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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일 14시 41분 등록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조직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사의 총애를 받는 것이다. 영업부 박 이사가 그런 사람이다. 사실 그의 실적이 매해 우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적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그는 건재하다. 부하직원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아래 윗사람들이 좋게 말하니 그는 조직에서 장수할 것이다.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정민 교수가 지은 <일침>에는 공자가 일러준 충성스러운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는 다섯 가지 방법이 나온다. 공자에게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을 한 수 배워 보자.

 

첫 번째가 휼간이다. 대놓고 말하지 않고 넌지시 돌려서 간하는 것을 말한다. 말하는 사람에게 뒤탈이 없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잘하면 큰 효과를 거둔다. 두 번째는 당간이다. 당은 융통성이 없이 고지식한 것이니, 꾸밈없이 대놓고 간하는 것이다. 자칫 후환이 두렵다. 세 번째는 강간이다. 자신을 낮춰 납작 엎드려 간한다. 상대를 추어 주며 좋은 낯빛으로 알아듣게 간하는 것이다. 우쭐대기 좋아하는 임금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 네 번째가 직간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곧장 찔러 말하는 것이다. 우유부단한 군주에게 필요한 처방이다. 다섯 번째는 풍간이다. 비꼬아 말하는 것이다. 딴 일에 견주어 풍자해서 말하는 방식이다. 말 속에 가시가 있다.

 

설득의 핵심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다. 열린 귀를 갖지 못한 상대에게 직간과 당간을 일삼다간 미움을 사기 마련이다. 자신을 낮추는 강간은 아첨으로 들릴 수 있다. 휼간과 풍간은 말귀를 알아듣는 상대에게 해야 한다. 공자 역시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조언을 했다. 사치스러운 제나라 임금에게는 재물을 절약하라 하고, 못된 신하가 임금을 에워싸고 있는 노나라 임금에게는 신하를 잘 깨우치라 하고, 땅덩어리만 넓고 수도는 좁은 초나라 섭공에게는 가까운 사람을 즐겁게 하고 먼 사람을 오게 하라 했다.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급선무를 일깨워준 것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는 이 방법으로 시간을 벌어보자. 정민 교수가 책에서 소개한 루쉰의 수필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집에서 아들을 얻어 몹시 기뻤지. 한 달이 지나 덕담을 들으려고 손님을 청했단다. 한 사람이 말했어. ‘이 녀석 크면 큰 부자가 되겠는데요.’ 부모는 기뻤지. 다른 사람이 말했다. ‘관상을 보니 높은 벼슬을 하게 생겼어요.’ 더 흐뭇했지.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아이는 나중에 틀림없이 죽겠군요.’ 그는 술 한 잔 못 얻어먹고 죽도록 매를 맞고 쫓겨났단다. 누구나 죽게 마련이니 그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지. 하지만 아무나 부자가 되고 벼슬을 하는 것은 아니니 그건 거짓말일 수 있다. 거짓말한 사람은 보답을 받고, 사실대로 말한 사람은 죽도록 얻어맞은 셈이지.” 소년이 대답했다. “선생님! 저는 거짓말도 하기 싫고 맞기도 싫어요. 그러면 어떻게 말해야 하지요?”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 이 녀석은 정말! 허참! 이걸 좀 보세요! 어쩌면 이야! 아이쿠! ! 허허!

 

직장에서 하는 일의 8할은 설득이다.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설득해야 할 상대는 무궁무진하다. 요즘은 아랫 사람도 윗사람 못지 않게 잘 섬겨야 한다. 직원도 내부 고객으로 간주하고 일해야 하는 시대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일지 알고 그에 맞게 설득한다면 이길 일만 남는다.

 

유재경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jacki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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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이름으로 한겨레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4 1일자 칼럼이 게재되었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working/6306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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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1 21:33:53 *.68.54.121

강간에 그런 뜻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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