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종종
  • 조회 수 251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4년 7월 7일 05시 36분 등록

Book review

데카메론

강종희

2014. 7.07

 

  1. 저자에 대하여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 ~ 1375)이탈리아소설가·시인. . 단테의 《신곡(神曲)》에 대해 '인곡(人曲)'이 라고도 일컬어지는 단편 소설집 《데카메론》을 지어 근대 소설의 선구자로 칭송된다. 페트라르카와 함께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토대를 마련했고, 당시 문단의 지배적 언어인 라틴어가 아닌 토스카나어로 집필하여 속어인 이탈리아어 문학을 고대 고전문학의 위치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피렌체 근처의 체르탈도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의 출생에 관해서는 피렌체 상인이었던 아버지가 파리에 있을 때, 어느 공주와 사랑을 맺어 생긴 자식이라는 말이 있고, 또 보카치오가 소설을 쓰게 된 동기는 엄한 계모를 피하여 나폴리에 왔다가 로베르토왕의 서출(庶出)인 마리아(그의 작품에서는 피아메타라고 부른다)와 사랑하게 되어, 그녀를 위하여 소설가가 되었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전하지만, 지금은 이 두 이야기가 모두 부정되고 있다. 그는 소년시절의 스승의 영향으로 단테의 위대성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받았으며, 그 인상이 확대되어 평생토록 단테를 존경하였는데, 후에 《단테전() Vita di Dante(1364)》을 집필한 일과 만년에 피렌체의 교회에서 《신곡》 강의를 한 사실 등이 이를 증명한다. 그가 문학자로서의 천재성이 성숙(成熟)되어 《데카메론》의 전제가 되는 작품을 쓰고, 또 《데카메론》의 내용이 되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상업을 익히려고 찾아간(1325~28) 활기찬 항구 도시 나폴리에서, 그리고 근무처인 바르디 은행의 융자로 번영하고 있던 안주 왕가(王家)의 로베르토왕의 궁정에서 생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폴리에서 화려하고 방종한 향락생활도 직접 경험하였다. 그러나 1340년에 바르디 은행이 파산하자, 비탄 속에서 피렌체로 돌아왔는데, 상인도 못되고 문학자도 못된 초조감 때문에 그는 생애의 중도에서 하나의 전환점에 서게 되었다. 그러던 중 1348년에 페스트가 피렌체에 퍼지자, 많은 주민들이 죽어갔다. 서화(序話)에서 이를 상세히 그린 그의 대표작 《데카메론》은 이 해부터 1353년까지에 걸쳐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문단의 냉담한 평가를 받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일반 민중으로부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바르디 은행의 지점을 통하여 외국에까지 퍼져 나갔고, 서민들 사이에 급속히 보급되어서 거리에서는 변사들이 그 이야기들을 늘어놓을 정도가 되었다. 인쇄술도 없었고, 종이도 귀한 시대에 설화 형식의 단편 문학이 퍼진 것이다. 여기에 사용된 이탈리아어는 이른바 보카치오식 산문이라는 것으로서 오래도록 산문의 본이 되었다. 인문주의자로서의 보카치오의 활동에는 1350년에 밀라노에서 만난 페트라르카(1304~74)의 영향이 크다. 또 페트라르카는 보카치오가 신앙적인 위로를 구하였을 때, 맹신(盲信)에 흐르는 것을 막아 주었으며, 수도사 차니의 협박으로 그의 모든 산문 작품을 태워버리려고 하자 현명한 충고로 이를 저지하였다. 1373년에 피렌체에서 《신곡》을 강의하였으나, 병 때문에 몇 달 후에 중단하고, 체르탈도에 은퇴하여 사망하였다.

  • 1364 단테전(-, Vita di Dante)
  • 데카메론
  • 필로콜로과 피아메타
  • 코르바치오
  • 필로스트라토
  • 피에졸레의 요정(妖精-)
  • 이교의 신들의 계보(異敎-)

[네이버 지식백과] 보카치오 [Giovanni Boccaccio] (인명사전, 2002.1.10, 민중서관), 위키피디아에서 발췌

 

  1. 내 마음에 들어온 글귀

머리말

9.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인정입니다. 인정은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위안이 필요했던 사람이나 남에게서 그런 위안을 얻은 사람은 특히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만일 괴로워하는 사람 가운데서 그러한 위안이 필요했거나, 그 가치나 즐거움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면,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나로서는 사랑하는 여자가 무정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욕망의 굴레에 갇힌 영혼에서 자라나는 지독한 열정의 불길이 미친 듯이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 지치도록 괴로워하고 고민했습니다.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은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렇듯 괴로움에 휩싸여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즐거운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다시 없는 위안의 말을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위안 덕분에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첫째 날


27. 여러분, 우리는 모두 성숙한 여자로 이제 어린 처녀들이 아니지만, 여자들만 모여봐야 남자분들의 지도 없이는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실 줄 알아요. 우리들 여자란 변덕이 많고 다투기 좋아하며, 의심이 많고 겁쟁이고 무서움을 잘 탑니다.

이건 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여자들의 열등함에 대한 장광설이 당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여성성에 대한 묘사인가? 뭐가 됐든 여자가 여자 입으로 이런 일반적인 여성성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참으로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시대성을 생각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겠지. 여하간 내게는 전체적인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장면 중 하나다.


33. 첫째 이야기

체파렐로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 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차펠레토로 추앙받는다.

첫 번째 이야기로 선택된 작품이 선악과 인과응보를 따질 수 없는 애매모호한 작품이라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오히려 악인이 끝까지 자신의 길에 충실하여 죽음의 순간에도 엄청난 사기를 쳤는데, 그것이 후대에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야기이니,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라 이러했다는 것이겠지?  게다가 이것을 비판적인 의도로 다룬 기미조차 없다.


57. 다섯째 이야기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그 훈계를 받아들여 물러선 왕도 괜찮은 사람인 듯. 또한 기지로 당대 최고의 권력가에게서 받는 압력을 물리친 부인은 참 대단. 그러고 보니 첫째 날의 이야기들이 자유주제라 했으나 대부분 기지로 상황을 벗어나되, 위선을 까발리는 내용이 많다.


60. 여섯째 이야기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70. 아홉째 이야기

겁쟁이 사이프러스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을 당하고 용감한 왕이 되었다.


71. 열째 이야기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은 사모하는 여성에게 수치를 당하게 되자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오히려 존경 받게 된다.


둘째 날


79. 첫째 이야기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꾸며 보인다. 이 속임수가 발각 되어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교수형을 당할 뻔 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84. 둘째 이야기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나고 카스텔 굴리에모에 이르러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되찾고 탈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91. 셋째 이야기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이 영국의 왕녀인게 밝혀진다. 왕녀는 그를 남편으로 맞고, 그의 큰 아버지들이 입은 손실을 모두 보상해주고 다시 훌륭한 신분으로 만들어준다.

인생은 예측불허. 호사가 재앙이 되고, 재앙이 행운이 되는 인생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118. 여섯째 이야기

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서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두 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 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인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독특하다. 늑대소년도 아니고 사슴을 새끼로 삼는 엄마와 자식들의 이야기라니. 


133. 일곱째 이야기

바빌로니아의 술탄은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곳곳에서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다시 가르보의 왕에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이 이야기가 가장 기가 막혔다. 4년 동안 아홉 번 약탈을 당하고도 그때마다 생에 만족하였다는 이 여자는 기가 막히게 건강한 정신인건가? 어떤 사람이라도 그런 봉변을 인생에 한번만 당해도 그 트로마가 어마어마할 것인데, 어떻게 그때마다 상황에 만족하고 다시 새로운 약탈자, 그것도 그 시점까지는 적어도 자신과 운명을 함께 한 사람들을 몰살한, 그런 원수들과 매번 사랑에 빠져 인생에 만족했다는건가?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맞춰 이것은 이해될 수 있는 것인가? 14세기 이탈리아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해적질이 생존의 수단이었던 고대 지중해인들의 사고방식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건가? 


154. 여덟째 이야기

앙베르의 가우티에르 백작은 억울하게 죄에 몰려 영국으로 망명해 두 아이를 따로 따로 남에게 맡긴다. 그 뒤 아일랜드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두 아이가 행복한 것을 보고 프랑스 왕 군대의 말구종으로 들어간다. 그 뒤 그의 억울한 사정이 밝혀져 본디 지위로 돌아간다.

역시, 권력자들과 잘못 꼬이면 한 사람 인생 망가지는 거 순식간이다. 예나 지금이나, . 충신이었던 본인의 얼마나 높은 신분이었던 다 상관없다. 더 높은 놈이 수틀려서 해꼬지하려 들면 뭐, 별 거 없는 거다. 긴 인생을 함 어렵게 힘들게 살다가 죽기 직전에 명예가 회복되어 잘 살다 갔다고는 하나 얼마나 어이없는 인생역전인가.  


170. 아홉째 이야기 : 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와 아내의 정절을 두고 내기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읽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안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술탄과 아내 앞에선 속인 자와 속은 자!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이런 미친 놈. 아내가 바람 폈다고 믿고 아내의 이야기는 들어볼 생각도 없이 살해하라 한 이런 놈은 애초부터 분노조절장애에, 싸이코일 확률이 없으므로 같이 살아봐야 별 희망 없다고 본다. 그런데 또 같이 살다니 


셋째 날


198. 첫째 이야기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좀 유명한 이야기. 여기저기서 들은 바 있는 스토리다. 딱 고금소총.


205. 둘째 이야기

한 말구종이 아질루프왕의 왕비와 관계를 맺게 된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왕이 좀 대인배인 듯.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232. 여섯째 이야기

리차르도는 필리펠로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리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240. “부인은 뭐 이 세상에서 속은 최초의 사람도 최호의 사람도 아닐 것이요. 그리고  부인의 사랑을 뺏으려고 부인을 속인 것이 아니라, 내가 평소부터 줄곧 품어온 최고의 사랑을 위해서, 그리고 부인의 가장 충실한 노예가 되려고 부인을 속인 것이니까요.” 

이런 개수작을 봤나. 별 다른 방법이 없으니 받아들이는 부인은 어찌 됐든 현명한 것인가? 당시에는 정절과 바람에 대한 기준이 많이 달랐나보다라고 생각하자. 어우….


241. 일곱째 이야기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 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 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258. 여덟째 이야기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 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이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이건 좀 웃겼다. 당시 종교인들의 부패와 횡포가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있어서, 이런 책을 허용한 것도 좀 신기하다. 이미 중세의 암흑시대가 끝나 인본주의로 접어들었을 때이므로 사회적인 기류가 거기까지 달라진 건가? 


269. 아홉째 이야기

프랑스 왕의 오래된 부스럼을 고쳐 준 질레타 나르본나는 베르트랑 드 루시용을 남편으로 맞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기 뜻과 달리 그녀와 결혼을 강요당한 데 화나 피렌테로 달아나 한 처녀에게 뜻을 둔다. 아내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그도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정실로 대우하게 된다.

니가 참…. 고생이 많다. 아니 뭐 이렇게까지! 당시 남자들은 탐만 나면 결혼식장에서도 여자를 약탈하는데, 이 여자 정식으로 왕에게서 혼인허가를 얻고서도 이 고생을 해야 하다니. 이걸 인내와 사랑의 승리로 봐야 하겠지?


279. 열째 이야기

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 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제일 유명한 일화가 아닐까?

 

넷째 날


297. 첫째 이야기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딸이건 연인이건 아내건 이런 잔혹한 처사로 마음을 소유할 수는 없다. 어리석긴.


308. 둘째 이야기

수도사 알베르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쳐 들어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감옥에 갇힌다.

어리석은 여자. 이런 말도 안 되는 종교인에 현혹되어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은 지금도 뭐크게 다르진 않을지도?


318. 셋째 이야기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러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째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 당한 끝에 지를 뒤집어 쓰고 옥에 갇힌다.


319. 여러 가지 나쁜 일 가운데에는 조금도 억제하지 않고 자유로이 제멋대로 놔두면 우리들을 위험한 처지에 빠뜨리는 나쁜 일이 있는데, 노여움이라는 것도 그것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충동은 온갖 이성을 초월하고 마음의 눈을 흐리게 하여 사람의 마음을 광포한 격정 속에 몰아 넣습니다.

분노가 사람을 잡아먹는다. 남자만 그런 것 아니다. 메데이아가 그랬다.


352. 아홉째 이야기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심장을 먹였다고으악질투와 집착으로 세 사람이 파국을 맞는구나. 살아남은 사람이야말로 지옥이다.


355. 열째 이야기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금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가져갔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다섯째 날

370. 첫째 이야기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 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이때는 약탈이 일반적인 결혼의 수단이었나보다. 그냥 이제는 그렇게 이해하자하긴 멀리 볼 것도 없이 영화 ’ 7인의 신부가 딱 그 꼴이지.


394. 넷째 이야기

리차르도 마나르디는 리치오다 발보나씨에게 그의 딸과 함께 있는 장면을 들킨다. 그는 곧 그녀와 결혼하고 장인과도 사이가 좋아진다.


399.

자 빨리 일어나서 보고와요. 밤꾀꼬리를 그리워하던 당신 딸이 새를 꼭 붙잡아 손에 쥐고 있으니까.”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부인이 말했습니다.

하핫, 이 부분은 많이 웃겼다. 해학이 흘러 넘친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분노로 망가지지 않고 잘 처리하는 현명한 아버지의 모습도 듬직하고.   


420. 여덟째 이야기

나스타지오 넬리 오네스티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써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쫓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처녀를 식사에 초대한다. 처녀는 자기와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425. 이런 일이 있은 뒤 라벤나의 여자들은 모두 공포증에 빠져 이전과는 달리 남성의 소망에 쉽게 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남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는 있으나 무시하고 냉혹하게 이용하는 것은 죄다. 그런데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의 결론이 좀무서워서 다들 헤퍼졌다니


425. 아홉째 이야기

페데리고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아들의 소원이 그 매를 가지는 것인지라 병든 아들을 위해 매를 얻고자 페더리고에게 방문한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았다.

유일하게 좀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진심을 다 하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진심을 알아주어 결국은 남편으로 맞은 부인도 훌륭했고.


432. 열째 이야기

페에트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 피에트로이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장 밑에 감춘다. 페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사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욕한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 있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있어 결국 아내와 화해한다.


435. ‘젊은 여자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할망구에게는 입마개를

…. 

 


여섯째 날


455. 넷째 이야기 : 키키비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에게 주인이 부탁한 학요리의 다리 하나를 떼어 주고 말았다. 다리 하나가 없는 요리를 손님들 앞에 내어 놓자 주인은 노발대발하였다.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주인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돌려 놓았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이 이야기도 유명하다. 재치에 감복한 주인이 너털웃음을 지을 수 밖에. 유머의 힘은 크다.


462. 일곱째 이야기 :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464. 여자는 남자보다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만을 심히 구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뿐 아니라 그 법이 만들어졌을 때 여자 중에는 아무도 동의한 자가 없으며, 의견을 피력한 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악법이라 불려 마땅한 줄 압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라고 하는 내 육체에 편견을 가지고 당신 자신의 마음에 등을 돌리시면서까지 이 법의 집행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서슴지 말고 그리 하십시오.


470. 열째 이야기 : 수도사 치폴라는 농부들에게 천사의 날개를 보여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당시의 수도사는 딱 약장수 느낌인 듯. 그런 사기를 뭐라 하지 않고 대단하다며 웃어넘기는 작자는 아마도 어리석은 군중들을 탓하는 것인 듯. 그렇지 뭐. 사기도 이 정도면 예술이다.


482. 못은 눈처럼 새하얀 그녀들의 몸뚱이를 받아 안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투명한 유리 컵에 빨간 장미를 꽂은 것 같은 광경이었습니다.

 


일곱째 날


487. 첫째 이야기

잔니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가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하핫, 여자의 재치 때문에 뭐라 하기 힘든, 재미난 소품. 유쾌하다.

 

503. 넷째 이야기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버린다. 그녀는 빌어도 열어 주지 않으므로 우물에 빠져 죽는 체 하며 커다란 돌을 던져 넣는다. 토파노가 집에서 뛰어나와 달려가자 아내는 거꾸로 남편을 바깥에 두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부창부수.


508. 다섯째 이야기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데, 그 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여 들여 즐긴다.


546. 주님이시여,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환락을 주시옵소서.

주님한테, 이런 걸 기원해도 되나…? 당시의 사고는 지금보다도 오히려 자유분방했던 것인가?


여덟째 날


555. 굴파르도는 친구에게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친구인 남편에게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굴파르도는 탐욕스런 여인에게서 욕심도 취하고 재치있게 농락하였다.


558. 둘째 이야기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564. “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 사제님에게 전해 주세요. 내 절구로 앞으로는 절대로 소스를 만들게 하지 않겠다고요.…”

절구를 빌려주지 않으면 나는 절구 공이를 빌려주지 않겠다. 피차일반 아닌가.”

 

하핫!!!! 에로전문 봉만대 감독의 영화제목들이 자꾸 오버랩된다.


573. 넷째 이야기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589. 일곱째 이야기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 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있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614. 여덟째 이야기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은 안 남편은 아내에게 용서를 담보로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상자 속의 친구는 죽음과도 같은 괴로움을 맛 보았다.

…. 그리고 그 뒤로는 아무 걱정할 것 없이 싸우지도 않고 두 아내는 두 남편을 가지고 남편은 저마다 두 아내를 거느리고 살았습니다.

, 결론들이 하나 같이, . 이것이 대체 풍자인건지, 당시의 시대상이 제대로 반영한 건지 원.


619. 아홉째 이야기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의 회원이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부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 넣고 달아난다.


635. 열째 이야기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묘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 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그러게 진심을 속이면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아홉째 날


652. 첫째 이야기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누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두 사람을 떼 버리고자 한다. 부인은 묘안을 짜내고 두 사람을 시험하게 되는데 한 사람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 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스토커들 떼어내느라 참 머리 많이 썼구나.


658. 둘째 이야기

어느 수녀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 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 놓고 애인과 즐긴다.


679. 여섯째 이야기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께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 있게 딸의 침대로 욺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대어 사태를 탈 없이 수습한다.


690. 아홉째 이야기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지 묻기 위해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695. 열째 이야기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지에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요 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699. , , 잔니! 꼬리는 필요 없어, 꼬리는 필요 없어!

핫핫핫~ 웃겨 죽겠다.


열째 날


703. 첫째 이야기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그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707. 둘째 이야기

기노는 클뤼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 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712. 셋째 이야기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탄인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시 그를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이제 나 따위는 개의치 말고 살아라.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삶을 살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좀 멋있으심.


718. 넷째 이야기

젠틸레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인을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는 그녀의 남편 니콜로치오 카차니미코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726. 다섯째 이야기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살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는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에게 아무 보수도 받지 않았다.


731. 여섯째 이야기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마련해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백작은 이런 것을 아오? 용감하고 위대한 기사는 모든 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쉽게 이길 수가 있지만 그런 기사도 자기 욕망을 이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오. 그러나 그 고통이 아무리 크든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들든 말이오. 그대의 말은 짐을 깨우쳐 주었소. 앞으로 며칠 동안에, 짐이 적을 무찔렀던 것처럼 자신을 극복한 것을 그대에게 보여주리다.”


737. 일곱째 이야기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744. 여덟째 이야기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될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스 퀸티우스 풀부스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 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진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자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이 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763. 아홉째 이야기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고 있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그가 토렐로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780. 열째 이야기 :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 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기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였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쫓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정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뭐 이런 xx가 다 있나. 이 이야기 생각해보니 좀 유명하다. , 이 정도로 시련을 주면서 제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사람을 조련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니. 여자가 정말 사람이 아니라 가축인 시대였구나.

 

끝맺음 말

796. 그러한 말은 어떠한 것이든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듣는 사람에 따라 해롭기도 하고 이롭기도 합니다…. 술이 건강한 사람에게는 근사한 음료가 되나 몸에 열이 있는 이에게는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는지요? 술이 열 있는 자에게 해롭다고 해서, 우리가 술 자체를 욕하겠습니까?  불이 아주 쓸모 있는 것, 인간에게 필요불가결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불이 집을 태우고 마을을 사르고 거리를 쓸어버린다고 해서 불이 나쁘다고 말하겠습니까? 무기는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의 행복을 지켜주지만, 한편 본질적으로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나쁘게 쓰는 사람은 자주 죽입니다.

썩은 마음을 지닌 사람은 결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는 정숙한 말이 소용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숙하지 못한 말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해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햇빛과 진흙, 하늘의 아름다움과 땅  위의 추함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1. 내가 저자라면

데카메론은 처음 읽은 것이 고등학교 때였던가? 그때 뭐 이 딴 책을 고전이라고 하나 싶었던 기억 뿐이었던 터라, 이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한 것과도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데카메론은 당혹스럽다. 세계 최초의 인본문학이니 뭐니 하는 찬사들에서 상상한 것과 달리, 고만고만한 음담패설로 가득한 선데이서울의 14세기 이탈리아판이라 해야 하나? 이번에도 영 감흥은 없어서, ‘내가 이 위대한 문학을 이해 못하는 건가싶은 자괴심과, ‘아니 뭐 이딴 야설로만 처음부터 끝까지 채워 놓았는가하는 작가에 대한 원망도 살짝 들었다.  중간 중간 해학이 가득한 표현과 통찰이 눈에 띄기는 하였으나 왜 이토록 동어반복의 이야기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는 건지, 사실 지루하기도 했다. 천일야화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구성인데, 그 책을 읽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사실 좀지루했다면 이 위대한 문학유산에 대한 모욕이겠지? 그래도 어쩌랴. 뭐 이딴 이야기를 백 개씩이나 모아놨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걸. 그래도 구성 자체는 나름 체계있어서, 그냥 이야기들을 중구난방으로 모아놓지는 않았다.   

구성을 살펴보자.

첫째 날 자유 주제

둘째 날 괴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

셋째 날 바라던 것을 손에 넣거나 한번 잃은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넷째 날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

다섯째 날 불행을 겪은 후 행복이 찾아오는 연인의 이야기

여섯째 날 재치와 통찰력으로 위험을 벗어난 이야기

일곱째 날 부인이 남편을 속이는 이야기

여덟째 날 남자와 여자가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

아홉째 날 자유 주제

마지막 날 아량과 관용의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시대상 당연한 것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의 입장에서 남성의 편할대로 해석한 여성의 입장을 강변하는 데 있었다. 21세기의 현재를 사는 여자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참으로 불편한, 스토킹에 협박을 사랑의 구애로, 약탈과 납치를 사랑의 모험으로, 폭력과 감금을 당연한 권리로 여성에게 행사하는 이야기가 100편에 걸쳐 펼쳐지니 이것을 즐겁게만 읽기는 힘들었다. 곳곳에 넘치는 풍자와 날카로운 사회비판, 해학을 즐기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그러나 그런 읽는 재미를 방해할 정도로 글 전반의 여성에 대한 묘사는 불편했다. 저자가 여자의 입을 빌어 여성을 비하하는 부분은 정말 들어주기 힘들었고.

저자의 말 그대로, 독자는 본인에게 좋은 것만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버리면 될 일이다. 이 책에서 한 두 가지의 빛나는 깨달음이 있었더라도 그거면 된 것이겠지. 이렇게 오래된 책을 저자의 입장이 되어 다시 본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당시의 상황을 어찌 알고 이것을 제대로 분석하고 다시 쓰겠는가. 현재인의 한정된 시각으로 바라본 데카메론은, 어찌 보면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이야기가 100편이나 모여있다는, 사료적인 측면에서 더욱 클 수도 있겠다. 또한 그의 저작이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고 수많은 아류작이 나왔다 하였으니, 아마도 소설의 시조뻘로서 그 가치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데카메론이라는 괴작에 대해, 내가 저자가 되어 다시 쓴다면 이라는 가정은 차마 못하겠다. 의미도 없다고 본다.         

 

IP *.104.212.10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