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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6일 11시 57분 등록


우주는 언제 생겼을까요?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를 137억 년 정도라고 짐작합니다. 상상하기 힘든 긴 시간이지요.  이렇게 긴 시간 중에 인간이 존재한 시간은 지극히 짧습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주 달력을 만들어 이를 설명합니다. 세이건의 달력에서 우주는 새해 첫날에 형성되기 시작하고, 은하수는 5월에 이르러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태양과 태양계의 행성들은 9월에 와서야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인간은 12월 31일 밤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등장합니다.

 

우주론자들은 대부분 우주의 시작을 대폭발(빅뱅)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시간, 공간, 에너지 모두가 대폭발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1초도 안되는(플랑크시대)의 너무도 짧은 순간에 우주가 하나의 점에서 출발하여 어마어마하게 커졌다고 합니다. 그 후 우주는 팽창을 계속하면서 서늘해져, 한때 섭씨 수백만 도였던 온도가 오늘날에는 영하 270도가 되었습니다. 대폭발 이후 십억년이 지나 최초의 별과 은하가 태어납니다. 태양의 등장은 그로부터 약70억년 뒤의 일입니다. 그러는 동안 우주는 계속 확장했습니다.


우주에는 알 수 없는 물질이 엄청 많습니다. 적어도 과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이 실제로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는 물질을 '암흑물질' 이라 부르는데, 이 것이 우주의 약 23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예측합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암흑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우주가 어떻게 변해 왔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끝날지 결정된다고 믿는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우주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팽창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 힘을 '암흑에너지'라 합니다. 2001년 발사된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우주망원경에 의해 암흑에너지가 우주의 72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우주가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천문학자들 우주론자들이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끝을 볼 때까지 앞으로 수백 억년의 아주 긴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연휴 기간동안 오크밸리 천문공원에서 별을 구경했습니다. 우주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별자리 찾기 실습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많고 설명이 충실하지 않아 실제로 별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망원경으로 토성의 고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고리는 작은 얼음덩어리나 암석 조각으로 되어 있고, 크기는 먼지처럼 작은 것부터 몇 미터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고리는 쭉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억개의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고유궤도를 가지고 토성 주위를 돌고 있다고 합니다.

 

망원경으로 목성의 줄무늬를 본 것도 처음 경험한 일이었습니다. 목성의 대기는 높이에 따라 파랑, 하양, 노랑, 빨강으로 층층이 색깔이 다릅니다. 그런데 10시간이 되지 않는 빠른 자전 때문에 적도에 나란한 대기 줄무늬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목성에는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달이 4개 있다고 하는데 나는 2개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줄무늬는 볼 수 있었지만 사진에서 처럼 분명한 색깔을 구분할 수는 없었고, 모양도 순간순간 이리저리 찌그러져 보여서 정확하게 보기 힘들었습니다. 설명해주던 연구원에게 왜 그러냐고 물으니, 무슨 빛의 간섭 현상 때문이라는데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우주의 역사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깁니다. 우리가 항상 함께 생활하며 느끼는 자연도 우주의 일부분입니다. 인간의 역사도 마찬가지로 아주 깁니다. 나는 이 긴 우주와 자연과 인간 역사의 극히 일부분, 시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존재입니다.  티끌보다 작은 존재라 할 수 있겠죠. 헌데 이 티끌보다 작은 존재들이 살아가는 모습 속에는 다양한 어려움 괴로움과 행복감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도 시간이 지나가면 희미해지고 종국에는 잊혀지게 됩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우울한 몇 주를 보냈는데, 두어 시간동안의 별 구경으로 조금은 그 우울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치유의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주와 자연, 역사를 생각하는 시간은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이 복잡하고 때론 힘들다고 느끼는 세상살이 속에서 단순 명쾌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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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9 14:12:01 *.153.23.18

별을 보러 간 천문공원 정산선배님의 옆에 이쁜 따님과 미스코리아 사모님이 같이 계셨을 것 같아요.^^

먼 시야를 가지는게 도움이 될 수 있겠어요.

 

저희는 오늘 시청 분향소에 가 보려고 합니다.

'천 개의 바람' 보다는 김창완씨 '안녕'이 더 좋네요.

 

든든한 정산선배님 불금! 하시고요. 주말 잘 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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