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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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 시대 청춘의 덫이다.”
-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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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이나 기질성 뇌질환을 제외하면 정신과적 문제는 크게 신경증(노이로제)과 성격장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둘의 큰 차이는 신경증이란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환경이나 상대에게 자신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지만, 성격장애는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만 괜찮다고 생각하고 자신에 맞게 상대나 환경을 바꾸려고 합니다. 즉, 신경증 환자들은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는 사람을 말하고, 성격장애는 자꾸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흔히, 부모 중에 성격장애가 있으면 그 자녀는 신경증 환자가 되기 쉽습니다. 어려서부터 자녀를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부모 때문에 부모의 잘못된 시선과 평가가 내면화되어 자신을 계속 문제 있다고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정신적으로 병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신경증적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현상으로 ‘열정 노이로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청년들은 이 사회가 너무나 많은 열정과 노력을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느끼기보다 자신은 자꾸 열정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이를 문제라고 여깁니다. 각자의 기질이 다 다름에도 학교나 회사나 관계에서 늘 주도적이어야 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참고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늘 가슴이 뛰는 열정적인 일을 만나기 위해 이 곳 저 곳을 방황합니다. 그러나 늘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은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꾸 자신의 있는 열정까지 갉아먹고 맙니다. 자신의 열정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자꾸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죄의식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성격장애 부모의 질책과 무책임으로 인해 스스로를 계속 문제 있다고 느껴 온 신경증 환자처럼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이 경쟁사회의 이데올로기에 어릴 때부터 노출되어 자꾸 자신을 문제 있다고 여기고 살아갑니다. 별로 뚱뚱하지도 않는데도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자책하고, 1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루저라고 여기고, 나름 만족할만한 상황임에도 계속 불만을 느끼고,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열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을 문제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 사회가 보통의 사람들을 자꾸 신경증환자처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열정적이지 못한 자신이 싫으신가요? 그러나 생각해보세요. 늘 가슴 뛰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 뛰는 사랑이 찾아오는 것처럼, 인생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알면 우리는 어느 순간 가슴 뛰는 열정을 만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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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6. 18 당신의 마음을 깨우는 '문요한 에너지 플러스' 7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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