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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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이재무
나무가 이파리 파랗게 뒤집는 것은
몸속 굽이치는 푸른 울음 때문이다
나무가 가지 흔드는 것은
몸속 일렁이는 푸른 불길 때문이다
평생을 붙박이로 서서
사는 나무라 해서 왜 감정이 없겠는가
이별과 만남 또, 꿈과 절망이 없겠는가
일구월심 잎과 꽃 피우고
열매 맺는 틈틈이 그늘 짜는 나무
수천수만 리 밖 향한
간절함이 불러온 비와 바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렇듯
자지러지게 이파리 뒤집고 가지 흔들어댄다
고목의 몸속에 생긴 구멍은
그러므로 나무의 그리움이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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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나무는 왜 이파리를 쉴 새 없이 휘딱휘딱 뒤집는지 궁금했다. 바람이 사라져간 바람을 위하여 재단에 올릴 전을 부치는가 했었다.
저렇게 자지러지게 나뭇잎 뒤집는 건 그리운 것들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었구나. 그리하여 고목이 되어 가는 거였구나. 내 마음 지금 저 이파리 같은데 나도 고목이 되려나? 사람도 뒤집히고 흔들리던 마음이 조각조각 모여 멋진 어른이 된다. 얼굴에 하나 둘 생기는 주름은 후천성 그리움.
지금도 수천수만 번 마음이 뒤집히는 걸 보면 나는 아직도 자라고 있나 보다. 내 마음속 소녀가 사춘기라 주름 하나 더 생길 것 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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