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콩두
  • 조회 수 1921
  • 댓글 수 14
  • 추천 수 0
2014년 5월 13일 12시 02분 등록

나의 신화 찾기 예제 풀이

 

 

피그말리온과 아이네이아스 신화의 이종교배

 

종종씨의 신화는 두 개다. 피그말리온과 아이네이아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선택을 했던 두 개의 신화에는 공통된 것이 녹아있을 터다. 엎어치나 메어치나 영웅여정에서는 일치할 터다. 두 가지는 어떻게 연결될까? 이종교배. 아이네이아스 신화가 피그말리온의 상아처녀를 만들도록 신을 감복시킬 수 있는 과정을 말해주는 본이 될 수 있을까? 나는 회현집에서 삼겹살을 허겁지겁 싸먹고 돌아와 아이네이아스를 읽는다. 이전에 아이네이아스의 여정은 특별히 눈을 끌지 못했다. 나는 그깟 사랑 때문에 장작더미에 제 몸을 놓고 불을 질러가면서까지 떠나는 님을 잡으려 했던, 여왕 디도 년이 사무친다. 종종씨는 왜 이것에 끌렸을까? 알 수 없다. 여기서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파 본다. 세 가지가 만져진다. 안키세스는 누구인가? 그리고 여왕 디도가 날 버리고 떠나면 죽겠다고 위협하는데도 떠난 것이 사랑에 대한 어떤 태도나 힌트가 될라나? 군신 마르스와 아프로디테 여신을 모시는 나라의 조상이 된 것. 그냥 내 말은 중얼거려보는 정신나간 여자의 궁시렁일뿐이다. 재미삼아 외워보는 국민교육헌장 같은 것, 교회주일학교를 떠난지 오래인데도 벅찰 때 찬송가를 부르는 것 같은 거다. 11시 충무로역에서 잠들곤 하던 보따리 여러개 든 여자의 중얼중얼. 

 

망한 나라 트로이 유민인 아이네이아스는 어린 아들 손을 잡고 늙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길을 떠났다. 나는 이 늙은 아버지 안키세스에 주목한다. 심지어 그는 무녀 시빌레를 대동하고 죽은 아버지를 만나러 지하를 다녀왔다. 안키세스는 아이네이아스에게 매우 매우 중요했다. 종종씨에게 늙은 아버지는 누구이며, 어린 아들은 누구일까? 나는 남성영웅의 신화를 여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읽을 때 망설여진다. 이것이 여성성과 남성성의 입장에서 그녀의 남성성 중 일부를 말하는 걸까? 나는 그렇게 읽는다. 어차피 여성 안에는 남성이 있고 남성 안에도 여성이 있다지 않는가? 아니마, 아니무스라는 멋지고 난해한 이름으로 불리는 반쪽. 자기실현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고루 발달시켜가는 것일테다. 그리고 신화에 빈번히 나오는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는 이런 것일테다. 우리는 자신의 아니마와 가장 닮은 여자와 결혼하고 자신의 아니무스와 가장 닮은 이와 결혼한다. 이 부분은 공부가 필요하다. 나는 잘 모른다.  

 

여성인 그녀에게는 아이네이아스 같은 남성성이 필요한 듯 하다. 그리고 이미 있다. 그녀는 이전 왕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칼에 피를 묻힌 날랜 무사였다. 왕이 하필 그녀를 간택한 건 그녀의 칼이 날카롭고 용맹하기 때문일거다그 왕국은 무너졌고 수많은 참전용사들처럼 전쟁이 끝난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린다. 그러나 그녀는 새롭게 정착할 땅이 어딘지 알지 못하지만 길을 떠났다. 그녀에게는 어린 아들 같은 새로운 남성성 또는 남성적인 어떤 프로젝트나 일이 자라고 있는 듯 하다. 새로 시작된 이 일은 일곱살 짜리 소년처럼 보호와 양육이 필요하다. 한참 더 자라야 한다. 그런데 늙은 아버지는 등에 업고 길을 나섰지만 매우 지혜로운 조언을 한다. 나는 안키세스가 그녀가 활성화 시키거나 활용해야 할 그녀 안의 남성성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가 정착할 곳을 찾기 위해서는 이전 왕국에서 배웠던, 또는 만났던늙은 아버지같은 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전쟁에 진 채 탈출해서 나온 트로이성에서 업어 나온 어떤 늙고 지혜롭고, 세상물정을 아는 남성성이라고 추측한다. 새 땅을 얻기 위해서는 그 늙은 아버지를 절대로 버리면 안 되는 것 같다. 그가 제우스일까?

 

그녀는 자신을 다람쥐와 곰의 중간족속이라고 했다. 그녀의 남편과 아들들은 물개족이었다. 물개는 물에서는 매우 날렵할테지만 육지나 바위에서는 둔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곰도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다. 남자들과 그녀는 주력종목, 사는 곳, 생선에 대한 기호 빼고는 종 자체가 다르다. 물개족이 여왕디도처럼 위협해도 그냥 나아가야 한다는 말일까? 만약 그 때 아이네이아스가 디도의 옆에 머물렀다면 어떠했을까? 아이네이아스는 행복했을까? 어떤 힘이 그를 계속 나아가게 했을까?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라는 운명의 북소리를 따라서 그는 계속 진격했다. 운명의 소리를 듣고 있다면 머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여왕 디도처럼 독한 년, 독한 놈을 만나면 어쩌지? 두려운 일이다. 욕망과 두려움은 예수도 만나고 부처님도 만났다고 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새로운 땅에 도착하고 300년이 지나 쌍둥이를 낳은 레아 실비아는 군신 마르스로 인해 잉태했다고 했다. 그녀가 낳은 쌍둥이는 암늑대의 젖을 먹으면서 자랐다. 여성이 야성을 되찾는 건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책에 잘 나와 있다. 어쩌면 여성 안의 원형적인 어머니 wild woman의 피, 늑대여인의 젖이 필요한 건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한 조금 지쳐있는 종종씨일지도 모르겠다. 아프로디테와 전쟁의 신 무사 마르스는 오랜 사귄 연인이었다. 피그말리온의 기도를 들어 상아처녀를 우유빛 갈라테이아로 만들어준 것도 키프로스섬의 아프로디테였다. 두 신이 종종씨 곁에 있다

 

종종이라는 그녀의 이름 속에는 종종걸음과 종횡무진이 들어있다. 다람쥐와 곰 중에는 누가 종종걸음이고 누가 종횡무진인가? 곰은 매우 모성적인 맹수다. 다람쥐는 매우 생산성이 높은 짐승이다. 종종걸음은 임박착수에 안달복달과 잰 걸음이 들어있을까? 나는 그게 황소걸음이라고 생각했다. 황소걸음은 slow & steady wins the race 격언에 나오는 걸음이다. 느린 듯 하지만 꾸준히 걷는 힘이다. 종횡무진에 비하면 택도 없이 답답하지만 메트로놈처럼 일정한 걸음. 그러나 빠르고 느린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바른 방향으로 나침반을 잘 보고 있는 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자기 신화를 사는 쪽으로 가는 게 바른 방향이지 않을까? 붙박이별은 그 방향을 가리킬 것 같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한 건 정신과의사인 문요한씨 첫 책 <굿바이 게으름>의 주제다. 종횡무진은 헤르메스를 연상시킨다. 날개달린 모자와 샌달을 신고 뱀이 감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전령, 의사소통의 신. 쓰고 읽는 것으로 날랜 사람. 나는 녕이씨의 헤르메스가 종종씨에게도 임재하시는 듯 하다. 두 분은 모두 홍보 일을 하셨댔다. 요것도 추측.

 

 

봄여름가을겨울을 한 바퀴를 살아본 헤라

 

10기 연구원의 신화수업이 열리는 명동의 BNE 사무실에 나는 헐레벌떡 갔다. 그날 새벽까지 그날이 수업날인 줄 모르고 있었다. 아침에 우연히 정화님과 문자를 하다가 알게 되었다. 어쩌지? 신화수업날은 꼭 가기로 선배와 약속을 했는데. 남편이 북한산 산행을 하는데 대구전유어와 애호박전을 부쳐서 도시락을 뽀대나게 싸주기로 한 설레발은 허풍이 되었다. 소금뿌려둔 걸 다 냉장고에 집어 넣고 나서는데 내 식구한테 너무 미안하다. 당당하지 못하다. 근데 가보니 희동이님만 커다란 제본 보따리를 들고 와 있다. 10시 수업인데 9시로 잘못 알았다. 맹추같으니라고. 내 수업에도 늦게 가던 나인데. 에휴.

 

그녀가 싸고 맛있는 토스트집에서 공수해서 짬장처럼 배급해 주는 토스트와 키위주스를 받아먹었다. 맛있었다. 나는 언제나 밥주는 손에게 감동한다. 사람들을 거둬 먹이는 걸 좋아하는 듯 하다. 이건 그녀와 세번째 만남이다. 첫번째는 입학여행 때였다. 그녀는 첫 소개인데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저 분은 저 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인가보다 짐작했었다. 정작 ppt 자기 소개에는 여행자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두번째는 참치회를 먹으면서다. 페이스 메이크가 급결성된 날, 그녀의 손을 본 날. 그녀는 엄지를 보았냐고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냥 손 움직임을 보고 일 잘하시는 분이구나 했다. 칼도 잘 쓰고, 닭봉의 지방도 잘 발라내면서 살림을 잘 사는 사람. MDRD는 그 분야에서 억대연봉자를 이르는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에는 별로 가중치를 두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수업시간에 귀여운 분홍색 날개 리띠를 쓰고 에로스의 화살 대용일 지팡이를 들고 신화를 읽었다. 결혼제도를 기준으로 합법적인 사랑과 불법적인 사랑을 구분하고, 합법적인 사랑의 전령이 되고자 하는 그녀의 신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에로스, 오르페우스와 아우리디케가 아니라 헤라 여신을 생각했다. 왕참치씨가 다음 직업으로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를 하면 어떨까 혼자 생각하며 즐거웠다.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직종이지만 그녀의 신화를 살기에 매우 적합한 직업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혼정보회사 커필매니저의 매칭을 받아본 적 있다. 나를 담당하던 그녀들은 만혼담당이라 기혼자였고 40대였다. 그녀가 이상으로 추구한 결혼 안에서 사랑을 발견하도록 맺어주고 주선하는 일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통로가 아닐까? 그녀는 이전에 하던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던 사람 중 하나였다. 일하는 능력과 사람 또는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남다른 식견과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을 테다. 잘 개발된 재능은 분야를 달리해서도 적용될 거다. 뽑아줄 것 같다. 결혼 안의 여러 변수를 다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그냥 재미삼아 중얼거려보는 브레인스토밍.  

 

참치씨와 인사동에서 만두국을 먹고 경인미술관에서 대추차를 마셨다. 녹음이 푸르러져 있었다. 그녀는 동안이다. 항상 웃는 얼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동갑인 그녀에게 난임병원을 근본주의자 종교쟁이처럼 반복 전도했다. 나라면 우이독경의 위장된 주의력 결핍 자세를 견지했을 텐데 그녀는 성의있게 잘 들어준다. 기분이 좋아진다. 밥값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오후 3시의 햇빛이 비치는 종로를 걸어서 그녀는 도서관으로 갔고 나는 보건소 보건지도과에 난임정부지원 서류를 내러 갔다. 44세 생일까지는 괜찮다며 앳된 얼굴의 공무원은 나에게 성공을 빌어주었다.   

 

참치씨하고 밥을 한 번 먹었다고 그녀를 아는 건 아니다. 그녀는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사람이다. 어머니와 아내가 아닌가. 그녀는 테메테르의 사막, 헤라의 지옥에도 다녀왔고 탈출해본 경험이 있다. 일과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해서 새로운 결혼에 성공한 건 대단한 용기이고 성취인 듯 하다. 결혼과 관련해 그녀에게는 남들에게 이야기해 줄 성과가 이미 있는 것 같다. 그녀는 또한 헤라와 데메테르를 보호해줄 아르테미스 : 아테나 연합의 원군도 잘 거느리고 있다. 그녀가 MDRD 였다는 게 그걸 증명한다.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에서 읽은 헤라여신과 데메테르 여신 부분을 놓아두고 싶다. 이건 하고 싶으면서도 망설여지던 짓이다. 나는 그 책에 너무 골몰해 있는 내가 부담스럽다.

 

  

데메테르 여신.docx

2-40. 결혼의 여신 헤라.docx  

 

바우키스와 필레몬 :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80대 모습

 

어니언의 후기를 읽은 건 담날 새벽이었다. 그녀는 자체적으로 정말로 마감일을 하루 앞당기기로 했나보다. 단골 지각생인 나에게도 밥잘 슨상님이 마감을 당기라고 하셨는데 나는 끝끝내 그러지를 못했다. 앞당긴 마감은 나의 로망이며 희망사항이다어니언은 동안의 샤먼 연극치료사 샘한데 젊은이가 호스피스 병동에나 어울리는 늙은이의 신화를 채택했다는 말에 충격을 받는 듯 했다. 그녀 안에 old wise woman & man을 읽었던 나도 당황했다. 스물여덟 꽃 같은 젊은이인 그녀에게 어울리는 젊은이의 신화는 조셉 캠벨도 부추긴다. 증거가 될 <신화의 힘> 해당 쪽수는 못 찾겠다.^^;;; 다행인 건 다이소나 백화점처럼 많은 신화가 있다는 거다. 화장실에 갔다가 나 때문에 페르세우스를 버리고 바우키스와 필레몬을 했다고 해서 죄책감, 책임감을 느꼈다. 집에 돌아와서 내 맘대로 페르세우스와 바우키스를 이어붙이는 재봉질을 한다이건 내 맘이다. 젊은이의 신화로 그녀가 다시 페르세우스를 고를 지는 모르겠다. 나의 신화를 하나로 해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맘에 드는 것, 마음을 무찔러 오는 걸로 고르고 이어붙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두 가지 신화에는 사이좋은 남녀가 있다. 페르세우스는 그리스 영웅중에 호색한이 아닌 일편단심의 거의 유일한 모델이다. .

 

페르세우스 신화를 읽었다. 이번에도 '남성신화를 여성이 읽을 때'의 입장이 걸린다. 나는 또 여성이 획득해야할 남성성의 관점으로 읽어간다. 페르세우스 신화를 읽을 때 가장 마음에 안드는 건 안드로메다다. 왜 안드로메다는 그토록 무기력하게 바다괴물 앞에 묶였다가 남성영웅에 의해 구출되어야만 하나? 왜 이전 약혼자와 새 약혼자 사이의 결투에 의해서 거취가 결정되는가? 안드로메다는 무엇으로 보아야 하나? 나는 어니언씨가 매우 사랑스럽고 고운 사람인 걸 생각한다. 저 어여쁜 모습을 지켜주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안드로메다의 의미는 충분하다. 요즘 여자들 중에서 누구도 페르세우스를 만나서 가만히 바위에 묶여있다가 바다괴물의 먹이가 되기 직전에 구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여성성'의 정의같은 여성성을 그대로 가진 여성이 있을까? 많은 여성들이 준남성화되어 있다. 안드로메다는 그녀 안의 곱고 보들보들한 여자일 지 모른다. 페르세우스와 여리고 고운 여성 안드로메다를 동시에 가진 여성은 어쩌면 페르세우스를 의식화 함으로써 든든한 지킴이를 가질 거다. 순진하고 고운 그녀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쌓아야 할 내공의 일부가 아닐까. 

 

그녀는 자기 안에서 먼저 페르세우스가 되어야 하나 보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어머니 다나에는 동정녀였으므로 성모 마리아와 동급이다. 자존심 때문에 고르곤의 메두사 머리를 베어오겠다고 했을 때 그의 모험은 시작되었다. 제우스는 아테나와 헤르메스를 보내주었다. 두 수호신들은 페르세우스를 동행했다. 아니다 페르세우스에게는 세 명의 수호신이 있다. 제우스, 아테나, 헤르메스. 이 세 신은 어니언이 활성화시킬 신들의 모습이다. 어떻게 활성화시킬까? 행함으로써. 아버지 제우스는 이미 있지 않나? 수호신 아테나, 헤르메스는 그녀의 몫인 듯 하다.   

 

그의 모험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고르곤의 메두사 머리를 자르는 것 까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기를 얻어야 했다. 그녀는 아테나로부터 방패를, 헤르메스로부터 검을 선물받는다. 그런데 이 방패는 적 메두사를 반사하는 거울 용도이지 방어용이 아니다. 이건 수호신들이 그녀의 수호를 맡은 기념으로 준 무기다. 그리고 또 획득해야할 무기가 있다. 눈 하나를 세 개를 가지고 돌려쓰는 여신들이 지키고 있는 보물 세 가지를 얻어온다. 이 여신들은 누구일까? 인공안구를 쓰는 이들은 안구가 빠지면 침으로 핥아서 넣기도 한다. 눈알을 공유했을 것 같은 늙은 여신들은 아마도 가부장제 이전에는 존재의 세 측면을 나타내는 여신이었을 거다. 그녀가 바라 보아야 하는 세 측면은 무엇일까? , 죽음, 그리고 또 뭐더라? 거기서 한국에서는 도깨비 감투로 번역되는 하데스의 투구, 은빛 그물망, 그리고 날개달린 샌들을 얻는다. 참 신났을 것 같다.

 

메두사를 결국 죽인다. 그것과 일치되는 것, 그것의 힘을 흡수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걸 죽이는 거고, 하나는 그걸 살리는 방법이다. 메두사를 죽이는 것, 그래서 메두사를 자신의 무기로 쓸 수 있는 것은 그걸 흡수한다는 말이다. 우선 메두사에 대한 부분에서는 메두사와 아테나 여신 사이의 공통점, 승자인 페르세우스와 패자인 메두사 사이의 공통점이 자주 거론된다. 나는 그녀가 메두사의 능력, 곧 아테나의 능력을 손에 넣는 걸로 이해했다. 바라보면 마음이 착해지게 곱디 고운 앳된 얼굴의 그녀가 아테나처럼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녀는 전문직업인이 되어야 하는 긴 10년의 세월을 견뎌야 하나 보다. 또 그녀는 헤르메스를 가진다. 어떻게? 글쎄, 여행과 읽고 쓰기를 통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녀는 벌써 그걸 시작했다. 헤르메스의 검은 날마다 쓰고 겨루고 벼룸으로써 더 날카로와지리라.  

 

두번째 싸움 부터는 고르곤 메두사의 머리를 손에 넣은 후 그걸 무기로 사용하면서 승리한다. 첫째는 안드로메다를 괴물로부터 구해낸다. 두번째는 안드로메다의 늙은 엑스약혼자 일당을 일망타진한다. 세번째는 어머니 다나에를 탐냈던 왕을 토벌한다. 싸움을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메두사의 머리를 꺼냈다. 생각해보면 아찔하면서도 통쾌한 싸움장면이다. 획득하기 어려웠던 천적의 머리는 이후 페르세우스의 최대 무기가 되었다.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는 바우키스와 필레몬의 젊을 때 모습일지도 모른다.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모든 나그네들에게 친절했던 바우키스와 필레몬 부부는 젊었을 때 한 번도 모험을 떠난 적이 없는 이들이 아닐 거다. 굳이 말한다면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모험을 마친 후 다시 돌아온 마을에서의 모습이리라. 똑같이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이웃들과 이야기를 해도 떠나기 전과  떠난 후는 다르다. 스스로 꼬마선원이라고 하는 그녀의 항해를 응원한다.  

 

   

오이디푸스처럼 원죄를 짊어진 채 새 나라를 건설하는 단군신화

 

찰라씨는 강건하다. 건강해보인다. 그녀가 마이크를 잡거나 발표를 하면 나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 여성 관리자로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여자 관리자로 교장, 교감은 만나보았다. 하지만 큰 일반 회사의 여성 임원은 직접 본 적이 없다. 내 세계가 이리 좁다. 나의 느낌이 하찮더라도 이해해 주시리라. 찰라씨가 꼽은 건 오이디푸스 신화였다. 단군신화를 할까말까 하다가 결국 오이디푸스를 집어들었단다. 오이디푸스의 것은 원죄이지 않나? 내가 인식하지 않았고, 내가 직접적으로 선택한 것도 아닌데 나에게 지워진 커다란 운명의 짐이 원죄가 아니던가? 운명이 그에게 짐지운 것, 그런데 그 짐을 오이디푸스가 다 뒤집어 써야 할까? 이오카스테는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라이오스 왕은 왜 쓰잘데기 없이 길 가던 행인에게 시비를 건단 말인가찰라씨에게는 오이디푸스의 과제를 다루는 일이 다른 것에 선행해야 할 듯 하다

 

그녀에게 오이디푸스의 멍에는 무엇일까? 나는 그게 일하는 엄마가 자식들에 대해 져야 했던 어려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는 워킹맘의 죄책감에 대한 책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나는 워킹맘의 죄책감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하는 그녀가 바로 그 원죄의 정체를 지목한다고 느꼈다그건 삼성우먼의 짐이라기 보담은 정말로 모든워킹맘 중에 특히 자신의 이름에 괄호쳐서 아이들의 엄마임을 밝히는 정체성을 가진 워킹맘들의 짐일거다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눈을 찌르고 사방을 떠돌아다닌 것 같은 속죄의식이 필요할까? 일종의 속풀이가 필요한 것 같다. 내 주변에도 아이 어릴 때는 집 장만하랴 뭐 하랴 일하러 다니고 아이들이 중학생이 될 때쯤 육아휴직을 하거나 직장을 퇴사하는 경우가 있다

  

그녀와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님이 있다. 법륜스님. 나는 그분의 말을 내 가치관의 뼈대로 생각한다아버지가 나의 첫번째 스승님이었다면 그 아버지를 반역하고 찾아간 두번째 스승님은 내가 성인이 되기 위해 필요했다. 그분은 아이를 낳으면 3년간 엄마가 기르라고 했다. 아이를 잉태해서 젖 먹여 기르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만 4, 태교시기와 만 3살까지라고 한다. 기른 사람이 엄마라는 말은 초기 애착형성이 함께 옆에 있어준 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일거다. 그 때까지 엄마가 기르라고 했다그럴 처지가 안되는 많은 워킹맘들의 반발을 샀다. 나는 그분의 이야기를 수긍한다. 특수교사로 일하면서 많은 장애학생들을 만났다. 신체적인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애착형성기를 잘 못보낸 아이들을 만나곤 한다. 법륜스님은 결국 중요한 건 아이보다는 엄마 자신이지 않았냐고, 아니면 돈이지 않았냐고 묻기도 했다어떤 이유가 있었든 선택이 있었고, 아이를 기른 사람이 엄마다. 만약 아이를 할머니가 길렀다면 할머니가 엄마인거고 아이 심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할머니다. 아이가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 혼란스럽게 하지 않으려면 두 양육의 물줄기가 한 곳으로 흘러야 한다고 들었다. 믿고 맡기고 감사하면서 흐를 수 있도록.

 

나도 워킹맘의 자식이었다. 나는 아주 힘들 때 나를 업어주고 안아준 할머니를 상징하는 두레반에 앉는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 살림을 나면서 할머니 물건부터 챙겼다. 그 다음에는 된장이나 김치같은 엄마 음식을 먹는다. 그게 어린 나에게 두 양육자의 역할 분담이었다. 법륜스님 식으로 하면 나에게는 두 명의 어머니가 있는 셈이다. 할머니가 키운 게 더 많으니 엄마는 나를 위해서 돈을 벌고 의식주를 해결해주었다고 본다. 엄마의 최선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데는 작업이 필요했다. 여자인 내게는 여자인 엄마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어머니가 되려면 더 중요해질거다. 이 작업이 제대로 되려면 인간로서의 엄마의 선택에 대해, 그리고 엄마 개인으로서는 어쩔수 없는 조건에 대해 이해를 해야 했다.    

 

12살은 자신의 정체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나이다. 그 시기에 입문의례가 치뤄진 이유다. 테세우스가 아버지의 신검을 찾아서 찾아가기 시작한 건 16살이다. 아들들은 이제 자신의 삶으로 모험을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 어머니에게서 떠나 아버지의 세계로, 또는 자신의 개성을 찾아서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 필요한 사랑은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엄마가 꼭 필요했던 시기는 그 빈자리를 할머니와 기관이 채운 채로 지나가버렸다. 아직 만 20살 미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그래도 남은 것이 있다고 해도 그것 또한 아이들의 운명이다. 20살이후는 그것조차 그 자식들의 생의 조건이니 그들의 몫이리라. 자식을 낳고 기르고 사랑했다는 생물학적 조건 때문에 그 인연은 천륜이 되고 벗을 수 없다. 저런 짐을 얼마나 많은 워킹맘들이 지고 있을까?   

 

13살에 육아휴직의 막차를 타게 된 다급한 심정이 죄책감인 것 같다. 나는 그녀처럼 엄마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내가 남을 돌보는 직업을 가진 이유다. 테메테르 여신의 흔적. 나는 그래서 일을 쉬고 임신을 위해 전력을 다해보는 게 나 자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이걸 못하면 나답지 않게 나의 우선순위대로 살지 못하는 거다. 그녀 역시 지금이라도 육아휴직을 해야 했던 게, 이 죄책감을 다루는 게 그녀로서는 필수적인 과정인 듯 하다. 자신의 운명과 화해한 후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쪽으로 될 것 같다. 모든 죄를 오이디푸스에게 묻는 식은 아닐거다. 왜 워킹맘들이 그 짐을 다 져야 하나? 그녀의 책에서 다루게 될 것 같다. 그녀는 강건하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아마도 워킹맘들을 힘들게 하는 내적, 외적인 것들을 고루 다루게 될 것 같다. 십자가는 그대로 지고, 과연 그녀가 어디로 가게 될까? 단군신화는 그 다음에 오게 될 것 같다.

  

그녀가 이 짐을 지고 나서야 그녀는 단군신화를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곰에서 인간으로 종간 이동을 한 웅녀의 후예로서, 어떻게 자신을 개조 또는 가꾸어 나갈 건지, 그 환골탈태는 어떤 식일지, 자기 나라를 어떻게 건설하고 다스려나갈 지, 웅녀와 환웅천왕의 결혼처럼 어떻게 자기 안의 여성성과 남성성을 조화시켜 갈건지, 어떻게 홍익을 가져올 건지에 에너지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처럼 지독한 왕국에서 일 자체로서는 커다란 어려움없이 성취해 오고, 즐겁게 일을 해온 그녀다. 그녀에게는 이미 잘 개발된 남성성으로서의 환웅은 있는 듯 하다. 16년 일했다 했던가? 그녀에게는 단군신화에서 추방당한 여자 호녀도 이미 있는 듯 싶다. 단도직입으로 의견을 말하고, 활달한 여성. 그녀는 열일곱살 때부터 여행을 다녔다 했다. 그녀는 분명 자신의 왕국을 건설할 거다. 어떤 나라일 지 궁금하다. 자신의 신화를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뒤에 오는 이에게는 길이 될 거다.     

 

찰나씨는 지금 테베의 스핑크스의 질문 앞에 있다. 그 원죄를 어떻게 다룰 건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녀는 이것에 답해야 한다. 그녀가 실제로 어떤 답을 찾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그 답을 찾아나가는 항해일지가 그녀의 책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반드시 그걸 해낼 것 같다.

 

 

오이디푸스와 헤르메스

 

녕이님도 오이디푸스를 골랐다. 저렇게 어여쁜 여자가 왜 저런 무거운 신화를 골랐을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엘렉트라 콤플렉스와 함께 이성부모에 대한 사랑을 말할 때 종종 거론된다.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매우 무겁고 벅찬 짐을 지금 지고 있나 보다 함부로 추측을 해도 되는 걸까? 나도 가장 인상깊은 신화로 메데이아를 골랐지만 내가 메데이아인 건 아니다. 그렇지만 여성영웅신화에 대한 관심이 그때부터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여자는 왜 왜 그렇게 밖에 못했던 걸까?’ 관심이 삐죽히 드러난 무엇이었다. 연구원 신화 수업에서 메데이아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만으로도 내게는 무척 강렬한 각인 작용이 일어났었다. 그런데 그녀는 어떤 이유로 오이디푸스를 고른 걸까? 후기를 읽으면서 조금 짐작을 하고 이해를 하게 된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그녀에게 내면의 비밀을 누설하는 일종의 끄나풀이 되리라.  

 

그녀가 만들어온 헤르메스 모자가 또 다른 안내자가 되어 줄 것 같다. 나는 돌아와 헤르메스에 대해 읽었다. 무척 재미났다. 헤르메스가 등장하는 신화도 재미나다. 전령이라서 그런지 안 끼는 데가 없다. 눈알을 댕글댕글 굴리면서 '뭐 재미난 거 좀 없나' 궁리를 하는 헤르메스는 일상의 숨통이 될 것 같다. 그녀가 어떤 신화를 더 주워나갈 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의 신화와 공명하는 신화를 줍고, 내 신화를 창조하는 작업은 '분화'의 한 작업이리라. 가족치료 과목을 들을 때 가장 아름답게 들은 말은 '분화'였다. 덩어리 가족에서 나를 떼어내어 내 삶을 아름답게 살아내는 것으로 이해했다. 비행기가 불시착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자기 산소마스크를 쓰는 일이다  

      

 

안티고네와 데메테르

 

앨리스씨와 연극치료 춤을 추었다. 우리 조는 봄, 앨리스, 나였다. 연극치료 몸풀기 춤을 출 때마다 몸짓에서 그녀가 감싸안는다, 하늘을 향해 은행나무처럼 굳게 서서 팔을 뻗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뻣뻣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다른 걸 담고 있을 수 있을까? 피울은 그녀가 데메테르 여신의 기운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안티고네라고 했다. 나는 그녀를 잘 모르므로 피울씨의 견해를 일단 받아들였다. 그 춤을 통해 나를 감싸안는 느낌을 몸으로 전달 받으면서 그녀가 정말 일부분 어딘가에 데메테르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안티고네를 생각한다. 안티고네는 엄마가 자살하고 아버지가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되는 불운을 겪었다. 그리고 출생의 비밀. 자신의 아버지가 오빠라는 것. 영화 <그을린 사랑>을 볼 때 쌍둥이 오빠와 함께 엄마의 고향을 찾아갔던 수학자 잔느가 꼭 안티고네의 입장이었다. 안티고네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려는 아버지를 동행한다. 신념을 선택했기 때문에 떠돌던 아버지의 지팡이 역할을 했다. 과연 몇 년이나 동행한 걸까? 안티고네에게 하이몬이라는 약혼자가 있었던 걸 보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던 걸까? 안티고네는 그 와중에 어떻게 약혼자를 만났을까? 안티고네는 아버지를 콜로노스에서 보내드렸다. 그리고 이제는 오빠들의 죽음에 연루된다. 어찌 보면 부모와 형제라는 질긴 말뚝에 묶여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내 집을 갖는 개인적인 삶은 없었다안티고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훗날을 기약하려면 눈먼 아버지를 데리고 떠나면 안되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인생에서 분화해서 자기 인생을 살아야 했다.

 

그녀 안의 안티고네, 그녀 안의 오이디푸스, 그녀 안의 이오카스테, 그녀 안의 오빠들, 그녀 안의 외삼촌, 그녀 안의 약혼자들과 어떻게 비극이 아닌 극을 써나갈 건가? 그녀 손에 달린 일이다. 살아있는 안티고네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자신의 신념을 실현시키면서도 살아있을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다름을 껴안을 수 있는 관용을 가진, 신념은 강한데 유연한 자가 되려는 그녀의 과제가 데메테르이면서 안티고네인 두 가지 상반되는 힘을 조절하는 숙제로 느껴진다. 그 정진이 무척 아름답고 가치롭게 느껴진다.

 

나는 신화보다 오후 내내 말이 없고 무표정하던 그녀의 얼굴에 마음이 많이 갔다. 안색을 살폈나 눈치를 봤나. 그녀가 기분이 나빠졌나, 몸이 아픈 걸까 걱정이 되었다. 나는 장애인단어에 상처받지 않았을까 염려가 되었다. 나도 장애인이라는 말에 민감하다. 나는 장애인단어와 희귀난치성질환단어를 상처받은 치유자단어를 연합해 사고하길 좋아한다

 

 

다시 태어나는 아테나 여신

 

돌아와 아테나여신에 대해 읽었다. 언젠가 옆자리에 앉아 떠들어댔던 진 시노다 볼린의 책이다. 신화학자인 고혜경선생님은 이 저자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나는 그녀를 전작주의한 경험 때문에 그녀의 관점에 묶여있다. 나는 에움길씨의 아테나여신의 신화를 그 책의 관점에 빙의해 들었다. 내가 그 책을 요약하기 보담은 책을 빨리 읽고 정확하고 간결하게 받아들이는 그녀에게 권하는 게 좋겠다. 에움길님한테 권하고 싶은 책 또하나의문화에서 나온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우리 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 다시 태어나는 아테나여신에 대한 건 <우리 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에 나와 있다. 쫒겨난 아테나들이 화병으로 인한 암에 걸리는 대신 어떻게 했는지, 어떤 식으로 옛 땅으로 돌아갔는 지 역사적인 인물의 사례가 나온다. 10기 첫 수업이 진행되었던 여성수련원 복도에는 첫 여성 비행사, 판사, 변호사, 그리고 뭐뭐뭐가 있었다. 그 여자들도 모두 쫒겨난 아테나는 아니었겠지만 없던 영역을 개척한 여성영웅들이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사랑을 권했다. 결혼이 아니라 사랑. 그녀는 달과 6펜스를 좋아한다. 그 책은 내가 알기로 중년에 화가가 되고, 타히티로 날아가 원초적인 생명력을 가진 사람과 식물을 그린 고갱에 대한 소설이다. 그녀의 사막횡단이 끝나는 날 그녀는 아티스트로 돌아올 건가? 떠날건가? 알 수 없다. 그녀는 지금 토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슬픔보다는 분노가 묻어 있는 것 같다. 속을 완전히 비울 정도로 제대로 몽창 토해내시길 기원한다. 마구 토해내서 너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게 어때?’ 라고 동기들한테 살짝 권유를 받았던 선배들을 기억한다. 텅빈다 싶을 만큼 토해내면 어떨까? 가득차 있는 것들을 토해 내는 건 체증의 치료이고, 채우기 위한 선행작업일테다. 게다가 그녀는 2년간의 온전한 안식년을 자신에게 주겠다고 한다. 자신에게 커다란 선물을 주고 있다. 겪어보니 마흔 전후 중년기 전환은 미혼, 기혼 상관없이 오는 환절기인 것 같다. 갈림길에서 머물며 자기 길을 선택한 후 가게 된다. 자기답게 사는 좋은 기회다.   

 

에움길씨의 새 이름이 무엇이 될까? 그게 궁금하다. 그 이름은 아마도 그녀가 아라비아사막에서 스스로 찾아낸 정체성에 맞는 이름일거다. 그리고 현재의 무채색 옷으로 위장한 실제 그녀의 색깔과 무늬가 궁금하다. 그녀는 지금 아라비아사막에서 우주 어느 별이든 타히티섬이든으로 핵탄두처럼 발사될 압력과 에너지를 장전하고 있다. 지각변동의 시점에 선 그녀가 이륙과 탈출에 성공하길 기원한다. 그녀는 분명 아름다워질 거다. 전사 아테나에게 반했던 헤파이스투스처럼 그녀를 사랑하는 이들도 곁에 있을 거다.

 

 

구름에 달 가듯이 모험! 오디세우스

 

구달씨는 몇 살일까? 해양대학을 졸업하고, 배를 6년 탄 후에 직장 생활을 20년 했다니 50은 넘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나는 구달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친척집에서 본 세계여행자의 책을 들이마시던 소년, 세게여행자의 꿈을 이루는 도구가 될 것 같아 해양대학에 갔고, 선원이 되어 이국의 배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해양회사에서 근무를 한다. 그런데 그 길이 그가 바라던 모험의 길은 아니었다.나는 그가 사주는 참치회도 얻어먹었다. 왠지 그에게 어울리는 메뉴였다. 아마도 교장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는 자리를 뜨지 않는 그가 교장선생님을 대접하기 위해서 정성을 다해 마련한 자리에 나는 꼽사리 껴서 과분한 대접을 받은 것 같다.

 

 실내에서도 쓰고 있는 선그라스, 라이더 복장, 항상 웃는 얼굴의 구달씨다. 노래 부르는 구달씨의 여섯조각 이야기 그림에서 샤먼처럼 우울을 읽어낸 건 연극치료사 샘이었다. 왜 그는 우울할까? 구달씨의 우울은 더 이상 모험가의 꿈을 거역할 수 없다는 지표가 아닐까? 60km만 가면 작은 섬들이 있었던 에게해로 그리스인들이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건 모험에의 동경도 있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생존때문이었다. 해적질이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어려운 척박한 땅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모험이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죽기 전에 이 일은 꼭 해보고 싶다는걸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그는 떠날 수 있을까?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먹을 바에는 여행을 떠나겠다는 게 필요할까? 곧 은퇴를 할 테니 그럴 필요는 없으리라.

 

그는 모험가로 태어났는데 그림자 모험가로 살았다. 그의 직업도 분명 다른 직업군에 비하면 모험과 바람의 냄새가 많이 묻어있는 직업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나마 숨통을 트면서 살았는 지도 모른다. 그림자 아티스트라는 말이 있다.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춤을 추기 보담은 그 근방의 직업을 갖는 것. 글을 쓰기 보담은 편집인이 되고, 그림을 그리기 보담은 큐레이터가 되고, 아티스트와 결혼하거나 작가의 후견인이 되는 것. 그 근방에는 머물지만 자신이 직접 하지는 않는 사람들 

 

오십 넘은 남자가 모험을 떠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그는 자기답게 살아볼 생각인 것 같다. 여자가 마지막으로 길들인 가축이 남자라는데 그가 그걸 끊고서 야생의 상태로 돌아가 보려고 한다. 그의 자전거 여행기는 50 된 남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모험을 동경했던 이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에게는 당면과제가 있다. 바로 가족이다. 하나는 의무감인 것 같고 하나는 함께 하고픈 마음인 것 같다. 생계부양자로서의 책임감과 권리주장이 같이 있다. 왜냐하면 가족들이 모험에 대한 그의 꿈을 공유하기는 어려운데 무조건 같이 하길 원한다면 그건 힘의 행사거나 의존이다. 50대의 주변 여성들은 가족의 의무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한다. 남자들이 마흔의 욕망과 흔들림을 말한다면 여성에게는 쉰의 욕망과 흔들림이 있다. 남편과 자식들 밥 챙기고 수발 드는 거 귀찮다. 그가 자신을 잘 돌 볼 수 있고, 생활비가 안정된다면 가족보다는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고 싶어한다. 곰국과 육개장을 번갈아 가면서 한 들통씩 끓여놓고 아내가 먼저 여행을 떠나 버릴 지도 모른다. 부모의 품을 떠나는 젊은이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친구나 연인과 같이 다니고 싶을 거다.

 

그가 혼자서라도 가보는 것이 좋겠다. 오디세우스가 혼자서 떠났듯이. 테스토스테론이 과잉분비되는 20대가 아니라 인생의 맛을 좀 아는 남자가떠나는 모험은 어떨까? 그의 목에 걸린 것, 처자식, 노후에 대한 것을 어떤 식으로 해 나갈 지 의무감과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하다. 이 도전은 모든 떠나지 못하는 남자들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구달씨의 모험에 박수치는 이들은 맨 처음에는 모험에 열광하다가 대부분 이 질문을 할 것 같다. 처자식의 생계에 대한 걸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여행경비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노후는 어떻게 설계해두었는지 같은 것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국내부터 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가 가장 가고 싶어하는 땅 뜨거운 햇빛이 작렬하는 마추피추의 골짜기로 가면 좋겠다. 다른 데로 돌아서가 아니라 곧장 그곳으로 날아가 자전거를 가지고 달리면 좋겠다. 그 길로 나아가는 동안 그는 분명 오디세우스가 바다에서 만난 것들을 만날 것 같다. 폴리페모스를 만나고 하데스에도 다녀올테고. 재미있을 것 같다.   

 

 

프로메테우스 : 에피메테우스 그리고 판도라

 

그의 신화제목이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여서 깜짝 놀랐다. 판도라와 실제로 살았던 사내 에피메테우스는 어떻하라고 싹 빼버리고 프로메테우스만 나온단 말이냐? 에피메테우스는 멍청하다고 놀림받았다. 그런데 노아의 홍수의 그리스판인 대홍수에서 살아남는 여자와 남자는 프로메테우스의 아들과 판도라와 에피메테우스의 딸이다. 나는 에페메테우스가 있을 때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가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읽었다. 그는 먼저 보는 자였다. 그런데 창조 이야기가 뜬금없이 나온다. 그리스신화에서는 어둠이 하늘을 낳고 그들의 사랑으로 인해 만물을 만들었다 했다. 그런데 먼저 보는 자프로메테우스와 나중 보는 자에피메테우스가 흙을 가지고 만들었단다. 에피메테우스가 모든 동물들을 만들었다. 사람을 만들려고 보니 재료가 부족했다. 그래서 남자 사람만 프로메테우스가 만들었다. 이 대목에서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거의 창조의 동역자쯤 되는 것 같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에게 불을 훔쳐 주었다. 불은 문명일테다. 이것 때문에 프로메테우스는 재생 되는 간을 날마다 쪼아먹히는 형벌을 당한다. 한편 제우스는 상자를 가진 여인 판도라를 복수용으로 준다. 프로메테우스는 판도라가 재앙인 줄 미리 알기 때문에 에피메테우스를 주의 시켰다. 그러나 에피메테우스는 그 예쁜 여자 때문에 몸이 달았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를 보면서 그것이 한 원리의 두 측면으로 보는 나의 시야는 이상한 것일까? ‘미리 보는 자는 일종의 깨달음, 직관적인 통찰로 느껴진다. 선견지명. 나중 보는 자에피메테우스는 몸으로 살아보는 자라고 느껴진다. 그가 만들어낸 것들이 동물이라는 걸 보고는 본능’도 상징한다고 생각해본다. 인류의 뇌는 파충류, 포유류, 인간의 뇌를 포함한다고 한다. 본능과 몸으로 살아보는 것에는 어디까지일까? 아마도 대뇌피질인 프로메테우스 부분 이전의 프로세스일 거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 판도라와 살았던 건 에피메테우스였다. 에피메테우스를 보면 신에게 여자를 물리러 왔다가 다음날에는 외로와 죽겠다면서 여자를 되찾아가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를 보는 듯 하다.

 

구체적으로 체화된, 몸으로 살아지는 측면아둔하고 멍청이라고 불리던 에피메테우스의 조명해보면 어떠실까 피울씨에게 말하고 싶다. 그게 창조의 두 측면이지 않을까? 그건 마치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의 논쟁같다. 프로메테우스는 돈오돈수의 입장이고,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를 한 존재의 두 측면으로 보는 시각은 돈오점수의 입장인 듯 하다. 프로메테우스가 미리 본 것을 에피메테우스가 구체적인 체험과 삶으로 증명하는 거. 나는 구본형샘의 책보다 그의 삶을 먼저 만났다. 그리고 그 삶에 매료되었다. 그의 책은 그의 삶과 일치한다. 그는 현재 구본형 사부님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단다. 같은 일을 하고 있고, 관심사가 비슷하다. 구본형 사부님이 미리 보기만 하고 몸으로 살지 못했던 풍광들을 분할해 그의 제자들이 나눠가진다면 그가 할당받아야할 조각도 있어보인다. 그의 꿈은 구본형이라는 걸출한 안테나에 수신된 우리의 꿈일지 모른다. 또다른 수신기들이 그걸 수신하고 실현해 가는 건 당연해 보인다.

  

그의 굵은 두 줄의 미간 세로 주름을 본다. 무슨 고뇌가 그리 많은걸까불을 훔쳐다 준 존재들은 모두 고통을 받았다. 열 개의 손톱을 다 뽑힌 이도 있었다. 프로메테우스의 삶은 좀 고달프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고통당하더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기꺼이 불을 또 훔쳐다 줄 것 같다. 그러나 에피메테우스의 삶은 재미질 것 같다.

  

그의 이름 피울에는 피우다’ ‘피다는 뜻도 들어있으리라. 그가 자신에게서 무엇을 피워낼 지, 그리고 남들이 꽃피도록 어떻게 도울까 궁금하다. 맨 처음 피워낼 것은 자기 자신임에 분명하다.   

 

희동이

 

희동이씨의 신화는 잘 잡히지 않는다. 이 분이 제일 어렵게 느껴진다. 재능이 많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이들의 딜레마. 오디세우스는 약삭빠르고 재치있는 작전참모 형의 사람이다. 오디세우스처럼 모험을 원하는 걸까? 오디세우스라기 보담 제우스일까? 제우스는 왕이 되려는 사람이다. 제우스처럼 여러 영역을 섭렵하면서 자기 왕국의 통치자가 되고 싶은 걸까? 잘 모르겠다. 제우스는 왕국이든 전쟁이든 여자든 자신의 욕망을 매우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잘 알고 있을까? 자신에게 기대된 대로 잘 해내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그건 아폴론일텐데.    

 

나에게는 남자들에 대한 탐구가 부족하다.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너는 절대로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지마라. 식물이나 자분자분 기르다가 남편 키우고 자식 키우라고. 남편이 생긴지 만 1년이고 아들을 낳아길러본 적 없다. 아버지와 남동생 3명과 살았던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여성에 대해, 나에 대해 탐구한 뒤에 경험이 쌓이면 남자들에 대해 연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삼천포 죄송.

 

그는 대기업에서 임원이 된 후에 자기사업을 펼치고 싶어한다. 작가도 되고 싶어한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자신의 전부를 요구하는 엄청난 작업량을 들여야 가능한 길인데 그 모든 것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는 체력과 가정의 도전이 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을 받아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 키우는 것에 만족하는 스타일은 아닌 듯 하다.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라니 황야를 내달렸던 아르테미스일테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으니 그녀 역시나 남자처럼 마흔 고비를 힘겹게 넘고 있을 거다.

 

남자 나이 마흔은 그에게 무슨 말을 하나? 갑상선 암은 그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어떤 기회를 줄까? 그는 갑상선암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 아직 5년 생존에 유의할 시기 안에 있다. ‘과로를 하고 있다그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면 좋지만 만약 몇 가지만 할 수 있다면, 생명을 지불하고 무엇을 사고 싶어하는 지 자신이 대답을 해야 할 것 같다. 뭘 더 원하는 지에 따라 가야 한다. 욕망은 아름다운 단어다. 그는 수업에서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잡아챈 듯 하다. 지각변동의 혼돈기는  무척 희망적이다. 카오스 안에서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사상가들이 죽순처럼 돋아났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도 문명의 전환기에 많이 나타났다. 그가 자신의 욕망, 그 욕망이 가리키는 가슴의 가리킴을 잘 따라가길 빈다.

 

, 나는 오디세우스가 연애, 또는 사랑했던 칼립소, 키르케, 나우시카, 페넬로페이아에 관심이 있다. 걱정마시라. 칼립소가 억류해 아이를 낳고 살다가 뗏목과 식량을 주어보낸 남자가 오디세우스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디세우스는 그렇게 믿고 싶겠지만 그건 착각이다. 그녀들은 계속 누군가를 사랑했을 거다. 그리고 그녀들의 사랑은 수많은 실전경험을 통해 진화해 갔을 거다. 흰 팔의 나우시카 역시 첫사랑 오디세우스 아저씨 다음에 몇 십 번의 사랑을 했고 또 다른 왕국의 아레테 여주인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오디세우스의 시간과 그녀들의 시간이 한 순간 씨실과 날실로 엮였을 뿐이다. BC 1200년의 페넬로페이아는 20년간 남편이 전쟁과 모험을 하는 동안, 집에서 정조를 지키며 베를 짰다 푸르는 비생산적인 킬링타임을 했다. 제임스조이스의 페넬로페이아는 남편을 사랑하면서도 그가 부재한 동안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었다. 21세기의 페넬로페이아는 또 다를 것 같다.

 

 

(수정중)    

  

 

IP *.153.23.18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2:10:24 *.94.164.18

우와~~~ 역시 신화의 달인이시군요.

그런데 10기를 이렇게 다 평해주시려면 체력이 필요할텐데요.

삐지지 않을테니 넘 무리하지 마세요. 건너뛰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토요일에 같이 할 수 있어서 넘 좋았어요

집요한 두 선배님의 코멘트가 빠졌으면 수업의 재미가 반으로 줄었을 거에요.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2:33:04 *.65.153.197

오!! 종종언니 로또 당첨!!

신화독법이란 이런 것이었군요....^^

총회 때부터 콩두님을 알아 본 제가 왠지 자랑스러워집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2:36:39 *.94.164.18

맞아 종종은 계탔네.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2:42:02 *.94.41.89

우와. 아직 끝나지 않은 글이라는 것이 더 놀라워요 ^^* 왠지 설레이고 기대되고~~  종종님이 부럽고 ㅎㅎ

선배님 저희와 함께 해주심에, 그리고 이런 후기도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아이네이아스가 디도를 버렸다는 이유로 엄청 싫어했었는데 ㅋㅋ 그래서 종종님이 왜 아이네이아스를 선택하려고 고민했고 해언이가 좋아하는 신화라고 이야기했을까 많이 궁금했었답니다. 그런데 오늘에야 조금 풀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

 

PS: 저는 세련된 홍보우먼이 되고픈 그냥 마케터 ^^;;;;; 이지만 데카상스에서는 홍보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갑자기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부끄러움이 ㅋ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6:09:08 *.196.54.42

이런 복잡한 신화와 여자들의 내면세계를 풀어내시는 콩두님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지네유^^

확실히 여자들은 나같은 단세포 남자들에 비해 고등동물인 것 같소. 단지 미궁이라 실타래를 풀어내기가 문제지만.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7:53:06 *.23.235.60

앨리스는 콩두님을 신이라고 했는데 딱 맞네요. 역시 신의 눈을 가진 사람~

신화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넘 재밌는데 다음 편에 계속이 뜨고~~아쉬워하는 독자~~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18:23:43 *.65.153.197

에움~~에게만 알려준 나의 은밀한 고백을 이렇게 써. 놓.다.니.

이왕 이렇게 된거.... 저도 커밍아웃합니다..... 흠모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5.13 20:12:17 *.94.164.18

어머 그러고 보니 계는 내가 타네.

낼 콩두님과 둘만의 인사동 데이트 있지롱!

프로필 이미지
2014.05.14 23:34:39 *.65.153.182
어머! 제 것도 해주셨네요~ 감사드려요!!
데메테르를 봤더니 또한 딱 저네요~~ 세월호가 아니었다면 데메테르로 갔을수도.... 절 잘 파악해주신 피울님께도 감사드려요^^
프로필 이미지
2014.05.15 08:16:08 *.144.166.89

어제 데이트 넘 감사했구요.

커플매니저....제가 요즘 그 비슷한 시도를 가끔씩 하려고 하긴 해요.

지원자에 한해서요. ㅋㅋㅋ

모든 것을 신에 결부하어 생각하고 해석하시는 모습이  무척이나 새롭고 신선했어요.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5.15 10:55:43 *.196.54.42

그림자 모험가, 그림자 아티스트! 지금 제게 딱맞는 이름이군요^^

실체없는 그림자의 삶이니 허하고 우울할 수 밖에요.

우울을 떨치기 위해 일단 책쓰기모험가의 길을 택했어요, 이 길도 만만찮은 모험이군요 ㅎㅎ


주신 글이 참 정곡을 찔러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꾸벅!

 

프로필 이미지
2014.05.15 12:53:54 *.104.211.186

, 대단합니다. 어떻게 이런 분석을.... 저로서는 결국은 남은 두 명의 신이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라는 것이 의미심장하게 생각됩니다. 원래 아이네이아스와 피그말리온을 심각하게 고민해서 고른게 아니라 그냥 끌려서 골랐다는 게 맞아요. 근데 그 밑을 더 깊이 파고들다보니 이런 부분이 나오는군요. 아레스는 칼을 꺼내 휘두르고 싶고, 경쟁에서 이기고 싶고 이런 전사로서의 나, 즉 사회적인 자아를 상징하는 나의 아니무스라면, 아프로디테는 사랑받고 사랑하고자 하는, 또 가족에 집착하는 여성적인 자아, 아니마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그저 무의식적으로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신화와 그리기 귀여운 동물들을 골라 이야기하고 그렸을 뿐인데, 다 이어지고 나니 내용이 왜 이리 의미심장한 건지 그냥 감탄 중이에요. 실은 신화를 읽는 내내 저는 그 내용을 저 자신의 밑바닥까지 끌어들일 생각은 한번도 안 했어요, 그냥 신화의 갖가지 상징을 제가 읽은 다른 책들, 익숙한 이야기나 캐릭터와 연결시키고 확인하는 재미가 좋았을 뿐이었지요. , 참 생각지 못한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콩두님과의 재회가 기다려지고, 다음 수업이 너무 기대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5.15 14:36:07 *.14.90.161

맞아요. 저 음식해서 먹이는거 좋아해요. 그리고는 꼭 물어봐요. 맞있냐고?

도서관 옥상정원에서 구달님과 창선배님 처음 만날 때 음식을 해갔는데, 그때는 맛있냐고, 못 물어봤어요. ㅋㅋ

보아하니 매일 집에서 살림의 달인께서 해주는 맛난 음식을 드실텐데 참치 지느러미로 만든 음식이 오죽할까 싶어서.


저의 수정분도 아주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큰선물을 한보따리 받은 느낌이네요. 

참 그리고 MDRT 입니다.

할때는 기뻤는데 그 기쁨의 연속성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제가 성과주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제 대화하면서 제 안에 있는 것들을 또 확인했어요. 때로는 객관화 된 눈이 더 많은 것을 볼수 있나봐요.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5.15 20:57:01 *.113.77.122

어떻게 저보다 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시고 글을 쓰셨는지 정말 놀랍습니다. 

선배님인의 불법 인연이 남다르게 느껴지시네요.

스핑크스 앞에 서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될때 그때는 편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


선배님이 올해 계획하신 임신 잘 될수 있기를 같이 기원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