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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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과도한 경쟁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고등학교 까지는 우수했던 자신이 더 이상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존감 상실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생들 중 상당 수도 비슷한 이유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카이스트나 하버드 대학을 다니는 우수한 학생이라면 행복해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는 걸 보면 공부 잘하는 게 꼭 좋은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평균 소득 2만불인 나라에서 2만 5천불 소득으로 사는 것과, 평균 소득 4만불인 나라에서 3만불 소득으로 사는 것 중에 선택 하라면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 나는 2만 5천불로 살기를 선택하겠다. 주변 사람들보다 조금 더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만족감을 준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단 속담 처럼,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아간다. 경제력, 학벌, 인기, 능력, 용모, 직업, 명예, 직위, 지식 등 많은 것들을 비교 대상으로 놓고 스스로를 판단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저울질 하곤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는 게 나쁜 것인가? 비교에는 좋은 비교와 나쁜 비교가 있는 것 같다. 비교는 경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교하면 경쟁(분발)심을 느끼게 되고 분발심은 성장하기 위한 노력의 근거가 된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더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노력을 통해 자신을 성장하게 만드는 비교라면 나쁘다 할 이유가 없다.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좋은 비교이고 경쟁이다. 선의의 경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나쁜 비교는 자신을 갉아 먹는 비교다. 자살한 대학생 처럼, 자신을 괴롭히고 불행하게 만들고 파멸로 이끄는 비교다. 이런 비교는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비교는 우리가 판단하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비교되는 항목들(돈, 학벌, 인기, 능력...)이 과연 우리가 판단하려는 대상(행복) 을 잘 나타내는 기준이 될 수 있는 가 하는 점에서 비교 방식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비교하는 항목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회적 욕망이 우리 자신에게 투영된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비교 항목들이 잘못 선정되었다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비교보다는 본질과 기본에 충실한 게 바람직하다.
비교를 통해 성장 발전할 수 있다지만, 중년을 넘어서면 좋은 비교라도 과도하게 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우리는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는 가운데서 생활해 왔다. 습관적으로 비교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비교를 전혀 하지 않고 사는 게 어렵다면, 비교를 하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떤가.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고, 그 최소한을 충족하면 비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비교로 자신을 괴롭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60대는 잘 생긴자나 못 생긴자에 차이가 없고, 70대는 배운자나 못 배운자에 차이가 없고, 80대는 가진자나 못 가진자에 차이가 없고, 90대는 산자나 죽은자에 차이가 없다." 는 말이 있다. 우스게 소리지만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으로 바뀌어 간다.
젊어서는 최고를 지향하며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가운데 열정과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헌데 중년을 넘어서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와 경쟁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위한 비교이고 경쟁인지 때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얼마나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그리 자신을 괴롭히는 건지.
최소한이 충족되면 너무 비교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최소한은 갖추어야 한다. 그 이상을 원하면서 자신을 속박하는 것은 잘못된 비교다. 길게 볼 때 효율적이거나 경제적이지 않다.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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