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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3일 14시 34분 등록

인물탐구_10월오프수업후기_구달칼럼#25

 

피울은 질문이 제일 많다. 삶에 의문이 많은 만큼 고뇌가 떠나지 않는 복잡한 철학가 형이다. 융을 좋아하는 만큼 내면탐구를 치열하게 하고 있으며, 던진 질문도 가장 근원적이며 심오하기 이를 데 없다. 삶과 죽음, 신과 관계의 문제 등을 총 망라하고 있다. 고심한 흔적이 많이 보이나 너무 범위가 넓어 더 이상 깊이 들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가 왜 항상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가를 알게 되었다. 이미 찍어둔 작품으로 포토 에세이집이라도 출간하여 작은 성취의 기쁨이라도 맛보면 그가 바라는 역사의 한 장면에 기초를 놓는 셈이 되리라 생각한다. 몇 년 전 다달이 들어오던 월급을 끊고 멘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홀로서기를 감행한 그의 용기가 부럽다. 그 때는 모아둔 돈도 없었고 앞날이 어찌 펼쳐질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결단이란다. 하지만 그는 몇 년 간의 혹독한 광야생활을 통하여 자생력을 기르게 되었다. 그가 말한 위태로움 가운데 자신을 던지게 되면 생력(生力), 즉 생명의 힘이 촉발된다는 것은 스스로의 경험에서 나온 말인 만큼 감동적이다. 그의 야성을 배워야 할 것이다.

 

앨리스에게서 처음으로 밥벌이 이야기가 나왔다. 이성을 향한 비상만 노래하는 시인인 줄 알았는데 뜻밖이다. 남편이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투쟁하고 있는 판이니 생활의 문제가 코 앞에 떨어진 것도 당연하다. 고민거리가 같은 동지가 있다는 것이 반갑다. 엘리스는 참으로 용감한 이상주의자다. 현실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니언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하기를 조언한다. 건강한 몸에 젊음이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데 무엇이 두려운가? 그녀의 말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미 그녀는 570만원으로 3 6개월을 미국에서 홀로 생활한 경험이 있기에, 꿈이 없는 것이 문제지 먹고 사는 것이야 닥치면 어찌해서라도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녀는 이미 이상과 밥벌이를 생활 속에서 구현하고 조율하는 달인이다. 영어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도서관에서 동아리 활동과 습작을 하여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삶을 잘 사는 방법의 하나가 시를 쓰는 것이라는 걸 앨리스는 이미 터득하고 있는 삶의 고수다.

 

종종은 국수책의 초고를 출판사에 넘겼다고 했다. 교정만 남은 셈이다. 창선배가 종종이 스페인 여행까지 가면서 9월 말 마감까지는 결코 원고를 마무리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는데 참으로 놀랍다. 그녀는 몰입과 집중으로 해냈다. 출판계약이란 배수진은 글쓰기를 부추기는 묘약임에 틀림없다.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안 쓰면 안 되는 상황으로 몰고 간 종종의 무대포 정신도 가상하다. 아마 마감에 쫓기면 자신도 모르는 괴력이 용솟음 친다는 것을 본인은 알고 있었나 보다. 마감을 맞춘 것도 놀랍지만 글이 수준이 높은 것은 더욱 놀랄 일이다. 평소 톡톡 튀는 글 잘 쓴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쓴 책의 한 꼭지와 일반적 칼럼은 분명 차이가 난다. 이것은 책이란 존재의 무게가 일반적 글쓰기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글쓰기의 초점을 향한 집중을 유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종종을 보며 배운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하려면 책을 쓰자!

 

지금 글쓰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데카상스 중에 또 한 사람, 참치가 있다. 책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는 그녀는 친화력 못지않게 배움의 열정도 강하다. 요즈음 2층으로 이사하여 자신의 방을 갖게 된 그녀는 신바람이 난다. 무슨 일이든 해 낼 것 같은 자신감에 사방으로 사람을 만나고, 다리를 놓고, 독서 모임을 갖는 등 오지랍 넓은 그녀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신랑에게 다소 소홀했던 자신을 되돌아 보며 무슨 일이 있어도 술 먹거나 귀가시간이 자정을 넘기지는 않겠다는 그녀의 원칙을 정하고 지킨다. 가정과 자신의 일에 대한 균형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사람 인터뷰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참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그녀의 기질과 함께 얼마 전 카페 HUG 주인에 대한 칼럼에서 보여준 세심한 관찰력과 탄탄한 글쓰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니언의 초대손님으론 융, 조이스, 캠벨, 니체 등 만만찮은 선수들이다. 그녀는 스페인 여행 후 가장 집중했던 과제가 이번 인물인터뷰라고 한다. 역시 깊이 탐구하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녀는 먼저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어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 법을 묻는다. 자존감이 그녀에게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지 알겠다. 아직 공감과 따스한 격려가 필요한 그녀다. 인간의 홀로서기의 첩경이 부모의 집을 떠나는 것인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녀는 글쓰기에 필요한 창조성이나 경험,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고라도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하는지 등의 핵심적 질문을 하면서 그에 대한 답도 스스로 다 내놓고 있다. 어니언도 제 타고난 대로 살아야 할 사람인바, 마음먹은 대로 책 쓰기를 시작하면 모든 문제가 자연스레 풀려나갈 것 같다. 그 나이에 이 만큼 깊은 생각과 탐구를 하고 있으니 어니언의 앞날에 어떤 작품이 나올지 자못 기대가 된다.

 

기득권의 대한 반발이 분노의 글쓰기로 점철된 에움. 분노는 넘치는 에너지인데 이것이 바람직한 방향의 실행에너지로 전환되면 좋겠다. 신념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 만큼 심도 있게 풀어놓은 에움의 능력은 놀랍다. 그녀는 글도 글이지만 말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녀의 말은 속사포에 스타카토로 딱 부러진다. 나름의 신념에 논리와 설득력도 있다. 이런 흔치 않는 재능을 풀어놓을 장만 제대로 만난다면 그녀는 날개를 펼칠 것이다. 강점인 글쓰기를 통해 명사가 되어 그녀의 말과 글이 대중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날을 그려본다.

 

레몬처럼 녕이의 키워드는 터닝포인트, 소명, 삶의 고비, 가정과 일의 균형, 글쓰기 등이다. 그녀의 인생에 중요한 건 다 나왔으며 그 답도 스스로 다 알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의 문제인데 아는 것과 행하는 것과의 괴리는 항상 있기 마련이라 이것이 쉽지 않다. 그녀의 장기는 내가 보기에 자신의 내부를 해체하여 햇빛 아래 늘어놓는 과감성과 솔직함이다. 이를 십분 활용하여 더 깊이 있게 자신을 탐구하며 삶의 정비를 통하여 번잡한 일상을 책 쓰기에 집중시킨다면 조만간 삶의 과실을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교장샘이 추천한 깊은 독서같은 책을 쓰면서 자신의 코드를 조합하고 연결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겠다.

 

노장사상의 비움과 여백의 동양미에 흠씬 빠진 찰나는 불자 수행과 더불어 선이나 도를 통한 깨달음이 삶의 관건인 듯 보인다. 그녀가 말하는 궁극적인 삶이 방식이 이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우선 지금 쓰고 있는 워킹맘의 죄책감이란 책을 특유의 끈기와 추진력으로 탈고하여 성취의 교두보를 이루면 좋겠다. 그것을 주춧돌로 삼아 관심 있는 분야로 한걸음씩 다가가면 될 것이다.

 

희동이는 하루란 화두를 들고 나왔다. 하루를 주제로 정한 이유를 그는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하루가 바뀌어야 인생이 바뀐다. 그러니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요리 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요리와 농사와 협상을 할 때 충만함을 느낀다고 한다. 전략적인 하루의 요리사다. 하루를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만족을 느끼는 기질이니 그에게는 하루 24시간이 요리할 재료와 같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24시간을 요리조리 배치하고 조합하여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며 성공한 하루가 된다고 한다. 그에게는 하루가 절박한 화두다. 번잡한 일을 줄여 한두 개로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 교장샘이 제안한 “DAY PLAN and FLOW”에 관한 책을 쓴다면 그의 하루가 더욱 빛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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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18:45:47 *.113.77.122

와~핵심 메시지 위주로 정리가 잘 되었네요 . 중요한 구달님 내용이 빠져 있는게 쪼금 아쉬운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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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18:50:59 *.223.21.35
찰나가 써 보세요 구달이야기를..
다리 다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많이 해맑아 졌어요, 소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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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07:06:10 *.113.77.122

해맑아졌다니 좋은데요 ^^


제 칼럼에 구달님에 대해서 써놓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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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0:44:28 *.201.146.69

형님!

글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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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1:22:36 *.152.164.225
요점정리 지대로 하셨네요. 쪽집게 선생님 같아요. 참 구달님의 코멘트 능력이 일취월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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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5 02:58:19 *.222.10.47

제 인디언 이름은 언제 지어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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