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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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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2일 10시 40분 등록


어버이날을 맞아 고향, 대구에 다녀왔다. 전야(前夜)를 함께 보내고 어버이날을 아침부터 맞이하기 위해 7일 저녁에 도착했다. 우리 집은 새벽 1~2시에 잠드는 편인데, 이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곤 한다. 매번 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 모두가 TV를 시청하며 말없이 보내는 시간도 많다. 허나 이것 역시 우리 식구가 정을 쌓아가는 방식이다. (내게는 TV 시청 시간이 매우 아깝지만 가족을 향한 애정으로 잘 즐기는 편이다.)

 

어버이날, 우리 가족은 차를 타고 경남 합천의 가야산에 있는 해인사로 떠났다. 금강산만 식후경이겠나, 가야산도 식후경이다! 해인사 IC로 진출하자마자 보이는 중국집 <이대두진각>으로 갔다. 고기와 양파가 들어가지 않은 스님을 위한 자장면을 파는 곳이다. (양파는 왜 안 먹느냐고? 매운 음식은 입맛을 돋운다나?) 단호박과 완두콩을 비롯한 야채가 듬뿍 든 별미가 맛났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서 기분 좋게 가야산으로 향했다. 가야산은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엔 21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2013년에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보물 중의 보물이 국보요, 공원 중의 공원이 국립공원이다.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절경들! 태안해안, 다도해해상, 한려해상 국립공원 이렇게 3개의 해상공원과 경주, 변산반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산으로 이뤄진 국립공원이다.

 

해인사로 오르는 도로 옆에는 계곡이 이어진다. 계곡과 이를 둘러싼 산세의 풍광에 감탄하다가 결국 차를 세웠다. 잠시라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가야산의 절경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날씨의 화창함에 감사했다. 주차장에서 해인사로 오르는 1km 정도의 산책길도 아름다웠다. 5월의 푸르름에 상쾌해졌다. 삼촌과 숙모도 즐거우신 듯 했다. 두 분이 감정 표현에 능하신 편은 아니었지만, 동생과 나는 "와 좋다"를 연발했다. 동생의 표현력이 섬세하다는 말은 아니다. “와 좋다”가 전부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몹시 피곤했지만 마음이 평안했다. 사실 "삼촌 숙모,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유의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 쑥스러움을 용기로 누르고서 저런 말씀을 드린 적도 있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낸 큰 아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시지 않을까? (나는 조카지만, 십년을 키워주셨으니 큰 아들이기도 하다.) 이번 달엔 숙모의 생신도 있다. 그때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야겠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리라.

때로는 함께하는 시간으로, 때로는 마음을 담은 말로,

때로는 (이왕이면 자주) 정성스레 마련한 돈으로.

(그 방식은 받는 분이 원하는 형태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합천 해인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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