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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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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3일 09시 50분 등록

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 그들이 이야기밖에 없던 세상에 

나의 이야기가 생겨났다. 그리하여 나의 역사, 나의  문명이

존재하게 되었다. 나의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구본형저, 휴머니스트

2014. 9. 23


1. 저자에 대하여

아래 글은 지난 2월 연구원 선발을 위한 2차 레이스에서 썼던 글을 옮겨와 수정하였다. 그 때의 다짐과 각오들을 생각하면서 초심을 다잡아 본다. 지난 글을 읽는 것은 좋은 반성이다.


#1. 스승과의 만남.


다산이 성호를 만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구본형을 생각했다. 다산이 태어나던 이듬해 성호는 세상을 떠났다. 다산이 16세가 되던 해 성호의 유저를 만나면서 비로소 학문에 뜻을 두게 되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나의 큰 꿈은 대부분 성호선생을 따라 사숙했던 데서 깨달음을 얻었다.” 


IMF 환란의 무거운 그림자가 온 나라에 자욱하던 어둡고 무겁던 그 때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여 ‘낮선 곳에서 아침’을 맞으라고 외치는 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환란의 그늘에서 지치고 힘든 그들에게 ‘셀프 고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주장하며 스스로 1인 기업을 열고 생각한 대로 살고자 했다. 나는 이 때 이미 그의 팬이었고, 그를 향한 깊은 사숙은 시작되었다. 


혁명사를 전공하고 싶었던 선생은 글로벌 기업 IBM에서 변화와 혁신이란 키워드를 다루는 일을 하게 되었다. 혁신조직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며 그 일을 한지 12년이 되어서야 모든 변화의 시작은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하셨다. 나는 이 대목에서 무릎을 치고 팔짝 뛸 만큼 깊게 공감하였다. 공감은 동지애가 더해질 때 배가 되는 법이다. 나 또한 이 무렵 기업에서의 개선과 혁신이란 키워드를 붙들고 시름하던 터였다. 수많은 방법론과 기법들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사람의 문제임을 절감하고 있을 때였는데, 한 사람은 절망하고 주저 앉았으며 다른 한 사람은 빛나는 삶을 엮어낼 저작으로 탄생시켰다.

「월드 클래스를 향하여」란 책을 처음 읽게 된 것은 뉴밀레니엄 언저리였을 것이다. 나는 아직 일천하였고 겨우 배움을 시작하는 때였다. 당시 MB 모델의 한국형에 대해서 전개하는 것이 업무였는데 선생의 책은 족집게씩 실무형 서술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너무 먼 곳의 사례들은 피부에 닿지 않았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흘렀다. 그 동안 나는 두 편의 학위논문을 써야 했다. 주제가 모두 MB 모델에 관한 것이었으니 선생과의 만남은 이렇게 운명과도 같다. 어느 날 문득 서가에서 잠자고 있던 빛바랜 책이 눈에 들어왔다. 누렇게 바랜 책에 쌓인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다시 읽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딴엔 분야에서 산전수전 겪고 보니 십여 년 전 그때는 보이지 않던 빛나는 그의 통찰들이 보인다. 


“이 양반! 나이롱이 아니었어.”


악보의 끝자락에서 ‘되돌이표’를 만난 듯 나는 그의 초기 저작들을 홀린 듯이 다시 찾았다. 대부분 없어져서 다시 구해야 했지만 절판된 책을 찾기에도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꼭꼭 씹어가며 다시 읽어가는 중이다. 지혜와 통찰이 예리한 날붙이처럼 번뜩인다. 이제는 천천히 읽어갈 것이다. 한자 한자 빼 놓지 않고 그의 통찰을 끌어내어 내게 녹여낼 것이다. 


‘4시의 새벽은 아직 깊고 두껍다. 그러나 6시가 되면 그윽해진다. 그 사이에 나는 글을 쓴다. 하루에 서너 시간은 책을 읽고, 일주일에 서너 번은 강연을 하고,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잡지에 기고하고 방송에 출연한다. 가끔 사람들과 점심을 같이 하거나 차를 마신다. 아무런 약속이 없는 날엔 산에 든다. 저녁엔 가족과 함께 있고 종종 짧은 여행을 다녀온다. 간혹 친구들과 늦도록 긴 술을 마시기도 한다.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겨우 나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고 해야 할 일에 덜 매이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이 주는 매력을 즐기게 되었다. 밖으로 자연의 변화를 본받고 안으로 마음의 근원을 체득한다는 것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한꺼번에 이해하는 핵심이다. 그것들은 늘 함께 있다. 다행히 나이가 들어 자연의 존재 방식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 고마운 일이다. 참으로.’


이 글을 썼을 때 선생의 나이는 마흔 셋이나 넷쯤 되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선생은 ‘유유자적한 삶’을 말하는 듯하지만 씹어서 읽어보면 ‘치열함’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나 치열한 삶이었을지는 그의 이후 저작들을 통해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 한갓지게 여유로움만 본다면 그것은 선생의 음성이 아니다. 스스로를 고용하면서 ‘시간의 주인이 된 것’이 핵심이지 ‘유유자적’이 핵심어가 아닌 것이다.


또 생각해 봐도 안타깝다!

선생을 사숙했지만 결국 생전에 뵙지 못했다. 변죽만 울리다가 아무것도 못했다.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스스로 몰아 넣어 놓고 나서야 선생에게로 한 발짝 가까이 떼어 놓을 수 있은 용기가 생겼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늦었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이십여 년이 흘러 선생의 문하가 되었고, 어느 듯 2학기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조금 더 넓어지고,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시작했다. 탐구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꽤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성에 차지 않지만 익숙한 과거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고 있으니 진전이다. 곧 낯선 아침을 맞을 것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나의 큰 꿈은 구본형 선생을 따라 사숙했던 데서 시작되었다.” 


#2 구본형, 삶의 궤적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켜 새로운 경영비전을 제시하는 변화경영 사상가.’ 

선생을 표현하는 수많은 수식어 가운데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된다.


1954년 1월 15일 충남 공주 출생하여 2013년 4월 13일 폐암으로 사망하였다.

서강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하였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IBM에서 근무하면서 경영혁신과 관련된 기획과 실무를 총괄해 왔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는 IBM 본사의 말콤볼드리지(Malcolm Baldrige) 국제 심사관으로, IBM 아시아태평양 조직들의 경영혁신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그는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아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IBM에서 떠나온 그는 1인 기업 ‘변화경영 연구소’를 만들고 스스로를 고용하였다. 대학에서 혁명사를 전공하고 싶었다던 그의 바램은 비로소 구체화 되었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을 연구소의 사명으로 세우고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개인을 돕고자 했다. 아울러 10년 동안 100명의 변화 경영 연구원들을 양성하고, 500명의 꿈벗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더불어 ‘시처럼 산다(Life as a Poem)’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2014년 현재 그의 꿈은 이루어진 듯 하다.


마흔이 넘어서면서 가끔 불면의 밤을 보내며 고독을 즐겼다.

머리숱이 적어서 약간의 콤플렉스가 있었지만 굵고 짙은 눈썹과 코는 자부심이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는 가장이었다.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큰 아이, 당신을 꼭 닮은 작은 아이, 늘 곁에 있는 그녀를 위해 일 쯤은 가볍게 뒤로 미룰 줄 아는 ‘미숙이’ 당신은 분명 훌륭한 가장이었지 싶다. 

자연을 좋아했으며 때때로 여행을 즐겼다. 산에 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특별히 한달반동안의 남도여행은 「떠남과 만남」이란 저작으로 남았다.

나이 들어서 아파트에서 만큼은 살기 싫다던 그는 마흔여덟 무렵에 꿈 꾸던 것과 비슷한 집에서 살게 되어 좋아했다.


‘변화경영’은 그가 찾아낸 블루오션 이었다.

변화경영이라는 현업에서의 경력에 글쓰기 재능이 보태어져 남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다. 글쓰기 재능은 마흔이 넘어 발견한 재능이라고 하는데 기업에서 단련된 논리력과 평생토록 쌓아 온 인문학적 소양이 막다른 길을 만나 봇물 터지듯 터진 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날 갑자기 발견된 것이 아니라 수련의 결과라는 것이다. 


10년에 한번씩 자서전을 쓰기로 했고, 1년에 한권씩 뼈와 살을 녹여 책을 쓰려고 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 월드클래스를 향하여, 그대 스스스로를 고용하라. 사자같이 젊은 놈들, 내가 직업이다. 일상의 황홀, 공익을 경영하라, 코리아니티,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공익비즈니스, 떠남과 만남, 사람에게서 구하라, 세월이 젊음에게, 더 보스 쿨한 동행, 필살기, 깊은 인생,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신화읽는 시간, 그리스인 이야기, 마지막 편지,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마지막 수업 등의 저작은 그의 뼈와 살이 녹아 만든 결정이다.


10년에 한 권씩 ‘Me story’를 편찬하려 하셨으나 이어지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써 나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평범한 개인에게 있어 개인사의 편찬은 본인의 과제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자신에 대해 쓰다 보면, 해보지 못해 안타까운 일들이 밝혀지고 절실해진다.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기경영’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사라진 문명이 되지 않는 것, 나아가 남은 시간을 찬란한 문명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 프로젝트’가 절실한 이유다.


일러두기

>> 일러두기에서 인용하긴 또 처음임.


이 책에서 인용문은 모두 따옴표로 표시되었다. 어떤 것들은 저자와 출처를 밝혔고 어떤 것들은 그저 따옴표만 했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다.

첫째, 나는 다른 사람들로 부터 끊임없이 배웠다. 내 생각치고 오리지널 내 생각이라는 것이 있을까? 문화는 처음 만든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내 속에는 나를 키워온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들어 있는 셈이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 속에는 나의 생각, 나의 느낌이 편재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무엇이 그들의 생각이고 무엇이 나의 생각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그 말을 하긴 했지만, 그 사람 역시 역사의 산물이기도 해서 그가 정말 오리지널인지 불분명하다. 내용이 나를 움직이기 때문에 인용한 것인데, 저자와 원전이 덜렁덜렁 따라와 군더더기가 된다. 누가 그 말을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내 것과 남의 것 사이의 경계가 너무 모호하면 도둑질이 될까 봐 최소한 따옴표를 써서 형식적으로 구별했다.

둘째, 어떤 것은 저자를 밝히고 어떤 것은 슬쩍 따옴표만 한 것은 일관성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나는 서로를 밧줄처럼 엮어줌으로써 굴비처럼 꿰어 놓는 질서 정연한 상징성을 싫어한다. 규칙이 생기면 즐거움은 줄어든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멋대로 하는 재미와 기쁨을 줄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새처럼 가볍게 변덕을 부리며 쓰는 것 자체를 즐겼다. 불필요한 규제가 없어야 사업하기 쉽듯이, 형식이 가벼워야 글쓰기도 즐겁다. 사업을 하는 것이나 글을 쓰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규칙과 표준이 창의성과 예술성을 말살’ 한다. 어떤 일이든 그것을 이끄는 정신적 물결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잃으면 배를 띄울 수도, 춤을 출 수도 없다. 

>> 나는 선생의 책들을 읽으면서 이리저리 흩어진 것들을 모아서 얼개를 만들어 다시 배열 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프롤로그


11p. 한 곳에서 햇빛이 사라질 때, 나는 아침이 시작되는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하여 새로운 날을 다시 시작하며 후회가 있으면 고칠 것이고, 아쉬움이 있으면 채울 것이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볼 것이다.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지난 10년


17p. 마흔 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 진국이 나오는 시기. 나는 불면증이 시작되었다. 불안 점점 커져만 갔다. 


22p.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


은은한 불안이 검은 동굴처럼 다가오면, 여자와 불처럼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26p. 훌륭한 작품은 그것이 어떤 표현방식을 가졌든 인생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현실적으로 밖에 살지 못했던 그 초라한 현실을 후회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흔 살은 성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라는 점이다.


절정을 지난 꽃의 아름다움.


32p. 가장 정력적인 나이에 버려지다.


이때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먹고사는 것이다. ... 그러나 마흔이 넘으면 그것이 모든 것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40대 최대의 위기를 불러온다.


나의 과거는 거대한 사회적 방망이에 의해 가슴을 강타당했다. 배반 같기도 하고 비애 같기도 하고 무력감 같기도 하고 허무 같기도 한 통증으로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뒷방 노인이 된 마흔이여.


38p. 가슴속에 점점 커지는 구멍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


41p. 마흔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치게 된다. 일상의 걱정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가장 필요한 내적 성찰이 방해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44p. 어쨌든 젊은이들이 어느 날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면서 자신의 가슴속에 있던 ‘신적인 위대성의 흔적’을 지우고 당나귀가 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 그게 싫어서 혼자 있는 고독을 선택했으나 이 또한 만만치는 않다.


47p. 마흔이 넘으면 불운과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 용서하게 된다. 실패와 무능력과 비겁함은 비난받아야 할 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 한계와 비극의 문제로 전환된다.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강한 자에 대한 비난은 탄식과 슬픔이 된다. 겸손과 동정과 베풂은 이런 비극적 통찰에서 나온 변환이다. 이러한 자기수용은 자아통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마흔 살은 융통성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보는 긍정적 지혜가 위로가 되는 시절이다.

>> 모순과 역설을 받아들이는 시기이다. 정의와 분노는 수용과 슬픔으로 바뀐다. 슬픔은 또 자위가 되고 이렇게 승화된다. 고요한 눈빛에 슬픔이 가득 담긴 것은 이러한 연유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나이.


54p. 나는 사람들이 북권을 사듯 살아가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다. 푼돈을 들여 복권을 사면서 허망한 기대 속에서, 실제로는 복권의 당첨금보다 더 많은 돈을 쪼개며 평생을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위험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잃어도 좋은 푼돈만 투자했다.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

>> 위대한 하루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늘 고만 고만한 소소한 일상들의 나열일 뿐이다.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 나는 마흔이 넘어서 바쳐야 할 목숨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61p. 나는 이 인기 없는, 그러나 모두를 괴롭히는 과제에 집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하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65p. 새로운 아이디어가 정착하고 위기를 지나게 되자 변화를 주도하던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 그가 말한 것 처럼 조직에서 ‘개선’과 ‘혁신’을 담당한다는 것은 재미없고 외로운 직군이다. 당연히 인기도 없다.


66p. 임시성과 비정규성은 방법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특성이 되어 있었다.  ... 단기적 전망과 사고가 변화와 돌변의 시대를 이해하는 경제적 키워드였다. ... 단기적인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 장기적인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늘 삐걱거렸다. 

>> 총론찬성, 각론반대에 부딪치게 되는 이유다. 현실감각이 없다느니 이상주의에 빠져서 상황파악을 못한다느니 핀잔을 들었다. 모두 발등에 불끄기 바쁠 때 누군가는 장기적인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그것이 다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68p.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버리고 싶지만, 동시에 그 일을 잃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직장 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어도 80퍼센트는 되어 보였다.


70p. 온갖 종류의 구조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 둘째,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서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나는 이렇게 보고 있다. 상황에 필요한 만큼 자신을 언제나 변화 시키는 사람이다. 카멜레온 이어도 좋고 줏대 없는 사람이어도 좋고, 자신의 생각이 없는 사람이어도 좋고, 자존심을 버린 사람이어도 좋다. 다만 비굴하지 말 일이다. 언제나 자신의 목표를 조직의 목표와 일치 시킬 수 있는 사람은 오래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자신을 지켜가면서 이렇게 처신할 수 있기는 더 힘들 것이다.



75p. 나는 세일즈 대신 나를 마케팅할 방법을 모색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다닌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찾아내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수동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경영학은 ‘유혹’이라는 싱싱한 단어를 죽은 단어, 즉 마케팅이라고 불러왔다.


유혹은 설득 이전에 이미 설득 당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설득이란 언제나 스스로 이미 설득 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 설득할 수 있다.


나는 글을 써본 적이 별로 없었지만, 언젠가 책을 한 권 내는 것은 오래된 욕망이었다.


78p. 새로운 시작


경영 컨설팅 같은 지식산업은 사기와 진실의 경계를 걷는 것이다. 끝없이 학습하는 사람은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계속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든 사기꾼들처럼 ‘달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나는 내가 경계선을 걷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00년 봄에 새로운 세계로 떠나왔다. ... 조직에게 양도했던 힘과 권리를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88p. 생각은 머리를 통해 눈에 나타난다. 눈은 엄밀히 말하면 두뇌가 밖으로 나온 기관이다. 그러니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눈에 표현되게 된다. 눈이 인상을 결정하기도 한다.


101p. 모든 속박은 먹고사는 것으로부터 왔다. ... 움직인다는 것은 자유의 한 표현인데 인형의 자유는 모두 묶어놓은 실에서 온다. 인형의 자유는 그러므로 아이러니하게도 속박으로부터 온다. 실을 끊으면 인영은 움직일 수 없다.


102p. 오동은 천 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조선 중기 문인 신흠이 쓴 수필집 '야언(野言)' 중에서.


103p. 어떤 행위가 칭찬받게 될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그 무엇이라도 성취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슬그머니 나를 묶고 있는 줄 하나를 끊어냈다. 다른 줄도 끊었다. 나는 인형에서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인이 가지는 자유와 책임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책임이 더 이상 구속이 되지 않도록, 일이 더 이상 밥벌이가 되지 않도록, 자유가 더 이상 방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108p.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122p. 현실이란 그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남들의 생각일 뿐이다. 다른 사람의 견해대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125p. 책과 강연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 주었고...

>> 유일하게 부럽다.


129p. 친구들에게는 절대로 잘난 척 해서도 안 된다. 친구의 성공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 사람이다. 순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친구의 성공 속에는 늘 ‘그동안 나는 뭘 했나’ 하는 자신에 대한 문책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삶의 어두움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혼자 그 긴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짐을 각자 지고 함께 가는 것이다. 외로움은 함께 있으면 훨씬 낫다.


평생 가고 싶으면 늘 반갑고 그리운 관계가 되도록 애써야 한다.


145p. 새로운 인생 20년을 기획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서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새로운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나는 근본적인 변화지점을 가지지 못한 것이다. 


149p. 파괴와 생성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장이다. 이것이 나이테다. ... 늘 자신의 시체를 내다버릴 수 있어야 한다. 나무는 그 일을 아주 아름답게 해내고 있다.


154p. 세상을 향해 많은 시그널을 보내야 누군가 대답하게 된다. 씨앗이 적절한 곳에서 쉽게 발아할 수 있도록 늘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라 ...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품종을 만들어내라.


182p. 추억과 꿈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마흔아홉이 되어 지나온 삶을 되새겨보니 실제로 일어난 것과 상상 속에 존재했던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모두 한 줌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 사람들은 과거에 갇히는 것만큼 미래에 갇힌다. 추억으로서의 역사와 꿈이라는 소설은 둘 다 인생에 중요한 것이다.


184p. 나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과거시제로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일을 과거 시제로 쓰는 순간 내게 이미 일어난 일이 된다. 미래를 과거로 인식하는 것은 정신적 작업의 하나다.... 지금 이 책을 쓰고 있는 이유도 과거에 갇혀 있는 나를 미래의 빛을 따라 아름답고 화려하고 자유로운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 꿈꾸지 못한 것 가운데 더 아름다운 인생이 있을까 봐 걱정이 된다.


186p. 욕망을 버리는 것이 꿈이기도 하지만, ‘욕망을 버리는 것’ 역시 욕망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욕망의 특별한 모습이라 부를 수 있다.


187p. 지금이란 늘 그곳에 가는 길 위의 어느지점이다. 정신적 여행자에게 현재론 과거(추억)를 떠나 미래(꿈)로 가는 길 위의 어느 곳이다.


188p. 나는 깅에 대한 내 이야기를 더 잘 사유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 더 정확히 말하면 이미 내 생각이 된 귀화사상을 몇 개 데리고 와야겠다.

>> 특히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공부가 많지 않고서는 될 성 싶은 일이 아니다.


190p. 그러나 나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93p. 손님이 돌아간 만찬처럼 인생은 허무한 것이다. 그러나 잔치를 준비하는 것은 늘 마음 설레는 일이었다.


216p. 누구도 내가 아니다. 유일함이라니,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


232p. 그러나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서게 되면서부터 무협지를 읽지 않게 되었다. 시간의 낭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233p.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썼다. 매일 쓰는 것은 다행히 아주 즐거운 놀이였다.

>> 매일하는 것이다. 매일 할 수 있어야 멀리 갈 수 있다. 


234p. 나는 나만의 놀이를 찾아내려 했다. 자고 싶으면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답답하면 답답함을 즐기고, 권태로우면 권태를 데리고 놀려 했다.

>> 나는 놈 위에 노는 놈이라고 했다. 즐거움만 가지고 놀 것이 아니라 답답함과 권태, 그리고 고독 따위와도 놀 수 있어야 한다. 궁극에는 공포와 고통과도 함께 놀 수 있을 때 더 많은 자유를 얻게 된다.


... 우리는 먹기 위해 일하고 일하다가 죽는다. 한 번도 살기 위해 일을 버린 적이 없다. 놀기 위해 산 적도 없다. 그래서 살기 위해 산적이 없는 것이다.


237p. 지도가 있으면 좋다. 그러나 정말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지도에 없는 곳이다.


239p. 나는 내가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들의 지식은 나라는 특별한 여과기를 거쳐 새로운 표현법을 얻게 된다. 그대로 인용될 때도 있지만, 글의 흐름을 얻기 위해 따옴표로 들어올려지기도 한다. ...

>>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다고 생각했다. 


... 보물섬 이야기의 대부분은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들은 결국 보물이 가득 든 오래된 궤짝을 1백 개나 찾아냈다. ... 이야기가 여기에 이르면 더 볼 게 없다. 잘 먹고 잘 살았겠지.


251p.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255p.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아경영 철학’ 이것이 바로 내 학습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한 줄기를 이룬다. 또 하나의 줄기는 ‘변화의 기술’이다. 나는 이 테마 속에 조직의 진단부터 조직의 변화 모델로 이어지는 기술을 담으려고 한다.

>> 해야 할 것을 명확히 하고, 그것에 전부를 거는 것...위험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다. 여행하는 자의 목적은 여행 그 자체에 있다.


260p. 하루가 내 연구의 기본단위다. 나는 날마다 무수한 반복보다 무수한 변화를 원한다. ... 일은 삶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일이 품삯이어서도 안 되고, 삶의 다른 요소들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263p. 어떤 이론도 어떤 조언도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설득하기는 어렵다. 변화는 오직 스스로 시작할 때만 효과적이며 그때에만 비로소 행복한 전환이 이루어진다. 변화경영이라는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변화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자격요건이다. 이것이 내가 깨달은 통렬한 아픔이었다. 변화경영전문가로서 나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규율을 만들었다. 먼저 나에게 적용할 것. 반드시 성공할 것. 그 다음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실험할 것,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나누어 주려는 잘못을 범하지 말것. ...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68p. 내가 배우는 방법으로 가장 그럴 듯한 것이 배운 것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여 책을 쓰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 나는 책을 읽고 감동적인 곳을 골라내어 내 방식으로 걸러 재편하는 데 꽤 능숙하다.

>> 상당한 재능 그리고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269p. 글을 쓰기 위해서는 늘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야 한다. 정리된 강력한 핵심개념들을 연결함으로써 미래를 현실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를 해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일상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일상의 이야기가 되어야 실천할 수 있다.


271p. 나는 개인에게 있어 ‘변화라는 것은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274p.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비결이 있다. ... 그들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선조들과 경쟁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과 경쟁한다.


... 그 지겨운 연습, 그것이 내 목을 조른다. 어디에도 마술같이, 노력 없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모든 것을 바꾸어주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276p.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서 칭송 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 저것 다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 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한 길을 가기에도 숨이 차다. 다른 것들을 넘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일만 해도 저녁에 이미 탈진한다. 


285p. 청중이 듣고 싶은 강연이 좋은 강연이다. ... 강연자가 몰입하지 못하는 강연은 좋은 강연이 아니다. 잘 해야 말만 난무하고 정신은 결여된 ‘좋은 이야기’에 불과해진다. 느낌을 전달하지 못하는 강연은 죽은 것이다.


306p.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 그래서 스스로를 ‘부지깽이’이라고 하셨나보다.


310p. 이제 누구도 내게 명령하지 못하게 하리라. 다시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것이다. 이것이 내 첫 번째 계획이었다. 그리고 유일한 계획이었다.

>> 내가 직장을 떠나올 때 ‘가슴에 품었던 말’이다.


314p. 그 파도 속에서 나의 과거는 죽었고, 그 거품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나로부터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나는 삶을 방기한 것이다. 그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 자신이야말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유산이며, 유일한 미래였다.


아무도 나를 지배하지 못하는 인생을 만들어보기 위해 나는 시시한 긴 팔 와이셔츠와 넥타이와 양복을 던져버렸다. 그들이 나를 버리기 바로 직전에 내가 그들을 먼저 떠나왔다. 서로가 바라는 결별이었다. 


나는 인생을 참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자신에게 분노하며 늘 긴 여행을 선망했다. 언젠가 떠나리라. 언젠가는 말이야. 그러나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나는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나왔다.


316p. 하루는 그 실험을 하기에 적합한 시간이다. 내 하루들은 바로 그 거북의 새끼들이다. 어느 하루도 무의미한 하루는 아니었다. 수없이 많은 시도 자체가 삶이기 때문이다. 


지칠 때가지 일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일에 대해 늘 ‘아니오’라고 말할 자세가 되어 있다. 일은 늘 내일 해도 좋은 것이다.


321p. 나는 크고 작은 인생의 파도에 시달릴 때마다 이 장면을 연상했다. 아름다운 제2의 인생에 대한 꿈이 현실의 시달림 속에서 스러져갈 때마다 이 장면을 그려보곤 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지도 않은 채, 든든한 밥그릇 하나 챙겨두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그 째째함의 끝을 묻고 싶었다.


나는 사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반대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다. ... 나는 무엇을 크게 이루려고 하지 않는다. ... 예를 들어 1년에 한 권씩 책을 쓰는 것은 내 목표가 아니었다. 그건 그저 즐거움의 결과였다. 목적을 가진 야심작이 아니라 내가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내 생각들을 내 언어로 옮기고 정리한 것들이 내 책이다. 그러니까 하루의 흔적이다.


324p.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325p. 언젠가 한번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스스로 설계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햇빛 가득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아름다운 인생 하나를 건설해야 했다. 아름다운 그 날 하루를 내 삶의 국경일로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살을 시작해야 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요약]

변화경영 실험보고서, 새로운 탄생과 그 후 십년의 변화경영 보고서, 자신의 내면 탐구보고서, 과거가 끝나고 미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다시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기경영’에 대한 회고록이자 실험보고서.


[키워드]

자서전, 변화, 주도적 삶, 꿈, 일, 나다운 나. 여행


[이 책의 특징과 차별점]

개인의 사사로운 개인사, 범인들의 개인사로도 책이 될 수 있다. 개인사가 개인사에 머물지 않고 주도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신의 신념과 이론을 스스로에게 적용하여 검증함으로써 책에 힘이 부여되었다. 

자서전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자기계발서로서의 역할이 자기계발서 보다 더 기대되는 특별한 자서전이다. 아울러 저자가 주장하는 ‘변화경영’이라는 키워드가 자신의 삶을 통해 실행되고 검증되므로 신뢰와 힘이 자연스럽게 배가된다.


이 책을 통하여 저자는 지나간 삶의 창조적 파괴를 도모하고 앞으로 살 삶의 밑거름을 깔고자 했다.


[책의 구성]


책의 전체적인 내용의 근간은 ‘원하는 삶의 크기를 점점 더 키워 가겠다. 원하지 않는 일은 줄이고 원하는 일을 늘려 가겠다.’ 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전체 11장을 구성하였는데 

과거 반성 > 나이를 통한 자신의 위치 파악(항해를 하려면 내가 있는 위치를 알아야 한다.) > 가족 > 자연과 건강에 대한 인식 > 정신적인 삶(길에서) > 현실적인 삶(집, 공간) > 공부 > 일 의 순서로 이야기 하였다.


초반과 말미에 하고싶은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몰아 두었다. 비교적 묵직한 이야기들이 많다.

가운데 부분은 일과 직장을 떠나 가족과 저자 본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배치하였다. 비교적 가볍고 개인적인 에피소드나 평소의 생각과 철학을 서술하고 있다.


끝으로 세 개의 에필로그를 배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자서전이라고는 하나 시계열로 배열한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구성한 것이 특징적이며, 각 장의 처음에 장별로 이어지는 꿈의 한 장면들을 배치하여 암시를 둔 것은 매우 창의적이다.


[감동적인 장과 절]


47p. 마흔이 넘으면 불운과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 용서하게 된다. 실패와 무능력과 비겁함은 비난받아야 할 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 한계와 비극의 문제로 전환된다.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강한 자에 대한 비난은 탄식과 슬픔이 된다. 겸손과 동정과 베풂은 이런 비극적 통찰에서 나온 변환이다. 이러한 자기수용은 자아통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마흔 살은 융통성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보는 긍정적 지혜가 위로가 되는 시절이다.

>> 모순과 역설을 받아들이는 시기이다. 정의와 분노는 수용과 슬픔으로 바뀐다. 슬픔은 또 자위가 되고 이렇게 승화된다. 고요한 눈빛에 슬픔이 가득 담긴 것은 이러한 연유이다. 사람들은 이제 철든다고 말하지만 대부분 순치되고 순응한다.


125p. 책과 강연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 주었고...

>> 감동적인 한 줄만 찾아야 한다면 나는 이 줄만 남기겠다. 부럽지 않을 수 없다.


233p.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썼다. 매일 쓰는 것은 다행히 아주 즐거운 놀이였다.

>> 매일하는 것이다. 매일 할 수 있어야 멀리 갈 수 있다.


[보완점 그 외]


내가 주인공이 되었을 때 어떻게 구성하며 어떻게 목차를 딸 것인가 생각하면서 읽었다. 일과 직업, 그리고 좋아하는 것(취미, 물건들), 나, 가족들, 현재위치, 가치관...따위의 단어들이 나열 되었다. 역시나 쓰게 된다면 변화의 역사 또는 개인의 혁명사 정도의 느낌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선생은 미래를 과거시점으로 글쓰기를 즐긴다고 했다. 시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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