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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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그립다. 한가로워야 할 주말이고, 남한강이 내다보이는 양평의 카페에 앉아 있지만, 마음이 분주하다. 내일로 다가온 사무실 이전과 친구 병문안을 갈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내일 모레까지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는 내 어깨를 짓누른다. 일감 바구니는 넘쳐나고, 일정은 산 넘어 산이다.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사무실 정리를 하기 위해서다. 몇주째 휴일이 따로 없는 요즘이구나, 하는 생각을 할 즈음 '아차' 싶었다. 교통 정체다! 주말 나들이를 떠났다가 서울로 복귀하는 차량 행렬을 만났다. 항상 이 시간대를 피해 다녔었는데, 하필이면 오늘(!), 정신 없이 길을 나선 것이다. 아뿔싸!
한 시간을 길바닥에 버렸다. 정체가 심해 가까운 카페에 들렀다. 두어 시간 카페에서 일을 할 생각이었다. 뜻밖의 시간이 생긴 셈! 시간과 공간이 여유를 선사했지만, 나는 누리지 못했다. 여유를 만드는 최종 공정은 마음에서 이뤄진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잔잔한 호숫가에서도 분주할 수 있다.
만사가 그렇지만, 여유로움도 마음에 달린 일이니,
나는 마음에게 호령했다.
뜻밖의 시간일지라도 여유를 누려라!
인생을 어디 네 뜻으로 얻었더냐.
어느 날 문득, 세상에 출현하지 않았던가.
뜻밖이라고 당황하지 말고
뜻대로 안 된다고 절망하지 말고
강처럼 자연스럽게 살아라.
강물은 바람의 변덕에 잔 물결로 화답하여
빛의 축제를 펼친다.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흐르고 흘러 제 갈 길을 간다.
명령조로 시작했지만 차분한 성찰로 맺었다.
글쓰기의 마법일까, 일체유심조의 지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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