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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6일 00시 55분 등록

How to Live 갈림길에서 삶을 묻다

10기 김정은

 

 

How to Live 갈림길에서 삶을 묻다, 윌리엄 브리지스 지음, 이명원 옮김

 

1. 저자에 대하여

 

윌리엄 브리지스 (1933~2013)

전환관리 전문가, 영문학 교수

 

이 사람, 미국 남자 맞나?

 

미국 남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 윌리암 브리지스! 난 미국 남자에게 나쁜 편견을 갖고 있는 듯하다. 내가 미국에서 지냈던 이십 대 중반, 나는 뭇 남성들의 대시를 받곤 했었다. 그 남성들은 나뿐만 아니라 여자라면 누구에게나 대시를 한 번은 해 보는 것 같았다. 여자 친구가 있어도 또는 아내가 있어도 여성들에게 대시를 해대던 그 미국 남성들을 떠올리며, 아내와 사별한 후 수잔을 만나면서 죄의식을 느끼는 윌리엄 브리지스에게 열남문이라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브리지스는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출신으로 교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집안의 영향으로 브리지스는 영문학 교수로 미국의 유수의 대학에서 수년간 재직하기도 했다. 평생 신중하게 살아라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굳게 믿고 따르며 살았다. 60이 넘어 그러한 어머니의 가르침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로써 재혼을 하게 된다. 스물 다섯 살에 열 아홉 살의 어린 신부와 결혼 해서 그녀가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37년을 함께 보낸다. 세 딸을 낳고 아내는 심리치료사로, 또 자신은 영문학 교수에서 전환관리 전문가로 성장한다. 전환관리 전문가로서 그가 겪은 가장 큰 전환은 바로 아내의 죽음 이후 찾아온 텅 빈 시간들이다.

 

브리지스가 아내의 불륜 고백에 배신감을 느끼며 십 년간 아내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점, 그러면서도 투병 중인 아내 곁을 끝까지 지키며 아내를 사랑했던 점, 아내가 죽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지만 아내가 죽은 지 1년도 채 안되었다고 죄의식을 느끼는 점, 열여덟 살의 나이차로 고민하는 점, 재혼을 두고 세 딸들의 눈치를 보는 점 등 그의 진솔한 고백을 읽으며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실수로 불륜을 저지른 아내의 고백을 듣고도 그것을 십 년 동안이나 용서하지 못한 점과 새로 사랑하는 여인이 나타났음에도 용기를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에 나는 쿨하지 못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영문학 교수에서 전환관리 전문가로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컨설턴트 10인 중 1명으로 선정된 저자는 전직 영문학 교수로 하버드, 콜롬비아, 브라운 대학교에서 재직했다.

1970년대 중반, ‘전환 관리분야로 활동영역을 옮기고 윌리엄 브리지스 & 어소시에이트를 창립해 워크숍과 강연을 통해 개인과 조직에게 전환기를 통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인간성 심리학협회이 대표를 지냈고, 베스트셀러 <전환> <전환 관리>를 포함해 10권의 책을 저술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 전환은 당신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수업

 

6.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문학 작품은 변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학 작품이 아니라 이를 읽는 독자들의 이해와 감상이 변한다.

-조지 엘리엇 George Eliot

어릴 적 보았던 그림책을 엄마가 되어 다시 본다. 같은 책을 어릴 때와 엄마가 된 후에 읽었을 때 이해와 감상은 현저히 차이가 난다.

 

7.

쉴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이 주었던 가치와 목표의식이 그리워졌고 일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일이 주었던 창조적인 느낌들이 그리워졌다.

쉬는 건 좋지만 일하는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쉼과 일,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자아경영이 아닐까 생각한다.

 

9.

전환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동시에 정체성 역시 깨뜨렸다.

변화는 정체성을 깨뜨린다. 전환의 시기를 거치면서 정체성 또한 다른 방향으로 전환, 재탄생 할 수 있다.

 

12.

이 책은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있는,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에 서있는 나에게 전환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며 어떻게 생각되는지에 관한 책이다. 이 이상한 텅 빈 상태를 나는 중간지대라, 곧 림보Limbo 라고 부른다. 바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간이다.

 

  1. 인생의 전환점에서 길을 묻다.

  • 변화와 전환의 차이점

 

14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가장 용서할 수 없는 죄이다.

- 앤 머로 린드버그 Ann Morrow Lindbergh –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가장 용서할 수 없는 죄이다. 멋진 말이다. 최초의 여성 비행기조종사이면서 작가인 린드버그의 시를 한 편 <어른과 아이>, 내 안에 어른과 아이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둘 다 잘 돌봐 주어야겠다.

어른과 아이

 

앤 머로 린드버그

 

일하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어른

밥벌이를 하고 내일을 계획하려

근심스럽게 저녁 하늘을 훑어보고

걸을 때 서두르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어른

이웃을 의심하고 가면을 쓰고

갑옷 입고 행동하며 눈물을 감추는 것은 어른

 

노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아이

미래에서 행복을 찾지 않고

기쁨으로 노래하고, 경이로워하며 울 줄도 알고

가면 없이 솔직하고 변명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잘 믿고 가식도 전혀 없이,

사랑하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아이

앤 머로 린드버그 (1902 ~ 1974)

미국의 비행사. 디트로이트 출생. 1920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922년 내브래스커의 비행 학교에 입학, 1923년 비행기를 구하여 단독 비행을 시작했다. 1924년 미국 항공 사관 학교에 입학, 뒤에 육군 대령이 되었다. 1927년 우편 비행사가 되고 뒤에 단독으로 'Spirit of St. Louis'호에 탑승, 처음으로 대서양 횡단 무착륙 비행을 했다(1927. 5. 20~. 21). 뉴욕~파리 구간을 33시간 32분으로 비행, 각계의 대환영을 받았다. 파리를 방문, Aㆍ카렐과 함께 인공 심장의 장치를 발명. 뒤에 육군성에 배속되었으나(1939) 미국이 제2차 대전에 참전하는 것을 반대(1941), F.D. 루스벨트 대통령으로부터 파면되었다(1941). 진주만이 공격되어 미국이 참전하자(1941. 12), 육군성 고문으로서 활약하고, 뒤에 여단장이 되었다(1954). 그의 어린 자식이 유괴되고(1932. 3. 1), 2개월 후에 그의 저택 부근에서 그 시체가 발견된 사건은 유명하다.

[네이버 인명 사전]

 

14.

무엇인가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면 모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변하는 것만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변하는 것만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가슴에 새겨두어야겠다.

 

16.

새로운 상사와 일하게 되는 것은 변화다. 승진을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하는 것, 집을 리모델링 하는 것, 아이가 생기는 것,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도 변화다. 그것도 아주 큰 변화다. 한편 전환이란 원래 있었던 일들을 진전시키고 그 결과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인가를 놓아버리고 다시 잡게 되는 그 중간에 이전의 방식도, 그리고 새로운 방식도 통하지 않는 창조의 '중간지대가 있다. 이전 것의 종결, 중간지대, 새로운 시작, 이 세가지 과정이 전환이다.

전환의 시기란 창조의 중간지대로서 이전 것의 종결과 새로운 것의 시작 사이의 단계를 말한다.

 

전환은 변화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이 없다면 변화란 기계적이고 피상적이고 공허한 것에 불과하다.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또는 전환이 일어났다 해도 도중에 실패했다면,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처음 시작했던 시기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상사가 왔다고 해도, 혹은 새집으로 이사하거나 아기를 갖게 되었다 해도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환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전환의 세가지 과정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다.

전환의 시기가 없다는 것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다. 전환의 시기가 없는 변화란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인생에서 변화가 찾아와도 이전 상태로 되돌아간다면 퇴보 또는 퇴행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전환의 시기를 잘 보내야 한다.

 

오래된 것을 놓아버리는 것에 대해 저항할 수도 있고 중간지대에 서서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새롭게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위험성들이 불안정성에 대해 저항할 수도 있다. 우리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전환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변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부분을 놓아버릴 수가 없어서 전환을 거부한다.

전환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 이다.

 

18.

인생의 모습을 결정짓는 것은 자서전 소제목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의식적인 변화, 즉 이직, 생소한 곳으로의 이주, 이혼 등이 아니라,

천천히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도 드러나지 않게 두루 영향을 미치는

감정상의 변화들이다.

- 나딘 고디머 Nadine Gordimer -

 

나딘 고디머(1923~2014)

고디머는 19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프링즈에서 백인 유태인계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요하네스버그의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 1949년 단편집 『얼굴을 마주하고』 출간 이래 40년 동안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9권의 단편집과 8편의 장편소설을 내놓고 있다.

남아프리카 정치상황을 바탕으로 투철한 작가의식과 탁월한 예술성이 빚은 작품들로 제임스 테이트흑인 기념상, 부커 상, 그랑 때글 도르 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그녀는 오늘날 아프리카의 문학적 양심의 한 대표자로 꼽히고 있다.

장편 『거짓의 날들』(1953), 『이방인들의 세계』(1958), 『사랑할 경우』(1963), 『가버린 부르주아 세계』(1966), 『명예손님』(1970), 『보존주의자』(1974), 『버거의 딸』(1979), 『쥴라이의 부족민』(1981) 등과 『6피트의 땅』 『프라이데이의 발자국 및 그밖의 단편들』 『리빙스턴의 동료들』 등의 단편집 외에 비평 에세이 『남아프리카 작가들』이 있다.

[창비 인명 사전]

 

19.

발전적인 전환이란 외적인 변화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깃든 자연적이고 내재적인 요소에 의해 만들어진다. 청소년기에 겪는 전환은 발전적인 전환이다. 중년의 전환도 그렇고, 세상을 새롭게 경험하는 심오한 변화도 역시 발전적인 전환이다.

 

20.

전환은 종결, 중간지대, 새로운 시작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지식을 버리는 데 있다.

-G.K. 체스터튼 G.K.Chesterton-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제대로 종결하는 데 있다는 의미인가.

 

25.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길 원하는 마음이 강할수록 오래된 일상과 교실에서 이루어졌던 익숙한 주고받기가 그리워졌다. 동료들과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도 그리웠다. 내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직업이 그리웠던 것이다.

그럴 수 밖에. 내 정체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 직업이다.

 

34.

- 배우자의 죽음과 같은 갑작스럽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 기분 좋게 살았던 지난 삶을 파괴해 버릴 때,

- 한때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은 상황이나 관계가 말라붙어 바닥이 드러났을 때,

- 변함없이 믿음을 주던 사람이나 단체가 사실은 믿음직하지 못한 존재였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현실 감각이 산산이 부서져버릴 때

 

이런 일들은 모두 전환의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신호이므로, 이 신호를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은 기상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시계를 꺼버리는 것과 같다.

 

놓아버려야 할 것은 직업이나 인간관계 같은 것이 아니라 집착하는 희망, 두려움, 꿈과 믿음 같은 것이다.

 

37.

변화와 전환의 관계가 복잡해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주관적인 현실과 정체성을 놓아야 하는 힘든 일을 하기 위해 외부의 변화를 이용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환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에 변화를 만든다. 결혼은 포기하지만 결혼을 깨뜨린 파트너에 대한 행동은 그대로 유지한다. ‘흥미로운 사람들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지만 이사 간 마을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될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은 항상 전환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전환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중독 증세와 마찬가지로, 살면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문젯거리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다.

전환기를 겪지 않고 변화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1. 전환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

  • 전환점의 재발견

 

57.

나는 그녀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2년간의 힘들었던 투병기간에 그녀가 얼마나 용감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내가 그녀의 병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녀를 돕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흘려 보낸 것에 대해 사과했다.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나에게 가르쳐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고, 내 차례가 오면 나 역시 그녀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투병기간은 전환기이다. 병으로 인한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58.

모든 사물은 변화에 의해 생겨난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그리고 우주는 그 무엇보다 변화를 사랑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당신은 이에 적응해야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Marcus Aurelius-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

마르쿠스는 로마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고모부 아우렐리우스 안토니우스의 양자로 들어간다. 그가 '아우렐리우스'라는 가족의 성을 얻게 된 것도 이 때문이며 또 이 입양이 계기가 되어 그는 나중에 황제의 자리에도 오르게 된다. 마르쿠스는 어린 시절부터 하드리아누스 황제1)의 총애를 받는다. 하드리아누스는 마르쿠스에게 '진실된 아이'라는 별명을 붙여 줄 정도로 그를 아꼈다.

 

마르쿠스는 전승에 의하면 감수성이 예민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아이로 묘사된다. 그는 어릴 적부터 수사학과 철학, 특히 스토아 철학에 심취했다. 학자적 소질로 가득 찬 마르쿠스는 그러나 학자가 아니라 황제가 된다. 재위 기간 그가 주로 수행했던, 정확히 말해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활동은 그의 성격 그리고 그의 이전 경험과 전혀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즉위 후 59세에 전쟁 막사에서 죽을 때까지 이민족의 국경 침범을 막기 위한 원정 전쟁을 직접 수행해야만 했다.

 

마르쿠스의 19년간의 황제 자리는 게르만의 민족 대이동의 첫 번째 파고를 막기 위한 피나는 노력으로 점철되었다. 이 노력은 로마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고 그리고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이런 결과로 인해 그는 당시의 로마인들에 의해 '현제(賢帝)'로 인정받았다.

 

1) 하드리아누스(Hadrianus)는 트라야누스 황제의 조카이며 후계자로 교양 있는 그리스 문명의 예찬자였으며, 광대한 로마 제국을 통합하고 공고하게 만든 황제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Marcus Aurelius]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2006.5.22, 휴머니스트)

 

61.

끔찍한 고통과 가까이 다가오는 죽음을 견뎌내며 이 중간지대로 밀려왔어. 이 세상에 머물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주 유혹적이었어.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지. 이제 나에게 일어날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점이 아주 기쁘고 그래서 평화롭게 쉴 수 있게 되었어. 창 밖을 바라보며 비 내리는 모습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는 것이 좋아.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괜찮을 것 같아.

중간지대를 보내는 자의 자세

 

64.

중요한 것은 어떤 순간에도 이룰 수 있는 것을 위해

우리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찰스 듀보 Charles Dubos

 

  1. 방황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 전환점의 경험

 

69.

중간지대는 절대적인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새로운 방향 제시, 개인 성장, 자기확신과 창조성.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모두 우리가 일을 수행했던 방식과 그 동안의 경험들을 버리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잠시 방황하기도 하지만 내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통찰력과 추진력의 문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때 기회의 양식들과 주변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중간지대를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요소 - 새로운 방향 제시, 개인 성장, 자기 확신, 창조성, 자신 내부의 목소리를 듣고 통찰력과 추진력의 문으로 들어서야 한다.

 

70.

어떤 정신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자신만을 위한 삶은 그 자신뿐 아니라

관찰자까지도 지루하게 만든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 칼 구스타프 융 C.G.Jung -

난 어떤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

 

74.

새로워진다는 것은 학교나 직장에서 휴가를 얻거나 또는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다루는 것이라기보다는 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이 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새로운 것 (, 애인, , )을 얻고자 하는 우리의 충동이 삶을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만족과 실망이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새롭게 하는 것은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전환은 항상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가진 만큼 놓아버리게 한다.

가진 것을 놓아버리는 것, 전환의 시작, 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84.

전환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인생에서 놓아버려야 할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이다.

 

성장, 개선, 변화 속에서만

진실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 앤 머로 린드버그 Anne Morrow Lindbergh

 

86.

어느 날 나는 깨어났고, 비어 있는 일정표로부터 손을 떼지 못할 것임을 알아차렸다. 나는 전환 그룹들을 바탕으로 한 책쓰기를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전환>이라는 책을 썼다.

 

  1.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단념의 미학

 

89.

끝을 맺는 것은 시작하는 것과 같다.

끝나는 곳에서 우리는 시작한다.

- T.S 엘리엇 T.S Eliot

T.S 엘리엇

현대시에 기여한 뛰어난 선구자

영국의 시인ㆍ비평가ㆍ극작가. 예리한 지성적 여 시인을 어머니로 하여 미국에서 태어나 워싱턴ㆍ하버드 및 소르본ㆍ옥스퍼드ㆍ독일 등지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또 범어(梵語)를 배웠다. 1913년 이래 런던에서 살면서 교원ㆍ은행원을 거쳐 《에고이스트 Egoist》 지()의 부주필(1917~1919)을 지내다가 《크라이티어리언 The Criterion(1922~39)》을 창간, 주필이 되어 제1호에 유명한 걸작 《황무지(荒無地) The Waste Land》를 발표했다. 복잡한 테크닉과 병적(病的)인 정확성을 가지고 각 국어를 섞어서, 환멸과 증오와 불안에 빠진 전()후 유럽 문명의 정신적 풍토를 묘사한 이 작품으로, 그는 시에 있어서 선구적인 지위를 확립하고 영국 시문학계에 명확한 금자탑을 세웠다. 1927년 영국에 귀화하고 1928년 평론집 《라안슬러트 앤드루즈를 위하여》의 서문에 서 문학상 고전주의자ㆍ종교상 영국 성공회ㆍ정치상 왕당파임을 밝히고 그 뒤의 시와 극은 이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1948년 노벨문학상 수상.

[네이버 지식백과] 엘리엇 [Thomas Stearns Eliot] (인명사전, 2002.1.10, 민중서관)

 

황무지

 

T.S 엘리엇

 

쿠메의 한 무녀(巫女)가 독 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그 때 아이들이 "무녀, 당신은 무엇이 소원이오?"라고 묻자, 그녀는 "난 죽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 한층 훌륭한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1. 주검의 매장(埋葬)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여름은 소낙비를 몰로 슈타른베르가제를 건너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주랑(柱廊)에 머물렀다가,

 해가 나자 공원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한 시간 가량 지껄였다.

 내가 러시아 사람이라고요. 천만에 나는 리투아니아 출신이지만 순수한 독일인이에요.

 어렸을 때, 종형(從兄) 태공(太公) 댁에 유숙했었는데

 종형은 나를 썰매에 태워 데리고 나간 일이 있었죠.

 난 무서웠어요. 마리, 마리,

 꼭 붙들어, 라고 그는 말했어요. 그리고 미끄러져 내려갔지요.

 산에서는 마음이 편하지요.

 밤에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에는 남쪽으로 갑니다.

 이 엉켜 붙은 뿌리들은 무엇인가? 돌더미 쓰레기 속에서

 무슨 가지가 자란단 말인가? 인간의 아들이여,

 너희들은 말할 수 없고, 추측할 수도 없어, 다만

 깨진 영상의 무더기만을 아느니라, 거기에 태양이 내리쬐고

 죽은 나무 밑엔 그늘이 없고, 귀뚜라미의 위안도 없고

 메마른 돌 틈엔 물소리 하나 없다. 다만 

이 붉은 바위 밑에만 그늘이 있을 뿐,

 (이 붉은 바위 그늘 밑으로 들어오라),

 그러면 네 너에게 보여 주마,

 아침에 네 뒤를 성큼성큼 따르던 너의 그림자도 아니고,

 저녁 때에 네 앞에 솟아서 너를 맞이하는 그 그림자와도 다른 것을,

 한 줌 흙 속의 공포(恐怖)를 보여 주마.

   바람은 가볍게

   고국으로 부는데

   아일랜드의 우리 님

   그대 어디서 머뭇거리느뇨

 "일년 전 당신은 나에게 히야신스를 주셨지.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히야신스 소녀라고 불렀답니다."

 그러나 그 때 당신이 꽃을 한 아름 안고 이슬에 젖은 머리로

 밤 늦게 히야신스 정원에서 나와 함께 돌아왔을 때,

 나는 말이 안 나왔고 눈도 보이지 않았고, 나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몰랐었다.

 다만 빛의 한복판, 그 정적을 들여다 보았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바다는 황량하고 님은 없네. <후략>

참조: 황무지(荒蕪地) - 엘리엇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http://www.seelotus.com/gojeon/oe-kuk/poetry/hwang-mu-ji.htm

 

94.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그녀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몰라 애타는 마음으로 더 많이 울었다. 마음속으로 아내와 대화할 때면 우리가 함께 지냈던 과거의 시간을 추억하는 대신, 지금 그녀가 있는 그곳으로 지원과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아내의 죽음도 전환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과거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죽음이라는 변화를 거쳐 맞이했을 사후 세계에, 저자는 지원과 격려를 보낸다. 감동으로 울컥했던 구절이다.

 

96.

돌이켜 생각해 보면 중요한 것은 깃털들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나 나의 이상한 행동이 아니라, 이미 깨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해 보려는 나의 마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아내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저자와의 관계에 신뢰를 저버리게 되지만 저자는 이 상황 또한 하나의 변화로 인식했고, 전환의 중간 시기를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애썼다.

 

96.

당신은 간단해 보이는 선택을 한다.

남자를 고르거나 직업 또는 이웃을 고르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선택한 것은 남자나 직업, 이웃이 아닌 당신의 인생이다.

- 제서민 웨스트 Jessamyn West -

 

97.

항상 내 고객들에게 외적인 것, 즉 사람이나 관계 그 자체만을 놓아버리고 그것에 포함되어 있는 내적인 결합 등은 그대로 놓아둔다면, 결국은 다른 사람이나 관계를 찾아 똑같은 희망과 공포, , 믿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것은 변화를 겪는 것이지 전환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사람들은 시작한 곳으로 돌아가서 끝맺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전환을 경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105.

과거의 상실에 대해 애도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그 상실감과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 또한 그렇다. 매장하는 것보다 애도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109.

슬퍼할 시간이 부족한 자는 슬픔을 풀어버릴 시간도 부족하다.

- 세익스피어 Shakespeare -

충분히 슬퍼하여야 한다.

 

111.

나는 마치 내 자신이 잘못된 지도를 들고 서 있는 여행자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오래된 지도에 없는 장소에서 헤매고 있는 여행자 같기도 했다. 내가 느끼는 외로움은 같은 이름을 가진 동반자가 없어서 느끼는 외로움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연대감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외로움이었고, 동반자가 낯설게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10년 이상 같은 일을 했던 것을 그만둔 뒤의 내 심정도 그랬다. 집안일보다 바깥 일하는 것이 적성에 잘 맞는 나로서는 가사나 육아를 하는 것이 지도에 없는 곳을 찾아 헤매는 여행자 같은 느낌이었다. 집안일에서 내가 만족감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았고, 또 직장으로 돌아가기에는 내 건강에 무리가 있었다. 내 옆에 든든한 동반자가 있었지만 이 헤맴은 오로지 내가 풀어야 할 과제였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집안일을 안 할 수는 없었으므로 집안일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여행지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 외로운 여정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라는 작은 지푸라기를 물고 늘어졌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집안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었고, 그것을 잡을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그것이 시작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되었고,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동아리를 만들어 같이 활동하게 되었다. 여전히 헤매고 있지만 직장을 그만 둔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나의 헤맴은 나에게 전환의 중간 시기였고 나는 이 시기를 관통하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114.

나중에 나는 이런 점에 많은 위안을 받았다. 비관주의는 모든 가치를 과거에 두고 앞으로 좋은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모든 가치는 예전 방식에 있었어라면서 불확실한 모든 것들로부터 반동적 도피를 하여는 것이다. 반면 낙관주의는 모든 가치를 미래에 두고 불확실한 모든 것들로부터 진보적 도피를 할 것을 주장하며 현재를 넘어서는 즉시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며 이것은 내가 끊임없이 나에게 말했던, 더 나은 운명을 맞이하는 일이야라고 속삭이는 것이다.

 

115.

하지만 비관주의든 낙관주의든, 이것은 모두 현재를 부정하고 도피하는 행동이다. 어쩌면 이들은 우리가 심하게 상처를 입었을 때 필요한 의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나는 낙관주의자다. 누군가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지만) 듣고 싶지도 않다. 우울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내 감성이 부정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다. 비관주의자에게 해 보지도 않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라고 이야기하면, 비관주의자들은 해보고 안 하느니만 못 하면 어떡할 건데?’라고 말한다. 그러면 난 그럼, 다시 다른 방향으로 해 보면 되잖아?’라고 말한다. 될 때까지 하는 것, 여러 가지 시도를 더 해 보는 것이 내 방법이다. 이는 어떻게든 미래는 현재보다 나을 것이라는 낙관주의에서 오는 행동 양식일 것이다. 하지만 낙관주의도 비관주의처럼 현재를 부정하고 도피하는 행동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116.

1997년에 내가 깨달은 것은, 내가 가진 능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했던 대상에게 이별의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것은 끝을 맺는 능력이고 때로는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죽음은 인생의 전환점에 해당하는 경험이다.

 

엘리엇의 비명에 써 있는 것처럼 죽음은 때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의 삶에서 죽음이 의미하는 끝은, 오래된 것을 마감하고 인생의 새로운 한 장을 시작하게 한다.

 

  1. 우리는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친다

  • 전환점을 통과하는 방법

 

117.

나이는 여유롭게 다가오지도, 빠르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황급히 이어진다.

- 진 리스 Jean Rhys -

 

진 리스(1890~1979)

본명이 엘렌 그웬돌른 리스 윌리엄스(Ellen Gwendolen Rees Williams)인 진 리스(Jean Rhys, 1894~1979) 1894년 도미니카의 윈드워드 군도 중 하나인 로소에서 출생했으며, 16세가 되어 영국으로 건너가 교육받을 때까지 도미니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의 아버지는 웨일즈 태생의 의사였고, 어머니는 영국계 크리올이었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크리올 문화와 그녀가 어릴 적에 익힌 도미니카의 문화적 유산은 그녀의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리스의 소설들이 페미니즘적 접근뿐 아니라 제국주의/식민지주의로의 접근을 통한 분석을 하기에 적절한 소설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도 리스가 자신의 독특한 성장 배경을 통해 얻게 된 그녀 나름대로의 관점을 근간으로 소설의 내용을 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비평가들이 그녀의 소설들을 호평했지만 독자들에 의해 그녀의 진가가 진정하게 평가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주제와 스타일과 혼이 분명 시대에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면 속에 숨어 있는 편집증적인 내용, 정직하게 다루어진 여성의 성과 심리, 꿈과 현실이 한데 섞여 만들어내는 몽롱한 분위기, 인상주의 기법의 도입, 다자관점을 통한 표현, 그리고 의식의 흐름 수법들이 리스를 뛰어난 모더니스트 작가로 만들어주고 있다. 『굿모닝, 미드나잇』(1939)이 출판된 이후 진 리스는 홀연히 사라졌고 그녀의 작품들은 절판되었다.

 

1958년 『굿모닝, 미드나잇』이 극화되어 BBC 방송의 전파를 타게 되었을 때, 사망했다고까지 알려졌던 진 리스의 행방을 찾아내게 된다. 그 당시 그녀는 소설을 집필 중에 있었으며, 이것이 1966년에 출판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이다. 이 소설이 완성되는 데는 무려 9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되었다. 『제인 에어』에서 브론테에 의해 운명이 이미 결정된 광녀, 버사가 아름다운 앙투아네트로 변모하여 브론테가 못다 해준 이야기를 전개하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진 리스는 노년에도 왕성한 집필 생활을 하였고 1978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훈작사를 수여받았으며, 1979 5 14일 사망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진 리스 [Jean Rhys] (해외저자사전, 2014. 5, 교보문고)

 

120.

그 학생들은 중요한 전환이 일어났던 시기를 삶의 터닝 포인트로 거듭 묘사했다. 변화가 아니라 전환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그 둘의 차이를 알게 된 때였다. 변화는 지리적인 이동이나 고등학교 졸업 또는 부모의 이혼 등을 가리킨다. 전환은 학생들의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아서는 것을 말한다. 돌아보면, 그들은 변화를 전환을 유발하고 표시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어떻게 작은 변화에서 커다란 전환이 유발되는 것일까?

나의 경우는 큰 변화가 작은 전환을 유발했다.

 

122.

나는 학생들에게 그것은 그들이 살아온 모습을 말해 주는 전환에 관한 이야기였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환은 그들이 어떤 길을 가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고, 삶의 원동력 그 자체였다. 

 

전환들은 변화가 계기가 되었지만, 결과는 자신의 삶에 대한 내적 발전의 힘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삶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전환은 여행지이고 잠시 머무는, 체류지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비유이다.

 

123.

전환을 겪은 사람들은 세상을 의미심장한 다른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부모가 이혼한 후에 가족의 단단한 결속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거나, 첫경험 이후 사람들을 성과 관련지어 보게 되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실을 재정의하게 되었다는 의미인 것이다.

 

129.

서양에서는 시작과 종결 사이에 존재하는중간을 가능한 한 오래 지속하고 싶어 하는데, 시작 신호를 받게 되면 종결도 가까워졌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난 변화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일단 신호를 받게 되어 전환의 시기가 시작되었다 해도 전환의 시기의 종결은 언제 올지 감이 오지 않았다.

 

131.

전환은 오래된 것이 끝나고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과정이다. 끝과 시작의 사이에는 중간지대의 틈이 있어서 새로운 삶으로부터 오는 모든 혼돈이 흘러간다. 중간지대가 없으면 다시 태어나는 것도 없다.

중간지대가 없다면 전환은 시작의 시점, 즉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된다.

 

133.

서점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제공하는 정교한 프로그램에 대해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삶의 기술을 익히고 싶은가, 아니면 살아가기를 원하는가? 삶이란 기술을 모아놓을 수 잇도록 축약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기술적인 부분도 에 더해지거나 을 가져다주지 않는다.’정신 차려!’라는 멋진 말이 무엇인가를 배우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제대로 살고 올바른 해답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추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나라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134.

삶의 길은 구불구불한 길을 가는 여행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은멋진 곳을 오르려면 구불구불한 계단을 올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직선으로 올라가길 기대하지 말자.

 

140.

당신의 원류는 어디인가? 당신은 어디에서 왔는가? 당신의 근원은 무엇인가?

당신은 넓은가, 얕은가, 폭이 좁은가, 느린가?

나의 원류? 나의 근원?

 

  1. 결혼은 또 하나의 전환점이다

  • 전환점에서 사랑을 심화하는 방법

 

146.

너희들은 나의 장미와 조금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은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도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 어린왕자 중, 생텍쥐페리 -

 

결혼은 우리가 성장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이자 최고의 기회이다.

- 조셉 바스 Joseph Barth -

 

결혼 이후에 많이 성장했다. 타인이 내 사람이 되는 과정, 내가 타인이 되는 과정은 상호간의 성숙을 요구한다.

 

166.

한 인간이 다른 이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모든 임무 중

가장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최후의 시험이자

증거인 것으로, 다른 일들을 위한 준비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

 

167.

나는 묶여 있던 마법에서 깨어났다. 나는 처음으로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사람을 진실로 바라보았고, 그녀의 아픔과 자기거부 그리고 그녀가 갈망하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하면서 나는 전에는 결코 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결국 사랑은 그 사람의 실체를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윌리암 브리지스의 사랑법, 아름답다.

 

 

  1. 여행을 끝내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

 

168.

원형은 하천의 바닥과 같다.

물이 없어지면 말라버리고 말지만

어느 때라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원형은 오래된 물줄기와 같아서

삶의 물이 이곳을 따라 흐르며 땅을 파고 수로를 만든다.

물줄기가 오래될수록 수로는 깊어지며,

물은 잠시 없어졌다가도 조만간 다시 돌아온다.

- 칼 구스타프 융 C.G.Jung -

 

181.

신화 속 영웅의 여정은, 지리적으로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내면으로의 여행이다. 내면 깊은 곳에서 보이지 않는 저항을 극복하고 오랫동안 잊혀진 세상을 변모시킬 수 있는 힘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여행이다.

- 조셉 캠벨 Joseph Campbell -

 

186.

일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사기와 자기만족은 새롭게 수리한 건물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세계를 벗어나서 낯설고 고귀한 경험을 통해 그전의 오래된 세계, 하지만 지금은 변화한 그 세계로 돌아오면서 얻어진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내 경우도 그랬다. 자기만족은 새롭게 얻어진 결과물에서 오는 것은 아니었다. 오래된 세계를 벗어나 낯설고 고귀한 경험을 통해 지금의 변화된 세계로 돌아오면서 얻어진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188.

도로시가 마녀의 부엌 바닥을 청소하고 있는 것처럼 돌파구를 만드는 방법은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을 타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189.

여행의 결론에서 얻어지는 모습은 한 방향에서만 볼 수 있는 무지개 빛 옷감과 같다. 계획된 여행은 모순이며, 사과 씨가 자라는 현상에 계획은 없다. 계절이 바뀌면서 사과 씨의 모습이 변하는 것은 계획에 따른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그저 사과가 익은 것이다. 될 수 있는 것을 되게끔 해주는 유전자 코드는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과가 되도록 도와주는 내장된 정보일 뿐이다.

 

  1. 나의 천직을 찾아내다

  • 평생 먹고 살 일

 

194.

돌이켜 보면 길을 시작하는 데 이정표 없는 길을 가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학문은 소위 학위 취득이라는 확실한 징표가 있어서, 내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고 선생님이 되는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그렇다. 이정표가 없는 길을 가는 것이다.

 

196.

내가 지금까지 연구했던 대부분의 성공은 경력 개발을 위한 특별한 일에서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나오는 자연적인 부산물인 실천과 노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경력을 개발하는 것은 인생의 일부분이지 인생 자체는 아니다. 기회를 찾고, 자신을 선전하고, 능력을 키우는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회상을 통해 당신의 직업으로 확인된 길을 찾기 위해 이것도 시도해 보고 저기로도 한번 가보라는 내면의 소리에 부응하라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하면 기회를 잡게 된다.

 

198.

경력 개발이라는 방법으로서의 길을 가는 대신 인생행로라는 의미의 길을 통해 내가 필요로 하는 일에 대한 단서를 찾게 되었다.

 

201.

작은 계획은 세우지 마라. 작은 계획은 사람의 피를 끓게 할 수 없다.

- 다니엘 H. 번햄 Daniel H. Burnham

 

  1. 새로운 전환점에 서다

  • 중간지대에서의 시간

 

218.

중간지대는 과거의 인생이 사라진 후 새로운 인생을 발견하고 적응하기까지의 중간 시간이다.

 

222.

노심초사란 게임은불확실성과 함께 사는 것이다.

 

228.

소극적 수용력이란 원인과 사실에 민감해하지 않고불확실성, 미스터리, 의구심등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모든 것을 놓아두고 뉴욕으로 갈 텐데, 근처의 영화관이나 심포니 음악 스케줄을 찾아보거나 지역 서점에서 책을 이야기하는 작가에 관한 신문기사도 좀 찾아보고 할 텐데, 하고 생각했다. 비록 이런 행사 중 어느 것에도 참석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232.

‘팔팔한 노인이 여행이나 문화 행사에 같이 다니면서 새로운 관계를 가질 사람을 찾고 있다.’

63세 사별한 윌리암 브리지스가 그 자신을 소개하는 말, ‘팔팔한 노인왠지 쓸쓸한 표현이다.

 

246.

결정은 증거와 논리의 기초 위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선택은 언제나 의지의 결과이다. 중요한 활동은 결정의 기초 위에서 더 잘 나아가지만, 인생 자체는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정은 결정자가 이해의 득실을 따져서 행동 계획을 세우려는 노력에 기초해 외부 정보와 함께 시작된다. 누구에 의해서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결정은 비슷한 결정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선택은 특별하고 독특하다. 선택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 우리가 누구인가로 선택은 시작된다. 결정은 많은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선택은 단지또는아니오두 개뿐이었다.

 

미리 인식한 목적에 맞는 성공을 서서히 만들어갈 때가 아니라

알지 못했던 목적을 차츰 발견하고 키워 나갈 때

인생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 조안나 필드 Johanna Field -

 

  1. 나이를 먹으면 삶의 무대도 넓어진다

  • 나이 듦의 미덕

 

250.

예술가라면 새롭게 창조하는 인생은 조각조각을 조합하거나 돌을 깎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자신의 음률을 따라 작곡하는 음악과 같다. 중간지대에서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은 도전과 실수를 통해 즉흥적으로 시도하고 길을 찾는 것이다.

 

258.

전환은 개인적,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전환이라는 역동적인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를 게발하여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그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스스로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젋은이들에게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전환의 사회적 의미

 

261.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종결만이 아니다. 흔히 중간지대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공허함은 종결만큼이나 두려움을 주는데, 이는 중간지대가 어린 시절 홀로 버려졌을 때 느꼈던 공포를 일깨우기 때문이다.

 

262.

개인은 과거에 성공과 만족을 주지 못했던 관계에 대한 접근법을 포기하는 대신 관계 자체를 포기한다. 그리고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

 

263.

개인은 의미 없는 과거 삶의 방식을 내면에서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집과 도시로 이사하기로 결정한다. 진정 새로운 삶의 길로 인도할 깊이 있는 전환은 하지 못한 채 변화를 모색한다.

 

266.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우리 자신 같아진다.

-로버트 앤서니 Robert Anthony -

로버트 앤서니

저자 로버트 앤서니(Robert Anthony)는 심리치료사. 지난 30년간 성공한 사람들의 특성을 연구하면서 사람들 각자가 가진 마음의 신비함을 밝히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개개인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또 성공이란 그 위대함을 스스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자신의 인생 전반에 걸쳐 사람들이 마음의 감옥을 빠져나와 당당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리는 데 매진했다. 나폴레온 힐을 잇는 Self-Help의 구루로 평가받는 그의 방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을 지녔다. 그는 누구나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발현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앤서니 박사는 자신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동기부여를 할 뿐이며, 그 누구도 자기 성장과 성공에 이르기 위한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생과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성공 코치, NLP 프랙티셔너(NLP Practitioner)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책은 22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용기와 성공의 확신을 전파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긍정적인 사고를 넘어서』등이 있다.

 

267.

문제, 결점, 열등함은 온전히 나쁜 것만이 아니다. 이것이 없이는 개발과 성숙에 이를 수 없으므로 사람을 구해주는 힘이 있는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지혜로운 이야기를 살펴보면, 눈에 띄지 않고 무시당하던 어린아이가 마침내 승리하거나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272.

나는 서서히 그녀의 이중 잣대와 연민의 부족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그녀를 동정하게 되었다. 그녀는 우리를 파멸까지 몰아갈 기회를 제공했다. 다시 한 번 그녀는 나를 지도해 주는 스승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드는 스승이 되었다.

 

  1. 인생의 새 장을 열다

  • 끝은 새로운 시작

 

282.

내가 선택한 것은 결혼할 사람만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었고, 새로운 인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다. 수잔과 결혼하는 과정에서 이때부터 외향적으로 변했고 진심으로 세계에서 살아가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83.

자신을 위한 정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나의 티켓은 편도용이었고, 다른 사람의 티켓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시간은 수선을 전문으로 하는 재봉사이다.

-페이스 볼드윈 Faith Baldwin-

 

어느날 나는 우연히 인도의 철학자 타고르의 글을 읽게 되었다.

오래된 말이 혀 위에서 사라질 때,

새로운 노래가 가슴으로부터 튀어나온다.

그리고 과거의 길이 없어진 곳에 새로운 경이로움으로 새 나라가 나타난다.

 

286.

나이가 들면서 받은 선물 중 하나는 그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이었다. 그것을 배우기 위해 35년간 노력해 왔지만, 그저 마음이 자연적으로 느려지고 현재의 순간이 그 자체로 충분함을 발견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289.

내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독자들은 삶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는 걱정을 멈추고 그저 행동에 옮기라는 뜻으로 여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마음을 따르라는 것이생각을 멈춰라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는 매우 다르다. 마음을 멈추는 것은 올바른 해답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여기고 이를 갈구한다는 것이다. 해답은 행동하기 위한 올바른 방법을 찾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갈 길을 발견하는 데에서 온다. 마지막 기회의 순간에 방향을 찾는 메커니즘을 켜두면 전환점을 놓치게 된다. 마지막 순간이 되면 시간이 없다. 그 대신 앞서 종결의 시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290.

나는 왜 그렇게 비교적 빠르게 전환을 겪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1년 반 만에 재혼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아내가 죽음을 맞았을 때 전환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2년 전 진찰 결과를 알게 된 후안녕이라고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전환은 시작되었다. 미해결로 남아 있던 온갖 일도 속도를 늦추지 못했다. 그녀와 의사간의 불륜으로 인한 갈등도 뒤에 남겨졌다. 그녀의 병을 발견하기 오래전부터 우리는 무서운 종결을 맞고 있었다.

 

296.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것은 환상적이다. 아침이 되면 빛은 꿈과 과장된 이미지의 밤이 지난 후 진짜 모습을 전달하는 배달부가 된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그것은 반대가 된다. 낮의 현실은 편편해져서 평범함 속으로 들어간다.

 

297.

나는 낮과 현실을 놓아버리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의 밤은 작은 전환이었다. 우리는 모든 시간을 놓아버리는 연습을 했다. 또 다른 이미지가 과거를 떠돌아다닌다. 어둠은 중간지대를 기름지게 한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원천이다. 나는 그 안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잘자요. 잘 자요. 안녕히...놓아버리고, 그리고 세월의 흐름을 타고...

 

에필로그. 전환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은 시간

 

298.

당신 자신의 생각을 믿는 것,

즉 당신의 마음속에서 당신에게 진리인 것이

모든 사람에게도 진리임을 믿는 것, 그것이 천재성이다.

당신의 보이지 않는 확신을 말하라. 그것이 우주의 감각이 될 것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랄프 왈도 에머슨(1803~1882)

미국의 철학자이며 시인.

목사 집안에서 태어난 덕에 에머슨은 어려서부터 엄격한 도덕률과 이상, 신앙에의 열정한 충만한 분위기에서 자랐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사망으로 가난했지만 교회와 숙모의 재정적·정신적 후원이 있었다. 1829년에 보스턴 제2교회의 부목사가 되었다. 그는 정통 기독교의 교리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형식을 초월한 내재적 자율성과 인간 영혼의 근원적 아름다움과 힘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습화된 교인들은 에머슨의 신념에 찬 목소리에 감동하면서도 형식화된 교회의 테두리를 벗어나기를 두려워했고 동의하지 않았다. ‘최후의 만찬이라는 설교를 끝으로 목사직을 그만둔 에머슨의 유럽 여행을 하면서, , 콜리지, 칼라일, 워즈워드를 만났다.

정신과 물질의 관계를 철학의 영원한 문제라 하고 초월론을 주장하였다. 인식에서는 직관주의의 입장에서 사물의 본질이 파악될 수 있다고 보고, 역사에 관해서는 위인이 사회의 진보를 초래하며, 이 진보라는 것은 개인의 도덕적 완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회에서의 부자와 빈자의 대립은 영구적이라고 하면서, 그 자신은 빈자의 편에 서서 부자(부르주아)를 비난하였으며 또 미국의 흑인 노예의 존재에 대해 반대하였다.

1837 8, ‘아메리카의 학자란 주제로 강연을 하였는데, 에머슨의 전기를 쓴 홈스 박사는 이 연설을 미국의지적 독립 선언문이라고 일컬었다. 미국 학술원 회원 선출, 하버드 대학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882 4월 콩코드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300.

나는 사랑이나 예술에 있어서 대기만성형이었다. 나는 평생 이 두 가지를 통해 마음을 신뢰하는 법을 배웠다.

 

307.

우리가 일생을 통해 이루는 것은 서로 부딪치면서세상이라고 알고 있는 또 다른 안전한 존재를 상실하는 것, 그러면서 새로운 시작에 한발을 내딛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삶이 상실의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내 자신이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를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려보낸다.

 

3. 내가 저자라면

 

- 책의 핵심을 몇 줄로 요약할 것.

(책의 핵심 메시지와 키워드를 가지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명확하게 소개한다는 기분으로 쓸 것)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사랑하는 일을 잃었거나, 사랑하는 무언가를 잃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랑하는 대상과 이별하고 인생에서 텅 빈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25년 동안 변화와 전환에 관한 일을 한 전환 전문가인 저자 월리암 브리지스가 37년을 함께 보냈던 아내를 잃은 큰 변화를 겪고 그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전환의 중간 지대를 어떻게 보냈는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변화와 전환에 대한 개념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60대에 접어들어 시작된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인 그 지점에서 그의 삶에 전환이 어떻게 다가왔으며 저자가 그 전환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쓴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변화와 전환에 관한 자기계발서 특유의 매뉴얼 같은 구성이 아니라, 노년기에 접어든 관련 분야 25년의 빛나는 약력을 갖춘 저자의 전환기를 보내는 자세가 담긴 내밀한 사연들이 한편의 로맨틱 드라마와 같은 구성으로 전개되어 누구나 소설을 읽듯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로 도출해볼 것.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 책이 다른 책과 뭐가 다른가?)

 

현실을 제대로 담으려고 노력한 책

 

저자는 이 책에 현실을 제대로 담으려고 무진장 노력한 것 같다. 첫 번째 아내, 먼디의 어린 시절의 가정 환경에 대한 묘사, 그녀가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 잔재들을 치료하다가 그만 심리치료사와 성적인 관계까지 나누게 된 사연, 그녀의 죽음과 그 후 새롭게 깨닫게 된 사랑의 정의, 사별한 후 1년도 안 되어 수잔이라는 매력적인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며 고뇌하는 인간적인 모습과 63세에 열 여덟 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저자의 경험은 독자들 앞에 나신을 드러낸 듯 진솔하다. 저자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컨설턴트 열 명 중 한 명이라는 유명인으로서나, 미국의 저명한 대학의 교수로 재직한 이력 등을 고려해 볼 때, 일생일대의 큰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하기 어려운 고백을 한 셈이다. 

 

경험과 개념을 함께 쓴 책

 

저자는 개념적으로나 경험으로나 공정한 관점에 서려고 노력했으며, 각 장마다 개념과 경험을 함께 서술했다. 이 두 가지 관점을 같이 썼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서 혼란을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그 두 가지 관점을 같이 서술한 것이 오히려 변화와 전환이라는 관념적인 개념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눈에 보일 듯 자세하게 묘사한 저자의 경험이 예시가 되어 변화와 전환의 개념을 눈으로 보듯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경구들

 

전환 전문가로서의 저자의 개념 설명과 그에 맞는 저자의 경험, 그리고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경구가 <갈림길에서 삶을 묻다> 구성의 3요소라 할 수 있겠다. 관념적인 개념 설명과 드라마틱한 저자의 경험(사랑하는 이의 죽음-사랑을 깨달음-만남-새로운 사랑을 시작함)이 왔다갔다하며 전개되는 가운데 적재적소에 끼어들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게끔 도와주는 경구들은 이 책 안에서 차 역할을 한다. 대화를 나눌 때 차가 있다면 그 대화의 깊이는 한층 더 깊어진다. 이 책에서 인용하는 경구들은 한 잔의 따뜻한 차와 같다.

 

- 특히 감동적인 장절과 해석, 그 구절에 꽂힌 이유  

 

아래 세 구절을 바탕으로 칼럼을 썼다. <어느 날 밤, 꿈의 기록> 참조

 

69.

중간지대는 절대적인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새로운 방향 제시, 개인 성장, 자기확신과 창조성.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모두 우리가 일을 수행했던 방식과 그 동안의 경험들을 버리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잠시 방황하기도 하지만 내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통찰력과 추진력의 문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때 기회의 양식들과 주변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186.

일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사기와 자기만족은 새롭게 수리한 건물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세계를 벗어나서 낯설고 고귀한 경험을 통해 그전의 오래된 세계, 하지만 지금은 변화한 그 세계로 돌아오면서 얻어진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246.

미리 인식한 목적에 맞는 성공을 서서히 만들어갈 때가 아니라

알지 못했던 목적을 차츰 발견하고 키워 나갈 때

인생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 조안나 필드 Johanna Field -

 

- 이 책의 구성에 대해 논할 것.

(탄탄한가? 일관성이 있는가? 신선한가?)

 

지나친 의역, 맞지 않는 제목

 

<How to Live, 갈림길에서 삶을 묻다>, 이 제목 아무리 봐도 지나치다. <갈림길에서 길을 묻다> 까지는 그래도 썩 괜찮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책 제목의 역할은 하는 것 같다. 갈림길이라는 것이 전환을 비유하는 말이니까. 게다가 표지에 볼드한 글시체로 폰트도 크게 How to Live! 이건 분명 오버다. 표지에 큰 제목은 원제로 바꾸는 게 낫겠다. <The Way of Transition>

 

60대의 성장 소설

 

구성은 프롤로그, 1~11, 에필로그의 일반적인 형식을 취한다. 변화와 전환의 차이를 설명한 1장으로 시작하여, 2장은 첫번째 아내 먼디의 죽음을 맞고 저자가 전환의 시기를 맞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내의 죽음으로 브리지스는 그가 25년간 전환 전문가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할 정도로 진짜 전환의 시기를 맞게 된다. 그가 여태껏 겪었던 변화와 전환은 그저 무늬에 불과했다. 그래서 3장에서 전환에 대해 다시 고찰해보는 경험을 쓰고 있다. 4~6장에 걸쳐 전환을 관통하는 저자의 경험과 전환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7장 전환에의 적응, 8장 인생 전체를 조망, 9장 중간지대의 경험, 10장 전환의 종결, 11장 새로운 시작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장 별로 정리해 보니 60대의 성장 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탄탄하지 않고, 일관적이지 않은 구성, 하지만 신선하다.

 

겉 표지의 제목처럼 각 장의 소제목도 그 장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관념적인 개념 설명이 나오는가 싶으면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구성은 처음 읽기엔 혼란스럽다. 각 장의 구성도 연대기적인 순서도 아니고, 시점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혼란을 더 가중시키는 면도 있다. 하지만 25년 경력의 전환 전문가가 60대에 쓴 거장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것인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는 그런 책이다. 생각하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넣어주듯 일목요연하게 날이 선 구성의 요즘 책들에 익숙해진 이유가 클 듯 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엉성하면서도 일관성 없는 구성이 독자로 하여금 더욱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 내 책을 쓸 때의 참고사항을 기술할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할 것.

 

글을 쓴다면 최대한 솔직하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리지스의 아내가 실수로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보는 순간엔 브리지스가 얼마나 힘들었을 지를 생각하며 내 가슴이 다 막막했다. 어찌 보면 저자 입장에선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일 수 있을 텐데 그것을 만인에게 오픈한 것이 놀라웠다. 그만큼 저자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관념적인 개념을 논리적으로 밝히는 책보다, 한 인간의 삶에서 또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산 지식과 산 지혜를 담은 책이 오히려 그 개념을 더 잘 전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글을 쓰고자 할 때, 전문적인 부분에서 막히면 전공자도 아닌데’, ‘이 분야에 대가들도 많을 텐데 내가 어찌 감히라 하며 한없이 작아졌던 자신을 발견하곤 했었는데, 삶과 경험으로도 충분히 개념을 전개해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경구들을 수집해 두었다가 나도 저자의 방식으로 써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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