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어니언
  • 조회 수 1374
  • 댓글 수 16
  • 추천 수 0
2014년 6월 23일 06시 47분 등록

 

You are so serious.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진지하게만 사는 것보다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했다. 나는 어렸을 때 들은 이 말이 나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에게도 매사 심각한 일면이 있었고, 언젠가 즐겁게 살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니체의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조금 돌아본다. 나는 예전보다 덜 진지하게 살고 있는가? 어제보다 조금 더,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그런 것 같다. 세상의 모든 고민을 짊어지고 다니는 나귀처럼 무거웠던 어깨가 한결 가볍다. 크게 웃을 만큼 즐거운 일이 많았는데도 나는 속으로 어딘가 불안했고 조금은 우울했다. 지금은? 재치 있게 누구를 웃기지는 못해도 즐거울 땐 즐겁다. 잡다하게 많이 생기던 걱정도 다소 덜 생각하게 된 부분도 있다. 조금은 자란 모양이다.

 

즐거운 기억은 휘발성이 강하다. 한바탕 크게 웃고 나면 즐겁다는 만족감과 함께 좋은 순간이 남는다. 어쩌면 즐거움은 사람들이 곧바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런 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이외의 감정에 대한 반응은 여러 가지이다. 서운함이나 슬픔, 질투, 분노 같은 감정들은 감정을 불러일으킨 상대에게 적절하게 이야기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그러다 보면 이야기를 피하게 되고, 묵은 감정은 가슴 속에 계속 자리를 지킨다. 주인이 돌보아주지 않는 감정은 다독임을 필요로 한다. 때가 되어 마음 속에 들어있는 것을 일단 말하고 나면 한결 편한 것을, 또 그게 별 것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경험을 하나씩 갖고 있을 거다.

 

나는 나의 즐거운 하루를 지키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첫 번째는 내 친구와 가족들을 하루 동안 있었던 오묘한 감정들의 토로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고민거리들도 들어주게 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다. 더욱이 비슷한 상황을 잘 넘겼던 노하우를 들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두 번째는 속상했던 말을 들은 중에 내가 고쳐야 할 것과 어쩔 수 없는 것을 분류한다. 인간의 능력에 한계가 있어 좋은 관계와 능력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누군가 나에게 화를 내거나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해결책은 내가 바뀌든지, 포기하든지 둘 중에 하나다. 그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 나를 위해 좋다. 그래서 고쳐야 할 부분은 얼른 고친다.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면 그랬을 때 어떤 태클이 들어올지 상상해보고 몇 번만 습관을 들이면 된다. 반면 어쩔 수 없는 일은 그것을 상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상사에게 이런 부분을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 미리 그런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방법도 있다.

 

세 번째는 내가 아주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긍정은 힘과 같아서 첫 포문을 열고 계속해서 가지를 쳐나가면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움직이려는 경향을 갖는다. 내게 깃들어 있는 긍정적인 힘이 나를 위해 애쓰도록 만들자. 관심 있었던 것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배워보다 보면 어느 지점에선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그러면 그것에 좀더 집중하고 매달리면 된다. 자기 중심이 자신에게 있는 사람은 잘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덜 중요한 것들까지 너무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잡다한 것들을 치우는 것은 즐거운 하루에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삶은 늘 가르쳐왔다. 매사 진지할 필요 없다는 것을. 스스로 나서서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가장 나를 잘 알고 있는 나 자신에게서조차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불행한 일이다. 그러니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질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Why so serious? 

IP *.128.229.151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09:21:58 *.223.24.181
나에게 하는 말 같아요.

11111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1:58:37 *.50.21.20

니체 읽으면서 사람이 너무 진지하면 완전 손해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제부턴 즐겁게 살려구요 :)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3:02:38 *.253.45.190

매일 매일 웃긴 날들 만들어봐요.

정말 웃겨 진짜!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7:41:14 *.50.21.20

좋았어! 해보는거예요!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3:18:19 *.252.144.139

사부님이 나한테도 맨날 하셨던 말이지.

너는 너무 진지할 필요가 없어.

그런데 가벼워지는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수련이 필요하지.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7:42:09 *.50.21.20

교감쌤, 백배 공감합니다. 

어렵지만 괜찮은 시도들이 될 것같아요.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5:17:11 *.196.54.42

Why so serious? 내게 먼저 들려준 이야기가 이렇게 멋진 칼럼으로 살아났군요^^

니체가 가르쳐준 초인의 특성 3가지:

1. 놀자

2. 웃자

3. 춤추자

어니언이 이미 잘 하는 것^^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7:43:04 *.50.21.20

놀면서 칼럼 구상하기! 

구달님이 사주신 치맥덕분에 이번 칼럼은 쉽게 잡았어요 :)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6:47:27 *.113.77.122

그래서 한바탕 크게 웃는 어니언이 이쁘기만 해 ^^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7:43:32 *.50.21.20

다음에 만날 때는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길 바라요 :) 

다같이 크게 웃을 수 있도록.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8:38:48 *.23.235.60

이제 개콘의 생활화하는 거야?

웃는 양파~~묻어가야지^^

프로필 이미지
2014.06.26 09:51:28 *.50.21.20

아, 저도 그렇게 트렌디하게 창의적으로 웃기면 좋겠어요! ㅋㅋ 

일단은 리액션으로 승부! 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19:51:58 *.104.212.108

나는 웃긴 사람만 보면 껌뻑 넘어가요. 그 다음엔 잘 웃는 사람. 어니언도 안 아끼고 웃는 사람이쥐~~~

프로필 이미지
2014.06.26 09:52:58 *.50.21.20

ㅋㅋㅋ 마자 개그센스 있는 친구는 계속 만나고 싶어져요. ㅎㅎ 

ㅎㅎ 종종님도 담 오프때 웃는 모습 많이 보여주시길! 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4.06.23 21:24:35 *.218.180.133

웃기면서 진지한...밝으면서 가볍지 않은 어니언의 모습이 보인다.

프로필 이미지
2014.06.26 09:53:25 *.50.21.20

틈새시장을 제대로 잡은 것 같죠? ㅎㅎ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2 #10_3 두 번째 오프수업_뒷풀이 file [1] 정수일 2014.06.16 1500
1091 6월 오프 수업 후기 [12] 앨리스 2014.06.17 1505
1090 6월 오프수업 후기_뒹굴어야 그 참맛을 안다 [12] 어니언 2014.06.17 1548
1089 6월 오프수업후기 _ 구달칼럼#10 file [10] 구름에달가듯이 2014.06.17 1801
1088 ‘천공의 성 라퓨타를 찾아 떠난 여행’ 6월오프 수업 후기_찰나#10 [16] 찰나 2014.06.17 1799
1087 경험 or 사건 [17] 에움길~ 2014.06.17 1401
1086 오프수업 후기 [8] 녕이~ 2014.06.17 1382
1085 #10_0 두 번째 오프모임 후기_정수일 [9] 정수일 2014.06.17 1461
1084 6월 오프 수업 후기 - 이동희 [13] 희동이 2014.06.17 1607
1083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회고한 종종의 오프수업 [16] 종종 2014.06.17 1640
1082 3-10. 10기 수업 참관록 [27] 콩두 2014.06.17 1923
1081 MeStory(11) :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_1 [3] 타오 한정화 2014.06.17 1638
1080 감사하는 마음 [3] 정산...^^ 2014.06.17 1467
1079 오늘을 또 살아보렵니다 [6] 유형선 2014.06.19 1373
1078 #11 매제 보시게_정수일 [7] 정수일 2014.06.21 1312
1077 #11 3월 29일 첫 모임과 낮술 그리고 다시 보기 [17] 희동이 2014.06.21 1589
1076 천둥소리_구달칼럼#11 [14] 구름에달가듯이 2014.06.23 1634
» Why so serious? [16] 어니언 2014.06.23 1374
1074 7개월간의 전쟁 [15] 왕참치 2014.06.23 1427
1073 왜 스스로 깊어지지 못하는가?_찰나칼럼#11 [12] 찰나 2014.06.23 1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