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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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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8일 11시 40분 등록

사부님 추모에 관한 내용은 별도의 공간이 있지만 저는 이란이 익숙하고 친근감이 있어서

이 곳을 선택했습니다. 혹시 그러면 안되는지 의견이 있으신 분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이 란은 제목 그대로 살다보면 생각나는 것이면 아무것이나 여기에 한번 써보라고 하는 듯해서

그리고 제목이 좋아 이공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연구원지망생의 레이스를 이곳에서 하느라 이공간이 좀 복잡해졌는데

활성화 시키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요란하고 지망생들의 열기가 일시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해서 좀 아쉽네요.


저는 사부님이 저세상에 가신 지난해에는 캐나다 뱅쿠버에서 이민 생활을 하느라 그것도

매일 매일 고단한 편의점을 운영하느라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며 멀리서 이 싸이트를 보며 

지켜 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가까이서 저세상에 가시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어

마지막으로 병실에 다녀오신 분들 한테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안타까운 마음이 해소될리가

없습디다요. 그래서 이번에는 서울에 다른 분들과 같이 추모행사에 참여하려고 배루었는데

개인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생기어 금년에도 참여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아들내외와 갓 돌지난 손자가 2주정도 예정으로 한국에 오는데

아들은 자기 애를 할머니 한테 보여드리기 위해서 지방나들이 스케줄을 만들어 놓아

그리 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90노인이라 언제 돌아가실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겨 짐니다. 아무렴 살아 있는 사람 일이 우선입지요.


그러면서 저는 사부님이 마지막 수업으로 남기셨다는 책을 읽으며 금년도 사부님 추모행사를

대신 할 가 합니다.


저는 현재 나이가 60년대 후반으로 접어 들었습니다만 아직 월급쟁이를 하고 있습니다.

내 원래 계획에 의하면 60살이 되기전에 월급쟁이를 청산하고 좀 자유스럽게 살자고

했는데 아직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면할 수 없다면 월급쟁이를

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없을가 또 내 생각을 수정해서 일하면서 내생각을 실천하는

방법을 강구하며 적당히 타협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을 보면 사부님은 월급쟁이를 하면서 자기의 소원을 적당한 선에서

조절을 하다가 회사일을 그만 두시면서 자기 하고 싶은 일에 너무 열중하시다가 무리를

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나역시 자칫하다가 그리 되면 안되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무리 내생각대로 하려고 하지만 제한을 받기 마련인데.

사실 회사를 그만두고 내 생각을 마음대로 펼친다 한들 생각하지 못한 제한이

몰려 오지 말라는 법이 있겠어요.


사부님은 다산 정약용의 얘기를 하면서 그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의 갈길을 묵묵히 걸어간

그의 삶을 담담히 들려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기회가 오면 베르테르 의 열정적인

사랑 얘기처럼 인생을 사랑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산이 유배생활 7년이 지나서야

어느정도 안정을 찾고 자기생활을 제대로 할 수 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미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는 학문의 경지가 있었기에 그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가 싶네요.

다산이 유배생활에 대한 대비를 할리가 없었지만 막상 일을 당하고 나서도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자기의 삶을 원망하거나 낙심하지 아니하고

주어진 운명에 순명하는 것입니다.


사부님도 갑짜기 저세상에 가셔야 할 때 그 누구 보다도 그 일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해서 저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언제 어떠한 운명이 닥칠지 알 수 없는 것.

일이 어쩔 수 없을 때 까지는 자기가 도모하는 대로 하려고 발버둥을 쳐야 겠지만

그 때가 지나면 흔쾌히 주어진 여건을 잘 받아 드리어야 된다는 것을 저한테 큰소리로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사부님은 사부님 대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나름 알맞은 생을 사시다 가신것이다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제가 우러러 보는 예수님보다 휠씬 더 오랜 세월을 사시었으니까요.

예수님이 짧은 세월을 사셨다 해도 아무도 그 세월이 부족했다고 할 수 없겠지요.

그러면 저역시 사부님보다 조금 더 살고 있지만 언제 무슨 일이 닥쳐 이세상을 그만 두어야

할 지 알 수 없는일. 그 때가 오늘 금방 닥친다 해도 조금도 서운해 하지 말고

조용히 순명하며 저세상에 갈 것이다 하고 사부님이 말씀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부님이 저세상에 가셔서 무어라고 하시는 지 알 수 없는 일.

그저 이세상에서 해 놓으신 일을 갖고 이러쿵 저러쿵 할 뿐.

사부님이 저의 가슴에 뿌려 놓으신 씨앗이 아직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것을 죽이지 않고 잘 가꾸려고 애쓰는 저의 모습을 지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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