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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3일 23시 10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오프 모임이 있는 이번 주말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주였다. 회사에서는 다른 일에 눈을 돌릴만한 시간적 여유가 점점 줄어들었다. 나는 빼먹고 있는 것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했고, 사람들을 일과 연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주중에 이번 책은 100페이지 남짓하게밖에는 읽지 못했다. 1부정도는 끝냈었어야 했는데.. 하아. ..

 급한 마음에 책을 마구 읽어댔다. 그레트헨과 만나 타락하는 파우스트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레트헨이 자기 방에서 파우스트를 그리며 한숨짓는 장면에서 내 고개는 책장 사이에 파묻혔다. 얼마나 잤는지, 나직히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려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서재다. 괴테와의 대화에 에커만이 썼던 괴테의 서재다! 서재 책상 너머로 괴테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그쪽으로 다가가니 괴테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뒤, 어떻게 왔는지 간단히 설명하며 잠시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괴테는 빙그레 웃으며 나에게 앉기를 권했다.

 

1) 안녕하세요, 선생님. 괴테는 보편적 천재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고전의 저자에 대해서 조사를 할 때마다 그들이 엄친아라는 사실에 질투나 좌절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오히려 저자 개인의 특성 중에서 스스로에게 적용해 그의 차원을 나에게 끌어들일 것은 없는지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유년시절을 거치셨는지 소개해주세요.

 

아버지로부터 나는 체력과

인생의 진지한 삶을 물려받았다.

어머니에게서는 명랑한 기질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나는 유복한 시민 가정에서 태어났네아버지 요한 카스파르 괴테(1710~1781)는 서민 출신이지만 꽤 규모가 큰 세탁업 공장을 한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아서 왕실고문관까지 올라 서민층으로서는 엄청난 출세를 거둔 사람이었네. 어머니인 카타리네 엘리자베트 텍스토르(1731~1808)도 서민층이지만 프랑크푸르트 시장인 요한 볼프강 텍스토르(1693~1771)의 딸이라서 어린 나도 유복하게 자랄 수 있었고 덕분에 고등교육도 마음껏 받을 수 있었지. 어머니는 나를 낳았을 때 나이가 18살이었고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21살이었네.

 

  16세 나는 아버지의 뜻대로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작센국 수도 라이프찌히 대학에 입학했네아버지의 모교였지이 곳에서 법학을 수학했어프랑크푸르트와 라이프찌히는 지금이나 옛날이나 거의 비슷한 크기의 도시로 현재 인구 약 칠십 만당시는 약 십만여로 그 무렵의 유럽 도시로서는 퍽 큰 편이었네.

 

 라이프찌히는 1409년 창립된 대학을 중심으로한 학술적 분위기가 짙었고바하 이래 음악 도시로서도 유명했으며교통의 요충으로서도 활기를 띠고 있었네.

 

 나는 나 가운데 무한한 가능성을 예감하며 배우고놀고그러면서도 자기 안에 무엇하나 확실한 것이라고는 갖지 않은 무력의 자각과 좌절감을 맛보며 라이프찌히에서 보낸 3년의 면학 시기는거센 초조감에 망므을 죄면서도아직 자신에게 맞는 적합한 세계를 찾아내지 못한 모색의 시기였네. 자네에게도 대학시절은 자신에게 꼭 맞는 곳을 찾아내는 시간들이었을 거라 생각하네

 

2) 파우스트를 읽다 보면 종교적인 부분에서의 구원을 메시지에 포함하고 있는데요. 혹시 종교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라이프지히에서 병을 얻어 프랑크푸르트의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한때는 생사가 염려될만큼 중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가까스로 고비는 넘겼네이 병상 생활은 반 년이 넘었으며 그동안 종교가 차츰 내 마음을 끌었네.

 

 건강을 회복하고는 당시 프랑스령이던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에 적을 두었네의학생 친구가 많아 의학에 관심을 두고 의학화학해부학 강의에 나가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네여름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학사 후보자 시험에 합격했네.

 

22살 때 변호사 사무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법학보단 글쓰길 좋아하여 24살때 희곡 <괴츠 폰 베를링힝겐>을 쓰며 문학에 발을 내밀었네.

 

 

3) 사실 더 어렸을 때는 파우스트 보다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었어요.

내 나이 스물 다섯인 1774년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하나로 평생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유럽에 유명세를 떨쳤네. 솔직히 나조차도 '나를 언제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작가로만 기억한다'고 불만을 가질 정도로 이거 하나로 엄청나게 떴네. 나의 인생을 건 대작 파우스트(거의 60년을 매달리면서 무수한 수정과 편집을 번갈아가며 썼다!)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인기만은 못 따라갔네...

 

그래도 그 덕에 죽을 때까지 돈이 없어 고민하거나 굶주린 적 없이 살았네. 나에게 산더미처럼 오는 편지로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고 오는 예비 작가들도 만나보고 문학에서부터 철학이나 과학이나 여러모로 큰 관심을 보일 수 있었네. 그 중에는 빌헬름 텔, 군도로 유명한 극작가 실러는 나에게 작품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아 극작가로 대박을 내도록 도움을 주었지. 게다가 귀족으로서 폰 칭호까지 받으며 고위 재상이란 정치인으로도 일하게 되었네.

 

 이 도시에는 아름다운 고딕건축의 유명한 대사원이 있네고딕에는 반성과 실현을 구해서 영원히 동경하고 애써 마지않는 경향이 있네에술은 생명의 태움과 진혼의 어두움을 벗겨주는 시대정신을 대표했지.

 

>>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가끔 화가 날 때가 있다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시간을 주었는데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나면 왜 내 결과물은 정말 보잘 것 없는지 답답하다종종 언니의 톡 쏘게 담근 김치 같은 글을 읽고 나면 질투에 사로잡힌다괴테도 마찬가지이다이 사람의 전기를 읽다보면 정말이지 화가 날 지경이다아니 뭐가 이렇게 쉽지괴테가 이뤘던 학위나 직위 같은 것 중 하나만 해내는 것도 정말 대단한 것인데 난 뭐 이렇지?

 그러다가 잠시 가라앉힌다그래난 평범한 스물 여덟이다스물 여덟이면 스물 여덟답게 행동하고 말하자. 그네들에게 부여된 천복이 있듯이 내게도 그런 것이 있다그리고 나는 스물 여덟살의 수준에서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초조해하지 말고 길게 가져가자할 수 있어.  내가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쉰이 되면내 글이 갈 길은 자연스럽게 보일거야기왕 평생하기로 맘먹은 일이니 열심히 하자발전하자나아지자어제의 나와 경쟁하자다른 사람은 여기서 전혀 중요하지 않아그저 모두 내 편이다.

또한 에커만의 괴테와의 대화에서 그의 색채론을 돌이켜보자. 그것은 과학과는 거리가 멀고 귀여운 상상력이 가득한 그의 공상과학 소설이었다. 누구도 완벽할수는 없다.

 

3) 파우스트의 제작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내가 살던 당시의 인형극에는 파우스트 이야기가 빠뜨릴 수 없는 레퍼토리였네. 파우스트는 그 무렵에 상연되던 인형극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었네. 그때 나는 인형극이 연출하는 파우스트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 인상이 나의 성장과 함께 내 정신에 심화되어 갔네.

 

 법률 공부를 끝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나는 공교롭게도 1771 10월부터 1772 1월 사이 유아살인죄로 재판을 받은 미혼녀 스잔나 브란트의 처형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아 파우스트 작품구성을 더욱 세우게 되었네.

  

파우스트 초본은 내 창작활동이 절정을 이룬 1773-1775정도였네. 파우스트가 인류의 문학유산 가운데서도 불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형태로 완결된 것이 1831년이니, 본격적으로 이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60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는 60세가 다 되어서 파우스트 제1부를 세상에 발표했네. 그런데 사실 파우스트의 상당 부분은 이미 내가 20대이던 시절에 탄생해 있었네. 파우스트는 늙었으면서도 젊네. 젊으면서도 늙었고. 늙은 심장에 젊은 피가 고동치고 있었던 것일세. 그 뒤, 1년이 채 못된 1832 3월에 83세의 삶을 마쳤으니, 나에게 있어서 파우스트는 삶을 지탱시켜 준 지주 같은 것이라는 생각마저 드네.

 

나는 탈고한 파우스트 원고를 봉함하고는, 에커만에게 이렇게 말했네.  

 

이제부터의 나의 삶은 고스란히 선물 받은 것이네.

그러니 이제는 뭘 하든지, 하지 않든지 간에 같은 것이지.

 

>> 1부를 읽었을 때는 괴테의 애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으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그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파우스트는 인간을 발견했다. 인간 위에 비춰진 신의 구원과 인생에서 추구되어야할 삶의 생기를 둘 다 잡아내 아주 훌륭하게 엮어내었다.

 어떤 길잡이도 없는데 만들어낸 최초의 시도. 최초의 생기. 최초의 인간에의 긍정. 나는 이 부분에서 괴테의 가치가 있음을 느낀다.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제대로 활용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었다. 종국에는 파우스트로써 괴테 또한 구원받았을 것이다.

선생님과 파우스트의 관계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더욱 흥미로워집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저 돌아가 그레트헨의 결말을, 파우스트의 구원을 기쁜 마음으로 읽어나가겠습니다. 또 뵈요.

해언은 조용히 눈을 떴다. 다시 그녀의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마저 책을 읽었다.

 

 

2.     가슴을 무찔러 들어오는 구절

 

11. 마치 반쯤 잊어버렸던 옛 이야기같이

첫사랑도 우정과 함께 되살아 오는구나.

>> 

15. 이성오성감성 그리고 정열다 좋아요.

그러나 명심하세요익살을 잊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 어제 내 글에서 없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며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다가 익살과 낙관이 20g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어째 좀 다큐같달까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읽고 설레는즐거운재미있는 글

17. 시인 : 자연이 준 최고의 권리를인간의 권리를시인이

당신 때문에 함부로 버리라는 말인가요?

무엇으로 시인은 만인의 가슴을 울리는 것일까요?

무엇으로 그는 자연의 모든 요소를 이겨내는 것일까요?

가슴속에서 우러나와온 세계를 그 가슴속에 다시 휘감아 들이는

조화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요?

>> 무엇으로 시인은 만인의 가슴을 울리는 것일까요시인이 되어 숨겨진 자연을 신비를 시로 만드는 작업을 잠시 상상해본다생각만해도 아찔하게 매혹적이다자연의 에너지.

17. 자연이 끝없이 긴 실을

아무 생각 없이 돌리며 물레에 감을 때,

만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무리가

어설픈 음향을 울리고 있을 때,

그 언제나 한 가지로만 흐르고 있는 단조로운 행렬을

생기 있게 움직여 가락이 나도록 하는 것은 누구인가요?

>> 운문 진행이 폭발적이다희곡 대본이라 그런지 읽으면서 속도가 붙는다.

 

18. 충실한 인간 생활 속에 손을 대세요! 누구나 삶을 살고 있으면서, 그런 줄은 모르고 있으니, 그걸 휘어잡으면 모두 흥미를 느끼게 되지요. 오색찬란한 것들 속에 명료한 것, 많은 오류에 한 가닥의 진리의 빛을 담으면, 온 세상 사람이 흥분하고 교화되는 최상의 술을 빚어낼 수 있지요.

 

24. 하늘로부터는 가장 아름다운 별을 원하고, 지상에서는 가장 큰 향락을 맛보고 싶어합니다. 그러니 가까운 것이나 멀리 있는 모든 것이 깊이 설레는 그의 마음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지요.

 

25.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은 헤매게 마련이다.

25. 착한 인간은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옳은 길을 잘 의식하고 있는 법이다라고.

25. 인간의 활동은 너무나 쉽게 해이해지기 마련이고, 무조건 휴식을 취하려고만 한다.

 

48. 너희들은 기쁜 마음으로 지상의 속박에서 벗어나라!

 

61. 내 가슴속에는 두 개의 영

 

(주석 1112) 두 개의 영이란 정신적인 생활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지상적인 관능의 세계에 빠져버릴 것인가 하는 우리 가슴 속 깊은 곳에 공존하는 두 상극성을 말하는데, 인간존재가 빛과 그늘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결국 이 상극성이 서로 밀접히 도와야 비로소 인간존재를 높은 곳으로 밀고 올라갈 수 있다.

 

81. 놀며 지내기에는 너무 늙었고, 욕망 없이 살기에는 너무 젊다.

>> 참 신기하게도 내 또래 아이들은 이런 비슷한 말을 많이 한다. 대학교 때 춤동아리에 잠시 가입한 적이 있었다. 모태몸치인 내가 뒤뚱뒤뚱 연습하는 것을 보며 마음껏 웃고 간 친구가 있었는데, 몇 년 전에 나도 너 처럼 춤을 배워볼걸 그랬어. 아무것도 안한게 후회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지금이라도 하라 그랬더니, 어 이젠 너무 늙었어.. 이제 배워서 뭐하겠냐고 말했던 게 기억이 난다. 나라면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다.

135. 젊고 예뻐도 무슨 소용이 있어? 물론 그것도 아름답고 좋기는 하지. 그러나 남들은 그저 그 정도로밖에 알아주지 않아. 칭찬을 해주면서도 절반은 가엾게 여기지. 모두 따르고 달라붙는 것도 돈 때문이야. 아아,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은 가련도 하지!

>> 친구들과 부쩍 결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유독 많이 나오는 소재는 역시 돈이다. 시댁의 돈, 남편의 벌이, 나의 지참금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다보면 절로 푸념이 나온다. 적당히 벌고 잘 살고 싶은데, 돈 들어갈 일이 너무 많다

136. 옳지 않은 물건은 영혼을 사로잡고 마음도 편치 않게 돼.

>> 그러니 돈이나 선물 같은 것을 정확하게 주고 받자. 꼭 기억하고 잘 돌려주자. 그러고보면 차라리 먼저 주는 쪽이 마음 편한 것 같다.

149. 이렇게 단순하고 순진한 여자는 자기 자신의 훌륭한 가치를 모르고 있구나! 겸손과 자기를 낮추는 것이야말로 자비로운 자연이 베푸는 최고의 선물이지요

 

156. 인간에게는 완전한 것은 하나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지금 느낀다.

 

159. 아무래도 당신이 잊혀지지 않는가 봐요. 당신을 한없이 사랑하고 있지요.

 

171. 남이 한 짓이 검게 보이면, 그 검은 빛이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하고는 그것에 더욱 검은 칠을 하려고 했었어나도 이제는 스스로 죄에 빠져 버렸구나! 그러나 이렇게 되기까지는 모든 것이 얼마나 좋았고, 아름다웠던가!

>>최소한 그레트헨은 순간의 자기 감정에 충실했다. 지난 사랑에 대한 나의 태도의 문제점은, 진실을 자꾸 왜곡시키려는 것이다. 마치 그 지난 사랑이 지금 없기 때문에 내가 새장속에 갇혀있다고 생각한다든지, 더 불행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 것이다. 다행히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나는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내게 일어났던 일은 모두 좋은 일이었다. 이제는 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신감도 붙는다.

183. “그리하여 심판자가 자리에 앉게 되면 모든 숨긴 일이 드러나리니, 벌받지 않고 남는 일은 없게 되리라.”

 

208. 신의 눈앞에서 숨이 끊어지는 고통을 처음 한 사람이 받는다면, 그 이후 모든 인간의 죄는 그것만으로도 속죄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내게는 이 단 한 사람의 여자의 고난과 슬픔이 골수에 사무치고 생명을 뒤흔들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수천의 그런 운명에 대해 태연하게 비웃는 얼굴로 보고 있단 말이냐!

 

220. 일이 벌어진 거에요. 이제 지나간 일은 할 수 없어요! 또 다시 만나요.

220. 신이여, 심판을 내리소서! 제 몸은 당신께 맡기나이다!

>> 메피스토펠레스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은 매혹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파우스트와 같은 비극의 주인공이 될까 두려워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안에는 파우스트뿐만 아니라 그레트헨도 있다. 그녀의 순진함이 그녀를 곤경에 빠뜨렸지만, 곧 그것이 그녀를 바른 길로 인도했다.

221. 메피스토펠레스: 그 여자는 심판을 받았다!

소리: (천상에서) 구원을 받았다!

메피스토펠레스: (파우스트에게) 이리 와요!

소리: (안에서 아득히 사라지듯이) 하인리히! 하인리히!

 

226. 소원을 하나하나 이루려면 저기 아침 햇빛을 바라보아라!

226. 세상 사람들이 모두 머뭇거리며 헤매더라도, 용감하게 일어나서 행동하라.

 

228. 그대는 나를 일깨워 굳은 결심을 하게 하고, 최고의 존재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하는구나. 세상은 벌써 새벽의 여명을 받아 열려 있고

 

256. 주정뱅이     나보고 길 잃은 자라고 말하지 마라. 나는 마음 내키는 곳에 있으니까.

 

300. 그러나 영원히 막막한 머나먼 곳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요. 자기의 발걸음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고 기대고 쉴 만한 단단한 물건 하나 없을 것이요.

300. 좋다 시작해보자! 끝까지 밝혀 보기로 하자. 나는 자네가 말하는 허무 가운데서 모든 것을 찾아내 봐야겠다.

 

301. 미지의 세계에 대해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타고난 감정 중에서 가장 좋은 부분이지.

 

313. 몸을 굽히고, 그 남자의 입김을 마시려고 합니다. 부럽구나! —키스를 한다!

>> 바로 키스하는 것보다 입김을 마시려는 장면이 어쩐지 더 간곡하게 느껴졌다.

492. 메피스토펠레스       

>>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악마의 객관화가 이루어지고, 파우스트를 농락하던 메피스토펠레스는 조악한 악당으로 전락했다.

492. 파우스트 이 지상에는 아직도 위대한 일을 할 만한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 니체와도 연관된다. 삶을 지속하는 것은 결핍이 아니라 생기의 과잉으로부터만 가능하다.

493. 파우스트     행동이 전부고, 명성은 아무 것도 아니다.

493. 파우스트     나의 눈은 아득한 바다에 끌리고 있다.

그것은 부풀어올라 저절로 높이 솟아 오르고,

누그러졌는가 하면, 큰 파도를 뿌리면서,

넓고 넓은 평탄한 해변가를 휩쓴다.

494. 파우스트     …파도는,

그 비생산적인 것을

가는 곳마다 미치게 하려고 스며든다.

>> 파우스트가 다시 한 번 더!라고 외치는 듯 하다. 여기서 시시포스의 저주는 폭풍 같은 창조로 뒤바뀐다.

495. 파우스트     나의 정신은 나 자신을 뛰어넘는 시도를 해보나니,

여기서 나는 싸우고 싶고, 이것을 정복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가능한 일이다!

550. 파우스트     나는 교환을 바란 것이지 빼앗을 생각은 없었다

693. 깊은 밤

부하 셋과 함께 돌아온 메피스토펠레스가 늙은 부부와 거기에 있던 젊은 나그네도 함께 죽였다고 보고하자, 파우스트는 자기 명령을 잘못 이행한 그들을 살인자라 욕하면서, 나는 교환을 바란 것이지 빼앗을 생각은 없었다고 말한다.

>> 필로몬과 바우키스가 그 늙은 부부길래 나는 솔직히 좀 흠칫했다. 아니, 내 신화의 주인공들인데 이 악마 녀석이… 

 

694. 한밤중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와 결탁함으로써 지상에서의 인간 영위를 방해하는 물질적인 장애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을 얻어 인생의 모든 장애를 멀리하고 있는 동안은 근심도 그에게 해를 끼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가 마술을 단념하겠다는 소망을 표명한 이상, 근심은 그에게 새로이 접근할 수 있다는 말이 되며, 파우스트는 다시 보통 사람과 똑 같은 인간 운명을 짊어지고, 능력과 의욕이 바깥과 안의 장애에 제한을 받는 조건하에서 계속 살고 행동하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것은 파우스트가 근심의 장애를 뛰어넘어 성장한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의기소침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의 실천력은 근심에 의해 침해받지 않으며, 지상에서 근심의 위력이 아무리 막강하더라도 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552. 파우스트     나는 넷이 오는 것을 보았는데,

가는 것은 셋뿐이로구나.

귀에 울리는 소리는 ㅡ곤궁이라는 것 같았는데

계속해서 이것과 운을 맞춘 음산한 말은 ㅡ 죽음이었다.

그것은 허무하고, 유령 같고, 둔하게 울렸다.

>> 먼치킨 같던 메피스토펠레스의 마법과 결별하면서 그는 평범한 사람이 된다. 두려운 것이 생기고, 바라는 것이 생긴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제 알고 있다. 자기 손으로 일군 것만이 자기 것이 된다. 죽음에는 아무런 의도가 없다. 그저 그렇게 벌어지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 차례라는 것일 뿐이다.

자연이여, 내가 사내대장부로서 네 앞에 혼자 설 수 있다면,

인간으로서 산 보람이 있으련만.

 

553. 파우스트     그런데 너는 대체 누구냐?

근심     어쨌든 여기 와 있어요.

파우스트           물러가라!

근심     와야 할 곳에 와있어요.

555. 근심          …영원한 어둠이 내려와 덮히고,

                     해가 뜨고 지는 일도 없어져요.

                     외부의 감각은 완전하더라도,

                     내부에는 어둠이 도사리고 있어요.

                     …

                     행복이나 불행이나 다같이 고민거리로 되고,

                     흡족하면서도 굶주림에 살게 돼요.

555. 근심          …모든 것을 편견을 가지고 보며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도 폐를 끼치게 되어,

           숨을 쉬면서도 숨이 막힐 지경이지요.

…         포기하는 것도 고통스럽고, 강제 당하는 것도 불쾌해요.

>>개인적으로 고백할 것이 있다. 근심이 말한 증상들은 그 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나의 나쁜 버릇에서 많이 비롯되었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에 너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던 것. 미래를 위해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 나는 그 억압된 시간들이 낭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끝내며 알게된 자유의 맛은 짜릿했다.

557. 파우스트     (장님이 된다)

           밤이 점점 깊어만 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밝은 빛이 비치고 있다.

 

696. 궁전의 큰 앞뜰

(메피스토펠레스는)파우스트가 언제나 만족을 못 느끼고 쾌락에서 또 다른 쾌락을 쫓고 있다고만 생각한다. , 파우스트가 계속 쉬지 않고 정진하며 많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새로운 공간을 제공한다는 생각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메피스토펠레스는 이해하지 못한다.

562. 파우스트     …그렇다! 나는 이 정신에 내 몸을 바친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정복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누릴 권리가 있는 것이다.

나도 그와 같은 사람들의 무리를 바라보며,

자유스러운 땅에서 자유스러운 백성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

그 때에는 나는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이 세상에 있어서 나의 생애의 흔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리라 ㅡ

이와 같이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나는 지금 최상의 순간을 맛보고 있노라.

573. 천사들의 합창         사랑의 불길이여,

밝은 쪽으로 향해라!

진리여, 스스로의 죄를

저주하는 자들을 구원하라

그들은 기쁜 마음으로

악에서 풀려나와

모두들 한 몸이 되어

축복을 받게 되리라

701. 파우스트 불멸의 영혼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라 인간 속에 내재하고 있어서 활동하고 있는 본성’, 쉬지 않고 인격을 형성, 변형하고 그 현재의 존재가 소멸되어도 계속 존재하는 원리를 말한다.

704. 11934 끊임없이 애쓰며 노력하는자     괴테는 에커만과의 대화(1831 6 6)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시구 속에 파우스트 구원의 열쇠가 있다. 다시말해, 파우스트 자신 속에 마지막까지 더 높이 올라가 점점 더 순화되어가는 활동이 있고, 하늘에는 그를 구원하려는 순수한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자신의 힘뿐만이 아니라 신의 은총이 더해져서 비로소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리 자신의 종교관과 완전히 일치하게 된다.

580. 천사들 끊임없이 애쓰며 노력하는 자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습니다.

>> 끊임없이 애쓰며 노력하는 나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크다. 노력의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인간은 쉽게 근심과 메피스토펠레스의 손아귀에 떨어진다.

587. 속죄하는 한 여인     (옛날에 그레트헨이라고 불리던 여인

588. 속죄하는 한 여인     새로 온 이분은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고

신선한 생명을 짐작도 못하지만

벌써 신성한 분들을 닮아갑니다.

지상의 온갖 인연을 벗어 던지고

최초의 젊은 힘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최초의 젊은 힘 때문에 밑줄을 쳤다. 이 것이 생기이며, 생명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나 하루를 밀고 나아갈 수 있는 힘. 그것은 젊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20대 같은 30, 중년, 노년을 살 수 있기를. 죽을 때까지 나의 서재에서 일하다 죽을 수 있기를. 그것은 너무도 멋진 일일 것이다.

707. 12086        신선한 생명       새로운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분명해지자 그는 외적으로도 완전한 변화를 경험한다.

589. 영광의 성모 그 사람도 너를 알아보면 너를 따라 갈 것이다.

707. 12095        그 사람도 너를 알아보면  정화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에게서 영원한 사랑을 본다. 영광의 성모 마리아는 그레트헨과 파우스트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허락한다.

589. 신비의 합창 모든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이 지상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이    

           천상에서는 이루어지며    

           말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는 성취되었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하늘로 이끌어 올린다.

708. 12110-12111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인간의 모든 노력을 옳은 길로 이끌어 가는 힘은 천상에서는 성모 마리아, 지상에서는 그레트헨과 같은 여성 속에 구현되어 있는 사랑인 것이며, 이런 영원한 추진력이 결국 쉬지 않고 노력하는 인간을 구원해 준다는 것이다.

>>그레트헨은 파우스트의 연인이기는 했지만, 그녀가 끊임없이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구하고, 사후에도 성모 마리아와 가까이 있으며 대화하는 것을 통해, 영원히 여성적인 것의 본질이란 사랑이라기 보다는 모성애에 가까울 것이다. 사실 사랑은 남성도 하고 여성도 한다. 그러니 이것은 영원하지도 않고 여성적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모성애의 중추적 정서는 여성적이다.

 

592. (주석 64) 시인은 고독 속에서 일해야 한다는 괴테의 생각

 

595. (주석) 진리와 자기 완성을 통해

>> 자기 완성이라는 내부의 동기에 의해 구제에 다다른다는 설정이 무척 매혹적이다.

630. (주석 4685) 동이 트고파우스트의 마음속에는 최고의 존재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려는 굳은 결심이 나타난다.

 

863. 파우스트를 비극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 구제에 있다는 것이 널리 근거로 쓰인다. 그러나 그 구제가 밖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안긴의 창조적 활동의 자각과 그것의 영위를 통해서 이뤄지는 미래라는 것에 파우스트의 영원한 문학적인 가치가 승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864. 2부에 들어서면서... 그레트헨 비극을 극복한 파우스트가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삶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한 새로운 추구를 하려 들지만, 이 또한 그를 구제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 버린다.

 ... 오이포리온은 헬레나가 상징하는 그리스 정신과의 결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고전적 미와 결합됨으로서 넘쳐나는 게르만 정신도 그 속에 담을 새로운 형식을 얻지 못한 채 비극적인 종말을 고하게 되며, 여기까지가 제 3단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제 4단계는 마침내 파우스트가 이웃을 위해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고, 사회와 인류를 위한 창조적 활동에 자각해서 참된 구제를 얻게 되는 4,5막에 해당한다.

 

 

865. 개념적인 지식 탐구의 길을 포기하고, 직감과 체험으로 우주의 신비의 문을 열려고 한다.

865. 말씀에서 뜻으로 힘에서 행동으로 바뀌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제2부의 바탕 사상의 암시로 볼 수 있다.

866. 어느 순간을 보고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이렇게 말한다면, 자네는 나를 쇠사슬로 묶어도 좋다. 그때 나는 나락으로 떨어져도 좋다!

 

872. 트로이 전쟁이래 3000년의 세월에 걸쳐 유럽이 낳은 각양각색의 시 형식의 유산을 접할 수 있다.

.. 그가 하는 모든 행위나 심상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인조 인간 호문쿨루스 마저도 인간의 체온을 역력히 느낄 수 있도록 부각시키고 있다. 결국 파우스트는 이 지구 위에서 실현할 수 있는 인간의욕의 가능성의 극대를 전개해 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872. 인간이 만든 인간을 위한 작품이다.

 

873. 사절 수행원들은 유능한 젊은 청년들이었다.

873. 결국 단념하고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왔다. ... 작품 창조를 통해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려 한 것이다.

 

875. 이전까지의 소설에서는 사람이 사랑 때문에 자유의지로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3. 내가 저자라면

1) 전체적인 뼈대와 목차

[목차]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序演)

천상의 서곡

비극 제1

비극 제2

1

2

3

4

5

 유럽의 마지막 서쪽 끝인 까보 다 로까(CABO DA ROCA)에서는 뭍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15세기의 그들은 절벽을 뛰어 내려 바다로 갔다. 삶이 없었기에 죽음을 선택했다. 파우스트는 중세적 사고의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다. 필요에 의해 현실로 질질 끌려 내려온 사상의 언덕을, 시간을 되돌려 회복한 것이다. 그리스인의 생명력은 그레트헨의 비극으로 산산조각난 파우스트에게 다시 더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온전한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이 회복의 신화를 쓰는 과정에 괴테는 자신의 거의 전 작가 인생을 들였다. 오늘날의 파우스트를 있게 한 것은 비극 1부가 아닌 2부다. 1부에 비해 장면들의 연결점이 다소 느슨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엄청난 시대차를 극복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2) 감동적인 장절

파우스트의 절정은 두 개의 마루를 가진다. 하나는 전혀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생명력의 충만함, 다른 하나는 사랑을 통한 구원이다. 감동적인 장절은 양 손에 하나씩 이 두 개의 절정을 쥐는 것과 같은 형세를 띄게 된다.

 

메피스토텔레스에게 파우스트의 영혼이 떨어진 순간을 나는 첫 번째 감동적인 장절로 꼽는다.정점에서부터 죽음으로 곤두박질치는 인간의 생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악마의 계약으로 속박할 수 없는 신비를 발견하는 순간에 읽는 사람까지도 마음이 깨끗하게 변하는 것만 같다. 니체가 말했듯이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영원한 생명이라기 보다는 영원한 생기인 것이다.

 

562. 파우스트     …그렇다! 나는 이 정신에 내 몸을 바친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정복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누릴 권리가 있는 것이다.

나도 그와 같은 사람들의 무리를 바라보며,

자유스러운 땅에서 자유스러운 백성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

그 때에는 나는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이 세상에 있어서 나의 생애의 흔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리라 ㅡ

 

589. 신비의 합창

이 지상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이    

           천상에서는 이루어지며    

           말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는 성취되었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하늘로 이끌어 올린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레트헨이 예수나 하느님이 아닌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것을 보면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의 본질이란 사랑보다는 모성애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 중에서도 타인의 불쌍함을 발견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그 핵심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구원은 기실 그레트헨과 파우스트의 관계뿐 아니라 부자관계, 모녀관계, 친구관계에서도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다.

 

3) 보완점

이러니 저러니 해도 1막과 2막의 괴리감은 굉장히 크다. 특히 2막 초반에 그레트헨이라는 여인과 있었던 일은 완전히 없던 일처럼 파우스트를 전혀 속박하고 있지 않았다. 2막으로 가면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유혹과 두려움을 다루려고 노력한 부분은 훌륭하나, 그러다 보니 막의 연결성을 해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파우스트를 연극 무대로 올린다면 이 부분에 대한 보완점을 충실히 생각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4) 키워드

생명력, 행동, 순간, 생애의 흔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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