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정수일
  • 조회 수 174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4년 8월 24일 06시 48분 등록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후 스케치.

마드리드

2014. 08. 24


스페인 하계 연수를 위해서 ‘마드리드’ 스케치를 한 것이 7월 11일. 오늘 다시 마드리드를 더듬어 보게 되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그 사이 마드리드는 조금 더 가까워 졌고 내 몸의 세포들은 그 날의 공기를 기억하고 하고 있을 것이다. 잠시 머물렀던 그 곳에 대해서 낱낱이 느끼고 담을 수 있을것 같지 않다. 다만 아직 온기가 남았을 때 하몽 한점 곁들여 짭짜름하게 남겨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의 여정은 바로셀로나에서 시작해서 장장 2,000여 킬로미터를 달려 마드리드에서 마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스페인 땅을 밟은지 여드레만에 마드리드에 입성했다. 무려 3일 밤(8/14~16)을 머물렀지만 마드리드를 느낄 수 있게 허락된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도착하던 날 밤은 수업이 있었고 이튿날은 피곤을 핑계로 다음 날을 기약 했지만 새벽까지 아름다운 밤을 달려야 했다. 정작 다음 날이 되었을 때는 전체 모임 일정이 있었다.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러 아쉬움은 커져만 가고 누적된 피로는 몸을 무겁게 하였다. 결국 마지막 일정(아빌라, 세고비아)은 소화하지 못하고 호텔 신세를 져야만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전 부터 벼르던 마드리드의 밤은 허락되지 않았다. 떠나기 전 메모를 보니 아쉬움은 커져만 간다.

 

‘ 여행 일정표를 보니 우리가 마드리드에 머물게 되는 날이 제법 된다. 8월 14일에서 16일까지 3일을 마드리드에서 자게 되며 8월 15일 오후부터는 마드리드 관광 일정이 잡혀있다. 아마도 이날부터 여행의 막바지 여흥을 즐기며 많이 아쉬워 하게 될 것 같다. 더불어 그 아쉬움이 우리들을 더욱 여행에 몰입하게 하지 않을런지...하여 마드리드의 밤은 우리들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밤은 또 역사의 자궁이지 않은가! 그래서 역사는 밤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에겐 어떤 역사라 일어날지 사뭇 궁금하다. 끈적하고 육감적인 밤일래나? 따뜻하고 포근한 밤일래나? 아니면 두가지 다! 뭐든 좋을 것이다. 여행의 막바지에 우리는 좀 더 친해져 있을 것이고 서로에게 많이 젖어 있을 것이다._7/11 여행을 떠나기 전 메모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다음을 기약하는 다짐을 담아 마드리드에서 담아온 단상과 추억 몇 토막을 남긴다.


#1 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 de Madrid) 인근_8/15일 오전


똘레도 일정이 오후로 바뀌면서 첫 일정으로 찾은 곳이다. 막 도착했을 무렵엔 아직 이른 탓이었는지 한적하고 편안했다. 잠시 머물러 몇 컷 사진을 찍었다.


마드리드 왕궁은 스페인 왕실의 공식 관저이나 왕과 그 가족들이 머물지는 않는다. 다만 국가의 공식적인 행사에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이 궁전은 서부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2,800여 개의 방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아직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R0008856.jpg

(9시 언저리 아직은 한산하고 바람도 좋은 시간이다.)




R0008868.jpg

(철문이 아직은 열리지 않았다.)




#2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_8/15일 오전


마드리드 왕궁에서 잠시 머물다 프라도 미술관으로 왔다. 새똥 뒤집어 쓴 고야의 동상 아래서 오랜만에 두근거린다. 


프라도 미술관은 스페인 왕가의 수집, 소장품을 한곳에서 보관하여 관리할 목적으로 1819년 페르난도 7세 때 건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미술관은 특히 다른 유수의 미술관들과는 달리 약탈에 의한 예술품이 없다고 한다. 스페인의 역사를 대비해 볼 때 상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스페인 및 유럽 여러 나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스페인 3대 거장이라고 하는 엘 그레코, 디에고 벨라스케스, 고야 등의 작품들이 질과 양 적인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훌륭한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가 보지만 애시당초 그림에 관한 식견이 없는 터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다만 근래 신화에 대한 공부에 조금 진전이 있던 터라 고전회화의 내용을 읽는데 일정부분 도움이 되었다. 아울러 화보집에서나 보던 벨라스케스, 고야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에 관한 현실이지만 비 현실인 것만 같은 몽환적인 느낌과 고전회화의 원전을 직접 보면서 구성, 빛의 처리 등에 관한 사진적 영감을 얻을 뻔(?) 했던 시간이었다.


가이드에게 물었다.

“오후 스케줄 빼고 개인적으로 미술관에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짧은 일정에 조금 무리가 있겠지만 똘레도 가세요~~거기 더 좋아요~~”


도록과 수첩 몇개를 담아 계산하고 부랴부랴 일행에게 향했다.

아쉬움은 켜켜히 쌓여만 간다.


입장료 15유로.


R0008874.jpg




R0008875.jpg




#3 솔 광장(Puerta del Sol)을 위시한 거리 풍경._8/15일 오전


프라도 미술관을 뒤로하고 밥먹으러 간다. 그 가운데 잠시 짬을 내어 걷고 그늘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도시는 밤이다. 한 낮의 태양은 광장과 거리의 맛을 느끼기에 어울리는 궁합이 아니다. 바람도 사람도 흔들리지 않는 거리를 잠시 걸었다. 흔들리지 않는 거리는 재미없다.


‘태양의 문’이라는 솔 광장은 마드리드의 배꼽으로 마드리드 관광의 시작이다. 사방팔방으로 연결되며 수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2011년 금융위기 때 시민 집회가 열린 곳이며 새해맞이 카운트 다운을 외치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카롤로스 3세의 동상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며 곰 동상과 시계탑이 유명하다. 


R0009036.jpg



R0008880.jpg



R0008882.jpg

(솔 광장의 마드리드 투어버스, 25유로, 시내중심지 투어 약 1시간 30분)


R0008885.jpg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다. 상당한 규모의 사과매장이 솔광장 가장 뜨거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꼼꼼히 보면 양파)




R0008884.jpg



R0008888.jpg



R0008893.jpg



R0008898.jpg



#4 마요르 광장(Plaza Mayor) 그리고_8/16일 오후


다음 날 아침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쫓기듯 몰아 부치는 일정이 아무래도 내 호흡에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늦은 아침까지 침대에서 몸을 빼지 못했다. 점심 때가 되어서야 겨우 일어나 아내, 참치씨와 함께 호텔 인근 쇼핑몰로 나섰다. 간단한 쇼핑과 함께 끼니도 해결할 요량이다. 이층짜리였나? 상당한 규모의 건물에 빼곡히 매장들이 늘어섰다. 와인 말고는 대부분의 공산품 물가가 비교적 높은 편이라 느껴진다. 아이들 신발과 옷가지를 선물로 챙기고 샌드위치 점심을 먹었다. 꽤 긴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R0009032.jpg

(호텔에서 걸어서 십분거리에 상당한 규모의 쇼핑몰이 있다.)



어정쩡한 시간에 쇼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세고비아로 떠난 일행들이 마드리드로 돌아올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마요르 광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호텔에서 약 20여분, 택시비 약 20유로 거리다. 호텔 프론터에서 시내지도를 하나 받아 들고 나섰다. 마드리드의 주요 갈 곳들은 솔 광장을 중심으로 걸어서 간단하게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솔 광장에서 내려 기분좋게 마요르 광장까지 걸었다. 하몽 뮤제오, 120년 전통의 추러스 가게를 지나왔다. 저녁먹고 다시 찾기로 하였으나 돌아오지 못했다.


마요르 광장은 마드리드의 정치, 종교, 문화를 간직한 마드리드의 살아있는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로 122미터, 세로 94미터의 광장으로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이 사방으로 둘러 싸고 있다. 가운데 펠리페 3세의 청동 기마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투우, 종교재판, 공연, 축제가 쉬지 않고 벌어졌던 정치와 축제의 공간으로 산 미겔 시장과 선술집이 밀집한 Meson거리가 담을 함께 하고 있다.

 

웨버와 통화를 하고 한참 기다렸다. 멀리서 손을 흔들며 일단의 무리가 나타났다. 함께 저녁 밥을 먹고 밤을 즐기려던 계획은 여행을 정리하는 모임이 예정되어 있다는 말에 물거품이 되었지만 잠시 마요르에서 느꼈던 해방감은 강한 관성으로 남았다.


R0009037.jpg



R0009041.jpg




마드리드는?

스페인 중심부에 위치한 수도 마드리드는 해발고도 635미터의 메세타 고원에 위치한 분지형 도시로 스페인을 점령한 무어인들이 기독교인들을 물리치기 위해 이베리아 반도의 심장부에 자신들의 전략적인 요충지로 건설했다. 코르도바 왕국의 무하메트 1세가 854년 건설한 도시가 오늘날 매혹적인 마드리드의 시작이다. 해발고도 635미터로 유럽의 수도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강수량 419mm로 건조하다. 


마드리드의 역사

위키백과를 참조하여 아래와 같이 간략히 요약하였다.


중세

현재의 마드리드가 선사시대 이래 줄곧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

로마 시대 때 이 지역은 그리스도교의 관구에 속함.

 9세기 이르러서야 마드리드는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 무함마드 1세가 지금의 마드리드 왕궁인 작은 궁전을 짓도록 명령. 궁전 주위에 작은 성곽인 알무다이나(스페인어 : al-Munaina)가 지어짐. 

이 요새는 1085년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6세에 의해 점령되었으며 교회와 모스크를 세우면서 이 지역 일대를 신격화. 

1329년 스페인에 처음으로 의회 제도가 도입됨.(스페인 의회: the Cortes Generales ) 

세파르딤(영어 : Sephardi 한글 : 스페인 및 포르투갈 계의 유태인) 계열의 유태인과 무어인(영어: the Moors 아랍계 이슬람)은 15세기 말엽 추방될 때까지 마드리드에 상주했다.


르네상스

톨레도를 수도로 했던 카스티야 왕국과 사라고사를 수도로 한 아라곤 왕국은 가톨릭 왕국으로 통합하여 근대 스페인 건설.

카스티야의 이사벨 1세와 아라곤의 페르난도 2세 두 사람의 손자였던 카를로스 1세가 마드리드를 좋아했지만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의 천도가 이루어진 것은 1561년이었으며 카를로스의 아들이었던 펠리페 2세 대에 이루어졌다. 

황금의 세기, 즉 16-17세기 동안 마드리드는 여타 유럽 수도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으며 거의 궁정의 사업에 경제를 의지했기 때문에 특별한 역사적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19세기~현대

19세기 후반이 되자 이사벨 2세는 더 이상 정치적 긴장 상태를 통제할 수 없게 되고 계속된 반란과 폭동에 스페인 전역이 휩싸이며 최초의 스페인 공화국이 탄생한다.

처음의 공화국은 다시 군주제로 바뀌었으며 이후에 다시 스페인 공화국이 들어선다. 그러나 곧 스페인 내전으로 번지게 된다.

마드리드는 내란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겪은 곳이었으며 시의 거리들 곳곳이 전쟁터가 되었다. 마드리드가 공화파의 근거지가 되면서 서쪽의 교외만이 전쟁터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다. 스페인 내란 동안에 마드리드는 비행기로 폭탄 세례를 당한 최초의 도시가 되었으며 다수의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프라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기간 특별히 1960년대에는 마드리드 남부 지역이 급격하게 산업화에 돌입하게 되어 다수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마드리드의 남동쪽이 노동자 계층의 거주지가 되었고 또한 정치적, 문화적 개혁의 장소가 되었다.

독재자 프랑코가 죽자 민주주의 세력은 프랑코의 바람에 따라 후안 카롤로스 1세가 통치권을 계승하도록 한다. 이후 스페인은 헌법상 입헌군주제를 택한 곳이 되었으며 마드리드를 수도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IP *.182.55.11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2 함께 한다는 것 [5] 앨리스 2014.08.04 1571
991 작은 행복이 주는 기쁨 [7] 녕이~ 2014.08.04 2260
990 노자에게 삶을 묻다_찰나칼럼#17 [10] 찰나 2014.08.04 1668
989 고속도로의 막간 휴식, 가락국수 [8] 종종 2014.08.04 2099
988 거리 예찬 [10] 왕참치 2014.08.04 1498
987 도,를 아십니까? [7] 에움길~ 2014.08.04 3171
986 3-17. 너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콩두 2014.08.15 3206
985 3-18. 따뜻한 밥 한 그릇 [1] 콩두 2014.08.19 1813
984 MeStory(14) : 내 안에 어두운 놈 file 타오 한정화 2014.08.21 1393
983 Reset [7] 미나 2014.08.21 1462
982 예술과 열정의 세비야_구달칼럼#18 file [1] 구름에달가듯이 2014.08.23 2172
981 욕망의 시체스 VS 동심의 미하스 file 앨리스 2014.08.24 5246
» #18 아쉬운 마드리드_정수일 file 정수일 2014.08.24 1748
979 지중해, 로마, 통참치의 강력한 기억 - 타라고나 file [1] 종종 2014.08.25 1534
978 그라나다 - 이동희 file [1] 희동이 2014.08.25 2313
977 아찔하면서도 운치있는 절벽의 도시 론다 (Ronda) [1] 녕이~ 2014.08.25 2412
976 성스러운 성채도시 아빌라 (Avila) [1] 녕이~ 2014.08.25 2516
975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고_찰나칼럼#18 찰나 2014.08.25 2178
974 돈 끼호테 흔적을 따라 미친듯 스페인 여행 에움길~ 2014.08.25 1663
973 여기, 강렬한 햇빛 아래 찬란히 빛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어니언 2014.08.25 2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