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용용^^
  • 조회 수 191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4년 6월 10일 11시 17분 등록

엄마지갑에서 마음대로 뭉퉁이째 빼 낸 만원짜리 지폐를

네 살 딸은 이리 뿌리고 저리 뿌리며 한 없이 즐거워했다

 

나는 심각한 얼굴을 하고 즐거워하는 딸을 쫒아다니며 돈 줍기에 바빴고

마지막 한 장을 딸의 조막손에서 모멸차게 빼앗으며 무지막지한 표정으로 '땍'하였다

 

우스운 일이다. 알만한 사람이, 틈만 나면 자본을 씹어대던 사람이 말이다.

돈에 악귀가 걸린 듯 긁어서 주워 담더니 돈을 모르는 천사에게 으름장이라니

 

딸은 제 아비를 정신병자로 보지 않았겠는가 사람얼굴 그려진 종이쪼가리를 가지고

호들갑 떨어대는 모양은 얼마나 우습고 무서웠을까

 

인간은 사라지고 경배해야 할 것들이 죄다 멸하고 오로지 돈만을 쫒는

제 아비의 짓거리라니

 

지갑을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올려 놓고가는 아비의 뒷통수에 대고 딸은

쭈쭈하던 입으로 쯔쯔한다

IP *.51.145.193

프로필 이미지
2014.06.10 16:07:19 *.153.23.18

세령낭자가 벌써 네 살이 되었군요. 돌쟁이가 산 좋아하는 엄마아빠를 만나 한 겨울에 귤이 어는 데서 텐트치고 비박해야 했던 아이. 아기들이 빨리 커요.

한 편의 시네요. 재용^^

프로필 이미지
2014.06.11 08:19:04 *.62.162.118
시네요. 시 맞네요. 한 눈에 딱 들어옵니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12 [33] 시련(11) 자장면 한 그릇의 기억 secret [2] 2009.01.12 205
5211 [36] 시련12. 잘못 꿴 인연 secret [6] 지희 2009.01.20 209
5210 [38] 시련 14. 당신이 사랑을 고백하는 그 사람. secret 지희 2009.02.10 258
5209 [32] 시련 10. 용맹한 투사 같은 당신 secret [2] 2008.12.29 283
5208 [37] 시련. 13. 다시 만날 이름 아빠 secret [3] 2009.01.27 283
5207 [28] 시련(7)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secret [8] 지희 2008.11.17 330
5206 칼럼 #18 스프레이 락카 사건 (정승훈) [4] 정승훈 2017.09.09 1740
5205 마흔, 유혹할 수 없는 나이 [7] 모닝 2017.04.16 1751
5204 [칼럼3] 편지, 그 아련한 기억들(정승훈) [1] 오늘 후회없이 2017.04.29 1793
5203 9월 오프모임 후기_느리게 걷기 [1] 뚱냥이 2017.09.24 1836
5202 우리의 삶이 길을 걷는 여정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file 송의섭 2017.12.25 1858
5201 2. 가장 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난다 2018.03.05 1861
5200 11월 오프수업 후기: 돌아온 뚱냥 외 [1] 보따리아 2017.11.19 1878
5199 7. 사랑스런 나의 영웅 file [8] 해피맘CEO 2018.04.23 1878
5198 칼럼 #27)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윤정욱) [1] 윤정욱 2017.12.04 1888
5197 #16. 김기덕과 그림자 [4] 땟쑤나무 2013.09.02 1893
5196 #14 화려하지 않은 고백(이정학) [2] 모닝 2017.08.07 1894
5195 걷기와 맑은 날씨 [2] 희동이 2020.07.05 1894
5194 나의 신화_찰나#5-1 찰나 2014.05.11 1895
5193 감사하는 마음 [3] 정산...^^ 2014.06.17 1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