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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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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9일 13시 20분 등록


 


저는 천성이 성실한 편은 못 되어, 멋지게 살려면 자주 깨우침과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내 나태해지고 맙니다. 책은 제게 삶의 자극을 줍니다. 책을 읽으려고 자주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율곡 선생의 『격몽요결』은 읽고 또 읽는 책입니다. 제 인생경영을 돕는 소중한 경전이지요.     



『격몽요결』은 선생이 42세 때(1577년) 쓴 책으로, 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이들을 향한 가르침을 담았습니다. 제목(擊蒙要訣)은 '어리석음을 떨쳐내는 요긴한 비결'이란 뜻입니다. 율곡 선생을 찾아와 가르침을 달라는 유자들이 많았나 봅니다. 서문에는 선생의 집필 의도와 겸손이 묻어납니다.  


"내가 남쪽 바다에 집을 정하고 살려니 학도 한두 사람이 와서 나에게 배우기를 청했다. 나는 그들의 스승이 되지 못할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한편, 처음 배우는 이들이 방향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확고한 뜻이 없어 그저 아무렇게나 이것저것 묻고 보면 서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도리어 남들의 조롱만 받을까 두렵게 생각되었다. 이에 간략한 책 한 권을 써서 자기 마음을 세우는 것, 몸소 실천할 일, 부모 섬기는 법, 남을 대하는 방법 등을 대략 적고 이것을 <격몽요결>이라 이름했다."


선생의 말처럼 간략한 책입니다. 10개의 장인데 한장은 서너 장에 불과합니다. (물론 한글로 옮긴 이의 해설이 덧붙긴 했고요.) 오늘은 3장까지만 소개합니다.  


첫째 입지(立志)장에서는 뜻을 세우라고 권합니다.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는 원인은 "뜻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치 못하고, 행동이 착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읽을 때마다 무릎을 치는 대목입니다. 나는 가슴에 입지(立志), 명지(明知), 독행(篤行)이란 세 단어를 새겼습니다.   


둘째 혁구습(革舊習)장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뜻을 세웠으면 옛 습관을 타파해야 한다. "사람이 비록 뜻을 두었다고 해도 용맹스럽게 전진하여 무슨 일을 이루지 못하면 옛날의 습관이 그 뜻을 막아 흐려지고 만다." 나는 계획 세우기를 즐길 뿐 타성을 고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더군요. 반성합니다.


셋째 지신(持身)장에서는 몸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뜻을 세운 자는 "반드시 자기 마음을 정성껏 가지고 올바른 도를 행해서 나아가야 한다. 세속의 자질구레한 잡된 일을 가지고 자기의 뜻을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 무얼 먹고,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말을 어찌 하고 몸가짐을 어떠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하는데, 다음 구절이 마음을 칩니다. 


"날마다 자기 몸을 돌이켜봐서, 혹시 마음이 올바르지 않은데 있지 않은가, 학문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 않은가, 행실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를 살핀다. 만일 이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있으면 고칠 것이고, 없으면 더욱 힘써서 게을리하지 말아 죽은 뒤에라야 그만 둘 것이다."


율곡 선생은 뜻을 세우고, 옛 습관을 버리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고 권고하고서야 넷째 장에서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펼칩니다. 요즘 저는,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 일을 하거나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몸을 씻고 마음을 가다듬어 하루 목표를 생각합니다. 어제의 과오를 반성하기도 하고요.


그리고서 한자로 擊蒙要訣을 쓰며 하루의 시작에 정신을 집중하다 보면,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가 샘솟곤 합니다. 항상 이리 살지는 못함을 생각하니...

참 다행스럽고 감사한 요즘입니다. 고맙습니다. 율곡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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