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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1일 18시 14분 등록


첫 오프 모임 수업이었다. 다들 한달 만에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웠다.

다들 10시전에 와서 수업세팅을 위해서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교장선생님 출간 기념회 및 스승의날도 같이 있어서 축하 및 감사를 하는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프수업에는 한달동안 읽었던 신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신화를 써오는 것이 과제숙제였다. 이번주 책리뷰는 사기열전 1권이었는데 카톡으로 잠시 얘기한 것을 혼자 착각하여 사기열전 2권까지 읽어야 하는줄 하고, 부랴 부랴 알라딘에 주문을 했는데, 5월 연휴 지나서 배송지연 사과메일이 왔다.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그냥 주문취소하고 집근처 반디앤루니스에 가서 28000원에 샀다. 조금 싸게 사려고 알라딘에서 주문했다가 결국 가장 비싼 값에 사게 되었다.

  이 두권을 어떻게 끝내야 하나 스트레스만 엄청 받고, 책을 어느정도 읽어야 신화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책 진도를 뽑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원래는 이번주와 다음주 책리뷰를 이번주에 다 끝내놓고 정토회에서 진행하는 깨달음의 장’45일수련을 참석하려고 했다. 어렵게 신청해서 된 거였는데, 도저히 이번주 사기열전 일정을 소화할 수 없어서 취소하기로 했다. 위약금 6만원을 내고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다.그런데, 금요일 오후가 되어서 사기열전1편만 보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뿔사.

   

  책을 읽고 신화이야기를 쓰려고 신화이야기도 못쓰고 있었는데, 신화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에게 가장 익숙한 신화는 단군신화가 유일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 얘기만 들었지 지금까지 한번도 읽은적이 없다가, 이번에 연구원 과정을 하면서 제대로 읽어 본 것이다.

한면으로는 영웅의 관점에서 단군신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군신화를 조사했다. 그런데 스토리로 엮기에 영웅의 여정이 너무 짧아서 고민만 계속하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그럼 누구를 할까 고민하다 오디세우스,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중에서 가장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오이디푸스를 선택했다.

 

   비극의 위력을 이번에 신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비극은 사람 마음 깊숙이 숨어있는 감정을 들추는데는 도사였다. 그래서 오이디푸스를 기반으로 나의 신화 창조를 작성해서 갔다.

 

   교육팀과 다른 기수 선배님들도 참석해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각자의 신화를 발표하는것인데 발표 순서는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하기로 했다. 지방에서 오신 분들 우선순위를 드렸는데 몸이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도착 순서대로 했다.

첫 순서가 웨버였다. 신화는 오디세우스였다. 처음이라 많은 피드백과 질문이 이루어졌다. 오디세우스를 선택한 다른 분은 구달님이었다. 선택의 관점은 달랐다. 구달님은 여정을 중심으로 웨버는 성취를 중심으로 오디세우스를 묘사했다.

    

  오이디푸스는 영이와 나 둘이었다. 영이는 어떤 관점에서 오이디푸스를 봤을까 궁금했다. 영이는 자신의 신화를 발표하고, 많은 이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결국 자신의 내면의 무언가터지면서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 시점과 계기는 개인마다 틀린데 영이는 그것이 오늘인 것 같다

    영이에 이어서 나의 발표가 이어졌는데, 발표가 끝난 후 계속되는 질문에 정신이 없었다.

역시 보고 있을때와 내 순서가 됐을때는 상황이 달랐다. 교감선생님과 미스테리선배님의 여러 질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비극이나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이어지는 교감선생님의 답변 그러니 그렇게 불행한 것은 아니었네요. 누구나 나이들면 돌아가시는것이니 시어머니도 연세드셨으니 돌아가신것이고, 회사생활하다보면 부서이동이나 승진 누락도 할 수 있는것이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지금보니 정말 별것 아니네. 그런데 왜 그때는 그렇게 힘들었을까.’

2010년 사업정리로 인한 부서이동, 승진누락, 서울에서 수원으로 출퇴근, 시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아이들도 시부모님이 봐주시다가 조선족 이모가 보게 되면서 그간 부모의 공백이 확 느껴지면서 아이들도 신경써야 했고, 회사도 새롭게 적응해야 하고,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이 쉽지 않았다. 모든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버리니 대내외적으로 정말 맘편한 날이 없었다. 새로운 부서로 이동해서 3~4년을 어렵게 적응하는동안 스스로는 사투를 벌였던 시간들이었다. 44년을 살아오면서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해야 하고, 회사에는 일을 잘해야 하고, 아이들도 잘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였다.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인정했으면 그렇게 많이 힘들거나 아파하지 않았을텐데 조직생활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죽을일도 아니었고, 아무런 일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쓸데 없는 많은 생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욕심이 너무 컸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 이제 이런것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장선생님과 콩두 선배님이 말씀하신대로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한것이니 단군신화를 기반으로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다시 써보라는 제안에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화 발표가 끝나고 교장선생님 출간 기념 축하와 교육팀 선배님들께 꽃과 스승의 은혜노래를 같이 불렀다. 10기 선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올해 1년을 열심히 지도해주시고, 앞으로도 열심히 지도해주실 것 같아 너무 감사하게 생각되었다.

각자의 신화 이야기 발표 이후에 ‘6조각 이야기수업이 있었다. 영웅이야기를 기반으로 6조각의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1) 주인공과 살고 있는곳

2) 하고 싶은일

3) 방해자

4) 조력자

5) 일의 성공과 실패여부 및 과정

6) 결론

 

  이 그림 한 장으로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볼 수 있다고 이효원 연극 치료사가 설명을 해주었고, 각자 자신의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나와서는 자신이 그린 그림대로 각자 살아보는 연극을 해보았다. 머릿속에 관념적으로 있는것과 살아보는것과는 차이를 느껴보는 것이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각자의 삶들을 사는데,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니 다들 표정이 밝아보였다. 그리고 실제 연기를 해보니 그렇게 살 수 있다는 느낌이 더 왔다.

    이제 책의 마지막 구절을 생각하면서 한마디씩 해보라고 했을 때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지금 있는곳에서 가장 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신이 되어서 이런 나를 다시 바라보면서 한 마디 하라고 하였다. 나는 너는 해내리라 믿었다라고 얘기했다.


    다시 수업장소로 돌아와서 각자 그림을 소개하고 연극치료사가 해석을 해주었는데, 마치 사주팔자를 보듯 나의 감춰진 세계를 하나둘씩 들쳐내는 기분이었다. 해석을 들을때마다 저걸 어떻게 저렇게 해석하지? 하면서 너무 신기했다. 이 직업의 세계에서는 남다른 통찰력과 관찰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나에게는 신화 이야기를 들을때나 그림에서 가족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있는데 가족에 대해서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치유, 명상, 요가, 독서 치유) 기꺼이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이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결론 부분에서 얘기가 확대되는 모습이 마찬가지로 표현이 된다고 했다.

내가 듣는 공통적인 얘기가 가족들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워킹맘이라 가족들을 돌보지 못한 죄책감이 계속 해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이제 그런 것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6조각 이야기가 끝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뒷풀이. ‘회현집에서 맛있는 삼겹살을 먹었다. 다들 간만에 회포를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다들 월요일까지 올려야 하는 북리뷰 때문에 심적 부담 때문에 술을 못 먹는 것을 보고 교장선생님의 특별 지시로 북리뷰와 모임후기쓰는 것을 하루 더 연기해서 화요일 12시까지로 변경되었다. 그 다음부터 더 화기애한 분위기로 뒷풀이가 이어졌다.


    다음주는 삼국유사 책이 얇아서 조금 여유가 생긴다고 얘기했다가 내가 책을 잘못산 것을 그때 알았다. 얇은 책이 아니라 두꺼운 것을 샀어야 한다고. 아뿔사. 다음주도 또다시 달려야 하다니 ㅠㅠ

하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고 그냥 지금 이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건배~ 원샷 ~


오늘은 각자 자신의 탄생 신화를 축하하는 자리인 만큼 맘껏 축하하고 기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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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1 20:28:59 *.94.164.18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처음보다 더 밝아진 환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언니의 따뜻함과 긍정성을 상징해주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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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1 21:13:15 *.113.77.122

왕참치의 함박웃음이 떠오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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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2 22:42:08 *.223.56.200
"깨달음의장"에 못가신 것이 가슴아프네요, 6만냥 거금의 자금까지 물고..

깨달음이란 공통의 관심사을 알게되어 반갑습니다.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는 여정이 깨달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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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21:04:36 *.113.77.122

감사합니다

구달님과는 공통점이 많이 있는것 같아요. 깨달음, 여행 , 자전거.... 더 공통점을 찾아 봐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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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01:54:01 *.124.78.132

담 기회에 깨달음의 장! 참여의 시간들이 또 주어지시길 바래요. 저도 어떤 내용들이 펼쳐지는지 시간만 되면 참석해보고 싶네요.


같은 오이디푸스파!라서 정말 너무 놀랐어요~ 의도치않게 저희가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제대로 보여주었나바요 ^^;;; ㅋㅋ

정말 모든 게 지금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무에 그렇게 슬프고 힘들었을까요.

저 또한 제 자신을 가장 우선시하지 않고 주변인들만을 생각하며 여러가지 죄 의식에 사로잡혀 살았던 것 같아요.

아무도 그런 부담을 주지도 않고, 그런 기대를 하지도 않는데 혼자 지레짐작으로 내가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이 모든 짐을 구원해줄 왕자님을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결국은 이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자며 자꾸 저 자신을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몰고 갔던 것 같아 지금은 혼자 너털웃음을 떠뜨리고 있답니다.


잠깐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해주신 말씀들이 또 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주었던 것 같아요.

겸허하게..더욱더 정진하며 나아가야겠죠? ^^* 다음번에는 자세한 수련원 관련 논의를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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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21:09:13 *.113.77.122

녕이와 오이디푸스와 만나게 될 줄이야.

예상하지 못한곳에서 공통점을 만나게 되서 한참 얘기하게 된것.

죄책감 많은것도 비슷하고 ^^ 올해 연구원 과정하면서 이 원죄를 같이 벗어나보자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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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4 07:12:44 *.124.98.251

기본적으로 분량이 적은 책은 무조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맘 편한 거 같애요.
거듭 정토회 수련회 취소하신 것은 참 안타까워요~
터미널 갈 때 같이 가자 하시고는 훅~가버리시고 ㅠㅠ

올 한해는 워킹맘에서 조금 자유로워지셨으니 즐거운 선택과 활동 많이 하시고 저번처럼 조은 내용 마니 마니 들려주세요~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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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21:07:00 *.113.77.122

간만에 얇은 책 보너스로 하게 되나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어


요즘 백팔배를 백일동안 하는것을 하고 있는데 아침에 숙제때문에 못해서 백팔배도 하루가기전에 끝내야 되서 

같이 못가서 미안~~ 


다음번에는 약속지킬 수 있게 백팔배 꼭 하고 참석할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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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7 20:51:44 *.160.136.18

재잘 재잘. 

소풍 갔다온 아이가 하루 즐거운 풍경들을 늘어 놓는 모습이 연상되어 방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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