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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일 09시 48분 등록

Book Review

두번 읽기 - 사기 열전

강종희

2014. 6.1

 

  1. 저자 만나기

저는 천하의 산실된 구문(舊聞)을 수집하여 행해진 일을 대략 상고하고 그 처음과 끝을 정리하여 성패흥망의 원리를 살펴 모두 130편을 저술했습니다. … 그러나 초고를 다 쓰기도 전에 이런 화를 당했는데, 나의 작업이 완성되지 못할 것을 안타까이 여긴 까닭에 극형을 당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몰랐던 것입니다.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명산(名山)에 보관하였다가 내 뜻을 알아줄 사람에게 전하여 촌락과 도시에 유통되게 한다면 이전에 받은 치욕에 대한 질책을 보상할 수 있을 것이니 비록 만 번 주륙을 당한다 해도 어찌 후회가 있겠습니까? 이것은 지혜로운 이에겐 말할 수 있지만 속인에겐 말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 사마천, ‘임안에게 보낸 편지’(報任安書) 중에서

젖은 솜이불처럼 내리누르는 치욕을 끌어안고 후대에 길이 남을 필생의 업을 완수하고자 목숨을 부지했던 사가. 사마천은 사기라는 동양을 넘어 인류에 길이 남을 최초이자 최고의 역사서를 쓴 사가로서뿐 아니라, 역경을 딛고 자신의 길을 가려는 수많은 후대의 몽상가들에게도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표상이 되었다. 3천여 년에 걸친 긴 역사를 채록하고 다시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하하여 독특한 역사서를 완성한 사마천은, 진제국의 멸망 이후 들어선 한무제의 시대에  역관이자 사관이었던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역사서를 집필하게 되었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이 이때부터 잘 알려져 있었는지 몰라도, 사마천은 어릴 적부터 가업을 잇기 바래던 아버지의 지원 아래 학문적인 지원은 물론, 견문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현지답사를 통해 사가가 되기 위한 기반을 단단히 하였다고 한다.      

여하튼 그가 활약했던 시기를 사펴볼 필요가 있다. 사마천은 한나라의7대 황제 무제의 재위 시절에 활약한 사가다. 당시 중국은 그 유명한 춘추전국 시대를 마감시킨 ()제국이 강권통치로 급격한 통일정책을 추진하다 무너지고, 한을 세운 한() 고조 유방은 진의 전철을 밟지 않고자 대내외적인 안정정책을 오랫동안 추구해오다, 7대 황제 무제(기원전 141-87) 에 이르러 축적된 국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정책으로 노선을 바꾼 일대 전환기였다. 무제는 흉노를 비롯한 주변 민족들을 공격, 압박하고 서방 교통로를 확보했으며 국내 제후의 권력을 사실상 소멸시키고 민간의 유력자들을 억압하며 대규모 토목 공사를 벌였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이 국가 재정 위기를 초래하자 소금과 철에 대한 전매 제도를 시행하고 증세를 단행함으로써 백성의 부담이 무거워졌다. 무제는 절대적인 황제권을 확립시키면서 권력의 중앙 집중화를 꾀하고, 유교를 국가공식이념으로 중시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법가사상에 바탕을 두어 통치했다.

무제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등용된 인물들은 지방에서 추천된 인재들 가운데 황제 자신이 선발한 새로운 관료 집단이었다. 그들은 상황에 따른 개인적 판단을 중시하며 법률의 유연한 적용을 지향하던 예전의 통치방식 대신 법률을 엄정하게 적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러한 정치, 사회, 사상적 변화를 무제 시대의 관료로서 직접 겪은 사마천은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종합적으로 조망하면서 먼 과거로부터 무제 시대에 이르는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 여러 지역까지 포괄하는 역사, [태사공서(太史公書)]를 서술했다. (후한 시대부터 [사기(史記)]로 불림)

BC 105무제(武帝)의 즉위가 한나라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중국 달력의 개편이 이루어지게 되어 사마천이 이 작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아버지가 못다 이룬 꿈이었던, 중국 역사서의 집필에 착수했다. 역사서 집필에 대한 열망은 무제의 통치하에서 중국의 발전이 절정기에 달했으므로, 그때까지의 역사를 기록해서 후손들에게 남겨주어야겠다는 믿음으로 인해 한층 강해졌다. 그러나 역사서를 완성하기도 전에 당시 평판이 나쁘던 이릉(李陵) 장군을 변호하다가 무제의 뜻을 거스르게 되어 황제 비방혐의로 심문을 당했다. 무제가 그를 죽이기에는 아까운 인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마천 자신이 역사서를 완성하기 위해 처형의 연기를 간청했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아무튼 처형되는 대신 궁형(宮刑去勢刑)을 선고 받았다. 훗날 무제의 화가 누그러지자 다시 황실의 총애를 받아 중서령(中書令)이 되었다. 그러나 자기가 당한 치욕을 잊지 못한 채 은퇴해서 역사서 완성에 몰두했다.

<사기>의 구성과 내용

〈사기〉는 그에게 커다란 명성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많은 역사서가 있었으며, 궁정의 연대기 기록은 이미 이전의 황실에서는 관행으로 되어 있었다. 작은 제후국이었던 노()〈춘추 春秋가 그러한 종류이다. 공자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 이 책은 기록된 사건에 대한 도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어 유교 경전으로 추앙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역사서인 〈사기〉가 이 위대한 경전 〈춘추〉와는 전혀 비교될 수조차 없으며, 자신은 공자와 같은 창작자가 아니라 단지 과거의 사실들을 전달하는 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한의 역사가로서 그의 뒤를 이은 반고(班固32~92)는 사마천이 여러 학파의 주장을 마음대로 이용하고 도가사상에 몰두한 점을 비난했다. 그러나 반고 및 그의 동시대인들이 당연한 규범으로 받아들였던 유교적 도덕기준은 사마천의 시기에는 반고의 시대(1세기경)와 같은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사마천은 자신과 동시대에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학파를 절충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국교(國敎) 혹은 널리 통용되는 도덕적·정치적 기준이 아직은 유동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조정에서는 주술적·초자연적인 힘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내린 도덕적 평가는 어느 하나의 일관된 이론에 부합될 수 없었다.

〈사기〉에서 그의 주된 업적은 과거의 복잡한 사건들을 질서정연하게 기술했다는 점이다. 그가 서술한 과거의 사실들은 대부분 각자의 연대기를 따로 가지고 있던 많은 독립적인 제후국에서 유래하는, 서로 모순되는 자료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과거의 사실들을 이전의 역사가들처럼 단순히 연대순으로 정리하지 않고 다섯 부분으로 분류하여 기술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 중  본기(本紀)는 당시 거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왕실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하여 연대순으로 기록한 것이다. ()는 연표(年表)인데 여러 독립적인 제후국들의 복잡한 역사를 명확하게 밝혀 어떤 시기에 각 제후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각 제후국의 상세한 역사는 세가(世家)에 기록되어 있다. ()에는 행정의 중요한 측면들을 다루었다. 이들 부분으로부터 그가 유교의 도덕적 이론을 신봉하는 사람들보다는, 당시 점점 중앙집권화되고 있던 조정에서 새로운 정책을 추구하던 실제적·개혁지향적인 정치가들을 더 선호했음을 알 수 있다. 끝부분은 열전(列傳)으로 다양한 유형의 유명 인물들의 전기를 다루었다. 여기에 선정된 인물들은 여러 가지 유형의 행위에 있어서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열전에는 여러 이민족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는데, 중국과 이들 이민족 간의 관계는 무제 때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사기〉는 뒷날 기타 왕조사(正史)의 모범이 되기는 했지만, 다른 정사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사기〉는 다루고 있는 시대가 훨씬 긴데, 사마천 이후의 역사가들은 이 책에서처럼 인류의 전역사를 다루려는 시도를 한 경우가 드물었다. 또한 책을 저술하기 위해 모은 자료도 훨씬 다양했다. 그는 진(()의 황실 문헌뿐만 아니라 그보다 이전에 나온 여러 역사서, 제후국들의 궁정 연대기, 경전이나 제자백가의 저술 등의 기록을 모았다. 심지어 역사적인 사실에 어느 정도 근거한 가공의 이야기까지도 자료로 이용했다. 이 책의 주제는 후기의 역사서들처럼 궁정 중심의 정치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훨씬 폭넓은 사회계층을 다루어 대부호·상인·협객·비적떼·배우·총신(寵臣)과 훌륭하거나 혹은 그렇지 못한 관리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그는 객관적인 역사를 구성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역사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교훈적인 역사를 고집해 자신이 서술하고 있는 역사상의 인물들에게 도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다루고 있는 인물들을 특징에 따라 유형화해 어떤 인물의 본보기가 될 만한 행동을 한 장()에서 기록했는가 하면, 동일한 인물의 잘못된 행동을 다른 장에 기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가 역사에서 이끌어낸 교훈은 다양한 것이었는데,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것들도 많았다. 그러나 사료(史料)에 대한 그의 비판적 안목이야말로 훨씬 더 주목할 만하다. 그는 각 장의 끝부분에 예리한 비판적 논평을 첨가했다.

사마천은 각 왕조의 역사를 최전성기에서 쇠망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파악했다. 중도에 일시적인 중흥기가 있기는 하지만 성()에서 쇠()로 하강선을 그린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탁월하고 영웅적인 인물이 나라를 세우고, 우둔하고 무능력한 황제에 의해 쇠락의 길을 걷다가 폭군에 의해 멸망하는 패턴이 하(), (), (), 이른바 삼대(三代) 왕조를 통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마천은 왕조 성쇠의 요인이 황제 한 사람의 도덕적 기질과 능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사마천은 하, , 주의 정치와 문화의 특질을 각각 충(), (), ()으로 파악하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퇴락하면서 그 각각이 야(. 조야함), (. 미신), (. 경박함, 허식) 등으로 변했다고 판단했다.

요컨대 하는 충에서 야로, 은은 경에서 귀로, 주는 문에서 시로 변화한 역사라는 점에서 그 내용은 달라도 패턴은 같다고 본 것이다. 결국 전() 왕조의 퇴락하고 부패하는 정치와 문화 상황을 다른 이념으로 대체시킴으로써 극도의 쇠락에서 극도의 번성으로 극적 전환을 이루는 것이 왕조 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 따른다면 왕조의 교체는 단순한 왕가(王家)의 교체로만 볼 수는 없으며 정치와 문명의 양식과 본질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역사적 요청에 대한 적극적인 응답이 된다. 사마천은 삼대(三代) 순환설과 함께 문질(文質) 교대설도 언급했다. (문화적 꾸밈, 세련됨)과 질(조야함, 질박함)이라는 상반되는 특질이 교대로 출현한다는 것으로, 문명의 전체적 특성 전환을 말한다는 점에서 삼대 순환설과 궤를 같이한다. 역사를 문명적 순환으로 파악하는 이러한 역사관은 이후 중국의 역사관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1. 마음에 들어온 글

 

백이열전                                                                         

 

66. 공자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부귀가 찾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말채찍을 잡는 천한 일자리라도 나는 할 것이다. 또 만일 찾아서 얻을 수 없다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아 행할 것이다.”

 

추운 계절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온 세상이 혼탁하면 비로소 깨끗한 사람이 드러난다.

가의는 이렇게 말했다.

탐욕스러운 자는 재물에 목숨 걸고, 열사는 이름에 목숨 걸며,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권세 때문에 죽고, 뭇 서민들은 (그날 그날의) 생계에 매달린다.”

구름은 용을 따라 생기고 바람은 범을 따라 일어난다. 성인이 나타나야 만물도 다 뚜렷해진다.”

 

노자.한비열전

 

83. “길이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

애초에 같이 갈 수 없음을 알았으면 기대하지 않고, 시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84. 초나라 위왕은 장주가 현명하다는 말을 듣고 사신을 보내 많은 예물을 주고 재상으로 맞아들이려고 했다. 그러나 장주는 웃으며 초나라 왕의 사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천금은 막대한 이익이고 재상이란 높은 지위지요. 그대는 교제(고대 제왕이 해마다 동짓날에 도성의 남쪽 교외에서 하늘에 올린 제사)를 지낼 때 희생물로 바쳐지는 소를 보지 못했고? 그 소는 여러 해 동안 잘 먹다가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결국 종묘로 끌려 들어가게 되오. 이때 그 소가 몸집이 작은 돼지가 되겠다고 한들 어찌 그렇게 될 수 있겠소? 그대는 빨리 돌아가 나를 욕되게 하지 마시오. 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 노닐며 즐길지언정 나라를 제후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소.

, 그러니까 승진이나 출세나 뭐 다 그렇다. 남들보다 눈에 띄는 위치에 올라 잘 먹고 잘 살았으면 그에 따른 대가도 있기 마련. 그걸 알고 몸 조심, 입 조심하며 살아야 하련만 요즘은 잘 사는 놈은 어떤 후안무치한 짓을 하던 계속 잘 사는 경향이 있어 가르침이 전해지기 어렵다

 

86. 대체로 유세의 어려움은 내 지식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고, 내 말솜씨로 뜻을 분명히 밝히기 어렵다는 것도 아니며, 또 내가 감히 해야 할 말을 자유롭게 하기 어렵다는 것도 아니다.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한비, ‘세난편에서)  

 

진실을 밝히거나 중요한 자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귀에 거스르지 않는 방법을 찾는데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이 불편한 진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표현해주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인 거 맞는데, 왜 짜증이 나지? 아 뭐, 왕이라잖아~ 예나 지금이나 참 먹고 살기 힘들다….

 

91. 용이라는 벌레는 잘 길들여 가지고 놀 수도 있고 그 등에 탈 수도 있으나,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용이 죽인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가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아야 성공한 유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비, ‘세난편에서)

 

그 유명한 역린의 원전이 이것이군. 영화 역린이 완전 흥행 대박을 치고 있다는데, 턱 깎은 현빈이 정조를 연기하는 모습이 도무지 매치가 안돼서 보러 가긴 좀 그렇다. 어디 왕만 그럴까.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사의 역린이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내 발목을 잡을 지 모르니, 자나깨나 비늘 조심!

 

중니제자열전

 

145. 기원전 500년부터 250년에 이르는 기간은 제자백가의 전성 시대이다. 당시 사상가들은 각국을 돌아다니며 유세를 하였고, 의기투합하여 봉건 제후의 고문이 되거나 외교관 역할을 하였다. 이들의 위대한 지적 전개와 성과는 문화적 진보를 가져왔다.

 

제자백가는 크게 유가, 도가, 묵가, 명가, 법가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유가는 후세 중국 사상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지존의 지위를 자랑해 왔다.

 

유가의 창시자 공자는 주나라의 신분 사회가 무너지기 시작한 과도기에 살았는데 오랜 세월 제자들과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봉건 제후들에게 유세하며 정치적 직책을 갈망하였지만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그는 정치가로서의 삶에는 실패했지만 무관의 제왕으로 불릴 만큼 교사로서의 역할에서는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공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부르짖고, 그의 나이 서른살을 전후로 하여 제자를 모아 수업을 했는데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자가 300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교육관을 유교무류(有敎無類)에 두었다.

 

세계사 시간과 윤리 시간에 서양사와 철학 쪽만 중점적으로 외웠던 건가? 도무지 기억에 없는 중국사덕택에 이런 발제문이라도 봐야 공자가 진짜 뭐하던 양반인지 감을 좀 잡는 지경이다. 교육자로서 천재성을 발휘한 공자를 누가 교주처럼 바꿔놓았냐고!!!

 

상군열전

 

208. ‘겉치레 말은 허황되고, 마음속에서 나오는 말은 진실되며, 듣기 괴로운 말은 약이 되고, 달콤한 말은 독이 된다.’ 선생께서 하루 종일 바른말을 해 줄 수만 있다면 나에게 약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듣기 싫은 걸 어쩌겠나. 그래서 젊은 사장들이 오래된 중역들을 다 자기 또래로 갈고 싶어하는 거 아니겠나나한테 감히 바른 말, 듣기 싫은 말 수시로 할 것 같은 사람 완전 부담인 거지. 

 

210.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는 흥하고 잃는 자는 망한다’ – 시경

 

소진 열전

218. “새도 깃털이 자라지 않으면 높이 날 수 없소. 우리 나라는 다스리는 이치가 밝혀지지 않았으니 천하를 통일할 수 없소.

 

231. ‘주서’에서는 ‘처음에 싹을 자르지 않아 무성해지면 어떻게 하나? 터럭같이 작을 때 치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250. “제나라 왕은 천하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소?” “될 수 없습니다” “어째서 그렇소?” “제나라 왕은 자기 신하를 믿지 않습니다.

 

235. 신이 듣건데 모든 일은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다스리고 해로운 일은 일어나기 전에 대책을 세워 막아야 한다고 합니다. 우환이 닥친 뒤에 걱정하면 이미 늦습니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이 가르침을 제대로 알고 행하는 게 위기관리의 출발이자 마지막인데. 어떤 조직이든 당장의 매출 증대 또는 눈에 보이는 성과로 측정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보호책인 위기관리나 보안 등의 분야에 자발적으로, 흔쾌히 투자하는 꼴을 보진 못했다. 그러다 세월호 사건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면 그때 가서 위기관리 체제가 빨리 가동되지 않았다는 둥, 훈련이 부족했다는 둥 난리부르스들을 추지. 근데 그런 때 광분해서 난리 치는 사람들이 꼭 평소에는 그딴 거 왜 하냐며 예산 깎는 인간들이란 말이지.   

 

장의 열전

265. “내 혓바닥이 아직 붙어 있는지 보아 주시오.

 

267. 진나라의 실권을 잡아 휘두를 사람은 장의뿐일세. 그러나 그는 가난하여 다른 사람에게 등용되지 못했네. 나는 그가 작은 이익을 탐내어 큰 뜻을 이루지 못할까 염려스러워서 일부러 그를 불러다 모욕을 주어 그의 뜻을 북돋운 것일세. 자네는 나 대신 은밀히 그를 도와주게

 

275. 신이 듣건대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고 합니다.

 

282. 신은 ‘병력이 부치면 싸워서는 안 되고, 식량이 부치면 오래 싸우지 말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302. ‘호랑이 두 마리가 소를 잡아먹으려 합니다. 먹어봐서 맛이 좋으면 분명히 서로 다툴 것입니다. 다투게 되면 반드시 싸울 테고, 서로 싸우게 되면 큰 놈은 상처를 입고 작은 놈은 죽을 것입니다 .상처 입은 놈을 찔러 죽이면 한꺼번에 호랑이 두 마리를 잡았다는 명성을 얻을 것입니다

 

백기, 왕전 열전

349. 9월이 되자 조나라 군대는 식량을 보급받지 못한 지 사십육일이나 되었으므로 내부에서 서로 죽여 살을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맹자, 순경 열전

363. 공자는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한을 사는 일이 많다.’라고 했던 것이다. 천자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이익을 좋아하는 데서 생긴 폐해가 어찌 다르겠는가?

 

363. 시대의 흐름에 들어 맞지 않는 주장은 쓰이지 못한다.

그러니까, 타이밍이 운이고, 능력이고, 힘이다.  

 

367. 네모난 각목을 둥근 구멍에 아무리 넣으려고 한들 들어갈 리가 있겠는가?

 

맹상군 열전

379. “사람의 운명을 하늘에서 받는다면 아버님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그렇지 않고 운명을 지게문에서 받는다면 지게문을 계속 높이면 그만입니다. 어느 누가 그 지게문 높이를 따라 계속 클 수 있겠습니까?

 

382. 나무 인형이 흙 인형에게 ‘비가 내리면 너는 허물어질 거야.’라고 말하자 흙 인형이 ‘나는 원래 흙에서 태어났으나 허물어지면 흙으로 돌아가면 그 뿐이지만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너는 어디까지 떠내려가야 할지 몰라.” 라고 대답했습니다.

 

397-398,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신은 혹시 아침 일찍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까? 새벽에는 어깨를 맞대면서 앞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으면서 시장은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날이 저무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날이 저물면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가 버렸다고 해서 선비들을 원망하여 일부러 빈객들이 오는 걸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빈객들을 대우하십시오.

 

평원군, 우경 열전

404. “당신이 절름발이를 비웃은 자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비들은 당신이 여색을 좋아하고 선비를 하찮게 여기는 인물로 생각하여 떠나는 것입니다.

 

406. “대체로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 보이는 법이오”

 

417. 옛말에 ‘강한 자는 공격을 잘하고 약한 자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418. 제후들은 한결같이 강한 자에게 기대어 약한 자를 누르려 합니다.

 

421. ‘작은 나라와 큰 나라가 함께 일을 하면 이로운 것이 있을 때에는 큰 나라가 그 복을 받고, 일이 잘못되면 작은 나라가 그 화를 입게 된다.’ 지금 위나라는 작은 나라인데 스스로 화를 부르고 있고, 왕은 큰 나라인데 복을 사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은 왕께서도 잘못하고 위나라도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합종하는 편이 낫습니다

 

423. 평범한 사람도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아는데  하물며 어진 우경이 몰랐으랴! 그러나 우경에게 고통과 근심이 없었다면 책을 지어 후세에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을 것이다.

사마천에게 사무친 우경이었을까? 모든 위대한 것은 고통 속에 잉태되는 것이라며, 사마천도 스스로를 그렇게 타일렀을까?

 

위공자 열전

428. 왕은 공자가 어질고 능력있음을 꺼려 그에게 나랏일을 맡기려 하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자기보다 잘난 수하가 껄끄러운 윗대가리가 알면서도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나 보다. 지가 제일이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서 그런 것이겠지, 에효.

 

435.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군대 안에 있는 사람은 아버지가 돌아가고, 형과 동생이 함께 군대 안에 있으면 형이 돌아가라. 외아들로서 형제가 없는 자는 돌아가 부모를 모시도록 해라. “ 이렇게 하여 선발한 병사 8만 명을 진격시켜 진나라 군대를 치자 진나라 군대는 한단의 포위를 풀고 물러났다.

 

춘신군 열전 

445.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다 지치면 개도 못 이긴다.

이거 촌철살인이로군여!

 

446.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면 힘이 약한 개가 그 기회를 틈타 이익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편이 더 낫습니다.

 

신은 “사물은 한쪽 끝까지 가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겨울과 여름은 서로 바뀌게 마련이다. 쌓인 것이 극에 이르면 위태롭다. 바둑돌을 쌓아 올리면 무너지게 마련이다.”라고 들었습니다.

정반합이 아니라 끝없이 정반 정반을 오가는 것같다.

 

447. “시작이 없는 것은 없으나 끝이 좋기란 드문 일이다.(시경)

“여우가 물을 건너가려면 꼬리를 적시기 마련이다.(역경)

 

459. “세상에 생각지도 않던 복이 찾아올 수도 있고, 또 생각지도 않은 불행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생각지도 못한 행복과 재앙이 찾아오는 세상에 살고 있고, 기대를 걸 수 없는 군주를 섬기고 계십니다. 어찌 재앙을 막아 낼 수 있는 뜻밖의 인사를 구해 두지 않으십니까?

 

461. ‘마땅히 결단해야 할 것을 결단하지 못하면 도리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범저, 채택 열전

498. 옛말에 해가 중천에 오르면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기운다.’라고 했습니다. 만물이 왕성해지면 곧바로 쇠약해져 떨어지는 것은 천지의 변하지 않는 이치입니다.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 굽히고 펴는 것이 때에 따라 바뀌는 것은 성인의 영원한 도리입니다.

이것이 아마도 사기 전체를 통해 흐르는 사마천의 역사관일 것이다.

  

499. 이는 모두 최고에 이르렀을 때 본연의 도리로 돌아오지 않고 자신을 낮추어 겸손하지 않으며 절제할 줄 모른 데서 생긴 재앙입니다.

 

501. ‘펼 줄만 알고 굽힐 줄 모르며, 앞으로 갈 줄만 알고 돌아올 줄 모르는 사람이지요.

 

악의 열전

513-514. 신이 듣기에 “어질고 성스러운 군주는 가깝다는 이유로 봉록을 주지 않고 공로가 많은 자에게 상을 주며, 능력 있는 사람에게 그에 맞는 일을 맡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재능을 살펴 관직을 주는 이는 공적을 이루는 군주이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사귀는 이는 이름을 남기는 선비입니다.

                       

515. 신이 듣건데 “어질고 성스러운 군주가 공을 세우면 그것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역사에 이름이 남고, 앞을 내다보는 밝은 눈을 가진 선비가 공명을 이루면 그것은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후세까지 칭송을 받는다.”라고 합니다.

 

515-516. 또 신이 듣건데 “일을 잘 꾸민다 해서 반드시 일을 잘 이루는 것은 아니며, 시작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마무리도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합니다.

 

신이 듣건데 “옛 군자는 사람과 교제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고, 추신은 그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기 결백을 밝히려고 군주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신은 영리하지는 못하지만 자주 군자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다만 왕을 모시는 신하들이 주위 사람들의 말을 가까이하여 멀리 내쳐진 신의 행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할까 염려되어 감히 글을 올려 말씀드립니다. 부디 군왕께서 신의 뜻을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염파, 인상여 열전 

526, 신은 ‘일반 백성의 사귐에도 오히려 서로 속이지 않거늘, 하물며 큰 나라끼리 사귀는 데 그럴 수 있겠는가?

 

541. 대체로 천하 사람들은 시장에서 이익을 좇는 것처럼 사귑니다. 당신에게 권세가 있으면 따르고 권세가 없어지면 떠나갑니다. 이것은 진실로 당연한 이치인데 무엇을 원망하십니까?

 

545, “죽음을 알면 반드시 용기가 솟아나게 된다. 죽는 것 그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고 죽음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노중련, 추양 열전

567. 지혜로운 자는 때를 거슬러 유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용감한 자는 죽음을 겁내어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으며, 충성스러운 신하는 자기 한 몸을 앞세워 군주를 뒤로 하지 않는다.

 

굴원, 가생 열전 

586. 무릇 하늘은 사람의 시작이며 부모는 사람의 근본이다.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 그러므로 힘들고 곤궁할 때 하늘을 찾지 않는 이가 없고, 질병과 고통과 참담한 일이 있으면 부모를 찾지 않는 이가 없다. 굴원은 도리에 맞게 행동하고 충성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여 군주를 섬겼지만 헐뜯는 사람의 이간질로 곤궁해졌다고 할 수 있다. 신의를 지켰으나 의심을 받고, 충성을 다했으나 비방을 받는다면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고. 맞다, 잘 나갈 때 죄다 지가 잘 나서 그런 줄 알고 그런 거 돌아볼 생각 안 한다. 그런데 진짜 위대한 일들은 그런 때 시작되지 않나. 시련이 영광의 시작이라니까.

 

590. 나라가 망하고 가정이 깨지는 일이 거듭 생기고, 훌륭한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시대가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충신이라는 이가 충성을 다하지 않고, 현명하다는 이가 지혜롭게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경’에 “우물물이 흐렸다가 맑아져도 마시지 않으니 내 마음이 슬프구나. 이 물을 길어 갈 수는 있다. 왕이 현명하면 모든 사람이 그 복을 받는다.”라고 하였다. 왕이 현명하지 않은데 어찌 복이 있겠는가!

리더가 어리석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고집이라도 적길 바랄 뿐이다. 어리석고 고집센 리더가 얼마나 한 조직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는 체험한 바, 절절히 느낀 바 있으니.

 

591. “온 세상이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소.

 

“대체로 성인이란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속세의 변화를 따를 수 없다고 합니다.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모든 사람이 취해 있다면 왜 그 지게미를 먹거나 그 밑술을 마셔 함께 취하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아름다운 옥처럼 고결한 뜻을 가졌으면서 스스로 내쫓기는 일을 하셨습니까?

 

593.

모난 것 깎아 둥글게 만들려 하지만

변하지 않는 법도는 바꿀 수 없네

본래 갈 길을 바꾸는 것

군자는 추잡하게 여기네.

먹줄 따라 바르게 긋는 것은

옛날 법도와 다름이 없네

곧은 마음 중후한 성품을

현명한 사람은 존중하나

솜씨 좋은 장인이 깎고 다듬지 않으면

누가 그 굽고 곧음을 알리!

검은색 무늬를 어두운 곳에 두면

눈 뜬 봉사는 무늬 없다 하고,

이루(ㅐㅐ)는 눈을 가늘게 뜨고도 볼 수 있는데

맹인은 그의 눈이 밝지 않다고 여기네.

 

흰 것 검다 하고

위를 거꾸로 아래라 하네.

봉황은 새장 속에 갇혀 있고

닭과 꿩은 하늘을 나네.

옥과 돌을 뒤섞어 하나로 헤아리니,

저들은 더러운 마음 뿐이라

내 좋은 점을 알 수 없지!  

 

  • 굴원, ‘회사(懷沙)’ 중에서 발췌

    검은 색 무늬를 어두운 곳에 두면 눈뜬 봉사는 무늬가 없다 한다…. 왠지 가슴이 뜨끔하여 자꾸 곱씹게 된다.

     

    602.

    만물은 변하며

    진실로 쉼이 없다.

    돌아 흘러서 옮겨 가고

    또는 밀어서 돌아간다

    형체와 기운이 끊임없이 도니

    변하고 진화하는 것 매미와 같네

    그 깊은 이치 끝이 없는데,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으리!

    재앙이란 복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이란 재앙이 숨어있는 곳이라.

    근심과 기쁨은 같은 문으로 모이고

    길함과 흉함은 한곳에 있네

    재앙과 복이

    어찌 꼬인 새깨줄과 다르랴!

    참으로 절묘하구나굴원이 이래서 어마어마한 시인으로 이름을 남겼나보다. 옛 시에 자꾸 감탄하게 되는 것은 나이듦으로 인한 것인가? 생일선물로 한시집을 사달라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여불위 열전 

    615. 영화를 누릴 때 터전을 닦아 놓아야지 아름다운 얼굴이 스러지고 사랑이 식은 뒤에는 비록 한마디 말을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618. “소문이란 곁으로는 인덕을 좋아하는 듯하지만 실제 행동은 오히려 그렇지 못하고, 스스로 어진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면서도 그에 대한 의혹이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관리가 될 때도 거짓으로 명성을 취하고, 집에 있을 때도 거짓으로 명성을 취한다.(논어)

     

    자객 열전

    626. “약속을 어기면 안 됩니다. 작은 이익을 탐하는 것으로 스스로 만족하신다면 제후들의 신뢰를 잃고 천하 각국의 지지를 잃게 됩니다. 그러니 약속대로 땅을 돌려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630. “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얼굴을 단장한다고 했다.

    자기를 알아준다는 말은 얼마나 흐뭇한가. 이 또한 소통의 욕구, 그에게로 가서 닿고 싶은 욕구, 확장의 욕구를 의미한다. 사회적 인간으로서 가장 절실한 욕구가 바로 소통의 욕구가 아닐른지. 

     

    634. “제가 뜻을 굽히고 몸을 욕되게 하여 시장 바닥에서 백정 노릇을 하는 까닭은 늙으신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머니께서 세상에 살아 계신 동안에는 제 몸을 다른 사람에게 감히 바칠 수 없습니다.

      

    642. 대체로 위태로운 일을 하면서 안전함을 찾고 재앙을 만들면서 복을 구하려고 한다면 계책은 얕아지고 원망만 깊어질 뿐입니다. 새로 사귄 친구 한 명과 사귐을 계속 이어 가기 위해서 나라의 커다란 피해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이는 원한을 쌓고 재앙을 만드는 일입니다. 진나라가 연나라를 치기란 가벼운 기러기 깃털 하나를 화로의 숯불 위에 놓아 태우는 것처럼 아주 손쉽습니다.

    뜨끔 뜨끔.

     

    644. “신이 듣건대 준마는 기운이 왕성할 때에는 하루에 1000리를 달리지만 늙고 쇠약해지면 노둔한 말이 앞지른다고 합니다. 지금 태자께서는 신이 젊고 왕성하던 때의 일만 들으시고 신의 정력이 없어진 줄은 모르십니다.

     

    이사 열전 

    66,, “사람이 어질다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달렸을 뿐이구나.

    “저는 때를 얻으면 꾸물대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 무섭다. 윤리가 상황에 따라 마구 변해도 된다는 사람. 본인 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기에 가장 적합한 인생관인가.  

     

    662. 비천한 자리에 있으면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은 짐승이 고기를 보고도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본다 하여 억지로 참고 지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큰 부끄러움은 낮은 자리에 있는 것이며, 가장 큰 슬픔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낮은 자리와 곤궁한 처지에 있으면서 세상의 부귀를 비난하고 영리를 미워하며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의탁하는 것은 선비의 마음이 아닐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서쪽 진나라 왕에게 유세하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사람은 기회를 놓치지만 큰 공을 이루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파고들어 밀고 나갑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개 큰 사고를 치고도 반성을 안 한다. 큰 공을 이루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파고들어 밀고 나간다니, 일말의 진실이 없지 않으나 이것으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합리화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엘리트 집단이 사회를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만들었는가.

     

    666. 그 인물의 사람됨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지 않고 곱은지 곧은지를 말하지 않으며, 진나라 사람이 아니면 물리치고 빈객이면 내쫓으려 합니다. 그런즉 여색이나 음악이나 주옥은 소중히 여기되 사람은 가벼이 여기는 것입니다. 이것은 천하에 군림하여 제후들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669. 사사로이 학문하는 자들은 서로 모여 이미 만들어진 법과 제도를 허망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군주를 비방하는 것을 명예로 여기고, 다른 주장을 내세우는 것을 고상한 것으로 여겨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끌어 비방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금지하지 않으면 위로는 군주의 권위가 떨어지고 아래로는 당파가 이루어질 테니 금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시황제는 그 제안을 옳다고 여겨 시경, 서경, 제자백가의 책을 몰수하고 모든 백성을 어리석게 만들어 천하에 그 누구도 옛 것을 끌어들여 지금 세상을 비판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분서갱유? 갑자기 뭐가 됐든 가만히 있으라는 지금 현 정권이 생각난다. , 또 열받는다.   

       

    670. “만물은 극에 이르면 쇠하거늘 내 앞날이 이렇게 될지 알 수 없구나.

     

    672. 대체로 큰 일을 행할 때는 작은 일을 돌아보지 않으며 큰 덕이 있는 사람은 일을 사양하지 않습니다.

     

    결단을 내려 과감하게 행동하면 귀신도 피하고 뒷날 성공하게 됩니다.

     

    675. 충신은 죽음을 피하려 요행을 바라지 않으며, 효자는 부모를 섬기는 데 부지런히 힘쓰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신하가 된 자는 저마다 자기 직책을 지킬 따름이오.

     

    “제가 듣건 데 성인은 변하여 정해진 태도가 없으며, 변화에 따르고 시대에 호응하며, 끝을 보고 근본을 알며, 지향하는 바를 보고 귀착되는 바를 안다고 합니다. 사물이란 본래 이런 것입니다. 어찌 변하지 않는 고정된 법칙이 있겠습니까?

     

    679.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비유하자면 준마 여섯 필이 끄는 수레가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짧은 시간이오.

     

    683. 책임을 꾸짖으면 신하들은 능력을 다하여 자기 군주를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하와 군주의 직분이 정해지고 위와 아래의 의리가 분명해지면, 천하의 어진 사람도 어질지 않은 사람도 있는 힘을 다해 맡은 일을 하여 군주를 따르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홀로 천하를 통제하고 남에게 제어되는 일이 없습니다. 더 없는 즐거움을 다 맛볼 수 있어야 이런 분이 현명한 군주이신데, 이러한 도리를 살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684. 남이 나를 따르게 하면 나는 존귀해지고 남은 비천해지지만, 내가 남을 따르면 내가 비천해지고 남이 존귀해집니다. 그러므로 남을 따르는 자는 비천하고 남을 따르게 하는 자는 존중 받는 것입니다.

     

    한비자는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는 집안을 망치는 자식이 있지만 엄격한 가정에는 거스르는 종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했겠습니까? 잘못을 하면 반드시 벌을 주기 때문입니다.

     

    오직 현명한 군주만이 가벼운 죄를 엄하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685. 현명한 군주, 성스러운 왕이 오래도록 존귀한 지위에 있으면서 길이 큰 권세를 잡고 천하의 이익을 독점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결단을 내리고 죄상을 세밀히 살펴 반드시 엄한 형벌을 내림으로써 천하 사람들이 감히 죄를 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죄를 짓지 못하게 하는 근본 원인에는 힘쓰지 않고, 자애로운 어머니가 아들을 망치는 근원을 일삼는다면 성인의 이치를 살피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인의 이치를 실천하지 못하면 자기를 버려서 천하를 위해 고생하는 것인데 어찌 본받으시겠습니까?

     

    몽염 열전

    707. 신이 듣건대 ‘경솔한 생각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고, 한 사람의 지혜로운 군주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위표, 팽월 열전

    745. 용 두 마리가 싸우면 기다려라.

     

    751. 반역할 마음을 품었다가 실패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하고 붙들려서 형벌을 받았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지략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자들이지만 오직 자기 몸을 보존하지 못하는 것만 걱정하였기 때문이다.

     

    경포 열전

    770. “재앙은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싹텄고, 질투가 우환을 낳아 마침내 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구나!

    자고로 질투에 눈먼 자 사리판단이 흐려져 반드시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에잇, 쯧쯧

     

    회음후 열전

    780. 천하는 마음을 얻는 자의 몫이다.

    천하가 마음을 얻는 자의 몫이 되는 지는 잘 모르겠으나, 마음을 못 얻는 자가 천하를 얻지는 못 한다는 것은 알겠다. 철권으로 제압한들, 그것으로 진정한 주인이 되었다 할 수 없으니 자신도 그 사실을 알아 더욱 더 억압하고 누르려고 들다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지요.

     

    789. 제가 듣기로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실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는 경우가 있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미친 사람의 말도 가려서 듣는다’라고 했습니다.

     

    797-798. 무릇 남이 나를 깊이 믿는데 내가 그를 배반하는 것은 상서롭지 못한 일입니다.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마음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 마음이 비록 고귀하나 공사에 있어서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사람 사이의 정으로 감싸줘야 할 상황과 공적인 의무를 구분하지 않고 그저 서로 서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다 세상 진짜 더러워졌다. 의리를 찾을 곳과 아닌 곳, 의리를 지켜야 할 대상과 아닌 대상을 오로지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하는 인간들에게 사회가 먹혀버렸다.  

      

    798. (관상) “귀하게 되느냐 천하게 되느냐는 골법에 달려 있고, 근심이 생기느냐 기쁨이 생기늬냐는 얼굴 모양과 빛깔에 달려 있으며, 성공과 실패는 결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을 참고하여 판단하면 만의 하나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801. 내가 듣건데 ‘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남의 우환을 제 몸에 지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남의 근심을 제 마음에 품으며, 남의 것을 먹으면 그의 일을 위하여 죽는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회사 다니는 게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니까. 게다가 우리처럼 집단주의로 사고하는 사회에서 조직이 개인을 착취하는 것은 너무나 쉽고 심지어 고귀하다 여겨지는 거지.

     

    803. 대체로 나무를 하고 말을 먹이는 이는 만승의 천자가 될 만한 군위도 잃어버리고, 조그마한 봉록을 지키는 데 급급한 이는 경상 자리를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지식은 일을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은 일하는 데 방해만 됩니다. 터럭 같은 작은 계획을 자세히 따지고 있으면 천하의 큰 술수를 잊어버리고, 지혜로 그것을 알면서도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은 모든 일의 화근이 됩니다.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화근이 될 뿐 아니라 죄악이 되기도 한다. 나 지금 중죄인이다.

     

    806. “정말 사람들의 말에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 버린다. 적을 깨뜨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라고 하더니,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겨 죽는 것은 당연하구나!한신

    그러니까. 제 모가지 날아갈 줄은 모르고 (혹은 알지만) 충성을 다하다 떨궈지는 간부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거지.

     

  1. 저자의 입장에서 다시

 

이 책은 각 소단원의 제목 자체가 거의 다 주제문이면서 완벽한 경구다. 옮겨 적을 가치가 충분했던 목차. 이것이 사마천의 구성인지, 저자 김원중의 배려인지 모르겠으나 훌륭하구나.

 

역자서문
해제

차례

일러두기


1.
백이 열전
왜 유가 경전에는 허유와 무광 등의 사적이 없을까
?
백이와 숙제는 정말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을까
?
착한 이가 곤경에 빠지는 것이 하늘의 도인가?

파리도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천 리 길을 갈 수 있다

2.
·안 열전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

군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뜻을 드러낸다


3.
노자·한비 열전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둔다

관리가 되느니 더러운 시궁창에서 놀리라

형명지학의 대가 신불해

용의 비늘을 건드리지 말라


4.
사마·양저 열전
약속은 생명과도 같다

병사들을 감동시킨 용병술


5.
손자·오기 열전
군령을 따르지 않는 병사에게는 죽음뿐이다

급소를 치고 빈틈을 노려라

아내를 명성과 바꾸다

나라의 보배는 험난한 지형이 아니라 임금의 덕행이다

남보다 윗자리에 있는 이유

죽은 시체 위에 엎드린 오기


6.
오자서 열전
소인배의 참언을 믿고 친자식을 내친다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 안고 떠난다

때를 기다려라

오나라의 힘을 빌려 초나라를 깨뜨린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악의 씨가 자라기 못하게 하라

성공하면 충신이고 실패하면 역적이다


7.
중니 제자 열전
공자의 제자들과 공자가 존경한 사람들

밥 한 그릇과 물 한 바가지로 즐거워하는 안회

효성스러운 민자건

덕행은 훌륭하나 몹쓸 병에 걸린 염경

얼룩소의 새끼라도 털이 붉고 뿔이 곧으면 제물로 쓸 수 있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조언도 달라야 한다

좋은 말을 듣고 실행하지 못했는데 또 좋은 말을 들을까 두렵다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

자식은 태어난 지 삼년이 지나야 부모 품을 벗어난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

종묘의 제사 그릇같은 자공

한 번 움직여 세상의 판도를 새로 짠다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

흰 바탕이 있는 뒤에 색을 칠할 수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많이 듣고 삼가면 실수가 적다

명망과 통달의 차이

효성으로 이름을 떨친 증삼

사람을 말과 생김새로만 평가하면 안 된다

재능은 빼어난데 몸담고 있는 곳이 작다
배우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던 자장

흰 옥의 티는 갈 수 있지만, 말의 티는 어찌할 수 없다

지조를 지킨 공석애와 낭만주의자 증점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똑같다

『역경』의 전수는 끊이지 않았다

말만 잘하는 자를 미워한다

겸손한 칠조개

모든 일은 천명에 의해 결정된다

어진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예와 의를 좋아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얼굴이 닮았다고 하여 공자가 될 수는 없다

군자는 가난한 사람만 돕는다

신하는 임금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8.
상군 열전
죽음의 문턱에 있는 자의 말은 믿을 수 없는가
?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성공적인 유세를 할 수 있다
옛것을 따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새로 만든 법은 믿음 속에서 꽃필 수 있다

법은 위에서부터 지켜야 한다
뱃속에 있는 질병을 없애라
사람의 마음을 잃는 자는 망한다


9.
소진 열전
새도 깃털이 자라지 않으면 높이 날 수 없다

천 리 밖의 근심을 버리고 백 리 안의 근심을 해결하라

어찌 어두운 곳에서 큰일을 결정하랴
?
닭 부리가 될지언정 쇠꼬리가 되지 말라

싹이 돋아날 때 베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

과장된 몸짓 속에 가려진 진실을 보라
우환이 닥친 뒤에는 걱정해도 소용없다

부귀하면 우러러보고 가난하면 업신여긴다
원수를 버리고 든든한 친구를 얻어라

충신만이 죄를 짓는가
?
사람을 속여 원수를 갚는다

소진이 남긴 사업을 이은 소대와 소려

자주색 비단이 흰색 비단보다 열 배 비싸다

정의로운 행동만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10.
장의 열전
작은 이익을 탐내면 큰 뜻을 이루지 못한다
싸울 때는 명분과 실속을 모두 얻어야 한다

깃털도 쌓으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

진나라가 초나라를 중시하는 까닭

호랑이와 양은 적수가 못 된다

달콤한 말은 나라를 망친다

한때의 이익에 끌려 백대의 이익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른팔을 잘리면 싸울 수 없다

허우대는 어른, 생각은 어린아이

무왕과 틈이 벌어진 장의

사람 됨됨이는 그 주위 사람이 제대로 안다

할 일 없이 술만 마신 서수

병들었을 때는 고향이 가장 그립다

자기보다 나은 자를 밟고 일어선다


11.
저리자·감무 열전
지혜주머니라고 불린 저리자

아들이 살인했다는 말을 듣고 북을 내던진 어머니

짐승도 궁지에 몰리면 수레를 뒤엎는다

남의 남는 빛으로 집안을 일으킨다
너무 현명해도 재상이 못 된다

지혜는 나이와 관계없다


12.
양후 열전
외척의 정치 참여

천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잃는 게 없는 싸움을 하라

결국 내쫓기는 신세가 되다


13.
백기·왕전 열전
마음을 잘 바꾸는 자는 난을 일으킨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죽음만이 있을 분이다

세 대에 걸쳐 장군이 된 자는 싸움에서 진다


14.
맹자·순경 열전
사욕은 혼란의 시작이다

시대 흐름에 들어맞지 않는 주장은 쓰이지 못한다
추씨 성을 가진 세 학자
양나라 헤왕이 손우곤을 만나 한마디도 듣지 못한 까닭

전국시대 각 지역의 사상가들


15.
맹상군 열전
사람의 운명은 어디로부터 받는가
?
닭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로 위기를 벗어난다

모든 일에는 보답이 따른다

맹상군의 결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

군주가 이익에 눈멀면 백성은 떠난다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진다


16.
평원군·우경 열전
애첩을 죽여 신의를 지킨다

세 치 혀가 백만 명의 군사보다 강하다

나라가 망하면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강한 자는 공격을 잘하고 약한 자는 지키지 못한다


17.
위공자 열전
어진 사람을 얻으려면 정성을 다하라

숨어 사는 선비 후영과 주해

굶주린 호랑이에게 고기를 던져 주지 말라

잊으면 안 될 일과 잊어야 할 일

노름꾼과 술 파는 자라도 어질면 찾아가라

비방 한마디가 인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18.
춘신군 열전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다 지치면 개도 못 이긴다
신하는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
진나라와 초나라가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

정확한 결단만이 몸을 보존할 수 있다

복과 불행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19.
범저·채택 열전
군주가 의심하면 잠시 떠나 때를 기다려야 한다
제후의 인재는 천하에서 찾는다
열매가 너무 많으면 가지가 부러진다
머리카락을 뽑아 속죄해도 부족하다

군주가 어진 것은 하늘이 내린 복이다

달도 차면 기운다


20.
악의 열전
충신이 반역자가 되는 것은 하루아침이다

군주와 신하의 의는 무엇인가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떠나라

21.
염파·인상여 열전
큰 나라끼리 사귀는 데는 법도가 있다

피를 뿌려서라도 군주의 위엄을 지킨다

나라의 위급함을 먼저 생각한다

세금이 공평하면 나라가 부유해진다

쥐구멍 안의 싸움에서는 용감한 쥐가 이긴다

아버지와 자식은 마음 씀씀이부터 다르다

권세를 가진 자에게는 사람이 몰린다

죽음을 알면 용기가 솟는다


22.
전단 열전
수레바퀴 축의 쇠가 목숨을 구한다

기묘한 계책으로 적의 허를 찔러라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


23.
노중련·추양 열전
천하에서 선비가 귀하게 여겨지는 까닭

잠시의 부끄러움을 참고 이름을 길이 남겨라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인다


24.
굴원·가생 열전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
우물물이 맑아도 마시지 않으니 슬프다

사람들이 다 취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다

모자를 신발 삼아 신어서야 되겠는가

들새가 들어오고 주인이 나간다


25.
여불위 열전
진귀한 재물은 사 둘 만하다

한 글자도 더하거나 뺄 수 없다

거짓으로 얻은 명성은 물거품 같다


26.
자객 열전
비수로 잃었던 땅을 되찾는다

혈육을 죽이고 왕이 된다

충신은 지조를 위해 죽는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인물은 범상치 않는 행보를 보인다
굶주린 호랑이가 다니는 길목에 고기를 던져 놓는다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아야 성공한다

자객은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다


27.
이사 열전
사람이 잘나고 못남은 자기 위치에 달려 있다

등용했으면 내치지 말라

옛것으로 지금을 비평하지 말라

남의 신하가 되는 것과 남을 신하로 삼는 것은 다르다

제 몸조차 이롭게 못하면서 어찌 천하를 다스리랴

사슴을 말이라고 한다


28.
몽염 열전
충신은 대신들과 다투지 않는다

한 사람의 지혜로는 군주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


29.
장이·진여 열전
목이 달아나도 마음만은 변하지 않느다

명분이 있어야 도울 수 있다

이익 앞에서는 친구도 원수가 된다

지조 있는 신하가 왕을 구한다


30.
위표·팽월 열전
인생은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는 것처럼 짧다

용 두 마리가 싸우면 기다려라

31. 경포 열전
형벌을 받은 뒤에 왕이 된다

팔짱만 끼고 앉아 어느 쪽이 이기는지 보면 안 된다

천하를 다스리는 데 어찌 썩은 선비를 쓰랴

왜 낮은 계책을 쓸까


32.
회음후 열전
가랑이 사이로 기어 나간다

소하가 달아난 한신을 쫓아간 이유

천하는 마음을 얻은 자의 몫이다

싸움에 진 장수는 무용을 말하지 않는다

과욕은 화를 부른다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훌륭한 활을 치운다

아녀자에게 속은 것도 운명이다


33.
한신·노관 열전
한나라 조정에 반기를 든 한신

배반과 투항을 일삼은 노관과 그의 족속들

빈객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변란의 조짐이다


34.
전담 열전
왕의 피를 물려받은 이가 왕이 되어야 한다

독사에게 물린 손은 잘라야 한다
원망하는 마음은 반란의 불씨가 된다

평민에게 일어나 번갈아 왕이 된 세 형제
치욕스러운 삶을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


35.
···관 열전
용맹스럽고 기개가 넘치는 번쾌

죽음도 사양하지 않는데 어찌 술 한잔을 사양하리

반역으로 몰려 위기에 처한 번쾌

노략질을 일삼던 역상

위증죄에 연루되어 옥살이한 하후영

비단을 팔던 관영

 

당장 써먹을 수 있겠다 싶은 좋은 인용구가 되어주는 제목이 참 많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그 뜻이 가슴에 들어오니 이것이 오랜 경구의 힘인가 보다. 당장 깨달음을 주는 문구들을 일단 따로 정리해두자.  

 

착한 이가 곤경에 빠지는 것이 하늘의 도인가?
파리도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천 리 길을 갈 수 있다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

용의 비늘을 건드리지 말라
나라의 보배는 험난한 지형이 아니라 임금의 덕행이다
성공하면 충신이고 실패하면 역적이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조언도 달라야 한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많이 듣고 삼가면 실수가 적다

재능은 빼어난데 몸담고 있는 곳이 작다
배우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다

신하는 임금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성공적인 유세를 할 수 있다

법은 위에서부터 지켜야 한다
싹이 돋아날 때 베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
과장된 몸짓 속에 가려진 진실을 보라

우환이 닥친 뒤에는 걱정해도 소용없다

남의 남는 빛으로 집안을 일으킨다
너무 현명해도 재상이 못 된다

지혜는 나이와 관계없다

시대 흐름에 들어맞지 않는 주장은 쓰이지 못한다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다 지치면 개도 못 이긴다

군주가 의심하면 잠시 떠나 때를 기다려야 한다
달도 차면 기운다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떠나라

잠시의 부끄러움을 참고 이름을 길이 남겨라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인다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

우물물이 맑아도 마시지 않으니 슬프다

사람들이 다 취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등용했으면 내치지 말라
용 두 마리가 싸우면 기다려라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훌륭한 활을 치운다

독사에게 물린 손은 잘라야 한다
원망하는 마음은 반란의 불씨가 된다

 

고백컨데 사기열전을 재미있게 읽었다고는 도저히 말 못하겠다. 읽는 내내 이 병렬 구조의 800페이지 짜리 인물열전에 끌려가듯이 그냥 눈으로 쫓을 뿐이었다. 습관처럼 기계적인 북리뷰를 하는 것도 버릇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고. 여러모로 반성할 점이 많은 한 주다. 이제 연구원을 시작한 지 어언레이스를 포함하면 3개월이 되는 시점. 1분기가 지나간 것이다. 아직 난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 너무 많이 들어보았으되 실제 아는 바가 없어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는 코끼리를 만지작거린 소경이 된 기분이다. 이 책이 심지어 사기열전 전부도 아니고 그 반절이었음에야 뭐 할 말이 없다. 적어도 하나 알겠는 것은 사기의 스케일, 사마천의 스케일이다. 본서와 다른 부분을 다 합한 사기가 얼마나 어마무시한 저작인지는 어림짐작으로도 감이 온다. 이 책의 절반을 읽을 때까지도, 태사공이 누구인지 몰랐다. 거의 막판까지 가서야 이것이 그 인물에 대한 사마천의 평을 전하는 부분임을 알았고, 이 책의 개성이랄까, 확실한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여겨져 유심히 살폈다. ‘평한다라는 행위가 가진 의미심장함을 생각할 때, 그것도 이토록 표나게 해둔 것은 사가로서 사마천의 자존심일 수도, 자신감일 수도 있겠으나 여하튼 사기열전을 여타 평범한 인물연대기와는 다른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백 명의 인물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열전에서 사마천의 태사공 왈은 읽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

 

무엇을 읽던, 아무리 그것이 같은, 또 다른 이야기가 그냥 줄줄이 나열된 형태일지라도 한가지 잡고 나가는 줄기는 있어야 한다. 이 책이 내게 던지는 굵은 줄기는 과연 무엇일까? 삼천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아우르며 하나 일관된 깨달음이 있었다면 성하는 모든 것은 쇠한다….는 순환론이라고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리뷰들은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끝없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니 이들이 이름과 사건들만 달려졌을 뿐, 결국은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서 구별하기 더 어려웠다. 이 놈의 인물들은 대체 이름에 자에 호에 직함에 뭐 이리 다양하게 불리우는 지. 아 진짜, 이 놈이 그 놈이란 것도 매치가 안 되어 이야기 따라갈 때 진짜 당황스러웠다.

 

일단 사기열전을 마저 보겠다는 약속도 나는 못하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인하고픈 것은 사기 열전의 맨 마지막 부분에 실렸다는 태사공전이다. 아마도 작가의 생각을 가장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이겠지. 이 불멸의 작품을 남기고자 궁형을 선택했던 지독한 사내 사마천은, 그래서 어떠하였을까. 지금 우리가 평하는 역사가로서 사마천이 아닌, 자신이 그린 사마천은 어떠한 생각으로, 어떠한 마음으로 이 책을 쓰고 삶을 지탱하였을까. ‘후세에 영원히 남기겠다는 잡념으로 집필한 사기가 불멸하는 모습을, 어차피 그는 못 볼 운명이었는데. 궁금해진다. 그의 마음이. 나로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먼 먼 앞을 생각하는 그의 집념이. 사마천은 무엇으로 살았을까.  그는 결국 중국 뿐 아니라 세계의 유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어마어마한 책을 썼다. 그래서 그는 어땠을까? 살아 생전 행복했을까? 행복이 그의 가치는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후련했겠지? 뿌듯했을까? 이제 끝! 만세를 외치며 노후를 맞았을까? 사마천을 한번은 다시 만나야겠다. 그의 답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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