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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0일 01시 11분 등록

해외체류 중 와이파이 수신이 잘 안되어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1. 저자에 대하여

지난 저서에서 저자 소개를 했기에 이번에는 저자 조사를 생략합니다.

 

2. 마음을 무찔러 들어오는 구절

17. 나는 그리스인의 신화를 읽으면서 내가 동양인도 서양인도 아닌, 인류의 한 사람임을 절감했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의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23. 창조의 순간을 어둠 속에서 돌연 터져 나오는 웃음처럼 묘사했다.

바람에 실린 알이 하나 툭,

세월이 흘러흘러 알이 깨져

황금 날개 찬란히 빛나는

사랑이 팡 터져 나왔네.

24. 사랑이 태어나자 암흑의 혼돈을 거두어가기 시작했다.

28. 프로메테우스는 신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고귀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주었다.

29. 아버지의 세대는 언젠가 반드시 지나가고 자식의 시대가 오며, 그 자식은 또 그 자식에게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상징이다.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이 시간의 비극이며 또한 축복이다.

32. 시인은 노래한다.

 

생명은 어둠 속에서 태어난다.

낱알 하나가 죽어 수십배의 생명으로 솟아나듯

죽음의 어둠을 거치지 않은 탄생은 없는 법.

해는 아침마다 어둠의 밤과 산에서 떠올라

한 번도 새로운 날의 약속을 어긴 일이 없으니, 다시 시작하라.

32. 나는 무사이 아홉 여신들이 달빛 같은 맨발로 헬리콘 산의 나무 사이를 바람처럼 뛰어다니며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느낀다. 가끔 그들은 내 집의 뒷산을 춤추듯 오르내리기도 한다. 아주 먼 옛날 시인의 영혼에 깃들어 인간과 신들의 이야기를 시로 지어 노래 불렀듯이 지금도 시인에게 찬란한 영감으로 찾아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인의 노래가 되돌아 인간을 감동시킨다.

35. 지루한 일상의 평화만 있었다면 영웅도 평민으로 살 수밖에 없었으리라.

37. 머나먼 서쪽 끝으로 가서 해가 전혀 비치지 않는 어둠 속에 살고 있는 세 명의 노파를 찾았따. 그들은 그라이아이Graiai라고 불렸는데, 이 말은 빛깔이 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백발의 노파들이라는 뜻을 얻게 되었다. 이 괴이한 여인들은 한 번도 젊었던 적 없이 처음부터 노파로 태어났다. 하나의 눈알을 가지고 셋이서 번갈아 봐야 하고 하나의 이빨로 번갈아 씹어야 하는 가련한 존재들이었다.

38. 어제, 또 어제와 다른 바없는 평범한 날들,

고요한 일상의 호수에 문득 돌멩이 하나

다른 운명이 여울져 찾아온다네.

어리석고 위험한 젊은이 하나가 불행을 찾아 떠나네,

그것이 젊음이기에.

 

험준한 산을 넘고 깊은 계곡에 갇히며

기괴한 노파와 비밀스러운 요정에게 묻고 또 물어

빛나는 방패와 휘어진 칼로

마음속 괴물의 두려운 목을 자르네.

두려움을 이기니 바로 그 일이 진정한 영광.

43. 메두사의 목은 페르세우스에게 잘려 페르세우스의 영광을 기리는 장식물이 되고 말았지만 메두사의 영혼은 죽는 순간 하늘의 별이 되어 되살아 났다.

47.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늘 닮아 있는 법.

속과 겉,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는 것,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법.

서로 거울 속 자기라서 깜짝 놀라지.

69. 히드라의 자취가 남아 있는 영어 관용구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더 악화되는 문제나 조건을 hydra-headed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또 네소스의 셔츠 a shirt of Nessus라는 관용구가 한 사람의 명예나 미래를 파멸시키는 치명적 선물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이유 또한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74. 크레타인들이 그 옛날부터 황소와의 직접적인 접촉들을 통해 힘을 키웠다고 말한다. 육체가 지닌 유연성과 매력, 활활 타오르면서도 냉정하고 정확한 동작, 욕정의 훈련, 그리고 힘찬 황소에 맞서 싸울수 있는 샘솟는 정력을 가꾸었다고 말한다.

75. 희망이 없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게 황소와 심연을 마주하는 이 영웅적이고 장난스러운 크레타인들의 눈을 그는 크레타의 시선이라고 불렀다.

76. 그에게 크레타는 어머니의 젖가슴이었고, 끊임없는 영감과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고향이었다.

86. 미노타우로스는 점점 커져 위험한 괴물이 되어갔다. 그리고 그것은 왕과 왕비의 부끄러움이었다.

88. 탐욕은 황폐의 참상을 낳게 되느니

한때 탐욕으로 얻어 자랑한 것이 뼈아픈 후회가 되리니

>>현재 대한민국에 이 구절이 비수처럼 다가와 꽂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92.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하지.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해.

그렇지만 그 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94. 목숨을 걸고 사랑한 사람이 손 안에 아무것도 믿고 잡을 것이 없는 나를 버리고 떠나버렸으니 그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따. 그러나 그대는 테세우스를 증오하여 자신을 망치는 일을 하지 않았다. 메데이아가 자신을 버린 이아손에게 복숳기 위해 그가 사랑하는 두 아이를 제 손으로 죽고 스스로 지옥의 길을 걷게 된 것과는 달리 그녀는 이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

94. 당신의 슬픔은 평범한 사랑이 알 수 없어.

나는 오직 한 남자의 여인이기를 꿈꿔왔으나

어찌 그 마음이 그렇게 미로와 같은지 놀라워.

남자들은 신처럼 나타나 내 손에 키스하지.

그리고 나는 신의 죄수가 되어버리니 달콤하고 쓰디쓰구나.

96. 자기가 사랑한 것을 자기가 먼저 미워해서는 안되는 법,

나는 너의 미로이니라.

97 살이라는 슬픈 미궁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는다. 운명이 주어지면 그것을 따른다. 그것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고 파괴하지 않는다.

97.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97. 모든 영웅이여, 미국으로 들어서라.

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로 가는 길

나를 지나면 영원한 슬픔에 이르는 길

나를 지나면 길 잃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길

그 길을 통과하라.

98.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죽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99. 아들 이카로스는 모든 두려움과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하늘 끝까지 날아 올랐다.

103. 생각이 사라지고 정보가 주가 되면서 오락과 채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103.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없고 노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시를 잊었다.

103.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105. 그의 아들 이카로스의 추락사는 조카 페르딕스의 추락과 닮아 있다. 그는 왜라고 묻지 않은 벌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저지른 짓과 똑 같은 방법으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잃고 말았다.

107. 뱀은 운명 그 자체로서 재앙처럼 느닷없이 나타나고, 복수보다 생각이 깊고, 운명보다 더 알기 어려운 것의 상징이다.

110.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도 마법의 독물이 섞인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주었다. 음식을 다 먹자 키르케는 지팡이로 오디세우스를 툭 쳤지만 그는 짐승으로 변하지 않았다. 몰리를 마실 것에 섞어 마셨기 때문에 그녀의 마법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에서 몰리는 속어로 마약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생각이 났다.

113. 닷새 동안의 디오니소스 축제가 벌어진다. 일상의 모든 일은 중지되고, 완전한 평화와 즐거움만 있는 나날들이 이어진다.

>> 급할 것도 없고, 못할 것도 없다. 하루, 신이 준 스물 네 시간 속에 신비를 되살리는 축제는 평화와 즐거움이 가득한 하루를 선사한다. 이렇게 하루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나는 그래서 축제를 좋아한다. 인생을 축제처럼 산다는 것은, 우리 안의 즐거워 할 수 있는 부분, 우리 안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 우리 안의 가장 훌륭한 부분을 꺼내어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목적이 될 때, 우리의 일상까지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축제와 일상이 분리되어 있다. 일상의 고통 속에 축제로 가는 길이 있다는, 고통과 축제의 일체화에는 항상 어떤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게을러 일터로 가지 않으려는 소처럼, 나는 나의 일상을 피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고통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113. 디오니소스는 고통을 체험한 유일한 신이다. 그는 포도나무처럼 매년 가지치기를 당하고 추운 겨울 갈래갈래 껍질이 찢어진 죽은 나무둥치처럼 매년 갈기갈기 찢겨 죽는다. 그러나 디오니소스는 매년 부활한다. 기쁨에 가득 차서 다시 살아나며, 죽어야 할 자들에게 죽음이 희망이라는 믿음을 준다. 그는 부활을 통해 죽음보다 더 강한 생명의 힘을 보여준다. 그는 불멸의 신인 것이다.

>>아침이 되면 다시 살아난다. 완전히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도, 그 다음 날이면 다시 일터로 간다. 나는 시시포스이다. 시시포스가 디오니소스로 변모할 수 있을까? 아니면 배제할 수 없는 시시포스의 영역을 인정하고 그 외의 다른 부분에서 디오니소스를 찾아야 할까? 나는 아직은 전자라고 믿고 있는데, 속을 잘 들여다보면 그렇게 살고 있지는 못하다.

120. 테세우스라는 이름도 테사우로스, 즉 묻혀 있는 보물이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 나는 그의 이름이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 영웅이 묻혀 있다는 영웅의 특성이 잘 드러나있는 어원이라고 생각한다. 묻혀 있는 보물, 아직 채 발견되지 못한 보물. 신은 자신의 형상을 따서 인간을 만들었다. 그것은 앞서 발췌했듯이 고귀하고 우아하다. 또한 신은 그 안에 가장 여리고 따뜻한 부분, 감동 받을 수 있는 능력, 먼저 사랑할 수 있는 고귀함을 불어넣었다. 그러니 누구도 버릴 사람은 없는 것이다. 신은 아주 좋은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인간을 통해서 실현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의 꿈이다.

123.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종종 회자되는 이 짧고 유명한 이야기는 자기가 세운 일방적 기준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억지로 꿰맞추고 재단하는 독선과 편견을 뜻하는 관용구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침대에서 잠을 잔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 그것은 좋거나, 혹은 싫거나 둘 중 하나다. 혹은 옳다 그르다까지 판단하며, 나와 다른 의견과 사고 방식에 저 사람 왜저래?’하고 생각하게 된다. 나이 지긋하고 다른 사람에게 많이 깎여나간 사람들과 있는 것은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편한다. 스스로 지켜야 할 부분을 제대로 알고 있고, 상대의 모난 부분은 받아들여 줄 수 있다. 서로 침대 길이를 대볼 수 있는 경험과 직관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128. “ 모든 민족이여 이 땅으로 오라.”

아테네는 모든 나라와 도시 중에서 가장 자유롭고 번영하는 도시가 되었다. 테세우스는 국민들이 스스로 통치하는 위대한 나라의 초석을 놓았다.

135. 어려움에 처해 도움이 절실했던 사람을 사랑한 것이 얼마나 큰 함정이었는지 비로소 그녀는 알게 되었다. 필요가 없어지는 날 사랑처럼 보이는 것들은 사라지고 그동안 쏟았던 모든 헌신들 또한 헛되어지니, 배신감은 열 배 백배가 되어 가슴을 찔러왔다.

>>사랑의 함정은 달콤해 보이지만 그 끝은 결국 파국으로 치달아 사람을 파멸시킨다. 그러나 그것은 피할 수 없으니, 인간이 늘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메데이아는 독하고 가엾은 여인이지만 그녀가 만약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었다면 그녀의 이야기는 비극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오히려 아가멤논이 그녀의 한바탕 연애담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 많은 비극을 저질렀고, 스스로를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138. 나의 분노는 나의 결심보다 강하다네.

>>이겨도 지는 싸움이 있다. 자존심은 얻었으나 스스로의 안위는 전혀 보장해주지 못하는 싸움.실리를 잃어버리는 싸움. 그것은 분노에 휩쓸리는 일이다. 분노로 모든 갈등의 해결 방향을 찾는 것이다

138. 사랑하는 것들을 죽여야 하는 그녀의 얼굴은 분노 너머의 절망과 허무를 담고 있다.

>> 생각해본다. 만약 메데이아가 이아손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 그가 자신에게 끼친 것, 그가 자신에게서 빼앗고 망쳐놓은 것을 깨달았다면 그녀는 복수를 다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아손에게 더 엮여봐야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그녀는 팜므파탈, 마녀의 표본으로는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 분노를 삭힐 수 없었고 통제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분노의 말을 받아 말하고, 분노의 방식대로 움직였다. 가끔 화가 치밀어 후회할 말을 하곤 한다. 어떤 사람은 화가 나면 다른 사람을 힘껏 때린다고도 한다. 분노를 그대로 표출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라. 분노를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은 주변까지 파괴시킨다. 우리는 메데이아에게서 분노의 작동원리를 보았다.

139. 메데이아가 복수에 성공하는 순간, 바로 그 승리의 순간에 그녀는 완전히 파괴되어버린다.

141. 악마에게 영혼이 넘어가는 순간 신은 영혼을 악마의 손에서 구원한다. 파우스트에게 버림받고 미쳐서 제 손으로 제 자식을 죽이고는 가장 비참한 나락에 떨어졌을 때 신은 그녀를 구원해주었다. 신은 인간의 바닥에 존재한다.

141. 하나의 동물적 존재가 죽고 영적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142. 죄악, 바로 육체의 죽음 없이는 정신적 존재로의 재생도 없다.

143. 우리의 순수한 정신은 타락한 정신 속에 있다.

>> 인간이 타락했을 때 두 가지가 보인다.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났을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이런 생각들만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구원이 오지 않을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우울증에 시달린다. 인간은 문명을 얻은 대가로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는 의지를 잃어버렸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데 장애물들이 그만큼 많이 생긴 거라 할 수 있다.

149. , 나의 영혼이여, 불멸의 삶을 갈구하지 마라. 그 대신 너에게 주어진 운명에 지치도록 탐닉하라. 어찌하여 불가능한 일을 탐하는가? 발 앞에 일을 직시하라. 발 앞에 놓인 인간의 운명 죽어야할 우리의 조건을 잊지 마라

>> 

150. 사랑을 하면 배신을 하지 말고

비밀을 보았거든 입을 덮어 바위가 되라.

비밀이 자라 곧 피처럼 붉은 불행이 되리니

그 비밀에서 멀리 도망쳐라.

숨겨둔 어두운 곳은 언젠가 밝은 곳이 되는 법.

 

결코 불행을 전하는 전력이 되지 말지니

사랑할수록 미움도 크고

복수가 지나칠수록 후회도 크니

그 일을 전한 자를 가장 미워하리라.

>> 비밀을 기르지 말라. 전하지도 말라. 우리는 묻어두고 살아야할 비밀들과 맞닥뜨릴 때가 많다.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될 것들. 궁지에 몰렸다고 비밀을 실토하지 마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비밀을 만들지 말라. 그것이 시덥잖은 것들일 때에는 비밀에 몰아넣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도 좋다그러나 아주 중대한, 너무 치명적인, 삶을 무너뜨리는 비밀은 사람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든다. 때로는 별로 자신에 대해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그것을 들켜 전전긍긍하게 살기도 한다. 그게 좋은 것인가?

155. 일 외에 다른 더 큰 즐거움이 없을 때

일은 놀이가 되나니

운명을 따르라. 투덜거리지 마라.

 

무엇이 운명인 줄 어찌 알겠는가.

다만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릴 뿐.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너는 누구냐에 대한 가장 훌륭하고 창의적인 답변들로 만들어진 것이 이 세상이니, 신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 또한 그 질문에 대답해야할 의무가 있다. ‘나는 무엇인가.’ 신이 주신대로.

 

164. 철학은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조건 아래서 비로소 그 뜻이 분명해지는 저녁의 학문이다. 자유는 모든 것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며, 진리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사물을 파악하는 사유다. 역사적으로 규정된 사유는 자유로운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진리가 아니다.

166. 마르크스>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만 해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철학자의 사명은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것이다. 혁명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172.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를 것이니

단지 성패를 아직 모를 뿐

오만한 자들은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여기겠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

174. 그는 어떤 기계 장치를 건드려 무쇠로 짠 운명의 그물이 자신에게 덮어 씌워지는 것을 느꼈다. 꼼짝없이 걸렸구나. 그때 그 삼거리에서 네 명의 남자를 죽였지. 한 사람은 신분이 높아 보였지. , 지금 생각해보니 나처럼 생겼던 것 같아. 그 사람이구나. 그 사람이 바로 라이오스 왕이었고, 나의 아버지였구나. 그럼, 아내 이오카스테는? 그녀가 바로 내 어머니며, 내가 낳은 아이들은 내 자식인 동시에 내 아우들이구나. 신탁이 이루어졌어. 이미 내 몹쓸 운명은 제 길을 간 거야.

>> 오이디푸스가 스스로의 운명을 안 순간, 나는 그 끝을 모르고 떨어질 나락이 두려워 잠시 침묵했다. 복잡한 인생, 어떤 게 나에게 득실이냐 따지는 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나는 이미 파멸할 운명인데. 나는 이미 불행을 받아놓은 자인데 무엇을 걱정하는가. 나는 오이디푸스에서 집중해서 보아야 할 것은 그의 불행에 대한 대처법이라고 생각한다.

175. 나의 잘못이 너무 크기에 인간들 중에서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자는 없다. 오직 나를빼고는

그는 누구도 불가능한 파멸의 불행의 끝까지 자신을 밀어갔다.

175. 결백하다, 그에게는 죄가 없으니

죄를 지은 것은 바로 신이다.

두 눈을 찔러 신 대신 스스로 벌을 주니

신 대신 심판함으로써 자신에게서 신을 몰아내고

슬픔이 너무도 지독하여 오히려 성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구나.

179. 불행의 절대적 의미를 완성했던 것이다. 더 이상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게 되자 그를 그렇게 몰아 세웠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춰 섰다.

179.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이제 한 인간이 기나긴 고난을 지나온 후 자신의 지독한 운명을 용서하고 화해하게 되었다.

>>오이디푸스 파트를 읽으면 멸망한 문명이라고 그것을 경솔하게 미개하다 치부하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 알 수 있다. 괴테가 말한, 지난 이천년간 살아남은 위대한 인류의 유산을 스스로 배우고 닦고 작가의 속에서 찾아내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신참 작가는 공부하고 다듬어야 한다는 말을 기억한다.

181.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두 개의 창으로 서로를 찔러죽이고 말았다. 에테오클레스는 죽어가면서 형을 보고 울었다. 폴리네이케스는 간신히 몇 마디를 중얼 거렸다.

나의 적인 동생아, 하지만 나는 늘 너를 사랑했다. 나를 고향 땅에 묻어다오. 내 도시에 적어도 그만큼의 땅은 차지할 수 있도록.

>> 형제가 두 개의 창으로 서로를 찔러 죽이는 장면을 상상하면 슬프다. 형제애, 가족으로서 가졌던 따뜻한 마음이 부정당한 것 같은 비극이 벌어졌다. 가장 사랑하는 자를 자기 손으로, 어쩔 수 없이 죽이는 것을 보면 그 운명에 몸서리쳐진다. 그 운명이 혹시 나의 것은 아닐까? 언젠가 나에게 일어날 일을 옆에서 보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

183. 안티고네는 외삼촌 앞에서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변호했다. 글자로 쓰이지 않았으나 영원한 법, 양심을 지배하는 법, 편협한 왕이 제멋대로 정한 법보다 더 높고 고귀한 신의 법에 복종했노라고 항변한다.

185. 자신의 믿음에 절대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비타협과 불관용이 필수적이고 또한 효과적이다. 물러서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고귀함은 배타적이다. 안티고네의 고귀함은 고독을 감수해야 한다. 동굴에 갇힌 그녀는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이제 자살할 수밖에 없다.

185. 비극이란 주인공의 극적인 투쟁을 담고 있다. 투쟁을 통해 인간 본성이 지닌 힘을 확장하여 한계의 벅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므로 모든 비극은 평범한 인간을 영웅으로 끌어올리는 투쟁과 모험을 담고 있다.

 신은 인간이 자신의 영역으로 넘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리스 신들은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그리스 비극의 위대함은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용기와 믿음으로 스스로를 넘어섬으로써 인간의 한계를 저멀리 밀어낸 사람들의 추락과 파멸을 다룬다. 어느 영웅이 넓혀놓은 경계는 다른 영웅 나타남으로써 다시 조금 더 확장된다.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그때까지 알려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척후병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간의 변방을 넓혀 왔다.

 끝까지 간 사람들, 그들이 영웅이다. 그들은 원래 평범했으나 삶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물로는 비극을 쓸 수 없다.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쓰일 수밖에 없다.

 

189. 진정한 핵심은 원칙의 우열과 옳고 그름이 아니라 개성이 강하고 다르게 생긴 인간들의 갈등, 바로 그 개인들의 작렬하는 갈등인 것이다.

189. 그녀의 내면에는 부드러움이 흐른다 그녀의 사랑은 이미 죽은 사람들을 늘 내 사람,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이라고 부르게 한다.

나는 증오를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나누어 갖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 그녀의 마음은 비옥하다. 사랑은 그녀의 천성이고 황홀함이다.

200. 고단한 몸과 가난은 소년에게 트로이에 대한 열망을 잊게 했다. 그러나 운명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201. 그는 먼저 사전으로 러시아 알파벳을 익혔다 힘들게 문법을 배우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리스 영웅의 모험담을 러시아어로 암송했다. 그가 큰 소리로 암송하는 소리가 싸구려 하숙집 담을 넘어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했다 결국 그는 하숙집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그는 기죽지 않고 계속 외워댔다.

 그러다가 그는 들어주고 비판해줄 사람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난뱅이 하나를 일주일에 4프랑을 주고 고용했다. 이 가여운 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알지도 못하는 텔레마코스의 모험을 하루 두 시간씩 들어줘야했다. 그리고 러시아어로 일기를 썼다. 6주 후 그는 경매장에서 러시아인들과 유창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열정과 몰입 그리고 실전이 6주에 하나씩 언어를 익히는 비결이었다.

>> 연구원이 끝나면 외국어 공부를 하려고 했다. 1년에 하나씩. 그동안 배워두었던 언어를 위주로 시작해서 좀더 여러 개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면 나의 세상을 훨씬 더 많이 넓혀줄 수 있겠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인리히 슐리만의 이 방식은 그런 나에게도 아주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 비결을 적어두었다.

202. 돈을 사랑했으나 이상을 더 사랑했기에 그는 사업으로 바쁜 중에도 트로이를 발굴하겠노라고 아버지와 했던 약속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는 몽상가 였고 이상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확신에 찬 이상주의자였으며 실천하는 몽상가였다.

>하인리히 슐리만. 떄떄로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 정말 훌륭하고 아름다운 장절들을 많이 알고 있고, 그 지식을 쌓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 짐작되는데도 미성숙하고 편협한 사람들. 구두끈을 어떤 방식으로 묶어야 하는지에만 관심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용은 좁은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214. 심리적으로 나약한 인간이었고 마음은 있으나 의지는 허약한 인간의 전형이었다. 현실 속으로 달려드는 의지력이 약해 늘 상황에 휘둘리는 몽상가였다.

>> 내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는 부분에서는 쓸데없이 고집 부리고, 정작 챙겨야 하는 것은 선뜻 먼저 말하지 못하는 나의 일부분을 좀 걱정했다. 나는 내가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 생각해보았는데,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을 본능적으로 피하는 것 같았다. 누구나 어느 상황에서는 나서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나서서 해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들쑤셔 보고 종국에는 내가 꼭 나서야 할 때 피하지 않기를 바란다.

218. 신들이 걷는 길은 어둡구나.

어떠한 인간도 불행의 길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

>>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드러내는 모든 비극은 인간의 두 가지 특성에서 기인한다. 첫 번째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인간의 필멸이고, 두 번째는 인간은 한 치 앞도 자신의 운명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고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대범하고 거침없어질 것이다. 어쩌면 노인네 같이 염세적이거나 더 운명에 순종적일 수도 있겠다.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죽는다는 특성 때문에 인간은 수많은 오류와 실수를 범한다. 아찔한 상황도 만든다. 이 모든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국면에서도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의 짐을 수용할 수 있는 힘이다.

223. 모든 인간은 아직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원시적 그늘에 머물고 있다. 생각해보라. 의사결정을 해야 할 갈림길에 선 마음의 움직임을. 정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우선 자신에게 물어본다.

>> 나는 결정해주어야 하는 자잘한 일들이 많았다. 내가 가장먼저 판단해야 하는 일은 이 일의 중요도가 내가 결정해줄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윗선에다 의사결정을 부탁해야 하는 일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이것조차 쉽지 않아서 했던 일을 다시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228. 로마의 바티칸에 있는 조각상 라오콘은 바로 이 두 마리의 뱀이 세 부자를 칭칭 감아 죽이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직업 범주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파국이 닥치는 법이다. 떳떳할 수 있게 행동하면 좋겠다.

241.노여움도! 그것은 현명한 사람도 거칠게 하고, 그것은 똑똑 떨어지는 꿀보다 더 달콤해요. 사람의 마음 속에서 연기처럼 커져 갑니다.

>> 분노의 속성에 대해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분노를 다스릴 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나를 점령해가는지 알면 조금이라도 그것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42. 아폴론이 파리스의 활을 빌려 그의 은궁을 쏨으로써 그의 목숨을 거두었다.

>> 신이 자신의 뜻을 행하는 방식은 이 글과 같다. 신화 속 신이 직접 인간에게 말을 해서 행동하게끔 하거나, 신이 무엇을 찾아주거나 하기도 하지만, 신들이 주로 행동하는 방식은 인간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 일으켜 그것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말하자면, 내가 지금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도 지금, 이 순간에, 여기에서 내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은 신의 뜻이라는 것이다. 내가 아직 고통스러워 하는 것도 그 다음에 벌어질 신의 숨겨진 구원의 열쇠가 숨어 있는 것이다.

243. 케이론은 그에게 용맹을 심어주기 위해 사자와 멧돼지의 내장을 먹였고, 온화함을 키워주기 위해 꿀을 먹였고, 설득력을 키워주기 위해 곰의 골수를 먹였다.

>> 용맹과 온화함을 키우는 방식이 독특해서 골라본 구절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것을 죽여 먹음으로써 살아간다. 만약 어떤 음식을 먹어 자신의 어떤 부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면 음식에 좀더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먹을 때마다 나의 모든 부분 중 단련해서 유연하게 만들어야할 심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좀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음식을 먹는 것도 의미가 중요한 것이다.

262. 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아.

파도 쳐서 물결이 여울지듯

기다린 듯이 너도 나도 덮쳐오니

눈물은 눈물에 연하여 끝이 없고

상처는 상처로 덮이는구나.

 

인생을 온통 복수로 채울 수는 없는 법.

겨울에 죽은 것을 봄에 되살리니 그것은 칼 대신 꽃.

>> 복수에 의연해지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본다. 불행해지더라도 소중한 것을 빼앗은 자에게 받은만큼 되갚아 주고 싶게 마련이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들은 남으로부터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당해도 그를 용서할 수 있다. 그리고 상황을 어떻게 좋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접근 방식이 전혀 다르다. 복수하는 자는 상대를 용서할 수 없는 길로 자신을 몰아간다. 후자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반성하게 된다.

281.속은 기둥처럼 강하고

겉은 머릿결같이 부드러운 사람만이

남과 나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나니

무덤까지 존경이 따라가리라.

>> 속과 겉이 바뀌어 있어 눈물도 많고 근심 걱정도 많다. 그러니 기둥 같은 강함이 아쉽다. 그래도 조금씩 단단하고 여물어지고 있는 과정이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거라 믿는다.

293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는 이것을 받아들였다. 그 후부터 이들은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라는 이름 대신 자비의 여신 에우메니데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 복수의 여신이 자비의 여신으로 바뀌는 장면이 아름다웠다. 어쩌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우리 안의 가장 연약하고 부드러운 부분일지 모른다.

298. 비극이 시작된 곳으로 달려가라.

첫 원한의 매듭을 풀어라.

보복은 끝이 없고, 결국 가장 사랑하는 것을 죽이게 되나니, 그건 바로 나.

>>레드라는 연극을 볼 때 그런 장면이 나온다. 스승과 제자, 위대한 미술가와 그의 조수의 대화에서였다. 미술가가 조수에게 눈을 싫어하는 이유를 묻는다. 조수는 몇 번 이야기하기를 거부하다가 겨우 이야기를 꺼낸다. 어렸을 때 강도가 들어 부모님을 죽이고 돈을 훔쳐 달아났다. 부모님이 깨울 시간이 되어도 방에 오시지 않아 안방으로 갔는데, 창밖에는 온통 하얀 눈이 내려있고 부모님의 피가 침대를 흥건히 적신채 두 사람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눈을 돌릴 수도 없었고 평생 그 장면 때문에 고통받았다. 그때 그의 스승은 네가 정말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면 그 장면만 그렸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자신을 가장 지독하게 괴롭히는 것.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비극이 시작된 곳으로 달려가라. 이전의 나를 죽이고 다시 태어나라. 자신의 죽음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지 마라.

310. 돌아가는 법을 말할 때까지.

용으로도 변했다가 다시 가지가지 동물로 변신하더니 결국은 높은 가지가 달린 나무로 변했다네. 그러나 우리는 죽기 살기로 그를 잡고 놓지 않았다네. 그러자 그는 포기하고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었지. 마침내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다 알게 되었다네.

>>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원하는 것을 얻는다. 나는 사실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그런 끈질김을 기피하곤했는데, 오히려 그러다 보니 피해보는 일이 많았다. 할 말을 참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 예의를 갖추면서.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아.

오직 마음에서 잊힐 때 죽게 되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이니 10 20년 동안, 어쩌면 더 오래

모엇이 돌아오지 않느 ㄴ그리운 것을

오늘도 기다리게 하는가?

바로 어제까지 기다린 그 기다림 때문이지.

하루하루 쌓여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어 이제 강물 같은 그 기다림을 그칠 수 없게 되었네.

기다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으니.

314. 칼립소는 자신의 사랑에 더해, 자유외에는 모든 것을 오디세우스에게 허락했다.

해변에 앉은 그의 두 눈에서 눈물도 말라버렸고 달콤한 인생도 날아가 버렸으며 그는 애달프게 귀환을 갈망한다. 밤마다 그는 텅 빈 동굴 속 칼립소 곁에서 마지못해 이글려 잠들지만 낮이 되면 바위에 앉거나 해변에 퍼질러 앉아 눈물과 한숨으로 마음을 달래며 요동치는 바다를 바라본다.

>> 자유. 자신의 의지대로 행하는 인생. 그런 삶이 가져다 주는 지복에 대해 생각하면 자신을 구속하는 사람 곁에 조금이라도 더 있는 것은 지옥이다.

314. 그들은 그 후 한번도 자신을 세상에 알릴 만한 일을 하지 못했으니 그 이름이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316. 창끝으로 죽인 자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알게 하네

그리하여 알게 되지, 남에게 한 짓이 곧 내게 한 짓임을.

348.그들은 두려웠지만 아테나와 제우스가 그들의 가장 큰 조력자임을 믿고 있었다.

401. 불행에게 머리를 숙이지 마세요. 그럴 때마다 더 꿋꿋해져야 해요.

409.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이아스의 지하세계 안내자로 바로 이 시빌라를 선택했다. 그 후 다시 1000년이 더 지나 단테는 신곡에서 자신의 스승이자 안내자로 베르길리우스를 선택했다.

410. 인생은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가야할 방향이라는 것을.

살면서 가장 큰 모험은.

죽음을 미리 겪어보는 것.

418. 에우리알로스, 신들이 어째서 이런 열정을 내 마음 속에 넣어주셨을까? 아니면 나의 뜨거운 욕구가 내 속에서 신이 되는 것일까?

438. 아도니스가 흘린 피만큼

아프로디테가 눈물을 흘렸다네.

눈물방울마다 붉은 장미가 피어나고

핏방울마다 아네모네가 피었네.

443. 3월은 봄의 시작이다. 봄에 생물이 약동하기 시작하면 겨울 동안 움츠리고 있던 사람들이 다시 전쟁을 시작한다. 고대 로마인들에게 전쟁은 낡은 벌집을 떠나는 벌떼처럼 신성한 젊음의 행위였다.

450.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일이 내게 어떤 감흥과 충격을 주었느냐는 것이다. 외적 사건보다는 그 사건이 내 마음 속에 만들어낸 파장, 즉 내적 사건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452. 저 문을 열어젖혀라. 사람마다 통과하기를 주저하는 저 문을.

푸른 바다를 향한 열망이 나를 이미 선원으로 키웠으니

나는 독에 매어둔 배에 올라 묶어둔 줄을 풀고

두려움과 기쁨으로 가득 차 바다로 나서네, 나의 세상을 찾아서.

 

3. 내가 저자라면

 그리스인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르륵 읽어 내렸던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신화를 읽으면 으레 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어 거기 등장하는 인간들을 잘 보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나는 인간의 인생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나는지에 대한 훌륭한 예시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 중에 가장 나의 마음에 드는 장절은 다음 두 가지다.

185. 그리스 비극의 위대함은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용기와 믿음으로 스스로를 넘어섬으로써 인간의 한계를 저 멀리 밀어낸 사람들의 추락과 파멸을 다룬다.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그때까지 알려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척후병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간의 변방을 넓혀 왔다.

 끝까지 간 사람들, 그들이 영웅이다. 그들은 원래 평범했으나 삶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물로는 비극을 쓸 수 없다.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쓰일 수밖에 없다.

나는 영웅의 삶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다. 혹독한 귀환을 견뎌 원하는 것을 얻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절실함과 고통이 너무 길지 않기를 바랐지만, 영웅의 삶은 너무 괴롭고 짧았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마음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영웅식 삶을 내 삶에 불러들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이른바 영웅의 재발견이다.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장절 두 번째를 고를까말까 망설이다가 다음 구절을 골랐다.

298. 비극이 시작된 곳으로 달려가라.

레드라는 연극을 볼 때 그런 대화가 나온다. 스승과 제자, 위대한 미술가와 그의 조수의 대화에서였다. 미술가가 조수에게 하얀 눈을 싫어하는 이유를 묻는다. 조수는 몇 번 이야기하기를 거부하다가 겨우 이야기를 꺼낸다. 어렸을 때 강도가 들어 부모님을 죽이고 돈을 훔쳐 달아났다. 부모님이 깨울 시간이 되어도 방에 오시지 않아 안방으로 갔는데, 창밖에는 온통 하얀 눈이 내려있고 부모님의 피가 침대를 흥건히 적신채 두 사람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눈을 돌릴 수도 없었고 평생 그 장면 때문에 고통 받고있다. 그때 그의 스승은 네가 정말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면 그 장면만 그렸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자신을 가장 지독하게 괴롭히는 것.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극이 시작된 곳으로 달려가라. 이전의 나를 죽이고 다시 태어나라. 자신의 죽음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지 마라.

 위에 고른 두 구절은 어떻게 보면 너무 비장하다. 나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취향도 아닐뿐더러, 너무 괴롭게 인생을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체 책에 걸쳐 모든 영웅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피가 들끓는다고. 이름을 남길만한 아무런 행적도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해내고 싶다. 극복하고 싶다. 이겨내고 싶다. 그리하여 우뚝 서고 싶다는 것이 모든 영웅들의 공통적인 동기다. 그게 부럽기도 하고 비인간적이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번지점프대 위에서 이리저리 재보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막상 뛰어내리면 시원한데,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다소 거침없이 인생을 살아볼 것을 권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인생으로 끝나게 된다. 나에게도 피가 들끓는 꿈이 있다. 몽둥이로 사자를 때려눕히고, 이름난 뱀괴물의 목을 잘라 방패에 달고 다니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 나에게도 신의 경지에 다다를만큼 신의 인도를 받고 있는 것이 있다. 나는 그것에 집중해야함을 다시금 다잡는다.

 그리스인 이야기를 내가 쓴다면, 나는 영웅의 삶의 마지막이 대부분 비극적으로 끝나는 것에 대한 변명을 좀 늘어놓고 싶다. 혹은 우리가 훨씬 더 큰 운명의 책에 이미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좀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말하고 싶다. 나는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운명이라는 단어를 대단히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나가는 자신의 삶. 나는 그 제멋대로 자라난 삶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이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을 설득할만한 지면을 할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화여행을 할 때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중요하다.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이야기는 죽은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신화가 보여주는 무의식에 지배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과 신화를 연결할 수 있는 좀더 쉬운, 다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마주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사해를 만나면 사해에 들어가고, 좋은 포도주를 권하면 진한 밤을 함께 보내라. 돌아가서 너의 인생을 여행처럼 보내라. 주어진 모든 것들을 기쁘게 사는 삶. 그것은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네가 즐길 수 있는 것이 늘어날수록 네 삶은 두려움이 밀고 나가는 삶이 아니라 즐거움이 함께하는 삶이다. 벅찬 감동이 그 보답으로 네게 주어질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영웅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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