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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라는 말은 들판에 흔하게 피어있는 꽃을 말합니다. 들에 피어있으니 들꽃이라고 하지요.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들꽃은 없다. 이름을 모르니 들꽃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다. 들꽃이라 부르지 말라. 꽃들은 모두 자기의 이름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들꽃이라 부르기를 미안해합니다. 모두 저 나름대로의 이름이 있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사람들은 들판의 작은 꽃에도, 길가의 이름 모를 꽃에도 의미를 부여해주고 아끼고 존중해줍니다.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길가의 흔한 꽃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삶을 볼 때는 달라집니다. ‘내가 그렇지 뭐.’ ‘비참하고 초라해.’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 말이 정확한 현실인지도 모릅니다. 한 사람이 살면서 이루어 놓는 것들은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현재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우리네 삶은 들꽃이라 불렸던 그 꽃들과 비슷합니다. 넓고 넓은 들판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크고 화려한 꽃은 언감생심입니다. 세상이라는 들판에 피어있는 우리는 영락없는 들꽃입니다.
우리는 들꽃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서 미안해했습니다. 우리는 나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않은 것에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들꽃의 작고 보잘것없는 아름다움에도 감탄했습니다. 우리는 내가 피워낸 작고 보잘것없는 꽃에는 감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들꽃이 넓은 들판에서 어렵게 뿌리내리고 있음에 감동합니다. 우리는 내가 이 험한 세상에서 힘겹게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것에는 감동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건 아닐 런지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꽃을 피우며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이 피워내는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본적은 있는지요. 작고 초라해도 세상에 없는 자신만의 것입니다. 내 삶을 부딪쳐 피워낸 소중한 꽃입니다. 당신만의 땀과 눈물로 당신만의 색과 향기를 지닌 꽃이 만들어집니다. 그 모양이 어떻든 그 꽃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세상이 몰라줘도 당신은 당신만의 이름이 있고, 당신만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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