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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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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4일 10시 01분 등록

<역사적 인물과의 가상 인터뷰>


왕참치의 인터뷰 대상: 사마천, 조반니 보카치오, 이순신, 윌 듀란트

Q1.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조반니 보카치오 : 하고 싶은 말을 죄다 한 것이오.

이순신 : 나를 버린 것이오.

참치 : 나를 믿고 쉬운 길과 타협하지 않은 것입니다.

Q2. 그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조반니 보카치오 : 가면을 벗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가분하오. 살면서 수 많은 부조리를 보고, 듣고, 겪으면서 참을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도 나에게는 신께서 주신 재주와 종이와 펜이 있었소. 그래서 글로 표현을 했소이다. 처음엔 두렵기도 했지만, 두고두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오.

이순신 : 나를 버려 많은 이들의 인생을 지켰소이다.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오. 내가 사는 세상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했소. 나의 선택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었소.

참치 : 두 분 앞에서 그 의미를 말씀 드린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는 커다란 선물입니다. 그때의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는 선물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Q3. 도대체 글은 무슨 의미입니까?

이순신 : 나와의 싸움이었소. 나는 왜적이 두렵지 않았소. 일본을 통일시킨 토요토미 히데요시도 두렵지 않았소. 나는 내가 가장 두려웠소. 두려움 때문에 도망갈까봐, 두 눈을 부릅뜨지 못하고 그 앞에 무릎 꿇을까봐 그것이 두려웠소. 그런데 글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었소. 조금씩, 매일매일 싸움에서 이기고 싶었소.

사마천 : 나를 지탱하는 힘이었소. 쓰고 싶은 것이 있었기에 지옥 같은 수치심을 견딜 수 있었소. 나에게 수치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치는 가가 아니라, 내 소임을 다했는가였소. 만약 그것을 다하지 못했다면 스스로에게 더 큰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오.

참치 : 두 분의 말씀이 감동적입니다. 저에게 글은 힐링의 의미 입니다. 누군가의 글을 통해서 위안을 얻었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힘들 때면 어김없이 글을 찾는 저를 보았고, 글을 접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쓰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해졌습니다. 이제는 제가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누군가도 저의 글에서 위안과 희망을 건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Q4 어떤 점이 오늘의 당신을 만들었습니까?

이순신 : 그래도 계속 간 것이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행진한 것이오.

사마천 : 정확한 목표의식이었소.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이었소.

윌 듀란트 : 나는 글로 출근하고 글에서 퇴근했소. 그리고 매일 했소. 그것은 내 직업이었고 생활이었소.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었소.

참치 : 긍정의 힘입니다. 객관적인 상황으로 보았을 때, 충분히 비관하고 절망할 수 있었지만, 저는 1개를 가지면 9개를 탐하는 것이 아니라 1개만큼 기뻐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감사하는 재주도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저를 지금으로 이끌었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의 것을 탐했거나, 욕심을 부렸다면 아마도 제 삶은 훨씬 힘들었을 것입니다. 가진 것에 감사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런 긍정의 힘이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Q5 인생을 한번 더 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조반니 보카치오 :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데카메론>이외에도 마음과 몸을 다한 책을 여러 권 낼 수 있기를 바라오. 데카메론을 쓸 때에는 이렇게 반향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읽힐 줄 몰랐소. 특히나 변경연 10기에서 내 책을 읽어주어 고맙소. 그리고 마제토라는 인물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줄은 몰랐소. 그런 인물들을 더 많이 만들걸 하는 후회가 되오.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 힘들겠지만, 마제토를 가장 사랑한 피울한테 다음 버전을 부탁하고 싶소. 입으로 말고 글로.

이순신 : 가족을 너무 돌보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되는 일이오. 가족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싶소.

참치 : 긍정의 힘에 실천이라는 에너지를 주고 싶어요. 그리고 점점 철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니체가 말한 어린아이가 되어 매일매일을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10월 오프 수업후기-Brother!!!>

이번 오프수업과제를 처음으로 받았을 때, 인터뷰라는 말에 나는 흥분이 되었다. 누구를 부를 것인가, 심도 있는 관찰과 사색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지하면서도 웃음코드가 있었으면 했지만, 그것은 아무리 궁리를 해도 나에게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에 손을 들었다. 그 동안 내가 읽은 책들의 저자와 책에서 언급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본다. 일단 철학자들의 이름은 빼기로 했다. 너무 많기도 했고, 복잡한 그들의 생각에서 내가 요구하는 답을 알아내는 것 자체가 고된 작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과 나는 사고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철학자들의 이름을 제하고 적어보니 30명쯤 된다. 이 리스트들을 눈 앞에 붙여 놓고 누구를 소환할 것인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잠깐이라도 한 명씩 만나는 상상을 하며 나만의 면접을 진행해 본다. 이런 위인들이 나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이 짜릿하다. 한결 같이 대단함을 간직한 인물들이 아닌가? 이런 즐거운 상상 뒤에 내가 해야 할 인터뷰의 대상과 몇 개의 질문리스트를 얻었다. 대부분이 평상시에도 자주 하는 질문들이다. 이제 그들의 대답을 들을 차례이다. 그들의 답은 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내가 프리즘 이 되어 햇빛을 받아 투과하는 순간 그들은 빨주노초파남보색깔로 변한다. 그들의 대답이 빛의 다른 모양이지만 속성은 같듯이, 그것은 나의 다른 빛깔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들에게 던진 나의 질문이다.

Q1.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Q2. 그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Q3. 도대체 글은 무슨 의미입니까?

Q4 어떤 점이 오늘의 당신을 만들었습니까?

Q5 인생을 한번 더 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적어보면서 이번 과제는 나와의 인터뷰이며 역사 속 인물들은 나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답을 하고 나니 내 안에 대한 답이 한결같이 글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대답들이 진짜일까? 이 욕구들이 진짜일까? 나는 다시 한 번 물어본다. 과제를 할 때는 몰랐던 것이 이 글을 쓰면서 선명해진다. 물론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나의 욕심과 행동에는 많은 간극이 존재한다. 우리가 수업 때마다 에움에 대해서 많은 코멘트를 하게 되는 것은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왜 그녀는 행동하지 않을까?’에 대한 물음이 나에게로 옮겨 온다. ‘왜 생각만큼 실천력이 따라주지 않을까? 말은 절실한데 행동은 왜 절실하지 않을까? 나도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부류에 속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이런 생각들이 요즘 나를 괴롭히는 주범들이다. 게다가 나는 지독하게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다. 현실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이것은 강박에 가깝다. 현실에 가장 충실하기 위해서는 즐겨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최소한 성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뼛속 깊이 박혀 있다. 그것이 내 인생에 대한 직무유기를 하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항상 성실하지 못한 나의 모습과 늘 만나게 된다. 언제나 도망갈 구석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은둔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본다. 그런 대답들이 이번 과제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가장 두려운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에서 지는 것이라는 것을. 가족과 욕망 사이에서 조화로운 모습을 찾고 싶다는 것을.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집념,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일상이 되는 삶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행동! 바로 그것이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의 마음과 가까이 가는 삶. 이것이 내가 원하는 삶인데 그 안에는 나의 생각이 에너지로 승화되어 표출이 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내가 과제를 발표할 때, 이번에는 나의 근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기와교육팀에게 배려를 부탁하고 양해를 구해야 할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종이 먼저 허를 찌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단히 예리하고 핵심을 잘 꼬집는 재주가 있다.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풀었다. 내가 항상 시원하게 벗어 버리는 부분은 과거이다. 나의 문제에 대해 몇 번이고 곱씹어 어느 정도 소화가 되어야 말을 하는 습관이 있다. 이번에 오프에서 이야기 한 것은 최근의 가장 따끈따끈한 문제이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지금의 문제를 공유한 것은 처음이다. 해보니 해장국처럼 시원하고 솜이불처럼 포근하다. 특히나 나의 통금시간에 대해 나보다 더 신경 써주는 동기들의 마음이 참으로 따뜻했다.

매번 오프수업을 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진해진다. 나는 데카상스가 드디어 한 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이번 오프에서 느꼈다. 물론 이미 가족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들으면 서운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다 포용하고 수용할 것 같은 나에게는 나도 어쩔 수 없는 마지막 걸음종이가 존재한다. 이 모임이 너무 좋고, 기다려지고, 즐거우면서도 뭔가 불편한 2%가 존재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도 잘 몰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점점 편안해지는 동기들의 얼굴을 보며, 나의 경색은 처음과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었다. 그런데 이번 수업에서 혼자 소화시키기 전에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항상 과거에 대해 홀딱 벗는 습관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이색적인 경험이다.

동기들의 과제를 들으니 인생의 깊은 바다에서 나름대로의 영법을 연구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저마다 깊고 소중하고 진지하다. 우리는 변화의 중간지대에서 만났고, 지금 그 시기를 같이 보내고 있다. 생각도 모습도 다르지만,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이렇게 다르면서 같을 줄이야! 그들의 모습이 점점 선연하게 다가온다. 영화 신세계에서 황정민이 외치던 브라더!’. 그 끈끈함이 그들에게서 느껴진다. 추색보다 진한 브라더의 향기를 우린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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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0:18:38 *.113.77.122

오 마이 브라더 !!


커다란 하트를 마음속에 담고 있는 참치의 마음이 글 속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네. 오늘 글 넘 좋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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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6:59:34 *.223.25.228
완전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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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0:47:23 *.201.146.69

문맥도 부드러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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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7:00:00 *.223.25.228
피울님~~~~뻑이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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