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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7일 01시 01분 등록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한형곤 옮김, 동서문화사

2014. 07. 06


“나는 데카메론을 읽을 때 마다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여름날 빨랫줄에 널려 있는 속옷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성’이라는 단어에서 연상하는 음침하고 축축하고 냄새나는 것이 아니라 뽀송뽀송하고 빳빳하고 비누향이 향긋한 속옷 같은 유쾌함이 있다는 뜻이다. _ 구본형”


I . 저자에 대하여


조반니 보카치오(1313~1375).

그는 1313년 이탈리아 피렌체 부근의 체르탈도에서 상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다. 그의 아버지는 무역업을 하면서 파리에 자주 드나 들었고 이때 어머니를 만난 모양이다. 보카치오는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가 여섯 살 때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아버지가 있는 피렌체에서 성장하게 된다. 어릴 적 부터 문학적 재능을 나타내었으나 그의 아버지는 그를 상인으로 만들려 했다. 12세가 되자 아버지에 의해 나폴리로 보내져 상인으로서의 교육을 받게 된다. 

당시 나폴리는 문화의 중심지였다. 이곳에서 그는 문학적인 정서가 더욱 고취 되었고 결국 상업술 공부는 그만두게 되었다. 문학을 계속 하고 싶었던 그는 아버지와의 담판으로 상업을 포기하는 대신 법률을 공부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라틴어를 공부하게 된다. 그러나 라틴어를 공부할 수록 문학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져만 갔고 결국 완전히 문학에 전념하게 된다.


23세가 되었을 때 로베르토 단지오 왕의 딸인 마리아와 우연하게 조우하게 되고 그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그녀는 보카치오만의 여자가 되기엔 바라는 것이 많은 여인이었던 모양이다. 타고난 바람끼로 보카치오의 마음을 자주 아프게 하였고 결국 그를 버리더니 얼마 후 세상도 버리고 말았다. 이때 그의 심정을 <데카메론>의 머리말의 일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나로서는 사랑하는 여자가 무정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욕망의 굴레에 갇힌 영혼에서 자라나는 지독한 열정의 불길이 미친 듯이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 지치도록 괴로워하고 고민했습니다.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은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렇듯 괴로움에 휩싸여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즐거운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다시 없는 위안의 말을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위안 덕분에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문학적 감성이 말해주듯 그는 역시 감수성이 예민 하였던 것 같다. 연인에 대한 사랑과 배신과 갑작스런 연인의 죽음으로 깊은 상실의 고통을 겪었다.


1340년 말에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다시 피렌체로 돌아왔으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라벤나, 포를리 등을 전전하며 방황하였다. 1349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다시 피렌체로 돌아왔으며 이 당시 페스트가 창궐하여 피렌체를 휩쓸던 때였다. 이 때를 전후하여 그의 명성은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며 <데카메론>도 이때의 저작이다.


그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자 인문주의자인 페트라르카와의 인연으로 방탕한 생활을 깊이 반성하며 신의 세계에 귀의하였다. 너무 심취한 나머지 비종교적인 모든 작품들을 불태워 없애려 하였으나 페트라르카의 개입으로 다행이 오늘 날 우리는 그의 저작들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페트라르카는 보카치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속세적인 학문과 그리스도교적인 의식은 별개의 문제이며 이들 양자 사이엔 결코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썼다. 다행히 보카치오는 페트라르카의 설득에 감화되어 자신의 저작들을 불태우는 안타까운 일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이 후 창작을 포기하고 고전 연구와 철학에 헌신하였다.


[연보]

1313년 피렌체 부근 체르탈도에서 태어남. 

1319년 어머니, 세상을 떠나다. 아버지가 있는 피렌체로 와서 성장. 라틴어 수학, 시를 쓰기 시작하다.

1325년 나폴리 바르디 상사 근무, 문학공부 열중

1336년 로베르토 왕의 사생아라고 알려진 마리아와 사랑에 빠지다. 마리아의 권유로 <필로콜로>저술.

1340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피렌체로 귀환. <테세이다> 저술

1342년 <아메토>, <사랑스런 환영>, <마돈나 피암메타를 슬퍼함>, <피에졸레의 요정> 저술

1348년 페스트 창궐, 피렌체에서 많은 사람이 죽다. <데카메론> 저술의 발단.

1349년 아버지 사망, 피렌체 정부로부터 외교관 임명.

1353년 <데카메론> 완성

1354년 <코르바치오> 저술, 이 작품은 그의 만년을 정리하는 걸작으로 평가 됨.

1359년 아홉 살 연상인 페트라르카와 친교, <명사열전> 발표.

1360년 <이교신들의 계보> 발표.

1363년 페트라르카의 초청으로 베네치아에 오랫동안 정주하며 안정된 생활.

1364년 <단테전> 완성

1370년 피렌체 영주의 초빙으로 단테의 <신곡> 강의

1375년 고향 체르탈도에서 12월 21일 사망. 향년 62세.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머리말


“나로서는 사랑하는 여자가 무정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욕망의 굴레에 갇힌 영혼에서 자라나는 지독한 열정의 불길이 미친 듯이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 지치도록 괴로워하고 고민했습니다.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은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렇듯 괴로움에 휩싸여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즐거운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다시 없는 위안의 말을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위안 덕분에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습니다.” 

-> 이 양반! 분명히 여리고 섬세한 사람이다. 


첫째 날 : 자유 주제

: 페스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삶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름다운 풍속을 사라지고 세상은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타락하였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모두 죽는 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


20p. 이제 새로운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 여자들은 거의 여자 다운 신앙심을 잃고 자기들 건강만을 크게 기뻐하게 된 것입니다.

-> 따라서 세상이 순조로울 때면 현명한 사람도 어쩌다 일어나는 하찮은 타격을 참지 못하는데, 이렇게 재앙이 커지니 무지한 사람들도 참을성이 있게 되어 무슨 일에나 무관심해져 버리는 사태가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33p. 첫째 이야기 : 체파렐로  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 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차펠레토로 추앙받는다.

-> 세상이 모순 덩어리, 선악의 경계는 항상 이렇게 모호하다. 수도사가 바보인 것인지 체파렐로가 현명한 것인지...이런 역설적 구성을 통하여 보카치오는 위선과 기만을 까발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대중은 우매하여 진실을 따지지 않았다. 그저 이미지만 쫓을 뿐이다. 이 이야기를 첫번 째 이야기로 배치한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47p. 둘째 이야기 : 유대인 아브라함은 자노 드 셰비니의 권유로 로마 교황청을 찾아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나쁜 품행을 보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그리스도 교도가 된다.


51p. 셋째 이야기 : 유대인 멜기세덱은 세 개의 반지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큰 위난에서 벗어난다.


54p. 넷째 이야기 : 어느 수도사가 엄벌을 받을 죄를 짓지만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에게 교묘히 따져 벌을 피한다.

-> 누가 누굴 벌하려 할 때 그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라. 그대는 누군가에 벌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57p. 다섯째 이야기 :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 그녀가 정조관념이 높은 탓이었는지 프랑스 왕이 매력이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는 항상 여러가지 유혹에 무너지기 쉬운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60p. 여섯째 이야기 :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63p. 일곱째 이야기 : 베르가미노가 프리마소와 클뤼니의 수도원장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별안간 인색해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풍자한다.


67p. 여덟째 이야기 :  훌륭한 궁정인이 한 부자 상인의 탐욕스러움을 꼬집어서 호되게 골려 준다.


70p. 아홉째 이야기 : 겁쟁이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을 당하고 용감한 왕이 되었다.


71p. 열째 이야기 : 알베르토 선생은 사모하는 여성에게 놀림을 받지만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의 존경을 받았다.


둘째 날 : 갈등과 고뇌 끝에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79p. 첫째 이야기 :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이는 것 처럼 꾸며 보이다가 이 속임수가 발각 되어 사람들에게 실 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붙들려 죽을 뻔 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84p. 둘째 이야기 :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났지만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되면서, 수려한 외모와 신사다운 행동 때문에 곤란을 모면하고 과부와 즐거운 하룻밤을 보내는 행운까지 얻는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다시 되찾았다.


91p. 셋째 이야기 :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은 영국의 왕녀였다. 왕녀는 그를 남편으로 맞았다.

-> 인생의 일은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연속이며 이는 운명적으로 이어져 있다. 니 탓이니 내 탓이니 하는 일들이 모두 운명의 장난이 아닌 것이 없다.


100p. 넷째 이야기 : 망하여 해적이 되었다가 한 여자의 구조를 받아 구사일생하고 도망나오면서 가져온 상자로 부자가 되었다.


105p. 다섯째 이야기 : 페루지아의 안드레우치오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새에 세번이나 큰 변을 당하지만 모두 잘 피해 루비 반지를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118p. 여섯째 이야기 : 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서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두 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 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인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 행복한 사람에게는 경고가 되고 불행한 사람에게는 위안이 되는 ...


133p. 일곱째 이야기 : 바빌로니아의 술탄는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치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다시 가르보의 왕에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 우리는 무엇이 우리의 분에 맞는가 좀처럼 알 수 없는 법이다.

부자가 되면 아무 걱정도 없이 안락한 생활이 있을 줄 알고 부자가 되려고만 애쓴다. 그런데 일단 부자가 되고 나서는 부자가 되기 전에는 만족스러웠던 자신의 삶을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사람들의 손에 잃게 되기도 한다.

인간의 모든 욕망은 온갖 운명의 변덕과 장난에도 불구하고 이거야말로 절대로 행복한 상태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154p. 키스를 받은 입은 빛이 바래지기는 커녕 달처럼 더욱더 윤기가 난다.

-> 매우 음란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배경은 이렇다. 공주는 이미 여덟 명의 남자들과 아마 만 번은 관계를 가졌을 텐데도 숫 처녀로서 왕과 잠자리를 같이 하고 또 그에게 그것을 믿게 했다. 쓰면 쓸 수록 윤기가 난다.


154p. 여덟째 이야기 : 가우티에르 백작은 전쟁터로 떠난 왕과 왕자를 대신해서 정사를 돌본다. 그 가운데 왕자비의 유혹을 거절하면서 그녀를 욕보이려 했다는 모함을 입어 영국으로 망명하게 되었다. 두 아이를 명문 가문에게 맡길 수 있는 행운을 얻어 아이들은 다행히 고귀하게 자랐다. 이제 안심하고 아일랜드로 건너가기로 한 백작은 한 백작 기사의 말구종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왕자비는 자신의 잘못을 임종전에 반성하였고 이로 인하여 백작은 누명을 벗었다.


죄도 없이 이런 운명에 빠진 가엾은 처지라도 끝내 참고 견딜 것.


170p. 아홉째 이야기 : 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와 아내의 정절을 두고 내기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읽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안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술탄과 아내 앞에선 속인 자와 속은 자!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남을 속이면 저도 속는다.


183p. 열째 이야기 : 리차르도는 학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아내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노인이다. 그는 아름답지만 바람기가 많은 여자를 아내로 얻었다. 그러나 그는 정력이 부족한 늙고 힘 없는 노인이었다. 그녀는 도무지 울적하고 재미 없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어느 날 해적 파가니노는 리차르도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의 행방을 안 리차르도는 파가니노의 친구가 되어 아내를 돌려 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녀가 바란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리차르도를 모른채 하고 만다. 리차르도는 그녀에게 만족의 대상이거나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젊은 여자로서는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부끄러워서 입 밖에 낼 수 없는 것을 더 바라고 있다는 것쯤 아셨어야 했던 거예요.” 그녀는 남편과 돌아가려 하지 않고, 리차르도가 죽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  체력도 없으면서 젊은 아내를 맞이하지 마라.


그들 자신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이 여자 저 여자 줄곧 즐기고 있으면서도 집에 두고 온 아내들은 허리띠도 끄르지 않고 단단히 몸을 지키고 있는 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 어리석은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니라. 그대들이 즐긴 숱한 여자들은 다른 남자의 아내이기나 애인이었다.


셋째 날 : 원하던 것을 손에 넣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 각각의 날 오후 세시가 되기 전 이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와 이들의 동선을 표현하는 글들의 묘사가 좋다. 상황을 이렇게 묘사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꼼꼼히 살피고 이것들을 배열하며 묘사할 수 있도록 ...


198p. 첫째 이야기 :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마제토가 벙어리 흉내를 내고 있었으므로 비밀이 새어나갈 염려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익명성은 자유다. 자신의 비밀이 보호 받을 수 있다면 그녀들은 좀 더 대담해 질 수 있었다. 새로움은 일탈을 통해 획득 되는 것이다.

->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 하다. 영화나 뭐 그 언저리였을 것이다.


198p. 

세상에는 젊은 여자에게 흰 수건을 씌우고 검은 옷만 입히면 돌로 만든 수녀가 된다고까지는 생각지 않더라도, 이제 여자가 아니며 여자로서의 욕정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남녀가 많습니다.

또 마찬가지로 농부들은 괭이를 휘두르고, 가래를 잡고, 험하게 먹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음란한 욕망을 잃어버렸으며, 지능이나 지혜마저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199p. 그리고 수녀들이 모두 젊어서 몸에 악마가 깃들어 있는 거 같아.

-> 마제토는 그 남자에게서 수녀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남자의 이야기는 여성들의 특징을 매우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 있게 해준다면, 여태까지 없었을 만큼 훌륭하게 밭을 갈아 주지.”


아아, 날마다 얼마나 많은 일들을 약속하고 있는지! 하지만 무엇 하나 지켜지고 있지 않잖아요? 우리가 약속했지만, 하나고 둘이고 지켜지고 잇는 것이 뭔지 한번 말해 보세요.

-> 대화에서 마른 햇살 같은 알갱이들이 톡톡튄다.


그러는 동안에 생각을 고쳐먹고 친구들에게 한몫 끼어 마제토가 경작해 주는 몸이 되었습니다.


원장님, 한 마리의 수탉은 열 마리의 암탉을 만족시킬 수 있지만, 인간은 남자 열 사람이 여자 한 사람을 만족시키기가 어렵다고들 합니다요.


205p. 둘째 이야기 : 한 말구종이 왕비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왕을 흉내 내어 왕비와 관계를 맺는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 세상에는 별로 자기가 알지 않아도 될 일을 듣고서는 그것을 남에게 떠벌리고 싶어하는, 생각이 좀 모자라는 사림이 적잖게 있는 법. 그래서 알려지지 않았던 남의 결점을 들추어서는, 그렇게 하다간 언제까지나 창피만 당하는데도 자기는 그들의 창피를 덜어 주었다고 믿고 있는 것.


희망이 없으면 없는 대로 오히려 생각은 더욱더 간절해지는 법이어서


210p. 셋째 이야기 : 한 젊은이를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럴 듯한 거짓말을 해서, 신부를 중매쟁이 삼아 젊은이를 만나고 쾌락을 맛본다.

-> 신부를 중매쟁이 삼은 것은 좋은데 역사 하나를 만들다가 환갑을 맞이할 것 같다.


221p. 넷째 이야기 : 펠리체가 푸치오에게 고행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포치오가 고행을 하고 있는 동안 돈 펠리체는 그의 아내와 즐긴다.

-> 이 세상에는 자기들이 천당에 가려고 애쓰다가 생각 잖게 남을 천당에 보내는 사람이 뜻밖에 많다.


가능하면 푸치오의 노동을 덜어 주고, 자기가 대샌 그 역할을 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프라테 푸치오에게 고행을 시킨 덕분에, 우리는 천국에 올라갈 수 있었네요.


226p. 다섯째 이야기 : 치마는 베르젤레지에게 자기 말을 한 필 선사하고 그 대신 그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허가를 얻는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지 않으므로 부인의 대답을 자기가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답대로 된다.

-> 세상에는 자기가 너무나 지식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남을 속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실은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이 처음이기는 했습니다만, 마지막은 아니었습니다.


232p. 여섯째 이야기 : 리차르도는 필리펠로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리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 우리는 성녀인 척하는 여자 한 사람이 자신도 모른 채 자신의 위선에 스스로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 청년은 매우 아름답고 정숙한 젊은 아내가 있었는데도, 어찌 된 일인지 다른 여자를 연모하게...

-> 어찌 된 일이 아니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비일비재한 일.


아아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들개!

이렇게 하여 부인은 남편의 키스보다 연인의 키스가 얼마나 맛있는 것인가 알고 부터는 ...


241p. 일곱째 이야기 :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 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 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 그런데 행복의 절정에는 흔히 운명의 역전이 생기는 법이죠. 왜냐하면 어찌된 셈인지 한때는 자진헤서 테달도를 기쁘게 해주던 부인이 전혀 그렇게 하지 않게 되고, 사람을 보내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뿐더러, 만나 주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믄에 그는 그만 우울해져서 비탄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나 본시 그는 자기의 사랑을 남에게 조금도 눈치 채이지 않게 숨기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가 왜 우울해하는지 원인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로서는 자기가 잘못해서 사랑을 잃게 되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으므로 모든 수를 다 써서 본디대로 돌리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리 애를 써 보아야 헛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 우리들에게도 사랑을 즐기게 해주소서.


258p. 여덟째 이야기 :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 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이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269p. 아홉째 이야기 : 프랑스 왕의 부스럼을 치료해준 지혜로운 처녀 질레타는 베르트랑과 결혼하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그녀와 결혼하는 것이 못 마땅해 피렌체로 달아났다. 질레타는 베르트랑의 영지에서 총명하고 부지런하게 베르트랑의 안주인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베르트랑은 두가지 조건(반지와 자신의 아이)을 걸면서 이 조건이 수용되면 질레타에게 돌아갈 것을 약속하였다. 베르트랑이 연모하는 처녀의 어머니와 모의한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같이한다. 드디어 쌍둥이를 얻었다.

-> 아직 여성들은 남성들의 부속물로서 그들의 인정만이 그녀를 존재하게 한다.


279p. 열째 이야기 : 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 이 이야기를 익혀 두시면 아마 영혼을 구제할 수도 있을 것이고 ,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극복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이 이야기는 해학과 풍자의 백미다. 성애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가 수도사나 승려와 아리따운 처녀의 이야기다. 


이따금 만족시켜 주기는 했습니다만 아주 뜸해졌으므로, 마치 사자 입에 누에콩을 던져 넣는 거나 같았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가장 즐거운 봉사는 악마를 지옥으로 몰아넣는 일이라는 속담까지 생겨 버렸습니다.


넷째 날 :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


297p. 첫째 이야기 :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 치우침과 집착이 부른 참사다. 평행선은 영원히 만날 수 없다. 


사랑은 대공 전하에게나 저에게나 어쩔 수 없을 만큼 강한 것입니다.


308p. 둘째 이야기 ; 수도사 알베르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쳐 들어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감옥에 갇힌다.

-> 악인이 선인으로 여겨지면 나쁜 일이 나쁜 일로 되지 않는다.

->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착한 여인들은 이용 당하거나 속임을 당하거나 희생을 강요 당하거나 아니면 바보이거나 ... 바보 같이 인식 되길 바랐거나 

-> 그리고 이 여인들과의 성애는 신성을 부여(천사라거나 하나님을 섬기는 거라거나...)하여 정당성, 또는 죄의식을 씯어준다.

-> 종교가들의 위선을 고발한다.


318p. 셋째 이야기 :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러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째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 당한 끝에 지를 뒤집어 쓰고 옥에 갇힌다.


여러 가지 나쁜 일 가운데에는 조금도 억제하지 않고 자유로이 제멋대로 놔두면 우리들을 위험한 처지에 빠뜨리는 나쁜 일이 있는데, 노여움이라는 것도 그것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325p. 넷째 이야기 : 제르비노는 할아버지 굴리엘모 왕이 내린 서약을 어기고 튀니스 왕의 공주를 뺏으려고 왕의 배를 습격한다. 공주는 배에 타고 있던 이들에게 살해되고 제르비노는 그들을 죽이지만 뒤에 그도 참수형을 당한다.


331p. 다섯째 이야기 : 리자메타의 오빠들이 그녀의 연인을 죽인다. 그 망령이 그녀의 꿈 속에 나타나 자기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 준다. 그녀는 가만히 연인의 머리를 파내어 동백꽃 항아리에 넣어두고 날마다 오랜 시간 눈물을 뜰어뜨리는데 그것을 안 오빠들은 그 항아리를 빼앗는다. 그러자 그녀는 슬픈 나머지 죽고 만다.


335p. 여섯째 이야기 : 안드레우올라는 가브리오토와 사랑하는 사이다. 서로 꿈이야기를 하다가 가브리오토가 죽는다. 그녀는 하녀와 함께 시체를 그의 집으로 날라 가다가 시 경비원에게 잡혀 장간 앞에 끌려 가 모든 이야기를 한다. 장관은 억지로 그녀를 욕보이려 하나 그녀는 완강히 물리친다. 이 때 그녀 아버지가 달려오고 그녀는 무죄임이 밝혀져 석방된다. 그녀는 더렵혀진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여겨 수녀가 된다.


342p. 일곱째 이야기 : 시모나는 파스퀴노를 사랑하고 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만나고 있을 때 파스퀴노가 아무 생각 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러 그 바람에 죽고 말았다. 시모나는 살인조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파스퀴노가 왜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지르고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 어처구니 없는 이런 일들이 어찌 이야기 속에만 있을 것인가! 황산 테러의 공소시효는 이제 3일 남았고 그 아이의 어머니는 지금도 법원 앞에서 외롭게 일인 시위 중이다. 


346p. 여덟째 이야기 : 지롤라모는 살베스트라를 사랑한다. 어머니 청으로 부득이 파리에 갔다 돌아오니 그녀는 결혼해 있었다. 그는 몰래 그녀 집으로 숨어 들어가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가 성당으로 옮겨지자 살베스트라가 찾아와 그의 곁에서 죽는다.


우리들이 연이 사이였던 시절은 이미 지났어요.


352p. 아홉째 이야기 :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 친구의 아내를 사랑한 친구, 남편의 친구를 사랑한 아내 ... 막장 중에 막장이다. 


그럴 테지! 살아 있을 때 그렇게 좋아 했었으니 죽어서도 좋겠지. 별로 이상할 것 없지.

-> 질투와 집착은 참혹한 위선과 폭력을 낳는다. 서로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면서 참혹하게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관계에 집중할 뿐, 그것을 통해 다른 것을 원하지 않을 때 그 관계는 성숙할 수 있다.


355p. 열째 이야기 :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금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가져갔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집안의 쓸모 없는 것은 쓰지 않기로 하고 바깥에 나가 남의 것을 이용하려고 작정했습니다.

- 재판관은 한번 이런 여자에게 열쇠를 꽃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리하여 방아 찧는 일이 끝나고 일어나자 ...


다섯째 날 :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


370p. 첫째 이야기 :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 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381p. 둘째 이야기 : 고스탄차는 마르투치오 고미토를 사랑하는데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혼자 작은 배를 타고 바람에 떠내려가 스사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는 마르투치오가 튀니스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는 국왕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도움말을 올려 높은 신분이 되어 있었다. 그는 리파리에 돌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387p. 셋째 이야기 : 페에트로는 아뇨렐라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도적의 습격을 받고 아노렐라는 숲으로 달아나 어느 성에 안내 되어 간다. 페이트로는 도적에게 붙잡혔으나 그 손을 벗어나 몇몇 사건을 거쳐 아뇨렐라가 있는 성에 이른다. 둘은 결혼해서 함께 로마로 돌아온다.

-> 신분이나 지위의 차이로 연인들의 당사자가 아닌 자들에 의해 방해 받고 거부 당하는 것은 심각한 폭력이다.


394p. 넷째 이야기 : 리차르도는 리치오의 딸과 함께 있는 장면을 그에게 들킨다. 카테리나는 부모에게 지극히 보호 받고 있는 처지였다. 둘은 함께 있을 궁리를 하였으나 결국 처녀의 아버지에게 들키고  말았다. “자, 그대로 여기서 쉬게. 일어나기 보다는 그 편이 나을 테니까.” 두 사람은 이제 서로 껴안고 여섯 번 밖에 하지 않았으므로 다시 일어나기 전에 두 번 더 하고 그날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400p. 다섯째 이야기 : 귀도토는 자코민에게 딸을 하나 남기고 죽는다. 잔놀레와 밍기노는 이 처녀에게 연정을 태우다 마침내 서로 싸우게 되었다. 그러나 잔놀레의 이 처녀의 오빠인 것이 밝혀지고 밍기노는 그녀를 아내로 얻는다.


406p. 여섯째 이야기 : 잔은 페데리고 왕에게 바쳐진 여인과 밀회 하다가 들켜 둘 다 화형에 처해질 운명에 놓였다. 그러나 루지에리에게 구출되고 둘은 결혼하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 사랑에 빠진 한 젊은이가 얼마나 대담한 모험에 의해서 그 힘을 나타내는가.

-> 이때까지만 해도 여성의 약탈의 대상이었다. 재산으로 여겨졌던 모양이다. 여성들도 이런 운명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412p. 일곱째 이야기 : 테오도로는 주인의 딸 비올란테와 사랑에 빠져 임신시킨 일로 교수형에 처해 질 위기에 놓인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 다니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자식임을 밝혀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420p. 여덟째 이야기 : 나스타지오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써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쫓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것은 지옥의 형벌이었다. 그 뒤 그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처녀를 식사에 초대한다. 처녀는 자기와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 우리는 누군가의 진심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 깨닫게 된다. 


425p. 아홉째 이야기: 페데리고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아들의 소원이 그 매를 가지는 것인지라 병든 아들을 위해 매를 얻고자 페더리고에게 방문한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았다.

-> 사랑할 대는 그것을 운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일인 만큼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대로 주도적이어야 한다. 

-> 가장 소중한 것을 대접하는 정성이야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 진심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432p. 열째 이야기 : 페에트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이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장 밑에 감춘다. 페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사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비난했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 잇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있어 아내와 화해한다.

-> 우리 인간들은 선행보다 악행을 더 즐거워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그것이 자기들과 관계가 없을 때는 더욱 그렇다.


나는 세상의 법칙을 어길 뿐이지만 그놈은 세상의 법칙뿐만 아니라 자연의 법칙도 어기고 있어.

여자는 혼자서 많은 남자를 녹초로 만들 수 있는데 남자는 아무리 많이 덤벼도 한 여자를 피로하게 만들기가 힘든 것입니다.


여섯째 날 : 농담과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한 사람들의 이야기


447p. 첫째 이야기 : 어느 기사가 오레타 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말을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솜씨가 서툴러 부인은 말에서 내려 달라고 말한다.


449p. 둘째 이야기 : 빵장수 치스티는 재치 있는 말솜씨로 제리를 깨우쳐 주어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요구를 알리고, 그로 하여금 자기를 신사로서 또한 친구로서 대하게 한다.

-> 운명은 천 개나 눈이 달려있고 자연은 매우 사려 깊다.


453p. 셋째 이야기 : 논나 부인은 피렌체의 사교가 노골적인 농담을 하자 재치 있는 대답으로 그를 골탕 먹인다. 

-> 경구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양이 사람을 무는 것 같은 것이라야지, 개처럼 물어 뜯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개처럼 물어 뜯는 다면 그것은 경구가 아니라 욕설.


455p. 넷째 이야기 : 키키비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에게 주인이 부탁한 학요리의 다리 하나를 떼어 주고 말았다. 다리 하나가 없는 요리를 손님들 앞에 내어 놓자 주인은 노발대발하였다.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주인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돌려 놓았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 운명은 때로 겁쟁이에게 구원의 손을 뻗쳐 여느 대 같으면 생각해 내지도 못할 근사한 말을 그들의 말위에 얹어 주기도 하는 것.


458p. 다섯째 이야기 : 포레제와 지오토 화백은 무젤로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상대방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경구로 희롱한다.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뼈 있는 말도 때가 있는 법이다. 말에 뼈를 담지 마라.


460p. 여섯째 이야기 : 미켈레는 젊은이들에게 바론치 집안이 세계 으뜸가는 귀족이라고 저녁 내기를 하여 이를 증명하고 이긴다.


462p. 일곱째 이야기 :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여자는 남자보다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만을 심히 구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뿐 아니라 그 법이 만들어졌을 때 여자 중에는 아무도 동의한 자가 없으며, 의견을 피력한 자도 없습니다.


465p. 여덟째 이야기 : 프레스코는 조카딸에게 만일 그녀의 말처럼 불쾌한 사람을 보기가 싫으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쳐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치에스카야, 네가 말하듯이 그처럼 불유쾌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 그리고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있고 싶거든, 앞으로는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쳐 보지 말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467p. 아홉째 이야기 : 구이도는 별안간 자신을 에워싼 피렌체의 기사들에게 경구로 점잖게 핀잔을 준다.


470p. 열째 이야기 : 수도사 치폴라는 농부들에게 천사의 날개를 보여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482p. 못은 눈처럼 새하얀 그녀들의 몸뚱이를 받아 안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투명한 유리 컵에 빨간 장미를 꽂은 것 같은 광경이었습니다.


일곱째 날 : 부부간, 남녀 간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


487p. 첫째 이야기 : 잔니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가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 이야기가 참 상쾌하고 유쾌하다. 세상의 법은 태양이 있을 때만 유효한 것이다. 사람들은 본능의 쾌락을 쫓아 부유한다. 


492p. 둘째 이야기 : 페로넬라는 남편이 돌아왔으므로 정부를 빈 통에 숨긴다. 남편이 그 통을 팔기로 했다고 하므로, 그녀는 자기가 이미 통을 팔았으며 지금 통에 흠이 있는 없는지 산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중이라고 꾸며 댄다. 통에서 나온 사나이는 남편에게 통 속을 깨끗이 긁어 내게 학 자기 집에 운반 시킨다.


497p. 셋째 이야기 : 수도사 리날도가 이름을 지어 준 아이의 어머니와 밀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돌아와 그가 아내와 침실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아내는 수도사가 기도문을 외어 아이의 병을 쫓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을 속인다.


503p. 넷째 이야기 :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버린다. 그녀는 빌어도 열어 주지 않으므로 우물에 빠져 죽는 체 하며 커다란 돌을 던져 넣는다. 토파노가 집에서 뛰어나와 달려가자 아내는 거꾸로 남편을 바깥에 두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508p. 다섯째 이야기 :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잇는데, 그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여 들여 즐긴다.

-> 질투에 눈이 멀어 눈앞의 일도 보지 못하는 우둔한 남편과 이런 남편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남편을 속여 훈계하는 똑똑한 아내 이야기는 남녀간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이야기들의 은유 일 수도 있다. 상황에 함몰되면 사건을 직시할 수 없다. 직시할 수 없으면 현명한 대처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516p. 여섯째 이야기 : 람베르투치오 아무개의 사랑을 받고 이사벨라 부인이 레오테노와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온다. 거기에 또 그녀 남편이 돌아온다. 그녀는 람베르투치오에게 몇가지 다짐을 두며 단검을 쥐어 주어 밖으로 쫓아낸다. 부인의 기지로 레오테노는 람베르투치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으나 부인이 구해준 것이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칭찬하며 레오네토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이후 부인은 두명의 연인과 함께 즐긴다.


520p. 일곱째 이야기 : 로도비코는 베아트리체 부인에게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을 호소한다. 그녀는 남편 에가노를 자기로 꾸며 정원에 내보내고 로도비코와 즐긴다. 그런 다음 로도비코는 일어나 정원으로 가서 거기 있는 에가노를 몽둥이로 두들겨 준다.


527p. 여덟째 이야기 : 질투가 심한 사나이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 그를 뒤 쫓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침대에 뉘어 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아내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지만, 형제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남편을 나무라고 돌아간다.


535p. 아홉째 이야기 : 니코스트라투스의 아내 리디아는 피루스를 사랑한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피루스는 그녀에게 세 가지 일을 요구하고 그녀는 모두 해낸다. 더욱이 남편 앞에서 연인과 사랑의 유의를 하고 그가 본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환락을 주옵소서.


547p. 열째 이야기 : 사이좋은 두 시에나 인 가운데 한 명이 어떤 아이의 대부를 서게 되고, 그 둘은 같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대부인 사나이가 죽게 되자 그는 약속에 따라 다른 한 사나이에게 나타나 저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덟째 날 : 속고 속이는 이야기


555p. 굴파르도는 친구에게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친구인 남편에게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굴파르도는 탐욕스런 여인에게서 욕심도 취하고 재치있게 농락하였다.

-> 돈을 위해 정절을 지키지 않는 것은 화형으로 처해야 하며, 사랑을 위해 그리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관대한 입장 정도가 아니라 숭고한 것이라고 추앙하기까지 하고 있다. 당시 사회적 함의를 반영하는 것인지 보카치오 개인의 입장인지 알 수 없으나 나는 이러한 입장에 동의한다. 그러나 사랑의 가치가 돈 보다 더 높은 것인지 나는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558p. 둘째 이야기 :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 사제님에게 전해 주세요. 내 절구로 앞으로는 절대로 소스를 만들게 하지 않겠다고요. 

절구를 빌려주지 않으면 나는 절구 공이를 빌려주지 않겠다. 피차일반 아닌가.



564p. 셋째 이야기 : 칼란드리노아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녹색돌 엘리트로피아를 찾으러 무뇨네 강둑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을 잔뜩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마구 야단친다. 그가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린다. 


573p. 넷째 이야기 :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 데카메론 전편에 걸쳐 신부나 수도사가 나오지 않는 이야기가 드물다. 그 만큼 당시 종교는 위선으로 가득차 있었던 모양이다. 아울러 이야기는 다소 극적이고 기형적이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통속의 이야기들 가운데 도덕적으로 특별히 높은 수준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일 것이다. 


579p. 다섯째 이야기 :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 때 세 젊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졸렬한 재판관을 골려 준 것이다.


582p. 여섯째 이야기 :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친다. 두 사람이 누가 도둑인지 점을 치게 하고 쓴 알로에를 설탕에 버무린 개먹이 경단을 칼란드리노에게 먹인다. 그가 너무 써서 토해내는 바람에 자기가 자기 돼지를 훔친 것 같이 되었다.두 사람은 아내에게 고자질하겠다고 을러대어 수탉 두 마리를 받아 낸다.


589p. 일곱째 이야기 :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 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잇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 남을 속였다가 거꾸로 이번엔 자기가 속아 지독한 욕을 보았다.

-> 진심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잔인한 일이지만 자신의 욕심 때문에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역시 화를 자초하는 것이니 새겨야 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없으면 상대방은 내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614p. 여덟째 이야기 :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은 안 남편은 아내에게 용서를 담보로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상자속의 친구는 죽음과도 같은 괴로움을 맛 보았다.

-> 불륜을 하려거든 절대 들키지 말아라. 그럴 수 없을 것이니 불륜을 하지 않는 것만이 완전 범죄이니라.


그리고 그 뒤로는 아무 걱정할 것 없이 싸우지도 않고 두 아내는 두 남편을 가지고 남편은 저마다 두 아내를 거느리고 살았습니다.

->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사뭇 대단하다. 당시에도 이런 막장은 쉬운 표현이 아니었을 것이다. 때문에 금서가 되기도 했을 것인데...인간의 위선을 확실하게 까발리는 이런 식의 표현이 자칫 막장으로 그려질 수도 있겠으나 자유로운 욕망을 맘껏 표출해 냄으로써 독자들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깔려면 제대로 까라.


619p. 아홉째 이야기 :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의 회원이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부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 넣고 달아난다.


635p. 열째 이야기 :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묘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 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 남을 속이다가 보기 좋게 되 속아 큰 손해를 본다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것을 유념 하라.


아홉째 날 : 저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652p. 첫째 이야기 :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누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두 사람을 떼 버리고자 한다. 부인은 묘안을 짜내고 두 사람을 시험하게 되는데 한 사람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 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 여성들은 때론 잔인한 시험으로 사랑을 시험하려 한다.


658p. 둘째 이야기 : 어느 수녀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 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 놓고 애인과 즐긴다.

-> 스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주제에 남의 스승인양 으스대기도 하고, 남에게 벌을 내릴 수 있다는 듯이 믿고 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 똥 묻은 개가 흙 묻는 개 나무라는 격.

-> 속박, 인위적인 구속으로 부터의 탈출, 자유, 본능의 욕구, 위선의 고발


661p. 셋째 이야기 : 의사 시모네 선생은 부노와 부팔마코와 넬로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가 임신했다고 곧이 듣게 한다. 칼란드리노는 피임약을 만들어 달라면서 이들에게 수탉과 돈을 준다. 결국 유산을 해서 분만을 모면한다. 칼란드리노는 남자다. 친구들은 그를 골탕 먹인 것이다.


이봐, 테사 당신이 자꾸만 위로 올라탔기 때문이야. 내가 뭐랬어?


666p. 넷째 이야기 ;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아들 체코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여 자기가 가진 것 모두와 안줄리에리 집안 아들인 체코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자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체코는 셔츠 하나만 입고 안줄리에리 집안의 체코를 따라가 자기 옷을 훔친 도둑이라 뒤집어 씌워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게 한다. 그리고 그의 옷뿐 아니라 말까지 뺏어 타고, 그를 셔츠바람에 맨발로 만들어 놓고 떠난다.


670p. 다섯째 이야기 : 칼란드리노가 젊은 여인(사실은 매춘부)에게 속아서 반하자 브루노는 그에게 부적을 만들어 준다. 친구들은 그를 또 한번 놀려 줄 수작을 계획한 것이다. 그가 그 부적을 여인의 몸에 대자 여인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그만 아내에게 들켜 단단히 혼이 난다.

-> 칼란드리노는 여러번 등장하는데 멍청한 캐릭터의 대표적인 인물인 모양이다.


집구석에도 네놈이 팔 우물이 얼마든지 있는데 다른 계집을 건드려!


679p. 여섯째 이야기 :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께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 있게 딸의 침대로 욺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대어 사태를 탈 없이 수습한다.


684p. 일곱째 이야기 : 탈라노는 이리가 아내의 얼굴과 목을 물어 뜯는 꿈을 꾼다.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아 참말로 그런일이 일어나고 만다.


686p. 여덟째 이야기 : 비온델로가 음식을 가지고 치아코를 속이자, 치아코는 그를 늘씬하게 매맞도록 해서 보복한다.


690p. 아홉째 이야기 :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지 묻기 위해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황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 사물의 질서라는 것을 잘 생각해 보면 모든 여성은 그 천성과 습성, 그리고 법률에 의해 남성에게 복종을 해야만 하고 또한 남성의 뜻에 따르고 지배 받아야만 한다는 것. 그러므로 남성에게 속하는 모든 영성이 그들로부터 평화와 위안과 안식을 얻고자 한다면 정숙, 겸허하고 참을성 있고 순종하지 않으면 안됨. _ 이로서 당시 여성들의 권위와 처지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음.


말은 좋든 사납든 박차가 필요하고 계집은 착하든 사납든 몽둥이가 필요하다.

타고난 애교와 연민, 순종이 결여된 모든 여성은 무겁고 엄한 벌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나쁜 병.


695p. 열째 이야기 :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지에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요 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여러 마리의 흰 비둘기 속에 한 마리의 검은 까마귀가 섞여 있으면, 백조보다도 그 아름다움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법

-> 차별화


어, 어, 잔니! 꼬리는 필요 없어, 꼬리는 필요 없어!

-> 이탈리아 사람들의 해학도 알아줄만 하다. 


열째 날 : 자유 주제


703p. 첫째 이야기 :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그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 태양이 창공의 미이며 장식인 것 처럼, 인간의 관용이란 각자의 덕에 의한 광채


707p. 둘째 이야기 : 기노는 클뤼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 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자네와 같은 훌륭한 사람의 우정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자네가 나에게 준 모욕보다도 더 심한 모욕이라도 견디겠노라고. 지네를 이러한 악으로 몰아넣은 운명이야말로 저주를 받아 마땅하네.


712p. 셋째 이야기 :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탄인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시 그를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이제 나 따위는 개의치 말고 살아라.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삶을 살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718p. 넷째 이야기 : 젠틸레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인을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는 그녀의 남편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726p. 다섯째 이야기 :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살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는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에게 아무 보수도 받지 않았다.

-> 관용도 관용이지만 많은 사건의 발단은 남여상열지사인지라.


731p. 여섯째 이야기 :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마련해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백작은 이런 것을 아오? 용감하고 위대한 기사는 모든 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쉽게 이길 수가 있지만 그런 기사도 자기 욕망을 이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오. 그러나 그 고통이 아무리 크든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들든 말이오. 그대의 말은 짐을 깨우쳐 주었소. 앞으로 며칠 동안에, 짐이 적을 무찔렀던 것처럼 자신을 극복한 것을 그대에게 보여주리다.


737p. 일곱째 이야기 :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 오늘날에 와서 대개의 군주는 폭군이 되고 무도한 왕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에 마음을 쓰는 분은 극히 드룰거나 아니면 거의 없게 된 것이 매우 유감스러운 일.


744p. 여덟째 이야기 :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될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수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진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자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이 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763p. 아홉째 이야기 :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고 있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그가 토렐로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 흔쾌히 남에게 배푼 일의 보답, 선행은 선행으로 돌아온다.

-> 실로 많은 살마들이 이러한 행위를 하려고 노력은 하나 그러한 친절을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는 방법을 모른다. 그 까닭은 친절을 베풀기도 전에 베푼 이상의 보상을 기대하기 때문. 


780p. 열째 이야기 :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 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기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였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쫓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정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 이 시대의 여성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희생과 인내를 미덕으로 


끝맺음 말

797p. 썩은 마음을 지닌 사람은 결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는 정숙한 말이 소용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숙하지 못한 말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해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햇빛과 진흙, 하늘의 아름다움과 땅  위의 추함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에 있어 어떤 일에든 유익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게 쓰이면 많은 일에 해로워지는 수가 있습니다. 


많은 일들 가운데에는 저마다 질이 다른 것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경작된 밭이라도 곡식 사이에 바랭이라든가 가시라든가 그밖에 가시 있는 잡초가 섞이지 않은 법이 없습니다.


요컨대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은, 나쁜 자극을 주는 것은 피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읽으면 됩니다.



III. 내가 저자라면


구본형은 데카메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데카메론을 읽을 때 마다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여름날 빨랫줄에 널려 있는 속옷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성’이라는 단어에서 연상하는 음침하고 축축하고 냄새나는 것이 아니라 뽀송뽀송하고 빳빳하고 비누향이 향긋한 속옷 같은 유쾌함이 있다는 뜻이다. 추하고 끔찍한 이야기에서부터 고귀한 사랑 이야기까지, 기만과 위선의 가면에서부터 추호의 용서도 없는 엽기의 장면에 이르기까지 세속의 사랑이야기들을 이리저리 읽으며,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데카메론은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르네상스 문학의 태동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네상스가 열리면서 중세 천년의 암흑시대는 청산되었으며 비로소 인간이 세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 시대를 열고 채운 수많은 문인과 사상가들 가운데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역시 당당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문예주의자  데 상티스는 단테의 <신곡>과는 대비되는 인간의 노래라는 의미로 데카메론을 <인곡>이라고 불러 그 위상을 정의해 주었다. 이 책은 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산문으로 된 최고의 문체를 구사한 소설이다. 근대 소설의 태동이며 선구자격인 셈이다. 

이 책은 한 때 종교적인 윤리관에 어긋나는 작품이라 해서 금서가 되기도 했으나 세계문학사상 가장 많이 모방, 변형, 표절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은 1349년에 착수하여 1353년에 탈고되었다. 이 책의 부제는 ‘갈레오토 공 이야기’인데 이는 보카치오가 단테의 신곡에서 묘사한 갈레오토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고 이런 부제를 붙임으로써 자유롭게 말할 권리도 없이 집 안에 갇혀서 때로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당대 여자들에 대한 연민을 드러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10일 동안에 전개된 이야기 모임에서 100개의 이야기와 10편의 발라드로 구성되어 있다. 데카는 그리스어로 10을 의미한다 그래서 데카메론은 열흘 간의 이야기다 페스트가 창궐하는 피렌체를 피해 빈 별장에 모여든 일곱 명의 여자와 세 명의 남자가 매일 한 편씩 열흘 간 나누는 100편의 이야기. 이것이 데카메론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모두 서로 독립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일정한 규칙 가운데 질서정연하게 분류된 단편소설 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보카치오의 탁월한 상상력과 노력으로 탄생한 저작이지만 모든 이야기를 보카치오가 창작한 것은 아니며 구전 되어 전해오는 이야기들이 채록 되어 보카치오에 의해 다시 탄생하게 된 이야기들이다. 


당시 이 사회는 소돔과 고모라의 사회와 마찬가지였다. 작가 자신도 애정행각에 몰입되어 청년 시절을 보냈고, 사회 전체가 음란하고 퇴폐적이었다. 각 이야기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보카치오의 고발이다. 사회에 만연하던 기득권들의 위선, 타락, 부패, 탐욕에 대한 저항이며 풍자를 통해 세상을 정화하고자 했다. 1348년 페스트가 피렌체를 휩쓸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광경으로 이 책을 시작하는 것은 이러한 경고를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10명이서 10일 동안 100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열흘 간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날 자유 주제

둘째 날 갈등과 고니를 겪고 나서 행복한 끝을 맺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셋째 날 갈망하던 것을 획득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넷째 날 불행한 결말을 갖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다섯째 날 행복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섯째 날 재치를 이용하여 교묘한 응답을 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곱째 날, 여덟째 날 부부간, 남녀 간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

아홉째 날 자유 주제

마지막 날 고상하고 관대한 주제나 영혼의 위대성에 관한 이야기

이 가운데 셋째와 일곱째 날의 이야기를 가장 우수한 장으로 평가한다.


나는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시대적 배경과 함께 피렌체를 배경으로 페스트를 모티프로 하여 10명의 주인공을 등장 시키고 100편의 이야기를 10일 동안 풀어내는 형태적 아름다움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매일의 주제별로 분류하여 층별한 보카치오의 치밀함에 경의를 표한다.

기실 각각의 이야기 내용들은 차별적 우수성을 가늠하지 못하겠다. 이 정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적 우수성 보다는 평범한 이야기들을 시대적 배경을 모티프로 하여 저자의 관점속으로 끌어들여 엮어낸 저자의 안목에 가치를 부여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읽어 내고 아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한궤미로 엮어내는 것이 실력이고 능력이고 창의력이다. 이런 능력이 탁월했던 또 한분이 떠오른다. 



[감동적이었던 장과 절]


154p. 키스를 받은 입은 빛이 바래지기는 커녕 달처럼 더욱더 윤기가 난다.

-> 매우 음란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배경은 이렇다. 공주는 이미 여덟 명의 남자들과 아마 만 번은 관계를 가졌을 텐데도 숫 처녀로서 왕과 잠자리를 같이 하고 또 그에게 그것을 믿게 했다. 쓰면 쓸 수록 윤기가 난다.


184p. 그들 자신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이 여자 저 여자 줄곧 즐기고 있으면서도 집에 두고 온 아내들은 허리띠도 끄르지 않고 단단히 몸을 지키고 있는 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 어리석은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니라. 그대들이 즐긴 숱한 여자들은 다른 남자의 아내이기나 애인이었다.


198p. 

세상에는 젊은 여자에게 흰 수건을 씌우고 검은 옷만 입히면 돌로 만든 수녀가 된다고까지는 생각지 않더라도, 이제 여자가 아니며 여자로서의 욕정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남녀가 많습니다.

또 마찬가지로 농부들은 괭이를 휘두르고, 가래를 잡고, 험하게 먹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음란한 욕망을 잃어버렸으며, 지능이나 지혜마저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보완점과 그 외]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의 제목이 <데카메론>이 아니라 <데카상스>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아름다운 숙녀 일곱에 장정이 셋이다. 그래서 ‘데카’이고 르네상스를 열라는 의미로  ‘상스’라 한다. 이 이름은 달자 선배가 선물해 주었다. 기가 막힌 이름이며 아름다운 이름이다.

우리는 한달에 한 번 오프 모임을 한다. 모일 때 마다 열 개의 이야기가 발표되고 각 이야기 끝에는 질문과 대답과 토론과 피드백이 있다. 이 이야기를 잘 모으면 <데카상스>란 제목의 책이 하나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교육팀 선배들과 일명 9.5기 선배라고 불리어 지는 콩두, 미경 선배의 꼭지까지 넣으면 발라드가 될 것이다. 오프 모임이 끝나면 우리는 각자 후기를 쓴다. 이것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에움길은 그녀의 경악스런 천재성으로 그날의 기록을 필름 돌리 듯 기록하는 외계의 능력을 보여 주었다. 그 기록들이 또한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구체적인 지침과 인도가 있다면 좋겠다 싶긴 한데 시간과 품이 제법 들 것이므로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이 모이면 길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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