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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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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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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5일 10시 54분 등록


삶의 무게는 힘겹다.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다. 때로는 어떤 사람이, 때로는 어떤 것이 우리 삶을 돕는다. 당신은 힘들 때, 누구로부터 또는 무엇으로부터 도움을 얻는가? 음악(과 글쓰기)! 내 답변이다. 가수 이상은의 노랫말을 보자. “삶은 계속되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으니. 수많은 풍경 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했을 뿐.” 음악은 나의 두려움을 공감하고 위무한다.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이처럼 음악은 지혜를 상기한다. 그리고 음악은 내 마음을 만져 부드럽게 만든다.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어둠을 만나지 못한 빛은 어둠이 내려오면 자취를 감춘다. 어둠 속에서 빚어진 빛은 어둠이 내려오면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음악은 우리가 인생의 어둠 속에서도 빛날 수 있도록 영혼을 제련한다.


음악을 듣지 않는 삶은 기쁨 하나를 놓친 것이고 인생의 조력자 하나를 모른 채 사는 것이다. 음악은 우리를 치유한다. 어떤 이는 퉁명스럽게 반문한다. 삶이 괴로운데 음악 들을 여유가 어디 있느냐? 나는 대답한다.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고.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책 제목이기도 한데, 그도 괴로울 때 음악을 듣는가 보다. 음악은 삶에 신바람을 더해주는 추임새 역할도 능히 해내지만, 내게 음악은 인생살이의 힘겨움을 이해해 주는 다정한 길벗이요, 따뜻한 위로자다.


음악은 종종 우리를 일상으로부터 탈출케 하여 잠시 휴식을 선사하고 감정을 정화시킨다. "그러니까 음악이다. 음악은 '지금 이곳'을 떠나고 싶은 사람의 거주지다. 거기에는 갈 수 없는 지난 세기와 모르는 언어가 있고, 국가도 정부도 없다. 자아과잉의 품행제로 몸부림이 아무렇지도 않게 뛰놀 수 있고, 윤리도덕의 족쇄는 개목걸이로도 쓰지 않는다. 그런 어떤 주거지가 음악 안에 있다고 믿는다."(김갑수).


음악은 때로는 노랫말로 때로는 선율로 우리를 치유하고, 감동시키고, 정신적 여행을 보낸다. 이 여행은 때로는 감성적, 때로는 이성적이다. 종종 의지적일 때도 있다. 음악 감상은 감성적인 행위지만, 종종 감상적 태도를 벗고 이성적 사유로 이어갈 때도 많다. 마음을 만짐으로, 생각할 힘과 여유를 불어넣음으로, 그렇게 음악은 내 삶을 돕는다.


<내 삶을 돕는 선율들>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듀크 엘링턴과 콜맨 호킨스의 <Limbo jazz>

밤의 낭만적 감수성에 잠기고 싶을 때, 존 콜트레인의 <Say it>

황홀한 순간을 창조하고 싶어지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내 삶을 돕는 노랫말들>

삶의 힘겨움과 슬픔에 허덕일 때 나를 위무하는, 이상은의 <삶은 여행>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와이낫의 <내게 있는 건>

마음을 열고 경쾌하게 살고 싶을 때, 푸른하늘의 <혼사 사는 세상>


원두 커피 전문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커피 꽤나 안다고 소문난 사장에게 동행이 물었다. 어떤 커피가 맛있어요? 사장은 살짝 난감해하며 말했다. 그거야 사람마다 다르지요. 어떤 커피 좋아하세요? 입맛은 서로 다르다. 내게 맛난 커피가 누군가에겐 쓰다. 취향도 서로 다르다. 삶을 돕는 음악도 저마다 궁합이 있기 마련! 어떤 음악이 좋냐고 물으면 사장을 흉내낼 수밖에 없다.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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