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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7일 10시 50분 등록

 

2014. 07. 07 이동희

 

"얘야, 만약 내가 생각하던 사람과 같은 남자를 네가 남편으로 삼아주었다면 얼마나 기뻤을까. 그러나 비록 네가 좋아하는 남자를 택했더라도 결코 나는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나를 믿지 않고 내게 그것을 감추고 있었던 것은 슬픈 일이다." (데카메론 341 page)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 또는 비극으로 치닫는 다양한 이야기의 보고 <데카메론>! 인간의 욕정, 순수한 사랑, 욕망을 채우려는 권모 술수, 정의로운 관용과 자신의 극복을 통한 선량한 사랑의 실천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모아 놓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는 책. 오랜만에 소설같은 책을 읽게 되어 즐기며 한 주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데카메론>을 이전에도 짬짬이 읽었으나 전체를 다 읽어보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올해 다시 읽은 데카메론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 ~ 그냥 바라보면 ~ " 어느 광고의 카피인데 이 말이 참으로 지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데카메론에서 상당수의 비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행복한 결말을 가진 이야기에도 난관이 있게는 마련이데 대부분은 말하지 않는 것과 믿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표현하지 않는 것은 알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상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이 늘 올바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에 대한 자신감도 없으므로 드러내기 보다는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무시하기 일수니까요. 그것은 나 자신에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또한, 말해도 알아 듣지 못한다고 실망한 나머지 말하기를 거부하거나, 말한 것이 거부될 까봐 두려워서 말을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시장에서 상점에서 전시회에서 때론 신문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남자의 입장에서 많은 여성분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매일 호감, 비호감, 좋은 점, 싫은 점 등을 한눈에 보면서 느끼고 알게 됩니다. 하지만 스쳐가는 바람이 어떠했는지 모르는 것과 같이 그 사람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떠했다는 느낌만 남습니다. 여기서 하나 노력해볼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자부하며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취향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냥 좋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물론 그런 것 같습니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나 선호는 물론이고 모든 것에 대해 자신에게 말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어떠해서 좋았다. 어떠해서 싫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자신의 취향을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자신에게 표현해본 일이 잘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그때그때 그는 기분에 따라 좋다고 말했다가 싫다고 말했다가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이러한 선호와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는 노력을 하지 않다 보면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도 잘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들을 합니다. 그러니 자신을 아는 만큼 상대방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아내의 태도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는 먼저 자신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을 저는 여러 경우에 느꼈습니다. 아내는 저의 거울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대로 무엇인가를 행동하지 않으면 아내도 이에 대해 제대로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고 그 것을 저도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하면 금방 문제가 된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돌아보면 제가 제 자신을 잘 모르고 무턱대고 말하고 행동했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된 적이 많았습니다.

 

우선 말로 표현해 보려 합니다. 표현되지 못하면 실체가 없이 감정만 떠돕니다. 감정도 표현하지 않으면 오해를 받고 스스로도 오해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 반응에 대해 어쩔 줄을 모르게 되어 그냥 그 상태로 완고해지고 고집스러워 집니다. 표현되면 실체가 생기고 맞는지 틀리는지 같은지 다른지 등 다시 말할 수 있고 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세히 표현하려 합니다. 그리고 여러 번 말하려 합니다. 그러면 지금의 상황과 태도 행동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도 잘 이해될 것이고 다른 분들도 저를 더 잘 이해하게 될 테니까요. 경상도에 태어난 보리 문디 자쓱으로 살다 보니 말수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술 한잔 먹게 되면 말이 많아 집니다. 하지만 조리도 없고 제대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늘상 느끼고 있지만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지라 말로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가끔 제 속을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런 저도 제 속을 잘 몰랐습니다. 성철 스님의 이 뭐꼬? 하는 말씀도 그냥 사물을 제대로 보라는 말로만 알았습니다. 데카메론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내가 뭘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이 뭐꼬?의 질문이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세상이 아니라 우선 자신부터 제대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야 세상에 자신을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제 자신을 더 들여다 보고 그것을 말로 써보면 더 잘 알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확하지 않을지라도 그 느낌들을 생각들을 주위 분들과 자주 나누어야겠습니다. 그래야 저도 그분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고 저도 더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랑 받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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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3:56:23 *.219.223.18

모든 중심에는 내가 있기에 자신을 잘 안다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듯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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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8:02:24 *.223.11.212
나를 잘 안다는 것이 참 어려우이. 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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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8:03:59 *.219.223.18

맞아요. 저도 잘 알다가도 어떤때는 영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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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8 22:00:05 *.124.78.132

저도요 너무 모르겠어요. 이제는 막 헷갈리기 까지 해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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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8 22:00:10 *.124.78.132

저도요 너무 모르겠어요. 이제는 막 헷갈리기 까지 해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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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5:08:30 *.196.54.42

"제가 제 자신을 더 들여다 보고 그것을 말로 써보면 더 잘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정답이죠^^

말 잘하기가 어렵다는 건, 자신을 모르기 때문인데 우선 입을 닫고 잘 듣는 훈련부터 해야할 듯합니다.

나도 말이 많다보니 생각할 여유는 없어지고 공중에 부유하는 말만 남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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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23:23:22 *.202.136.114

저도 저를 잘 몰라 올해는 뼛속까지 후벼파 보려구요~~~

다른 분들 얘기도 많이 듣고, 거울처럼 제 모습을 비추어 보기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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