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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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과거의 일들이 영화필름처럼 머리를 스치듯 지나며' 이 순간을 위해 그 일들을 겪어왔음이 느껴질 때가 있다.
#. 2012년 7월 뜨거운 여름의 어느 날.
2012년 더운 여름의 어느 날 합정역 근처에 있는 물고기 카페에서 선형언니를 만났다. 살롱.9 오픈멤버로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던 그 날이 생생하다.
“미나야, 같이 하자!”
이 말을 듣는 듣자마자 짧게는 한달 그리고 길게는 5달 정도 다닌 회사들과 단기 알바를 하며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프랜차이즈 카페까지 1년 반동안 일했던 곳들이 떠올랐다.
5개월간 일하다가 더 이상 월급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나오게 된 벤처 기업,
3개월간 다녔던 라임을 수입해 유통한 라임팩토리,
8월 이탈리아 여행 후 한달 반동안의 백수생활,
4개월 계약직으로 들어갔다가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비서 일까지 해보고, 결국 5개월만에 뛰쳐나온 공기업,
한달 반동안 함께 했던 아티스트웨이.
영업을 돕기로 했다가 결국 흐지부지되어 일을 하지
않게 되었던 로스팅한 원두를 판매하는 노란코끼리.
그리고 밥벌이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하며 즐거운 실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실험하는 아이디어 컴퍼니'
나처럼 우울의 늪에 빠져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 <정신건강 회복 프로젝트, 성철스님 불탄법어 독송>
‘독립해서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나 돈이 없어 시작하게된
무모한 도전 <독립자금 마련을 위한 소셜 펀딩 프로젝트>
"직업,연봉,집안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아닌 '그 사람'만 보고 사랑할 사람을 만날 수는 없을까?" 를 실험해 보기 위한 <러브매칭 프로젝트>
선형언니에게 살롱.9 오픈 멤버 제안을 받았을 때 두 가지에서 운명이라 느꼈다.
하나는 '카페'라는 공간이었다. 요리를 하는 것도, 맛있는 음식들을 찾아 다니며 먹는 것도 취미가 없는 내가 아는 선배의 지인이 오픈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우연히 카페 일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주말 알바라 카페 전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지만, 카페 오픈과 주말알바를 하는 시기가 맞물려 살롱.9를 정비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실험 공간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 동안 혼자 개인의 욕망들을 채우고 실험하기 위해 해 왔던 활동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살롱.9'의 제안을 받았던 2012년 7월 홍대 근처의 물고기 카페에서 나는 '내가 운명의 길 위에 서 있음'을 처음으로 느꼈으며 무척 설레었다.
#.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일하다. 살롱.9를 그만둘 때 쯤 다음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여기 저기 원서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기획을 주된 업무로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고, 다른 업무를 하게 된다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렇게 찾다가 면접까지 보게 된 세 곳. 서울문화재단. 일상예술 창작센터. 개인들간의 상거래 장터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헬로마켓'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때 즈음 명상요가 지도자인 친구가 소그룹으로 요가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요가 수업을 받고 싶은 지인이 있어 같이 찾아가게 된 홍대입구역 근처의 '어슬렁 정거장 카페'. 한국 여성 민우회에서 10년 넘게 일해 온 분들이 나와서 만들게 된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였다. 여성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 교육, 상담 등을 진행하기 위해 그리다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어슬렁 정거장 카페는 이 협동조합에서 기획하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공간이었다. 2014년 1월에 오픈해 카페가 안정화되는 몇 달동안 공간을 만든 이들의 머리 속에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여력이 없는 상태일 때, 내가 그 곳에 가게 되었다. 마침 그리다에서는 기획자가 필요했고, 같이 일을 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력서를 보내고 살롱.9를 정리하기 3일 전, 면접을 보았다. 전날 다른 곳에 이력서를 보낸 상황이었으나 면접을 보며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결정을 하게 된다. 일주일의 휴가를 가진 뒤에 출근하기로. 설레임과 약간의 두려움으로 출근을 했다. 갔더니 내가 해야 할 일들이 꽤 많았다. 그리다 협동조합의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은 '뭐라도 좋으니 기획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어슬렁 정거장 카페를 찾게 하자'는 것이었다. 둘째 날부터 시작된 기획안 작성과 회의. 홈페이지도 무언가 손 볼 데가 많았으나 홈페이지 개발자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한다. 홈페이지에 댓글이라도 달아야겠다 싶어서 관리자 로그인 페이지를 열었떠니, 다행히 살롱.9에서 스스로 고용하는 자들 파티를 기획하며 배웠던 워드 프레스를 이용해 만든 홈페이지였다. 초보자 정도의 실력이나 몇 가지는 수정을 할 수가 있었다. 하루 종일 홈페이지를 바꾸느라 이것저것 클릭하다가, '아, 내가 스스로 고용하는 자들 프로필을 전시하기 위해 워드프레스를 배웠는데, 결국 여기에서 쓰기 위해 배웠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뭐, 어찌됐든. 이번에도 나는 내가 가야 하는 길로 잘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 운명을 믿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왜곡시키는 편견이나 나만의 경험으로 생긴 아집의 색안경들이 하나씩 벗겨져,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될수록, 나의 지혜가 점차 밝아지리라 생각한다. 지혜가 밝아질수록 내가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유, 내게 주어진 운명에 점차 가까워 지리라. *. 이번에는 약속시간 전에 글을 올리고 싶어서. 날 것의 글을 그냥 올립니다.
ㅎㅎㅎ 넹 그러게요. 살롱.9에서 했던 일들을 그리다에서 쓰고 있어요!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고 있답니다!
축하 감사해용~ ㅋ
언니 저 착상 테마 있어요.ㅋ. 홍대입구역 1번출구로 나오자마자 우회전해서 쭉 직진하면 맞은편에 꽃집이 보여요. 꽃집과 에이스 부동산 사이 골목으로 들어오면, 제가 일하는 <어슬렁 정거장 카페>가 있습니당~!!^^ 홍대 올일 있을 때 놀러오세요, 당분간은 월-금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해요~!! http://www.wgreeda.com 사이트에용~!
2층은 대관할 수도 있구용. 시간당 1만원의 대관료와 1인당 하나씩 주문만 하면된다는.ㅋ(공간예약페이지) http://www.wgreeda.com/?page_id=503 ㅎㅎ 이렇게 깨알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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