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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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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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5일 08시 40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인생 2막을 시작하기 까지

구본형은 1954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고 이후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80 12월 한국 IBM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구본형은 2000년까지 20년 동안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성공을 위한 경력관리를 위해 영업부서 등 다른 부서들로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변화경영 분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고, 또 뼛속 깊이 그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직장생활 8년 차인 나는 경영인 track을 밟기 위해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는 우리 회사의 많은 사람들과 다르게, 전문가로 입지를 굳히고 싶어 입사 후 소비자/시장 분석 업무만을 맡아왔다. 그간 나름대로는 열심히 보람과 재미를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은 이 업무가 내가 정말 잘하는 일이고 좋아하는 일인지에 대한 확신을 느끼지 못해 방황 중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명확했고 실제 그것을 잘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저자가 부럽기도 하고 본받고 싶기도 하다.

직장에 있던20년의 세월 동안 때로는 사람들이 그를 알아주지 않아 속상해하기도 하는 등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그러나 그러한 결핍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많은 기업들의 변화성공사례를 연구하였고, 새벽 시간을 투자하여 글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진정으로 개발하며 변화 경영전문가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그러다 1990년대가 끝나갈 무렵 떠날 때가 되었음을 감지했다. 그리고 그는 1998년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쓰면서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IMF 시대, 방황하고 있던 많은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던 것이다. 그리고 연작 성격의 <낯선 곳에서의 아침> 1999년에 쓰고 2000년에 <월드클래스를 향하여>의 출간에 맞춰 회사를 나왔다.

그는 회사에서 나오기 전 앞으로 5년 정도 더 근무를 했을 때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려봤다고 한다. 그러나 명확한 비전을 찾을 수가 없었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 IBM에서 경영혁신 팀장이라는 지금까지의 커리어에 무엇을 조금 더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던 그는 변화경영 전문가가 만들기로 결심한다. 경영 컨설턴트는 많지만 ‘변화경영’ 전문은 적다는 점, 그리고 이를 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더 적다는 점, 자신은 이미 16년 동안 변화경영을 담당한 전문성이 있다는 점이 바로 그 결심의 근거가 되었다. 요즘 특히 젊은 사람들은 흔히들 충동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또한 회사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때면 회사 밖으로 탈출하고 싶은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남달랐다. 변화경영+인문학 이라는 본인만의 고유한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 최고가 되기 위해 준비하였고, 내가 스스로 이끄는 주도적인 삶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를 토대로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열기 시작한다. 새로운 인생을 앞두고 그는 자기 자신과의 세 가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그 내용이 명확한 저자의 앞날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과의 약속을 오롯이 지킨 저자의 3가지 약속은 아래와 같다. 1) 앞으로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지 말자. 2) 자신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리자 3) 직업을 통해 누군가를 돕자

변화 경영 시인으로서의 삶

1인 기업으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한 저자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운영함과 동시에 개인대학을 열어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작업에 주력하였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이것이 그의 비전이었다. 사실 ‘변화’라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때로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나 또한 단순히 주변에 자그마한 변화가 일어나도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게 될 때가 있다. 그러나 저자는 ‘변화’를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정의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그가 지금까지 쓴 책들은 젊은이들과 직장인 사이에서 항상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삶의 분기점을 찾는 직장인들을 위한 변화지침서인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직장인의 자기혁명 비전을 제시한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 등 많은 책들이 절실한 변화의 과제와 방향을 제시하였고 이 땅의 많은 대중들의 가슴에 뜨거운 혁신의 길을 열었다.

 

그리고 2012년부터는 [신화 읽는 시간],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두 권의 책을 내 놓으며 쉽고

재미나게 그리스의 역사와 신화 속 영웅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신화 속 이야기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 있는 지혜와 숨은 의미들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그의 책을 통해 우리

는 신화를 만나고 또 신화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나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나의 신화를 만

들어 나가기 위해 영웅의 모험을 떠날 용기를 얻게 된다.

 

인문학과 경영학을 조화롭게 접목시키는 그의 비전은 기존의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단순히 변화를 하게끔 ~~하게 해라! 라는 매뉴얼을 제시하지도, 법칙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변화의 욕구를 일으킨다.

그의 책은 그의 인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구본형은 내가 처해있는 고민을 이야기 하고, 그의 어려웠던 시간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해쳐 나왔는지, 삶을 얼마나 충실하게 도전하고 배우고 깨달으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면서 감동을 준다. 지금은 위대해 보이는 그 또한 우리네와 같이 평범한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읽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용기를 주며 그렇기에 더 많은 변화를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남긴 말 중에 그의 인생을 오롯이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은 글을 공유한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는 언행일치의 삶을 살았고, 그가 추구하던 시인 같은 삶을 진정으로 살고 떠난 것 같다. 

“시처럼 살고 싶다. 삶이 맑은 물 속의 작은 고기떼처럼 그 유쾌한 활력으로 가득 차기를 얼마나 바라왔던가. 삶이라는 대지 위를 내 인생은 여러 개의 시로 여울져 흐른다. 날쌘 고기처럼 도약하고, 깊고 푸른 물빛으로 잠복하고, 햇빛 쏟아지는 황홀로 새처럼 지저귀며 흐른다. 때로는 봄 꽃을 실어 나르고, 때로는 폭우 뒤의 격동으로 몸부림친다. 이내 거울 같은 평화 위에 하늘과 나무 그림자를 실어 나르고 마침내 바다로 흘러 들어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그때 삶은 작은 강처럼 기쁨으로 흐르리라.

 

2. 내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0, 이름 없는 사람들, 자신의 세상을 갖지 못한 사람들, 아직 긴 모험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란다. 신화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위험한 모험을 선동하는 북과 나팔이다. 그러므로 이 위험한 대화를 기억하라. ‘너는 왜 아버지의 집을 떠나왔느냐?, ‘불행을 찾아서지요’

 

11, 위대한 문명초자 칠흑 같은 원시를 품고 있다. 모든 문명은 모두 원시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12-13, 그리스 문명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애게 해를 중심으로 산지사방에 퍼져있는 그리스 식민 도시들이다. 그들은 그 당시에 이미 그리스 본토에 갇혀 있는 대신 세계의 끝까지 나가보려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가난이 그들을 떠나게 했고 적당한 도전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다.


14-15,
“발밑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하는 자가 하늘의 일을 알려 하다니! 얼마나 그럴 듯한 비난인가? 플라톤이 탈레스를 두둔하고 나섰다.

“이런 비웃음은 철학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진 것이다. 철학자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이 무엇을 하는지, 자기가 인간인지 다른 존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철학자는 노예들뿐만 아니라 법정에서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웃음을 살 것이다. 웅덩이뿐만 아니라 온갖 어려움에 빠질 정도로 서툰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철학자란 인간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 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나 또한 철학자가 되어야겠다.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 말이다.

 

이 일화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학문의 목적이 부자가 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6, ‘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당신 자신을 아는 것.’‘그럼 무엇이 가장 쉬운가?’ ‘조언하는 것.

‘신은 무엇인가?’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가장 가치있고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그 비난당한 삶을 스스로 살지 않는 것’

 

아폴론 신전이 있는 델포이에는 그가 했다는 말이 기둥에 새겨져 있다. 바로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을 널리 퍼뜨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말이 되게 한 것이 바로 소크라테스였다.

 

탈레스의 이야기와 버금가게 아름답고 묵묵한 이야기가 또 있다. 글을 모르는 한 사내가 아리스티데스에게 다가와 깨진 도자기 위에 ‘아리스티데스’리고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 도자기 파편은 ‘도편추방제’에 쓰이는 일종의 투표 용지였다. 당시 아테네는 누구든 시민들이 조자기 조각에 추방하고 싶은 정치가의 이름의 적어 투표하면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온 사람을 10년간 도시로부터 추방했다. 아리스티데스는 자신을 추방하고 싶어하는 사내에게 아리스티데스가 그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사내가 대답했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소. 사실 난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가 정의로운 사람이라더군요. 나는 그게 지겨웠소.

그는 사내가 내민 도자기 파편에 자신의 이름을 묵묵히 써주었다.

 

17,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즉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물리적으로 점령해야 할 땅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사적인 세계들이 여전히 우리가 점령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은 하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 나의 필살기가 무엇일지, 자꾸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하나의 작은 분야에서라도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천복을 찾고 그것을 필살기로 만들고 그 여정의 고통과 어려움과 맞서 이기는 나만의 신화를 꿈꿔본다. 

 

18-19,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모험에의 초대,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24, 생명은 심연 속의 더움, 즉 지하세계의 죽음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은 신화의 중요한 모티프다. 이것은 죽음, 지하세계로의 하강 그리고 재탄생의 농업적 주기를 상징화한 것이다.

 

29, 제우스는 그에게 매일 독수리가 간을 파먹는 고통을 주었다. 파먹힌 간은 다음 날 다시 생겨나 매일 똑같은 고통이 반복되게 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굴복하지 않았다

 

30, 각각의 신들로부터 그 신만이 가진 가장 특별한 특성을 부여받은 이 여인의 이름은 판도라였다. 판도라는모든 선물이라는 뜻이다. 판도라는 신들로부터 모든 것, 즉 강점과 약점, 저주와 축복 모두를 받은 여자가 되었다. 제우스는 한 사람 안에 너무도 많은 대립적 요소들을 넣어두면 그것들이 서로 부딪치고 갈등에서 하루도 고통과 번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하여 모순, 갈등, 패러독스, 딜레마가 바로 태초의 인간의 조건이 되었다

 

38, 시인은 노래한다.

어제, 또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들, 고요한 일상의 호수에 문득 돌맹이 하나 다른 운명이 여울져 찾아온다네. 어리석고 위험한 젊은이 하나가 불행을 찾아 떠나네, 그것이 젊음이기에.

험준한 삶을 넘고 깊은 계곡에 갇히며 기괴한 노파와 비밀스러운 요정에게 묻고 또 물어

빛나는 방패와 휘어진 칼로 마음속 괴물의 두려운 목을 자르네

두려움을 이기니 바로 그 일이 진정한 영광

 

47, 시인은 노래한다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늘 닮아 있는 법. 속과 겉,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는 것,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법. 서로 거울 속 자기라서 깜짝 놀라지. 교실의 왕따, 누가 봐도 지질이. 교실의 깡패, 누가 봐도 문제아. 하나는 괴롭히고 하나는 당하지만 둘 다 같은 사람.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문제는 사라지지 않아. 가운데 침묵하는 다수가 ‘그러지마’라고 외쳐야 해결되지.

 

54, 싸우기 전에는 페르세우스에게 가장 위험했던 메두사의 머리가, 일단 페르세우스가 승리하여 그의 전리품이 되자 적들을 물리치는 결정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그 머리는 페르세우스의 영광이 되었다. 위험이 명예가 되고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된 것이다.

 

59, 페르세우스는 모든 모험을 마치고 아름다운 안드로메다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다가 별이 되었다.

 

65, 학자들은 제우스의 바람기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지배신이 이미 있는 도시에 그리스인들이 들어가 영향력이 커지면 제우스 숭배도 함께 퍼지게 되면서 원래의 토속신과 하나로 융화하게 된다. 그러면 그 토속신의 아내 역시 제우스에게 양도된다. 이 과정이 바로 제우스의 끝없는 외도 행각으로 묘사되었다는 것이다.  

 

88, 시인은 말한다. 신의 은총으로 권력을 얻게 되면 더 이상 개인일 수 없는 공인, 만인의 재산을 개인의 이익으로 취하지 마라. 서임 의식을 치루는 동안 신의 대리인이라는 겉옷을 입은 것이니 공익을 탐하면 신의 분노로 재앙을 입게 되리라. 이것은 내 것, 저것도 내 것. 탐욕은 황폐의 참상을 낳게 되느니 한때 탐욕으로 얻어 자랑한 것이 뼈아픈 후회가 되리니 미노스가 죽어 저승의 판관이 된 것은 살아서 못한 것을 죽어서 제대로 해보라는 신의 숙제.

 

92, 윌리엄 스태퍼드 < 삶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 >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지.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그러나 그 실만은 변치 않아.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하지.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해. 그렇지만 그 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아.

살다 보면 슬픈 일도 일어나고, 사람들은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하지. 너도 고통받고 늙어갈 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돼.

 

96, 현명하구나, 아리아드네요. 너는 작은 귀를 가졌으며, 너는 나의 귀를 가지고 있으니 그 안에 지혜로운 말 하나를 담아두어라. 자기가 사랑한 것을 자기가 먼저 미워해서는 안 되는 법,

나는 너의 미로이니라

 

97,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미로를 밝혀준 여인이였다. 그러니 그녀는 미궁 속에 길이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삶이라는 슬픈 미궁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는다. 운명이 주어지면 그것을 따른다. 그것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고 파괴하지 않는다.

고통스럽게 여겨지는 인생도 다 뜻이 있고 길이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내 인생을 책임

진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물론 실천은 어렵지만 말이다.

 

시인은 노래한다.

모든 영웅이며, 미궁으로 들어서라. ‘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로 가는 길 나를 지나면 영원한 슬픔에 이르는 길 나는 지나면 길 잃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길그 길을 통과하라.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결코 잊지 마라.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죽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소명의 길을 걷는 것은 미궁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두려움을 떨치고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그 길을 걷다보면 결국 영웅의 개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102, 다이달로스는 바로 이 두 명의 위대한 기술과 기예의 신으로부터 직접 사사한 직계 제자인 셈이다. 그러나 장인의 대명사인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생각이 모자라는 사람이기도 했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든 자기 작품의 주인이 아니다. 그들은 주로 주문을 받는다. 헤파이스토스 역시 그랬다. 자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장차 물건의 주인이 될 사람의 주문에 따를 뿐이다.

그러므로 기술자들은 ‘왜?’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오직 ‘어떻게?’라는 질문에만 몰두한다. 주문 받아 제작된 물건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건 그 물건의 주인이 알아서 할 뿐이다. 장인은 오직 어떻게 만드는가에 신경을 쓸 뿐이다.

 

104, ‘악의 평범성’, 그 원천은 바로 ‘생각하지 않는 죄’에서 온다. 시키는 일을 그저 따르는 자들, 그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갖지 않음으로써 주도적 삶도 사라진다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아이히만의 이야기이다. 무슨 일이든 생각을 담아 진행하는 것이 중요

하다. 생각하는대로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지니. 라는 격언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오늘 나는 매 순간 생각하며, 의미를 담아, 제대로 살고 있는가? 

 

103, 생각이 사라지고 정보가 주가 되면서 오락과 채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람들과의 연결은 혁명적으로 증진되었으나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을 버려두고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서로를 모독한다. 사람들은 몰입을 잊어버렸다. 또한 사람들은 기억하려하지 않는다. 그저 이 작은 기계에게 물어본다.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없고 노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시를 잊었다. 결국 메모리를 잊어버렸다.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123, 시인은 노래한다.

옛날 아테네의 강가에 사람을 죽이는 강도가 있어 침대 위에서 사람을 죽였지. 작은 사람은 침대만큼 늘여 죽이고 큰 사람은 침대에 맞게 잘라 죽였지. 아직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위에서 고정관념이라는 철제 침대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그래도 되먹여 치기를 당하듯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에게 보답하나니 자기 혁명은 현실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만 이루어지는 것.

  

141, 나는 메데이아가 아이들을 죽이는 순간, 복수에 성공하는 순간, 철저히 파괴되는 순간 괴테와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다시 만나게 된다.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승리의 기쁨에 충만한 순간 외치는멈추어라 시간아. 너 참 아름답구나는 여기서도 등장한다. 바로 이때 악마는 우리의 영혼을 넘겨받게 되어 있다. 악마에게 영혼이 넘어가는 수간 신은 영혼을 악마의 손에서 구원한다. 그레첸 역시 그랬다. 파우스트에게 버림받고 미쳐서 제 손으로 제 자식을 죽이고는 가장 비참한 나락에 떨어졌을 때 신은 그녀를 구원해주었다. 신은 인간의 바닥에 존재한다.

 

142, 인간은 영원한 기쁨의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타락한다. 그러나 그 타락이 없었다면 구세주도 없었을 것이다. 이때 이 승화는 그냥 낙원에 머룰 때의 의식보다 더 높은 의식의 수준에 도달하게 한다. 그 타락이 없었다면 거 높은 영혼으로의 승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죄악이 얼마나 달콤한 타락인가! 죄악. 바로 육체의 죽음없이는 정신적 존재로의 재생도 없다. 선불교 스승 육조 혜능은 그리하여 기가 막힌 명언 하나를 남겨두었다. “우리의 순수한 정신은 타락한 정신 속에 있다.”

 

149, 시인 핀다로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아스클레피오스)의 죽음을 애도했다.

‘아, 나의 영혼이여, 불명의 삶을 갈구하지 마라. 그 대신 너에게 주어진 운명에 지치도록 탐닉하라. 어찌하여 불가능한 일을 탐하는가? 발 앞에 일을 직시하라. 발 앞에 놓인 인간의 운명, 죽어야 할 우리의 조건을 잊지 마라’

 

151-152, 시인은 이 까마귀를 비웃어 노래한다.

사랑을 하면 배신을 하지 말고 비밀을 보았거든 입을 덮어 바위가 되라. 비밀이 자라 곧 피처럼 붉은 불행이 되리니 그 비밀에서 멀리 도망쳐라. 숨겨둔 어두운 곳은 언젠가 밝은 곳이 되는 법.

결코 불행을 전하는 전령이 되지 말지니 사랑할수록 미움도 크고 복수가 지나칠수록 후회도 크니 언젠가 분노 속에서 저지른 일을 뉘우칠 때 그 일을 전한 자를 가장 미워하리라.

 

154-155, 시인은 의신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노래한다.

아쉽구나,신의 분노 속에서 태어나고 다시 신의 분노로 운명을 다하는구나.

현실을 아는 자들은 신이 그에게 허락한 것을 즐길 줄 알고, 그 천직의 즐거움이 삶임을 믿는다.

일 외에 다른 더 큰 즐거움이 없을 때 일은 놀이가 되나니. 운명을 따르라. 투덜거리지 마라.

그러나 높은 하늘을 지나는 바람은 수시로 그 행로를 바꾸니 무엇이 운명인 줄 어찌 알겠는가.

다만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릴 뿐.

 

시인은 마음을 다 털어내지 못하여 다시 노래한다.

 

자신의 일을 하다 죽기 바라네.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천직이니 천직을 다한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되나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평생 가야 할 길로 들어선 자는 황금의 시기를 맞이하리니 그들에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바로 퇴직이므로.

 

166,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만 해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철학자의 사명은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것이다. 혁명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172, 시인은 노래한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를 것이니 단지 성패를 아직 모를 뿐. 오만한 자들은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여기겠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 어려움이 닥치면 무너지지 마라. 환희가 가득한 기쁨 앞에서도 자만하지 마라. 인간이 해야 할 몫이 있고 하늘이 정해준 길이 있으니 오직 땅에 발을 댄 경허함으로 온힘을 다할 뿐.

 

P179. 오이디푸스는 미약한 존재로서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우주가 전하는 부름을 받고 가장 불운한 삶의 길을 견뎌갔다. 그리고 그는 오히려 거기서 더 나아간다. 그는 이 불행에 협력하여, 스스로 두 눈을 찌르고 고국에서 추방당함으로써 그 불행을 정점까지 끌어올렸던 것이다. 불행의 절대적 의미를 완성했던 것이다. 더 이상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게 되자 그를 그렇게 몰아세웠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춰 섰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그 너머로 들어선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느끼게 되면서 비로소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P185, 비극이란 주인공의 극적인 투쟁을 담고 있다. 투쟁을 통해 인간 본성이 지닌 힘을 확장하여 한계의 벽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므로 모든 비극은 평범한 인간을 영웅으로 끌어올리는 투쟁과 모험을 담고 있다.

 

185-186, 신은 인간이 자신의 영역으로 넘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리스 신들은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그리스 비극의 위대함은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용기와 믿음으로 스스로를 넘어섬으로써 인간의 한계를 저 멀리 밀어낸 사람들의 추락과 파멸을 다룬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평은 바로 이런 영웅들의 부딪힘에 의해 알려진다. 어느 영웅이 넓혀 놓은 경계는 다른 영웅이 나타남으로써 다시 조금 더 확장된다.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그때까지 알려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척후병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간의 변방을 넓혀왔다. 끝까지 간 사람들, 그들이 영웅들이다. 그들은 원래 평범했으나 삶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 간다. 그러므로 물로는 비극을 쓸 수 없다.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쓰일 수밖에 없다.

  

189, 진정한 핵심은 원칙의 우열과 옳고 그름이 아니라 개성이 강하고 다르게 생긴 인간들의 갈등, 바로 그 개인들의 작렬하는 갈등인 것이다. 바로 이때 두 사람의 갈등은 시공을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가 매일 여기저기서 겪는 오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215, 결국 그는 예언자 칼카스가 전하는 부조리한 신탁 자체에 대항하지 못하고 의무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에 지고 말았다. 부조리한 신탁을 거부해야 할 곳에서 이를 할 수 없이 받아들이고, 딸을 지키기 위해 당당해야 할 곳에서 사령관의 명예와 의무 속으로 숨어버렸다. 자신이 만들어낸 난폭하고 비정한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부조리에 복종해버렸다.

 

223, 미래는 인간에게 늘 불안하며 궁금한 영역이었다. 알 수 없다는 것, 그러나 필연적으로 그 알 수 없음에 다가가야 하다는 것은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인간은 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했다. 인간의 역사 속에서 미래란 한때 운명의 영역이었다. 그래서 '이미 정해진 운명'이 무엇인지 신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르네상스 때가 되면 그것은 가능성의 영역으로 인식되었다. 계몽주의를 거쳐 혁명의 시대에 이르게 되면 미래는 인간의 무한함에 대한 슬로건으로 바뀌다가 현대에 이르러서는 예측이 가능한 기술적 진보에 의해 설계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여전히 미래에 대한 원시적 그늘에 머물러 있다.

 

234, 모든 전쟁은 참혹하다. 그러나 <일리아스>는 아름답다. 아킬레우스는 <일리아스>의 수많은 영웅들 중 가장 빛나는 용장이었다.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추한 전쟁은 예술과 문학이 되었다.

 

245, 시인은 노래한다.

햇빛이 꽝꽝 쏟아지는 날 전장에 서면 마주 봐야 하는 것은 무찔러야 할 적군보다 내 속의 두려움. 남을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징그러운 대국 고함을 지르고 악을 써서 잊으려 하네.

 

인간이 모여할 수 있는 일이 전쟁만은 아닌데 서로가 죽이고 죽어 죽어가는 적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는구나. 통곡하는 이유는 적을 위해서도 아니고 나를 위해서도 아닌 전장으로 자신을 데려온 어리석음 때문.

 

256,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는 트로이 전쟁에 관여한 어느 여신들보다 고귀했다. 시종일관 저속하고 야비하게 등장하는 헤라는 말할 것도 없고, 아프로디테아 아테나보다 더 훌륭한 여인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녀는 말을 삼가고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으며 앞에 나서서 다른 사람들의 오해와 험담을 듣는 것을 싫어했고 부질없는 잡담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더욱이 남편에게 권유할 때와 양보할 때를 잘 분별하는 여인이었다.

- 본받고 싶은 여인상이다. 이렇게 분별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을 날은 언제쯤 올까

 

298, 시인은 노래한다.

신은 용서했으나 스스로는 용서할 수 없구나. 무죄를 선고 받았으니 양심은 잠을 이루지 못하니

오직 스스로의 땀으로만 씻어낼 수 있으리라. 요행이 없는 고행의 길을 걸어라.

 

310, 시인은 노래한다.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아. 오직 마음에서 잊힐 때 죽게 되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이니 10 20년 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래. 무엇이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것을 오늘도 기다리게 하는가? 바로 어제까지 기다린 그 기다림 때문이지. 하루하루 쌓여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어 이제 강물 같은 그 기다림을 그칠 수 없게 되었네. 기다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으니

  

331, 이 말을 듣고 오디세우스는 그 험하고 먼 길을 가야 하는 운명에 낙담하고 울었다. 하지만 그는 실컷 울고 난 다음 키르케에게 하데스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가야 할 길이라면 두렵지만 가야 하고 고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거부하지 않으리라.

 

333, 시인은 노래한다.

밤은 사랑을 부르고 사랑은 참을 수 없는 황금 침대와 자줏빛 포도주. 그러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가장 위험한 모험은 살아서 저승을 탐험하는 것. 죽어본 자만이 다시 태어나는 법.

 

먼저 가 기다리는 정든 사람이 있으니 저승을 무작정 무서워 피할 일은 아니다.

이 세상에 올 때도 먼저와 기다려주었고 저 세상으로 갈 때도 먼저 가 기다려주니

부모와 자식, 신이 손수 자은 운명의 줄

 

339, 시인은 노래한다.

…..가장 많이 가진 거 때문에 괴로워하게 되리니, 신의 것을 훔치지 마라.

 

날마다 같은 일을 땀 흘려 반복하는 것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바로 그 일. 수없이 기를 써 올리지만 수없이 다시 굴러 떨어지는 저놈의 바위. 언제는 일이 그친 것을 보았느냐. 세월이 얼굴에 깊은 고랑을 파고, 무의미를 반복하다 쓰러지는구나, 우리는.

 

350, 오직 용기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아버지와 아들은 굳게 믿었다

 

355, 그리하여 오디세우스는 20년의 방랑을 마치고 젊음을 다 보낸 다음에 다시 그에게 찾아온 두 번째 인생에 자신을 바치기 위하여 어깨에 아름다운 무구를 걸치고 일어섰다. 황금의 노년이 그를 찾아왔다.

 

356, 시인은 노래한다.

젊음의 10년은 전쟁터에서 살았고 또 10년은 불운의 풍랑을 헤치며 살아왔다. 마지막 가장 위험한 고향에서 맨손으로 일어서니 비로소 한 사내는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다. 머리와 어깨는 위엄과 젊음으로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욱 빛나니.

 

우리도 그렇게 젊은 날들은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처럼 바삐 살고, 또 그만큼은 칼립소에게 억류되어 날마다 바다를 보고, 한숨을 쉬듯 매너리즘에 젖어 산다. 그러나 인생은 모험, 날마나 새로운 파도와 겨뤄야 하니 알게 되리라, 삶은 이타카를 향하는 도중에 있음을. 

 

362, 두 마리의 뱀은 결합과 해체, 선과 악, 불과 물, 상승과 하강, 남성과 여성 등 대립적인 요소를 상징한다. 그러니 헤르메스는 공간을 넘나들 뿐 아니라 대극적 가치의 쌍방을 넘나들어 조화를 이루게 하는 신이기도 한 셈이다.

 

390-391, 시인은 노래한다.

인간은 이 운명에서 저 운명으로 부름을 받는 것, 부름이 끝나 한곳에 머무는 순간 삶은 저녁처럼 저문다. 그러니 풍랑과 폭우를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떨림의 기쁨으로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니.

 

풍랑이 내던져놓은 새로운 운명의 해변에서 폭우가 지나간 하늘은 다시 푸르게 살게 하나니.

모든 죽음은 영원한 평화, 그러니 살면서 아무 일 없는 무풍의 권태를 참지 마라.

떠나지 못한 모험은 삶에 대한 쓰라린 모독이니.

 

399, ‘운명과 신이 허락했던 달콤한 그의 유품들이여, 너희들이 나의 혼백을 받아주고, 이 고통에서 나를 풀어다오. 나는 내 인생을 살았고, 이제 운명이 정해준 모든 노정을 다 마쳤으니 이제 나의 위대한 혼백은 저승으로 내려갈 것이다. 나는 카르타고를 세웠고, 내 자신의 성벽을 보았고, 남편의 원수를 갚았고, 내 오라비를 응징했다. 나는 말할 수 없이 행복했을 것이다. 만일 그의 함선이 내 땅의 해안에 닿지만 았았던들.

- 아무래도 여자들의 순정이 더 지고지순 한가보다. 아니면 이 세상 어떤 것보다 사랑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걸까? 혹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용감함이 여자에게는 있는지도 모른다. 문득 영화 색계를 보던 때가 떠올랐다. 처음에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지만, 결국 남자를 위해 목숨을 버린 여자.. 디도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버렸다.  

 

401, ‘불행에게 머리를 숙이지 마세요. 그럴 때마다 더 꿋꿋해져야 해요’

- 저승을 여행해야 하는 뜻하지 않은 기회에 놓인 아이네이아스, 시빌라는 그에게 고개 숙이지 말라고 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불행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불행을 직시하고 당당히 해쳐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마음을 더욱 다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한다.

 

410, 시인은 노래한다.

갈 곳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 난 길을 멋모르고 달리 듯이 걷다보면 문득 길이 끊기고 어두운 숲, 거미줄이 얼굴에 걸리 때쯤 알게 되리 인생은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가야할 방향이라는 것을. 살면서 가장 큰 모험은 죽음을 미리 겪어보는 것. 황금 가지를 꺽어 손에 들고 700년을 산 시빌라의 안내를 받아 지난 삶을 건너 새로운 포구에 이르면 살아야 할 새 삶이 나타나는 법.

- 장례식을 통해 이미 한 번 죽었던 나, 새 삶을 과연 잘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그대. 새롭게 주어진 삶의 기회를 충실히, 그리고 풍요롭게, 잘 살아나가고 있는가?

 

435, 2000년간 화려하게 살아 숨 쉰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싸움에 져서 떠나온 자가 고난을 이기고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고 그들의 자식들이 다시 그 나라를 떠나 또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면서 인류의 위대한 역사는 만들어져 왔다.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그것은 하나의 꿈에서 시작한다. 꿈속의 씨앗 하나가 자라 하늘의 별에 닿을때 새로운 제국 하나가 생겨났다. 로마는 한 여인의 고단한 꿈에서 태어났다 

- 꿈은 위대하다.

 

448, 알렉산드로스는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옥타비오 파스는 호메로스가 되고 싶었다. 그는 시인이 영웅과 위인을 찬양하는 나팔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는 인간의 불행과 불운도 노래하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말과 사물은 같은 것이다. 그는 <활과 리라>에서 ‘말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 사물도 똑같이 피를 흘린다’,라고 했다. 시인은 사물에 대한 공감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는 호메로스가 되고 싶어 했고, 그렇게 시인으로서의 운명은 어느 날 그에게 찾아왔다. 그는 그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449, 가끔 내가 가보지 못하고 끝나버린 역사학자의 길을 한숨 쉬며 뒤돌아보곤 했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나의 삶도 제 갈 길을 가듯 그렇게 흘러갔다. 우연히 나는 작가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라는 삶은 내게 꼭 맞았다. 나는 작가가 된 다음에야 비로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세상은 다르게 다가왔고 내 시선도 달라졌다.

 

450, 자기 경영의 요체는 왜곡되고 강요된 껍데기의 삶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모색이다. 나의 세계를 찾아내 그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기 혁명인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살아왔다. 스스로를 변화경영전문가라 불렀다. 변화를 나의 삶에 적용하는 순간부터 변화는 자기 계발과 자아 경영과 연결되게 되었다. 자기 경영의 요체는 왜곡되고 강요된 껍데기의 삶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모색이다. 나의 세계를 찾아내 그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기 혁명인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연구하고 책을 쓰는 저작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변화의 개념을 나에게 적용하는 실험적인 삶을 살아왔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기업인 1인 기업을 만들었고, 30년 가까이 몸담아온 현장을 중심으로 변화이론을 만들어온 전문가이며, 일년에 한 권의 책을 써내는 작가로 살아왔다. 자기 혁명을 꿈꾸는 직장인들은 대상으로 대학원을 만들어 제자를 키우고 함께 공부하고 노는 기쁨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신화야말로 자기 경영의 요체를 담고 있는 거대한 상징체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어느 날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역할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자각하고는 시련과 고난을 이기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법을 수련하여 드디어 평범한 사람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힘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다.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임을 알 게 된 것이다.’

- 평범한 인간인 나에게도 비범한 그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 나만의 신화를 쓰고 영웅이 되어 나의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나의 특별한 역할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루하루 살아나가면서 부딪히는 고난과 역경을 견디는 영웅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불행할수록 더 꿋꿋이 어깨를 펴고 고개를 곧추세워야 한다. 그렇게 걸어나가는 길을 훗날 되돌아 보았을 때 아름다운 한 편의 시 같은 신화이면 더 할 나위 없겠다.  

 

451, 나는 삶을 시처럼 살다 가고 싶다. 책이 보고 싶으면 책을 즐기고, 비가 내리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걷고,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아 그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내 세계 하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람들과 삶의 기쁨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는 살아 있음의 흥분과 떨림이 중요하다. 나에게 있는 특별한 장점은 이렇게 감흥이 도도하게 일어나는 삶의 체험들을 책 속의 지식들과 뒤섞어 그 속에서 무엇인가 진득한 스프를 끓여내는 것이다. 신화에 대하여 몇 년간에 걸친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나는 어떻게 영웅이 자기를 구현해가는 과정을 밟아갔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와 모델을 찾고 싶었다. 그것은 변화경영사상가이며 작가인 내게 꼭 맞는 임무였다. 이 일은 즐거움이고 기쁨이었다.

- 나 또한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매순간 내가 살아있음의 흥분을 느끼며, 가슴 떨리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하는 일들이 즐거움이고 기쁨이노라 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451, 시인은 말한다.

꿈속 미풍에 실려 온 홀씨 하나 땅에 묻히더니 이내 종려나무 싹이 되었네.

우듬지가 쑥쑥 하늘을 향해 커가더니 어느새 머리가 별에 닿았네.

머리카락에 별을 잔뜩 달고 내려다보네.

 

문득 내 속에 울리는 <파우스트> 속 외침, "저 문을 열어젖혀라. 사람마다 통과하기를 주저하는 저 문을." 푸른 바다를 향한 열망이 나를 이미 선원으로 키웠으니 나는 둑에 매어둔 배에 올라 묶어둔 줄을 풀고 두려움과 기쁨으로 가득 차 바다로 나서네, 나의 세상을 찾아서.

- 나의 세상을 찾아서 떠나야 한다. 자 떠나자. 발걸음을 내딛자.

 

3. 내가 저자라면

■ 책의 목차와 뼈대

이 책의 이야기들은 최초의 인간이야기부터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이야기까지 시간 순으로 나열되며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신화가 된 인간에서는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자식들을 통해 인간 문명의 발달을 이야기 하고 있고 문명의 주요지역인 크레타, 미케네, 아테네, 테베 지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화를 노래한다. 신과 인간이 더불어 살던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신화에 대한 친밀감을 키워가며 책에 빠져들게 된다,. 2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에서는 10년간 지난하게 이어졌던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트로이 전쟁의 시간 동안 두 나라의 영웅들이 벌이는 각축전과 신들의 도움, 이와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손에 땀을 쥐며 책에 흠뻑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3혹독한 귀한에서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귀향하는 그리스 군대의 이야기와 함께 로마의 건립 시초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와 같은 시간적 흐름을 통해 저자는 그리스 신화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느낌이다. 단순히 오래 전에 전해 오는 이야기가 아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살아 숨쉬는 이야기로 말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흐름이 자연스러운 책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리스인 이야기는 근래

보기 드물게 술술 읽히던 책이었다. 시간 순으로 배치되어 하나하나 발자취를 따라잡는 느낌을

주고, 신화가 펼쳐지는 장소와 또 주인공들을 차례차례 보여주는 책의 짜임새가 바로 가장 큰 공헌 요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책의 구성 중 가장 절묘하다고 느낀 것은 바로 시인의 노래이다. 저자는 각 장의 마지막에 부분에 시인이 되어 신화 속 이야기가 들려주는 교훈들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한참 신화 속 인물들의 매력에 빠져 울고 웃다가 책을 덮었더라면 이 책은 다른 여타의 그리스 신화 모음집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인의 노래를 들으며 신화가 나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숨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지니게 되는 점은 이 책만이 가진 매력이라 하겠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저자의 의도대로 영웅 같은 나만의 신화를 써내려 가기 위한 모험에 선동 당한다,

 

감동적이었던 장절

그간 신화에 대한 책을 내리 3주간 읽으면서 이번 주처럼 행복하게 책을 읽었던 적은 없었던 듯 하다. 무엇보다도 저자 덕분에 쉽고 재미나게 신화를 읽을 수 있었고, 신의 관점이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아 신화 속 인물들이 바로 우리네 사는 모습을 투영하는 것을 생생히 느낄 수가 있었고 그만큼 감정이입도 쉬웠던 것 같다.

 

감동적인 장절들은 너무도 많았지만 우선 몇 가지 꼽자면 시인의 노래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읽으면서 어찌 이런 생각을이라며 무릎을 탁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한 장 한

장 책을 읽어 나가면서 다음 장 시인의 노래는 무엇일까? 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향후 연결된 신화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미하여 신화를 노래하는 시인혹은 시로 다시 태어난

신화등의 타이틀 하에 시인의 노래만 단행본으로 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의 생각이 가미된 프롤로그/에필로그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아마 이 책처럼 이렇게 명확하게 저자의 의도가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전달되고 책을 덮을 즈음에는 그의 의도에 따라 변화’, ‘운명에의 모험’’ ‘신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등을 곱씹게 되는 이유는 아마 저자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읽으며 그 사상에 많이 감화된 탓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바꿀 수 없는 슬픈 운명에 순응하고 이를 승화시켜 신의 경지에 이른 오이디푸스의 이야기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보완점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기에 크게 보완점은 보이질 않는다. 책 한 장을 덮고 나니 빨리 뛰어나가 변화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가득할 뿐이다.

 

그러나 굳이 보완점을 찾자면 마지막 로마 건국 신화 부분에서 에필로그로 이어지는 부분이 조금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로마의 건국신화 뒤에 무언가 로마 영웅들의 이야기도 함께 펼쳐져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쯤 저자의 에필로그를 읽게 되어 무언가 황급히 마무리되는 느낌이 다소 들어서 책장을 덮으며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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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6 16:43:33 *.217.6.25

'영웅 같은 나만의 신화를 써내려 가기 위한 모험에 선동 당한다,'

연구원 과정이 그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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