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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3일 11시 55분 등록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10기 김정은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휴머니스트


1. 저자와 함께


자기계발서가 아니라고요


나의 구본형 사랑은 안타깝게도 2013 4 13일 그 싹을 틔웠다. 내 안에 그 씨앗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나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내 친구들은 그 씨앗을 보았던 것 같다. 4 13, 그날 나는 대전에 있었다. 한 친구의 문자로 그의 부음 소식을 들었다.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아이들을 챙겨 남편과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이미 구본형주의자인 남편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이렇게 묘사하면 과장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장례식은 축제를 너머 천국을 보는 듯 했다. 어떻게 장례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지 내 눈을 의심하며 모든 영상들을 내 머리 속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강연 대회에 나가 상으로 받은 돈이 얼마 있었다. 그 돈을 어떻게 값지게 쓸까 고민하던 중이었다. 나는 상금으로 구본형의 모든 저서를 한꺼번에 주문했다. 그 날 나는 구본형주의자가 되었다.


행동주의자인 나는 일단 머릿속에 들어온 생각이 행동으로 바로 옮겨진다. 반면, 내 감각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왠 만큼 강렬한 자극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다. 인간 구본형이 준 강렬한 자극은 내 골수 속에 남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걸 몰랐다.


정은씨, 자기계발서 읽기 시작했어요?”


평소에 그림책이나 문학을 읽거나 가끔 사회과학책을 들고 다녔던 내가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를 들고 있으니 그렇게 물어볼 수도 있겠다.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란 단어에서 나는 왜 발끈했을까? 나는 구본형이라는 저자는 자기계발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또 묻는다. ‘변화경영이라는 것이 곧 자기계발이 아니냐고.


동네 여성들 사이에 자기계발서는 어느새 금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서울이 아닌 수도권의 한 도시, 결혼을 한 여성들이 직업을 잃기 딱 좋은 지역에 나는 살고 있다. 한 때는 잘 나갔던 이 지역의 여성들은 자기계발서가 싫단다. 더 계발해서 어디나 쓸려고? 쓸 데도 없는데 왜 계발해야 하는데? , 그런 것들이 그녀들의 이유였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자신의 것들을 모두 버리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가사와 어린 자녀들을 기르는 데도 24시간이 모자라 책 읽을 시간도 없는 마당에, 귀한 시간 내어 책을 읽는다 해도 가사와 육아에 도움되는 책을 읽어야 했던 그녀들의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 자기계발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강하게 말했다.


자기계발서 아닙니다. 자기계발서가 아니라고요.”


스스로를 사랑하라


경영학 전공자로서 나름 경영관련 서적들을 읽어 보았다 말할 수 있는 나는 그의 저서들이 자기계발>성공/처세또는 경제/경영>경영카테고리로 분류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낀다. 자기계발서가 아니라면? 나는 구본형의 저서들을 복음서라 정의한다. 기원 후 서로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복음서들은 줄기차게 쏟아져 나왔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는 성경이다.


종교적인 색체가 강한 가정에서 나는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어릴 때부터 원수를 어떻게 사랑해? 라 반발하면서도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죄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받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남은 사랑하면서도 나 자신은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스스로를 사랑하세요


세계를 사랑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바로 나였을 것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참으로 신선했다. 저자 구본형이 그의 저서에서, 또 그의 삶에서 일관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스스로를 사랑하라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들린다. 외부로 고정된 시선을 자기 내부로 돌려 스스로를 알아내라고 했다. 가장 자신다운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라고 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계발일지도 모르겠다.


잘 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우주 속의 먼지일 뿐인 내가 별이 될 수 있고 또 어둠도 밝힐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 요즘 나는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내가 한 일들의 퀄러티를 따진다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나에게 잘 한다’, ‘그것이 최선이다라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


인간 구본형은 내 서가에 꽂힌 책처럼 내 가까이에서 나를 보고 말한다.


잘 하고 있어!!!”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 그들이 이야기 밖에 없던 세상에 나의 이야기 (me story)가 생겨났다. 그리하여 나의 역사, 나의 문명이 존재하게 되었다. 나의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개정판 서문

 

지난 10년동안 14권의 책을 썼다. 그 중에서 나는 이 책을 가장 좋아한다. 이것은 마흔 살의 혁명에 대한 기록이다.

 

충분히 썩어서 비옥해진 과거가 미래의 수확량을 결정한다는 것은 농사를 한 번이라도 지어본 사람은 금방 알 수 있다. 과거를 충분히 썩혀 소화해내지 못하면 과거가 살아서 미래를 지배하게 된다. 즉 과거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쉰 살이 넘어 50 10년의 아름다운 풍광을 열 개나 그려볼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이 책의 덕분이다. 나는 아름다운 미래를회고할 수 있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회고이것이 개인사를 정리하면서 내 마음을 무찔러 들어온 생각이다. 

 

나는 앞으로도 10년에 한번씩 내 변천의 기록과 개인사를 정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단단한 실체 위에 미래의 10년을 건설할 것이다.

 

타도, 구본형이것이 채 책 속에 숨어있는 정신이다. 나는 나의 문화사, 이 개인의 실록을 통해 내가 넘어서고 극복해야 할 나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다는 나의 비전은 먼저 이렇게 나에게 적용되었다. 내가 내 직업의 첫번째 고객인 것이다.

 

2007 1

 

책을 펴내며

 

이 책에서 나는 몇 가지 사소한 실험과 반란을 시도했다. 반란이란 성공한 혁명을 꿈꾸는 것이다. 실험이란 즐거운 것이 아니더냐.

 

이 책은 나에 대한 기록에 기초한다. 그런 점에서 자서전이다. 그러니까 유명한 인물들이나 쓰는 자서전 시장에 평범한 인간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끼어든 것이다. 그들에게는 불쾌한 일이고 나에게는 특별한 일이다. 이 책의 부제는 그래서 평범한 인간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라 불러 마땅하다.

 

이 책을 쓰다가 쓰기 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덤을 얻었다. ‘자서전이란 다른 사람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말하자면 내가 살았던 삶이며 동시에 내 속에 있는 그들의 삶이었다. 나는 이러한 깨달음이 바로 인간에 대한 성찰의 확대라고 믿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밑으로부터의 이야기이것이 위대한 인물과 힘있는 자들의 역사와 함께 또 다른 역사의 시선이 되어야 한다. 역사의 가장자리에 존재했던 무수히 작고 개별적인 인간들이 증발해서 사라져버린 역사학, ‘인간이 없는 인간에 대한 기술이 인간에 대한 성찰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써 나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평범한 개인에게 있어서 개인사의 편찬은 본인의 과제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이 책이 바로 그 프로젝트이다.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기경영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첫번째 실험 보고서이다.

 

평범한 개인의 미시사는 본인이 남기지 않으면 유실된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고 자신의 세계도 없다. 기록의 형태는 일기여도 좋고, 메모여도 좋고, 홈페이지여도 좋고, 사진첩이어도 좋고, 이 책 같은 자서전이어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 개인의 역사는 스스로에 의해 편찬되어야 한다. 이것이 군중 속에서 군중으로, 흔적 없이 매몰되는 자신을 잊지 않는 일이다.

 

사라진 문명이 되지 않는 것, 나아가 남은 시간을 찬란한 문명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나의 이야기 프로젝트가 절실한 이유이다.

 

2004 3

 

프롤로그

 

모든 좋은 것은 웃는다. 어떤 사람이 정말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지는 그 걸음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걷는 것을 보라. 자신의 목표에 다가서는 자는 춤을 춘다. (니체)

 

16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은 역사와 소설의 중간 형태를 취하기로 했다. ‘무릇 심오함을 가장하는 자들은 가면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비밀로 남고 싶어하는 과거도 있었고, 이미 지나갔지만 여전히 모호하고 불명확한 감정과 느낌으로 남아 있는 것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떼어내면 40 10년간의 내 진짜 모습이 될 수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을 털어내되 그 이야기에 책임을 지지 않는 방법, 즉 화자와 이야기를 분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의 도움을 받았다. 그것이 소설이다. 소설은 거짓과 농담을 가장한 진실과 진담임을 알게 되었다.

나도 모든 것을 털어내되 책임을 지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자전적 소설, 소설적 자전이 그 방법이 될 수 있을까.

 

16

이 책은 놀이이며 유희이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고 욕망에 대한 절제다. 못 가본 삶에 대한 질투다. 그동안 배운 학습의 노트이며, 읽었던 책들의 주석이다. 자전적 소설이고, 소설적 자전이다. 지나간 삶에 대한 파괴이고 앞으로 살 삶에 대한 창조이다. 나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보려는 실험이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 욕망에 대한 절제, 못 가본 삶에 대한 질투

저자 구본형의 삶에 욕망에 대한 절제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17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1  지난 10

 

 

21

불행한 시기에 철학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철학은 오히려 행복할 때, 용감하고 성공적인 장년기의 열렬한 명랑함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니체)

 

27

50대가 되기 전에, 노인의 모든 특성이 나타나는 그 끔찍한 나이가 오기 전에, 아직 젊음이 늦여름처럼 무더운 이 40대에 마지막 폭염 같은 사랑으로 성년의 절정을 매듭짓고 싶어한다. 중년의 금지된 사랑은 평범한 사람들조차 황홀하게 극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떨쳐버리기 어려운 유혹이다.

영원히 늙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외형은 늙을지라도 속은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 중년의 또는 노년의 폭염 같은 사랑은 왜 금지되어야 하는가. 일흔의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나이가 쉰이 되고,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어도 마음은 이십 대 때와 똑같다고. 노인네 취급 하지 말아달라고 자식들에게 당부하신다. 나는 그런 시어머니가 좋다. 나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29

얇은 옷 사이로 부드러운 피부 속으로 만져지는 뼈, 뼈도 아주 성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자극으로 성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귀가 민감한 내가 성적이라고 느끼는 부분은 목소리다. 종소리처럼 중저음으로 울려 퍼지는 목소리, 나는 그런 목소리를 들을 때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노래 잘하는 사람이 섹시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30

사랑은 다른 애인을 찾아냄으로써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감정으로 위장된 반복 속에서 소모될 뿐이다. 사랑은 늘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사랑은 그 자체로 증식되는 능력이다. 그것은 영혼의 갈망 같은 것이다.

공감한다. 사랑은 한 사람을 늘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그 자체로 증식되는 능력이 있다. 나는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인류애로 증식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36

나는 문제를 일상에 던져진 예기치 않은 모험과 도전으로 인식하곤 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새로운 단면과 만날 수 있다. 최선의 해결책에 도달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문제가 던져주는 여러 상징을 해석하고 가능한 여러 해결 방법 가운데서 내게 적합한 방법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니까. 물로 모든 문제가 다 풀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안고 살면 되는 거지.

안고 살면 된다.

  

2  마흔살

  

43

나는 그를 혐오했다. 그는 늘 과거를 과장했다.

난 그러지 말아야지.

 

46

마흔이 되었을 때 내게는 나의 세계가 없었다. 내 삶은 줄거리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다. 그저 짜여진 일과 속에 놓여 있었을 뿐이다. 직업을 통해 이루어야 할 내면적 발전이 없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나는 이미 중년이 되어 있었다. 육체적으로는 아직 활력이 넘쳤지만 인생 깊숙이 자리 잡은 피로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49

그림 형제의 이야기는 통찰력 있는 우화이다. 하나님은 모든 동물에게 30년의 생명을 주었다. 당나귀와 개와 원숭이는 늙는 것이 두려워 30년 가운데 후반 몇 년을 깎아 달라고 했다. 하나님은 친절하게도 모든 소원을 들어주었다. 마침 사람이 나타나 30년 세월의 짧음을 호소하자 하나님은 역시 친절하게도 동물들에게 잘라낸 세월을 사람에게 얹어주었다.

30년 이후 18년은 당나귀에게서 받은 생애다. 쉬지 않고 일하고 채찍질을 당하며 일상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 그 다음 12년은 개에게서 받은 생애다. 양지에 엎드려 웅얼거리고 으르렁거리거나 졸며 지낸다. 나머지는 원숭이에게서 받은 생애다. 비롯 이때가 되면 자유로워진다. 제 좋을 대로 행동하지만 이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가 된다. 모든 관절이 녹슨 문짝처럼 삐걱거리고 겨우 걷고 먹을 수 밖에 없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비극이다. 마흔살은 당나귀의 삶이다.

 

51

실제로 마흔은 무언가를 해놓은 나이이다. 대부분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자라 어엿한 성인이 되고 있다. 작지만 집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 공들인 흔적이 남아 있으며, 큰마음 먹고 장만한 세간들도 있다. 삶은 충분히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나도 이루어 놓은 것들이 꽤 된다.

 

52

여성의 마흔 살은 남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남자는 마치 지는 해처럼 시들지만 여자들은 보름달처럼 절정을 향해 달린다.

좀 더 용감해지는 나를 느낀다. 난 그냥 아줌마의 특성이라 치부했다. 보름달처럼 절정을 향해 달린다라는 아름다운 표현을 써야겠다.

 

53

중년이 되자 남자가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여성들은 숨어 있는 자신의 힘과 재능을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의지하여 일어선다. 남자들이 영웅적인 여행을 포기할 때 그리하여 자발적이고 공격적인 경쟁심을 상실해갈 때, 여성들은 자신의 내부에서 이런 르네상스적 힘과 공격력을 회복하게 된다.

딱 맞는 말! 작가는 마흔의 여자를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졌다.

 

54

마흔이 넘으면 불운과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를 용서하게 된다. 실패와 무능력과 비겁함은 비난 받아야 할 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와 비극의 문제로 전환된다.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강한 자에 대한 비난은 탄식과 슬픔이 된다. 겸손과 동정과 베품은 이런 비극적 통찰에서 나온 변환이다. 이러한 자기수용은 자아통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마흔 살은 융통성이 시작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보는 긍정적 지혜가 위로가 되는 시절이다.

 

54

젊은이들의 창조성은 발작적인 불꽃같다. 그들의 창조성의 99퍼센트는 영감에 의한 것이다. 모차르트의 창조성과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

 

55

마흔 살 너머의 창조는 학습과 훈련과 가벼운 정신적 태도의 산물이다.

 

56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더 관용적이 되는 반면 덜 도덕적이 된다. 그리하여 도덕적 상대주의를 옹호한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도덕적 타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젊은 시절에 정체성을 찾기 위해 사용했던 이분법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삶의 전체 모습을 해석할 유연하고 더욱 복잡한 새로운 지혜를 모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56

마흔이 되면 단순한 이분법과 전통은 더 이상 등불이 되지 못한다. 그들은 스스로 해석한 세상을 가지게 된다.

 

57

융 학파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이 쓰고 있는 사회적 가면, 즉 페르소나는 중년이 되면 붕괴한다. 그리고 내면을 향해 들어가도록 강요한다. 중년의 과제는 각 개인의 내면에서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이 치료이며 재생을 위한 내적인 힘이다. 대체로 이러한 갱생의 힘은 절망과 고통 속에 감추어져 있다.

 

59

마흔 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2막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살은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막연히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의미한다.

 

61

40대는 사회적 폐기물이 된 자신을 구해내어 빛나는 삶으로 창조하는 시간이다.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가능한 시기다. 어쩌면 반전만이 이 시기를 사는 교훈일 지 모른다. 전환과 변곡, 이 두 단어야 말로 40대를 묘사하는 가장 적합한 언어이다.

 

3  직장생활

 

78 어느 조직도 필요한 사람은 떠나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일수록 잡아두고 싶은 사람은 이런 사람들이다. 이것이 ‘필요의 원칙’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처신에 특별한 공유점이 있다. 온갖 종류의 구조 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폐쇄회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즉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열린 관계가 유지되도록 적과 동지 사이의 제3의 꼭지점을 찾아내어 그 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이들은 ‘누구의 사람’이라는 폐쇄적 구속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늘 기둥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처럼 빼내기 어려운 자리에 있다. 이것은 소극적이거나 내향적인 사람도 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장점을 읽어내는 사람은 이런 휴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익숙하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전문성이 자격증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소질을 이해하고 잠재력을 개발한다. 이들은 대체로 겸손하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애정 없이는 자신을 불태울 수가 없다. 어떤 분야든 자신을 불사르지 않고서는 핵심에 다가설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또한 그들은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단추를 끼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요한 사람들은 떠남을 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떠남으로써 남겨진 조직의 힘이 격감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놓칠 수 업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83

이 여행이 나만의 여행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데리고 떠나는 가족여행이라는 점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84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을 무척 부끄러워했다. 나는 사람의 관계는 가능하면 순수한 것이 좋다고 신봉하는 축에 속하는 숙맥이다. 나는 이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변하지 않는 속성이었기 때문이다.

나와 같다. 나는 도구적 인간관계를 경멸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는 가능하면 인간관계는 순수한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이다.

 

86

나 역시 스스로를 마케팅하기 위해 강력한 매력이 필요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찾아야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나를 알리는 것이었다. 나의 존재, 나의 콘텐트, 그리고 나의 가능성을 알려야 했다. 어떻게? 이것이 고민의 핵심이었다.

 

87

책은 잘 팔렸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잡지들은 세상에 내가 있다는 것을 광고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 변화경영 전문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89

경영컨설팅 같은 지식산업은 사기와 진실의 경계를 걷는 것이다. 끝없이 학습하는 사람은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계속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모든 사기꾼들처럼 ‘달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나는 내가 ‘경계선을 걷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기와 진실?

 

90

나는 사는 듯 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나도!

 

4  얼굴 – 페르소나

 

 

100

사람은 행동으로 말하게 된다.

 

113

욕망이 자신을 충족해가는 것이 개인혁명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욕망은 부숴뜨려 땅에 묻어야 하는 것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힘과 에너지다.

 

113

어느 날 나는 내게 날마다 먹이 주는 손을 거부했다. 그리고 몇 년 후 아파트를 팔고 대중의 선호와 관계없이 내가 좋아하는 동네로 이사 왔다. 내 속에는 불꽃이 있었다.

나도 그랬는데…… 그렇다면 내 속에도 불꽃이 있는 것?

 

114

돈이 없어도 가난하지 않은 때가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상상하는 바로 그 사람이 되려고 애썼다. 그때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 후 내 불꽃은 마흔을 넘어서면서 거의 사그라지다가 갑자기 전혀 예기치 않게 다시 훨훨 춤추는 듯했다.

나도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삶을 살고 싶다. 돈이 없어도 좋다. 비현실적인 내가 문제인 것이겠지만 나는 지금도 책으로 돈을 벌겠다는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가 힘들다

 

114

단식이라는 상징은 내게 참으로 적절한 출발점이었다. 그것은 나를 가볍게 해 주었다. 모든 속박은 ‘먹고 사는 것’으로부터 왔다.

단식을 해 볼까?

 

117

나는 나답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다운 것에 천착하고 매달렸다. 니체가 말한 ‘거리에 대한 파토스’를 추구했다. 이것은 차이에 대한 열정이었다. 차이는 다름이다. 그것은 다른 것,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의 것과 구별 짓는 다름에 대한 열정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더 다르게 만들려는 열정이다. 더 많은 차이를 만들기 위해 차이를 끊임없이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18

마흔이 되어 내가 한 일은 그런 나의 숨통을 끊어놓는 일이었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나는 이런 사람도 되고 저런 사람도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바로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   

 

5  가족

 

124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이탁오)

 

124

아비 역시 스승과 친구의 역할을 모두 해야 하는 것 같았다. 피로 얽혀 있으니 갈라설 수 없으며, 아이의 천성을 만들어낸 유전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일상 속 좁은 공간에서 아무 꾸밈없는 모습으로 아무데서나 늘 부딪히기 때문에 예의라는 옷을 입고 만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모는 친구나 스승과 다르지만, 이 두 가지 속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매우 유효한 힌트였다. 부모로서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가르침 너머 함께 즐기고 어울리며 공유하는 친구로서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내게 ‘적절함’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또 ‘적절한 표현’에 대한 생각도 하게 했다. 

 

129

작은 아이는 어쩌면 잊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아이가 아직 중학생일 때, 나는 회사를 나와서 내 일을 하고 있었고 아내는 여전히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오후 서너 시가 되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나는 그 전에 아이가 오면 함께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장만하기 위해 고민을 해야 했다.

 

131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려 하면 잘 되지 않는다. 가장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가 제 자식을 가르치는 일이다. 감정이 격해지고 더듬거리며 장황하게 된다.

 

132

아이의 지적 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야말로 가장 훌륭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내가 즐기고 잘 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아직 엄마한테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해준다. 학교에서 재능기부자를 뽑기라도 하면 내 일정을 고려하지도 않고 큰 아이는 엄마인 나를 추천하는 통에 번거롭기까지 하다. 아이들 말로는 담임 선생님보다 엄마인 내가 더 잘 가르쳐 준다니 그걸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학원에 가지 않고 나에게 배운다. 나는 일거리가 더 늘었지만 아이의 지적 성장에 내가 참여하는 이 일이 내가 하는 모든 일 중 가장 훌륭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134

생각할 시간을 허용받지 못하는 조급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작은딸은 내 뒤를 이어받아 변화경영연구소를 공동 운영할 생각이 조금은 있는 것 같다. 그 애도 자기가 만든 세상, 자신의 세계를 좋아하니까 충분히 소질이 있다 할 수 있다. 어쩌면 10년쯤 후에는 지금의 ‘1인기업’이 부녀가 함께 경영하는 ‘2인기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 멋진 생각이다. 나는 모든 세습과 승계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주의이지만, 해언이를 가까이서 보아왔기에 해언이라면 잘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140

나는 한 달에 평균 서너번은 지방에 가서 강연을 한다. 그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내와함께 간다. 우리는 이것을 강연여행이라고 부른다. 가서 강연 전후 적당한 시간에 산천을 구경하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기도 한다. 아내는 스스로 로드 매니저라고 부른다. 내가 거리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함께 놀아준다. 비행기로 이동하고 그 곳에서 차를 한 대 빌리면 아주 훌륭한 여행이 된다.

! 멋지다! 강연도 하고 여행도 하고!

 

146

나는 목적을 가지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 친구는 말 그대로 함께 놀기 위함이다.

하지만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면 좋겠다.

 

146

친구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끼면 안된다. 친구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안좋다. 비즈니스는 그저 전문성을 나눌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하면 된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비즈니스 파트너이다.   

남편은 나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이다. 친구일 때는 거리가 없어야겠지만 비즈니스 파트너일 땐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

  

6  자연

 

자연과 신, 그 어느 쪽도 나는 알지 못했으나 그 둘은 나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내 본성의 집행관이었다. (에밀리 디킨슨)

 

159

얼마 전에 작고한 이오덕 선생은 늘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것들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161

왜 변해야 하느냐고? 흐르는 강물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하늘의 구름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바다의 물결에게 물어보라. 그것이 존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164

때때로 나는 자연과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그때가 가장 마음이 편한 때다.

 

164

G.K. 채스터턴의 말대로 참으로 이 세상에 부족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감탄이다. 기쁨은 도처에 있고 늘 활동중이다.

 

165

내가 회사를 나와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려고 할 때 나를 위로해준 것은 자연이었다.

 

165

그 때 나는 치유가 필요했다. 내가 보낸 20년을 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인생 20년을 기획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서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져야 했다. 여기서 새로운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나는 근본적인 변화 지점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167

나는 나무다. 스스로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땅이지만 가야 할 곳은 하늘이다. 나는 땅에서 하늘로 간다.

 

167

나의 모든 힘은 어두운 내면으로부터 온다. 어두운 곳은 어제나 비옥한 토지였다. 나의 내면은 땅과 같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두렵고 위대한 힘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땅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 내 내면을 뒤지고 곳곳에서 흐르는 에너지의 샘들에 깊고 굵으며 튼튼한 뿌리를 견실하게 박아두어야 한다. 이 힘들만이 나를 키울 수 있다. 이것이 첫번째 교훈이다.

 

169

나도 죽어야 한다.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죽어야 한다. 나무가 죽을 때 나도 죽어야 한다. 나에게 낙엽은 내 책이다. 꽃과 나뭇잎, 그리고 열매는 나무의 일 년의 삶이다. 내 책도 내 일 년의 삶의 기록이다. 나뭇잎이 떨어지면 내 일 년도 떨어진다. 그리고 열매를 남기듯 나도 내 책을 남긴다. 책 한 권이 쓰여지면 내 일 년도 지난다. 나무가 다음 해에도 똑 같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이 혹독한 죽음과 재생의 의식을 거친 나무는 이미 전 해의 그 나무가 아니다. 나도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영원히 죽은 것이다. 살아 있으나 이미 죽어버린 정신을 나는 수없이 보아왔다.

 

174

스스로 정정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그 나무를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무의 열매를 가져다 심고 싶어할 것이다. 스스로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씨앗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며,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고,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로댕의 말을 잊지 말아라. ‘사랑하고 감동하고 전율하면’ 그 삶은 매우 매혹적일 것이다. 날마다 그렇게 살아라.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좋은 인생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변화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을 행해 아주 많은 씨앗을 날려야 한다. 어떤 것은 실종되고 어떤 것은 시멘트 같은 마음 속에서 죽은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것은 결국 누군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자연은 아주 많은 낭비를 즐긴다. 이것이 자연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일 년에 적어도 책 한 권은 써라. 이것이 열심히 일을 한 기준이다. 세상을 향해 많은 시그널을 보내야 누군가 대답하게 된다.

 

씨앗이 적절한 곳에서 쉽게 발아할 수 있도록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라. 사람의 마음 속에서 싹이 나고 푸른 잎을 단 아름다운 줄기로 자라도록 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라. 그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을 행동할 수 있게 하며, 그들이 실천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과 색깔과 맛을 담은 향기로운 과육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 마라. 자연의 맛은 독특하고 차별적이다.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지닌 품종을 만들어 내라.

버버러쿠니의 <미스 럼피우스> 같다.       

 

7  건강

 

183

아리스토텔레스를 보면 제자가 스승을 어떻게 빛나게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영원히 스승의 빛에 가려진 제자는 결국 스승을 욕보이게 한다. 뒷물이 앞물을 뛰어넘으려고 해야 비로소 강물이 힘차게 흐를 수 있다. 제자가 잘나야 스승이 위대해진다.

 

187

인류의 흔적들은 100만 년 전가지 올라간다. 대략 초기 97 5천년 동안 사냥꾼으로 살았고, 겨우 2 5천년 동안만 농사꾼으로 살았다. 간단히 말하면 살아온 인생 40년 가운데 39년 동안은 사냥꾼으로 살았고 농사꾼이 된 지는 겨우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187

사냥꾼 시절에는 먹을 것과 짝짓기와 목숨을 위해서 살았다.

 

188

문명은 인류가 여성화되는 과정이었다. 문명의 역사 대부분의 주인공은 남성들이었다. 그들은 화려하고 빛나는 존재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따지면 윌 듀랜트의 지적대로 남성은 ‘자궁, 즉 인간이라는 종족의 주류인 여성에게 조공을 바치는 존재’였다. 여자들은 가축을 길들였고, 마지막으로 남자를 길들였다. 남자들이 가족에 대한 사랑, 절제, 협동, 공동체 활동이라는 사회적 틀질을 배우고 익히게 했다.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다. 즉 아무 때나 짝짓기를 하고, 음식을 탐내며, 싸움질을 해서는 안된다. 문명의 본질은 오랫동안 뿌리깊게 자리 잡은 사냥꾼의 습성과 겨우 최근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인 것이다.

 

8  길에서 

208

나는 미래에 일어난 일을 과저 시제로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일을 과거시제로 쓰는 순간 내게 이미 일어난 일이 된다. 미래를 과거로 인식하는 것은 정신적 작업의 하나이다. 나는 나를 ‘정신적 여행자’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것은 날개 같은 것이다. 시간이라는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활공한다.

 

211

꿈은 시간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역사적이다. 꿈을 만들어내는 것은 욕망이다. 욕망을 버리는 것이 꿈이기도 하지만 ‘욕망을 버리는 것’ 역시 욕망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욕망의 특별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213

우리는 우리 마음 속에 들어와 있는 길을 가게 된다. 갈림길을 맞을 때마다 우리는 선택한다. 우리 마음 속에 그 드물고 굳고 정한 갈매나무 한 그루를 생각하며 자신의 처음 마음을 따르는 것이다. (시인 백석)

 

213

내 앞에 길이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네. 그 대신 내 뒤에서 수많은 길이 닫히는 것을 보았네. 이 역시 삶이 나를 미리 준비된 길로 인도하는 방법이라네. (파커 파머 <루스의 이야기>)

 

9  , 공간

 

232

이 집을 사기 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북한산 남쪽 주변을 거의 5년 동안이나 돌아다녔다.

난 이 집에 가보았다. 밤 새워 얘기도 나누었다. 나는 운이 좋았다.

 

232

나는 북한산을 15년 가까이 다니고 있다. 이사 오기 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산에 오르고 평창동이나 구기동 쪽으로 일찍 하산하게 되면 잊지 않고 복덕방을 찾아가곤 했다. 돈이 마련된 것도 아니고 당장 이사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지만 북한산 밑에 있는 조용한 집을 찾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나의 집을 찾아 나서야겠다.

 

233

내가 배운 최고의 교훈은 집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터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터를 잘 잡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235

이곳은 창문마다 예쁜 산수화 같다.

 

243

나도 늦게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다. 나는 어디서나 만나는 그저 평범한 남자였다. 특별한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그러다 우연히 글 쓰고 강연하는 사람이 되었다. 무엇인지 정체를 잘 모르는 식물이 자라나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비로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처럼 나도 잎만 가지고는 내가 어떤 나무인지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때부터 나는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나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도 내가 아니다. 유일함이라니,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

 

254

나처럼 1인기업을 하는 사람에게 집은 작업장이고, 직장이며, 사무실이고, 일상이 이루어지는 훌륭한 세계이다.

 

10장 학습

 

263

학습은 성공을 오랫동안 빛나게 해준다. 나는 학습이 의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은 작가들에게 하나의 의무이다. 이 짐을 견디지 못하면 더 쓸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짐을 견딘다고 해서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의무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의무란 재미없는 것이다. 의무감이란 일상화되는 것이고, 지겨운 것이며, 반복되는 것이고, 아무런 생명도 살 수 없는 무덤이기 때문이다. 

 

263

나는 읽고 쓰는 것이 의무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했으며, 이것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가 되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취미가 여전히 취미일 수 있도록 애를 썼다.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면서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잃어버린 전문가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경계해야 했다.

 

263

나는 한 가지 책을 읽는 것을 경계했다.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썼다. 매일 쓰는 것은 다행히 아주 즐거운 놀이였다. 

나도 읽는 것보다 쓰는 것이 좋다.

 

264

나는 놀이가 가진 위대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논다는 것은 순수하며 아무런 이해를 따지지 않는다. 경제적 계산을 넘어 빠져들게 한다.

 

265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며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269

아침에 일어나 책을 쓰기 시작한 지 8년이 되었다. 책을 쓰는 일은 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재능이 있겠지만, 이 방법이 내 스타일이다. 나는 내가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271

경제적으로 학습은 자신을 ‘자본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교육과 훈련, 그리고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서만 포인트가 누적되는 자본이 바로 ‘인적 자본’이다. 자신을 자본화할 때는 전략적 배려를 해야 한다.

 

271

학습은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란 ‘어떻게 배우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학습이란 지식의 습득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학습의 하위기능일 뿐이다. 학습의 핵심은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 답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답은 이 탐험의 끝에 나타나는 보물이다.

 

273

단칼에 내 심장을 찌르지 못하는 자들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이다.

 

273

나는 살고 싶다. 삶만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 역시 내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삶을 사랑하는 것은 건강한 변모의 예술이다. 학습은 지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획득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늘 버리고 늘 떠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배움이란, 이해와 인식으로 시작할 지 모르지만 그 너머에 있는 다른 차원의 무엇인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75

좋아하는 일이 즐거움이 되려면 잘 관리해야 한다. 나는 보기 싫은 책은 보지 않는다. 오직 마음이 가는 대로 읽는다. 글을 쓰는 스타일도 자유롭다. 논문처럼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 글쓰기를 싫어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규정한 형식을 준수해야 한다. 지적 훈련의 어느 과정은 그래야 한다고 강변할 수 이 있고 옳을 지도 모른다. 사회적 필요성과 자격의 취득이 목적인 경우는 그들의 위엄과 전통을 따라야 한다. 힘을 그들에게서 오니까. 그러나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하여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싶다. 이때 지적 작업은 즐거운 산책이 된다. 그리고 깨달음의 과정이 된다.

 

276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스승을 욕보이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허물을 벗을 줄 모르는 뱀은 죽어버린다. 생각을 바꿀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인간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정신들은 이미 정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그는 가장 자유로운 미친놈이었다.

 

277

자기처형 없이는 새로운 자기가 있을 수 없다. 단순한 자기변화로부터 스스로에게 반대하고 자신의 적이 되려는 데서 그의 기쁨이 생겨났다.

 

282

혁명은 늘 하루를 바꿔줌으로써 스스로를 실현한다.

 

283

‘새로운 장르의 일상적 삶을 창조하는 것’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실천적 개혁이고 혁명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으려면 내가 새로운 일상을 하나 말들어 냈다는 사실 때문이어야 한다. 그 새로운 일상이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때 내 삶은 그들에게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286

나는 경영학과 인문학을 하나의 공간에 배치시킴으로써 훌륭한 휴식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목욕탕을 만들고 싶다. 냉정하고 가혹한 경영 속으로 뜨거운 김이 솟구치는 인문학적 유산을 배치시킴으로써 돈으로 피폐한 영혼과 벌거벗은 몸을 돌아볼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나의 학문적 관심사이다. 그것은 ‘현실세계 속으로 꿈을 침투시키는 작업’이었다.

 

286

나는 나에 대해서 꿈을 꾸었다. ‘선비처럼 섬세하고 무사처럼 선이 굵을 것’ 이 표현을 소설가 최인훈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288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아경영 철학, 이것이 바로 내 학습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한 줄기를 이룬다. 또 하나의 줄기는 변화의 기술이다. 나는 이 테마 속에 조직의 진단부터 조직의 변화 모델로 이어지는 기술을 담으려고 한다. 변화의 철학과 기술, 이 두 개의 축을 나에게 적용해봄으로써 변화경영을 하나의 예술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마 내 50대는 변화경영의 예술가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이 될 것이다.

 

288

도전이란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번 다른 실패는 딛고 나일 수 밖에 없는 길로 운명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첫번째 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것이다. 두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세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실패도 성공도 사라진다.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11장 일

 

294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첫번째 소명은 나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깨워 스스로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자아경영’이라고 부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10년마다 기록되는 ‘나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나의 개인적 역사이며, 나를 소재로 한 소설이며, 나에 대한 연구보고서이다.

 

299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것부터 시작한다.

 

300

창조성이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창의적 발상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었다. 죽어 있는 정신을 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301

세상을 살며 그것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한 사회가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그 안에 키워내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 훌륭한 사회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배움과 학습은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리고 ‘자아경영’은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나를 위해서 먼저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나아지는 수련이다. 그 다음에 비로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내가 배우는 방법으로 가장 그럴 듯 한 것이 배운 것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여 책을 내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책을 읽고 감동적이 곳을 골라내어 내 상식으로 걸러 재편하는 데 꽤 능숙하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야에 그것들을 재결합하여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내는 작업 역시 즐긴다. 책을 볼 때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집중한다. 소설이나 시를 뒤적이거나 역사서를 보거나 전문 서적을 읽을 때 내 주제는 늘 ‘변화’의 주위를 떠나지 않는다.

 

304 글을 쓰기 위해서는 늘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야 한다. 정리된 강력한 핵심 개념들을 연결함으로써 미래를 현실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를 해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일상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일상의 이야기가 되어야 실천할 수 있다.

 

304

자신의 강점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기질이다.

  

306

나는 개인에게 있어 변화라는 것은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본래의 자기란 무엇일까 잘 알수 없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과 기질을 이해하고 그 강점을 계발하여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기다움으로 돌아가는 좋은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306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이것이 내 비즈니스의 정의이다. 내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자신의 특성을 강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약점이나 장애로 여기는 것들이 얼마든지 강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남과 다르다는 차이를 이용하여 성공을 거두어낸 사람들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들은 빛이다. 반딧불이든 커다란 등불이든, 그들은 우리에게 늘 빛을 던져준다.

 

307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는 것은 세상과의 불화를 의미했다. 생긴 대로 사는 것은 처음에는 규제하고 강압하며 표준을 바라는 세상과의 싸움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원칙이 통용되는 자신의 세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이 세계를 침범하려는 ‘일반의 세계, 군주의 세계’와의 오랜 싸움을 전제로 했다. 자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독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311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서 칭송 받을 자격이 있다. 왜냐하면 인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 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한 길로 가기에도 숨 차다. 다른 것들을 넘겨다 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일만 해도 저녁에 이미 탈진한다.

 

313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살려내지 않고는 내면에 숨어 있는 영웅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욕망을 불태우는 것, 이것이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이다.

 

314

나는 분노를 품고 있는 사람이다. 분노는 억제된 불길이다. 나는 때때로 침울해 보이거나 무거워 보였다. 분노를 적의 없는 상태로 감출 수 있는 방식이 바로 스스로에게 물기를 뒤집어씌우는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제대로 타오를 수 없었다. 가득한 여기에 시달리다가 결국 불문을 열고 굴뚝을 달아 불길이 훨훨 타오르도록 했다. 이것이 나를 살려 주었다. 그들의 방식이 아니라 나의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분노를 자극했다. 나의 세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분노를 키웠다. 이것이 내가 내 속의 분노를 길들이는 방식이었다. 내 속의 욕망이라는 불길이 자 타오르는 동안 나는 마음의 평화를 즐길 수 있었다.

 

315

나는 마음이 여리고 소심하다. 늘 쉽게 상처를 입는 편이다. 예민하기 때문에 대상을 잘 골라야 한다. 나는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대신에 책으로부터 배우는 방식을 구했다.

 

317

“내가 쓰는 글은 짧고 감동적이어야 한다. 감동이라는 껍질에 싸여 있는 씨앗이다. 그것은 적대감이라는 위액과 소화액에 녹아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발아할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피와 영혼과 정신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그들 역시 알 수 없는 환상과 내면의 열정 속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열정이란 심장과 감정과 창자로부터 생겨난다. 참다운 자신이 되는 자유는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켠 허파의 외침’이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감동이며 환성인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 속에서 위대한 힘을 감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 속에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주는 터무니없는 위로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 대신 자신이 희망적 현실주의자로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어야 한다.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는 가능한 꿈을 꾸어야 한다. 가능한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 나는 이것을 희망적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꿈으로 가는 길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그리고 결코 내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망각하지도 않는다.

 

나는 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지루한 일상을 하염없이 반복하는 무료와 절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인생의 재료로 삼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 자신을 반죽하고 주무르며 데어내고 빚어낸 후 색칠하여 자시 세상에 내놓게 도와주어야 한다. 새로 만들어진 그들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으로 가득하고, 아미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늘 스스로 새롭게 생성되는 사람들이다. 인생을 낭비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고, 자신을 탄생시키지 못하는 불임을 극복해낸 사람들이며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다.

 

내 글은 강력한 유혹이어야 한다. 그러나 누구도 지배해서는 안된다. 삶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서 나는 내 삶 자체가 매혹적이기를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다는 것, 이것을 나는 매혹적인 삶이라고 부른다. 나는 나에게서 이것을 보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서 이것을 보고 싶다. 끝없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여행, 이것이 내가 그리는 삶이다.

 

322

강연은 결국 전달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장 나다운 방법으로 이를 표현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도 예술가가 자신을 표현할 때의 자세와 유사한 몰입이 있어야 한다. 강연자가 몰입하지 못하는 강연은 좋은 강연이 아니다.

 

331

모든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목표여서는 안된다. 내 목표는 그 이상이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모교, 그것은 반드시 청중 속의 누군가를 움직여 스스로 자신의 고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적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강연장을 떠나 그들이 일상 속에서 변화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하루 속에서 실천되지 않는 변화는 변화가 아니다.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잇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강연은 실패한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에필로그

 

357

마흔, 하나의 세계가 닫히면서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위대한 시기였다. 

 

363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363

1인 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반드시 먼저 본업으로 고객을 도와야 한다. 돈만 추구하는 기업이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번 돈의 일부를 사회기금으로 내놓았다고 해서 선해지는 것은 아니다. 돈이 면죄부의 역할을 하는 것을 타락이라 부른다. 본업으로 사회를 도와야 그 일 자체로 의미와 보람이 된다.   

              

366

나는 언제나 혼자 놀 줄 아는 사람에게 끌린다. 학벌이나 사회적인 위치에 대한 관념에서 자유로운 대신, 혼자 놀 줄 아는냐의 여부가 내가 사람을 차별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368

우리에게 알려진 그의 삶은 마흔세 살 부터이다. 마흔 소문에 따르면 남자들이 가장 통과하기 어렵다는 시기이다. 여자들의 서른 살에 버금가는 모양이다.  

 

370

나도 늘 혼자 노는 편이다. 낯가림이 심하고,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다 보니 주변에 사람이 없다. 그 점을 서운해 한 적도 없다. 혼자 놀면 되니까. 그런데 나의 혼자 놀기는 어ㅓ느 곳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여기서 구본형의 방법론을 따라해볼 필요성이 대두된다.

 

372

구본형의 방법론 중에서 아직 단식은 해보지 못했지만 단지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뿐이다.

 

372

그대신 나는 나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야기기로은 구본형의 주된 재료이다.

 

373

나는나의 이야기의 효용을 믿는다. 아니 신봉한다.





3. 내가 저자라면


- 책의 핵심을 몇 줄로 요약할 것.

(책의 핵심 메시지와 키워드를 가지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명확하게 소개한다는 기분으로 쓸 것)


나무 남자의 나무 그늘 같은 이야기


마흔의 나이를 무거워하는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마흔이 아니라도 집을 나온, 직장을 나온, 보살핌의 둥지로부터 나와 자신의 세계를 만드는 것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나는 트리맨(treeman)’이다. 바람이 불면 솨아소리를 내며 온 잎들을 있는 대로 바람에 실어 날리는 나무이다. 봄이 되면 꽃을 주렁주렁 피우는 나무이다. 여름 소나기 끝에 햇빛이 다시 쨍 해질 때 초록색 물방울을 달고 서 있는 싱싱한 이파리로 뒤덮인 나무이다. 때가 되면 꽃보다 더 진한 단풍으로 깊어지는 나무이다. , 그리고 그 나무, 겨울 그 강풍에 아무 소리 않고 죽은 듯 서 있는 그 나목, 그것이 바로 나이다. 나는 온몸 안을 꽃으로 가득 채운 채 꽃 터지는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351)


저자 구본형은 자신을 트리맨, 나무 남자로 정의했다. 꽃을 주렁주렁 피웠던 봄을 지나, 초록색 싱그러운 잎을 자랑했던 여름을 지나 절정을 지난 가을 나무와 같은 나이 마흔, 저자는 저자만의 깊고 따뜻한 감성으로 나이 마흔에도 꽃보다 더 진한 단풍으로 깊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로 도출해볼 것.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 책이 다른 책과 뭐가 다른가?)


이야기가 있는 삶, Me-Story


“10년의 기록과 10년의 기획을 통해 내가 알아낸 것은 삶이 이야기라는 점이다. 자신의 삶을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만들어가는 것, 그리하여 누군가가 감동으로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것, 나는 이것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내 손 안에 가지고 있는,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들에 대하여 열광한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2004 3월 출간되었다. 그가 1 1권 책 쓰기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했을 것을 감안해 볼 때, 이 책은 2003 1년 간의 기록의 모음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1954년생이므로 쉰의 나이에 사십 대 10년 간의 삶을 1년 동안 기록한 결과물이 되겠다. 쉰의 나이에 자서전의 형식을 빌어 마흔부터의 삶을 기록했다는 시도 자체가 차별적이다.


- 특히 감동적인 장절과 해석, 그 구절에 꽂힌 이유  


54

마흔이 넘으면 불운과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를 용서하게 된다. 실패와 무능력과 비겁함은 비난 받아야 할 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와 비극의 문제로 전환된다.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강한 자에 대한 비난은 탄식과 슬픔이 된다. 겸손과 동정과 베풂은 이런 비극적 통찰에서 나온 변환이다. 이러한 자기수용은 자아통합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마흔 살은 융통성이 시작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보는 긍정적 지혜가 위로가 되는 시절이다.


나도 마흔의 반열에 들어섰다. 이상을 좇는 돈키호테의 삶을 추구했던 내가 이 시기에 현실에 발을 들여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는 것도 마흔이라는 나이와 무관할 수는 없겠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자기수용, 자아통합, 융통성의 단어로 대변되는 시기인가 보다.


56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더 관용적이 되는 반면 덜 도덕적이 된다. 그리하여 도덕적 상대주의를 옹호한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도덕적 타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젊은 시절에 정체성을 찾기 위해 사용했던 이분법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삶의 전체 모습을 해석할 유연하고 더욱 복잡한 새로운 지혜를 모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젊은 시절의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인가 보다. 바람처럼 불꽃처럼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아직도 유효하다. 솔직히 말해 가난에 대한 불안도 덜 느끼는 편이다. 하지만 이분법적인 해석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삶의 전체 모습을 해석할 유연성과 새로운 지혜를 모색하고 싶다.


- 이 책의 구성에 대해 논할 것.

(탄탄한가? 일관성이 있는가? 신선한가?)


쉰의 나이에 자서전의 형식을 빌어 마흔부터의 삶을 기록했다는 시도는 신선하다. 하지만 첫인상은 <백범일지>를 읽은 후 읽어서인지 사뭇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다. 대지에 온 몸을 부비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감동스토리라기보다는 아름다워지기 위해 또는 아름다움을 찾아 여행하듯 써내려 간 심미주의자의 기록으로 보인다.


1장 지난 10년의 첫 장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처럼 저자는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즐긴다. 그것이 불면증이라도, 우울이라도, 외로움이라도 즐길 줄 안다. 현대를 살아가는 중년들에게는 <백범일지> 보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가 현실적인 대안 제시가 될 것 같다.


저자는 가족, 자연, 건강, /공간, 학습, 일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즐겨라 자신의 방식으로’. 자전적인 기술이면서도 시간 순이 아니라, 공통적인 키워드로 묶은 방식이 신선하며 일관성이 있다. 가족, 자연, 건강, /공간, 학습, 일 각 장마다 실제 삶에 적용하고 싶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즐비하다. 실직 후, 이력서를 이 곳 저 곳에 뿌리며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려 했던 아버지들이 떠오른다. 퇴직 후의 삶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준 저자의 이야기는 <백범일지>와는 또 다른 감동이 있다.  


- 내 책을 쓸 때의 참고사항을 기술할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할 것.


자전적 소설, 소설적 자전


이 책은 놀이이며 유희이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고 욕망에 대한 절제다. 못 가본 삶에 대한 질투다. 그 동안 배운 학습의 노트이며, 읽었던 책들의 주석이다. 자전적 소설이고, 소설적 자전이다. 지나간 삶에 대한 파괴이고 앞으로 살 삶에 대한 창조이다. 나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보려는 실험이다.”


나도 놀이이며 유희로써 글을 쓰게 되기를, 나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보려는 실험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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