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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7일 09시 57분 등록

철학이야기

월 듀런트 저, 정영목 옮김, 봄날의 책

2014. 6. 17


1. 저자에 대하여

윌 듀런트, 교육자, 철학자, 역사가, 1885~1981


19세기의 끝자락에 때어나 거의 한 세기에 걸쳐 살다간 저자의 생애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죽음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는 평생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일을 한 복이 많은 사내였다. 그의 아내는 마지막 저작인 <역사속의 영웅들>의 21장을 완성했을 때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듀런트 자신도 곧 심장병으로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가족들은 아내의 죽음이 철학자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그는 13살 연하의 아내 에어리얼이 사망한지 1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저자는 1885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될 뻔 했으나 10대 말, 도서관에서 다윈, 헉슬리, 스펜서의 책을 접하면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가톨릭교회와 사회주의를 결합하려는 꿈을 꾸게 되었다. 20대 중반 신학교에 진학한 듀런트는 스피노자를 만나게 되면서 가톨릭과 사회주의를 결합하려는 꿈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신학교를 그만둔 뒤 성인 교육에 힘썼다. 1921년 30대 중반의 듀런트는 성인 노동자들을 가르치는 레이버 템플 스쿨을 조직하여 이곳에서 철학, 문학, 과학, 음악 등을 가르쳤다. 학교에서 듀런트의 플라톤 강의를 우연히 듣고 감명 받은 한 출판업자의 제안으로 강연내용을 출판하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덕분에 많은 저술가들이 겪었던 경제적 고통 없이 일찌감치 여행하고 글만 쓰며 살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되었다. 


듀런트를 대표하는 저작은 단연코 대작 <문명 이야기>다. 완성까지 50년이 걸린 이 대규모 기획에서 그는 아내 에어리얼의 도움을 받아 총 11권의 책으로 110세기 이상의 시대에 대한 통합된 개관을 제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부부는 거의 모든 시간을<문명 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저술에 바쳤다. 보다 철저한 준비를 위해 1930년에는 이집트와 근동, 인도, 중국, 일본 등지를 직접 탐방하고 1932년에 다시 일본과 만주, 시베리아, 러시아, 폴란드 등지를 방문한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제1권 <동양 문명>(1935)이다. 이후 여러 차례의 유럽 방문을 거쳐 제2권 <그리스 문명>(1939)과 <카이사르와 그리스도>(1944)가 완성 되었다. 1948년, 터키와 이라크, 이란, 이집트, 유럽 등지에서 체류하며 제4권 <신앙의 시대>(1950)를 저술하고, 1951년에는 제5권 <르네상스>(1953)를 출간했으며, 1954년부터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독일, 프랑스, 영국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시작해 종교 개혁을 새롭게 조망한 제6권 <종교 개혁>(1957)을 발표했다. 이들 저작을 준비하는 데 있어 아내의 역할은 그 비중이 점점 커져 갔으며, 제7권 <이성의 시대가 시작되다>(1961)에서는 두 사람의 이름이 공저자로 나란히 오르게 된다. <루이 14세의 시대>(1963)와 <볼테르의 시대>(1965), <루소와 혁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75년 제11권 <나폴레옹의 시대>의 출간을 끝으로 50년에 걸친 이 대작은 완결되었다. 이 가운데 <루소와 혁명>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2.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아내에게

강해져라, 나의 동지여...... 내가 쓰러지더라도 그대는 흔들림 없이 서 있을 수 있도록. 내 노래의 부서진 조각들이 그대 안에서 마침내 더 고운 선율이 된다는 것을 내가 알 수 있도록. 그대는 내가 떠나면서 멈춘 곳에서 시작하여 더 깊이 헤아리게 될 것이라고 내 심장에게 말할 수 있도록.



제2판 서문


7. 인간의 지식은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방대해 졌다. 모든 학문은 저마다 여남은 학문을 더 낳았으며, 새로 나오는 학문은 이전 학문보다 난해하다. 망원경은 인간의 정신으로는 헤아리거나 이름 붙이는 것조차 불가능한 별과 계를 드러냈다. 과거에 사람들은 수천 년이라는 틀에서 생각을 했지만, 이제 지질학은 수백만 년이라는 틀에서 이야기를 한다. 물리학은 원자에서 우주를 발견했으며, 생물학은 세포에서 소우주를 발견했다. 생리학은 모든 기관에서 심리학은 꿈에서 가없는 신비를 발견했다. 인류학은 있는지도 몰랐던 인간의 고대를 재구축했고, 고고학은 묻힌 도시와 잊힌 나라를 발굴했음, 역사학은 모든 역사가 그릇되었음을 증명했고, 그것이 그린 그림은 슈펭글러 같은 사람이나 에두아르트 마이어 같은 사람이 아니면 하나의 전체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 인간의 지식은 인간의 정신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다.


8. 전문가는 곁눈가리개를 이용해 시야에서 온 세상을 가리고 비좁은 한구석만 남긴 다음, 거기에 코를 처박았다. 전망은 사라졌다. ‘사실’이 이해를 대체했다. 수많은 조각들로 잘게 쪼개져 고립된 지식은 이제 지혜를 만들어내지 않았다. 모든 학문, 그리고 철학의 모든 분야가 배타적인 귀의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 용어를 개발했다. 사람들은 세상에 관해 배울수록, 자신이 배운 것을 교육받은 동료에게 표현하는 일을 더 어려워하게 되었다. 삶과 지식 사이의 틈은 점점 더 벌어졌다.


9. 이런 상황에서 직업 교사의 역할은 분명했다. 바로 전문가와 국민을 중재하는 것이다. 전문가가 자연의 언어를 배웠듯이 전문가의 언어를 배우고 글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낡은 표현에 새로운 진실을 담아냄으로써 지식과 그에 대한 요구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 인문학을 직장으로 그리고 공학으로 끌어와 따듯한 회사, 따뜻한 공학을 구현하는데서 일을 찾겠다는 내 의지는 여기서 답을 찾았다. 바로 이것이다. 이 사람은 문장은 직선이면서 찌르지 않고 곡선이면서 에둘러 가지 않는다. 역자의 공헌도 클 것이다. 서문을 통째 베껴 쓰고 싶은 심정이다. 서문 전체가 명문이다.



10. 역사의 유머인지, 그(플라톤)의 전문적인 글은 사라지고 대중적인 글은 남았다. 역사의 아이러니인지, 학교에서 플라톤에게 명성을 안겨준 것은 이런 대중적인 대화였다.

-> 세상이 원하는 것, 눈높이를 맞추는 것 그것이 고객만족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남는다.


실제로 그 착은 오류로 가득하지만, 큰 범위를 다루는 책은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책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자극을 주는 놀라운 작업이었다._ 월스의 역사 개설

-> 대중적이어야 한다. 얼개가 맞고 방향이 맞고 그것이 선의라면 벼룩 뒷다리만큼의 오류를 구실삼아 발목을 걸어 넘어뜨리지 말아야 한다. 딴죽걸기는 변화와 혁신, 지식 탐구 앞에 놓여진 암과도 같은 것이다.


16. 따라서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지식을 지키려는 샘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그들의 배타성과 귀에 거슬리는 용어 때문에 책, 강연, 성인 교육에서 그들이 주지 못하는 가르침을 찾는다 해도 오직 자신들 외에는 탓할 사람이 없다. 아마추어들이 그들의 어정쩡한 노력을 돕는 것을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 이 아마추어들이 극진히 사랑하는 삶 덕분에 그들의 가르침이 인간화 될 수 있다. 어쩌면 모든 종류의 선생이 다른 선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7.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졌다는 사실을 기록해두고 싶다.


서론, 철학의 쓸모에 관하여


23. 철학에는 즐거움이 있다. 심지어 신기루 같은 형이상학에도 매혹이 있다. 이것은 육체적 생존의 비루한 요구들 때문에 사상의 고원에서 경제적 투장과 이득의 장터로 질질 끌려 내려오기 전까지 모든 연구자가 느끼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인생의 유월, 황금 시절을, 철학이 정말로 플라톤이 말한 대로 ‘그 귀중한 기쁨’이던 시절을 경험했다. 그때는 조심스럽게 우리 손을 피해 달아나는 진리에 대한 사랑이 육신의 길이나 세상의 찌꺼기에 대한 욕망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해 보였다. 지금도 우리에게는 젊은 시절 지혜에게 구애를 하던 마음의 자취가 늘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브라우닝에게 공감한다. “삶에는 의미가 있고, 그 의미를 찾는 것이 나의 고기요, 술이다.”


우리는 이해하고 싶어 한다. “ 산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것, 또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을 늘 빛이나 불꽃으로 바꾼다는 뜻이다.”


24. 우리는 온전해지고 싶어 하며, 우리의 욕망들을 비판하고 그것들 사이의 조화를 찾아내 에너지를 조절하고 싶어 한다. 조절된 에너지야말로 윤리학과 정치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 어쩌면 논리학과 형이상학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소로는 말했다.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명민하게 생각하거나 학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지극히 사랑하여 그 가르침에 따라 단순하고, 독립적이고, 통 크고, 신뢰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진리가 우리를 부유하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자유롭게는 해줄 것이다.

-> 너희는 먼저 마음에 좋은 것을 구하라. 그러면 나머지는 따라오거나, 아니면 없어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_베이컨


따라서 우리는 이 항해에서 형이상학의 흙탕물과 신학적 논쟁이라는 ‘시끄러운 바다’는 멀리하고 빛의 항구에만 정박하도록 하자. 하지만 철학이 정체된 것일까? 사실 과학은 늘 전진하는 반면, 철학은 늘 쇠퇴하는 것 같다.


모든 과학은 철학에서 시작하여 예술로 끝난다.


과학은 분석적 묘사이고 철학은 종합적 해석이다. 과학은 전체를 부분으로, 유기체를 기관으로, 모호한 것을 아는 것으로 해체하기를 바란다. 과학은 사물의 가치나 이상적 가능성을 묻지 않으며, 전체적이고 최종적인 의미도 묻지 않는다. 과학은 현재의 실제와 작동을 보여주는 데 만족하며,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성질과 과정에만 단호하게 초점을 맞춘다. 과학자는 투르게네프의 시에 나오는 자연만큼이나 공평무사하다. 그는 천재의 창조적 고민만이 아니라 벼룩의 다리에도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철학자는 사실을 묘사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사실과 경험 일반의 관계를 확인하고, 그럼으로써 그 의미와 가치에 이르고 싶어 한다. 그는 사물들을 해석적 종합 한에 묶으려 한다. 호기심 많은 과학자가 분석적으로 분해한 위대한 우주시계를 전보다 잘 조립하려 한다. 과학은 우리에게 치료하는 방법과 죽이는 방법을 말해준다. 그러나 사망률을 소매로 줄이다가 전쟁에서 우리를 도매로 죽인다. 오직 지혜-모든 경험에 비추어 조절된 욕망-만이 우리에게 언제 치료를 하고 언제 죽일지 말해줄 수 있다. 과정을 관찰하고 수단을 구축하는 것은 과학이다. 목적을 비판하고 조정하는 것은 철학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수단과 도구가 이상이나 목적의 해석과 종합을 넘을 만큼 팽창한 탓에 우리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과 격노로 가득하다. 사실들은 욕망과 관련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목적이나 전체와 간련을 맺지 못하면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철학이 없는 과학, 관점과 가치판단이 없는 사실은 파괴와 절망으로부터 우리를 구할 수 없다. 과학은 우리에게 지식을 주지만, 지혜를 줄 수 있는 것은 철학뿐이다.


구체적으로 철학은 다섯 가지 연구와 담론 분야, 즉 논리학, 미학, 윤리학, 정치학, 형이상학을 의미하고 아우른다. 


따라서 우리는 오그라든 추상성이나 형식성이 아니라 천재라는 살아 있는 형태로 옷을 입과 있는 철학을 찾아나갈 것이다.

-> 가장 고상한 쾌락, 즉 이해의 기쁨_레오나르도 다빈치


즉 천재가 우리한테 하는 말은 들으면 머나먼 과거에 나 자신도 천재가 지금 하고 있는 말과 똑같은 생각을 막연하게 했으나 거기에 형식을 갖춘 발언으로 옷을 입힐 기술이나 용기가 부족했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 내 속에 있는 말들이 듀런트의 손끝을 통해 종이에 투사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에 관한 얼개를 하나 더 얻었다.


합리적인 태도로, 철학 교사들이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지 말고, 오직 철학 자체만을 생각하라. 철학을 진심으로 잘 검토해보라, 철학이 악하면 모든 사람을 철학에게서 멀어지게 하려고 노력하라. 하지만 철학이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그런 철학이라면 철학을 따르고 섬기며, 기울을 내도록 하라. _ 소크라테스가 크리톤에게 


-> 서문과 머리말은 이 책이 저술된 1926년 이후 백년의 세월을 견디고도 명문이다. 살아있으면 오늘에 빗대어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는 마치 내 속에서 살아나온 듯이 펜을 움직였다. 철학이란 이런 것이다. 그는 아주 좋은, 아주 인기 있는 선생이었을 것이다. 유쾌하고 재미있고 질리지 않게 가르칠 수 있는 선생이었을 것이다. 고작 서문을 읽었을 뿐인데 그의 문체와 그의 글과 그의 직설적이고 은유적인 어투가 맘에 든다.



1장 플라톤


31. 지금은 고요하고 심드렁한 곳이지만 - 그리스


32. 아마 최초의 회의주의자는 상인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보았기에 너무 많이 믿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다 모든 사람을 바보 아니면 악당으로 분류하는 일반적 기질 때문에 모든 신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법과 제의가 서서히 물러나면서 과학과 통제가 들어섰다. 그리고 철학이 시작되었다.


소피스트들은 사물의 세계보다는 그들 자신의 생각이나 본성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들은 무엇에나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두 파로 나뉘었다.

1) 

- 본성이 선하고 문명이 악하다.

-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오직 계급을 구분하는 제도 때문에 불평등해진다.

- 법은 약자를 묶고 지배하기 위한 강자들의 별명품.

2)

- 자연은 선악을 넘어선다.

- 모든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난다.

- 도덕은 강자를 제한하고 저지하려는 약자의 발명품

- 권력은 인간의 최고의 미덕이자 최고의 욕망


27. 왜 제자들이 그를 그렇게 존경했을까? 어쩌면 그가 철학자였을 뿐 아니라 인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전투에서 큰 위험을 무릅쓰고 알키비아데스의 목숨을 구했다. 그는 두려움도 없이, 또 지나치지도 않게 신사처럼 술을 마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가장 좋아한 것은 그의 겸손한 지혜였음이 틀림없다. 그는 지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혜를 구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지혜의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추어였다.

-> 그는 그렇게 인간적이었던 모양이다.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의 극적인 죽음은 그의 삶을 성인의 삶으로 올려놓고야 말았다. 수천 년을 살아 있는 그는 진정 불멸이다. 


내가 아는 유일한 한 가지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 돌아 돌아서 알게 된 것이 무지의 지라니 참으로 역설이다.


철학은 의심할 때 특히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믿음, 교조, 이치를 의심할 때 시작된다.


46. 성숙하게 무르익은 마흔의 남자였다. 젊은 시적의 뜨거운 의욕은 조금 사라졌지만, 이제 균형 잡힌 사고를 할 수 있다. 모든 극단을 반쪽짜리 진실로 보게 되었고, 어느 문제에나 여러 측면이 있으며, 이 측면들이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듯 진실의 모든 면을 고루 드러낸다고 믿게 되었다.

-> 참으로 마흔은 이래야 한다. 고작 한 끼를 먹기 위해 스스로를 소모하며 팔러 다니는 뽐세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이 세상이 왕이나 군주가 철학의 정신과 힘을 가지기 전에는 즉 지혜와 정치적 지도력이 한 인간 안에서 만나기 전에는 .....도시, 나아가 인류에 게도 결코 악이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 경영학 박사가 경영을 하면 가장 잘해야 하겠으나 현실은 정말이지 그렇지 못하다. 왜 그럴까! 혁신 전문가인 내가 경영을 하면 그 조직은 가장 혁신적인 조직이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62. 단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야만인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찬가지로 단지 음악가에서 끝나면 “좋은 수준을 넘어서 녹아내리고 물렁물렁해”진다.

-> 아!! 정녕 기원전 인사의 말이란 말인가!

-> 그가 말한 국가, 즉 이데아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정녕 이데아인가? 나는 사육당하기 싫은 사람이다. 금이든, 은이든, 동이든 아니면 똥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살 것이다.


73. 수호자에게는 부인이 없다. 이들의 공사주의는 물자만이 아니라 여자에게도 해당한다. 이들은 자신의 이기주의만이 아니라 가족의 이기주의에서도 해방도리 것이다. 바가지를 긁히는 남편이 되어 불안한 탐욕으로 시야가 좁아지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 이데아에서 사람은 지금의 가축처럼 우생학적으로 교접하고 생산하게 된다. 


76. 시민이 평균적으로 소유하는 것의 네 배 이상을 얻는 자들은 넘치는 부분을 국가에 내놓아야 한다. 

-> 이런 것은 지금 시행해도 좋겠다.


78. 개인에게도 정의는 한 인간이 지닌 여러 요소의 효과적인 협력, 기능의 조화다. 각 요소가 적절한 자리에서 행동에 협력하는 쪽으로 기여한다.


모든 개인은 욕망, 감정, 관념으로 이루어진 우주 또는 혼돈이다. 이런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면 그 개인은 생존하고 성공한다. 반대로 이런 요소들이 제자리와 제 기능을 잃으면 (......) 인경의 해체가 시작되고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밤처럼 실패가 찾아온다.


79. 예수는 도덕이 약자에게 친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니체는 강한 자의 용기라고 말했다. 플라톤은 전체의 효과적인 조화라고 말한다. 

-> 플라톤의 정의는 내가 업으로 가진 것의 목표와 같다. ‘전체의 최적화’



2.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리스 과학


93. 과학의 창건자, 알렉산드로스의 스승


94. 최초로 도서관을 만든 인물, 도서관 분류 원칙을 만든 일도 그의 학문적 업적 가운데 하나


97. 생명은 자연의 선물이지만 아름다운 삶은 지혜의 선물


99.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지금 유럽 역사에서 공적 자금이 과학을 대규모로 지원하는 첫 사례를 보고 있는 것이다.


101. 그래서 그에게 최선은 거의 모든 것을 쉬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와 그의 조수들이 모은 방대한 자료는 과학 발전의 기반이 되었고, 향후 2000년 동안 지식의 교과서가 되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전방위적인 학자였던 모양이다. 논리학, 과학, 철학, 미학 등에 걸쳐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105. 나와 대화하고 싶으면 너의 용어를 정의해라_볼테르

-> 용어의 개념을 공유하지 못하는 토론은 의미가 없다. 같은 용어를 쓰면서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 때문에 대화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


117. 무엇을 물을지 아는 것은 이미 반은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118. 세상만물은 현재보다 더 큰 것이 되고자 하는 내적 충동으로 움직인다. 


119. 신은 사랑받는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을 움직이듯이 세계를 움직인다.


124. 우리는 행복 자체를 위해 행복을 선택하지, 그 이상의 어떤 것을 결코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명예, 쾌락, 지성을 선택한다. 그것들을 통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125. 중용은 각 상황에 따르는 조건들과 더불어 변하며, 성숙하고 유연한 이성에게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수월성은 훈련과 습관화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기술이다. 이런 덕은 사람이 행동을 함으로써 그 사람 안에 형성된다. 


129. 그의 가장 좋은 친구는 그 자신이며, 혼자 있을 때 기쁨을 느낀다. 반면 덕이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최악의 적은 바로 자신이고, 그는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130. 모두가 형제라면 사실 아무도 형제가 아닌 것이다.

-> 모두의 책임이라면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과 같다.


132. 육체가 정신에 복종하듯이 모든 열등한 사람은 주인의 지배를 받는 편이 낫다.


134. 서른일곱 살 정도까지 기다렸다가 스무 살 정도의 처녀하고 결혼하라고 권한다.

-> 아리스토텔레스마저 여자에 대해서는 나만큼도 알지 못한다. 나이차이가 많다고 관리되는 종류가 아니다. 여자는....


135. 복종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결코 훌륭한 지휘관이 될 수 없다.



3. 프랜시스 베이컨


153. 평화를 얻는 비결은 우리의 욕망에 맞는 성취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을 성취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 그렇다면 나는 평화를 원치 않겠다.


161. 이 시대에는 고대인들이 ‘이 너머는 안 된다’는 말을 사용하던 곳에서 당당하게 ‘이 너머로 더’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165. 사랑과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는 것은 효과가 없다. 언제나 내주어야 하지만, 절대 다 내주면 안 된다. 받는 쪽에서는 기대가 있어야 고마운 마음을 키워나가는 법이다. 


167.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사람의 엄청난 학문과 문학적 성취는 시끌벅적한 정치적 인생에서 기분 전환 삼아 벌인 부수적인 일이었다.

-> 정치가로 철학자로 이중적인 삶을 산 베이컨은 천재였던 모양이다. 내면의 힘과 외향적인 활달함까지 갖추어진 어쩌면 플라톤이 이야기한 철인이었을까!


교활한 사람은 공부를 비난하고 단순한 사람은 공부를 찬양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공부를 이용한다. 공부는 공부의 용도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것을 가르쳐주는 것은 공부 바깥에서, 공부 위에서, 관찰에 의해 얻어지는 지혜다.


170. 사용하지 않으면 바라지 않아도 되고 바라지 않으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베이컨은 몸이 절제만이 아니라 무절제에도 단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순간적인 방심으로 망가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즐거움을 과하게 탐하기 보다는 다양하게 맛보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젊은 시절 본성의 힘은 무절제를 많이 거치고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이런 무절제는 나이 들어서까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 

-> 정반합의 실체는 여기서도 드러난다.


173. 젊은 사람은 판단보다는 만들어내는 데 적합하고, 의논보다는 실행에 적합하고, 안정된 일보다는 새로운 기획에 적합하다. 어떤 일에서 오랜 세월 쌓인 경험은 그 경험의 범위 내에서는 사람을 인도하지만, 새로운 일에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은 행동이나 행동의 관리에서 자신이 담을 수 있는 것 이상을 끌어안으며, 가만히 있을 수 있을 때에도 흥분한다. 수단이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목적으로 날아가려 한다. 우연히 발견한 몇 가지 원리를 어설프게 따르려 한다. 혁신을 이루는 방법에는 간심이 없는 탓에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는다. 나이 든 사람은 지나치게 반대하고, 너무 길게 의논하고 모험심이 너무 적고, 너무 빨리 후퇴하고,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하고 범상한 성공에 만족한다. 물론 양쪽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좋다. 양쪽의 장점이 서로의 결함을 교정하기 때문이다.


177. 자연을 부리려면 자연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


182. 그러나 탐사의 끝에 가서 과학은 그 자체로는 충분치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과학 바깥에 그 과학을 종합하고 목표를 제시할 힘과 규율이 있어야 했다. 과학이 거의 발전하지 못한 데는 다른 크고 분명한 원인이 있는데 그 원인은 목표 자체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방향을 바르게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에 필요한 것은 철학이다.


187. 인간의 오류 원인 :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205. 한 친구는 그에게 “궁정에서는 네 혀가 어떤 사람들에게 면도날이었듯이, 그들의 혀가 너에게 면도날이 될 날도 올 것이라는 말이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라고 경고했다.


206. 그는 더 일찍 정치를 버리고 모든 시간을 문학과 과학에 쏟지 못한 것을 애달파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일에 몰두하다가, 말하자면 전장에서 죽었다.

-> 천재의 죽음이지만 후회와 연민이 드리워져 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에 전장에서 죽었다. 사내의 죽음이 전장이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는 죽었다.


파란만장한 삶이 이따금씩 찾아온 열병처럼 그의 몸을 완전히 소모해버렸던 것이다.



4. 스피노자


209. 그럼에도 아무런 정치 조직 없이 사회적 통합을 위한 아무런 법적 강제 없이 심지어 공통의 언어도 없이 이 훌륭한 민족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유지ㅏ고 인종적 문화적 통합성을 보존했으며 뜨거운 사랑으로 가장 오래된 의식과 전통을 지켰고 끈기 있고 단호하게 구원의 날을 기다렸으며 그 어느 때보다 수가 늘었고 모든 분야에서 그 천재성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2000년의 방랑 끝에 잊지 않고 있던 옛 땅으로 의기양양하게 귀환했다.

-> 유대인들의 삶. 스피노자 이야기를 하기 전에 유대인의 뿌리와 역사를 언급하며 배경과 바탕을 다져주는 이런 구성 참 좋구나.


219. 그것 때문에 내가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았을 일을 하지는 않는다.

-> 파문당한 스피노자는 이제 무자비하고 가혹한 고독을 맛보게 되었다.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은 아주 날카로워지거나 아주 부드러워진다.


221. 그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분기마다 가계부를 정리했다. 매해 써야 할 돈 이상도 이하도 쓰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그는 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끔 자신이 꼬리를 입에 물고 원을 그리는 뱀과 같다고 말하곤 했다. 연말이면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가끔 나의 타고난 이해력으로 거두어들이는 열매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나는 이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그것을 모으면서 행복했고, 한숨을 쉬고 슬퍼하는 대신 평화롭고 고요하고 기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 지혜를 추구한 많은 선각자들의 생활이 이토록 빈한했던 것인지, 결국 세상은 역설과 모순 가운데 진리를 찾으라는 뭐 그런 법칙 따위를 증명하려고 그랬던 것일 테지. 이런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가엽다. 


245. 하나의 사물이 스스로 존속하는 힘은 그 존재의 핵심이자 본질이다.


247. 스피노자는 우선 행복을 행동의 목표로 설정한다. 그러면서 행복이란 괘락의 존재이고 고통의 부재라고 아주 단순하게 정의한다. 그러나 쾌락과 고통은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 쾌락은 인간이 덜 완벽한 상태에서 더 완벽한 상태로 이행하는 것이다.

- 기쁨은 여기에 즉 사람의 능력이 늘어나는 데 있다.

- 고통은 인간의 완벽이 큰 상태에서 작은 상태로 이행하는 것이다.

- 나는 몸의 행동 능력을 키우거나 줄이는, 돕거나 제한하는 몸의 변화, 또 동시에 이런 변화에 대한 관념이 감정이라고 이해한다.

- 똑같은 증오로 상처 입은 것을 복수하고자 하는 사람은 비참하게 살 것이다. 그러나 사랑으로 증오를 몰아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기쁨과 자신감에 넘쳐 싸운다. 그는 한 사람에게든 여러 사람에게든 똑같이 저항하며, 행운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그에게 지는 사람들은 기쁘게 그에게 굴복한다.

- 자유로운 사람은 결코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이 지혜는 죽음이 아니라 삶에 관한 명상이다.



5. 볼테르와 프랑스 계몽운동


호감을 주지 못하고, 추하고, 허영심 많고, 경솔하고, 외설적이고, 비양심적이고, 심지어 때로는 부정직하기도 했던 볼테르는 그 시대와 장소의 결함을 거의 빠짐없이 갖춘 사람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볼테르는 변함없이 친절하고, 사려 깊고, 자신의 에너지와 돈을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고, 적을 무너뜨리는 일만큼이나 친구를 돕는 데 정성을 다하고, 펜을 한번 휘둘러 죽일 수도 있으면서 화해를 청해오면 바로 무장을 해제했다. 그렇게 모순적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273~

- 어떤 예술에서든 성공하려면 안에 악마가 있어야 해.

- 내 직업은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 일에 몰두하지 않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똑같은 것이다.

- 게으른 사람만 빼면 모든 사람은 선하다.

- 이 세상에서 삶을 지탱하려면 최대한 몰두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일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삶의 환각들을 대신하여 가장 큰 기쁨이 되는 것은 일이다.


그가 한 시기 전체를 그의 삶으로 채운 것은 그가 철저하게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275. 정말이지, 생전에 그렇게 큰 영향력을 휘두른 작가는 없었다. 망명하고, 투옥되고, 교회나 국가의 앞잡이들이 그의 책을 거의 다 판매 금지했음에도, 그는 힘차게 진실로 가는 길을 만들어내...


276. 책은 세상을 지배한다. 적어도 글이 있는 나라는 지배한다. 다른 나라는 사실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일단 한 나라가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일을 중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281. 드 로앙은 불량배 한 무리를 고용하여 밤에 볼테르를 공격하라고 하면서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 “머리는 때리지 마라. 아직 거기에서는 좋은 게 나올지도 모르니.” 다음 날 볼테르는 붕대를 감고 다리를 절뚝이며 극장에 나타나 드 로앙이 앉은 특별석으로 가서 결투를 신청했다. 그리고 그 길로 집에 가서 하루 종일 펜싱 연습을 했다.

-> 볼테르는 자유분방하고 실천력 극강인 천재였던 모양이다. 독특한 매력을 느낀다. 영어를 배운지 일년 만에 당대 최고의 영문학을 섭렵했다.


285. 볼테르는 다시 바스티유에 가게 생겼음을 눈치 채고, 착한 철학자답게 달아났다. 다만 이 기회를 이용해 다른 남자의 부인과 사랑의 도피를 했다는 점이 특이했을 분이다.

-> 그녀(샤틀레 후작 부인)는 볼테르를 모든 면에서 사랑스러운 피조물이며, 프랑스의 가장 훌륭한 장식품이라고 불렀다. 볼테르도 이에 답하여 그녀를 여자라는 점이 유일한 결함이 위대한 인간이라고 묘사했다. 특별한 천재들의 특별한 일탈인 것이다. 삶이 시트콤 같다는 생각을 했다.


286. 자연이 우리를 약간 경박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우리는 무척 비참하게 살아갈 것이다. 사람은 경박해질 수 있기에 목을 매달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멍청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웃음으로 주름살을 펴지 못하는 철학자들에게 화가 있을지어다. 나는 엄숙을 병으로 봅니다.


286. 그는 죄를 고백한다. 그리고 고해를 마치자, 수도원장을 고해소 의자에서 끌어내 자기 자리에 앉히고 이제 당신이 죄를 고백할 차례라고 말한다.

->참 박진감 넘치는 사내가 아닌가!


294. 그러나 11749년 뒤 샤틀레는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그녀의 남편과 볼테르와 생랑베르가 임종 자리에서 만나 서로 한마디도 비난하는 말을 하자 않고 오히려 공동의 상실 때문에 친구가 된 것은 그 시대의 특징을 보여주는 한 예였다.]

-> 가장 행복한 여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이 시대의 여인들이 꿈꾸는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299. 역사는 범죄와 불행의 묘사에 불과하다.


318. 이 무렵 그는 ‘파렴치를 박살내라’는 유명한 좌우명을 채택하고 교회의 권력 남용에 맞서 프랑스의 영혼을 흔들어 깨웠다.


333. 낡은 악순환이 등장하는 것이다. 인간은 제도를 만들고 제도는 인간을 만든다. 어디에서 변화가 일어나 이 고리를 깰 수 있을까? 볼테르와 자유주의자들은 사람을 교육하고 변화시킴으로써 지성이 천천히 평화롭게 이 고리를 깰 수 있다고 생각했다. 루소와 급진파는 낡은 제도를 부수고 심장의 명령에 따라 자유, 평등, 우애가 지배하는 새로운 제도를 건설하는, 본능적이고 정렬적인 행동으로만 그 고리를 깰 수 있다고 느꼈다. 어쩌면 진실은 이 양분된 진영 너머에 있을지도 모른다. 즉 본능으로 낡은 것을 부수어야 하지만,ㅇ ㅗ지 ㄱ지성만이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있다는 말이다.


334.

- 내가 베푸는 작은 선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공격을 당하면 악마처럼 싸운다. 나는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밑바탕은 선한 악마이며, 웃음으로 끝을 맺는다. 


- 내가 어리석은 짓을 하고 싶을 때는 아무도 나를 막지 못하지.


그는 가장 영광스럽고 화려한 죽음을 맞이했다.

- 여기 볼테르 눕다.



6. 이마누엘 칸트와 독일 관념론


341. 칸트는 거의 60년 동안 조용히 계획대로 발전시켜온 유명한 <순수이성비판>으로 세상을 교조의 잠에서 깨웠다. 


342.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의 원고를 친구 헤르츠에게 주었을 때, 헤르츠는 사변에 꽤 능통한 사람이있음에도 반쯤 읽다 돌려주면서 계속 읽다가는 미쳐버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자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349. 교육은 사람을 선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영리하게 만들 뿐이다. 게다가 대개는 못된 짓에 영리해진다. 본능과 감정은 이성보다 믿음직하다.


350. 이런 논거의 실들을 한데 모으는 것, 버클리와 흄의 사상을 루소의 감정들과 결합하는 것, 이성에서 종교를 구해내는 것, 그러면서 동시에 회의주의에서 과학을 구해내는 것, 이것이 이마누엘 칸트의 사명이었다.


352. 그의 실천적 원칙 가운데 하나는 능력이 중간인 학생에게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는 열등생은 아무리 도와주어도 소용이 없고, 천재는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355. 나는 이미 지키고자 결심한 노선에 마음을 고정시켰다. 나는 나의 길로 들어설 것이며, 무엇도 내가 그 길을 좇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_ 칸트


356. 우리의 오성은 결코 경험의 영역에만 한정될 수 없다. 경험은 무엇이라는 말은 해주지만, 반드시 다른 것이 아니라 무엇이어야 한다는 말은 해주지 않는다. 진정으로 일반적인 진리는 절대 주지 않는다. 


368. 만일 모든 인간이 하게 되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질 만한 행동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본디 도덕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371. 심장의 느낌은 머리의 논리보다 위에 있다. 파스칼이 옳았다. 심장은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고, 머리는 이것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377. 전시에 군대는 징발, 숙영, 약탈로 자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국 영토면 더 좋지만, 필요하면 자국 내에서도 그렇게 한다. 이렇게다로 하는 것이 정부의 존으로 군대를 먹여 살리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381. 칸트의 위대한 업적은, 외적 세계는 오직 감각의 결과로만 우리에게 알려진다는 것, 정신은 단순히 무력한 백지 감각경험의 무력한 피해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힘. 경험이 도달하는 대로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경험임을 최종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7. 쇼펜하우어


403. 어머니의 사랑을 아지 못하는 남자, 더 심한 경우 어머니의 증오를 아는 남자는 세상에 매혹될 이유가 없는 법이다._ 쇼펜하우어, 바이런


407. 그는 분별력 있는 비관주의자답게 낙관주의자들의 함정을 피했다. 즉 펜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 많은 철학자들이 사유과 저술로 밥을 해결할 수 없었다. 


412. 우리는 바깥으로부터는 사물의 진정한 본질에 결코 이를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도, 사물의 이미지와 이름 외에는 어떤 것에도 이를 수 없다. 입구를 찾아 헛되이 성 주위를 맴돌다 가끔 성의 앞모습만 스케치하는 사람과 비슷하다.


421. 사랑은 자연의 기만행위이므로 결혼은 사랑의소모이며, 환명을 낳을 수밖에 없다. 오직 철학자만이 결혼으로 행복할 수 있지만, 철학자들은 결혼하지 않는다.


424. 충족은 결코 만족을 주지 않는다. 어떤 이상에 그것의 실현만큼 치명적인 것은 없다.


426. 만일 모든 악이 제거된다면 다툼이 완전히 끝난다면 권태가 고통만큼이나 견딜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 결핍이 민중의 변치 않는 천벌이듯, 권태는 상류사회의 천벌이다. 중간계급의 삶에서 권태는 일요일로 상징되고, 결핍은 주중의 나날로 상징된다.


430. 마지막에 우리는 죽음과 만난다. 경험이 지혜로 통합되기 시작할 때, 뇌와 몸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겨우 한순간 미적거리다가 서둘러 죽음으로 간다. 죽음이 시간을 끄는 것은 그저 고양이가 무력한 쥐를 갖고 놀듯이 우리를 갖고 노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걷는 것이 넘어지는 것을 계속 막는 행동에 불과하듯이, 우리 몸의 생명은 계속 죽음을 막는 것, 즉 늘 지연되는 죽음에 불과하다.


432. 그럼에도 부를 기쁨으로 전환할 방법을 모른다면 부를 얻는 데 헌신하는 삶은 의미가 없다. 사실 이것은 교양과 지혜가 필요한 기술이다.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이 행복에 더 기여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사람들은 교양을 얻는 것보다는 부자가 되는 것에 훨씬 집중한다.

-> 내가 바라는 삶의 태도가 분명한데도 나는 이런 대목 앞에서 막연하고 막막하고 처연하고 답답하다.


정신적 요구가 없는 사람을 속물이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은 한가한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한가할 때 고요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는 이곳저곳으로 탐욕스럽게 새로운 감각을 찾아다닌다. 그러다 마침내 게으른 부자나 무모하게 주색에 빠지는 사람의 천적, 즉 권태에 무너진다.


434. 우리를 괴롭히는 열 가지 가운데 아홉 가지는 우리가 그 원인을 철저하게 이해하고, 그 결과 그 필연성이나 진정한 본질을 알게 된다면 더 이상 괴롭지 않을 것이다.


가장 경이로운 사람은 세상을 정복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정복한 사람이다.


책보다 사람이 먼저

주석보다 본문이 먼저

해설자와 비평가보다는 저자를 읽어라.


439. 이렇게 인식을 의지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해주고, 이렇게 개인적 자아와 그 물질적 이해관계를 잊게 해주고, 이렇게 정신을 의지 없이 진리를 명상하는 수준으로 고양하는 것이 예술의 기능이다. 과학의 목적은 많은 특수한 것들을 포함하는 보편적인 것이다. 예술의 목적은 보편적인 것을 포함하는 특수한 것이다.


444. 여자도 자식을 한두 명 낳은 뒤에는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을 잃어버린다. 아마 그 이유도 개미의 경우와 비슷할 것이다.



8. 허버트 스펜서


472. 우리는 악한 것들에 선한 영혼이 있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말해 오류인 것에도 진리의 영혼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 자주 잊어버린다.



9. 프리드리히 니체


515. 만일 삶이 적자생존의 생존 투쟁이라면, 힘이 최고의 미덕이고 약한 것은 결함일 뿐이다. 살아남고 승리하는 것이 선이다. 굴복하고 실패하는 것은 악이다.


533. 그대는 위험을 그대의 소명으로 삼았으니 내가 그대를 내 손으로 묻어 주려는 것이다. 위험하게 살아라. 베수비오 환산 옆에 도시를 세워라. 탐험되지 않은 바다로 배를 띄워라. 전쟁 속에서 살아라. _ 니체, 차라투스트라.


536. 네 능력을 넘어선 것을 바라지 마라. 네 능력을 넘어선 덕을 가지려 하지 마라. 너 자신에게 있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지마라.


540. 강한 사람은 욕망을 이성으로 위장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간단하게 ‘나는 원한다’라고 주장한다. 


544. 사랑은 우생학적인 것이 아니다. 사랑에 빠져 있을 때는 평생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동시에 지혜로워지는 것은 인간에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연인들의 맹세는 무효라고 선포해야 하며, 사랑하면 결혼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야 한다. 최고는 오직 최고와 결혼해야 한다. 사랑은 어중이떠중이에게 맡겨야 한다. 결혼의 목적에는 단순한 재생산이 아니라 발전도 포함되어야 한다. 


547. 단순히 대중의 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자신에게 간대하지만 않으면 된다. 남들에게도 가혹하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가혹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지기만 하면 된다. 친구를 배신하는 것 외에 거의 어떤 짓이든 하겠다고 결심할 만한 목표를 가지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고귀함의 궁극적 표지이며, 초인의 최종적 공식이다.


568. 나는 자신을 넘어선 어떤 것을 창조하려다가 죽는 사람을 사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그렇게 말했다.



10. 현대 유럽의 철학자들


577. 너무 많이 알면 회의주의에 빠지기 마련이다. 젊은 시절 독실했던 사람은 배교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젊은 시절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늙어서 성자가 된다.


578. 지속은 과거의 계속적 진전으로 미래를 침식해 들어가며 전진하면서 부풀어 오른다. 이것은 과거 전체가 늘어나 현재가 되고 그곳에서 현실이 되어 작용하고 잇다는 뜻이다.


의식적인 존재에게 존재하는 것은 변하는 것이며, 변하는 것은 성숙하는 것이고, 성숙하는 것은 자신의 자아를 끝없이 계속 창조하는 것이다.


580. 정신은 뇌와 동일하지 않다. 의식은 외에 의존하고 뇌와 함께 죽지만, 외투를 걸어놓은 못이 빠지면 외투도 함께 떨어진다.


583. 생명은 이런 고체적 개념들을 피해 간다. 생명은 공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시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위치가 아니다. 변화다, 생명은 양이기보다는 질이다. 생명은 물질과 운동의 단순한 재분배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집요한 창조다.


584. 진정한 경험주의는 원래의 것에 가능한 한 가깝게 다가서고, 생명의 깊이를 재고, 일종의 지적 청진으로 그 정신의 맥박을 느끼는 임무를 스스로 설정하는 것이다.

588. 생명은 노력하는 것, 위로 밖으로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다. 언제나 늘 변함없이 세계의 다산충동이다.


598. 그는 평생 연구자로 살았고 글과 여가를 사랑했다. _크로체

-> 이렇게 살 것이다.


602. 역사는 수많은 거짓말 가운데 진실과 가장 닮은 것을 골라내는 기술.


618. 그곳은 기계화가 덜 진행되었고 속도도 느렸다. 사람들은 주저앉아 생각할 수 있었고 삶을 분석하는 동안 삶이 정지해주었다.


11. 현대 미국의 철학자들


631. 자연이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시적이다. 그 말은 내가 사는 세계의 만들어 내고 통제하는 기능, 끝없는 활력, 변화무쌍한 질서를 충분히 암시한다.


636. 종교는 인간의 상상력으로 해석된 인간경험이다. 종교에 진리와 생명이 상징적으로 표현되지 않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다. 


643. 혁명은 모호한 것이다. 혁명의 성공은 일반적으로 적응 능력, 그들 내부에서 그들이 맞서 싸우는 것을 다시 흡수하는 능력에 비례한다. 수많은 개혁이 있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부패한 상태다. 각각의 성공적 개혁은 새로운 제도를 건설했고, 이런 제도는 자기에게 맞는 새로운 남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656. 우주는 일원적 세계가 아니라 다원적 세계임이 애처로울 정도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657. 우리가 살아야 할 정말로 더 나은 삶이 있다면 우리가 믿을 경우 그런 삶을 살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될 어떤 관념이 있다면 그런 관념을 믿는 것이 정말로 좋을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그것에 대한 믿음이 다른 더 큰 핵심적 이익과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


666. 나쁜 사람이란 전에 아무리 좋았다 해도 이제 나빠지기 시작하는 사람, 덜 좋아지는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란 전에 아무리 도덕적으로 가치가 없었다 해도 지금 좋아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이다.


671. 영국이 세워지고 나서 세익스피어가 나오기까지 800년이 필요했고, 프랑스가 세워지고 나서 몽테뉴가 나오기까지 800년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아무리 봐도 어떤 사례를 봐도 ‘용가리 통뼈’는 없다. 성실과 시간만이 열매를 만든다. 조숙한 것은 알차길 기대하기 어렵다.


한 민족이 철학을 할 수 있으려면 그전에 먼저 살기부터 해야 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우리 영혼의 무질서는 이런 발전 속도 탓이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성장과 사춘기경험으로 한동안 혼란에 빠지고 균형을 잃은 젊은이들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곧 성숙할 것이다. 우리 정신이 우리 몸을 따라잡고, 우리 문화가 우리 소유를 따라 잡을 것이다.

-> 나라의 현 주소이고, 우리의 현 주소이며, 나의 현주소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철학의 입문서라 불리는 이 책은 1926년에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이 한 세기에 걸쳐서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고도 60여년을 더 살았다. 그러나 후속편을 쓰거나 증보판을 내지 않았다. 이 책은 ‘이야기’라는 이름을 거의 최초의 철학책인 듯 하다. 철학의 대중화를 시도한 것이다. 실제로 출발은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용 팸플릿이었다. 그러나 이 대중화라는 작업이 단지 비전문가들을 위하여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정도였다면 백여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랑받는 책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철학사를 개관함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효한 철학적 통찰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한 바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천 년 전의 고리타분한 철학자들을 지금 만나야 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모든 지식은 오늘을 반추하고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지식은 무용하다. 철학에 현실적 생명력을 불어 넣어 지적인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용할 양식으로 삼게 하자는 것이 이 책을 저술한 저자의 목적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시대별로 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단지 그 사상을 소개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 '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인간 생활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슬기로운 해석과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도(러셀의 책까지 하면 두 권이다.) 철학자 누구누구의 사상을 요약해 보라고 한다면 나는 완전 난감할 것이다. 전혀 얼개를 엮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계통이 서지 않았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어려운 것인지 꼭꼭 씹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책 자체가 어려워서인지 아직 나로선 알 수 없다. 그러나 두어 번 더 읽어 보면 가닥이 잡힐 것이다.


그의 문장은 시원시원하고 맛있다. 직설적이지만 아프지 않고 은유적이지만 비꼬지 않는다. 이러한 맛을 놓치지 않은 역자의 공헌이 지대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책의 구성]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저자의 문체가 시원시원하고 맛있다. 성인교육으로 명성을 쌓은 저자의 이력 탓인지 맛있는 전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이야기들을 비교적 쉽고 간결하게 펼쳐 놓았다. 


- 본문 가운데 인용된 구절들이 적절하며 이해를 돕는데 지대한 기여를 한다. 원전들의 일부를 인용해 놓았는데 읽기 쉽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내용들을 적절하게 옮겨 놓았다.


- 주인공의 말을 빌어서 저자의 화법으로 연결해 내는 저자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이 신선하다. 매우 인상적인 구성인데 본문이 거의 따옴표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인용된 구절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개는 저자의 목소리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 저자의 탐구 깊이가 얼마가 깊은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한다.


- 꼼꼼한 레퍼런스 정리가 돋보인다.


- 목차의 구성은 크게 특징적인 것을 찾지 못하겠다.



[감동적이었던 장과 절]


9. 이런 상황에서 직업 교사의 역할은 분명했다. 바로 전문가와 국민을 중재하는 것이다. 전문가가 자연의 언어를 배웠듯이 전문가의 언어를 배우고 글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낡은 표현에 새로운 진실을 담아냄으로써 지식과 그에 대한 요구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 인문학을 직장으로 그리고 공학으로 끌어와 따듯한 회사, 따뜻한 공학을 구현하는데서 일을 찾겠다는 내 의지는 여기서 답을 찾았다. 바로 이것이다. 이 사람은 문장은 직선이면서 찌르지 않고 곡선이면서 에둘러 가지 않는다. 역자의 공헌도 클 것이다. 서문을 통째 베껴 쓰고 싶은 심정이다. 서문 전체가 명문이다.


118. 세상만물은 현재보다 더 큰 것이 되고자 하는 내적 충동으로 움직인다. 


355. 나는 이미 지키고자 결심한 노선에 마음을 고정시켰다. 나는 나의 길로 들어설 것이며, 무엇도 내가 그 길을 좇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_ 칸트


533. 그대는 위험을 그대의 소명으로 삼았으니 내가 그대를 내 손으로 묻어 주려는 것이다. 위험하게 살아라. 베수비오 환산 옆에 도시를 세워라. 탐험되지 않은 바다로 배를 띄워라. 전쟁 속에서 살아라. _ 니체, 차라투스트라.


568. 나는 자신을 넘어선 어떤 것을 창조하려다가 죽는 사람을 사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그렇게 말했다.


[보완점 또는]


- 각주를 본문 아래에 달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옮겨가면서 살펴보는데 지친다.


- 앞선 러셀의 책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문체와 구성의 다채로움 덕분일 것이다. 


각 장별로 반드시 다시읽기로 다져야 할 책이다.

입문서라고는 하지만 이 책만 녹여 먹어도 우리의 교양은 계단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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