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창-
  • 조회 수 267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4년 6월 28일 12시 20분 등록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 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노인들에게는 젊은 사람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직접 부딪쳐 얻은 생생한 경험이 그것입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삶의 희로애락을 헤쳐 오면서 배운 것은 어느 것과도 비길 수 없는 지혜입니다. 한 인간의 삶에는 긴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처럼 후대의 사람들은 먼저 간 사람들을 보면서 배웁니다. 한 인간의 삶은 지혜의 창고와도 같습니다. 누군가 그 창고에 와서 보고 배우고자 합니다. 사람이 곧 책과도 같다는 말이겠지요. 

‘사람도서관’이 여기저기에 생기고 있습니다. 종이책 대신 ‘사람책’을 빌릴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도서관에서는 종이책 대신에 사람이 책이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이 책이 되어 서가에 등록을 합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많은 책, 즉 사람 중에서 하나를 골라 대출 신청을 하지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대출하면 만남의 시간을 갖고 그 책, 즉 그 사람의 경험과 배움과 지혜를 나누어 받습니다. 대단한 경력이 없는 사람들도 책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온 길은 서로 다르고 누구의 인생이든 독특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책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대형 서점의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절묘한 명문장입니다. 책이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만든 책은 세상에 나와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납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과 알고 있지 못한 것과 알아야 할 것들을 책에서 배웁니다. 지식을 배우기도 하고, 정보를 얻기도 하고, 현명한 삶을 살아갈 지혜를 배우며, 풍요로운 삶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기도 합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결국 그 책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또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어느 날 아이가 다가와 책을 읽으려 합니다. 그 책은 아빠라는 호칭을 갖고 있는 ‘사람책’입니다. 또는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책’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후배가 다가와서 책을 폅니다. 그 책은 선배라는 또는 상사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는 ‘사람책’입니다. 당신이 아빠라면 혹은 엄마라면, 당신은 어떤 책일까요. 아이가 또는 누군가 다가와 당신이라는 ‘책’을 펼쳤을 때, 무엇을 읽을 수 있고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는 누군가 읽을 만한 책인가. 읽을 만한 무언가가 있는 책인가. 당신은 어떤 책인가요. 


IP *.11.94.22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6 얼마를 가지면 기쁠 수 있을까? 김용규 2015.10.15 1311
2035 스물다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연대 재키제동 2015.10.16 1266
2034 어른의 꿈 書元 2015.10.17 1309
2033 나이는 마음을 앞서간다 연지원 2015.10.19 1413
2032 Good to Great! 차칸양(양재우) 2015.10.20 1415
2031 못 생겨서 감사합니다! 한 명석 2015.10.21 1430
2030 스물여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가족 상봉 재키제동 2015.10.23 1475
2029 일하는 베짱이, 조르바 연지원 2015.10.26 1480
2028 주례 서 주세요! file 차칸양(양재우) 2015.10.27 1534
2027 너무 잘난 인간이라 책을 안 사줄까 하다가 한 명석 2015.10.28 1415
2026 미처 여쭙지 못한 그 말의 의미, 시처럼 살고 싶다 김용규 2015.10.29 1580
2025 스물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가족 상봉 후기 재키제동 2015.10.30 1554
2024 가족 書元 2015.10.31 1274
2023 욕망이 소멸되는 시간, 자유 연지원 2015.11.02 1321
2022 내적 차별화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차칸양(양재우) 2015.11.03 1862
2021 영화<마션>, 우리 모두 화성인이다 한 명석 2015.11.04 1400
2020 왜 자꾸 그렇게 가르치려 하십니까? 김용규 2015.11.05 1361
2019 스물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재키제동 2015.11.06 1598
2018 어느 자격지심자의 고백 연지원 2015.11.09 1229
2017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두가지 방법 차칸양(양재우) 2015.11.10 2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