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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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시를 올립니다. 월요일 아침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최근 몇 주 간의 제 일상이 담겼습니다.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8개월 동안 투병했던 친구를 향한 시입니다. 두 편의 시는 다른 시기에 쓰였습니다. 그 사이에 친구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눈물 바다
바닷가 벼랑 끝
끼욱끼욱 갈매기 울음
니도 우나
나도 운다
삶의 끝자락에 선
내 친구도 운다
백두산 눈물샘이
그다지도 크더니
사람들 눈물 모여
바다가 되었구나
독백
친구야,
너를 추억하며 눈물짓고
슬픔을 달래려 시를 짓는다.
네가 떠난 후에 쓴 글들과
너를 그리워하는 시들이,
어제는 나를 위무했는데...
오늘은 허망하게 느껴진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네가 읽지도 못하는데...
친구야,
마음속엔 여전히 네가 존재하지만,
그 역시 무슨 의미란 말인가.
나 홀로 묻고 대답할 뿐인데...
아!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건
눈을 보며 나누던 대화가 끝나고
독백이 시작되는 것이로구나.
#. 나는 삼덕 초등학교와 대구 협성고등학교를 다녔다. 경북대를 다녔고, 한국리더십센터가 첫 직장이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내 삶의 일부이듯, 친구는 내 삶의 일부였다. 녀석도 삼덕 초등학교와 협성고등학교 출신이다. 그리고 경북대학교를 나와 함께 다녔다. 직장만이 달랐다. 우리는 참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녀석을 삶의 전부라 생각하며 매일같이 울고 일상에 소홀할 생각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도 삶의 전부일 순 없다.) 하지만 내 삶의 일부였던 이와의 추억을, 슬프고 아프다는 이유로, 덮어두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녀석을 추억하고 친구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로 했다. 뜻 깊은 물건들, 추억의 장소들, 특별했던 사건들을. 그리고 우정이라는 가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