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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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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4일 09시 14분 등록

. 저자에 대하여

저자 초아 서대원은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평생 대처승이자 역술인으로 살아온 부친을 보면서도, 그의 뜻을 따라가려 하지 않았다. 법학을 전공하였고 역술과는 먼 삶을 살게 될 줄로 알았다. 하지만 법학과 3학년 시절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고, 제대를 일주일 정도 앞두었을 무렵, 갑작스레 부친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는 갑자기 어린 동생들과 어머니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자리에 서게 되었고, 아버지가 인종하시면서 남기신 유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평생 역술인으로 살아온 그의 부친이 남긴 마지막 유지는 바로 그 또한 역학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보통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길을 동일하게 걸으라고 권유하는 경우는 교수, 공무원 정도라고 한다. 서대원이 추측했던 것 처럼 아버지는 역학자의 길을 사랑했고 또 그만큼 행복한 인생을 살았고 생계유지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직업이었기에 아들에게도 그와 동일한 인생 여정을 권유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의 아들 또한 뛰어난 역학자가 될 것을 알았기에 미리 힌트를 주었던 것일까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어쨌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서대원은 그날부터 역학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로 보이는 주역을 읽기 시작했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흔한 스승 하나 없이 역술인의 인생을 걸어가게 된다. 그 후 30년이 넘도록 그는 한 글자 한 글자의 뜻을 마음으로 새기며 주역의 큰 뜻을 맛보았고, 현실에 지친 보통 사람들의 운명과 인생을 조언하고 상담해오고 있다. 그는 이전 선배들에게 호를 지어주었다고 했다. 아직도 내가 나아 갈 길을 못 찾아 방황하는 나이기에 그를 찾아가 나의 운명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또 아명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오랜 공부 끝에 그는 주역이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주역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책이 아닌,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실천의 지침을 전해 준다고 굳게 믿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주역을 통해 삶의 원리와 기술들을 익히고 주역의 참뜻과 그 감동적인 가르침을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한국역리학회 부산시 지부와 부산역리학회에서 학술위원장, 명리학, 복서학 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여러 기업체 등에서 주역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자못 궁금해지는 점이 있다. 그는 많은 역술인들이 주역을 통해 점을 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 과연 은 어떻게, 무슨 공부를 하면 잘 칠 수가 있을지 궁금하다. 그가 처음으로 동네 할머니의 점을 보기 위해 꿨다던 예지몽과 같은 신비로운 일들을 그는 매일 겪는 것일까? 아니면 그는 주역의 삶의 진리를 단순히 그들에게 이야기해줄 뿐인지도 모른다. 결국 진리를 수행하면 인생을 올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기에..

 

.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9. 인생의 중반,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 역시 길을 잃고 두려움 속에 있었다. 아니다 아니다 하며 남의 길을 따라간 지 20년이 넘어서야 그 길을 버리고, 길 없는 길을 찾아 나서야 내 길이 된다고 우겨 내 길을 걷게 되었다. 마흔 살 10년은 내 인생의 가장 훌륭한 반전이 만들어진 시기였다. 나는 내 길을 찾은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네가 살고 싶은 바로 그 삶이냐? 이렇게 물으면 나는 이제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나는 춤추듯 이 길을 아주 멀리 끝까지 가고 싶다.

- 춤추듯 가고 싶은 그 길을 어서 빨리 찾고 싶다. 지금의 방황이 다 그러한 길을 위한 여정임을 믿어본다.

 

11. 이 책은 폼을 잡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는 것을 혼자 깨달은 척하는 위선이 없다. 아는 것을 아는 만큼 표현해 두었기 때문에 이 책에는 감춤이 없다. 학문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감추지 않을 때 비로서 건강하게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 나도 이렇게 진솔한 저자가 되고 싶다. 자신은 정작 그러한 삶을 실천하지 않으면서 책에만 이상적인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14. “새는 죽을 때 그 울음이 슬프고, 사람은 죽을 때 그 하는 말이 착하다.”

 

15. 아무리 어려운 학문이라도 천필만독이면 제까짓게 풀리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역경을 베껴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그치지 않고 있다. 

- 결국은 성실과 노력이 모든 일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 어디로 갈 지 방향을 잃고 있지만 계속 찾다 보면 언젠가는 보이겠거니..라고 믿어 본다.

 

물론 내 30년의 주역공부는, 체계도 없고 전혀 학문적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내 생계를 걸고 주역을 읽었고, ‘주역에 담긴 한 글자 한 글자의 뜻을 새기기 위해 반평생을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골몰했다. 다른 책들도 더러 읽었으나 내게는 모두 주역하나를 해독하기 위한 보조 수단일 뿐이었다.

 

16.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내게 스승이 없었다는 점과, 다른 사람의 책에서 그다지 큰 깨우침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영향이 적었기에 내 나름의 해설서를 써 보겠다는 터무니없는 욕심을 낼 수 있었을 터이다.

 

17. ‘주역은 보편타당한 진리를 말한 책이지 장래의 개인적 길흉화복을 예견한 책이 아니다.

 

24. ‘주역은 중국 고대사회에서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연구하고 정리한 성과물을 집대성한 책이며, 역사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 온 것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33. ‘주역은 세상 만물의 변화 원리를 밝힌 책이다. 멈춘 것 같으면서도 변화하고 혼돈 속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일정한 원리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세상이고, 우리네 인생이다. 주역은 이처럼 인간사에 얽힌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밝히고 그 원리를 천명함으로써,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인생을 좀 더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 철학서이자 처세서다.

 

35. 주어진 시간과 선택된 공간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인생의 모습은 갖가지로 달라진다. ‘은 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성공의 3대 요건(시간, 공간, 사람)을 인생의 각 단계에 빗대어 총체적으로 설명한다.

 

36. ’은 모든 시간과 관련되어 있다. 때를 잘 알고 움직여야 한다. 우선 너무 일찍 뜻을 펼쳐서는 안 된다. 설령 때를 만나 실제로 일을 도모하게 되더라도 인맥을 얻어야 리도를 얻을 수 있다. 무릇 군자는 일을 함에 있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저녁이 되면 다시 반성하고 걱정하는 법이니 비록 그 일이 험하여도 허물은 없다. 이 정도면 자신의 기량을 힘차게 펼쳐도 허물이 없다. 그러나 역시 조력하는 인물이 있어야 리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

 

37-38 건은 한 마디로 하늘의 절대성, 혹은 시간의 절대성을 상징하는 것이다….우주만물과 모든 인생사가 이 시간의 절대성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원은 혼돈의 시절이다. 만물이 생성되기 이전의 혼돈스러운 시절이며, 무극의 시절이라고도 한다.

형은 카오스 다음에 오는 창조의 시기이다. ….다른 말로는 태극의 시절이라고도 한다. 태극은 처음으로 극이 생겨나는 때를 말한다….남녀로 구분되는 시기에서부터 가정과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하여 성년이 되기 직전까지의 시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아직 자라고 배우는 시기인 것이다.

리는 왕성한 활동과 결실의 시절이다 배움을 마치고 때를 얻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장년이 여기에 해당된다. 물질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풍요로워지는 시기이며, 다른 말로는 황극의 시절이라고도 한다…..우주와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취하게 되는 때이고,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물질문명의 혜택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기이다개인에게 이 시절은 사회에 나아가 점점 능력을 발휘하고 최고의 리를 이룩하고, 마침내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는 시절까지에 해당한다. 

정은 소멸의 시기이다노쇠하여 병들고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시기이다.

- 나는 현재 형의 시기에 있다. 앞으로 더욱 풍성한 리의 시절을 맞기 위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자라야 할 것일까?

 

40. 잠룡 물용: 인격을 갖추지 못하면 뜻을 펼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면 더 배우고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준엄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것이다.

 

43. 흑약재연은 이런 노력을 기울인 군자가, 기회를 포착하여 깊은 못을 박차고 물 위로 도약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렇게 해도 역시 허물이 없다고 했다. 충분히 준비하고 자신을 철저히 갈고 닦은 다음이라면, 용이 물 위로 뛰어오르듯 과감하고 용감하게 일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대부분의 성공한 정치가나 사업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성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용기와 결단력, 과감한 추진력이다.

주역은 다른 동양철학서들과 달리 성공을 위한 용기와 모험에 대해 많은 부분 강조하고 있다.

 

45. 건군룡 무수 길: 뭇 용을 보더라도 머리를 드러내지 안으면 길하다는 말이니, 어떠한 상황에서든 분수를 지켜야 함을 강조한 구절이다….함부로 앞서거나 나서지 않는 겸손함을 뜻한다. 그렇게 해야 길하다는 것이다.

 

46. 모든 것은 변한다. 산천도 변하고 우주도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변한다. 하지만 변치 않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변함없이 흘러간다. 이것이 시간의 절대적인 속성이다.

이에 비해 공간은 상대적이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왜곡될 수도 있고, 실제로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절대적 시간과 상대적 공간의 만남, 그 사이에 우리의 인생이 끼어 있다. 그러므로 사람의 삶이란 시간과 공간의 조화 속에서만 원만히 진행될 수 있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때가 맞지 않으면 일이 성사될 수 없고, 아무리 좋은 때가 되었어도 잘못된 곳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일은 역시 어그러지기 마련이다.

주역’이 그 첫머리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역시 이러한 시간의 절대성, 공간의 상대성, 그리고 그 둘의 조화에 관한 내용이다.

주역은 저마다의 공간에서 제각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삶의 지혜를 가르친 책이다. 많은 이들이 주역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자 했던 것도 이처럼 주역이 시공의 조화에 관한 가르침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47. 역을 공부하는 사람들이주역의 체계를일원수 육십삼합이라 칭하며, 특히 첫머리의을 강조하고 나머지 63개의 장이 모두 여기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도 역시 이런 맥락일 것이다.

 

48. 어리석인 항룡의 거역 대신 공동체 가운데에 함께 있으면서, 나서지 않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할 때 삶은 그 뜻한 바 소중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평생 근신하며 겸손하게 신과 자연의 뜻을 살펴 행하면 길하게 되는 것이다.

 

52. 자네가 방황하는 것은 바로 그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 자네가 점유하고 있는 공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야.

 

53. 천명은 스스로 알아야 하느니, 자네의 모습은 지금부터 많이 달라질 것이네. 자신의 노력으로 시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네.

 

55.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상생의 도리이다.

은 이처럼 땅 위에 사는 인간들의 복잡다단한 삶을 폭 넓게 조망하면서, 공생의 첫 번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상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65. 밝음을 상징하는 양의 출발점이 건이라면 곤은 어둠의 시작이다. 황혼을 지나 어둠이 지배하는 시각으로부터, 날이 밝아오는 여명까지가 곤의 시간이다. 곤은 모든 것을 품에 안는 모정의 성품이며 사랑의 근원이기도 하다.

 

66. 건이 하늘의 뜻과 신의 섭리를 대표한다면, 곤은 땅의 원리와 사람의 이성이나 감정을 대표하는 개념이다.

 

66-67.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상의 세계, 곧 곤의 세계에서는 서로 상생하면 재물과 덕을 얻을 것이요, 상극하면 덕망도 잃고 실재하게 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사람은 마땅히 그 끝을 헤아려 욕심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을 위해, 그저 마음을 편안히 먹고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안 될 것이다.

 

67. ‘주역에 따르면 곤은 곧 실존적인 인간 삶의 과정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계는 기본적으로 음의 세계다. 하늘의 섭리와 떨어진 인간의 세계, 서로 싸우고 다투며 목숨을 연명해야 하는, 그런 실존적이고도 형이하학적인 세계인 것이다.

 

주역은 우선 자신감을 갖고, 자연에 귀의하라는 말로 그 가르침을 시작한다. 인간에게는 배우지 않고도 살아나갈 수 있는 원초적인 힘,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 타고난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주역의 설명이다. 그 힘을 믿고 인생을 개척해 나가라는 것이다.

- 역시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을 개척하라.

 

68. 돈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제대로 쓸 줄을 모르는 사람은, 비록 허물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명예를 얻을 수도 없다고 분명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69. 상생의 원리에 기초하여 자연의 도를 터득할 것,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누고 봉사할 것, 후손들을 위해 자연과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낙원으로 가꾸어 갈 것. 이것이주역의 곤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인 것이다.

 

71. 진정한 사랑의 열매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자만이 맛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 사랑을 예측하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만이 마지막 결실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을 가꿀 수 있다.

 

79. 사랑만큼 인간적이고 순수한 행위가 어디에 있겠는가.

 사랑만큼 인내하고 때를 기다려야 하는 일도 드물다.

 사랑을 알되 지나치지 말라. 이것이주역의 가르침이다.

 

85. 교육은 모든 시대의 가장 큰 문제요, 결코 놓을 수 없는 화두다.

돈과 권력을 위해서는 인간이 만든 논리와 기술을 열심히 연마해야 할 터이지만, 진정한 인간의 도를 깨달아 참다운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연의 도리를 몸으로 깨닫고 중용의 덕을 쌓아야 한다.

 

86. 참 진리는 인간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요, 진리가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와도 같은 생명의 순수성이다.

세상에서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하면 타인에게 형벌을 가하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부로는 자신이 억눌림 당하는 것을 면할 수 있을 뿐, 궁극적인 삶의 고난과 허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덕을 익혀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생활의 도에 충실한 사람이 된다면, 가사를 부인에게 맡겨도 길하고, 자식 또한 집안을 잘 이끌어 나간다. 

여인은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쉽게 몸과 마음을 주니 이롭지 못하다. 또한 어렵고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 고난만 많아진다. 그러므로 자연의 섭리에 의한 공부만이 길하다.

 

95 ‘주역은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자연과 인간의 완전한 합일에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논리나 기술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공부로는 권세를 쥐고 흔드는 인물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인간의 운명 자체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는 없다고 했다.

주역은 이런 지식 위주의 교육, 현실 적응력만 뛰어난 공부 대신에 화합과 중용의 덕을 먼저 가르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 공부로는 비록 출세는 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가정이 화목하고 집안이 대대로 번성할 수 있을 터이니, 이 또한 사회의 기초를 올바로 다지는 중요한 교육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96. 한편으로주역은 억지로 하는 공부의 폐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여건과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 공부, 뜻이 없는 공부에 억지로 매달리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해서는 진정한 공부가 될 수 없다. 자연의 진리에 몸을 맡겨, 진리 자체가 나를 찾아오도록 몸과 마음을 열어두는 공부를 해야만 진정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번 공부는 나에게 어떤 뜻을 가지는 것일까? 아직 확신은 없으나, 하늘이 마치 나를 도운 것처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순식간에 이 자리에 와 버렸다. 아마 그 수업을 통해 얻는 내용들 보다는 그 시간을 내가 버텨내면서, 혹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얻는 것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몸과 마음을 모두 활짝 열어 진리가 나를 잘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103. 문왕의 신임을 얻어 세상에 나올 때까지 강태공은 빈 낚싯대를 하수에 드리우고 세월을 낚았다. 그의 경륜이 아무리 뛰어나고 지혜가 놀라웠다고 해도, 그가 만약 기다림의 미덕을 모르고 조급하게 세상을 호령했다면 주나라는커녕 한 고을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에서는 때를 알아보는 지혜, 기다림의 구체적인 방법을 배운다.

 

104. (기다림)에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성공에 대한 굳센 믿음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밝은 빛이 마침내 길을 여는 것과 같으니, 그 끝이 반드시 길하다. 이로써 대업이 시작된다.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로 때를 기다린다면, 이룸이 늦고 허물도 업다. 청빈하고 곧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면 시작 단계에서 작은 부딪침은 있으나 끝에는 길하다.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기다린다면, 끝에는 길하여 성공한다.

기다림이 마침내 무르익으면 천시와 환경과 귀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공경하고 그의 경륜에 따르면 반드시 성공한다.

- 주역은 반드시 믿음과 확신, 자신감을 갖고 기다리라고 한다. 왠지 시크릿의 힘이 생각난다. 마치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기다린다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105. 최종적인 대업의 성취를 위해서는 기다림 외에도 마지막의 실천적인 모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109. 철부지란때를 모른다는 말이다. 때를 모르니 세상의 통상적인 순리조차 지키지 못하는 바보라는 뜻이 바로 철부지라는 말에 담겨 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어떤 일을 하든지 그 때를 알아서 이에 맞추어 추진해야 한다. 공부를 할 때에는 공부를 하고, 결혼을 할 때에는 결혼을 해야 하며, 죽을 때에는 암말처럼 죽음에 순종해야 한다.

 

110. ‘주역의 기다림이 막연한 기대나 기다림이 아니라, 현재 상화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기다리는, 적극적인 기다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111. ‘주역은 미래의 때를 기다리면서도 현재의 경제적인 활동을 능률적으로 행하고, 본인과 가족이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다림을 최상의 기다림으로 설하였다. 청렴하고 곧게 살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을 둘째로, 제도권 밖에 머무르면서 속으로는 정치 참여를 갈구하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하는 이중적 태도의 기다림을 그 아래에 두었다.

- 결국은 현재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여느 책이나 모두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진리인 듯 하다.

 

기다림의 결과 내가 지금 발 디딘 환경 위에 때가 이르면 반드시 나를 도울 인물도 나타나게 마련이라고주역은 가르친다. 바로 대인이 나타난다는 것이고, 비로소 천지인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그 귀인을 공경의 마음으로 맞이하여 그 가르침을 실천하면, 마침내 대망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주역의 최종적인 가르침이다.

 

가장 중요한 기다림의 원칙 세 가지를 간추려 보자. 첫째는 믿음이다. 둘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이다. 셋째는 마침내 도래한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하여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다.

 

113. 인민을 위하는 큰 정치를 베풀고자 한다면 민심을 제대로 읽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인의 실패는 낙선이나 하야가 아니라 민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민심을 잃으면 정치인의 생명은 끝난다.

 

114.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와 청렴이다. 그 밖에 중도를 지키면 길하다.

정치가는 근원적으로 타고 나야 한다. 때로 신망을 얻고 총애를 받더라도, 정치판의 윗사람이란 하루아침에 세 번 마음이 바뀌는 법이다.

 

120. ‘주역이 말하고 있는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윗사람이 나에게 소신이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어야 하며, 아랫사람도 믿고 따르도록 덕을 갖추는 것이 정치인의 첫 번째 요건이라는 것이다.

둘째, 정치인은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사사로운 욕심으로 대사를 운용하면 걱정이 떠날 날이 없고 중요의 도리를 지킬 수도 없게 된다. 그러므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을 버려야 하고, 나는 항상 옳고 반대파는 항상 그르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그 대신 자신을 항상 저울의 중심에 두어야 하는데, 이를 일러 중도라 한다.

셋째, 조언을 해 주고 길을 가르쳐 주는 대인의 충고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언로를 막아서는 안 되며,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대인은 인민이니, 인민의 소리인 민심에 복종해야 한다.

넷째, 정치인은 자기 혼자만의 안위를 생각하여 움직이는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라 만인의 목숨을 담보로 큰 일을 행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욕심이나 기분에 따라 함부로 모험을 해서는 안 된다. 모험 정신은 정치인이 아니라 사업가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123. 승전이든 패전이든 전쟁 후에는 상처가 남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전쟁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미 전쟁을 시작했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124. 군을 통솔하는 데에는 법과 율이 최우선이다.

전쟁에서는 싸우고 않고 이기는 외교전이 최상이다.

 

133. 경쟁은 전쟁과는 다르다. 전쟁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겨야 하지만 경쟁은 정정당당해야 한다. 승부보다 과정을 중시할 수 있어야 지더라도 얻을 것이 있다. 지나치게 승부에만 집착하면 설령 이기더라도 차라리 지는 것만 못하다.

 

134. 인간의 사회는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 그러므로 경쟁 자체는 길한 것이다.

경쟁에서의 첫 번째 도는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것이다.

경쟁에는 또한 질그릇같이 순수한 믿음이 있어야 허물이 없다.

경쟁이 끝난 후에 상대방과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다. 경쟁에서 진실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잠재능력, 내적인 힘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상대와 나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경쟁의 결과는 그 다음이며, 경쟁의 최종적인 승패는 인간이 정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경쟁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당당하고 힘찬 태도도 중요하다. 이런 자신감과 성실성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

모든 경쟁에는 조력자로서 스승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흉하다.

  

143. 우선 경쟁에 나서는 사람은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져야 한다. ‘주역에 따르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만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학업이며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일들에서도 이런 자기 확신은 필수불가결한 것임이 분명하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과 부단한 노력, 이길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진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서로 경쟁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아름답고 진정한 승리란 어떤 것일까? ‘주역삼구의 덕을 통해 아름다운 승리를 말하고, 여유와 아량과 포용에 대해 설명한다. 삼구란 왕이나 귀족들이 사냥에 사용하는 그물, 혹은 사냥에서의 몰이 방식을 말한다. 사냥감을 몰 때, 사방이 아닌 세 방향만을 막아서 모는 방식을 말한다. 사냥감이 도망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 한 방향만은 남겨 두고 몰아가는 방식인 것이다. 경쟁에 있어서 상대를 완벽하고도 철저하게 패배시키고 쟁취하는 승리는 결코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경쟁은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151. 사람들은 종종 크고 화려한 성공에만 정신을 빼앗겨서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돌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성공을 꿈꾸는 사업가나 정치인들이 특히 그렇다. 그러나 작은 성공을 이루지 못하면 큰일도 도모하기 어렵고, 작은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결국 큰 행복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작은 것의 소중함, 작은 행복의 가치, 작은 성공의 도와 방법을 배워보자.

- 어쩌면 나는 지금껏 눈앞의 행복은 보지 못하고, 늘 이룰 수 없는 곳만 바라보며 닿을 수 없는 스스로를 책망하기만 했을지 모를 일이다.

 

152. 쉬워 보이는 작은 행복도 얻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집 바깥에서 기다리고만 있기 때문이다. 원만한 가정과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는다면 무슨 허물이 있으랴. 길하다.

소축의 작은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가 이탈하면, 부부가 서로 반목하게 된다. 믿음으로 생사의 두려움을 없애야 허물이 없다. 바로 곁의 이웃과 서로 협력하여 부를 창출하고, 믿음으로 결속하는 것도 소축을 실현하는 한 방법이다. 때가 왔을 때 일을 이루고 성공해야 좋다. 욕심으로 능력 밖의 일을 하니 부인이 걱정하고 때가 이미 지났는데도 덤벼드니 흉하다.

 

158. 소축은 작은 것을 기른다는 말이니, 원만하게 가정을 이끌고, 이를 기반으로 작은 성공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작은 행복이라고 하는 소축조차도 쉬운 것은 아니다. ‘주역은 이 역시 일찍부터 열심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선언하고, 부부의 합심이나 이웃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159. ‘주역의 진단에 따르면 소축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우선 직접 노력하지 않고 방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편이나 아내 각자의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부부 사이의 합심은 소축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쪽 바퀴가 빠져 버린 수레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듯이, 부부 가운데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소축이 이룩될 수 없다는 말이다. 부부의 합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믿음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바, 가정의 기초를 다질 때에는 가정의 기초를 다지고, 이웃과 더불어 믿음을 나누고 일을 할 때에는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전심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야 작은 성공과 행복도 얻을 수 있다.

 

163. 사람을 앞에 두고 바른 말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상대가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라면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래서 자기 자리를 걸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고 직언하는 사람들을 예로부터 칭송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직언에도 도가 있다. 리의 도가 바로 그것이다.

 

164.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은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물리지 않는다. 깨끗하고 소박한 사람의 직언은 허물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직언에도 도리가 있다. 애꾸눈으로 잘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잘 달리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으면 물리니 흉하다.

직언을 해도 순수하면 길하다. 그러나 상대방을 무참히 짓밟는 직언은 결국 위험하다. 직언하는 자는 자기의 잘잘못을 회상하고 반성해야 길하다.

 

170. 직언을 할 때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자만심으로 상대를 모욕하는 것 같은 직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직언을 하는 자는 조심하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당하게 된다.

직언을 하는 사람의 도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타인의 비리를 짚어내기 이전에 스스로의 과거를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잘못을 먼저 바로 잡고, 자신에게 조금의 사심도 없는지를 자세히 살펴 직언해야 올바른 충언을 할 수 있다.

 

171. 열흘 붉은 꽃이 없고 10년가는 권력이 없다고 했다. 오랫동안 곁에 붙들어 두고 싶으나 때가 되면 뿌리치고 떠나는 것이 어디 아름다움과 권력뿐이겠는가. 세상의 모든 것에 성할 때가 있을 쇠할 때가 있다. 있을 때 없을 때를 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위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172. 태평한 삶은 기본적으로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옴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길함은 젊은 시절부터의 노력으로 인해 성취되는 것이다. 비록 현재는 쓸모가 적은 것이라도 저축하여 어려울 때를 대비하면 길하다. 공을 내세우지 않고 옛 친구를 우정으로 대하면 가상한 일이 생긴다. 평지만 계속되는 인생이 없듯이 비탈만 계속되는 인생도 없다. 오기만 하는 인생이 없듯이 가기만 하는 인생도 없다. 어려움이 오래 계속되더라도 허물이 없다면 근심하지 말라. 믿음과 자신감만 있다면 먹고 사는 일에는 복이 있게 마련이다.

훨훨 나는 새처럼 부유하지 않아도, 이웃과 더불어 서로 경계하지 않고 믿으니 이 또한 태평의 한 형태다.

평소에 위기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적의 침범으로 성은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되고 고향에 찾아가 엎드려 도움을 청하지만 끝내 고생만 하게 된다.

 

179. 태평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심신이 건강하고 힘차야 한다. 이는 개인의 내적인 일이며 천부적인 요소에 해당한다. 다음을 작은 것을 투자하여 큰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외적인 일이며 노력과 관계가 깊다. 그리고 이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태를 얻을 수 있다.

 

179-180.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자세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첫째, 미래에 대한 준비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둘째, 의리와 신망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셋째, 지나친 욕심은 버려야 한다. 인생은 순환되고 반복되며, 결국 모든 인생은 거개가 똑 같은 것이다. 넷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권세와 권력이 없으면 태평은 유지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모든 부와 권력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얽혀 있다.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 선에서 권력을 취해야 한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181.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는 하늘이 각자에게 내려 준 저마다의 천명이 있다.

주역의 천명이나 성경의 달란트가 다르지 않다.

사람이 자기 천명을 알아서 그에 따라 행하면 모든 것이 편안해지고, 만약 천명에 역행하면 파산, 질병, 구금, 재앙 등의 불행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나의 단순하고도 고집스런 생각이다. 문제는 나나 사람들이 이런 저마다의 천명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183. 어둠의 시기에는 하는 일마다 꼬이고 불행이 겹쳐 온다.

막힐 때일수록 갱생의 노력을 경주하고, 몸을 움츠려 더 멀리 뛸 준비를 해야 한다.

- 나쁜 일은 한꺼번에 온다는 말이 맞는 듯 하다. 어떤 시기에는 무엇이든 다 엉키고 설키곤 한다. 그러나 또 그 시기가 잠깐 지나면 웃을 날이 오는 듯 하다. 기다림은 힘들지만,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 라는 것을 늘 느끼니 조금 더 참고 기다려볼 일이다. 

 

184. 운이 막히면 큰 것을 버리고 작은 것을 취하게 된다. 그러므로 막힘의 시절에 미래를 대비하는 행위는 끝까지 힘차야 길하다.

운이 막히는 때에도 절도 있고 흠 없이 살면 결국 천명을 얻어 벗어날 수 있다. 대인은 금방 망할 것 같은 때에도 누에가 실을 뽑듯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을 풀어 나가는 법이니, 막힘의 운도 마침내 멈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막힘의 운을 뒤집고자 노력하니, 처음엔 어려워도 나중에는 성공하여 웃게 된다.

 

190. ‘주역은 대인들이 취하는, 변화와 발전을 위해 부단히 모색하는 자세를 권장한다. 힘 없는 누에가 기신기신 끝없이 실을 자아내듯이 어렵더라도 힘과 용기를 잃지 말고 절도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 가라는 것이다.

우선은 막힌 운세를 멈추게 하고, 그 다음에 막힌 운세를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 대유자는 태어나기 전에 이미 정해지며, 성장기에 기틀을 이룬다. 사람을 사귀되, 해롭지 않아야 한다. 대유자는 큰 재물을 운용해도 허물이 없다. 진정한 대유자는 천자와 더불어 제사나 연회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자라도 소인이면 이를 감당 할 수 없다. 대유자는 자기의 본색을 가볍게 드러내지 말아야 허물이 없다. 대유자는 믿음과 위엄으로 사람을 사귀어야 길하다. 큰 부자의 운명을 타고나면 하늘도 그를 도우니 길하고 유리하지 않음이 없다.

 

203. 내가 만약 큰 재산을 가진 사람이고, 이를 물려받을 아들에게 하나의 교훈만을 가르쳐야 한다면, 나는 당연히 친구를 가려 사귀라는 교훈을 남기겠다. 감언이설로 부를 훔치려는 친구를 경계하고, 그 큰 부를 더 키우거나 유지시킬 수 있도록 돕는 친구를 사귀라는 가르침을 줄 것이다.

 

205. 대유자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겸손과 검박함을 꼽는다. 팽은 요란하게 치장하고 거창하게 행동하는 것을 말하는데, 대유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가짐과 행동을 이렇게 성대하고 요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07. 소인 부자들의 특징은 창졸간에 이룬 부를 유지하지도 못하고, 흔히 지나치게 부를 과시하다가 사람들의 질시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대유자는 자기가 가진 것을 지나치게 드러내지도 않으며, 남에게 인색하지도 않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지만 그들과의 사귐을 항상 신중히 한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되, 위엄을 잃지 않는 태도가 대유자의 모습이다.

 

208. ‘주역은 대유자에게 두 가지를 당부한다. 하나는 사람을 신중하게 사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가진 것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많이 가졌다고 해서 진실로 행복한 것이 아니다.

매사에 조심하고 두려워해야 대유를 유지하고 바르게 쓸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209. 겸양은 군자도 인격수양을 완성했을 때에야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잘 익은 벼라야 고개를 숙일 수 있다.

진정한 겸양은 무조건 베풀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대의를 해치는 것에 대해서는 무력을 써서라도 응징하는 것이 겸양의 참모습이다.

 

215. ‘주역은 겸손을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선겸겸이 두 번이나 겹친, 겸손 자체에 대해서마저 겸손하게 된 성현 군자의 겸손함이다. ‘로겸은 보통 사람이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겸손이다. ‘휘겸은 어떤 면에서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겸손의 경지가 아니다. 생과 사를 초월해 세상살이에 아무런 걸림이 없는 사람의 겸손이 휘겸이다. 현실 정치에 필요한 겸손이 바로 명겸이다. 이 경지에 이른 사람은 인간관계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여 만사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다.

 

217. 남들과 다른 성공의 이면에는 항상 남들과 다른 계획이 있다.

 

218. 계획은 미리 발설하면 흉하다. 돌 같은 맹서를 매일, 종일 지켜 가면 끝내 길하다.

계획을 세울 때는 자기 한계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계획에는 후회가 따르고, 일이 늦어질수록 후회는 가중된다.

어리석은 계획으로도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돌이켜 후회하고 반성한다면 허물이 되지 않는다.

 

223. ‘주역은 첫머리에서 계획의 중요성을 우선 언급한 후에 뒤이어서는 곧장 계획을 세운 뒤의실천의 문제에 집중한다. 다시 말해 계획 자체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차돌 같은 의지로 실행해 나가는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

- 계획보다는 역시 실천이다. 열 마디 말보다 한 가지의 행동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주역은 우선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자신의 능력과 주변 환경을 잘 살펴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출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상하고 후회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세워진 계획을 지나치게 떠벌리는 것도 좋지 않다. 지나치게 떠벌리는 사람치고 실천 의지가 정말로 강한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반드시 필요하고 반드시 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세운 계획이라면 굳이 남들에게 떠벌릴 일이 아니라, 혼자 묵묵히 실천해 나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계획이 결실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

- 계획을 달성하겠다며 일부러 주변인들에게 떠벌릴 때가 많은데, 생각해보면 그러한 때에 내가 제대로 실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더욱 결연하게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의지를 기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24. 하지만 목표 자체에만 치우쳐서 다른 사람을 소흘히 대하거나 대의를 거스른다면 일은 성사되지 않는다. 모든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요, 우주의 질서와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 일은 성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을 의심하지 말고 더불어 노력을 기울여야 그 끝이 아름다울 수 있다.

 

225. 앞에 나서지 않고 묵묵히 따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본시 허물이 없다.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서 평화롭게 세상을 살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시대를 관찰하고 믿을 만한 사람을 가려 사귀며 주변을 깨끗이 하라.

 

230. 나서지 않고 뒤따르기를 좋아하며, 겸손하고 성실하게 윗사람을 잘 받들어 모시는 사람의 생활 철학이다. 이런 사람들은 우선 큰 고난을 당할 일이 별로 없다. 모난 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이룰 일도 없다. 모험과 도전의 정신이 약하기 때문이다.

 

231. ‘주역은 우선 어려운 때에도 허물없이 순조롭게 생을 살아가려면 사람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인을 멀리하고 대인을 가까이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를 평가하려면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나와 상대를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시대를 읽을 줄도 알아야 한다. 나와 상대와 시대를 모두 읽을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난세에 처하더라도 빠져 나올 구멍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역은 떠한 난세에 처한 관료나 정치인이 취해야 할 세 가지 행동 준칙을 제시한다. 첫째, 자신의 직업이나 일에 대한 확신이고, 둘째는 직업과 일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공부이며, 셋째는 청렴하고 겸손하며 투명한 일처리이다.

 

241. 다스리는 사람은 많으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은 없다. 지도자로 자처하는 사람은 많으나 지도자로 존경받는 사람은 드물다.

 

242.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정치는 끝까지 길하다. 열린 마음으로 하는 정치는 길하고 불리함이 없다. 최선을 다하는 정치는 허물이 없다. 지식과 지혜를 동원한 정치는 왕이 진실로 바라는 바이니 길하다. 덕으로 하는 정치는 길하고 허물이 없다.

 

248. 함림의 함은 순수하고 열려 있다는 뜻이며, 만인을 평하게 대한다는 뜻. 지림의 지는 지극한 정성을 뜻하며, 헌신의 의미를 내포. 돈림의 돈은 후덕하다는 뜻이며, 포용력과 사랑의 의미를 내포. 또 다른 지림의 지는 지식과 학문을 뜻하며, 정확하고도 실질적인 지식과 능력을 의미한다.

 

249. 정관의 도가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250. 군자는 자신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타인과 사물을 보는 도리를 깨달아야 허물이 없다.

 

255. ‘은 보는 지혜에 대한 장이다. ‘에는 읽는다, 알아챈다, 헤아린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대와 나를 알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볼 줄 아는 것, 이것이 관의 도요 정관의 지혜다.

 

256. 어떻게 해야 정관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가? ‘주역에서는 관이불천, 유부옹약 수행을 하면 관의 도를 얻을 수 있다 하였다. 관이불천이란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 오욕을 정리한 상태, 그래서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른바 부동심이다. 한편, 유부는 믿음이요 옹약은 공경이니, 유부옹약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관의 도를 주재하는 자에 대한 공경이다. 이 두가지를 갈고 닦아야 정관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267. 자연이 철마다 제 몸을 꾸미듯 사람도 누구나 제 몸을 꾸민다. 단지 마음을 꾸미지 못해 아름답지 못할 뿐이다.

- 마음을 꾸미는 것이 가장 어려운 듯 하다. 요즘은 특히나 겉모습이 중시되지만, 결국 오랜 시간 아름다움을 발하는 것은 바로 내면의 미일 것이다.

 

273. 진이나 선의 경우, 오랜 교육을 통해서만 피교육자 스스로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고 마침내 자발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서 자발적으로 생성되며, 어떤 경우에도 중단되는 법이 없다. 죽을 때조차 아름답게 죽고 싶어하는 게 인간이다.

 

274. 미는 분명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임에 틀림없지만 지금의 우리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바야흐로 익사할 지경에 처해 있다는 느낌이다.

 

275.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기는 있다. 하는 일마다 꼬이고 도와주는 이 하나 없으며 빚은 눈덩이 굴러가듯 불어만 간다. 도망갈 방법이라고는 목숨을 버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이 박이다. 그러나 그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운은 돌고 있다. 이런 박은 박으로 대처하면 허물이 없다.

 

291. 무엇이든 그대로 두지 못하고 만지고 두드리고 부수고 새로 만드느라 근심과 걱정,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세상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은 사람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다.

 

298. 무위로 다스리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 천하는 불가사의한 그릇이어서 인위적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하려고 애쓰면 실패하고, 꽉 잡고 장악하려 하면 천하를 잃고 만다.

 

무망은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 장이다. 무망은 망령됨이 없다는 뜻이다. 온갖 욕심과 거짓을 망령된 것으로 보고, 그것이 없는 상태를 무망이라 한다.

 

주역은 근본적으로 무망의 삶을 긍정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진정한 무망의 삶이 얼마나 이르기 어려운 경지인지를 반복해서 지적하고 있다. 무망의 철학과 개인의 욕심을 뒤섞거나, 무망의 자세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오히려 재앙이 생긴다고주역은 경고한다.

 

300.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희생과 큰 강을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대축은 이뤄진다.

대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전략과 전술을 수련해야 한다.

매일 수련하면서 나아가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천시와 통하면 형통하다.

 

307.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가족을 천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부양하며, 자기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이 진정한 도인이다.

 

314. 이는 턱이다. 위턱과 아래턱이 맞아야 음식을 잘 씹을 수 있고, 목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으며, 얼굴 모양도 제대로 나온다. 이러한 이치 속에 도의 길이 모두 들어 있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319. 대들보가 아무리 단단하고 좋아도 지붕을 너무 무겁게 얹으면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다. 사람이 아무리 능력 있고 잘 생겼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맡기면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사람만 상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모두 이런 조화 속에 있다.

 

326.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다. 어떤 물건이든 용도와 격에 맞게 써야지, 욕심을 과하게 부려 엉뚱한 데 사용하면 일 전체를 어그러뜨린다.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자기 그릇의 크기를 알지 못하고 그저 많이만 담고자 하거나, 격에 맞지 않게 너무 큰일을 도모하면 일을 이루기는커녕 심신만 상하고 만나. 사람을 쓸 때에도 그릇과 품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소인에게 대사를 맡기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대과’는 이러한 오류의 양상들을 제시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에 대하여 설명한 장이다.

 

대과의 오류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겸양과 절약이다. 몸을 낮추고 가벼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과를 피할 수 있다. 또한 있을 때 조금씩 아껴 미래를 대비하면 어려울 때 무리할 필요가 없으니 역시 대과를 피할 수 있다.

 

겉은 거칠어도 속이 바른 나무는 동량으로 쓰이지만, 보기에 좋아도 굽은 나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마찬가지로 외모가 번듯하고 실력을 갖춘 인물이라도 품성이 바르지 못하면 큰일을 함께 도모할 수 없으며, 실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마음 쓰는 것이 곧고 진실한 사람은 더불어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

 

334. 감은 구덩이요 함정이니, 생을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가지 위험을 뜻한다.

감은 이러한 구덩이에 빠지지 않는 방법과 어쩔 수 없이 빠진 구덩이에서 다시 살아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장이다.

 

주역에서는 구덩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을 공평무사하게 대하면 된다. 사실 인생에서 만나는 구덩이는 다른 누군가와 연관되어 있다. 또한 사람들에게 미리 인심을 얻어 둔다면 나중에 구덩이에 빠졌을 때 틀림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35.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처럼, 얄팍하고 일시적인 술수로는 결코 구덩이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것이주역의 충고다.

그러므로 해결책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본으로 가서 스스로를 찬찬히 돌아보고, 구덩이에서 반드시 헤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자기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남을 위한 일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지은 죄가 있어서 구덩이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남을 위한 봉사와 희생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한다.

자기 자신이 구덩이에 빠진 급박한 상황에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는 가르침이니 실천이 쉬울 리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공덕을 쌓아나가야 구덩이에서 탈출할 길이 열린다.

그런 한편으로, 검소하고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자세로 벗이나 손님을 대접해야 한다.

진실로 나를 위로하고 도와줄 가까운 사람을 맞아 정성껏 대접하고 받들라는 가르침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선악에 대한 믿음,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천 길 구덩이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가 있다.

 

337. 리는 이별이고 이탈이며 헤어짐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것, 사랑하던 연인들이 헤어지는 것, 상하가 제각기 겉도는 것이 리다. 그러므로 리는 분리이고 일탈이며 혼돈이고 무질서이다.

 

345.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과도한 열기와 열정은 혼란과 무질서를 초래한다.

열정은 열기를 부르고, 열기는 필히 무언가를 태워야만 사그라진다.

그러니 과도한 열정은 다스리고 식혀야 할 대상인 것이다.

 

주역에 따르면 과도한 열정과 이로 인한 폐해가 특히 문제되는 것은 성인과 노인들의 경우다. 이들은 가정과 사회의 중심을 잡고 기틀을 지켜야 할 사람들인데, 이들의 몸과 마음이 이반 되고, 과도한 열정으로 질서를 어지럽히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346. 같이 붙어 있어야 할 것들이 서로 떨어지는 순간, 소음과 마찰과 열기가 생기는 것 또한 자연의 이치다.

어떻게 해야 리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과도한 열기와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대답은 자명하다. 원형리정의 질서를 회복시키고, 저마다 중도의 자리로 돌아가 균형감각을 회복해야 한다.

 

347. 세상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존재하듯이, 인간의 정신세계 또한 이성과 감성으로 이룩되는 것이다. 리의 반대가 함이며, 일체의 감정과 통찰력, 감성과 느낌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세상이 남자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인간의 정신 또한 리만으로 키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극의 음양이 어울리고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듯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룰 때에만 우리는 진정한 인격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355. 함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순수한 감성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자연과 하늘에 대해서, 느끼고 나누고 통하는 모든 감정이 함이다.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이 리와 함을 공유해야 한다. 리는 과학적 사고이며 배움을 통해 이르는 경지이니 양에 속한다. 이에 반해 함은 감각이고 느낌이니 음에 속한다. 지식이 많아야 쓸모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듯이, 꾸준히 리를 갈고 닦아야 함도 키워지며, 함 자체를 키우기 위한 자기 수양과 마음의 공부를 별도로 해야 한다.

 

355-356. 함은 어떤 쓸모가 있는가? 당연히 이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것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여기서 생기고, 자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되며, 세상과 타인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도 여기서 생긴다.

 

359. 항은 불변이며 물러섬이다. 발전과 성공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고, 자연이 선택한 수준의 정지와 불변을 지향하는 것이 항이다. 자연과 닮으려는 태도이며 무위의 삶을 존중한다. 도전이 아니라 안정을 선택하는 것, 바깥이 아니라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이 항이다.

 

363.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사람들도 최소한 자연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인간의 문명 발달만큼 빠르고 전면적인 것은 아닐지 몰라도, 자연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들, 자연의 변화와 자신의 변화를 일치시킨 사람들을 존경하고 따르라는 가르침이다.

 

365. 시작하기보다 어려운 게 일을 끝내는 것이고, 태어나기보다 어려운 게 죽는 일이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이미 시작한 모든 일은 언젠가는 끝내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끝내야 하는가? 언제 어떻게 물러나야 하는가?

 

370. 주역은 합당한 물러남의 형태를 세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때를 잘 알아서 스스로 물러나는 호둔, 주위의 칭찬을 받으면서 물러나는 가둔, 재물을 모으는 등 준비를 마친 후에 물러나는 비둔이 그것이다. 물러난 이후의 생활을 미리 준비해 둔 연후에, 때를 잘 살펴서, 남들을 배려하면서 물러나는 것이 최상의 물러남이라는 설명이다.

 

381. 힘은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 자, 가두는 자와 갇히는 자 모두가 갖추어야 할 어떤 것이다. 그래서 진실로 크고 장한 힘은 이 두 힘의 충돌을 방지하고, 충돌한 두 힘을 조화로 다시 융합시키는 힘이다. 대장은 이처럼 진실로 크고 장한 힘, 어리고 약한 것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힘이다.

 

382. 진정한 힘은 갇힌 자를 풀어주는 힘이며, 어려움에 처한 자를 구해 주는 힘이다. 이런 힘이 아니라면 자신의 작은 힘을 믿고 함부로 설쳐서는 안 된다.

 

389. 권력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거나 내 의사에 복종케 만드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말한다. ‘은 이러한 권력의 실체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 할 몸과 마음의 자세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390. 진정한 권력자라면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나 자신이 부리는 사람들에 대해 의심이 생기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믿음은 상대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391. 명이는 밝은 기운이 상처를 입은 모습이니, 지혜는 있으나 하늘의 때를 얻지 못한 군자의 형상이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 공이 있어도 인정 받기 어렵고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신망을 얻지도 못하며 하는 일마다 어려움이 따른다.

 

398. ‘주역에서는 이처럼 때를 얻지 못한 현자, 지혜를 갖추었으나 이를 세상에 나아가 펼치지 못하는 군자를 명이지자라 하였다. 진지자가 천시를 얻어 자신의 경륜과 사상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군자라면, 명이지자는 경륜과 지혜는 갖추었으나 운과 시를 얻지 못해 뜻을 펴지 못하는 현자인 셈이다. 이상을 펼 수 있는 만남이 진이라면, 때가 어긋남이 명이다.

명이지자가 그나마 심신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운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운이 명이임을 깨닫고 세상을 떠나 조용히 은거하는 게 상책이다. 자신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명이의 기가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

 

399. 가정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이자 모든 공동체의 씨앗이 자라는 모태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사회를 배우고 가정을 통해 어른들은 미래를 준비한다. 이 가정의 경영을 책임진 사람이 바로 가인이다.

 

405. 기본적으로 엄하게 교육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믿음과 위엄을 바탕으로 엄하되 여유 있게 자녀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

 

406. 우선 가정이 부유하면 대길이라는 말이 그렇다.

그만큼 가정의 경제가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여타의 문제들 역시 원만히 해결될 수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경제 중심적인 시각을 반영한 말이다

.

411.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잘못 살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가?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싶을 때가 있는가?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고 가슴도 시리겠지만, 지금까지의 생활을 과감하게 버리고 탈출하라. 자성을 회복하라. 내게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마지막 여행이 된다.

 

412. 나를 돌려세우는 규는 작은 일에만 길하다. 한 점의 후회나 미련도 없이 과거를 버리고 자기의 본성을 찾으니 악인을 만나도 허물이 없다.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을 본다. 그는 이마에 죄인의 표식을 했고 코가 베였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나 뒤에는 도울 방법을 찾는다.

외롭게 규를 실현한 사람이 우연히 믿을 만한 친구를 만나 우정을 나누니 위험하나 허물은 없다. 

규를 실현한 후에 종족의 도움으로 후회 없이 편안하니, 나아감에 어찌 허물이 있겠는가.

 

413. 규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우선 후회나 미련이 없어야 한다. 회망은 돌아서는 스스로에 대해 한 점의 후회도 없다는 말이니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규가 실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 후회나 미련을 갖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되돌아 보지 말자. 과감히 앞으로 묵묵히 걸어가자.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이나 녹봉이 아쉽고, 지금 가지고 있는 권력이나 명예가 버리기 아깝다면 규는 실현될 수 없다. 자복은 스스로를 회복한다는 말이니, 자성의 회복이다. 이것이 규의 목적이자 본질이다. 물질이며 권력이며 명예를 버리는 대신 양심과 진실과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419. 사람은 누구나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되는 때가 있다. 길지도 않은 인생에서 이처럼 원치 않는 삶을 사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인생은 불행한 인생이다. 그러므로 돌릴 수 있다면 돌려야 한다. 규는 이처럼 자신의 본디 성품을 회복하고, 잘못된 행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규는 이탈이고 전환이며, 동시에 회복이고 복귀다.

 

인생은 길지 않으니 다음 기회는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미루고 머뭇거릴 시간은 없다.

 

420. 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고, 오해와 위협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기가 있고 미련이 없다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러므로 지금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면, 인간의 길을 찾아 과감하게 배신하라. 미련을 버려라.

 

421. 불가에서는 인생을 고해라고 했다. 괴로움이 끝이 없는 게 인간의 삶이라는 말이다. 그렇게 힘겨운 인생살이 중에서도 누구에게든 유독 더 험난한 한 시절이 있게 마련이다. 다리를 다친 이가 하필이면 울퉁불퉁한 험한 길을 가듯 유난히 버거울 때가 있다는 말이다. 그럴 때 그래도 기댈 곳은 함께 길을 가는 내 곁의 동무뿐이다.

425. 건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생의 도리를 깨우쳐야 한다.

둘째는 경륜 있는 대인을 만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두 방법 모두 사람이 근본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가짐만이 건의 악운을 물리칠 힘을 제공한다.

 

426. 자책하거나 남을 탓하지 말고 서로 의지하여 지혜롭게 어려움을 견뎌내야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

건의 기운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소멸된다. 이렇게 때가 되어 건이 기운이 사라지면 좋은 시절이 오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건의 운이 연이어 오기도 하고 겹쳐서 오기도 한다. 이때에도 강한 인내심으로 견디면 오래지 않아 운이 바뀐다.

건의 고난을 잘 견뎌내면 명예를 얻기도 하고, 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 우정을 다질 수도 있다. 그리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한 번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은 이후의 어떠한 역경도 모두 이겨낼 수 있다.

 

427.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자연의 이치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오고 어려운 일 뒤에는 쉬운 일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꽉꽉 막히는 건의 운이 끝나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리고 해결되는 해의 운도 찾아온다. 그렇다고 어렵던 시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 또 오르막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428.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해의 운에는 상생함이 이롭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서지 말아야 길하고, 나아감에도 매사를 숙고해야 길하다.

 

429. 서로 돕고 화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앞서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또한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고도 했다. 희망이 보인다고 모두 제 목소리를 높인다면 다시 혼란스러워짐을 명심해야 한다.

 

432. 건의 어려움이 지나고 찾아오는 새로운 기운이 바로 해의 운이다. 해방의 기운이요 새로운 시작이다. 해의 운이 시작되면 혼탁함이 정리되고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이때에는 모두가 상생의 도리를 첫째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 모두가 일치단결해야 희망을 실현할 수 있으며, 셋째로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상승의 물결을 탈 수 있다.

 

해의 운이 왔을 때에는 무엇보다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들도 성사시키지 못한다. 정확한 시기를 읽어 추진하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늘 새겨야 한다.

 

432-433. 과거의 어려움은 미래를 개척하는 나침반이다. 지난날의 어려움을 잊는다면 행운이 찾아와 약간의 부와 명성을 얻게 되더라도 이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부유해졌다면 과거를 기억해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명예와 권력을 얻었다면 지난날의 외로움을 기억해 사람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만사가 정리되고 새 세상이 건설되면, 과거에 만인을 괴롭히던 원흉을 처벌하여 그 죄를 물어야 한다. 이로써 양의 기운이 온 세상에 충만했음을 하늘과 땅, 만백성에게 선포해야 한다.

- 자꾸만 예전의 일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기억하고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기록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435. 손은 우선 손해요 덜어냄이다. 하지만 그냥 없어지고 마는 게 아니라 미래에 다시 더 크게 되어 돌아오는 일시적 손실이다. 그러므로 손은 투자에 가깝다.

- 지금은 손해지만, 이것이 추후의 투자가 될 것임을 믿어야겠다고 생각한다.

 

436. 투자에 성공하려면 신념이 있어야 하고, 선천적으로 운도 타고나야 길하다. 끝까지 허물이 없어야 나아갈 수 있고, 검소하게 살아야 이롭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고쳐야 허물이 없고, 머뭇거리면 손해를 본다. 경제적인 관념이 없는 사람은 나아가도 흉하고 이루는 바가 없다. 완전히 준비된 투자도 손실을 낼 수 있고, 덜 준비된 투자도 와주는 이를 만나면 성공할 수 있다. 잘못이 있을 때에는 즉시 고쳐야 기쁨이 있고 허물이 없다. 혹 이익을 얻고자 십붕의 거북점을 쳐도 어긋나지 않으니 매우 길하다. 손익과 무관하게 사는 사람의 허물이 없고 끝까지 길하다. 나아가 행한다면 가난한 이웃을 도와야 이롭다.

 

441.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재화를 미리 내어놓아 나중에 더 큰 이익을 기약하는 투자의 행위가 손이다.

 

442. 손은 눈 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바라고 하는 투자이다. 그러므로 투자로 인해 상당 기간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래의 성공을 위해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큰 투자를 앞두고 현인에게 때와 방법을 묻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하고 안전한 투자 방법이 된다.

 

444. 이미 1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나는 지금도 그 즈음의 심사를 회상하며 여전히 내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을 거듭 되새기며 살아간다.

 

445. 씨를 뿌린 농부에게 결실의 가을이 오듯,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한 사업가에게는 마침내 수익을 올리는 번영의 때가 온다….하지만 계절은 돌고 도는 것, 결실의 계절이 지나면 또다시 겨울이 온다.

 

446. 돈을 벌려면 돈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모험을 감행해야 이롭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크게 길하고 허물이 없다. 큰 이익을 얻으려거든 현자를 찾아가 십붕의 예로 도움을 받으라.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종내 길하다.

믿음과 중용의 도를 행하고, 어려울 때에는 정치력을 발휘하라.

익자가 중용의 도를 행하면 공이 나의 뜻에 따르고, 의지 삼아 쓰면 이로우니 나라를 옮기는 큰일도 이룰 수 있다. 믿음과 은혜로운 마음만큼 좋은 것이 세상에 또 있으랴.

묻지도 말라, 근원적으로 길하다.

 

447. 익 리유유왕 리섭대천: 익은 그 세계를 찾아 나아가야 이롭고, 섭대천의 모험을 감행해야 또한 이롭다는 말이니,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이 모이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며 모험과 도전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대와 사회가 갈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 흐름에 동승해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450. 익을 이룬 것은 누군가의 은혜에 의한 것이니, 나 또한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는 마음이 혜심이고 혜아덕이다. 경제력과 더불어 이런 믿음과 은혜의 마음까지 갖춘다면 더 좋을 것이 업을 터이다.

 

450-451.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내리막을 한참 왔으면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게 인생이다.

익의 기운이 막바지에 이르러 막히면 어떻게 되는가? 외형적으로는 공격적이게 되고, 내면적으로는 평상심을 잃게 된다….그러니 역으로 해석하면 함부로 공격적인 경영 방법을 동원하지 말고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가르침이겠다. 그래야 그 끝이 흉하지 않다.

 

451. 숨쉴 틈조차 주지 않는 설상가상의 악운을 지나, 입 다물 새 없는 금상첨화의 좋은 운으로 바뀌는 때가 익이다. 물론 그 전에 건의 혼란과 어려움을 견디고, 해의 실마리를 잡아 수습하고, 손의 시기에는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비로소 익의 세계에 접어드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익은 마침내 성공하여 이익과 번영을 누리는 시기다. 경제적인 이익은 물론 명예와 권력도 찾아온다.

 

452. 주역에 따르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첫째, 돈이 모이는 장소로 나아가야 한다. 어디에 돈이 모이는가? 새로운 투자와 개발의 바람이 이는 땅, 부자들이 새로이 진출하는 사업이 바로 돈이 모이는 곳이다. 둘째, 수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이라면 시간을 놓치지 말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여기서도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 셋째, 시대가 요구하는 사업에 투자하라. 국가가 장려하고 당대의 사회 현실이 원하는 일을 찾으라는 것이다.

 

453. 어떤 방식이든 거기서 나름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십붕의 거북점이다.

 

455.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는 상황에서 진실을 외치고 정의와 진리를 다시 세워 나가는 모습이 쾌다

 

456. 권력자의 비리를 알리기 위해 호소할 때에는 믿음으로 해야 한다. 어려움이 있다고 적군과 내통하면 불리하다. 신념을 갖고 자기 위치를 지켜야 이롭다.

자기의 생활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은 쾌를 실행하지도 못하며, 힘든 사람을 위하여 봉사하면 후회는 없으나 믿음을 얻지는 못한다.

 

461. 현실을 보라. 평등이라는 이상은 너무나 빈약해서 그 존재조차 알 길이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약한 사람들이라고 언제까지나 당하고만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저항하고 싸우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간다. 이것이 쾌다. 부당한 지배에 저항하여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자 하는 모습이다.

 

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신임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한 쾌를 실현하고자 하는 자는 감정에 치우치거나 너무 조급하게 덤벼서는 안 된다.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며, 군자의 덕이 있어야 쾌를 이룰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463.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래서 누구나 나이가 되면 짝을 찾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다.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새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고, 이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인간의 세계는 진화한다.

 

464. 나무에 감긴 덩굴처럼 서로 어우러져 아름답게 살아가면 하늘의 도움이 있다. 남녀의 만남에 자존심을 내세워 싸우니 궁색하나 허물이 없다.

 

467. 가난하더라도 사랑과 믿음이 있으면 괜찮다는 말이다.

하늘이 돕는다는 것이다. 다만 조건이 있다. 이기포과(큰 나무에 덩굴이 휘감겨 서로 의지하고 빛내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머금어야 한다.

 

468. 반복되는 자존심 싸움에 주눅들지 말고, 사랑은 싸우면서 커간다는 믿음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이겠다.

- 그 옛날 사람들이 부부 싸움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신기하다.

 

470. ‘주역은 여자와의 만남이나 결혼에 앞서서 갖추어야 할 남자의 경제력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것이다. 결혼을 하면서 남자가 갖추어야 할 경제력은 최소한의 것이면 족하고, 이후에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부부가 합심하여 재산을 늘려 나가야 옳다는 주장이다..

 

473. 사람이 모여야 일이 된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 췌다.

 

474. 무리가 모여드는 것은 형의 기운에 통한다.

재물을 크게 써야 길하고 나아감이 이롭다.

근심하지 말고 나아가라. 허물이 없다.

믿음과 소박한 정성으로 감화시켜라.

 

475. 군중이 모여드는 것은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 위한 전조다. 잘되는 회사는 지원자가 많은 법이다. 그래서 췌는 형이라고 했다. 췌의 기운은 형의 시절에 생겨나고, 췌는 곧 형의 기운과 통한다는 말이다.

 

478. 사람들이 모여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하고 불가피한 말썽들은 리더가 잘 관리하고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이에 대해 주역이 제시한 해답은 한마디로 위계질서를 세우라는 것이다…..조직을 만들 때에는 이렇게 상하의 지위를 나누어 질서를 세워야 허물이 없다는 의미다.

 

480.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제대로 모으고 리드할 수 있는가? ‘주역은 우선 정통성을 확보하고 이를 만천하에 과시하라고 한다. 그래야 만인의 인정을 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리를 이끌 때는 또한 대인을 만나야 이롭다고 했다. 학식과 덕망을 갖춘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말이요, 무리를 상대로 뜻을 전파할 참모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481. 더러는 내 뜻을 몰라주거나 믿음을 배신하는 사람도 생긴다. 이때 진정한 리더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역은 이 대목에서 엄하게 꾸짖고 질서를 세우라고 말한다. 사사롭고 작은 것들에 인정을 두지 말고 조직 자체의 위계질서를 세워 큰 걸음으로 나아가라는 뜻이다.

 

그 다음은 인재를 뽑아 세우되 믿음과 소박한 정성으로 대하라고 했다. 믿음을 먼저 보이고, 소박하되 정성스럽게 대해야 참다운 일꾼을 끌어모을 수 있다.

 

483. 사람이나 일이나 일정한 성장의 시기가 있다. 이때가 되면 개인은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고, 회사나 국가라면 큰 부를 쌓을 수 있다.

 

484.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함은 길하다.

검소하되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면 허물이 없다.

감상과 허무에 빠지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계단을 오르듯이 차곡차곡 오르니 끝까지 길하다.

 

487. 기초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훌쩍 성장하기를 바라지 말고 계단을 오르듯이 해야 한다는 말이다.

 

487-488. 성장에도 먼 후일을 예측하는 여유와 경륜이 필요한 법인데, 이런 지혜와 경륜 없이 무작정 앞만 보고 질주하는 모습이 바로 명승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리에서 정의 시절에 이르기까지, 쉼이 없다고 했다….무작정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성장과 발전이 이룩되는 게 아니다. 어두운 것을 멀리하고 밝은 남쪽으로 나아가 세상을 빛낼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488. 승은 승이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작은 것이 커지며, 약한 것이 강해지는 것이다. 어린 싹이 자라 큰 나무가 되는 과정이 승이고, 사람이 배우고 익혀 제 구실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승이며, 한 국가의 기틀이 세워지고 다져지는 모든 과정이 또한 승이다. 이렇게 성장하고 상승하고 발전하는 모든 것이 승이며, ‘주역은 승을 통해 이러한 성장과 발전의 과정에 숨겨진 도와 원리를 전하고자 한다.

일단 승에서 주역이 가장 중요하게 논하는 것은 사람 자신의 성장과 발전이다. 여기에는 육체의

성장은 물론 정신이나 지위의 성장과 발전도 포함된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그 타고난 바탕과 어린 시절이 가장 중요하다.

타고난 바탕은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어린 시절 혹은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우리의 주요 관심거

리가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둘째, 만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방향으로 인격을 닦아

야 한다. 셋째, 올바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밝은 길로 나가야 한다. 넷째, 허무주의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단을 밟듯이 차근차근 올라야 한다. 여섯째, 험준하고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는 왕처럼 모든 것을 정성스

럽고도 당당하게 해야 한다.


492. (괴로움)은 모든 일의 시작과 마무리에 일어난다. 대인은 이를 스스로 혼자서 극복하니 길하고 허물이 없다. 남들에게는 말을 해 봐야 믿지 않는다. 앉아 있는 그루터기가 불편하자면 더욱 깊은 계곡에 은둔하여 오랫동안 밖을 보지 말라.

곤란한 상황이 칡덩쿨 엉키듯 마구 뒤엉켜 있으니, 왈 동회라 한다. 후회하고 반성한 연후에 나아간다면 길하다.


493. 곤의 상황이 되어도 대인은 길하고 허물이 없다고 했다. 왜 길하고 허물이 없는가? 대인은 지혜로운 사람이니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음이요. 대인은 또한 상황이나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사람이니 스스로 반성하고 몸과 마음을 움직여 곤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대인들은 밖으로 드러내어 말을 하지 않는 법이다그 대신 조용히 반성하고 중용의 도를 행한다.

- 결국은 남과 상황 탓을 하지 말고, 문제점을 직시하며, 나의 힘으로 방도를 찾아 극복하면 길이 오는 것이다.


494. 현재의 자리가 나와 맞지 않는 것이라면 마땅히 그 자리를 버리고 은거하여 마음을 우선 평안하게 가라앉힐 일이다. 세속을 멀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실을 다시 다져야 한다. 3년간 그렇게 한다면 다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터이다.

- 3년이나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하다니화들짝 놀랐다. 그만큼 자신을 찾고 평정심을 갖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게다.

 

497. 문제는 곤이 천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닫고 끝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돈으로 곤을 해결할 수 없으니 함부로 덤벼들지 말고, 곤의 기운이 약해지기 전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미리 자폭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 나의 상황과 왠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한다. 나는 사서 곤을 얻었고, 그리고 곤을 내 마음 속으로 더 키워 혼자 폭발하고 말았다. 돌이켜보니 충분히 참거나 기다릴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498. 상황이 이토록이나 위태롭고 급박하게 되었다는 것은 역으로 이제는 곤의 기운이 쇠할 때가 되었다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 어려움이 닥칠수록 곧 어려움들이 끝날 징조이겠거니..하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499.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고, 궁하면 또 곧 통한다고 했다. 문제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런 어려움에 빠졌던 다른 사람들이 어떤 해결책을 사용해 탈출했는지를 역사와 경험을 통해 배우는 일일 것이다.

주역은 어떤 사람이 곤의 상황에서 스스로 탈출할 수 있는가를 설명했다. 그 구절의 앞뒤 맥락을 이어 보면 지혜롭고 정성스러운 사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할 줄 아는 사람, 자만하거나 오만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남의 탓을 하거나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탈출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이 대인이고, 이런 사람만이 곤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503. 우물의 물은 퍼낸 만큼만 새로 고인다. 퍼내지 않으면 물은 고여 썩어 버린다. 물이 귀하다고 해서 우물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막는다면 우물은 영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사람을 다스리고 교육하는 이치가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누리게 해야 세상은 발전한다.

 

504. 우물은 차고 맑아야 하며 끊임없이 샘솟아 모두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우물을 잘 거두되 덮어 막지 않으니, 믿음이 있으므로 근원적으로 길하다.

 

505. 우물은 마을을 열고 고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마을을 고치면서도 우물은 고치지 않는다고 했다. 핵심을 놓친 채 겉만 번드르르하게 사업이나 일을 벌이는 모양새요, 마음의 수양 없이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509. 우물은 어떠해야 하는가? 렬과 한은 모두 차고 밝고 깨끗하다는 말이며, 이는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는 냉철한 판단력과 사사로운 기운에 흔들리지 않는 군자의 청렴한 자세를 상징한다. 천은 끊임없이 샘솟아 아래로 흐른다는 말이니, 이는 지치지 않는 열정과 애민의 정신을 상징한다. 식은 만인이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니, 홍익의 정신과 같다.

이처럼 우물은 차고 맑고 풍부해서 누구나 먹을 수 있어야 좋고, 군자는 냉철한 판단력과 청렴한 자세, 열정과 애민의 정신으로 홍익의 세상을 구현해야 좋다는 가르침이다.

 

511. 스스로 갈무리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되, 만인을 향한 홍익의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더 많이 베풀어라. 더 많은 덕이 쌓일 것이다.

 

513. 비가 새로 내려앉기 시작한 집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헐어내야 한다. 망치를 들고 헌 것을 무너뜨려야 새 것을 세울 수 있다.

 

514. 황소가죽으로 묶듯이 단단히 하라.

후회가 없고 믿음이 있다면 혁명도 길하다.

 

518. 짐승의 갓 벗겨낸 가죽을 피라 하고, 이를 털을 뽑아 쓸모 있게 만든 것을 혁이라고 한다. 피를 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두질을 해야 하는데, 이는 곧 불필요한 짐승 가죽의 털과 기름을 발라내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짐승의 날가죽은 비로소 새로운 쓸모와 면모를 갖춘 새 가죽이 된다.

이렇게 종래의 모습을 벗고 새로워지는 것을 일러 주역은 또한 혁이라 한다.

 

521. 솥에는 세 개의 다리가 있어 솥에 음식을 넣고 끓일 때 넘어지거나 기울어지지 않도록 받쳐 준다. 정확히 삼등분한 지점에 하나씩, 똑 같은 길이로 만들어져야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솔에는 또 두 개의 귀가 있다. 음식을 다 끊이고 솥을 옮길 때 잡는 부분이다. 역시 정확히 대칭되는 지점에 똑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져야 제 구실을 한다.

 

539. 군자는 우레 앞에서 몸을 벌벌 떨지 않는다……더 크고 위대한 자연이라는 존재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약하고 미미한 존재인가를 알기 때문이며, 그래서 겸손해야 함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것에 대해 겸손하고 정성스러운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우레나 여타의 자연 재해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일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우레를 무서워하는가? 욕심 때문이다. 우레가 요란하고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 내가 가진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레가 무서운 것이다. 그러므로 우레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욕심, 특히 재물에 대한 욕심에서 초연할 수 있어야 한다.

재산은 곧 다시 모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더 크고 넓게 볼 줄 알아야 한다.

 

540. 자연의 변화는 늘 있는 것이다. 시련을 극복했다고 해서 자랑할 일도 아니고, 큰 재앙이 닥쳤다고 해서 절망할 것만도 아니다. 심신을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함께 호흡하면서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자연의 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541.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올라탄 사람들이 있다. 제 몸이 타는 줄도 모르고 불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똑같은 사람들이다. 대단한 욕망은 아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멈출 줄을 모른다.

 

546. 일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 자체에 매몰되어 주변의 상황이나 앞길을 아예 살피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멈출 때 멈출 수 없고, 나아가도 그 끝이 허망하다. 자전거를 처음 배운 아이가 멈추는 법을 몰라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다가 결국 넘어지고 나서야 멈추는 것과 같다.

 

547. 사람들이 멈춤을 모르고 내달리기만 하는 것은 당연히 현실적인 의욕과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휴식도 없고 여유도 없다. 오로지 앞으로만 달려갈 뿐이다. 하지만 넘어져야 멈추는 자전거처럼 그 끝은 오히려 흉한 법이니, 멈출 때를 잘 알아 멈추고 쉴 줄 알아야 한다.

간은 멈춘다는 말이다. ‘주역에 따르면 멈춤에도 도가 있고 때가 있다.

멈춤의 도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타이밍이다.

자동차는 노란 불에 멈춰야 하고 사람은 불길한 기운이 나타나기 전에 멈추어야 한다.

 

548. 가장 훌륭한 멈춤은 멈춤 자체를 돈독하게 하는 것, 혹은 도타운 멈춤이다. 멈춤의 도를 깨달아 마침내 멈춤과 나아감이 구별되지 않는 경지가 바로 멈춤을 도탑게 한 경지일 것이다. 저절로 멈춰지고 멈춰 있어도 저절로 나아가는 경지가 바로 이것이다.

 

557. 점은 천천히 차츰차츰 나아간다는 말이다. 밀물이 조금씩 천천히 밀려오고, 썰물이 또한 조금씩 천천히 빠져 나가는 모습이 바로 점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일을 하다가 마침내 죽어 가는 사람의 일생 또한 이 점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해 보라. 우리의 일생은 얼마나 천천히 움직이는가? 얼마나 오래 배워야 하고, 얼마나 오래 아이들을 돌봐야 아이들은 어른이 되는가? 그러니 만사를 너무 조급하게 처리하고 급진적으로 몰아붙이지 말라는 것이 점의 가르침이다.

 

561. 남녀의 결혼은 천지의 조화가 사람에게 이르는 의식이다.

 

577. 풍요의 기운은 하늘의 해가 중천에 있는 상황, 그러니까 임금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하늘의 도가 온 누리에 밝게 비추는 상황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낮의 햇볕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벼가 잘 익듯이, 풍요 또한 하늘의 해가 중천에 걸려야, 임금의 도가 그렇게 밝게 빛나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579 젊은 날의 여행은 지혜를 가르치고 노년의 여행은 즐거움과 안식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나그네로 평생 떠도는 여행은 고달프기만 하고 남는 것이 없다.

 

586. 인생이 나그네길이라면, 욕심과 집착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이라는 여정을 좀더 잘 여행하기 위한 여행의 기술도 배우고 익혀야 하지 않을까. 항해를 떠나는 선장에게 거친 바다를 헤치고 나갈 항해기술이 필요하듯이, 나그네의 처지에 놓인 모든 인생들에게는 여행의 기술, 나그네의 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무조건적으로 욕심을 버리는 것 보다는 더욱 지혜롭게 세상을 살고 싶다. 과욕은 부리지 않되 조금은 욕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이루고 싶다.

 

길한 여행과 흉한 여행이 있다이는 언제 판명되는가? 끝나봐야 안다. 그 끝이 좋으면 좋은 여행이고, 그 끝이 나쁘면 나쁜 여행이다.

과연 여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좋은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돌아올 곳이 있어야 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반겨줄 나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여행 중에는 머물 곳이 있어야 한다.  셋째, 여행에는 돈이 든다. 그러므로 충분한 노잣돈을 준비해야 한다. 넷째, 좋은 여행을 위해서는 동복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이 다 동복이다. 다섯째, 여행 중에는 쩨쩨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 여행을 하면서도 쩨쩨하게 굴면 재앙을 불러들인다고 했다.

- 끝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한 것은 아닌가? 그 과정에서 많은 추억과 배운 점이 있었고 여느 때 보다 많이 웃고 행복했다면 끝이 나쁘더라도 좋은 인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좋은 끝으로 마무리되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604. 중요한 것은 즐거움을 서로 조화롭게 나누고, 즐거움에 대해 미덥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605.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포탄이 비처럼 퍼붓는 전장에서라면 흩어져야 산다.

 

613. 하늘이라도 찌를 듯, 울울창창 곧게 뻗는 대숲을 보았는가. 댓잎을 스치는 시퍼런 바람소리를 들어 보았는가. 대나무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곧은 건 그 마디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제때 마디를 맺지 못하면 인생이 굽는다.

 

614. 절을 맺을 때는 힘차야 한다.

달갑게 마디를 맺으니 길하고, 나아가면 가상함이 있다.

고통으로 마디를 맺으니 끝이 흉하다. 후회를 없이 하라.

 

621. 믿을 만한 친구가 있는가? 나보다 더 나를 믿어 주는 가족이 있는가? 목숨을 걸고 지킬 사상이나 종교가 있는가? 그렇다면 몸을 누일 방 한 칸 없어도, 당장 오늘 먹을 끼니가 떨어져도, 근심할 일이 아니다.

 

624. 믿음은 어미의 부름에 의심하지 않는 새끼 학의 마음이고, 내가 가진 것을 상대와 나누려는 마음의 발로라는 것이다.

 

625. 믿음을 아무 데나 흘리고 다녀서는 안 된다.

 

628. 믿음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나의 것을 먼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게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어야, 서로의 것을 계산 없이 주고 받을 수 있어야 진정한 믿음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또한 상대의 허물을 덮어주고,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조차 믿어 주는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하다고 했다.

- 나는 절대적으로 믿음을 얻기 위해, 또 믿음을 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많이 반성이 되는 부분이다. 나는 내어주지 않으면서 상대에게만 믿음을 강요한 적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628. 믿음은 또한 복어를 다루듯 신중하게 다루어야 지켜질 수 있다고 하였다. (독도 있고 맛도 있는 고기)

 

635-636.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룰 때 만물은 생겨나기도 하고 자라기도 한다.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사회는 안정된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조화를 이뤄야 조직은 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남자와 여자가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가정이 평화롭다. 개인에 있어서도 감성과 이성이 조화롭게 발달해야 안정을 이루고 인생을 순조롭게 운영할 수 있다.

 

636. 조화와 균형은 자칫 정체되기 쉽다. 재미가 없다는 얘기다. 조금 지나치거나 조금 모자란 불균형 상태에서 더 크게 성장할 에너지가 생기고, 도약의 동기가 부여되며, 역동적인 움직임이 나타난다.

이렇게 조금 넘치는 것은 좋은 것이다.

조금 넘치는 것은 괜찮지만 너무 오버하면 안 된다.

 

647. 삶에 완성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는 날까지 갈고 닦기를 멈출 수

없다.

 

649. 미제자의 삶은 이미 이루어진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기운이 젊고 힘차야 한다.

미제자가 걸어가야 할 길은 하나뿐이다. 바로 더 큰 강을 건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젊음의 그 생동하는 기운을 회복해야 한다.

 

654. 인생이 아름다운 건 이미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누릴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없는 것을 부지런히 만들어내고 가지지 못한 것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그 과정 속에 인생의 참다운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것이다.

 

주역은 미제자는 기제자와 달리 큰 강을 건너는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런 모험과 과감한 도전이 없는 미제의 삶은 그 끝을 보장 받을 수 없고, 수레를 거룻배에 묶어 매고 강을 건너는 모험을 거부하는 자는 영원한 미제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655. 설령 어리고 작은 여우처럼 얕은 물에서 꼬리를 적시더라도, 우리는 강을 건너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에는 돈이나 권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들이 얼마든지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 생각하는 존재로서 추구해야 할 학문과 철학, 더불어 공동체를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도덕과 윤리 같은 가치들은 얼마나 귀중하고도 아름다운가?

 

. 내가 저자라면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아니 지난주 강의를 읽기 전까지는 주역이란 점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라고 막연히 인식하고 있었었다. ‘주역이 고전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강의를 읽으며 주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더욱 깊숙이 듣고 싶어 졌다. 최근 진짜로 감행하리라 상상해본 적도 없는 길에 운명이 마치 예비한 듯이 순식간에 들어서고 보니 더욱더 누군가에게 자문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주역의 진가를, 그 속에 숨어 있는 진리 들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이 책을 만나서 행복했던 일주일 이었다. 물론 여전히 적당한 때가 언제인지도 헷갈리고, 적당히 지나치는 것 등의 정도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저 내가 결정을 내렸다면 그 시기가 적절한 때라는 것을 믿고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해 걸어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매우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요약도 잘 되어 있고,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저자의 이야기들도 녹아 있어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다만 일부 챕터들은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또한 주역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도 덧붙여 주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저자가 정의하는 주역의 모습을 보기에 앞서 주역이란 어디서부터 전해 내려왔고, 어떤 구성이 되어 있고, 왜 많은 사람들이 점을 보는 데 활용하게 되었는지 등등 객관적인 설명을 한 후에 저자가 주역을 만나게 된 계기와 내가 보는 주역 등에 대한 내용이 설명되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듯 하다.

더불어 저자가 역학자의 길을 걸어 오면서 실제 주역이 담고 있는 진리들을 실생활에서 실천했던, 혹은 목격했던 

성공 사례를 많이 실었더라면 더욱 나의 일상과 주역의 진리를 대입해보기 쉬웠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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