 멸시, 사랑이라는 감정의 막다른 골목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에드워드 올비

19 절망,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는 치명적인 장벽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20 음주욕, 화려했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발버둥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21 과대평가, 사랑의 찬란한 아우라허조그, 솔 벨로

22 호의, 결코 사랑일 수 없는 사랑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23 환희, 원하는 것이 선물처럼 주어질 때의 기적판결, 프란츠 카프카

24 영광, 모든 이의 선망으로 타오르는 위엄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3

 

25 감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품고 친절을 베풀 수밖에 없는 서러움거미여인의 키스, 마누엘 푸익

26 겸손, 진정한 사랑을 위한 자기희생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에밀 졸라

27 분노, 수치심이 잔인한 행동이 될 때까지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28 질투, 사랑이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질투, 알랭 로브그리예

29 적의,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허망한 전투개인적인 체험, 오에 겐자부로

30 조롱, 냉소와 연민 사이에서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31 욕정, ‘프레스토로 격하게 요동치는 영혼악마, 톨스토이

32 탐식, 자신의 동물성을 발견하게 될 때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모옌

33 두려움, 과거가 불행한 자의 숙명유령, 헨리크 입센

34 동정, 비참함이 비참함에게 바치는 애잔한 헌사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티

35 공손, 무서운 타자에게 보내는 친절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36 미움, 내가 파괴되거나 네가 파괴되거나피아노 치는 여자, 엘프리데 옐리네크

 

 

4

37 후회, 모든 불운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나약함캐스터브리지의 읍장, 토머스 하디

38 끌림, 사랑으로 꽃필 수 없어 아련하기만 한 두근거림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39 치욕, 잔인한 복수의 서막토요일, 이언 매큐언

40 , 실패를 예감하는 위축된 자의식여명,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41 확신, 의심의 먹구름이 걷힐 때의 상쾌함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42 희망, 불확실해서 더 절절한 기다림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43 오만, 사랑을 좀먹는 파괴적인 암세포위험한 관계,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

44 소심함, 작은 불행을 선택하는 비극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 사강

45 쾌감, 포기할 수 없는 허무한 찬란함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조르지 아마두

46 슬픔, 비극을 예감하는 둔탁한 무거움미국의 비극, 시어도어 드라이저

47 수치심, 마비된 삶을 깨우는 마지막 보루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48 복수심, 마음을 모두 얼려 버리는 지독한 냉기빙점, 미우라 아야코

 

 

에필로그

 

 

감정수업은 철학자 '스피노자'의 시선으로 문학 작품들을 깊게 읽어내린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48가지로 나누어 그 각각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했다. 철학자들 중 거의 유일하게 스피노자만이 '이성의 윤리학'이 아니라 개개인의 감정에 주목한 '감정의 윤리학'을 옹호했다고 한다. 스피노자가 피력했던 감정의 윤리학은 아주 단순한 사실, 즉 타자를 만날 때 우리는 기쁨과 슬픔 중 어느 하나의 감정에 사로잡힌다는 사실로부터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감정들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굴곡지게 하는지 걸작으로 보여준 수많은 문학 대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 작품들을 철학자 스피노자와 강신주가 런닝 메이트로 들려주고 해석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48가지 감정들은 네 개의 부로 나뉘어 배치하고 있는데 이 분류는 인간의 상상력을 네 가지 물질적 상상력으로 설명했던 가스통 바슐라르를 따라 구성 것이다. , , , 그리고 바람이다. 그리고 48가지 감정들을 다루는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철학자의 어드바이스라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이 부분은 감정수업의 응용편이자 실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2) 내가 저자라면

 

요즘은 책들이 이렇게 나온다.

'감정 수업'이란다.  감정을 풀어가며 철학적으로 설명하는데 문학장르인 '소설'을 동원해서 수업을 한다.  <감정수업>만이 아니다.

최근 김영사에서 나온 <사랑의 역사>란 책도 있다. '역사'란 실제적 사료를 기록한 학문이다. 그런데 <사랑의 역사>는 실제인물의 삶이 아닌 허구적 등장인물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 속 사랑 이야기 34편을 가지고 '사랑의 역사'를 풀어간다.

 

요즘 소설을 재료로 내세운 인문교양 책이 책기획의 한 트렌드다.  사랑의 '역사'이고, '감정'수업인데 책의 소재나 내용은 소설 즉, '문학'이다.  나는 이런 트렌드가 재미있다. 모든 학문을 분절시키지 않고 총체적으로 한데 어우러지게 비벼내는 방식.  우리의 삶 역시 감정,  생활,  관계,  정치  등이 뒤범벅 되어 돌아가는 게 실제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방식을 환영한다.  이러한 컨셉과 기획에 주목한다.

 

나는 감정 다루기에 관심이 많다.

특히 초등, 중학생들과 독서,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만 잘 들여다보고 파악할 수 있다면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도 연결시켜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면 친구와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를 하면서 심하게 상처 받거나 자존감을 바닥에 떨어뜨릴 일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소개하며 깊이 있고 재미있게  수업하는 <감정수업>이 나왔을 때, 이 책이  중학생 아이들과 하는 독서 특히, 문학고전 읽으며 '내마음 니 마음 되어보기' 수업을 짜는데  어떤 영감을 주지 않을까 하며 책을 덥썩 물었다. 

 

 

이 책은 단번에 다 읽을 수도 있지만 내가 관심가는 감정을 골라서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소설은 빼고 철학자의 어드바이스만 먼저 읽어도 감정수업에 대한 내 욕구를 채울 수가 있었다.  무슨 소설을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할까 하는 고민도  이 책에 소개한 48편의 소설을 참고하며  아이들과의  <성장수업>을 기획해 보고 싶다.  독서 글쓰기 수업이지만 이름은 '성장수업'. 아이들의 감정 성토대회, 부흥회처럼 날 감정 쏟아내기를 해보고 싶다.    학교에서 집에서 억눌렸던 감정을 소설을 읽으며 감정이입하여 해소하기도 하고 또 글쓰기를 통해서 자기만의 욕구를 찾아가는 방식.  아무튼 스피노자와 강신주 덕분에 내 수업의 컨셉을 뭔가 새롭게 잡아낼수 있을 것 같아서 노오란 책, <감정수업>이 고맙다.  철학자 강신주가 좋다. 스피노자의 책도 꼭 읽어보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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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8 13:39:32 *.30.254.29

저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시간날때뿐이지만...^^;

스피노자의 책도 꼭 읽어봐야지..다짐만 하면서..

 

따님의 놀라운 기타 실력은 더 늘었겠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도 될 듯...^^

따님에게도 안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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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1 14:08:18 *.186.179.86
꽃구경은 다녀오셨는지요?^^
감정코드로 사람을 들여다보는 철학자의 눈이 참 매혹적이네요~
제 딸은....ㅋㅋ 그 정도는 안 되구요....좋아는 하는데 제가 뭘 어떻게 끌어줘야 할지 막막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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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1 15:39:22 *.185.21.47

요새 나도 은경이가 소개해준 감정 수업

하루에 하나씩 읽어 나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네. ^__^


혼합된 감정을 하나하나 분류하고 

그 감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작업이

나에게 필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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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1 19:33:45 *.111.11.80
감정 들여다보기 잼있다 그치?
감정을 알면 원하는 욕구도 보이고
자기도 보이고....

근데 난 요 며칠 책 놓고
돌아댕기며 논당~ 역쉬 노는 체질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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