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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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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3일 11시 56분 등록


1.

동대구행 열차에 앉아 있으려니 눈물이 난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힘겨움이 있을 터, 나도 마찬가지다. 자기 힘겨움을 넘어설 노하우를 갖지 못한 이의 삶은 고달파진다. 나의 위로자는 글쓰기다. 글을 써야만 넘어설 정도의 아픔은 아닐지라도, 오늘은 노트북을 열어야 했다. 몸이 피곤했지만, 뭐라도 써야 했다.

 

2. 

힘듦을 토로할지라도 도와달라는 뜻은 아니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글쓰기’라는 치유자에게 손길을 내민 것뿐이다. 글을 시작할 때에는 복잡하던 심경이 글을 맺을 때에는 한결 나아질 때가 많으니, ‘심경복잡’을 두고 나를 걱정할 일도 아니다. 살다가 잠시 힘들었음을 기록하고 싶을 뿐.

 

3.

좋은 사람들을 떠올린다. 말벗이 되는 이들이 있기에 인생이라는 여행이 덜 외롭다. 그들과 더욱 가까워져 더 많은 교감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겨움을 위로 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내 문제를 외면하려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자기 몫의 과업을 갖고 산다. 과업을 탓하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벗과의 감응이 필요하다.

 

4.

세상은 잘도 돌아간다. 내가 힘들 때에도 여전히 돌아가고, 가족이 세상을 떠나도 버젓이 돌아간다. 세상이 쉼없이 돌아간다고 해서 항상 속도를 맞춰야 하는 건 아니다. 힘들면 천천히 걷거나 잠시 앉아 쉬어도 된다. 하지만 힘들다는 이유로 넋 놓고 살고 싶지도 않다. 때론 세상사에 몰입하는 동안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니까.

 

5.

"가슴이 정말 답답할 땐 나도 글이라도 써볼까 싶어요." 친구 아내의 말이다. 실의에 빠진 그녀에게 글쓰기가 해답을 내놓진 못하겠지만, 삶에 직면하고 마음을 추스릴 얼마간의 힘은 줄 거라는 확신으로 말했다. "그래, 정말 한 번 써 봐." 한숨 섞인 그녀의 대답, "힘들어서 쓸 여유가 없어요." 그녀를 쳐다봤다. "그러니까 쓰라는 거야. 힘이 남아돌면 글을 왜 써? 삶을 살아야지. 힘들어서 써 보자는 거야." 설득하는 어조가 아닌 고백의 말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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