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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일 08시 07분 등록

그라나다 -> 말라가 -> 미하스 -> 세비야

 

8월 무더운 스페인 여행은 뜨거운 태양아래 늘 시원한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것 것이다. 갈증과 작렬하는 햇볕을 피할 그늘과 같은 오아시스 말이다. 오늘은 알람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를 떠나 말라가로 향한다. 전날 호텔에 수영장이 딸려 있어 반가운 마음에 도착하자 마자 뛰어가 수영 즐겼던 나였지만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체험 중에 하나는 직접 스페인의 바다에 풍덩 안겨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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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터어키의 계단 해변>

 

2012 8월 그때도 작렬하는 지중해의 태양 아래 있었다. 시칠리아 남부 터이키의 계단이라는 곳이다. 석회석으로 암반으로 되어 있는 해변은 얕은 바다가 길게 늘어져 있어서 물놀이에 더없이 좋았다. 또한, 같이 같던 변경연 연구원들과 구본형 선생님 그리고 일반인 참석자들 모두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바다 한가운데로 달려갔었다. 대서양 뜨거운 태양 높이 출렁이는 파도와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고 고개를 넣었다 빼었다 서로 밀어주고 수영을 즐겼던 오후는 잊을 수 없는 여행의 참맛을 느끼는 좋은 추억이 되었다. 함께한다는 것은 여행의 가장 좋은 추억거리다. 장소와 먹거리 마실 것과 놀이 모두가 같이 나눌 사람이 있기에 즐겁고 기억에 남는 것이다.

 

설레는 말라가 해수욕을 기대하며 그라나다 Abada 호텔을 떠나려는 순간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돌아서는 나의 가슴을 쿡하고 친다. 알람브라 궁전을 알바이신 언덕에서 상그리라 한잔을 시켜놓고 그윽하게 바라보고 싶었던 기대는 늦은 새벽까지 이어진 연구원 수업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얘기를 나누고 서로 이해하는 좋은 시간과 바꿨지만 알람브라 궁전의 야경은 놓친 것이 정말 아쉬웠나 보다.

 

버스는 그라나다를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말라가에 당도하였다. 시체와는 달리 시골의 해변 같은 분위기보다는 다소 큰 도시 같았고 도시가 깔끔하고 멋스러웠다. 말라가는 피카소가 태어난 도시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의 생가가 있다. 그의 어린 시절 생가는 Plaza de la Merced 옆에 있으며 멀리서 말라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피카소의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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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우선 말라가 대성당의 해변쪽에 내렸다. 관광 도시답게 많은 사람들이 붐볐고 어느 도시 못지 않게 큰 성당이 도심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었다. 스페인은 유일하게 개신교를 받아 들이지 않고 카톨릭를 유지한 나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도시마다 거대한 카톨릭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가는 곳마다 카톨릭 성당을 모두 살펴 본다면 여행이 되려 단조로워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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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대성당을 지나 골목을 따라 Plaza de la Merced를 향해 약간 언덕진 길을 올라 갔다. 길은 넓지 않았지만 운치 있고 스페인 느낌과 남부 해안의 동양적인 요소가 약간 섞인듯한 느낌을 준다. 생가로 가는 길에 피카소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피카소 박물관을 다녀온 것으로 만족하고 피카소 박물관을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여러 도시를 한정된 시간에 여행하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뭐랄까? 아쉬움? 남겨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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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za de la Merced에 가로질러 피카소 생가로 가다 보니 벤치에 노신사가 앉아 있는 동상이 있다. 모두들 달려가 보니 의자에 앉아 있는 피카소를 만들어 놓았다.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라고 봐야 할까?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앉아 있는 연인이 우리를 보며 그들의 느낌을 이야기 하며 힐끗 힐끗 계속 쳐다본다. 동양인 40명이 와서 의자 주위에 번갈아 가며 앉아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어쩌면 더 큰 볼거리가 아니었을까? 아무리 요즘 동양인 관광객이 이곳에 늘었다 해도 스페인은 다른 유럽과 달리 40명의 동양인 단체 관광이 흔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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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두 팀으로 나누어 생가를 방문하였다. 주위 사진을 찍고 앞서간 사람들이 나온 후 한산한 틈을 타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층에 예전 책의 삽화와 화가이었던 피카소의 아버지는 어린 피카소의 그림 소질을 알아보고 지속적으로 이끌어주게 되었다고 한다. 생가는 보기보다 크지 않았다. 사람이 사는 곳 특히 어린 시절 유명인이 살았던 곳은 대부분 소박한 가정집과 다르지 않다. 모드 그렇게 시작해서 대가가 되고 유명인이 되었나 보다. 큰 방에는 역시나 비둘기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초상화가 있었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박물관에 있는 과학과 자비에 있던 병자 옆의 의사가 피카소의 아버지를 모델로 그렸다고 하였는데 초상화의 얼굴과 비슷하다.

 

피카소 생가의 화장실은 유명한가? 가이드가 지나가는 말로 생가에서 볼일을 보실 수 있다며 지나가는 말로 괜찮은 경험이라며 일러준다. 마침 몇 분이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고들 있다. 그런가? 그렇게 피카소 생가를 모두 둘러 보고 나왔다. 밖은 화창하고 잡티 하나 없는 하늘이다. 그림을 그린다면 이런 하늘과 빛 속에 나타나는 것들을 그려야 할 것만 같다. 모든 햇볕을 그리고 모든 빛의 색을 품고 있는 듯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있는 듯 세상은 너무나도 확연하게 그 모양과 색을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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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라가 대성당에 모여서 해변으로 이동하였다. 가까운 거리라 걷고 싶었으나 시간문제가 늘 걸린다. 모두 버스로 이동하였다. 해변은 넓고 길었다. 많은 사람들이 해변이 이미 나와 있었고 다들 지중해의 햇볕과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을 시간을 주고 점심을 자유식으로 먹으라고 한다. 예상했던 일정은 두 세시간 느긋하게 해수욕도 하고 즐기다가 천천히 점심을 먹는 것이었는데 짜여진 시간은 그렇지 못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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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말라가를 찾았는데 지중해 물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근처 해변 화장실에서 몇몇 젊은 남자들이 모여서 옷을 갈아입고 해변으로 달려갔다. 의외로 바닷물에 모여 있는 인원은 적었다. 연구원들도 어니언과 나 둘 밖에 없었다. 시칠리아 여행 때와는 많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처음에 다소 의아했지만 어쩌랴 짧은 시간에 점심도 먹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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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바닷물은 맑지가 않았다. 지중해의 에메랄드 빛 바닷물 색을 기대했던 것과는 매우 달랐다. 지중해 끝이라서 그런가? 무엇보다 낯설었던 것은 물의 온도였다. 동해안 물보다 차게 느껴진 것은 나만이 아닌 듯 모두가 물에 들어가려다 움츠러들고 와락 나와버린다. 그리고 수심이 10m쯤 들어가면 쑥 들어가는 가파른 지형이다. 파도는 높지 않고 출렁이는 정도이다. 해수욕을 즐기기엔 내 기준으로는 썩 좋은 지형과 수질은 아니었다.

 

기대에 못 미치지만 유일한 해수욕을 놓칠 수는 없다. 우르르 들어가서 물장구도 치고 수영도 하고 나름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는 말라가 해변을 걸어보았다. 송진엽군이 아이스크림을 돌린다. 얼린 아이스크림을 빼서 콘에 담아주는 모습이 특이하다. 다시 해변을 걷는다. 이쁜 조개들, 조그마한 돌들이 파도에 힘에 이쁜 보석같이 햇볕에 빛나고 있다. 몇 개를 주워 손에 들었다가 다시 놓는다. 그렇게 해변을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떠나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 왠지 아쉬움! 무언가 놓고 가는 느낌. 나에게 말라가는 그렇게 자리 매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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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을 즐기지 않은 분들은 말라가 해안 도로와 근처 골목을 구경하였다고 한다. 골목을 옛스런 모습은 없다 하고 대부분 점심을 먹은 것으로 말라가 경유를 즐긴 것 같다. 몇몇 분은 한국에서 갖고 온 밥과 반찬으로 간단히 점심을 나누어 먹고 해변 구경을 하였다고 한다. 여행은 각자 하는가 보다. 같은 장소에 가도 보는 것, 하는 것이 다르고 먹는 것이 다르니 말이다.

 

- 그대를 보내다 -

 

뜨거운 모래 위 발자국

당신은 천천히 걸었던 듯

빠지는 깊은 발자국

 

깊은 바다의 두려움

지쳐간 사랑

사랑은 깊은 두려움

파도가 부서지는 발자국

 

깊은 해변 밀려오는 파도

당신이 남긴 발자국

발자국 위를 걷는 발걸음

 

발 아래 뜨거움

당신도 사랑했을까?

멀어진 발자국

 

차가운 파도

당신은 보이지 않고

반짝이는 모래사장

두 발만 우두커니 있네

 

 

버스는 말라가를 출발하여 가까운 해안선 위 산 중턱에 위치한 미하스에 도착하였다. 작은 마을같은 이곳은 아기자기한 집들과 이쁜 공예품들을 팔고 있었다.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마차도 있고, 아래로 보이는 해안선과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지중해는 마을의 위치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게 해준다. 그래서인지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에 들렀다가 눌러앉아 산다고 한다. 나도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잠시 아쉬웠다.

 

미하스에 도착하여 버스에 내렸다. 30분의 시간이 있다고 한다. 여행을 하는 것인지 경주를 하는 것인지 모를 오늘의 일정이다. 말라가에서 점심을 먹지 않고 해변에서 놀았으므로 배가 고픈 것이 당연하다. 같이 갔던 해언, 시언, 재현, 강규와 같이 해변이 바라다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미하스 관광은 포기한 샘이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창가 자리에 앉는 순간 미하스 관광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잘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해변에서 즐겁게 같이 논 사람들과 따뜻하고 맛있는 점심을 높은 언덕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창가에 지중해가 보이고 무늬를 넣은 창을 통해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노라니 달리 천국이 없었다. 중학생 둘과 28청춘 둘 그리고 노땅인 내가 되려 분위기 떨어뜨리는 건 아닌지? 창은 마주보고 앉아 있던 나는 여행이 주는 아름다운 순간은 널려 있고 그걸 아는 것은 여행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것 그것 만이 여행을 여행답게 할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시간이 없으니 빨리 나오는 음식을 알려 달라하고 주문을 하였다. 오믈렛, 셀러드, 파스타를 시켰다. 오믈렛은 익히 먹어보지 않은 풍미를 전해주었다. 마치 핫케잌 두장 두께의 계란말이를 연상시켰다. 파스타의 면은 여느 이탈리아 파스타와 달리 면이 좀 불어있어 말랑말랑하였다. 다소 특이한 맛이었다. 다들 해수욕을 한 뒤 점심이 늦어서인지 허겁지겁 먹기 바빴지만 미하스의 점심은 잊을 수 없는 깔끔한 맛을 남긴 추억의 점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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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점심 -

 

마주한 해변의 눈부심

곧 떠나갈 시간

마주 앉은 자리

 

멀리 보이는 바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커튼

수줍게 바라보는 창

 

한마디 말도 없이

테이블 위를 구르는 바닷바람

햇볕이 머무는 당신

 

시간이 짧다는 것

이제 떠나야 할 시간

빈잔 곁에 남겨 논 못다한 이야기

 

 

버스는 다시 달렸다. 미하스에서 다소 먼 세비야를 향한다. 저녁에 예약되어 있는 플라맹고 공연에 늦지 않기 위해 그토록 서둘렀다고 한다. 플라맹고 공연이 뭐 그리 대단하길래 이렇게 좋은 말라가와 미하스를 스치듯 가야만 하는지 버스를 타고 내륙으로 향하던 내내 심통이 나 있었다.

 

어느덧 세비야에 도착한 버스는 바로 플라맹고 공연장으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일반적인 플라맹고 공연장은 레스토랑 한 켠에 무대가 있고 가까이서 공연을 하고 같이 호흡하며 보는 것으로 알고 왔었다. 하지만 이곳은 약간 극장 분위기에 음료와 식사 table이 갖춰진 극장식 레스토랑이었다. 어쩌면 플라맹고 공연도 대형화 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약간 받았다. 공연 시작전에 음료 주문을 받고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촬영을 해준다. 공연 시작하면서 주문한 음료들이 나누어지고 공연 말미에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서 살 사람들은 구매할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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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맹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로이스님이 준비해준 여행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손미나의 스페인 콘서트에서 한국인들로 구성된 플라맹고 공연이 말미를 장식했던 기억이 있을 뿐 사전에 플라맹고를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플라맹고의 리듬과 춤사위는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였다. 가지고 간 사진기는 들지 못했고 처음 눈앞에서 보는 플라맹고의 리듬과 손과 몸짓에서 전해오는 전율은 그대로 나의 몸에 스며들며 전율을 일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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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듯하면서 고이고 고인 듯하면서 풀어버리는 그 리듬은 삶이 그렇듯 유혹하는 듯하다가도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듯 나의 가슴에 훅하고 손을 넣는 것 같았다. 그리곤 이내 그 현란한 스텝으로 나의 심장을 주물러 다시 피를 돌게 하고 일순 멈춰버리는 그 절정에서 다시금 긴장하며 정점을 지나는 희열을 안겨주었다. 플라맹고를 보는 내내 나는 굳었던 마음이 풀리고 식었던 피를 다시 뜨겁게 끓어오르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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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맹고는 회전하는 몸짓으로 나를 매혹시켰다. 앞과 뒤 그리고 옆면의 모든 선을 몸으로 만들며 시선을 절대 앞을 벗어나지 않는 그 춤사위는 상대방에 대한 집중과 그 사랑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춤이라 느껴졌다. 특히 캐스터네츠가 내는 리드미컬한 반복적인 소리와 기타의 현란한 음에 맞춰 추는 그 하나 하나의 스텝은 사랑하는 이에게 가기 위해 걸어야 하는 모든 걸음을 단번에 모아 보여주듯 압축적이었고 지나간 나의 사랑들이 그 스텝을 통해 다시 먼지를 털고 일어서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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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맹고는 왠지 동방풍의 노래를 하는 나이드신 분과 기타합주를 위한 서너 명의 기타 연주자 그래고 춤을 추는 플라맹고 무희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복합 예술이었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불러주는 플라맹고의 노래는 이 춤이 단순히 사랑의 즐거움만을 표현한 것이 아닌 좀 더 깊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듯 구슬프게 혹은 주위를 감싸는 한밤의 공기처럼 전체를 하나로 모으는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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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로 선보인 지팡이로 내는 엇박자의 조화, 부채춤의 소박함, 남녀가 어우러져 추었던 사랑의 삼각관계, 남자 혼자서 만들어내는 현란한 스텝, 훌륭한 클래식 기타 독주는 플라맹고가 단순한 무용이 아니라 풍부한 레퍼토리와 춤사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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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맹고 공연을 마칠 즈음 벅찬 가슴을 안고 나올 수 있었다. 말라가의 해수욕과 미하스의 점심 그리고 세비야의 플라맹고는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지중해를 몸소 느끼고 먹고 즐길 수 있었던 멋진 하루였다. 마침 플라맹고 공연장을 나오며 가장 비싼 10 EURO 짜리 캐스터네츠를 하나 샀다. 손에 끼워보고 쳐보며 플라맹고의 여운을 느껴보는데 쉽지는 않았다. 플라맹고 나는 스페인 여행에서 소중한 것을  하나 얻어가는 것 같다. 열정과 사랑! 플라맹고를 들으면 이 공연을 같이 한 사람들과 이 공연을 통해 전해 받은 그 느낌들을 언제나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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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맹고 공연을 마치고 세비야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안달루시아 역사를 말하듯 이슬람 풍의 천정 모서리 장식으로 이곳이 옛 이슬람 국가의 중요한 도시였음을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었다. 이날은 연구원 수업이 없었다. 모두 그간 일정에 지쳐있었다. 하지만 몇몇 같이 오신 연구원 배우자분 들도 다소 지친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 같이 모여 놀기로 하였다. 호텔 바의 야외 장소에서 맥주를 곁들여서 그간의 이야기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면에서는 연구원 활동이 배우자에게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과정이란 것을 몸소 경험하면서 같이 오신 배우자분 들께 고맙고 많은 도움도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의 끝은 모두 건강히 무사히 안 다치고 여행을 마치자고 말하고 끝을 맺었다. 세비야의 달은 보름이 지났지만 환하게 창가를 비추고 있었고 별도 빛났다. 몇몇은 이 밤이 아쉬운지 호텔 정원을 돌아보면 짧은 하루를 아쉬워하였다.

 

 

- 플라맹고 -

 

미련이 남지 않는 것이 있을까?

그 순간을 완전히 즐기지 못했기에 미련이 남았을까?

정말 즐겼다면 다 타고 남은 재처럼 홀가분할까?

미련하게 계속 생각하고 가슴이 저민다

 

순간을 타고 흐르는 전율 같은 사랑

전류처럼 흐르지 못하면 터져버릴 것

뺨이라도 세게 맞아버릴 걸

그녀의 손으로 이 사랑을 모두 방전하게

 

일 순간 흐르는 사랑

가슴 터지게 즐기지 못하면

결국 나를 태우고 마는 것

순간을 영원하게 즐길 것

 

사랑은 몸짓으로 말하는 것

그 몸짓으로 전율을 흘려 보내는 것

뺨이라도 세게 맞을 걸

사랑 앞에 살아 남을 길은 오직 이길 뿐.

 

 

(말라가 해변과 플라맹고는 즐기느라 사진이 없어 녕이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감사^^)

 5일째 - 말라가-미하스-세비야-이동희.docx

IP *.22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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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6 15:44:39 *.175.14.49

세  시는  희동이님의  것인가봐요. 말라가 물이  차가왔어도  참  좋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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