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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9일 10시 34분 등록

Ⅰ. 버트런드 러셀 (1872~1970)에 대하여

러섹은 20세기의 지성으로 불리며 수학을 전공한 철학자이다. 보수적인 영국 귀족집안 출신의 자제인 그는 할아버지가 영국의 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하며 선거법 개혁 등 영국의 민주주의를 이끈 존 러셀 백작이며, 그의 아버지 또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무신론자였고, 사회계약론과 자유론으로 유명한 존 스튜어트 밀의 제자이자 친구로서 상당히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유복한 집안 배경에도 불구하고, 러셀의 유년기는 외롭고 고독했다.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고, 1년 후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따뜻한 부모의 사랑은 미쳐 느껴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할아버지 또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지 2년 후 세상을 떠났다. 이에 그는 할머니인 러셀 백작 부인 밑에서 크게 되었는데, 종교 외에는 진보적인 입장에 열려 있던 그녀 곁에서 자연스레 진보적인 사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러셀의 할머니가 손자 교육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아마도 부모의 빈자리를 가문의 자긍심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실제로 러셀은 자신의 성공요인으로 자긍심을 들고 있다. 또한 러셀의 좌우명인 '다수의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에도 그들을 따라가서는 안 되며, 다수의 사람들이 정의를 굽게 하는 증언을 할 때에도 그들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라는 출애굽기의 이야기는 백작부인이 가장 좋아하는 성서이야기 였다고 한다.

고독했던 사춘기 시절, 그는 종교와 수학에 관심을 가졌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것 외에 일반 사춘기 소년들이 가질 법한 다른 것들에는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몇 차례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지만 수학에의 열정 때문에 자살을 감행하지 못했다고 회고 하기도 했다. 그만큼 어렸을 적부터 수학에 대해, 학문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또한 그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사고의 깊이와 내면의 소리를 진실되게 듣게 된다. (어렸을 적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 아마 그를 더더욱 사유케 하며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걷게 했으리라..)  


그후 러셀은 1890년 켐브리지 대학의 트리니티 칼리지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고, 수학과 철학에 두각을 보이며 결국 최우등생으로 졸업한다. 그는 사랑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컸는데 대학교 기간 동안 첫사랑 엘리스를 만나 결혼을 하는가 하면, 이 기간 동안 오톨린 모렐과 배우 콘스턴스 말레슨등과 열애를 하게 되고 결국 앨리스와는 이별하게 된다.

러셀은 생애 2차례 세계대전을 경험하게 되면서 여성해방운동과 평화주의자가 된다. 1차 세계 대전 때에는 반전 운동가로 활동하다가 결국 그로 인해 6개월간 감옥에 갇히기도 하는데 감옥에서 <수리학 개론>을 썼고 <정신 분석>등을 집필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

1919년 러셀은 도라 블랙과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와 같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베이징을 방문하기도 하였으며 슬하에 두 자식을 두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에 러셀은 물리, 윤리, 교육 등을 설명하고 대중서를 쓰는데 열성적이였으며 도라와 1927년 실험 학교인 비콘힐 학교를 설립하기도 한다. 러셀은 당시 기독교 사상만을 강요하며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영국의 주입식 교육을 강하게 비판하고 학교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지닌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비콘힐 스쿨을 설립하여 과학적 사고,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던 것이다.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하니 그의 열정이 느껴진다. 그러나 제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그의 학교는 강제로 폐교되고 말았다그리고 그의 결혼 생활은 또 파경으로 치닫게 된다. 이후 러셀은 가정교사였던 패트리샤와 세 번째 결혼을 한다.

러셀은 2차 세계 대전후 대학에서 수많은 강의를 한다. 또한 <서양철학서>라는 베스트 셀러를 집필하여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하였으며, BBC TV 매체를 통해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도 한다. 그리고 1949년 러셀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얼마 지난 1952년 러셀은 패트리샤와 이혼하고 이디스 핀치와 네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네번이라니...정말 인기가 많은 것인지 아니면 사람과의 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것인지..다행히 이것이 마지막 러셀의 결혼이었다고 한다. 이디스는 러셀의 마지막까지 곁에 있었고, 그들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다. (러셀이 위대한 학자 이지만 한 여성과 오래도록 평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음도 어둠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러나 결국 마지막에는 죽을 때까지 곁에 있었던 여인이 있었고 행복했다니 다행스럽다.)

중년의 러셀은 실질적인 행동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쟁을 막기 위해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썼으며 반전영화 감독인 로고신 감독과 접촉하기도 한다. 러셀은 미국의 전쟁관련 여러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었고, 평화주의자, 좌파의 영웅이 되었다.

말년의 러셀은 자서전을 출간하였고, 88세에는 대중집회를 하다 구류형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94세에는 핵무기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가 감옥살이를 할 정도였다고 하니 대단한 행동주의자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남긴 말 중에 “재능 있는 사람이 무능하게 행동하는 것은, 성격이 우유부단함에 있다. 망설이는 것보다 실패가 낫다.”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며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글이다. 아는 것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인진대 그것을 평생 실천한 그가 감동스럽게 느껴진다.

러셀은 살아가면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자신의 부모와 가문을 욕되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 하에 철저한 시간관리로 스스로를 엄격하게 관리했다고 한다. 또한 여러 명사뿐 아니라 일반인들과도 하루에도 수십 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다고 하는데 편지 답장을 일일이 해주기 위해 오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빡빡하게 짜여진 규칙적인 일과를 운용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자기관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지독한 자기관리 속에서 수학 외에 철학, 과학, 사회학, 교육, 정치, 예술과 종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저작활동을 하며 40여 권이 넘는 책을 남기며 이론과 책 속에 파묻혀서 사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주장할 줄 아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러셀은 70 2 298세의 나이로 자신의 자택에서 독감으로 사망하고 만다. 20세기의 지성이라 불리기에 부끄럽지 않은, 열정적인 삶이었다고 하겠다.

.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지은이의 말

일찍이 알렉산드리아의 시인 칼리마쿠스는 “위대한 저작치고 엄청난 악이 아닌 게 없다”고 갈파하였다.

이 책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일은 탈레스에서 비트겐슈타인에 이르는 서양 철학을 개관하면서, 그와 더불어 서양철학이 전개되어 온 역사적 상황을 일깨워 주려는 것이다.

 

머리말

10. 모든 과학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미지의 영역과 접하고 있다. 누군가가 이 접경지대에 이르러 그 경계선을 넘어간다면 그는 바야흐로 과학의 세계를 지나 사변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사변적 사고 활동 역시 일종의 탐구 활동인데, 이것이 바로 다름 아닌 철학이란 학문이다.

 

11. 과학적 탐구 방법은 그 자체만으로는 새로운 탐구 방법을 개발하지 못하므로, 과학은 그저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일거리만 계속 찾는다.

 

철학은 과학과 구별됨과 동시에 철학 아닌 다른 종류의 사변 활동과도 반드시 구별되어야 한다.

 

12. 철학은 일찍이 그리스 사람들이 그랬듯이 순전히 가보고 싶어서 하는 탐험 여행처럼 오직 알고 싶어서 시도하는 지적 모험이다.

 

사람이 미지의 것에 대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사실 다음 두 가지 태도뿐인 것 같다.  

한가지 태도는 다른 사람이 서적을 통해 알았거나 또는 영감 얻는 이런 저런 비법 통해 알았다고 떠드는 주장들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 태도는 자기 스스로 실제로 알아보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과학과 철학을 하는 사람들의 태도이다.

 

철학에 대한 정의는 어떤 정의든 논란이 일게 마련인데, 그 이유는 어떤 정의든 정의하는 사람의 철학적 태도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철학을 해보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과거 사람들이 철학을 어떻게 해왔는가를 보여주려는 데 주된 목적이 있는 셈이다.

 

14.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깊이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는 물음이 많이 있는데, 이런 물음은 과학이 답을 내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게다가 자기 인생의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아는 체하는 사람들이 즉석에서 내놓는 답을 기꺼이 그대로 믿고 싶은 마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물음의 답을 탐구하는 일과 경우에 따라서는 그 중의 어떤 물음을 제거해 버리는 일이 철학의 임무이다.

 

15. 철학자들이 철학적 물음들과 씨름했던 방식은 실은 그들이 실제로 인생을 살아간 방식의 중요한 일면이기 때문이다.  

 

1.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

 

16. 철학은 누군가가 일반적 물음을 제기할 때 시작되며, 과학 역시 시작은 마찬가지다.

 

20. 그리스 정신은 질서 정연하고 합리적인 면이 있는가 하면, 마구 날뛰는 본능적인 다른 면이 있다. 전자는 철학과 예술과 과학을 일으켰다. 후자는 생산력을 숭배하는 의식에서 연유하는 매우 원시적인 종교로 나타나고 있다.

 

21.  니체는 그리스 정신의 이 두 요소를 아폴로적 원리와 디오니소스적 원리라고 불었다.

이 두 요소 중의 어느 하나만으로는 그리스 문화의 엄청난 폭발은 결코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지적 혁명에는 진리와 아름다움을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스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건 올페우스교의 영향인 것 같다. 소크라테스에게는 철학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이론이라는 말의 그리스어 어원이 애초에는 오늘날의 관광과 비슷한 것을 의미했다는 사실은 기억해 둘 만한 가치가 있다. 헤로도투스는 이론이란 말을 이런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격렬하면서도 순수한 호기심- 즉 열정적으로 공평무사한 탐구에 몰두하는 마음, 이것이 고대 그리스 사람들로 하여금 인류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24. 사실 그리스 철학만이 지닌 매우 돋보이는 특징들 중의 하나는 이와 같은 철학의 영역들의 벽을 허물어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방식에 있다.

 

29. 철학에서 참으로 중요한 일은 답을 꾸며내는 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물음을 제기하는 일이다.

 

32. 인생을 학문적 지식에 의해 살아간 피타고라스학파 사람들이 심성을 순화하는 데 사용했던 강력한 수단은 음악이다.

 

36-37. 헤라클레이토스는 가치있는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전심전력을 다해 많은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려고 금을 찾는 사람은 많은 땅을 파헤치고도 정작 금은 조금밖에 얻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일이 너무나 힘들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당나귀는 금보다 지푸라기를 원하기 마련이다.”라는 말로 깨끗이 처리해 버린다.

 

37. 투쟁은 이 세계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운동의 원리이다.

 

38. “사람은 같은 강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같은 강에 들어가면서 들어가지 못하며, 우리는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못한다.

이는 인간이란 존재는 끊임없이 변해 가면서도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것, 다시 후세의 플라톤이 사용한 표현에 의하면 인간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다소 신비감을 풍기도록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40. 헤라클레이토스는 사람들이 지혜로워질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보는데, 그건 사물들을 근원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기본 원리를 파악하는 길이다이 근본 원리는 서로 대립하는 것들이 조화를 이룬다는 원리이다.

 

이것저것 많이 보고 들어 왔다고 해서 진정한 이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이 같은 견해를 헤겔에서 다시 보게 될 텐데, 헤겔의 원천은 헤라클레이토스이다.

 

그러므로 지혜는 모든 사물에 공통하는 근본 원리를 파악하는 데 있다. 도시 국가의 시민이 그 시의 법규를 따르듯이 우리는 이 원리를 따라야만 한다.

 

41. 헤라클레이토스는 보편 원리 즉 로고스는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는 것인데도 많은 사람이 눈이 멀어서 이를 보지 못하고 저마다 자기 특유의 지혜를 가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보았다.

 

49. 이처럼 어떤 사람의 신념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일은 아주 흔히 일어나는데, 특히 자신의 신념들에 대해 비판적 검토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제 믿고 있던 신념과 전혀 상반되는 신념을 혹시 서로 모순되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도 한번 해보지 않고 잘도 믿고 살아간다.

 

52-53. 올림픽 경기는 그리스 사람들이 육체의 가치를 인정했었다는 생생한 징표이다. 이 사실은 조화를 강조했던 그리스 사람들의 특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도 가지고 있으므로 둘 다 수련을 통해 다듬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55. 누군가가 독자적인 생각인데다가 대중의 평판까지 나쁜 생각을 주장하는 일은 아주 좋은 시절에도 위험한 일인데, 하물며 그 생각이 최고의 견해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깊이 신앙하는 편견과 충돌할 경우에는 대중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실제로 심각한 위험이 닥칠 수 있다.  

 

71. 소피스트들은 인간이 도저히 참다운 지식에는 도달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지식이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선언해버렸다. 사람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쓸모있는 의견이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실제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성공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음미되지 않은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72. 논쟁 기술을 연습하는 사람들은 상대편을 이기는 걸 목적으로 삼고 있지만, 변증 방법을 활용하여 탐구하는 사람들은 진리를 발견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점이 바로 논쟁과 토론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73. 철학적 구도 정신이 없는 사람들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얼마쯤은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일관성이 없는 태도를 취하는 게 보통이다. 한편으로 그들은 온화하고 자애로운 태도로 사는 철학자를 해롭지 않은 바보-뜬구름 속에서 노니는 듯한 높은 생각에 사로잡혀 어리석은 물음이나 해대고, 사람들이 진짜 관심거리로 삼는 것에는 어둡고, 지각있는 시민이라면 의당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무심한 괴짜 인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철학자는 사람들이 평소에 소중히 믿고 사는 신념들에 의문을 일으켜 놓는데, 이런 의문을 제대로 처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게 마련이어서 철학자를 혐오감과 적개심을 가지고 대하게 된다.

 

2. 아테네의 철학

 

81. 물음과 대답을 계속하면서 주제의 진상을 밝혀나가는 방법을 변증이라 한다.

사람이 아는 것이란 극히 조금밖에 안 되고, 또 무한하다고 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미지의 것에 비하면 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정도밖에 안 된다.

 

83. 마침내 소크라테스는 델피 신전이 내린 신탁의 참다운 의미 즉 오직 신만이 현명하고 인간의 지혜란 하찮은 것이며,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의 지혜가 보잘것없는 것임을 깨닫고 있는 사람이 인간들 중에서 가장 현명하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어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은 아테네에 달라 붙어 있는 등에라고 말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를 인도하고 있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소크라테스는 이 내면의 소리가 어떤 일을 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만 할 뿐이지, 어떤 일을 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86. 아카데미아 교육과정의 목적은 사람들의 관심을 오관으로 경험하는 세계 속에 무상한 변화로부터 그 배후나 근저에 있는 불변의 구조로 전향시키는 것, 플라톤의 말로 다시 표현하면 생성의 세계로부터 존재의 세계로 전향시키는 것이었다.

 

91. 철학자는 말의 글자 그대로의 뜻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누구나 철학자는 아니다. 따라서 이 정의는 너무 넓으므로 철학자란 진지에 대한 통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좁혀야 한다….철학자는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고,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깨어 있는 사람이다. 예술품을 사랑하는 사람은 한갓 의견을 갖는 데 그치는 반면,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지식에 도달하게 된다.

 

92. 그는 태양의 눈부시게 강렬한 빛을 보다가 방금 굴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시력이 회복되지 않아 그림자들을 구별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가 광명의 세계로 나가는 길을 가르쳐 주려고 애쓰는데도, 동료들의 눈에는 그가 전보다 훨씬 더 어리석게 보이기 때문에 동료들을 납득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93. 우리가 철학자가 되면 이성과 진리의 햇빛 아래서 동굴 바깥에 있는 진짜 사물들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실재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에게 진리를 드러내 보여주고 알 수 있는 힘을 주는 빛은 선의 형상을 상징하고 있다.

 

102. 하지만 자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은 누구든 이 능력을 반드시 스스로의 노력과 이 노력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 줄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의 도움에 의해서 획득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과정은 오늘날 대학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학생이 교수의 지도 아래 연구하는 방법이다.

 

103. 그렇다면 교육은 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교육에 있어서는 반드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양쪽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교육의 진행 과정이 지닌 두드러진 특징이라는 것이다.

 

105. 교육은 지식에 도달하는 과정이며 그래서 훌륭한 삶에 이르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무지는 자유로운 삶 즉 지식과 통찰에 의해 성취되는 자유로운 삶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하겠다.

해겔의 철학에서는 자유라는 말이 누군가가 현상의 필연적 진행 과정을 이해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육은 지식에 도달하는 과정이며 그래서 훌륭한 삶에 이르는 과정이다.


107. 인간이란 말을 정의한다면, 인간이란 제각기 이성적인 것들과 동물들이 나타내는 두 원의 중첩하는 부분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113. 판단하는 일이 순전히 영혼만의 활동이라면 그른 판단은 아예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정신을 그 위에 기억의 흔적이 새겨지는 서판 같은 것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판단의 오류는 현재의 감각을 그와 맞지 않는 기억 내용과 연결시키기 때문에 생긴다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

 

113-114. 게다가 사람은 우연히 또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예컨대 언젠가 한번은 실제로 옳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 같은 진술을 반복하는 경우- 옳은 판단을 발언하는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마지막으로 지식은 논증에 의해 입증된 옳은 판단이라는 정의를 검토해 보아야 하겠다.

 

117. <대화편>과 관련해서 정말 우리가 천착해야 할 주제는 어디까지나 판단인데, 판단이란 이제 분명해진 바와 같이 옳거나 그를 수 있는 것이다. 판단은 판단대로 사물들이 존재하면 옳고, 그렇지 않으면 옳지 못하다.

 

112. 아리스토텔레스는 강당과 교정을 거닐며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곤 했었다. 이런 습관 때문에 리케움의 수업내용이 소요학파의 철학 즉 산책하는 사람들의 철학으로 불리게 되었다.

 

130. 로고스는 말, 한도, 공식, 논증, 설명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logic이란 이름도 분명히 로고스에서 유래하였다. 논리학은 로고스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135. 생물학적 관심의 맥락에서 보면 잠재성 개념과 목적성 개념이 병행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생물학자는 어떻게 종자로부터 성숙한 동물이나 식물이 생기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식의 용어로 표현한다면 생물학자는 도토리가 도토리나무를 잠재적으로 내포하고 있으며, 도토리를 도토리 나무로 변화시키는 것은 도토리 자신을 실현시키려는 경향성이라고 말할 법하다.

 

목적을 가지고 목표를 추구하는 건 사람이다. 따라서 목적성이란 개념이 이치에 닿게 쓰일 수 있는 것은 사람의 활동 영역 안에서이다. 하지만 막대기나 돌멩이는 아무런 목적도 품지 못한다. 그러므로 막대기나 돌멩이가 목적을 품고 있는 것처럼 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적절한 안전 장치만 갖추어진다면 잠재성 개념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경향성이란 개념 역시 사용할 수 있다.

 

140. 윤리적 문제는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물을 때 생긴다. 아리스토텔레스인생의 목적이 이성혼의 행복에 있다고 보았으며, 다시 이성혼의 행복은 이성의 인도에 따라 덕스러운 활동을 능동적으로 끊임없이 해나가는 삶이라고 보았다. 그러니까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의하면 덕이란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물론 이 목적에는 누구나 똑같은 정도로 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건 그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에도 최선의 삶은 소크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이성에 의해 음미하면서 사는 삶이다.

 

147. 비극의 궁극적 목적은 감정을 깨끗이 비워버림으로써 영혼을 정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어 카타르시스(승화)의 의미다. 관객은 연극 중의 인물에 동화되어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경험함으로써 그 자신의 영혼을 짓누르고 있던 그런 감정의 짐을 실제로 벗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비극은 치료의 목적을 갖고 있다.

 

153-154. 사람이 어떤 견해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와 동시에 그 견해에 대해서 초연하게 공평무사한 태도로 대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찾아보기 힘든 미덕이다.

 

그런데 수학은 이러한 태도를 함양하는 일에 놀라울 만큼 적합한 학문이다. 이 점에서 보면 많은 위대한 철학자가 수학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3.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

 

156. 그리스 사람들은 알렉산더를 그저 마케도니아의 대왕에 지나지 않는 사람으로 여겼지만, 알렉산더 대왕 본인은 자신이 그리스 문명의 전도사라고 여겼으며 또 실제로 그렇다는 걸 입증했다. 그는 정복자였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 개척자이기도 했다.

 

159. 아테네의 모든 위대한 철학자가 공통적으로 지녔던 한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대담하게 삶을 즐기는 태도일 것이다.

 

160. 이 젊은 마케도니아 대왕은 디오게네스에게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겠노라고 말했다. "햇볕이나 가리지 말고 비켜 주시오"라는 대답을 들은 알렉산더 대왕은 깊은 감명을 받고 "내가 알렉산더만 아니라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다."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163. 능동적 쾌락은 우리가 자기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에 대한 욕구를 원동력으로 해서, 쾌락을 얻을 수 있는 어떤 목적을 위해 분투하는 가운데 체험하게 된다. 일단 목적이 달성되어 더 이상 어떤 욕구도 없을 때 수동적 쾌락을 얻게 된다. 그러니까 수동적 쾌락은 포만의 상태에서 느끼는 취한 듯 열중한 상태이다.

 

165. 신들은 인간에게 상을 주지도 벌을 내리지도 않는다. 요컨대 에피쿠로스는 쾌락의 극치이자 최고의 선이기도 한 고요한 평정 상태의 유지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신중하고도 절도 있는 인생행로를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의무라고 보고 있다.

 

스토아 철학 운동을 계속해서 결속시켜 준 것은 그 동안 거의 변함없이 유지되었던 스토아 철학의 윤리적 가르침이다. 스토아 철학의 윤리적 측면은 소크라테스의 삶의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험과 고통이 닥쳐도 아랑곳하지 않는 용기, 물질적 환경에 대한 무관심, 이런 것은 스토아 철학자들이 소중히 여겼던 미덕이다.

 

166. 그러니까 신은 이 우주에 내재한 힘이며, 그 일부가 우리들 개개인 안에 살아 있는 셈이다.

 

167. 인간은 외부의 재화에 대한 그릇된 욕구를 거부해 버릴 때 마음을 쏟아야 할 유일한 대상인 덕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 손상 당할 수 없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181. 그리스 사람들의 실패(적절한 정치적 이론 개발) 탁월한 지적인 힘에서 비롯된 어떤 오만 탓이었다면, 로마 사람들은 순전히 상상력의 결핍 때문에 실패했다.

 

그리스 사람들의 철학적 전통은 본질적으로 계몽과 해방을 추구한 운동이다. 그리스 철학이 목표로 하는 것은 사람의 정신을 무지의 질곡에서 해방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철학적 전통은 이 세계를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게 함으로써 미지의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한다. 그리스의 철학적 전통을 계속 유지시킨 것은 로고스이고, 그리스 철학이 열망하는 것은 최고선의 형상의 인도를 받아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공평무사한 탐구 그 자체'를 윤리적으로 선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그 까닭은 인간은 종교적 신비에 의지해서가 아니라 공평무사한 탐구의 전통에 더해서 그리스 철학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부정적 감정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맑고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사고방식이다. 소크라테스에게는 음미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는 것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훌륭하게 사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인류는 이 참신한 활력을 다소 자의식에 빠져들었던 스토아 철학이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시대에 자리를 굳혔을 때에 얼마간 잃어버린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서양문명을 이끄는 지성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는 최상의 것들은 거슬러 올라가 보면 모두 그리스 철학자들의 전통에 근원을 두고 있다.

 

4. 초기 기독교 철학

186. 가톨릭 철학은 주로 플라톤의 영향을 받은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첫 번째 성숙기를 맞았다. 가톨릭 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기초로 삼고 기독교의 교리를 합리화시켰던 토마스 아퀴나스에 이르러 절정에 도달했는데, 이 이후 교회의 호교 책임자들은 이 입장을 계속 옹호하였다.

 

 서양의 문명을 지배한 기독교그리스 문화와 동방 문화가 약간씩 섞여 있는 유태교에서 파생된 종교이다.

 

기독교와 유태교는 신의 선민이 있다는 교리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의 선민이 과연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5. 스콜라 철학

230. 토마스 아퀴나스는 존재에 관해서는 일원론을 유지하지만 지식의 영역에서는 이원론을 만들어 낸다.

첫째는, 우리는 이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성은 생각의 재료를 감각기관의 경험으로부터 획득한다.

이에 더해서 이성과는 관계없이 지식을 얻는 계시라는 길이 또 하나 있다. 이성은 합리적 지식을 만들어 내지만, 계시는 믿음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233. 아퀴나스 철학에서 사용되는 본질과 실존이란 용어는 잠재성과 현실성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본질은 순수하게 잠재적인 것이고, 실존은 순수하게 현실적인 것이다. 따라서 유한한 사물에게는 항상 이 두 가지가 섞여 있게 마련이다.

 

237. 무릇 지식이란 본질에 관한 지식이며, 따라서 이 본질은 신의 마음속에 있는 관념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인간이 신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246. 그리스 사상과 중세 사상의 가장 중요한 차이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사람은 누구나 당연히 그리스 사상에는 죄의식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의 생활을 신들의 변덕으로 인해 구겨져버릴 수 있는 불안정한 것으로 보았음에 틀림없을 것 같다따라서 그리스 사람들의 윤리 사상은 전체적으로 보아 완전히 형이상학과 관련없이 전개되었다.  

 

248. 실제로 굉장히 많은 사람이 자신의 실제적 신념들이 자기의 종교적 신념들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둘 다 유지했고, 또 지금도 이런 사람은 많이 있다. 이 일은 위선이기는커녕 오히려 종교가 지금까지 의심의 공격으로부터 제 자신을 방어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이것이었다는 것이 아주 확실하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신학은 변증의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이성적 토론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6. 근대 철학의 발흥

254. 무선 통신과 텔레비전이 발명된 이래로 이런 대량 전달의 매체들을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통제하는

일이 더없이 중요하게 되었으니, 이에 대한 통제가 없으면 자유가 전반적으로 시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보의 광범위한 전차와 더불어 자신이 살고 있는 지구에 관해서 전보다 더 정확한 생각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이 일은 발견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항해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 발견의 항해는 서양 사람들의 욕구와 모험심에 새로운 배출구를 마련해 주었다.

 

260. 통치자는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정말로 이런 일(통치의 편의상 도덕률을 준수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이외에는 모두 도더률을 파기할 수 있다)을 때로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통치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덕있는 사람으로 보여야만 한다. 군주로는 통치자가 자기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이처럼 표리부동한 수단을 이용하는 것뿐이라고 보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신조는 치밀하게 검토되지 못한 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최대한 실행에 옮겨졌다.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63. 바야흐로 시대의 무대는 기질이 강한 사람들에 의해 이끌려 가고 있었던 것이다.

 

268. 종교적 원인과 경제적 원인은 둘 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특징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일반적 변화의 증후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개신교와 그 청교도적 특징들은 근대 상업의 발흥과 서로 협조하였기 때문이다.

 

270. 괴테는 건축을 응결된 음악이라고 평했는데, 이 말이 문예 부흥시대의 건축가에게는 자신이 실제로 했던 일에 대해서 참으로 정곡을 찌른 말로 들렸을 것이다.

 

276. 이 모든 발견은 오랜 세월 소중히 믿어 오던 편견들을 뒤집어엎어 버렸기 때문에 정통파 스콜라 학자들은 독단의 잠에 빠져 있었던 그들을 그런 식으로 뒤흔들어 깨워 버린 망원경을 헐뜯게 되었다.

 

277. 과학 활동의 엄청난 폭발은 그와 보조를 같이하는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는데, 이 기술 문명은 그 후 약 300년 동안 서유럽을 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만들었다. 그리스 정신은 과학 혁명과 함께 다시 한번 본래의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이 시대의 철학에도 반영되었다.

 

 280. 사람이 빠지기 쉬운 여러 가지 과오에 관한 베이컨의 설명은 그의 철학 중에서 가장 생기있는 부분이다. 베이컨은 사람들으 네 가지 유형의 정신적 약점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고, 그것들을 우상이라고 불렀다.

1) 종족의 우상: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족이므로 바로 인간을 우상으로 받드는 경우 의미, 희망에 의거한 사고, 이랬으면 하고 바라는 생각을 그대로 사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실례의 하나, 특히 자연현상에 실제로 실존하는 질서보다 더 위대한 질서가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그대로 사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그렇다고 하겠다.  

2) 동굴의 우상: 개인이 자신의 잘못된 외고집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 무수히 많음  

3) 시장의 우상: 사람이 언어에 현혹되는 경향으로 인해 일으키는 과오, 특히 철학에 만연되어 있는 과오

4) 극장의 우상: 사상의 체계나 학파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일어나는 과오, 아리스토텔레스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저지른 과오  

 

285. 데카르트는 이성 자체에 관해 말하기를 모든 사람은 동등한 이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성 능력의 개인차는 단지 어떤 사람들이 이성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훌륭하게 사용한다는 사실로 인해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방법은 훈련에 의해 습득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데카르트가 암암리에 인식하고 있었던 점이다.

 

그는 선배 학자들의 책에서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해 버리고 여행을 통해 배우려고 시도했지만, 철학자들의 의견의 차이만큼이나 관습은 그것대로 다르다는 걸 발견하였다. 결국 데카르트는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살피는 수밖에 없다고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은 나를 살피는 것이 모든 일의 첫걸음인 것 같다)

 

287. 데카르트의 학설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의심을 비판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288. 이런 식으로 데카르트의 철학은 의심할 수 없는 출발점으로 사고를 강조하는데, 이 점은 그 후 계속해서 유럽의 철학 즉 이성주의 철학과 경험주의 철학 양쪽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291. 스피노자가 하리델베르크의 철학교수직 요청을 정중히 거절한 내용

본인은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다 보면 철학을 진전시키는 일이 중단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본인은 자신의 철학이 기성 종교를 뒤엎으려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도록 어느 선에서 철학하는 자유를 억제해야 하는가를 모릅니다그러므로 본인이 아직도 철학 교수직보다 더 좋은 행운을 바라고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본인의 입장에서 지금과 같은 생활이라야 가장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평온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강의하는 일을 삼가하고자 한다는 걸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93. 스피노자는 실체라는 건 완벽하게 제 자신을 설명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신과 우주는 둘 다 모든 사물의 총합체이므로 이 둘은 다른 게 아니라 그게 그것이다. 이것이 스피노자의 그 유명한 범신론이다.

 

 294. 사물들을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정신의 본성이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우리가 이 일을 잘 하면 잘 할수록 더욱더 완벽하게 신과-또는 같은 말이지만 우주와-일치되어 간다고 보았다. 스피노자가사물들을 시간과 무관한 영원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은 정신의 본성이다.”라는 유명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다. 이 말은 실은 정신이 사물들을 필연적인 것으로 이해한다는 말로부터 나오는 논리적 귀결이다.  

 

294. 295. 그는 사람이 외부의 여러 가지 영향력과 원인에 얽매여 있는 한 노예 상태에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 상태는 모든 유한한 것이 처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사람은 신과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한 더 이상 그러한 영향력에 지배되지 않게 되는데, 그 까닭은 우주 전체는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사람은 점점 전체와 동조를 이루어 감에 따라 그 정도에 맞는 자유를 얻게 된다. 왜냐하면 자유라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독립 즉 자기 결정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는 오직 신에게만 옳은 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는 방도는 이러한 신과의 동화이다.

소크라테스와 달리 스피노자가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음 구절이 알려준다.

자유로운 사람은 죽음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법인데, 자유로운 사람의 지혜는 죽음에 관한 성찰이 아니라 삶에 관한 성찰이기 때문이다.”  한편 스피노자는 악을 소극적인 것 즉 결핍의 상태로 여기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 전혀 없는 전체로서의 신 즉 자연은 악일 수 없다고 보았다. 스피노자에게는 모든 것이 이 유일하게 가능하고 또 실재하는 우주 속에서 최선의 상태로 존재하는 셈이다. 따라서 유일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가능한 한 더 많이 우주와 접촉하기 위해 일상의 실제 생활에서 자기 자신을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304. 왜냐하면 실행이 우리의 지식을 향상시켜 줄 수 있다는 건 옳은 말이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을 이지적으로 수행하는 일이 그 행동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킨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일이 인간의 행동이나 실행의 영역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건 명백하다. 음악에 대한 이해가 좋은 예다. 우리가 어떤 음악을 철저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음악을 들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게 아니라, 전문 음악가에 비하면 떨어지는 솜씨일망정 악보를 읽거나 연주해 봄으로써 그 음악을 재구성해 보아야 한다.

 

누구나 연습이 완전을 낳는다.” 라는 격언에서 이 점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306. 사실 과학과 철학의 임무는 일상언어를 가지고 출발하여 새로운 탐구 과제를 풀어 낼 수 있도록 더욱 날카로워진 언어적 도구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명하고 분명한 관념에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는 데카르트의 철학적 주당이 함축하고 있는 가치 있는 근본 취지이다.


7.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

308. 자유주의는 그 당시에 상업과 공업을 발달시키면서 부상하고 있던 중산층 사람들이 만들어 낸 생활 태도였기 때문에, 귀족층과 군주가 똑같이 특권을 누리고 있던 기존의 견고한 전통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자유주의의 요지는 관용이었다.


 309-311. 자신의 기업 활동으로 재산과 부를 축적한 중산계층의 상인들은 군주들의 독단적인 권력 행사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 운동은 재산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왕권을 축소하자는 생각에 기초를 둔 민주주의를 지향하게 되었다.


왕권 신수설의 거부와 더불어 사람은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기존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일어났고, 또 그 결과 종래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자유주의 태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개인주의를 존중하는 것이었다.


315. 로크는 누군가가 어떤 것을 안다고 말하는 건 그가 확신하고 있다는 걸 뜻한다고 보았다.

- 로크가 주장한대로 확신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로크에 의하면 우리가 아는 것은 관념들이고, 다시 이 관념들은 이 세계를 그리거나 모사하는 것이다.


320. 이성주의가 꼭지점을 땅에 대고 서 있는 피라밋이라면 경험주의는 밑면으로 버티고 선 피라밋이다


327. 흄은 재산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의 경제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알뜰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생활방식을 조절하였다. 그는 학문연구에 전명하기 위해 기꺼운 마음으로 이처럼 검소한 절약 생활을 꾸려 나갔다.

-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생활방식을 조정하는 지혜, 나도 이렇게 조정할 수 있는 원하는 것이 있기를 바란다.


328. 흄은 모든 탐구가 어느 정도는 그 자신이 인간과학이라고 부른 학문에 의해 지배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흄은 로크나 버클리와는 달리 학문의 기초를 해명하는 일에만 관심을 가진 게 아니라 그 기초 위에 세워질 수 있는 학문 체계를 세우는 일에도 뜻을 두고 있었다. 이 학문 체계가 바로 인간 과학이었다.


어쨋든 흄이 심중에 품고 있던 인간 과학은 그로 하여금 인간성 일반을 탐구하도록 하였으며, 우선 첫째로 인간의 정신이 갖추고 있는 능력들의 범위와 한계를 탐구하도록 하였ㄷ


329. 흄이 말하는 경험은 지각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이성주의자들은 사물들이 밀착하여 딱 들어맞게 결합되어 있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이 결합 관계가 우리에게 알려질 수 있다고 단언한다. 이에 반해서 흄은 사물들 사이에 그렇나 결합 관계가 있다는 걸 거부하며, 오히려 혹시 그런 결합관계가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그러한 결합 관계를 결코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암시하고 있다.


330. 흄은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매 순간마다 이른바 '자아'라는 걸 완벽하게 자각한다는 것, 다시 말하면 자아가 실존한다는 것과 그 실존의 상태가 지속한다는 것을 감지하기 때문에 자아의 완전한 동일성과 단순성은 증거에 의해서 증명할 필요가 전혀 없을 만큼 확실하다고 상상하는 철학자가 상당수 있다."고 말하면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그렇지만 흄은 실제로 경험을 조사해 보면 자아가 경험의 기초로서 작영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어껀 이유도 성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주장하였다. "불행히도 확신에 찬 이 모든 주장은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로 내세웠던 바로 그 경험과 상반되고 있다. 게다가 앞에서 설명한 방식에 의해서는 우리가 결토 '자아'의 관념을 확인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아'라는 관념이 도대체 어떤 인상으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자아라는 인상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자아라는 관념이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331. 사람들은 실은 자신의 연속적인 경험에 정말로 일어난 변화를 위장하기 위해서 "영혼"과 "자아"와 "실체"의 개념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331-332. 우리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다른 주요한 문제는 인과 관계에 관한 흄의 이론이다. 이성주의자들은 원인과 결과의 결합은 사물들의 본성에 그럴 수밖에 없도록 갖추어져 있던 어떤 특징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흄의 이론에 입각하면 그러한 원인과 결과의 결합은 도저히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이미 개인의 동일성 관념에 대해 비판할 때  제시되었던 것과 같다.


흄은 관념들의 결합은 세 가지 관계 즉 유사 관계, 공간과 시간상의 접근 관계, 인과 관계로 인해 촉진되는 연상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그는 이 세 가지 관계가 관념들을 비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중시하여 이 관계들을 철학적 관계라고 불렀다.


332-333. 그는 일정한 종류에 속하는 두 대상이 감각 지각에서 빈번하게 결합하다 보면 그 인상들에 의해 만들어진 두 관념을 연상하게 되는 정신의 습관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인과관계는 정신의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적 습관은 바로 이 심리적 과정에 의해서 생긴다.


8. 계몽운동과 낭만주의 철학

336. 영국의 경험주의 운동이 지닌 탁월한 특징들 중의 하나는 다른 전통을 따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보여준 폭넓은 관용의 태도이다. 


338. 계몽운동은 본질적으로 자립된 지적 활동의 가치를 더 높이는 일이었으며, 참으로 글자 뜻 그대로 이제까지 암흑이 지배해 오던 곳에 광명의 빛을 비추는 걸 목표로 삼았었다.

세월이 가면서 어쨋든 계몽운동과 반대되는 영향을 끼치는 힘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그건 낭만주의라는 훨씬더 격렬한 힘이었다.


339. 홉즈 이래로 이성주의자의 정치 사상은 사회적 안정과 정치적 안정을 확립하려고 노려하였고 또 그렇게 주장하였음에 비하여, 낭만주의자들은 위험스럽게 사는 편을 지지하였다. 낭만주의자들은 안전을 추구하는 대신에 모험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안락하고 안전한 생활이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일축해버렸고, 어쨌든 이론적으로 불안한 생활 방식이 더욱 고상하다고 주장하였다.


340. 낭만주의자들은 공리성을 일축해 버리고 심미적 표준에 의존한다. 이 심미적 표준들은 그들의 사고에 관여하는 한 경제적 문제에 관한 판단은 물론이고 행위와 도덕에 관한 견해에도 적용된다.


낭만주의는 다른 누구보다도 시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가장 유명한 낭만주의자는 아마도 시인 바이런일 것이다. 우리는 바이런에게서 철저한 낭만주의자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그에게서 반역, 도전, 기존의 관습에 대한 경멸, 무모함, 고상한 행위를 볼 수 있다. 그가 그리스의 자유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그리스 서해안의 미쏘롱기라는 습지에서 죽은 사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위대한 낭만적 행동이라 하겠다.


347. 칸트는 평생 한번도 고향을 멀리 떠난 적이 없었다. 또한 그는 지나친 금욕주의자는 아니었지만 매우 규칙적이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였다. 그의 습관은 아주 규칙적이었으므로 그가 지나가는 걸보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시간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는 튼튼한 편은 아니었으나 차분한 생활방식 때문에 질병을 피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화술이 뛰어나 사교 모임에 참석하면 항상 환영을 받았다. 칸트는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는 더할 나위없이 성실하게 계몽 사상의 전통을 따르는 자유주의자였으며, 종교에 관해서는 비정통 개신교의 한 입장을 주장하였다.


칸트는 굉장히 많은 주제에 걸쳐 저술을 남겼는데, 그 모든 주제는 강의를 한 적이 있는 것이었다. 


348. 칸트는 흄이 시도했던 바와 같이 경험에 의해서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에, 개념에 의해서 경험을 설명하려고 착수하였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칸트의 철학은 영국의 경험주의가 보인 극단적인 입장과, 다른 한편으로는 데카르트의 이성주의가 주장한 본유 원리 이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칸트의 이론은 전체적으로 난해한데가가 혼란스러우며, 더욱이 많은 부분이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칸트의 이론이 후세의 철학에 끼치 커다란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칸트의 이론의 윤곽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351. 칸트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이성적이거나 이성을 타고났다는 점에서 평등하지만, 지성에 관해서는 모든 사람이 불평등하다. 왜냐하면 지성은 참으로 사람마다 현격하게 활용의 정도가 실제로 다른 지능이기 때문이다.

- 모든 사람이 이성적이라는 내용도 일견 동의하기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는 듯 하다.


어쨋든 칸트는 우리가 판단의 형태로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경험을 갖기 위해서는 그가 통각이라 불렀던 사고 작용, 즉 감각들을 하나의 명제로 묶는 사고 작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353. 칸트는 행동이 인식의 이론적 과정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의지를 실천적인 것으로 본다. 칸트가 사용하는 "이론"과 "실천"이라는 두 용어는 각기 "보다"와 "하다"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어원적 의미로 이해되더야 한다. 어쨋든 실천 이성의 근본적 물음은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칸트는 의지가 제 자신을 다스린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의지는 자율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칸트가 도덕 법칙으로 간주했던 것을 찾으려면 우리는 오히려 반대로 자신의 내부를 살펴야 한다. .

- 결국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의 내부를 살피는 것으로 귀결된다. 나의 경험이 나의 진리인 것으로 볼 수 있을까?


363. 자유는 환상을 품는 게 아니라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거나, 그리스 철학에서 이미 헤라클레이토스가 전조를 보였던 이 세계의 필연적 진행과정을 파악하는 일을 통해서 얻어진다고 하겠다.


365. 정반합 이 세 단계는 우선 어떤 진술이 주장되고 나면, 그에 대립하는 주장을 하는 진술이 맞서게 되고, 결국에는 그 두 진술의 주장 내용이 절충되어 세 번째 진술로 정돈된다는 것이었다.


368. 변증적 과정의 통찰은 지적 성장에 관한 심리학에 기여하였다.


369. 관념주의자들의 생각이 단지 애매하고 막연한 말로 표현되기는 했을지라도 그들의 착상이 노리고 있는 목표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보지도 않은 채 통째로 깨끗이 잊어 버리는 건 위험한 일이라 하겠다.


371. 관념주의자들의 견해는 사람들에게 자칫하면 배타심과 잔인성과 포악한 행동을 일으키기 쉽다. 이에 비해서 자유주의의 원리는 사람들에게 관용심과 이해심과 타협심을 길러 놓는다.


372. 실존주의는 오캄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여 의지를 이성으로부터 단절함으로써 사람은 철학적 반성의 결론이 아니라 의지의 자발적 기능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이 일은 아주 쉬운 방식으로 신앙이 다시 한 번 사람의 정신 생활에 들어설 가능성을 만들어준다.


373. 실존주의의 원리는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이 원리의 내용을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먼저 어떤 것이 있다는 걸 알고 난 다음에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76. 쇼펜하우어는 의지를 철저히 악한 것으로 보며,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지 않을 수 없는 모든 고통을 이 의지 탓으로 돌린다. 게다가 그는 헤겔이 그랬던 것처럼 지식을 자유의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고통의 근원으로 간주한다.

-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것일까? 그러나 모든 것이 나의 의지 탓이라고 한다면 일이 계속 풀리지 않을 경우에는 많이 괴로울 것만 같다.  


377. 우리의 인생에 고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 의지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의지를 마취시킴으로써 우리가 열반 즉 공에 도달하게 되어 마침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마야의 장막을 걷어 내고 세계의 실상을 보게 한다고 주장하는데, 마야란 이 세계에 대한 환상적 생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가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서 증진시키려고 노력한 것은 최고 수준의 인간, 다시 말하면 가장 건강하고 강건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 지닌 탁월성이었기 때문이다.


378. (니체)그의 첫 번째 주요 작품인 <비극의 탄생>(1872)에서 그리스 정신에는 아폴로적 기질과 디오니소스적 기질이 있다는 유명한 구별을 주장하였다.


그러고 보면 그리스 비극은 디오니소스적 기질의 분출로서의 열망을 아폴로적 성향이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니체가 비극에서 중시하는 것은 주인공을 통해 감정을 정화하는 일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일이었다....그는 그리스 비극을 올바르게 해석하면 자신의 낙관적 입장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379. 인생의 조잡하고 잔인한 현실을 일종의 공격에 의해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의지를 훌륭한 사람의 탁월한 특징으로 간주하고 있다.


니체는 사람에도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또 이 두 유형의 사람은 각기 다른 두 유형의 도덕성을 지니고 있다고 구별하였다. 이 두 유형은 주인과 노예이다. (주인: 독립, 관용, 자신 등 위대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의 모든 덕 의미, 노예: 예속, 천박, 비겁 등)


니체가 무엇보다도 싫어했던 것은 새로운 기술문명과 더불어 새로운 유형의 대중적 인간의 출현이었다. 그는 사회의 올바른 기능이 귀족적 이상을 실현시키는 소수의 위대한 인물을 길러 내는 묘판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 우리 사회에 현재 대중적 인간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어쩌는가..나 또한 그들 중의 하나이고 말이다. 소수의 위대한 인물도 좋지만, 각양각색의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사회 또한 기다려본다.


니체의 주장에 따르면 자유인은 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이루려고 분투 노력해야 할 목표는 신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인간이다. 


9. 공리주의 철학과 그 이후


383. 모든 혁신적 기계의 발명은 그것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그렇지만 대체로 보아 인간은 보수적 동물인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의 기술적 재능의 발달이 정치적 지혜의 터득을 앞질러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 인해 생긴 불균형을 인류는 아직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384. 마르크스의 목표는 폭력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기존의 질서를 완전히 변혁하는 데 있다.


385. (허치슨의 윤리 이론) 이론의 요지만을 간략하게 말하면 선은 쾌락이고 악은 고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도달해야 할 최고의 상태는 고통을 상쇄하고 남는 쾌락의 양이 가장 많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 견해는 벤담에 의해 채택된 후 공리주의로 알려지게 되었다.


386. 벤담은 교육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동료인 급진주의자들과 함께 교육의 무한한 치료 능력에 대하여 더없이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387. 벤담은 법의 기능에 관해서 누구나 자신을 위한 최대의 쾌락을 추구하는 중에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다른 사람의 활동을 해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실현되는 사회는 얼마나 행복할까


399. 마르크스의 이론 역시 특정한 시대에 형성된 특수한 사회적 조건을 반영한 이론일 뿐이라고 대답해야만 할 것이다.


415.

학자들에게 다시 한 번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과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을 철저히 음미할 필요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10. 현대철학

416. 누구에게나 일을 겪은 다음에 현명해진다든가 이미 성숙한 철학적 전통을 이해하는 일은 비교적 쉽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갖가지 변화의 의의를 세세한 사항까지 모조리 연역해낼 수 있다고 상상하는 건 헤겔주의자들의 환상일 것이다.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최선의 것은 과거의 사건들과 연결되는 몇 가지 일반적인 흐름일 것이다.

 

418. 사람들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이 공통의 기반은 그 후로 사라져 버렸다. 전문화를 재촉하는 현실적 필요성과 압력은 젊은이들의 관심의 폭을 넓히고 또 그에 대해 이해력을 갖출 충분한 시간을 갖기도 전에 곧장 좁은 영역으로 밀어 넣어 버린다. 이 모든 현실의 결과로 각기 다른 탐구 분야에 전념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면 의사 소통이 매우 어려운 경우가 흔하게 되었다.

- 나 또한 많이 반성했던 부분이다. 얼마나 다른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적이 많았던지... 

 

419. 지금까지 이 세계를 완전한 파멸로부터 구해온 것은 역설적인 말이지만 반복해서 나타난 통치자들의 무능이었다.


우리는 순식간에 원소로 분해되어 버릴 처지에 놓여 있다.


420. 자기 시대의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는 일이 정확성을 기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걸 마음에 새겨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인류 문며의 역사 전체를 통하여 모든 것이 난감해졌다고 여겨질 때에는 세상사를 바로잡기 위해 마침내 통찰력 있고 진취적인 사람이 출현하지 않은 적이 결코 없었다는 것도 누구나 잘 아는 일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이전에 일어났던 어떤 상황과도 다른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여전히 당연한 말일 것이다. 서양은 최근 100년 동안에 역사상 미증유의 물질적 변화를 겪었던 것이다.

  

427. 베르그송이 주장하는 진화는 진정으로 새로운 것을 산출하는 과정이며, 그래서 글자 뜻 그대로 창조의 과정이다.....

그가 가정하고 있는 진화 과정은 완전히 예술적 창조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428. 베르그송은 본능의 최고 형태를 직관으로 간주하는데, 이 직관은 이 세계와의 직접적 일치에 도달하는 일종의 정신 활동이다.

그는 지성은 경험을 왜곡하는 반면에 직관은 경험을 실제 그대로 파악하다고 존다. 

 

429. 우리는 '기억'이란 말을 어떤 때는 누군가가 지금 진행시키고 있는 회상이라는 정신활동을 가리키는 뜻으로 이해하며, 또한 때로는 그렇게 회상되고 있는 과거의 사건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431. 꿈을 꾸는 사람의 이 자유는 실제로는 진짜 자유가 아니라 자유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을 뿐이라는 게 프로이트의 주장이다.

 

436. 어떤 사람이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사회적 처지를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를 굳힌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439. 인류의 역사 전체를 통하여 기술의 발전에 커다란 자극을 주어 온 두 가지 중요한 힘은 교역과 전쟁이었다.


440. 현대인의 생활에 조직이 가하는 압도적인 무게는 철학에 비이성주의적 경향의 사상을 새로이 등장시켰다.


서양문명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서양의 기술 그 자체만이 아니라 기술을 개발하였던 과학적 전통과 철학적 전통이었다. 이 힘들은 그래야만 할 필연적인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443. 야스퍼스의 경우에는 철학이란 세 번째의 초월적 존재 즉 자족적 존재에 속하는 일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초월적 존재가 되려고 애쓰는 개인의 노력이다. 야스퍼스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일과 자유롭다는 느낌을 경험하는 일은 바로 이 수준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그는 자유가 이성의 영역 밖에 있기 때문에 자유에 관해서는 합리적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그는 자유롭다는 느낌이 불안한 느낌 또는 그가 키에르케고르에게서 빌려 온 용어로 말하면 두려움과 동반하여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즉 객관적 존재의 수준은 이성의 지배를 받는 반면에, 자아-존재의 영역은 기분에 의해 지배된다고 말할 수 있다.

 

444. 사르트르에 의하면 인간은 매 순간마다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니 인생에는 전통과의 연결이나 개인의 생활에 이미 일어난 사건과의 연결은 전혀 있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새로운 결단을 내릴 때마다 완전히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셈이다.

- 오늘 나는 나의 운명을 잘 선택하여 올바른 길로 이끌었을까? 새로운 결단을 통한 새로운 인생을 매일매일 시작해보아야 겠다.  

 

446. 철학 일반에 관해서 마르셀이 강조한 것은 해부하고 분석하는 일상적 반성을 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실재의 의미를 가장 완전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이성주의적 사고가 분해해 놓은 조각들을 다시 결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종합 작업은 마르셀이 2차 능력의 반성이라고 부른 것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것은 훨씬 더 강렬하고 수준 높은 형태의 반성에 의해서 관조하는 일이다. 마르셀은 1차 능력의 반성이 사물의 겉모습만을 살피는데 반하여, 2차 능력의 고차적 반성은 그 자신의 내면을 관조한다고 보았다.

 

맺음말

453. 아무리 방대한 책일지라도 단지 한 권의 책을 읽고 전문가가 될 수는 결코 없는 법이다. 정말이지 어떤 주제에 관해 그저 많이 읽기만 한다고 해서 곧바로 그 주제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는 건 아니다. 어떤 주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과 더불어 반드시 필요한 일은 그렇게 모은 가지각색의 자료에 대해 상당히 치밀하게 반성하는 것이다.

 

상식인은 물론이고 학자의 경우에도 때로 멀리 떨어져서 전체를 조감하는 일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 일을 위해서는 너무 부피가 크지도 않고 지나치게 내용이 상세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눈으로 전체를 조감한 개관이 필요하다.

 

애초부터 필자는 철학의 역사를 가르치는 데 뜻을 두지 않았으며, 오히려 정확하게 말하면 철학의 역사 중에서 관련 있는 대목을 때때로 상기시킴으로써 철학적 견해들이 자라온 배경 상황을 잊지 않도록 하는 일에 뜻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이 일을 통해서 고대 그리스로부터 오늘에까지 이른 서양의 문화적 전통에 흐르는 연속성을 강조하려는 것이었다.

 

454.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반복해서 문제로 삼으면서 주의를 기울였던 문제들 중의 하나는 이 세계의 일반적 특성들이 어떤 것인가에 관해서 설명하려는 것이었다.


우리가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 이 세계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스스로 과오와 환상에 빠지는 실수를 저지르며, 게다가 자신이 오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수가 흔하다.

- 나도 얼마나 많은 오류에 빠져 있고 또 과오를 저지르며 하루하루 살아갈까

 

455. 오류에 빠질 수 있는 건 오직 사람일 뿐이며, 사람이 명제를 언어로 진술할 때에는 오류에 떨어질 가능성이 항상 있는 법이다.  .

 

인간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 중의 하나는 이 세계 속에서 행동하는 일이다. 인간이 기울이는 과학적 노력은 수단에 관련이 있는 반면에, 행동에 관한 관심을 목적을 다룬다.


456. 이성은 의지와 열정을 통제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주 엄격하게 말하면 목적이나 목표를 선택하는 것은 역시 의지이다.


457. 사람의 생활을 높은 수준의 문명으로 끌어올렸던 대부분의 원리는 이와 같은 윤리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458. 지식은 단편적인 정보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이해된 지식을 뜻한다.


지식과 관련해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사람은 반드시 지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그것이라 하겠다. 사실 소크라테스가 선과 동일시하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공평무사한 탐구였다.

 

사람은 생각할 뿐만 아니라 행동도 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예외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는데, 그건 다른 사람이 스스로 탐구하고 싶어하지 않는 주제에 관해선ㄴ 그가 판단을 보류할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해 주는 일이다.


관용은 탐구가 번창할 수 있는 사회에 미리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 조건이다.

 

459.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어떤 방법도 강압에 의해 금지되지 않도록 탐구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말이지 음미되지 않은 삶은 사람에겐 살 가치가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 내가 저자라면

서양의 지혜는 그의 나이 87세에 출간한 책으로, 그가 생각하는 인간과 삶에 대한 모든 사상이 집약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철학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어 서양 철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기에는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되었다. 시간 순으로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보여주었기에 이해가 쉬웠던 것 같고 풍부한 사진도 들어있어 철학서보다는 역사서를 보는 듯한 기분이라 무조건적인 막막함은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또한 책의 목적을 잘 설명해주어 책을 보는데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머릿말과 맺음말도 적절하게 배치가 잘 된 것 같아, 저자가 정말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위대한 철학자들이라고 생각했던 인물들을 한 마디로 가볍게 비판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나, 철학자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철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머리 속이 복잡한 느낌이고 여전히 한번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 문구들이 많아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앞으로 찬찬히 여러 번 읽다 보면 서양의 철학에 대해 이해도도 높아지고,  또 내가 해야하는 철학, 우리 사회의 철학에 대해서도 고찰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번역 및 책의 디자인적인 편집이다. 긴 문장과 딱딱한 어투가 많아 불편했으며, 활자의 격간이라던지, 문단 배치 등의 조정을 통해 좀 더 보기 쉽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듯 하다. 또한 철학자들과 연관된 에피소드, 특히 그들이 어떤 깨달음을 얻기까지 연관된 이야기라던지 등을 더 많이 추가한다면 더 많은 재미가 가미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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