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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7일 11시 10분 등록

데카메론DECAMERON


조반니 보카치오, 한형곤 옮김, 동서문화사, 2012.


1. 저자에 대하여


■ Giovanni Boccaccio ■

출생/사

1313.6.16. 피렌체 부근 체르탈도 / 1375.12.21 피렌체 부근 체르탈도

•활동 분야

이탈리아 소설가

 

•발 자 취  

•저 서

1313.     프랑스 어머니에게 태어나 유년 시절 파리에서 보냄

1319(6세) 모친 사망. 피렌체 아버지에게로 돌아와 라틴어 문법 배움.

        시를 쓰기 시작.

1325(12세) 나폴리의 바르디 상사 근무.

         왕립 도서관 사서의 가르침을 받아 문학 공부에 열중.

1336(23세) 로베르토 왕의 사생아로 알려진 마리아 만나 사랑을 느낌

1340(27세) 아버지 사업 실패로 피렌체로 돌아와 글을 씀

1348(35세) 페스트 퍼져 피렌체에 많은 사람 사망

1349(36세) 아버지 사망. 피렌체 공화 정부로부터 외교관 임명받아 교황, 황제, 제후들 만남

1359(46세) 아홉 살 위 페트라르카와 밀라노에서 만나 친교 맺음

1363(50세) 페트라르카 초청으로 베네치아 정주하며 안정된 생활 누림

1370(57세) 피렌체 영주 초빙으로 성 스테파노 디바디아 성당에서 <신곡> 강의

1375(62세) 고향 체르탈도에서 사망

1336(23세) <필로콜로> : 마리아의 권유로 씀

1338(25세) <필로스트라토>, <디아나의 사냥>

1340(27세) <테세이다>

1342(29세) <아메토>, <사랑스런 환영>,

    <마돈나 피암메타를 슬퍼함>, <피아졸레의 요정>

1348(35세)

1353(40세) (데카메론>

1354(41세) <코르바치오> : 여인에 대한 풍자시로 만년을 정리하는 걸작으로 평가

1359(46세) <명사 열전>

1360(47세) <이교신들의 계보>

1364(51세) <단테전>

……

물 위에 뜰 정도로 아주 가벼운 사람이오

……

데카.jpg


■ 물 위에 뜰 정도로 아주 가벼운 사람?  보카치오 인생의 텅 빈 공간


 그가 자신을 가리켜 물 위에 뜰 정도로 아주 가벼운 사람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은 이런 정도로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은 물에 빠져도 물고기라 이야기하느라 떠오르지 않을 것이오. 


1. 텅 빈 공간


1)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요즈음 우리네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또한 우리네 젊은이들의 부모들이 그러하듯 보카치오도 그러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가. 그의 연보를 읽다가 처음 궁금증이 인 것은 그것이었다. 그는 왜, 그의 인생의 진로 하나하나를 아버지에게 묻고 있는가. 그는 사생아로 태어났다고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는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가.

 보카치오는 1313년 이탈리아 피렌체 부근에서 부유한 상인의 사생아로 태어났다고 전한다. 그러나 투스타니에서 태어났다 하기도 하고 파리에서 태어났다고도 전한다. 그의 어머니에 관해 프랑스 어느 공주라는 이야기도 있다. 잔느라는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의 아버지는 피렌체 상인으로서 귀족가문의의 은행일을 담당하며 파리를 오가다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프랑스인이었기에 보카치오는 어릴 적 파리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사망하자 이탈리아에 있는 아버지에게로 보내졌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결혼하지 않았던 듯하다. 보카치오는 이탈리아인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로 보내지지 않았다면, 그는 프랑스인으로 되는 것인가.

 이렇게 아버지의 존재조차 모르고 자랐을 보카치오는 오히려 어머니가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바람에 아버지에게로 보내져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니까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산 적은 없는 것이다. 그는 보다 오래 아버지와 함께 하며 아버지에 의해 길러졌으니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장사를 하기를 바랬다. 혹은 성직자가 되거나. 그리하여 보카차오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일을 배우기도 했고 상업의 경험을 쌓기 위해 나폴리에 있는 회계 사무실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 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고 그 뜻을 아버지에게 전하는데, 그의 아버지는 법학을 공부하기를 바라는 조건으로 문학 공부를 승인했다고 한다. 그래서 보카치오는 역시 법률을 공부했고, 법률을 공부하다 보니 필요에 의해 라틴어를 공부하게 되고 라틴어를 공부하다 보니 다시 문학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라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한다. 그의 아버지는 보카치오가 문학을 하지 않도록 바랐지만 결국 아버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갔음에도 보카치오는 자기가 원하는 바를 찾아내어 그 길로 가게 되었다.


2) 페스트


 보카치오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데카메론>은 페스트가 창궐하는 도시를 떠나 교외로 피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페스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그의 아버지 역시 페스트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동안 부유한 아버지의 그늘 아래, 아버지의 도움으로 살아가던 보카치오는 아버지의 파산과 죽음으로 홀로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직업을 구했고 갖은 노력 중에 피렌체 시(市) 정부의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문학을 하고자 하던 그에게 있어 아버지의 사망과 경제적인 어려움은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버지의 뜻에 따르다 비로소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의 경제적인 면은 그에게 문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다행인지 그는 이러한 난관을 곧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2. 채움의 공간


1) 사람


단테 - 페트라르카


 보카치오는 그의 생애 내내 단테를 존경했다. 그는 <단테전>을 쓰기도 했고 피렌체의 교회에서 <신곡>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는  <Commedia>를 가리켜 <Divina Commedia> 즉, <신곡(神曲)>이라고 불렀다. 인간으로는 도저히 미칠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 작품으로 칭송한 것이다. 그는 주로 문인, 학자로서 일생을 보냈지만, 때로는 피렌체 특파대사로서 각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 라벤나의 성 스테파노 데리 우리바 수도원에서 수도하고 있던 단테의 딸 안토니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1350년 페트라르카를 만나고 난 이후 페트라르카도 그가 존경하는 인물이 되었다. 페트라르카를 만날 즈음 아버지의 파산으로 어려운 시절이었으나 페트라르카의 도움으로 경제적인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기도 했다. 그는 페트라르카를 청년 시대부터 만나기를 소원했기에 그와의 만남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심지어 1362년에 점쟁이가 그에게 죽음의 예언을 했는데 그 말을 믿은 그는 은둔 생활을 하며 고전 연구를 그만두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페트라르카의 권유로 연구를 계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1374년 페트라르카의 죽음에 크게 충격을 받아 그가 존경하던 단테의 신곡 강의도 중단하였고 그 후 사망했다. 물론, 그 때 그는 노령과 빈곤과 질병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가 존경하는 페트라르카의 사망이 그의  병마와 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마리아 - 피암메타


 보카치오는 나폴리에서 유쾌한 사교 모임에도 참여하고 친구도 사귀며 인문학자에 의해 고전 문학에 눈을 뜨게도 되었다. 그런 가운데 그는 한 여성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이며 그녀는 나폴리 로베르트 왕의 서자라고 알려져 있다. 마리아에 대한 사랑은 그의 문학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마리아를 피암메타라 불렀으며 그의 작품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그는 그녀를 구원의 여인으로 삼을 정도였다. 특히 그의 아버지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피렌체로 되돌아가게 되었으니 그의 그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더욱 깊었고 그러한 그리움이 <피암메타>와 <이메토> 등 그녀에 대한 글들을 쓰게 한 것이다.

 보카치오는 마리아를 구원의 여인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마리아는 실제로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정확하지는 않다고 하나 조금이나마 이러한 얘기가 떠돌고 있는 것을 듣노라니 <데카메론>에서 보카치오가 쓴 글을 엮어서 읽게 되기도 한다.


p9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인정입니다. 인정은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위안이 필요했던 사람이나 남에게서 그런 위안을 얻은 사람은 특히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만일 괴로워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그러한 위안이 필요했거나, 그 가치나 즐거움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면,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나같이 신분 낮은 사람이 이런 실토를 하는 것은 아마 그리 걸맞지 않은 일로 여겨지겠지만,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신분이 다른 고귀한 분과의 사랑에 몸을 태워 왔습니다.


 p9 사랑하는 여자가 무정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욕망의 굴레에서 갇힌 영혼에서 자라나는 지독한 열정의 불길이 미친 듯이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 지치도록 괴로워하고 고민했습니다.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은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가 여기서 쓰고 있듯이 신분이 다른 고귀한 마리아와 사랑을 했고 그녀는 잘못된 욕망으로 생활을 했다고 씌어 있다. 이것이 그의 체험인가 하며 생각해 보며 어쨌든 그는 구원의 여인이라 생각한 여인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그의 생애에 대해 결혼이야기와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보지 못하였기에 이후의 사랑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기는 한다.


2) 작품


 평생 문학을 공부하고 창작을 한 사람에게 남은 것은 작품이다. 특히 보카치오는 역사에 길ㄹ이 남은 대표적인 작품 <데카메론>이 있기에 오래도록 그의 이름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니 얼마나 행복한가.

 그는 젊은 시절 마리아에 대한 사랑과 관련한 작품들을 주로 남겼다. 대표적인 작품이 시집인 <디아나의 사냥>, 피암메타를 위해 쓴 소설인 <필로콜로>와, <필로스트라토>, <테세이다>, <시>와 같이 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후 아버지의 파산으로 피렌체로 돌아와서는 <아메또>, <사랑스런 환영>, <마돈나 피암메타를 애도함>, <피에졸레의 요정>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 때의 작품에서도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많으며 그가 존경하는 페트라르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참고 자료


•보카치오, 데카메론, 문화광장, 1996.

•위키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머리말


p9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인정입니다. 인정은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위안이 필요했던 사람이나 남에게서 그런 위안을 얻은 사람은 특히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만일 괴로워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그러한 위안이 필요했거나, 그 가치나 즐거움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면,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p9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을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렇듯 괴로움에 휩싸여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즐거운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다시없는 위안의 말을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위안 덕분에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습니다.

⇒ 이러한 경험을 하였음에도 왜 남성들은 충분히 위안을 얻고 극복할 수 있다고 할까.


p10 고뇌는 사라졌다 해도 내 고뇌의 짐을 함께 져준 사람들의 은혜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내가 죽지 않는 한 그와 같은 은혜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 신념으로는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미덕 가운데 가장 칭찬받을 일이고, 반대로 은혜를 잊는 것은 가장 버려야 할 악덕이므로, 은혜를 모르는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기 위해 사랑의 고뇌에서 풀려난 지금 그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내가 갖게 된 어떤 위로를 전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자신에게 위로를 전해준 친구들이 남성들이었을까. 여성들이었을까. 자신이 상념에서 벗어나, 그러니까 사랑의 상실감에서 벗어나 괜찮다는 이야기를 전하는데 ‘여성’의 이야기로 전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p10 그런 위안은 아무리 조그만 것이라도 남자보다 마음이 여린 여자에게 베풀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요? 부인네들은 언제나 수줍어하고 떨면서도, 그 부드러운 가슴속에서 은밀한 사랑의 불길을 태우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얼마나 심한 것인지 그것을 경험했거나 또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분이면 잘 아실 줄 압니다. 게다가 부인네들은 부모며 형제며 남편의 뜻과 기분, 지시 등에 묶여 온종일 좁은 방에 갇혀서,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어느 순간 무언가를 갈망하기도 하고 체념하기도 하면서 공허한 나날을 보내고, 반드시 즐겁다고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상념에 잠깁니다. 그러다가 사랑의 욕망이 일어 우울증의 포로가 되어 버리면, 무언가 새로운 이유로 그것을 없애지 않는 한 가슴속에서 서서히 맺히다가 고뇌의 응어리가 되어버리고 말지요. 게다가 여자는 그러한 고뇌의 무게를 버틸 힘이 훨씬 부족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남자들은 사랑에 빠져 있더라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 보카치오에 의하면 남자들은 위안을 얻을 다른 방법-산책, 이것저것 보고 듣기, 매사냥, 낚시, 말타기, 노름, 장사 등-이 있으나 여성은 그렇지 못하기에 여성들의 위안에 도움을 주기엔 인색한 운명의 불공평함을 바로 잡기 위해 이 이야기를 소개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니까, 데카메론은 여성들을 위로하기 위한 이야기인가? 


첫째 날


p15 무릇 환희의 절정 뒤에는 괴로움이 따르듯, 비참 뒤에는 홀연히 기쁨이 찾아와 즐거운 결말을 맺는 법입니다.

⇒ 인생과 감정의 롤러코스터.


p17 살아남은 자에게는 여러 가지 근심과 망상이 생겨 끝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야박한 마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환자나 환자에게 속한 것들을 피하고 꺼리면 자기만은 산다는 잔인한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절제 있는 생활을 하고 무슨 일에나 지나침을 삼가면 그와 같은 재앙은 만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모여 다른 모든 것에서 격리되어 살았습니다. 환자가 없는 집안에 틀어박혀 살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은 피하고 최상의 음식과 최고급 와인을 매우 절제하여 먹고 마시면서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이와 말을 주고받지도 않았으며, 바깥일이나 죽은 사람이나 환자의 일에 참견하는 일 없이, 악기를 다루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오락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 공포가 일으키는 인간의 근심과 망상. 가장 기본적 본능이 생애 대한 욕구일테니 더할 것.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질서는 사라지기도 하고 배려가 싹트기도 하고 극과 극의 상황이 맞물린다.


p18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처럼 음식을 그리 제한하지도 않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처럼 술을 마구 마시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지도 않고 가운뎃길을 걸어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먹고 싶을 때는 충분히 먹었으며,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고 가까운 데를 산책하고, 손에는 꽃을, 또 향기로운 풀을, 혹은 여러 가지 향료를 들고서 이따금 들어 올려 냄새 맡으며 그 향기로 머리를 식히곤 했습니다. 시체나 죽어가는 사람들의 악취와 약품 냄새가 곳곳에서 풍기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 하느님이 인간의 악함을 응징하러 흑사병을 내렸다는 공포 속. 아무도 서로를,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 그러나, 돈을 받는 이들은 환자를 돌본다. 역시, 애정보다 돈? 보카치오는 여자의 정결함이 덜해진 이유가 병든 여인네들이 남자 하인 앞에서도 옷을 벗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병 때문이 아니라 이미 여자 앞에서 아무렇게나 옷 벗는 습관을 가진 남자들은 뭐 때문이었나. 페스트가 아니라 정신병이었나.


p21 세상이 순조로울 때면 현명한 사람도 어쩌다 일어나는 하찮은 타격을 참지 못하는데, 이렇게 재앙이 커지니 무지한 사람들도 참을성이 있게 되어 무슨 일에나 무관심해져 버리는 사태가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 무관심 혹은 의지의 상실. 무기력의 맹위.


p24 자기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은 누구를 모욕하는 일이 아님을 알고 계시겠지요. 이 세상에 내어난 자가 저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자기의 생명을 살리고 유지하고 지키는 것은 당연한 권리거든요. 그러므로 때로는 자기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남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았던 예가 있을 정도랍니다. 이 같은 법도가 인정되고 잇는 이상, 그 인정 많은 법도 속에서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자기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되도록 올바른 방법을 취하는 것은 인간이 훌륭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겠어요!

⇒ 팜피네아의 말. 그녀는 이미 수도사들도 쾌락에 젖아 방탕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때 죽음을 피하고 다른 사람들의 절제 없는 생활을 피하고 보다 깨끗한 생활을 하기 위해, 그리고 이성 안에서 즐거운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 흑사병이 떠도는 도시를 떠나자고 제안하는 인물이다. 남들은 품행이 좋지 않은 ‘생활’을 하지만 자신들은 정결한 생활을 할 것을 강조한다는 것.


p26 여자들만 모여 봐야 남자 분들의 지도 없이는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아실 줄 알아요. 우리들 여자란 변덕이 많고 다투기 좋아하며, 의심이 많고 겁쟁이고 무서움을 잘 탑니다. 그러니 남자 분이 이끌어 주지 않으면 이런 집단은 뜻밖에 빨리 해산되어 버릴지도 모르고, 필요 이상으로 불명예스러운 결과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 나는 크게 걱정스러워요.

⇒ 무슨 일에나 신중하다는 필로메나의 말. 그래서, 이주간의 생활 동안 남자들이 지도한 게 뭐인데? 이야기의 재미상 남성이 끼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이유가 아주, 아주, 재밌네. 이것이 보카치오의 기본 생각이었던 것이냐. 거기에 막내 엘리자가 거든다. “정말 남자 분들은 우리의 두뇌에요. 남자 분들의 지도가 없으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해봐야 좀처럼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거예요.” 나는, 남자들을 하인, 머슴으로 끼워 넣은 줄 알았다. 이런, 이런 큰 뜻이 있으신 줄이야~.


첫째 이야기-팜필로

p33 체파렐로 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파렐레토 추앙받는다.

⇒ 악한 자도, 용서를 받는다. 악한 자를 용서한다. 단지 그들에게 고해하기 때문에.


p33 이 세상일은 모두 변천하고 사멸되는 것이니 몸도 마음도 괴로워하고 슬퍼하면 끝없는 위험에 몸을 내맡기게 되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p45 여러분, 하느님께 저주받은 사람들이여, 그런데도 여러분은 지푸라기 하나가 다리에 걸려도 하느님과 성모와 모든 성인들을 욕하고 있단 말입니다.


p46 만일 이와 같이 그가 천당으로 맞아졌다고 한다면, 우리들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는 참으로 광대무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야말로 우리의 잘못에는 눈을 돌리시지 않고 언제나 신앙의 순수만을 보고 계시며, 우리가 하느님의 적을 친구로 잘못 생각하고 그가 정말 성인이나 되는 것처럼 하느님 은혜의 중개자로 여겨 의지하더라도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재앙의 한복판에서 이와 같이 즐거운 모임을 열고, 또 그 속에서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할 때 우리는 건강히 있을 수 있고, 또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려울 때 하느님이 반드시 우리 소원을 들어 주신다고 마음 놓고 하느님께 의지할 수 있으므로, 하느님을 숭앙하는 일부터 먼저 이야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매우 자비로우셔서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 일로 우리의 잘못을 나무라시지는 않는다.


둘째 이야기-네이펠레

p47 유대인 아브라함은 자노 드 세비니의 권유로 로마 교황청을 찾아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나쁜 품행을 보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그리스도 교도가 된다.

⇒ 하느님은 사람들이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증언해야 하는 사람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참으시고 나무라지도 않으시며, 오히려 그들을 통해 당신의 틀림없는 진실을 보여 주신다는 이야기. 그래야만 더욱더 진심으로 하느님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셋째 이야기-필로메나

p51 유대인 멜기세덱은 세 개의 반지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큰 위난에서 벗어난다.

⇒ 이슬람 왕 살라디노는 멜기세덱에게 유대교, 회교, 그리스도교 가운데 어느 종교가 훌륭한지 묻는다. 이에 멜기세덱은 그 구별이 어려움을 유산으로 물려준 반지에 빗대어 말한다.


p51 어리석기 때문에 사람은 흔히 불행한 꼴을 당하거나 최악의 비참한 처지에 빠지는 경우가 있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영리한 사람은 그 지혜 덕분에 최대의 위기를 벗어나 크고 확고한 안주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넷째 이야기-디오네오

p54 어느 수도사가 엄벌을 받을 죄를 짓지만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에게 교묘히 따져 벌을 피한다.

⇒ 똥 묻는 개가 겨 묻는 개 나무란다. 피장파장, 오십보 백보.....범죄 은폐를 위한 방법.


다섯째 이야기-피암메타

p57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 후작부인이 왕에게 줄창 암탉 요리를 대접하자 왕이 이에 질린다. 그러자 부인은 “여자라는 것은 옷차림이나 신분에 여러 변화가 있어도 속은 같다”라고 말하는데 이에 왕은 자신의 정욕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는데, 이 말을 못 알아듣는 왕이었으면 어쩔 뻔?


여섯째 이야기-에밀리아

p60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 욕심많은 수도사들을 골려줌. 수프에 바다에 빠지리라~


일곱째 이야기-필로스트라스토

p63 베르가미노가 프리마소와 클뤼니의 수도원장에 관한이야기를 통해 별안간 인색해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풍자한다.

⇒ 다른 사람의 처지를 몰라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


p63 움직이지 않는 표적을 쏘아 맞추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무언가 뜻밖의 표적이 나타났을 때 사수가 곧 이것을 쏘아 맞혔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일은 없을 줄 압니다.


p63 여러 가지 나쁜 일 가운데서도 수도사의 더러운 악덕에 찬 생활은, 누구나 하려고 마음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입 밖에 내거나 풍자하거나 꾸짖을 수 있을 만큼 움직이지 않는 추악한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 수도사들의 탐욕과 방탕이 이미 널리 퍼져 일상화되었군.


여덟째 이야기-라우레타

p67 굴리엘모 보르시에레가 신랄한 말솜씨로 에므미노 데 그리말디씨의 탐욕스러움을 호되게 골려준다.

⇒ 호기로운 기품을 그리게 하시오. 인색한 그리말디가 이후로 융숭한 대접을 하는 자비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p68~69 그런데 오늘날에는 서로서로 욕을 퍼붓고, 불화의 씨를 뿌리고, 남의 욕이나 혹은 불행을 지껄여대고, 더 나쁜 것은 남의 면전에서 그런 것을 예사롭게 폭로하여 사실이건 아니건 서로 잘못한 일을 따지고, 창피한 일을 공개하고, 서로의 슬픔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마음에도 없는 아첨을 늘어놓고, 선량한 사람들을 천한 악행에 끌고 들어가면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그리고 이 같은 자가 오히려 존중 받고, 그 타기(唾棄)할만 한 언동은 오히려 찬양되고, 최대의 보수를 받으면서 예의범절을 모르는 가엾은 인간들의 존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현 사회의 최대의 치욕이나 비난받아 마땅한 결점으로서, 오늘날 가엾은 인간들이 악의 구렁텅이 속에 미덕을 내동댕이쳐 버렸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홉째 이야기-엘리자

p70 겁쟁이 사이프러스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당하고 용감한 왕이 된다. 


p70 사람들에게 실컷 비난을 받고 심한 일을 당해도 효과가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들은 한마디가 그 사람을 움직이게 했다는 예는 지금까지 흔히 있는 얘기예요.

⇒ 흔히 있는 일인데 나한테는?


열째 이야기-팜피네아

p71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이 사모하는 여성한테 수치를 당하게 되자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오히려 존경받게 된다.

⇒ 경묘한 경구는 칭찬할 만한 교양의 꽃이며 즐거운 이야깃거리의 근원


p77 이 기쁨 속에 잠겨 있으면

    이 행복은 꺼지지 않는다.

    그 어떤 설교나 달콤해서

    들뜬 내 마음에 즐거움 차고

    야릇한 설득엔 마음이 안 타올라

    꿈에도 효과는 있을 수 없다.


둘째 날


p79 이 날은 필로메나의 주재 아래 여러 가지 일로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 회복.


첫째 이야기-네이필레

p79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 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기 시작한 것처럼 꾸며 보인다. 이 속임수가 발각되어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붙들려 교수형을 당할 뻔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 친구들의 덕인가.


둘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84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나고 카스텔 굴리에모에 이르러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되찾고 탈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 신앙 덕분인가. 언제라도 하느님은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기도와 믿음.


셋째 이야기-팜피네아

p91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이 영국의 왕녀인 게 밝혀진다. 왕녀는 그녀를 남편으로 맞고 그의 큰아버지들이 입은 손실을 모두 보상해 주고 다시 훌륭한 신분으로 만들어 준다.


p92 우리가 어리석게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런 모든 사건이 실은 운명의 신의 손에 쥐어져 있으며,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 운명의 신이 판단하는 데로 쉴새없이 줄곧 잇따라 연결되고 변하면서, 우리들이 짐작도 할 수 없는 순서를 좇아 변화되어 가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놀랄 것이 없다는 거예요.


넷째 이야기-라우레타

p100 란돌포 루폴로는 영락하여 해적이 되었다가 제노바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며 그들의 배도 난파한다. 그는 보석이 가득 든 조그만 궤짝을 타고 그들에게서 구출된다. 그는 떠돌아 코르푸에 닿아 한 여자의 구조를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다섯째 이야기-피암메타

p105 페루지아의 안드레우치오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새에 세 번이나 큰 변을 당하지만 모두 잘 피해 루비 반지를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섯째 이야기-에밀리아

p118 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나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두 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안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p119 운명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참으로 중대하지만 한편 매우 성가신 일이에요. 하기야 무엇이든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달콤한 행운의 꿈에 젖어 있는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해주기는 하죠.

      말하자면, 행복한 분에게는 경고가 되고 불행한 분에게는 위안이 된다는 점에서 양자가 다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 운명이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따라잡느라 허둥지둥...


p127 설혹 제가 무지한 세상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젊음의 과오를 몰래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항상 청춘이라는 것이 결부되어 있는 것입니다. 만일 이 과오를 제거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제 청춘을 제거하는 일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일곱째 이야기-팜필로

p133 바빌로니아의 술탄은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곳곳에서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처음처럼 다시 가르보의 왕에게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 안타까운 이야기이긴 했다만 답답하기도 했다. 여인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한숨을 쉬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여러 번 결혼한 것을 부럽게 생각하고 한숨 지은 것이 아니냐고. 이런 우라질~!


p133 인간의 모든 욕망에 대해서 일일이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온갖 운명의 변덕과 장난에도 불구하고 이거야말로 절대로 행복한 상태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려 깊게 생활하고 있으면 우리가 필요한 것을 잘 아시고 또 주시는 유일하신 하느님이 그것을 내려주실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자기 몸에 필요한 것을 얻고 또 만족해야 할 줄 압니다.


p134 남자는 여러 가지 일에 욕망을 품고 죄를 짓지만, 여성 여러분들은 한가지 일, 즉 아름답게 되고 싶다는 이유로 큰 죄를 짓는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소원을 들어 보면, 타고난, 아름다움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아름다워지려고 놀랄 만한 기교를 부릴 정돕니다.

⇒ 음...그래 그런 이야기들,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 그런데 이 이야기의 공주가 자신이 그렇게 바래서 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즉 자기가 더 아름다워지고자 그 수난을 당한 것은 아니지 않나?


p146 아름다운 공주는 날마다 오로지 자기의 불행만 슬퍼하고 있었으나, 그러는 동안에 왕자의 위로를 받아 지금까지도 여러 번 그러했듯이, 운명이 자기 앞에 마련해 준 것에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여덟째 이야기-엘리자

p154 앙베르의 가우티에르 백작은 억울하게 죄에 몰려 영국으로 망명해 두 아이를 따로따로 남에게 맡긴다. 그 뒤 아일랜드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두 아이가 행복한 것을 보고 프랑스 왕 군대의 말구종으로 들어간다. 그 뒤 그의 억울한 사정이 밝혀져 본디 지위로 돌아간다.

⇒ 오랜 시간 동안 억울하게 살아가야 했을 터, 그러나 왕비가 마지막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면 계속 그렇게 살아가야 했을 인생..


아홉째 이야기-필로메나

p170 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잃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령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알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 사람을 속이는 자를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가를 잘 참고하라는.


p171 ‘아내가 지금쯤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나야 도저히 알 수 없지.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어. 즉 내 손이 닿는 곳에 마음에 드는 젊은 여자가 온다면 아내에게 품고 있는 애정 따위는 제쳐놓고 그 여자와 즐길 것이라는 것 말이야

⇒ 어이구, 자랑이다.


p172~173 우리는 인간의 본질을 말한 데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당신과 좀더 얘기해 보고 싶어요. 나는 하느님이 만드신 생물 가운데서 남자야말로 가장 고귀한 동물이고, 여자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더욱이 남자는 일반적으로 모든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여자보다 완전하게 되어 있단 말이에요. 이처럼 남자는 완전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있고 또 여자처럼 그렇게 자주 마음이 변하는 일도 없는 법이라오. 하지만 이렇게 마음이 굳은 남자라도 여자 쪽에서 먼저 사랑을 요구해 오거나 여자가 무심결에 욕망의 눈빛을 띄기만 해도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거란 말이지요. 이와 같은 욕망은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아니라 하루에 천 번이나 일어난단 말이오.

⇒ 이런 말이 떠오른다. 지랄도 풍년이다.


P173 슬기로운 여자는 명예를 매우 존중하나, 그런 것을 존중하지 않는 남자보다 의지가 강해서 명예를 지키게 되는 거요. 내 아내 같은 사람은 바로 그런 여성이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183 파가니노는 리차르도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의 행방을 안 리차르도는 파가니노의 친구가 되어 아내를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녀가 바란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남편과 돌아가려 하지 않고, 리차르도가 죽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 천성보다 자기들의 힘이 위라고 생각하고 불가능한 것을 기상 천외한 논증으로 가능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천성을 어기고 남의 성질을 고치려고 애쓰는 모습.


p193 오라, 사랑의 신이여, 그대는

     내 행복과 희망과 기쁨의 모두이니

     잠시 함께 노래하지 않으련가.

     사랑의 괴로움에 한숨짓지 않고

     달콤함 기쁨에 잠기면서

     타는 불길만이 기쁨의 불 붙인다.

     나는 사랑한다, 사랑의 신을.


셋째 날


p195 네이필레의 주재 아래, 무척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누어집니다.

⇒ 전략가들의 이야기.


첫째 이야기-필로스트라스토

p198 람포레키오의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둘째 이야기-팜피네아

p205 한 말구종이 아질룰프 왕의 왕비와 관계를 맺는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p205 세상에는 별로 자기가 알지 않아도 될 일을 듣고서는 그것을 남에게 떠벌리고 싶어하는, 생각이 좀 모자라는 사람이 적잖게 있는 법이에요. 그래서 알려지지 않았던 남의 결점을 들추어서는, 그렇게 하다간 언제까지나 창피만 당하는데도 자기는 그들의 창피를 덜어 주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아요.

⇒ 그러니깐. 비밀이란 감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떠벌이고 싶은 기분을 갖는 거지. 그것을 얻을 때야 금기적이고 유일한 것으로 숭배하더라도 얻고 나면 그것은 공유하고 싶은 것.


셋째 이야기-필로메나

p210 한 젊은이를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럴 듯한 거짓말을 해서 신부를 중매장이 삼아 젊은이를 만나고 쾌락을 맛본다.

⇒ 신부가 중매장이가 된 이유? 돈이 필요하여.


넷째 이야기-팜필로

p221 돈 펠리체가 프라테 푸치오에게 고행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푸치오가 고행을 하고 있을 동안 돈 펠리체는 그의 아내와 즐긴다.

⇒ 자기가 천당에 가려 애쓰다 남을 천당에 보내는 사람.


p223 “가르쳐 드리지요. 먼저 당신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신분이 되고 싶은 사람은 지금부터 말하는 고행을 해야 한다는 말을 박식한 높은 성직자들이 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잘 아시겠지만, 당신이 고행을 한다고 해서 현재 죄인인 당신이 거기서 벗어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될 것입니다. 말하자면, 고행을 하기 전까지 당신이 저지른 죄는 깨끗이 씻어져서 그 덕분에 용서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 죄를 짓는 일이 있더라도 지옥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의 가벼운 죄와 마찬가지로 성수로 깨끗이 지워질 것입니다.


다섯째 이야기-엘리자

p226 치마는 프란체스코 베르제렐지에게 자기 말을 한 필 선사하고 그 대신 그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허가를 얻는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지 않았으므로 부인의 대답을 자기가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답대로 된다.


p226 세상에는 자기가 너무나 지식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남을 속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실은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저는, 필요도 없이 남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섯째 이야기-피암메타

p232 리차르도 미누톨로는 필리펠로 피기놀피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레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p239 사람이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을 더 믿기 쉽다는 것을.


일곱째 이야기-에밀리아

p241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p241 그런데 행복의 절정에는 흔히 운명의 역전이 생기는 법이죠. 왜냐하면 어찌된 셈인지 한때는 자진해서 테달도를 기쁘게 해주던 부인이 전혀 그렇게 하지 않게 되고, 사람을 보내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뿐더러, 만나 주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그는 그만 우울해져서 비탄의 구렁텅이에 빠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본시 그는 자기의 사랑을 남에게 조금도 눈치 채이지 않게 숨기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가 왜 우울해하는지 원인을 알지 못했습니다.


p249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와 친해진다는 것은 자연에서 비롯된 죄입니다. 그러나 남에게서 훔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추방하거나 하는 것은 인간의 악의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 자연과 악의. 사랑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악의가 스며있지 않다는 것인가.


여덟째 이야기-라우레타

p258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아홉째 이야기-네이필레

p269 프랑스 왕의 오래된 부스럼을 고쳐준 질레타 드 나르본나는 베르트랑 드 루시용을 남편으로 맞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기 뜻과 달리 그녀와 결혼을 강요당한데 화가 나 피렌체로 달아나 한 처녀에게 뜻을 둔다. 아내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그도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정실로 대우하게 된다.


p273 오랫동안 영주가 밖에 나가 있었으므로 모든 것이 황폐하고 무질서 해진 것을 알자 총명한 그녀는 부지런히 활발히 움직여 모든 질서를 바로 잡았습니다. 백성들은 매우 기뻐하고 부인에게 깊은 친애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렇게 훌륭한 부인을 싫어하는 영주를 비난하게 되었습니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279 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 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네째 날


p291 이 날은 필로스트라토의 주재 아래 각자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합니다.

⇒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비슷 비슷.


p295 전혀 당신들을 사랑하고 있지도 않고 당신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일도 없는 자, 즉 인간으로서 자연히 생겨나는 애정의 힘이나 즐거운 기쁨을 느낀 일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자가 이같이 나를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툭하면 내 나이에 대해서 말하는 자가 잇는데 그 사람들은 ‘부추는 뿌리는 희지만 끝은 싱싱한 초록색’이라는 속담을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p295 뮤즈들은 여성입니다. 그래서 비록 여성들이 뮤즈 여신만큼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보기에는 뮤즈 여신과 닮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점에서 나를 기쁘게 하지 않을 때에는 그 점에서 나를 기쁘게 할 것입니다.


첫째 이야기-피암메타

p297~298 살레르노의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둘째 이야기-팜피네아

p308 수도사 알브레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인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잡히어 감옥에 갇힌다.


p309 악인이면서 선인으로 여겨지면 나쁜 일로 되지 않는다는 속담이 세상에 있습니다.


p309 그들은 종교가의 위선이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헐렁한 긴 옷을 입고 엄숙하고 창백한 얼굴을 한 채로 남에게 무엇을 부탁할 때에는 그야말로 겸손한 듯이 간사한 목소리를 내며 남의 속에 있는 죄를(자기들에게도 있으면서) 드러낼 때나 남에게 헌금을 하면 영원한 구원을 얻는다고 설교할 때는 카랑카랑한 드높은 소리를 내곤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수도사들은 우리들같이 천국을 찾고 있는 인간들과는 달리 천국의 소유자이기나 한 것처럼 죽어가는 사람에게 그들이 기부해 가는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천국에서의 장소까지도 정해주고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함으로써 우선 맨 먼저 자기들을, 그리고 다음에 자기들의 말을 믿고 있는 사람들을 기만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 종교가의 위선. 지금 당장은 구원파가 떠오르긴 하네.


셋째 이야기-라우레타

p318~319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러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째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을 당한 끝에 죄를 뒤집어쓰고 갇히자 사형을 두려워하여 간수를 매수하고 빈손으로 로데스 섬으로 달아난다. 그리고 그 땅에서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

⇒ 참 허망한 사랑들.


p319 나쁜 짓을 하면 그 일을 저지른 본인에게 그 보복이 돌아오는 것입니다만, 종종 남에게도 그 불티가 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밖에 여러 가지 나쁜 일 가운데에는 조금도 억제하지 않고 자유로이 제멋대로 놔두면 우리들을 위험한 처지에 빠뜨리는 나쁜 일이 있는데, 노여움이라는 것도 그것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노여움은 갑자기 맛본 불쾌감에서 솟아오른 돌발적이고 무문별한 충동과 다름없습니다. 그 충동은 온갖 이성을 초월하고 마음의 눈을 흐리게 하여 사람의 마음을 광포한 격정 속에 몰아넣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종종 남자들에게 일어나는 모양인데 사람에 따라 다소의 차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여자분들에게도 그러한 폐해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여자분들에게는 그 충동의 불이 가볍게 일기는 하지만 곧 심하게 불타 억제할 수 없을 만큼 미움을 치솟게 하기 때문입니다.

⇒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 불행이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그 옆에 있어 불티를 맞게 될 때의 그 억울함을 어찌하리오.


p323 세상일이란 지나치게 많으면 싫증이 나는 법이고 바라는 것이 가로막히면 더욱더 그 소망은 간절하게 마련이라, 니네타의 싫은 소리나 짜는 소리는 도리어 레스타뇨네의 새로운 사랑에 대한 정념을 더욱더 부채질 하는 결과가 되어갔습니다.


넷째 이야기-엘리자

p325 제르비노는 할아버지 굴리엘모 왕이 내린 서약을 어기고 튀니스 왕의 공주를 뺏으려고 왕의 배를 습격한다. 공주는 배에 타고 있던 이들에게 살해되고 베르비노는 그들을 죽이지만 뒤에 그도 역시 참수형을 받는다.


p329 참으로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사랑을 해본 일이 없거나 또는 현재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은 자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 자신의 일에서 미루어 보아 어떠한 인간도 사랑없이 무훈을 세울 수도 선행을 베풀 수도 없다.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라는 노희경 작가의 글이 번뜻 스치는.


p330 송아지 떼 속에 뛰어들어간 사자가 굶주림에서라기보다도 노여움에서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닥치는 대로 죽여 버리듯, 손에 든 검으로 좌우로 덤벼드는 사라센 인을 무찌르고 무참한 시체 더미를 쌓았습니다.


다섯째 이야기-필로메나

p331 리자베타의 오빠들이 그녀의 연인을 죽인다. 그 망령이 그녀의 꿈 속에 나타나 자기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녀는 가만히 연인의 머리를 파내어 동백꽃 항아리에 넣어두고 날마다 오랜 시간 눈물을 떨어뜨리는데 그것을 안 오빠들은 그 항아리를 빼앗는다. 그러자 그녀는 슬픈 나머지 죽고 만다.


여섯째 이야기-팜필로

p335 안드레우울라는 가브리오토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꾼 꿈을 그에게 이야기하고 그도 그녀에게 자기 꿈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 팔에 안긴 채 죽는다. 그녀는 하나와 함께 시체를 그의 집으로 날라 가가다 시 경비원에게 잡혀 장관 앞에 끌려 가 모든 이야기를 한다. 장관은 억지로 그녀를 욕보이려고 하나 그녀는 완강히 물리친다. 이 때 그녀 아버지가 달려오고 그녀는 무죄임이 밝혀져 석방된다. 그녀는 더럽혀진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여겨 수녀가 된다.


p335~336 꿈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보는 것은 살아 있는 자에게 있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리고 비록 자고 있어도 수면 중에 본 것이 모두 사실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잠이 깨고 보면 어떤 꿈은 정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지는 것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꿈이 현실로 일어나는 일이 흔히 있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은 눈을 뜨고 본 것과 마찬가지로 수면 중의 꿈을 믿어 버려, 그것이 좋은 꿈인가 나쁜 꿈인가에 따라 걱정하든가 기뻐하든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로 꿈이 미리 위험에 빠질 것을 예언하고 있는데도 조금도 꺼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서 아무 쪽에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꿈이 반드시 사실을 보여준다고는 말할 수 없으며 반드시 거짓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어떤 날은 꿈을 개꿈이라 생각하고 어떤 날은 그 꿈에 좌지우지되고.


p336 올바른 생활이나 행동을 하고 있으면 정반대인 나쁜 꿈을 꾸어도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그 때문에 좋을 계획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좋지 않을 일을 하려는 경우에는 비록 꿈이 바람직하고 기뻐해야 할 암시같이 여겨져도 조금도 믿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좋은 일을 하려고 할 대에는 전폭적인 신뢰를 두어도 좋을 것입니다.


일곱째 이야기-에밀리아

p342 시모나는 파스퀴노를 사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만나고 있을 때 파스퀴노가 아무 생각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러 그 바람에 죽는다. 시모나는 살인죄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파스퀴노가 왜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앞으로 이를 문지르고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여덟째 이야기-네이필레

p346 지롤라모는 살베스트라를 사랑한다. 어머니 청으로 부득이 파리로 갔다 돌아오니 그녀는 결혼해 있었다. 그는 그녀 집으로 숨어들어가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가 성당으로 옮겨지자 살베스트라가 찾아와 그의 곁에서 죽는다.


p346~347 자연의 이치 속에 있지만 단 하나, 남의 충고나 공작에 좌우되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아무리 열심히 돌아다니며 없애려고 해도 사랑 그 자체가 사라져 버리지 않는 한 제거할 수 없는 성질의 것입니다.


아홉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352 기욤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기욤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그리하여 인인과 함께 같은 무덤에 묻힌다.

⇒ 제목이 명확히 생각나지 않는 영화. 에스토마고였던가. 자기가 사랑한 여자의 엉덩이를 요리했던가, 조경란과 주애란의 표절로 한참 시끄러웠던 ‘혀’라는 책도 혀를 잘라 요리하는 이야기가 나오지. 그들의 이유도 질투와 사랑의 식어버림 때문이었다. 으 갑자기 식욕이 떨어진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355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금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날라 간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p364 나는 이 관을 당신 머리 위에 얹습니다. 오늘 같은 슬픈 날과 달리 내일이라는 날에는 반드시 색다른 즐거운 이야기로 우리를 위로해 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다섯째 날


p369 피암메타의 주재 아래 몇 가지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 이 이야기도 다 비슷. 연인들에게 일어난 불행하고 잔혹한 사건이란 그들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부모님이나 사회. 이유는 신분의 차이가 기본.


첫째 이야기-팜필로

p370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 사랑을 하면 어리석어진다는데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다니, 하지만, 결국 신랑을 죽이잖아.


p373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을 때부터 4년쯤 지날까 말까 했을 때 그는 사이프러스 섬에 사는 어떤 젊은이보다도 한결 뛰어난 청년이 되어 우아한 마음가짐과 여러 가지 재주를 겸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 놀라운 변화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그의 마음 한구석 훌륭한 영혼 속에 갇혀 있었던 천부적 재능이 시새움 많은 운명의 신에 의해 단단한 굴레로 동여매져 있었던 것을 운명의 신보다도 강한 사랑의 신이 그것을 끊어버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잠들어 있던 재능을 끌어내는 위치에 있는 사랑의 신은 최대한도의 지배력을 발휘하여 잔혹한 암흑으로부터 밝은 빛 속으로 그를 인도했다고 생각해야 옳을 것입니다.


둘째 이야기-에밀리아

p381 고스탄차는 마르투치오 고미토를 사랑하는데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혼자 작은 배를 타고 바람에 떠내려가 스사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는 마르투치오가 튀니스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는 국왕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도움말을 올려 높은 신분이 되어 있었다. 그는 리파리에 돌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p381 자기가 한 일에 따라 그 보담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원래 사랑한다는 것은 기나긴 시간 동안 슬퍼하기보다는 기뻐하는 데 가치가 있는 것인 만큼.


p382 그가 자기 행운의 한도를 깨닫는 분별만 있었더라도 운명은 그러한 행위에 호의적이었을 텐데.


셋째 이야기-엘리자

p387 피에트로 보카마차는 아뇨렐라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도적의 습격을 받고 아뇨렐라는 숲으로 달아나 어느 성에 안내되어 간다. 피에트로는 도적에게 붙잡혔으나 그 손을 벗어나 몇 몇 사건을 거쳐 아뇨렐라가 있는 성에 이른다. 거기에서 그녀와 결혼해 함께 로마로 돌아간다.


넷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394~395 리차르도 마나르다는 리치오 다 발보나 씨에게 그와 딸과 같이 있는 장면을 들킨다. 그는 곧 그녀와 결혼하고 장인과도 사이가 좋아진다.


다섯째 이야기-네이필레

p400~401 귀도토 다 크레모나는 자코민 다 파비아에게 딸을 하나 남기고 죽는다. 잔놀레 디 세벨리노와 밍기노 디 망골레라는 두사나이가 이 처녀에 연정을 태운다. 마침내 두 사람은 칼을 배고 싸우게 되지만, 그 처녀가 잔놀레의 누이 동생임이 밝혀져 밍기노의 아내로 정해진다.


여섯째 이야기-팜피네아

p406 잔 디 프로치다는 페데리고 왕에게 바쳐진 여인과 밀회하다가 들켜 두 다 기둥에 묶여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루지에리 델로리아의 눈에 띄어 구출되고, 둘은 결혼하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p407 사랑의 힘이라는 것은 정말로 위대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에서도 또 지금까지의 여러 차례의 이야기에도 있었던 것처럼, 여인들은 사랑 때문에 얼마나 뜻하지 않은 이상하고 괴로운 처치에 빠지는가 잘 이해 할 수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일곱째 이야기-라우레타

p412 테오도로는 주인의 딸 비올란테와 사랑에 빠져 임신시킨 일로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 다니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자식임을 밝혀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여덟째 이야기-필로메나

p420 나스타지오 델리 오네스티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서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쫒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그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p425 말하자면 그 무서운 일이 원인이 되어 이러한 행복한 결과가 생긴 셈인데, 이런 일이 있을 뒤 라벤나의 여자들은 모두 공포증에 빠져 이전과는 달리 남성의 소망에 쉽게 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홉째 이야기-피암메타

p425~426 페데리고 델리 알베리기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아 부자로 만들어준다.


p426 여자들은 아름다운 용모가 남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용모가 아름답다고 해서 반드시 행운이 따른다는 법은 없으며, 사랑을 할 때에는 그것을 운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일인만큼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대로 처리하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운명이라는 것은 신중성을 결여하고 있을뿐더러,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종종 엉터리 보상 방법을 취하기도 합니다.


p430 당신에게는 자제분이 안 계시지만 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어 어머니로서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 같은 힘에 이끌리어 자신의 감정이나 일체의 체면이나 예의를 어겨서까지 당신에게 한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 어머니. 모성이 해야하는 모든 일


p432 “오빠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돈 있고 인격이 보잘것없는 사람보다 돈은 없더라도 인품이 훌륭한 사람을 택하고 싶어요.”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432 피에트로 다 빈치올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 피에트로가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장 밑에 감춘다. 피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젊은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욕한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있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있어 결국 아내와 화해한다.


p433 우리 인간들은 선행보다는 나쁜 행위를 더 즐거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그것이 자기들과 관계가 없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것은 우연히 생긴 악덕인지 또는 인간의 악습 때문에 생긴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천성적인 인간의 죄에서 오는 것이지, 저로서는 단언할 수가 없습니다.


p434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는 것을 아는 것만큼 슬픈 일은 또 없습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은 뒤에 하는 일이 화로 곁에서 재를 바라보는 일 이외에 또 무엇이 있겠어요. 그런 건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며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 시간을 헛되이 보낸 날 서글픔에도, 그것이 반복된다, 후회하고 저지르고 후회하고 저지르고, 그런 나날을 지금까지.


p435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 다른 사람은 고사하고 남편조차도 우릴 돌아보지 않는단 말예요. 그 뿐만 아니라 부엌으로 몰아넣어 고양이를 상대로 지껄이든가 냄비나 접시를 세든가 하는 그런 일밖에 시키지 않는단 말예요. 뿐만 아니예요. 더 나쁜 일로는 이런 노래까지 부르고 있지 않아요. 젊은 여자에겐 맛있는 음식을 할망구에겐 입마개를 하고 말예요.


p441 ‘오늘 말에 가는 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당나귀가 부딪치면 벽도 마주 튀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시기가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것입니다.


여섯째 날


p445 엘리자의 주재 아래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경모한 경구로 반박하고, 임기응변의 대답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해며 위험이며 창피를 벗어난 이야기를 나눕니다.


첫째 이야기-필로메나

p447 어느 기사가 오레타 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말을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솜씨가 서툴러 부인은 말에서 내려 달라고 말한다.


p447 여러분, 맑은 밤하늘에는 별이 하늘의 장식이 되듯, 봄에는 꽃과 나무가 들판을 꾸미며, 언덕은 잎이 무성한 나무들에 덮여 빛을 보탭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예의 범절이나 교묘한 화술은 상쾌한 경구가 되지요. 그것은 원래 짧은 것이라서 남자분들보다 여성들에게 더 중요하답니다. 왜냐하면 지루하게 지껄이는 것은 남자분들보다 여자분들이 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요.

      어떤 까닭인지 모르지만, 다시 말해서 하늘이 우리들에게 품은 단순한 적의(敵意)인지 아니면 우리들의 재능에 대한 악의인지 모르겠지만, 거침없이 반박을 하거나 들은 말을 곧장 이해하는 여성이 세상엔 없지요. 있다고 해도 극히 드물죠. 이것은 우리 모든 여성의 수치라고 생각해요.


둘째 이야기-팜피네아

p449 빵장수 치스티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제리 스피나를 깨우쳐 주어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요구를 알리고, 그로 하여금 자기를 신사로서 도한 친구로서 대하게 한다.


p449 다음과 같은 경우, 어느 쪽이 잘못인지 저는 잘 판단할 수 없어요. 말하자면 자연이 고귀한 마음에 천한 육체를 준 경우와, 우리와 같이 이곳 시민인 치스티나 그 밖에 많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운명이 고귀한 마음의 소유자에게 천한 직업을 준 경우 중 어느 쪽이 잘못되어 있나 하는 거예요.

⇒ 나도 잘..좀 더 지나봐야~


p449~450 매우 사려 깊은 운명이자 자연도 역시 인간이 흔히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을 처리한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서 인간은 뜻밖에 일어날 일을 걱정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남에게 의심받지 않게 집안의 가장 평범한 장소에다 두고 바쁠 때는 언제든지 즉시 꺼낼 수 있도록 하잖아요. 그 평범한 장소에다 두고 바쁠 때는 언제든지 즉시 꺼낼 수 있도록 하잖아요. 그 평범한 장소가 훌륭한 방보다 훨씬 안전하게 보관해 주기 때문에,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답니다. 이와 같이 인생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 자연과 운명은 사람들이 소중히 하고 있는 것을 가장 천하다는 직업 뒤에 감추어 놓는 거예요. 그러고는 필요에 따라 그것을 꺼내서 한층 더 빛나게 해 보이는 거죠.


셋째 이야기-라우레타

p453 논나 데 풀치 부인은 피렌체의 사교가 노골적인 농담을 하자 재치있는 대답으로 그를 골탕 먹인다.


p453 경구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양이 사람을 무는 것 같은 것이라야지, 개처럼 물어뜯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사는 거예요. 경구가 개처럼 문다면 그것은 이미 경구가 아니라 욕설이 되어 버리거든요.

      경구가 논박으로 이용될 경우, 다시 말해서 대답하는 사람이 먼저 개처럼 물렸다면 그도 개처럼 물었다고 해서 별로 비난할 순 없겠지요. 만일 그렇지 않았는데도 상대편을 물어뜯었다면 비난을 받아도 하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경구를 사용하실 때는, 어떻게, 언제, 누구에게, 그리고 어디서 경구를 토해야 할 것인가 잘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개처럼 물어뜯어서는 안되지. 순간 딱 치는 것이나, 은근히 스며들어야.


넷째 이야기-네이필레

p455 쿠르라도 잔필리아치의 요리사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대답을 하여 주인 쿠르라도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바꾼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p455 순간적인 기지는 경우에 따라서는 간혹 화술가에게 그 당장에 유리하고 훌륭한 명언을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만, 운명은 때로 겁쟁이에게 구원의 손을 뻗쳐 여느 때 같으면 생각해 내지도 못할 근사한 말을 그들의 말 위에 얹어 주기도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이야기-팜필로

p458 포레제 다 라바타 씨와 지오토 화백은 무젤로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상대방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경구로 놀려댄다.


p458 운명이라는 것은 천한 직업 그늘에게도 훌륭한 덕의 보배를 감추어 놓았듯이, 자연은 인간의 흉물스런 모습 밑에도 훌륭한 재능을 깃들게 합니다.


여섯째 이야기-피암메터

p460 미켈레 스칼차는 젊은이들에게 바론치 집안이 세게 으뜸가는 귀족이라고 저녁 내기를 하여 이를 증면하고 이긴다.

⇒ 하느님도 처음 세상을 창조했을 땐 서툴렀나봐..


일곱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462~463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 필라파 부인, 당신을 국회로!


p463 오래 전 프라토의 거리에는 사실 가혹하다기보다 비난의 대상이 될 만한 법이 있었습니다. 이 법은 정부와 간통하는 현장을 남편에게 들킨 여자도 돈을 받고 남자에게 몸을 파는 장면을 발각당한 여자와 마찬가지로 불에 태워 죽인다는 것이었습니다.


p464~465 법이라는 것은 평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것에 관련을 갖는 모든 사람의 동의 아래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이 법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여자는 남자보다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만을 심히 구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뿐 아니라 그 법이 만들어졌을 때는 여자 중에는 아무도 동의한 자가 없으며 의견을 피력한 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악법이라 불러 마땅한 것인 줄 압니다. 그런데도 당신께서 여자라는 내 육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에 등을 돌리면서까지 이 법의 집행자가 되고자 하신다면 서슴지 마시고 그리 하십시오. 한데 그 어떤 판결을 내리시기 전에 나에게 약간의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직접 남편이 나를 원했을 때 내가 언제 어느 때 한 번이라도 그에게 몸을 맡기는 일을 마다한 일이 있었는지 그에게 물어보아 주시라는 것입니다.

⇒ 법이라는 것은 평등해야 하지 않습니까!!!!!


여덟째 이야기-에밀리아

p465 프레스코는 조카딸에게 만일 그녀의 말처럼 불쾌한 사람을 보기가 싫으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쳐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p467 “치에스카야, 네가 말하듯이 그처럼 불유쾌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 그리고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있고 싶거든, 앞으로는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쳐 보지 말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아홉째 이야기-엘리자

p467 구이도 카발칸티는 별안간 자신을 에워싼 피렌체의 기사들에게 점잖게 핀잔을 준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470 수도사 치롤라는 농부들에게 천사 가브리엘의 날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일곱째 날


p486 디오네오의 주재 아래 옛날부터 ‘여자들이 사랑을 위하여 또는 자기 한 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남몰래, 또는 들키고서라도, 어떻게든지 남편에게 해온 여러 가지 계책을 이야기합니다.


첫째 이야기-에밀리아

p487 잔니 로테링기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서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둘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492 페로넬라는 남편이 돌아왔으므로 정부를 빈 통에 숨긴다. 남편이 그 통을 팔기로 했으므로 그녀는 자기가 이미 통을 팔았으며 지금 통에 흠이 있는 지 없는 지 산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중이라고 꾸며 댄다. 통에서 나온 사나이는 남편에게 통 속을 깨끗이 긁어내게 하고 자기 집에 운반시킨다.


셋째 이야기-엘리자

p497 수도사 리날도가 이름을 지어 준 아이의 어머니와 밀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돌아와 그가 아내와 침실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아내는 수도사가 기도문을 외어 아이의 병을 쫒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을 속인다.


p498 처음 수도사가 되었을 때는 아네자 부인에 대한 연정이나 그 밖의 세속적인 겉치레는 얼마간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도복을 입은 채 옛날 기분으로 되돌아가 옷감도 고급 천으로 하고 겉모습을 가꾸기 시작했는데 가진 물건 모두가 값지고 호화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칸초네, 소네트, 발라드를 짓기도 하고, 또 자신이 즐겨 부르기도 하는 등 어쨌든 이와 비슷한 여러 가지 행동을 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리날도만 한 것이겠습니까? 수도사라는 자들이 모두 그 모양인데 아아 이처럼 어지러운 세상을 나는 꾸짖고 싶은 것입니다.


p499 그런 까닭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바보입니다. 나는 그것이 죄가 아니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께서는 뉘우치는 자는 용서하십니다. 한데 당신 아들에게 세례를 준 나와 친아버지인 당신 남편과 어느 쪽이 아드님과 어느 쪽이 아드님과 더 가까운 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


넷째 이야기-라우레타

p503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다섯째 이야기-피암메타

p508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어들여 즐긴다.


p509 병적인 질투에 눈이 어두워진 남편이 감시를 엄하게 하고 그 행동을 구속하고 있어서 그녀는 마치 사형선고를 받은 중죄인이나 다를 바 없었는데, 죄인도 형리에게 이처럼 엄한 감시는 받지 않으리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부인은 남의 결혼식에도 축제에도 혹은 성당에조차도 가지 못했으며 또 어떤 핑계로도 단 한발자국도 집 밖으로 내놓을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여섯째 이야기-팜피네아

p516 람베르투치오 아무개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사벨라 부인이 레오네토와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온다. 거기에 또 그녀 남편이 돌아온다. 남편은 람베르투치오에게 단검을 쥐어주어 밖으로 쫓아낸다. 다음에 남편은 레오네토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p517 세상에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으로 사랑은 사람에게서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힘을 빼앗고, 사랑에 빠진 자의 눈을 멀게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일곱째 이야기-필로메나

p520 로도비코는 베아트리체 부인에게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을 호소한다. 그녀는 남편 에가노를 자기로꾸며 정원에 내보내고 로도비코와 즐긴다. 그런 다음 로도비코는 일어나 정원으로 가서 거기 있는 에가노를 몽둥이로 두들겨 준다.


여덟째 이야기-네이필레

p527 질투가 심한 사나이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 그를 뒤쫓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침대에 뉘어 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아내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지만, 형제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마구 욕한다.


아홉째 이야기-팜필로

p535 니코스트라투스의 아내 리디아는 피루스를 사랑한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피루스는 그녀에게 세 가지 일을 요구하고 그녀는 모두 해낸다. 더욱이 남편 니코스트라투스 앞에서 연인과 사랑의 유희를 하고 그가 본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p535 나는 열렬한 사랑을 하는 자는 무슨 일에 있어서나 대담하게 밀고 나가면 비록 그것이 곤란하고 위험스러운 일일지라도 성공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고 생각 합니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547 사이좋은 두 시에나 인 가운데 한 명이 어떤 아이의 대부를 서게 되고, 그 둘은 같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대부인 사나이가 죽게 되자 그는 약속에 따라 다른 한 사나이에게 나타나 저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 지옥에서 벌을 받지 않을 일들이 따로 있다니.


여덟째 날


p55 라우레타의 주재 아래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속이고 또는 남자끼리 속이는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첫째 이야기-네이필레

p555 굴파르도는 친구 과스파르루올로에게서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남편 과스파르루올로를 향해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p556 여자는 누구 할 것 없이 정숙하지 않으면 안되고 자기의 정조를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지키며 어떤 이유로도 그것을 더럽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여자는 원래 약해서 이것이 완전히 지켜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금전을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 여자만은 화형에 처해야 한다는 나는 단언합니다.

      그와는 달리 사랑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경우에는 사랑의 힘은 너무나 강렬하다고 누구나 알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엄하지 않은 재판관이라면 관대하게 다루리라 생각합니다.


둘째 이야기-팜필로

p558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셋째 이야기-엘리자

p564 칼란드리노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녹색돌 엘리트로피아를 찾으러 무뇨네 강둑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을 잔뜩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마구 야단친다. 그는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린다. 그리고 두 친구에게 자기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말해 준다.


넷째 이야기-에밀리아

p573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p573 사제도 그렇고 수도사도 그렇게 무릇 성직자가 얼마나 우리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는지.

⇒ 우리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바른 길이 아니라 그들이 행하는 그 실천적인 길로.


다섯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579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 때 세 젊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여섯째 이야기-필로메나

p582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친다. 두 사람이 생각 뿌리로 만든 환약과 베르나치아 포도주로 누가 도둑인지 점을 치게 하고 쓴 알로에를 설탕에 버무린 개먹이 경단을 갈란드리노에게 한 개, 또 한 개 모두 두 개를 먹인다. 그가 너무 써서 토해내는 바람에 자기가 자기 돼지를 훔친 것같이 만들어 버린다. 두 사람은 아내에게 고자질하겠다고 을러대어 수탉 두 마리를 받아낸다.


일곱째 이야기-팜피네아

p589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있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 학자는...정말 학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은 부분. 지루함도 느끼고 놀라움도 느끼고.


p602 당신은 어엿한 남자로서 충분히 앙갚음을 하셨고 미욱한 내 마음을 일깨워 주셨으니 이 이상 연약한 여자에게 당신의 힘을 휘두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독수리가 비둘기를 이겼다고 해서 조금도 명예롭지는 않을 거예요.

⇒ 졌다고 명예롭지도 않잖아.


p602 쾌감이란 바라고 바라던 복수의 기쁨이고 연민의 마음이란 불쌍한 자에게 동정은 베풀지 않을 수 없는 그의 마음이 움직여 느낀 슬픔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정은 복수의 감정을 이겨 내지 못한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p03~604 그런데도 당신의 교활함은 나를 꾀어 호의를 얻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입으로는 나를 훌륭한 신사라고 말하면서 뒷구멍으로는 내가 너그러운 마음이 되어, 당신 스스로의 죄로 인해 받는 벌에서 구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달콤한 말씀은 지난날 당신의 악독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약속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나의 지성의 눈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나는 나를 알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공부하며 나는 자기 자신을 키웠습니다만 그와 마찬가지로 당신은 믿음을 져버린 하룻밤으로써 당신이라는 인간을 분명히 드러내 보였습니다. 하지만 비록 내가 너그러운 인간이라 하더라도, 당신은 그 너그러움을 누릴 일간이 못됩니다. 당신과 같은 야수에게는 죽음의 징벌이 필요하고 그것과 같은 죽음의 복수가 이뤄져야 합니다. 당신이 말한 것 같은 일은 인간 세상에서는 통용되지 않습니다. 나는 독수리가 아니며 당신도 비둘기는 아닙니다. 당신은 비둘기는 커녕 인류의 오랜 예부터의 적인 독서로 보일 정도며 따라서 온갖 증오와 힘을 기울여 벌을 줄 작정입니다.


p604 내가 지금 하는 일은, 복수란 모욕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복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벌이라고 해야겠죠. 이것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뜻에 나는 벌을 실행으로 옮길 작정입니다. 만약에 당신에 의해 내 마음이 얼마나 심한 고통을 받았던가를 생각하고 앙갚음하려고 마음먹는다면 당신의 목숨을 빼앗는다 해도 도저히 만족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p606 펜의 힘은 그것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분명하게 맹세합니다만, 지금하고 있는 이 복수가 맨 처음부터 맨 마지막까지 나를 즐겁게 해주듯이, 당신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가 아니라 눈을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자신이 수치스러워 견디지 못할 만큼, 온갖 흉을 모조리 썼을 것입니다. 그러니 작은 개울물이 바닷물 때문에 불어났다고 해서 바다를 탓하는 따위의 일일랑 그만두어 주십시오. 당신의 사랑이라든가 당신이 내 것이 된다든가 그런 따위 일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의 나는 개의치 않는 일입니다. 되도록이면 당신은 이제까지와 같이 그의 것으로 그냥 있어요. 나는 지난날에는 그를 미워했습니다만 그가 당신을 배신했기 때문에 지금은 그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p606~607 지성이 없는 동물과도 같은 당신들은 얼마나 많은 악이 조그만 아름다움의 그늘에도 깃들어 있는지를 모릅니다. 젊은 사람들은 한 여자로 만족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몇이라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들의 사랑은 변덕스러우니까요.


여덟째 이야기-피암메타

p614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을 안 남편은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아홉째 이야기-라우레타

p618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 회원의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바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넣고 달아난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635~636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모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아홉째 날


p651 에밀리아가 여왕이 되어 저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p651 어두운 장막을 걷는 아침 햇살은 별이 깜빡이는 희뿌연 하늘을 말끔히 밝고 푸른 하늘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풀밭에서는 조그만 화초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이야기-필로메나

p652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투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사람은 사제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꺼내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둘째 이야기-엘리자

p658 어느 수도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 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 놓고 애인과 즐긴다.


셋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661 의사 시모네 선생는 부루노와 부팔마코와 넬로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가 임신했다고 곧이듣게 한다. 칼란드리노는 피임약을 만들어 달라면서 이들에게 수탉과 돈을 준다. 결국 유산을 해서 분만을 모면한다.


넷째 이야기-네이필레

p666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아들 체코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여 자기가 가진 것 모두와 안줄리에리 집안 아들인 체코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자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체코는 셔츠 하나만 입고 안줄리에리 집안의 체코를 따라 자기 옷을 훔친 도둑이라 뒤집어 씌워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게 한다. 그리고 그의 옷뿐 아니라 말까지 뺏어 타고, 그를 셔츠 바람에 맨발 꼴로 만들어놓고 떠난다.


다섯째 이야기-피암메타

p670 칼란드리노가 젊은 여인에게 반하자 브루노는 그에게 부적을 만들어 준다. 그가 그 부적을 여인의 몸에 대자 여인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그만 아내에게 들켜 단단히 혼이 난다.


여섯째 이야기-팜필로

p679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께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있게 딸의 침대로 옮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내어 사태를 탈 없이 수습한다.


일곱째 이야기-팜피네아

p684 탈라노 디 몰레제는 이리가 아내의 얼굴과 목을 물어뜯는 꿈을 꾼다.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아 참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다.


여덟째 이야기-라우레타

p686 비온델로가 음식을 가지고 치아코를 속이자, 치아코는 그를 늘씬하게 매 맞도록 해서 보복한다.


아홉째 이야기-에밀리아

p690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 지 묻기 위해서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p690~691 사물(事物)의 질서라는 것을 잘 생각해 보면, 모든 여성은 그 천성과 습성, 그리고 법률에 의해 남성에게 복종을 해야만 하고, 또한 남성의 뜻에 따르고 지배 받아야만 한다는 것을 쉽게 아시리라 믿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남성에게 속하는 모든 여성이 그들로부터 평화와 위안과 안식을 얻고자 한면 정숙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겸허하고 참을성 있고 순종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이 곧 총명한 여성들의 가장 가치있고 특별한 재산인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 모든 사물에 공통된 행복을 알리려고 하는 법률은 우리들을 모든 면에서 지배할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감히 말할진대 습관과 습성은 실로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고 소중한 것이며, 그리고 천성이라는 것은 분명히 다음과 같은 일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몸을 부드럽게 또한 우아하게 만들고, 마음을 겁이 많고 공포심 많은 것으로 만들고 감정을 어질고 여리게 만드는 한편, 몸을 연약하게 하고, 목소리를 곱게 하며 거동을 얌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것의 지배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 남성에게 속한다라는 말이 맞는가. 무엇이 무엇에 속한다니, 더구나 인간관계에서 그런 것이 당연한 듯 된다는 것이야말로 문제다.


P691 도움과 지배를 필요로 하는 자는 자기의 지배자를 존경하고 그에게 복종하고 속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남성 이외에 우리들을 지배하고 도와줄 그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는 남성을 크게 존경하고 남성에게 복종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거기서 벗어나는 자는 심한 비난을 받을 뿐 아니라 따끔한 응징을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 합니다.


P691~692 여성이란 모두 연약하여서 쉽게 굽히는 성질을 가졌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마음을 풀어놓아 생기는 여성의 부정은, 그것을 고치기 위해 벌을 줄 몽둥이가 필요합니다. 또한 마음이 곧은 여성에 대해서도 그 덕을 기리기 위해 그녀를 올바르게 유지시키고 겁을 줄 몽둥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여성이란 모두 연약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남성이란 모두 강하지 않다. 제발!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695~696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지에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요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 꼬리는 안돼. 후훗.


p696 여러 마리의 흰 비둘기 속에 한 마리의 검은 까마귀가 섞여 있으면 백조보다도 그 아름다움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법입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현명한 사람들 속에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사람이 섞이면 현명한 사람의 훌륭함에 광채를 더해 줄뿐만 아니라 그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입니다.


열째 날


p703 팜필로가 왕이 되어 그의 주재 아래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또는 너그러운 행위를 한 이야기가 벌어집니다.

⇒ 첫째 날은 자유로운 주제이긴 하지만 첫 번째 이야기의 시작은 악인이 선인으로 되는 이야기다. 악한 행동을 했더라도 고해받아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야기였고 마지막도 관용에 관한 이야기.....


첫째 이야기-네이필레

p703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이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p704 태양이 창공의 미이며 장식인 것처럼, 인간의 관용이란 각자의 덕에 의한 광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로서는 꽤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짧은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계시면 반드시 인생에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둘째 이야기-엘리자

p707 기노 디 타코는 클리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셋째 이야기-필로스트라토

p712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타인 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신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넷째 이야기-라우레타

p718 젠틸레 카리샌디 씨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자를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 씨는 그녀의 남편 니콜루치오 카차니미코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p719 사랑이란 사랑하는 것을 차지하기 위해 보배롭고 귀중한 것들을 보내기도 하고 미워하는 마음도 잊고, 자기의 목숨과 명예, 그리고 가장 소중한 명성까지도 숱한 위험 속에 내맡기는 것이 사실일진대.


다섯째 이야기-에밀리아

p726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살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 시가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 씨로부터 아무 보수도 받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여섯째 이야기-피암메타

p731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p735 사랑이란 날카로운 손톱으로 붙들어야 되는 것이온대 젊으셨을 시절에는 그러한 정열을 갖지 않으셨으면서 어찌하여 노경에 드신 지금에야 사랑에 빠지시옵니까? 마치 기적이 일어난 듯 신에게는 이상하다기보다도 기괴하지 짝이 없는 일인가 하옵니다. 황공하오나 신이 폐하를 간(諫)할 수 있는 처지이옵기에 삼가 간언을 드리옵니다. 폐하는 새로 얻으신 나라에서 배반과 기만에 찬 미지의 국민을 다스리고 계시오며,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은 것을 아셔야 하옵니다. 아직도 나라에는 커다란 화근이 남아 있으며 다사다난한 정사가 쌓여 보좌가 따스할 겨를이 없사온데 백성의 이목을 끄는 사랑에 빠지심은 부당한 처사이심을 살피시옵소서.

⇒ 요즘, 왕에게 이렇게 말하는 자가 있다면.


p736 폐하를 존경하는 자에게 그 명예와 희망과 위안을 약탈하는 배반이 일찍이 다른 데서 행해진 일이 있습니까? 무겁고 영원한 형벌에 해당하는 배반 말입니다. 만약 폐하가 그런 짓을 하신다면 폐하는 뭐라고 변명하시겠사옵니까? 안 되옵니다. ‘그는 기벨린 당원이니까 그랬노라.’ 하시면 충분한 변명이 되실 줄 아시옵니까? 안 되옵니다. 그들이 누구이든 폐하의 지휘 아래에 무릎을 꿇는 자에게 그런 부당한 취급을 하시는 것이 과연 정의를 주장하는 왕도인지 통촉하십시오. 폐하, 신은 폐하가 만프레디 왕을 패배시키고 코르라디노를 무찌르신 것이 폐하의 최대 영광이온 줄 아나,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것도 한층 커다란 영예라고 믿습니다. 하니, 폐하는 백성의 모범이 되시고 자신을 극복하시어 그러한 욕망을 억제하셔서 모처럼 획득하신 영예를 그러한 오명으로 해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p736 “백작은 이런 것을 아오? 용감하고 위대한 기사는 모든 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쉽게 이길 수가 있지만 그런 기사도 자기 욕망을 이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오. 그러나 그 고통이 아무리 크든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들든 말이오. 그대의 말은 짐을 깨우쳐 주었소 앞으로 며칠 동안에 짐이 적을 무찔렀던 것처럼 자신을 극복한 것을 그대에게 보여주리다.”


일곱째 이야기-팜피네아

p737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p743 사람이란 누구든 선악을 가려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욕망과 감정에 의해 사랑을 하는 것인 줄 압니다.

⇒ 선악도, 가리는데요....구분은 하지요. 다만, 선악을 가리지만으로 된다는 것.


여덟째 이야기-필로메나

p744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될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스 퀴티우스 풀부스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된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신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샂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p747 사랑의 율법은 다른 어떤 율법보다 강한 힘을 지녔다. 그것은 우정의 율법뿐만 아니라 신의 율법조차도 깨뜨렸다. 옛날부터 아버지가 딸을 사랑한 일도 있었지 않았는가? 오빠가 여동생을 사랑한 일도, 계모가 전실 자식을 사랑한 일도 있지. 이러한 일들은 옛날부터 수천 번 있었던 일이 아닌가. 이런 것들이야말로 한 사내가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기괴한 일이 아닌가. 거기다가 나는 아직 젊다. 청춘은 사랑의 율법에 지배되는 거다. 사랑의 신이 기뻐하시는 것은 내게도 기쁨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점잖은 짓은 나이 먹은 사람이 하는 거다.

⇒ 사랑의 율법이 신의 율법보다 강하다. 율법과 관계없고 율법은 이어진다.


p752~753 그리스 사람이란 자기들에게 반항하는 사람이 적다고 생각할수록, 다시 말해서 굽신거리거나 비굴하게 굴면 굴수록 큰소리를 치고 공갈을 하는 습성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들의 시비를 참고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p753 사람이 행하는 일은 영원한 하느님의 배려와 기도에 의한 것임을 많은 철학자가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 이 필연성은, 일어난 사실에만 한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의견을 약간의 건전한 판단력을 가지고 생각해 본다면 여러분은 이미 바꿀 수 없는 사실을 비난하고 있는 셈이며, 그것은 하느님보다도 여러분들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이야말로 영원한 율법으로서 한 치의 그릇됨도 없이 우리를 지배하고 우리의 일들을 정해 주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비난한다는 것은 온전한 사고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게다가 인간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p753~754 여러분은 이성이 시켜서가 아니라, 순간적인 화 때문에 줄곧 푸념을 뇌까리고 있습니다. 푸념이라기보다는 소란입니다.


p756 운명이란 새삼 일을 결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라든가 새로운 연장을 쓰지는 않습니다. 만약 목적만 좋다면 철학자가 아닌 구두장이가, 비밀리에든 공공연하게 든 자기의 판단으로 내 문제를 결정했다 해도, 나는 일일이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만약 그 구두장이가 일을 처리할 수 없는 분별없는 자라면 주의를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 일에 대해서 감사해야만 합니다. 


p762 대체로 세상 사람들은 배우자의 경제적인 것과 형제와 자식이 많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재산으로 많은 하인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누구든 아버지 형제나 주인을 다급한 위기에서 구해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닥치는 사소한 위험부터 겁을 먹고 먼저 없애려 합니다.

      그러나 친구 관계에 있어서는 그와 정반대의 현상을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아홉째 이야기-팜필로

p763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 씨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 씨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토렐로 씨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 씨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열째 이야기-디오네오

p780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그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였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쫒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정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 이 이야기가 마지막인데, 이야기의 전반을 재밌게 읽다 중반이후 좀 지루해지다가 마지막을 화가 나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왜 이 이야기가 마지막인가. 나는 왜 이 이야기의 배치에 숨은 의도가 무엇인가를 알아내겠다고 난리인가. 남편의 이 황당하면서도 오래도록이 시험을 보며 너무 어이가 없는 나는, 아직까지도 열을 푹푹 받고 있다.


p791 인간의 뛰어난 지혜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사물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위대한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통하여 미래를 살필 줄 아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끝맺음말 


p795 내가 이 이야기 속에 지나치게 제멋대로인 일을 적었으며, 때로는 마치 여성이 그러한 일을 입에 담는 것처럼 썼다는, 즉 정숙한 여성이 그런 이야기를 입에 담고 또 그런 여성으로부터 듣기에는 부적당한 말이 종종 나온다고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가끔 들으셨을 줄 압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부정합니다. 왜냐하면 그럴싸하게 얌전한 말을 하면서 어떤 경우에는 정반대되는 말을 하는 것 같은, 그런 정직하지 못한 말은 하나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것만은 훌륭히 이행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p796 어쨌든 이 이야기 가운데 그러한 부분이 얼마쯤 있다고 칩시다. 행동은 제처 두고 입으로 지껄이는 말만 중히 여기며 겉으로 착한 체해 보이려는 위선적인 여자로서는 아마 입장이 곤란한 고약한 말이, 아니 그보다도 훨씬 심한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씌어 있다 치더라도 대체로 남녀는 하루 종일 구멍이니, 말뚝이니, 방앗간이니 절굿공이니, 소시지이니, 순대니 또는 그와 비슷한 말들을 지껄일 터이니 내가 그러한 것을 여기에 적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p797 썩은 마음을 지닌 사람은 결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는 정숙한 말이 소용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숙하지 못한 말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해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햇빛과 진흙, 하늘의 아름다움과 땅 위의 아름다움과 땅 위의 추함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 이 주간 있던 이들은 정숙하므로 건강하지 못한 말을 했다 한들 그들의 마음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까? 건강한 정신에 건강하지 못한 말을 지속적으로 들어 보십시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p797 어떤 책의 어떤 말고 어떤 문자가, 성서에 씌어 있는 말보다 더 신성하고 가치 있고 존경할 만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세상에는 성서의 말을 나쁜 뜻으로 해석하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지옥에 빠뜨리는 일이 너무도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에 있어서 어떤 일에든 유익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게 쓰이면 많은 일에 해로워지는 수가 있습니다. 나는 내 글에 대해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모든 것은 그것이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뿐.


p798 요컨대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은, 나쁜 자극을 주는 것은 피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읽으면 됩니다. 그 때문에 읽은 사람을 그르치지 않도록 이야기 첫머리에 모두 그 내용 전체의 줄거리가 짧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p799~800 그런데 세상일은 조금도 확정성이 없이 늘 변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 일에도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내 일에 관한 나의 판단력은 그 힘을 잃게 되기 때문에 내 판단력을 믿지는 않지만, 바로 얼마 전 이웃 부인이 나에게, 내 말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달콤한 맛을 지녔다고 했습니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에는 거의 다 써서 더 쓸 이야기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나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하는 말들에 대해 그 대답으로서 이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그 부인이 뉘신지...





3. ‘내가 저자라면’


■ ‘데카메론’의 목차 및 전체적 뼈대

머리말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다섯째 날

여섯째 날

일곱째 날

여덟째 날

아홉째 날

열째 날

 

끝맺음 말

 

단테의 신곡과 견주어 인곡이라 칭할 정도로 데카메론은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것을 증명하듯 많은 작가들이 여러 작품에서 데카메론을 모방했고 그 모방작가 중에는 제프리 초서, 셰익스피어도 포함된다고 전한다. 또한 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산문으로 된 최고의 문체를 구사한 소설이라 한다.

 데카메론은 Principe Galeotto이란 부제를 달고 있으며 데카메론은 열흘 동안의 이야기란 뜻의 그리스어에서 나온 것이다. 제목처럼 이 작품은 열 명의 사람들이 열흘 동안 나눈 이야기들을 모은 소설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눈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액자형태로 구성된 당시 떠돌던 많은 전설과 설화를 담고 보카치오 자신의 창작도 실려 있는 소설이다.

 1348년 이탈리아 피렌체는 페스트가 성행하여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는데 보카치오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 작품을 창작했다. 페스트를 피해 어느 시골로 피난을 가게 된 7명의 여자와 3명의 남성이 2주 동안 하루에 나눈 열 편의 이야기를가 실려 있는 것이다. 이들은 그리스도의 수난일인 금요일, 토요일에는 휴식하기로 하고 열흘간 이야기를 나누며 이야기를 마친 밤이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다. 그리하여 총 100편의 이야기인 단편 소설과 10발라드인 10편의 운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밤 나누는 이야기는 개인이 이야기하는 형태로 되어 있기에 이야기가 독립적이지만 실제로 매일 밤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가 정해져 있기에 하루마다 나열되는 열편씩의 이야기는 같은 주제를 담은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날,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둘째 날,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

 셋째 날,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넷째 날,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

 다섯째 날,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

 여섯째 날,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경모한 경구로 반박하고, 임기응변의 대답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하며 위험이며 창피를 벗어난 이야기

 일곱째 날, 옛날부터 ‘여자들이 사랑을 위하여 또는 자기 한 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남몰래, 또는 들키고서라도, 어떻게든지 남편에게 해온 여러 가지 계책을 이야기

 여덟째 날,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속이고 또는 남자끼리 속이는 이야기

 아홉째 날,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열째 날,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또는 너그러운 행위를 한 이야기

 이 중 가장 우수한 이야기는 셋째날과 일곱째 날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흘 동안의 이야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날은 각자가 어떤 이유로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가를 설명한 다음 팜피네아의 주재 아래 저마다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1. 체파렐로 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파렐레토 추앙받는다.

 2. 유대인 아브라함은 자노 드 세비니의 권유로 로마 교황청을 찾아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나쁜 품행을 보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그리스도 교도가 된다.

 3. 유대인 멜기세덱은 세 개의 반지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큰 위난에서 벗어난다.

 4. 어느 수도사가 엄벌을 받을 죄를 짓지만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에게 교묘히 따져 벌을 피한다.

 5.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6.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7. 베르가미노가 프리마소와 클뤼니의 수도원장에 관한이야기를 통해 별안간 인색해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풍자한다.

 8. 굴리엘모 보르시에레가 신랄한 말솜씨로 에므미노 데 그리말디씨의 탐욕스러움을 호되게 골려준다.

 9. 겁쟁이 사이프러스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당하고 용감한 왕이 된다.

 10.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이 사모하는 여성한테 수치를 당하게 되자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오히려 존경받게 된다.


 둘째 날은 필로메나의 주재 아래 여러 가지 일로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를 나눈다.

 1.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 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기 시작한 것처럼 꾸며 보인다. 이 속임수가 발각되어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붙들려 교수형을 당할 뻔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2.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나고 카스텔 굴리에모에 이르러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되찾고 탈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3.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이 영국의왕녀인 게 밝혀진다. 왕녀는 그녀를 남편으로 맞고 그의 큰아버지들이 입은 손실을 모두 보상해 주고 다시 휼륭한 신분으로 만들어 준다.

 4. 란돌포 루풀로는 영락하여 해적이 되었다가 제노바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며 그들의 배도 난파한다. 그는 보석이 가득 든 조그만 궤짝을 타고 그들에게서 구출된다. 그는 떠돌아 코르푸에 닿아 한 여자의 구조를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5. 페루지아의 안드레우치오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새에 세 번이나 큰 변을 당하지만 모두 잘 피해 루비 반지를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6. 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나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두 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안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7. 바빌로니아의 술탄은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곳곳에서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처음처럼 다시 가르보의 왕에게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8. 앙베르의 가우티에르 백작은 억울하게 죄에 몰려 영국으로 망명해 두 아이를 따로따로 남에게 맡긴다. 그 뒤 아일랜드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두 아이가 행복한 것을 보고 프랑스 왕 군대의 말구종으로 들어간다. 그 뒤 그의 억울한 사정이 밝혀져 본디 지위로 돌아간다.

 9. 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잃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령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알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10. 파가니노는 리차르도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의 행방을 안 리차르도는 파가니노의 친구가 되어 아내를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녀가 바란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남편과 돌아가려 하지 않고, 리차르도가 죽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셋째 날은 네이필레의 주재 아래, 무척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눈다.

 1. 람포레키오의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2. 한 말구종이 아질룰프 왕의 왕비와 관계를 맺는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3. 한 젊은이를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럴 듯한 거짓말을 해서 신부를 중매장이 삼아 젊은이를 만나고 쾌락을 맛본다.

 4. 돈 펠리체가 프라테 푸치오에게 고행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푸치오가 고행을 하고 있을 동안 돈 펠리체는 그의 아내와 즐긴다.

 5. 치마는 프란체스코 베르제렐지에게 자기 말을 한 필 선사하고 그 대신 그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허가를 얻는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지 않았으므로 부인의 대답을 자기가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답대로 된다.

 6. 리차르도 미누톨로는 필리펠로 피기놀피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레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7.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8.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9. 프랑스 왕의 오래된 부스럼을 고쳐준 질레타 드 나르본나는 베르트랑 드 루시용을 남편으로 맞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기 뜻과 달리 그녀와 결혼을 강요당한데 화가 나 피렌체로 달아나 한 처녀에게 듯을 둔다. 아내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그도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정실로 대우하게 된다.

 10. 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넷째 날은 필로스트라토의 주재 아래 각자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한다.

 1. 살레르노의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2. 수도사 알브레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인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잡히어 감옥에 갇힌다.

 3.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저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재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을 당한 끝에 죄를 뒤집어 쓰고 갇히자 사형을 두려워하여 간수를 매수하고 빈손으로 로데스 섬으로 달아난다. 그리고 그 땅에서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

 4. 제르비노는 할아버지 굴리엘모 왕아 내린 서약을 어기고 튀니스 왕의 공주를 뺏으려고 왕의 배를 습격한다. 공주는 배에 타고 있던 이들에게 살행되고 베르비노는 그들을 죽이지만 뒤에 그도 역시 참수형을 받는다.

 5. 리자베타의 오빠들이 그녀의 연인을 죽인다. 그 망령이 그녀의 꿈 속에 나타나 자기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녀는 가만히 연인의 머리를 파내어 동백꽃 항아리에 넣어두고 날마다 오랜 시간 눈물을 떨어뜨리는데 그것을 안 오빠들은 그 항아리를 빼앗는다. 그러자 그녀는 슬픈 나머지 죽고 만다.

 6. 안드레우울라는 가브리오토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꾼 꿈을 그에게 이야기하고 그도 그녀에게 자기 꿈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 팔에 안긴 채 죽는다. 그녀는 하나와 함께 시체를 그의 집으로 날라 가가다 시 경비원에게 잡혀 장관 앞에 끌려 가 모든 이야기를 한다. 장관은 억지로 그녀를 욕보이려고 하나 그녀는 완강히 물리친다. 이 때 그녀 아버지가 달려오고 그녀는 무죄임이 밝혀져 석방된다. 그녀는 더럽혀진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여겨 수녀가 된다.

 7. 시모나는 파스퀴노를 사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만나고 있을 때 파스퀴노가 아무 생각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러 그 바람에 죽는다. 시모나는 살인죄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파스퀴노가 왜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앞으로 이를 문지르고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8. 지롤라모는 살베스트라를 사랑한다. 어머니 청으로 부득이 파리로 갔다 돌아오니 그녀는 결혼해 있었다. 그는 그녀 집으로 숨어들어가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가 성당으로 옮겨지자 살베스트라가 찾아와 그의 곁에서 죽는다.

 9. 기욤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기욤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그리하여 인인과 함께 같은 무덤에 묻힌다.

 10.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금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날라간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다섯째 날은 피암메타의 주재 아래 몇 가지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1.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2. 고스탄차는 마르투치오 고미토를 사랑하는데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혼자 작은 배를 타고 바람에 떠내려가 스사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는 마르투치오가 튀니스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는 국왕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도움말을 올려 높은 신분이 되어 있었다. 그는 리파리에 돌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3. 피에트로 보카마차는 아뇨렐라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도적의 습격을 받고 아뇨렐라는 숲으로 달아나 어느 성에 안내되어 간다. 피에트로는 도적에게 붙잡혔으나 그 손을 벗어나 몇 몇 사건을 거쳐 아뇨렐라가 있는 성에 이른다. 거기에서 그녀와 결혼해 함께 로마로 돌아간다.

 4. 리차르도 마나르다는 리치오 다 발보나 씨에게 그와 딸과 같이 있는 장면을 들킨다. 그는 곧 그녀와 결혼하고 장인과도 사이가 좋아진다.

 5. 귀도토 다 크레모나는 자코민 다 파비아에게 딸을 하나 남기고 죽는다. 잔놀레 디 세벨리노와 밍기노 디 망골레라는 두사나이가 이 처녀에 연정을 태운다. 마침내 두 사람은 칼을 배고 싸우게 되지만, 그 처녀가 잔놀레의 누이 동생임이 밝혀져 밍기노의 아내로 정해진다.

 6. 잔 디 프로치다는 페데리고 왕에게 바쳐진 여인과 밀회하다가 들켜 두 다 기둥에 묶여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루지에리 델로리아의 눈에 띄어 구출되고, 둘은 결혼하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7. 테오도로는 주인의 딸 비올란테와 사랑에 빠져 임신시킨 일로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 다니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자식임을 밝혀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8. 나스타지오 델리 오네스티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서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쫒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그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9. 페데리고 델리 알베리기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아 부자로 만들어준다.

 10. 피에트로 다 빈치올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 피에트로가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자 밑에 감춘다. 피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젊은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욕한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있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있어 결국 아내와 화해한다.


 여섯째 날은 엘리자의 주재 아래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경모한 경구로 반박하고, 임기응변의 대답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해며 위험이며 창피를 벗어난 이야기를 나눈다.

 1. 어느 기사가 오레타 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말을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솜씨가 서툴러 부인은 말에서 내려 달라고 말한다.

 2. 빵장수 치스티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제리 스피나를 깨우쳐 주어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요구를 알리고, 그로 하여금 자기를 신사로서 도한 친구로서 대하게 한다.

 3. 논나 데 풀치 부인은 피렌체의 사교가 노골적인 농담을 하자 재치있는 대답으로 그를 골탕 먹인다.

 4. 쿠르라도 잔필리아치의 요리사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대답을 하여 주인 쿠르라도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바꾼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5. 포레제 다 라바타 씨와 지오토 화백은 무젤로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상대방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경구로 놀려댄다.

 6. 미켈레 스칼차는 젊은이들에게 바론치 집안이 세게 으뜸가는 귀족이라고 저녁 내기를 하여 이를 증면하고 이긴다.

 7.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8. 프레스코는 조카딸에게 만일 그녀의 말처럼 불쾌한 사람을 보기가 싫으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쳐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9. 구이도 카발칸티는 별안간 자신을 에워싼 피렌체의 기사들에게 점잖게 핀잔을 준다.

 10. 수도사 치롤라는 농부들에게 천사 가브리엘의 날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일곱째 날은 디오네오의 주재 아래 옛날부터 ‘여자들이 사랑을 위하여 또는 자기 한 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남몰래, 또는 들키고서라도, 어떻게든지 남편에게 해온 여러 가지 계책을 이야기합니다.

 1. 잔니 로테링기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서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2. 페로넬라는남편이 돌아왔으므로 정부를 빈 통에 숨긴다. 남편이 그 통을 팔기로 했으므로 그녀는 자기가 이미 통을 팔았으며 지금 통에 흠이 있는 지 없는 지 산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중이라고 꾸며 댄다. 통에서 나온 사나이는 남편에게 통 속을 깨끗이 긁어내게 하고 자기 집에 운반시킨다.

 3. 수도사 리날도가 이름을 지어 준 아이의 어머니와 밀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돌아와 그가 아내와 침실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아내는 수도사가 기도문을 외어 아이의 병을 쫒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을 속인다.

 4.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5.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어들여 즐긴다.

 6. 람베르투치오 아무개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사벨라 부인이 레오네토와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온다. 거기에 또 그녀 남편이 돌아온다. 남편은 람베르투치오에게 단검을 쥐어주어 밖으로 쫓아낸다. 다음에 남편은 레오네토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7. 로도비코는 베아트리체 부인에게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을 호소한다. 그녀는 남편 에가노를 자기로꾸며 정원에 내보내고 로도비코와 즐긴다. 그런 다음 로도비코는 일어나 정원으로 가서 거기 있는 에가노를 몽둥이로 두들겨 준다.

 8. 질투가 심한 사나이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 그를 뒤쫒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침대에 뉘어 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아내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지만, 형제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마구 욕한다.

 9. 니코스트라투스의 아내 리디아는 피루스를 사랑한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피루스는 그녀에게 세 가지 일을 요구하고 그녀는 모두 해낸다. 더욱이 남편 니코스트라투스 앞에서 연인과 사랑의 유희를 하고 그가 본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10. 사이좋은 두 시에나 인 가운데 한 명이 어떤 아이의 대부를 서게 되고, 그 둘은 같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대부인 사나이가 죽게 되자 그는 약속에 따라 다른 한 사나이에게 나타나 저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덟째 날은 라우레타의 주재 아래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속이고 또는 남자끼리 속이는 이야기를 나눈다.

 1. 굴파르도는 친구 과스파르루올로에게서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남편 과스파르루올로를 향해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2.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3. 칼란드리노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녹색돌 엘리트로피아를 찾으러 무뇨네 강둑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을 잔뜩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마구 야단친다. 그는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린다. 그리고 두 친구에게 자기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말해 준다.

 4.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5.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 때 세 절ㄹㅁ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6.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친다. 두 사람이 생각 뿌리로 만든 환약과 베르나치아 포도주로 누가 도둑인지 점을 치게 하고 쓴 알로에를 설탕에 버무린 개먹이 경단을 갈란드리노에게 한 개, 또 한 개 모두 두 개를 먹인다. 그가 너무 써서 토애해는 바람에 자기가 자기 돼지를 훔친 것같이 만들어 버린다. 두 사람은 아내에게 고자질하겠다고 을러대어 수탉 두 마리를 받아낸다.

 7.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있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8.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을 안 남편은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9.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 회원의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바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넣고 달아난다.

 10.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모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아홉째 날은 에밀리아 주재 아래 저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한다.

 1.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투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사람은 사제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꺼내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2. 어느 수도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놓고 애인과 즐긴다.

 3. 의사 시모네 선생는 부루노와 부팔마코와 넬로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가 임신했다고곧이듣게 한다. 칼란드리노는 피임약을 만들어 달라면서 이들에게 수탉과 돈을 준다. 결국 유산을 해서 분만을 모면한다.

 4.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아들 체코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여 자기가 가진 것 모두와 안줄리에리 집안 아들인 체코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자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체코는 셔츠 하나만 입고 안줄리에리 집안의 체코를 따라 자기 옷을 훔친 도둑이라 뒤집어 씌워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게 한다. 그리고 그의 옷뿐 아니라 말까지 뺏어 타고 ,그를 셔츠 바람에 맨발 꼴로 만들어놓고 떠난다.

 5. 칼란드리노가 젊은 여인에게 반하자 브루노는 그에게 부적을 만들어 준다. 그가 그 부적을 여인의 몸에 대자 여인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그만 아내에게 들켜 단단히 혼이 난다.

 6.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게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있게 딸의 침대로 옮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내어 사태를 탈없이 수습한다.

 7. 탈라노 디 몰레제는 이리가 아내의 얼굴과 목을 물어뜯는 꿈을 꾼다.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아 참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다.

 8. 비온델로가 음식을 가지고 치아코를 속이자, 치아코는 그를 늘씬하게 매 맞도록 해서 보복한다.

 9.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 지 묻기 위해서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10.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지에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요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열째 날은 팜필로가 왕이 되어 그의 주재 아래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또는 너그러운 행위를 한 이야기를 나눈다.

 1.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이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2. 기노 디 타코는 클리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3.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타인 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신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4. 젠틸레 카리샌디 씨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자를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 씨는 그녀의 남편 니콜루치오 카차니미코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5.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실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 시가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 씨로부터 아무 보수도 받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6.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7.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8.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도리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스 퀴티우스 풀부스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된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신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샂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9.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 씨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 씨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토렐로 씨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 씨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10.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그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였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쫒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정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 감동적이었던 장절

  

데카메론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셋째 날과 일곱째 날의 이야기라 한다. 아마도 이 이야기의 주제가 어떤 상황에서 전략과 술수를 사용하고 있는 이야기이기에 다른 날들의 이야기에 비해 더욱 재미있게 여겨지지 않은가 싶다.

 내게 있어 기억나는 부분은 책을 덮고 나의 화를 돋우는 이야기들이다. 가장 마지막에 있었기에 책을 덮을 때까지도 남아 있던 이야기는 열흘째 마지막 이야기이다. 자신의 아내의 덕을 시험하고자 자신의 아들까지 죽였다고 하여 이른바 아내를 길들이는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이 어이없는 인간 때문에 이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주 지리지리하게 긴 내용이었던 학자의 복수이야기도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여덟째날 일곱 번째 이야기로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에게 복수하는 학자의 모습이 정말, 학자스럽다는 느낌이 들며 학자가 하는 말은 옳은 면이 있는데도 통쾌하다는 느낌보다 참, 구질하다는 느낌이 오히려 들었다.

 여섯째날 일곱째 이야기는 필리파 부인이 나온다. 나는 이 여자, 말 잘하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여성의 욕망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 이야기하는데 그렇지라는 추임새가 나왔다.

 둘째 날 일곱 번째 이야기도 화가 나는 이야기다. 공주가 피치 못할 상황에 휘말려 4년 동안 여러 풍파를 거치고 여러 명의 남자들과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보카치오는 이 이야기를 여성이 자신이 가진 재주인 미모를 가지고 이렇게 만들고 있다는 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나는 피치못할 상황에 빠진 불운한 공주의 처지와 상황에 기가 막힌데 어찌 이것이 공주의 자의로 행하는 일이라 볼 수 있단 말인가.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 자발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욕망을 발산하고 쟁취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 이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첫째 날 첫 번째 이야기도 참 황당하고 우스운 이야기였다. 나는 이 이야기는 어떡하든 그것의 진실과 마음과는 상관없이 표면적인 신앙에 집착하는 모습들과 관련하여 생각되면서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다. 전반적으로 데카메론에선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수도사나 수녀, 수도하는 이들의 탐욕스러운 행동들 말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라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이야기들 말이다.


■ 보완점  

   ■ 에움의 시비걸기 ■


1. 쏙쏙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p798 요컨대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들은 나쁜 자극을 주는 것은 피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읽으면 됩니다. 그 때문에 읽는 사람을 그르치지 않도록 이야기 첫머리에 모두 그 내용 전체의 줄거리가 짧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카치오는 100가지 이야기를 다 읽을 필요 없고 골라 읽으라 한다. 그렇다면? 했지만 이미 나는 착실히 처음부터 읽은지라 골라 읽지 못했다. 그것은 보카치오가 맨 마지막 장에서 저렇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서두에 저렇게 써 놓았다면 맘이 좀 달라져 골라 읽었을까? 아닐 것이다. 보카치오는 글을 다 쓰고 나서 어떤 심경인지 저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차례에서 이야기의 주제가 나오지 않은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역시 책을 들춰서 찾아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아주 세세한 제목까지 목차에 달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첫째 날, 둘째 날 이런 형태로 차례가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 각 날의 이야기의 ‘주제’를 목차로 내세웠으면 한다. 왜냐고? 저자의 의도대로“골라 읽기 쉽게”


2. 성별 구분이 안 가는데?


 굳이 성별구분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야기 형태로 이루어진 소설들을 볼 때 켄터베리 이야기도 그렇고 변신이야기도 그러했지만 이야기하는 화자에 따라 방식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데카메론의 100가지 이야기는 남성과 여성이 이야기하고 있고 그들 각자는 나름 다른 성격들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이러한 구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열 명의 화자는 오로지 한 인물로 느껴졌다. 바로 보카치오 자신의 목소리다. 주제에 따른 이야기의 성격에 따라 이야기를 하는 방식, 문체, 톤 등을 좀 달리했으면 어땠을까.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것이다. 열 명의 화자가 등장하지만 이들의 역할이 과연 있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어느 순간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재미없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서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가 지루한 감도 없지 않다. 좀 더 생동감있는 이야기로 만들려면 열 명의 화자들의 개성적인 목소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까? 전체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면서 각각의 특징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어쩌면, 이것은 번역의 문제였을 수도 있겠다. 그것을 알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특히 완역판이라 소개하는 최근 번역본인 민음사는 “『데카메론』은 분량이 방대하고 거침없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며 전반적인 시대 상황이나 영향을 준 작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하는 까닭에”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내가 알지 못하는 이탈리아어로의 데카메론은 지금 내가 느끼는 것보다 조금 더 ‘야한?’ 느낌이었을까.


3. 페스트는 왜 등장하는데?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페스트의 영향으로 씌어진 것이라 한다. 당시의 전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이탈리아에서도 절정이었고 그로 인한 참상을 직접 겪은 보카치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데카메론 이야기는 이러한 페스트가 창궐하던 도시, 보다 건강한 삶과 정신을 위하여 교외로 떠난 1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들이 페스트를 피해서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느냐가 아니라 페스트를 피한 상황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다. 마지막까지도 그래서 페스트는?이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들 열명이 나누게 된 이야기가 모두 페스트 때문이라 말하지만, 나는 좀더 페스트로 인한 참상이나 생각들이 더 필요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페스트는 하나의 도구이긴 했지만, 그 역할이 나는 왜 미미하게 느껴졌을까.


4. 아리송해


데카메론이 금서인 적도 있다고 하고 오늘날은 꼭 읽어야 하는 고전이라 하기도 한다. 둘 다에 약간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보카치오는 이랬나보다, 저랬다보다 생각하다 보니 자꾸만 아리송해진다. 그는 중세시대의 가치와 신념이 무너지고 인간의 삶과 욕망을 직시하여 데카메론을 서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위선적인 종교인의 행태를 묘사하고 특히 여성의 욕망에 관대한 입장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보면 그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했다가 또 다른 이야기를 보다 보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하여 언뜻 드는 생각은, 온전히 이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받을 비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느냐, 어느 정도는 생각하면서 글을 썼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카이오가 여성의 성적 욕망과 자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듯이 얘기되는 평이 많은데 그에 대해 3초 동안 의문이 들었다. 진짜인가. 사실, 그 시대에 보다 여성이 주도적으로 성적 쾌락을 충족시키는 이야기는 없었던 듯하고, 그러나 이야기가 없다고 해서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니까 별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또한 어디서 이야기를 모았다고 했으니 이미 그런 이야기들은 떠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 중간에 화자들이 논평하는 이야기 중 다소 여성의 욕구나 욕망, 여성 자체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듯한 발언도 있다는 사실이다. 신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라고 하지만, 사실 신들의 세계에서 신들도 더하면 더했지 다르지 않았던 것을, 다시 신들의 세계로 돌아간 이야기 아닌가 얼핏 생각하기도 했다.

 다시 3초간 지나간 생각, 데카메론에 대해 성직자들에 대한 비판과 위선에 대한 고발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같은 맥락으로 여성에 대한 비판과 고발로도 읽을 수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머리말을 읽어 보다 그는 이 책을 쓴 이유가 사랑에 대한 우울증을 위로하고자 썼다고 했다. 그가 사랑이 깨지고 나서 위로 받은 친구들에게 은혜받은 바를 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는 글을 보자, 나는 정말로 3초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를 위로한 친구들에게 나는 이제 괜찮다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 이야기를 쓴 것인가? 그래서 나는 여성에게 차였지만 이제 여성에 대한 감정을 다 정리했으니라며 담담하게 여성을 저렇듯 묘사한 것은 아닐까. 특히나 처음과 마지막 에피소드를 대비하여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원체 데카메론에 대한 다양한 평들이 많으니 그것을 곧이 곧대로 수용하며 재밌네, 대단하네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진짜 그런 거야?라며 생각하다 보니 평론가들이 얘기한 것들을 찾아보고자 한 문장 한 문장에 집착되었던 듯도 하다.

 이것저것 다 떠나서 어쨌든 긴 책들을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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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0 02:44:02 *.201.146.145

에움이 옆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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