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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 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노인들에게는 젊은 사람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직접 부딪쳐 얻은 생생한 경험이 그것입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삶의 희로애락을 헤쳐 오면서 배운 것은 어느 것과도 비길 수 없는 지혜입니다. 한 인간의 삶에는 긴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처럼 후대의 사람들은 먼저 간 사람들을 보면서 배웁니다. 한 인간의 삶은 지혜의 창고와도 같습니다. 누군가 그 창고에 와서 보고 배우고자 합니다. 사람이 곧 책과도 같다는 말이겠지요.
‘사람도서관’이 여기저기에 생기고 있습니다. 종이책 대신 ‘사람책’을 빌릴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도서관에서는 종이책 대신에 사람이 책이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이 책이 되어 서가에 등록을 합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많은 책, 즉 사람 중에서 하나를 골라 대출 신청을 하지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대출하면 만남의 시간을 갖고 그 책, 즉 그 사람의 경험과 배움과 지혜를 나누어 받습니다. 대단한 경력이 없는 사람들도 책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온 길은 서로 다르고 누구의 인생이든 독특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책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대형 서점의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절묘한 명문장입니다. 책이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만든 책은 세상에 나와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납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과 알고 있지 못한 것과 알아야 할 것들을 책에서 배웁니다. 지식을 배우기도 하고, 정보를 얻기도 하고, 현명한 삶을 살아갈 지혜를 배우며, 풍요로운 삶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기도 합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결국 그 책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또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어느 날 아이가 다가와 책을 읽으려 합니다. 그 책은 아빠라는 호칭을 갖고 있는 ‘사람책’입니다. 또는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책’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후배가 다가와서 책을 폅니다. 그 책은 선배라는 또는 상사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는 ‘사람책’입니다. 당신이 아빠라면 혹은 엄마라면, 당신은 어떤 책일까요. 아이가 또는 누군가 다가와 당신이라는 ‘책’을 펼쳤을 때, 무엇을 읽을 수 있고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는 누군가 읽을 만한 책인가. 읽을 만한 무언가가 있는 책인가. 당신은 어떤 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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