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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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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3일 06시 40분 등록

9월 오프 수업 주제는 '나의 하루 창조' 이다. 나의 하루 창조를 위해 모험의 날로 정한 날은 바로 추석 다음 날이었다. 새로운 것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천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깨달음의 발단은 바로 그 날 이루어졌다. 아내와의 우연한 싸움을 계기로 난 나의 독단적이면서 개인적인 은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사람의 인생은 결국 그가 살아낸 하루를 닮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은 그것을 구성하는 것의 모양을 닮듯이 말이다. 나의 하루를 만들어 내는 생각의 중심은 어디에 있었는가? 멀리 숨겨 놓은 듯한 아득한 큰 뜻도 없고 주어진 하루의 시간과 주어진 과제와 주어진 책임들로 하루의 시간을 쪼개어 살아가고 있는가? 이런 말도 왠지 상투적으로 느껴진다.

 

아내와 싸움을 계기로 나는 매우 사사로운 생각 용심들이 가득찬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오프수업에서 나는 이러한 나를 이야기 하였다. 나는 이야기 한다는 것은 매우 후련한 일이다. 매번 오프수업에서 나의 여러 가지 면은 드러내고 말하고 듣고 다시 생각하면 흐릿하던 것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니 말이다. 난 그저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9월 오프 수업의 주제인 하루의 창조는 잘 보이는 삶이 아니라 잘 사는 삶을 살기 위한 단초를 나에게 주었다. 잘 사는 삶으로서 하루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즐길 수 있는 것, 그러면서 가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들로 채워진 시간이어야 한다. 그러면서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워야 할 것이다. 몸에 밴 것이 못났으니 행동도 그러할 것이지만 알게 되면 고치면 된다고 본다.

 

나의 하루를 다시 생각하여 본다. 회사를 다니고 귀가해서 가족과 시간으로 보내고 늦은 시간 책을 읽으며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구성되는 가가 나의 하루 일 것인데 모든 것이 그저 잘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 얼마나 절망적인 일인가? 그렇다면 다시 나의 삶으로 이 하루 하루를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의 하루는 일, 가족, 공부 이 세가지로 구성된다. 일은 솔직히 말해서 매우 좋아한다. 다들 직장인이의 비애를 말하고 월급쟁이 인생이 저당잡인 인생이라고 말하지만 난 월급쟁이이지만 월급쟁이처럼 일하지 않았다. 내가 속해 있는 사업을 세계적인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10년 넘게 주도적으로 일해 왔고 작으나마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사업을 세계 TOP3 반열에 올려 놓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기술력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나의 기술자로서의 바램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술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업에서 이를 이루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 것이 하찮은 월급쟁이 일로 치부하고 싶지 않고 이 일을 사랑한다.

 

가족은 나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간 그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성격인지 기질인지는 모르나 나는 나의 하루의 시간을 회사 일로 보내는 시간이 많았었다. 40을 지나면서 이것이 탈이 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다시 나에게 침잠하여 많은 우울한 생각들 속에 가족보다는 나에게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가족에서 소홀해졌던 부분도 있었고 무엇보다 내 자신이 가족과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원 과정을 거치며 매일 시간의 문제와 싸우다 보니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시간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의 가족은 내 마음의 평화의 근원이었다. 가족이 불안하면 나 또한 불안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공부는 무엇 하러 하나? 그렇게 책 보고 글 쓴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 아내의 말이다. 연구원 과정을 시간에 쫓기며 따라간다고 애쓸 때 아내가 옆에서 거든 말이다. 결국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실천의 문제가 부족하였다. 안다는 것은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바일 것인데 아는 것 따로 실천 따로였던 것이 부끄럽지만 그간의 내 공부였다. 진전이 느리고 실천이 부족하여 드러나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 나는 좋다. 공부를 통해서 나의 모습 중에 내가 몰랐던 것, 좋은 점, 나쁜 점, 잘못 된 것 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드러내고 볼 수 있는 용기도 조금씩 커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직 큰 깨달음은 없지만 시간을 들이고 계속 한다면 10년이 지나 좀 괜찮은 사람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지금의 나에 실망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부를 통해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즐겁다.

 

나의 하루는 일, 가족, 공부 세가지로 계속 채워질 것이다. 43살인 올해는 일에 있어서도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경험을 훈련의 시간으로 삼았다면 올해부터는 제대로 일해볼 시간이 온 것이다. 신화를 읽다보니 나는 일면 다이달로스의 특성을 지닌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는 생각 없는 기술자라 비난하지만 나는 다른 면을 보고자 한다. 기술로서 세상에 이로움을 만들 수 있다면 이는 철학자보다 나은 삶이 될 수도 있다.

 

좋은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는 공부하는 시간을 더욱 알차게 바꿔나갈 것이다. 기술자로서 기술을 공부하는 것과 변경연에서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도 달라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기술자도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일이고 변경연의 공부도 계속 정신의 영역과 깊이를 더해야 하는 것이다. 둘은 나에게 How Why의 문제에 동시에 답하는 일이다. 기술자로서 내 삶을 완성해 나가기 위해 더 고민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

 

가족에 대한 나의 태도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많이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나의 하루의 가장 밑에서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나의 가족에 대해 그 소중함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가족이 필요로 하는 시간과 내게 기대고 있는 많은 것들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왜 그렇게 나에게 화를 내었는지 왜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았는지 말이다. 어쩌면 난 나의 가족의 SoS를 잘 듣고 있지 않았었던 것이다. 이제 그 말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로 이해를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시간을 늘려가며 가족과 같이 각자 개성 넘치는 꿈을 이루도록 즐기며 살아야겠다.

 

오프 수업을 준비하며 나는 뭔가 자잘한 칭찬받을 거리들을 찾아 다니는 꼬맹이처럼 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난 다짐했다. 자연스럽게 존재함으로써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하리라고 말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행동으로 실천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나의 하루를 채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삶을 바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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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3 13:56:55 *.50.21.20

자잘한 칭찬받을 거리들을 찾아 다니는 꼬맹이처럼 군다는 것

저도 깨달았어요. 하루부터 탄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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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3 15:51:37 *.70.58.64
이런 칭찬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을 까? 웨버가 처음에 얘기했던 와이프로드로 잘 가고 있는것 같아 좋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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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3 22:50:42 *.124.78.132

오프수업 이후로 달만 보면 웨버님 생각이 난다는 ㅎㅎㅎ

더더욱 편안해지신 모습이 보기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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