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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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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1일 11시 55분 등록

2주째 배가 살살 아프고 가슴이 쿵쿵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증상이다. 그 어린 초등학생 시절부터 나는 시험 전 날부터 긴장성 복통과 함께 했었고 시험 날 아침에는 밥도 제대로 못 먹는 등 긴장을 유독 많이 하는 아이였다. 그러한 긴장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없어지지는 않았나 보다. 최근 2주간 매일매일 시험을 보는 듯 나의 가슴은 긴장과 불안으로 하루 종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내가 벌린 이 일의 끝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그리고 해피엔딩일지, 또 새드엔딩이 될지 상상하느라 바쁘다. 그 이후에 닥칠 일들에 대한 걱정도 끊이지 않는다. 둘 다 장단점이 비슷하게 존재했던 선택지였기 때문에 사실 어떤 결론이 나든 나는 왠지 그 길로 나아가는 것이 두렵다. 율리시스의 몰리처럼 나 또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계속해서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하소연 하고 묻고 또 묻는다. 답은 내 안에 있다는데, 이번 건은 정말 도무지 모르겠다. 하지만 해봐도 후회, 안해봐도 후회라면 해보자는 생각이 강했기에 시작했던 일이다. 율리시스를 읽으면서도 머리가 터질 것 처럼 복잡했던 것은 바로 나의 복잡한 마음이 반영된 탓이리라.

 

근 몇 달 동안 계속 말할까 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일 때문에 부서장님께 난생 처음으로 면담을 신청했다. 면담이 예정된 1

전까지 나는 계속 망설였다. 이렇게까지 일을 벌여도 되나 라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회사 생활 8년 만에 이런 것도 처음 해보다니 나

도 참 평탄하게 살았는지, 혹은 지지부진하게 살았는지..며 자조섞인 웃음도 나왔다. 말을 꺼내는데 갑자기 눈물이 주룩주룩 쏟아졌

. 이 뜬금없는 눈물은 또 무엇 인가. 매우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다. 원래 공식적인 답지에 맞추어 말

씀 드려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나도 모르게 속마음에 담겨 있는 말들이 나왔다. 떨리는 목소리도 같이 왕림하셨다. 결국 나의 불안한

마음은 간파 당했고, 1주일의 다시 생각해볼 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고 후폭풍이 불어왔다. 나의 소식을 듣고 충격 받았다는 사람,

리고 실망했다는 사람, 만류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반응들이 전해지면서 나의 마음 속엔 태풍이 몰아쳤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나는

또 깜짝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자그마해졌다. “지금이라도 철회한다고 이야기해야 하나?”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내가 정말 간절해 마지 않는 최상의 선택지는 아니었다. 또 원래 이렇게 까지 하려던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려고 했는지 그저 흘러와 버렸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별 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나는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았고 심각

하게 괴로웠다. 새로운 무언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래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는 마음을 먹고 도전해보았다. 결국 1차 시도 후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마음과 철회를 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싸우면서 굉장히 힘겨운 한 주를 보냈다. 하지만 그래

도 해보는 데 까지 해보자.  될대로 되라 라는 마음으로 재면담을 했고 이제 최종 결과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추가적인 절차들이 있기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나의 마음은 여전히 쿵쾅쿵쾅 거린다.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롤러

코스터를 탈 때의 긴장된 기분도 계속된다. 이 길이 정말 맞는걸까 라는 걱정과 후회스러움도 여전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의사 결정을 잘 못 내리는 나로서는 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라 움직이

거나, 새로운 모험이 무서워 포기한 적이 많았다. 여전히 불안정하긴 하지만, 나는 후회하더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실행했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경험을 통해 무엇보다 많이 배우는 사람이다. 요리를 할 때에도 무조건

겁없이 해본 후에 익히는 경우가 많았고, 여행을 다니면서도 그랬다. 그렇게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또 배울 것이다. 

 

또한 어쨋든 용기를 내어 실행해보았다는 점에도 내 스스로가 기특하다. 다른 결정 보다도 신변 변화에는 유독 민감한 나였기에

어떤 길이 펼쳐질 지 모르지만 그저 몸을 내맡긴 내가 놀랍다. 용기를 내어 보았다고 해서 조금 마음이 괴로울 지언정 하늘이 무너지

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 감사하는 마음도 새록새록 솟았다. 기대 외에 쏟아지는 많은 도움들이 있어 놀랍고 또 감동스러웠다. 어찌어찌 소식을 듣고

먼저 전화를 해서 도와주시겠다는 분도 있었고, 조언을 요청하는 나에게 바로 달려와 커피 한 잔 사주시며 값진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들도 많았다.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다 애정어린 시각에서 비롯된 것도 알 수 있었기에 더없이 감사했다.

 

어떤 결과가 전해지고, 또 이후의 여정이 어찌 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늘 진화를 추구하고 새로움을 추구하

는 것이 가장 자신있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다짐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나날들이 더욱 기대된다.

IP *.94.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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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1 13:51:07 *.104.9.216
뭔지 모르지만 잘 한거 맞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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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1 14:43:30 *.196.54.42
무슨 일을 가지고 재면담까지 갔는지는 모르겠으나 '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원칙은 참 좋아 보입니다.

 

"될대로 되라 라는 마음으로 재면담을 했다"고 하셨을 땐 녕이님의 무대뽀 기질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었어요.

용기있는 행위는 꼭 그만한 보답이 돌아오는 법이지요.

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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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1 16:55:34 *.50.21.20

화이팅 녕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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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2 04:05:31 *.222.10.126

뭘까 궁금하네^^ 그런데 잘 될거에요. 뭐든 췍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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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2 10:34:42 *.65.153.142

녕이가 그토록 망설이며 입사 8년만에 터뜨린 이야기가 어떤 얘기인지 무지 궁금하네^^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녕이가 바라는 대로 잘 되길 바랄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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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2 16:49:11 *.94.164.18

뭔지 모르겠지만 해보고 후회하는 것에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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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2 19:55:27 *.113.77.122

잘 될거야. 그리고 안되어서 손해볼것 없으니... 그 상황이 되면 많이 흔들리다가도 그러도 얼마 지나면 다들 언제 그랬냐듯이 평상으로 돌아가게 되니 주변인들도 그리 많이 걱정할것 없을 것 같아. 


영이의 용기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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