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왕참치
  • 조회 수 1638
  • 댓글 수 8
  • 추천 수 0
2014년 10월 20일 11시 32분 등록

내가 태어났을 때, 너도 태어났지.

우리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운명을 맞이했지.

시간이 흘러 성장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나로 있는데, 너는 나와 같은 너의 존재를 잊고 사는구나!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니 안에 있는 나를 돌아봐줄까?

나는 같은 곳에서 매일매일 너를 기다려.

죽음보다 빨리 니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기를 바라면서.

너와 내가 만난다면, 우리는 야호! 크게 한 번 소리 지르고 신명나는 춤판을 벌일 텐데.

-시냅스의 기다림-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파라슈트 취업의 비밀>이라는 책을 연이어 읽었다. 두 책의 저자들은 다른 표현이지만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강점혁명의 사나이 마커스와 도널드는 자신의 시냅스를 잘 들여다보라 하고 1,000만부의 할아버지 리처드 볼스는 내가 누구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라고 한다. 시냅스에 의해 만들어지는 뇌회로는 독특한 자신의 감정, 생각의 패턴을 만든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고유한 영역이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로 인도를 해 줄 수 있는 안내자 노릇을 할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아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시냅스의 외침을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두 권의 책이 주는 놀라움은 우리 보다 선진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도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복잡하고 미묘한 존재일까? 아니면 지금의 교육방식이 잘못된 것일까? 둘 다 맞는 말일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5년이 흘렀지만 고등학생이 된 아들의 학교 방침을 보면서 세월을 비껴가지 않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어떤 부분은 오히려 퇴보한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국어, 영어, 수학의 점수에 의해 문과와 이과를 나누게 된다. 자신의 강점을 볼 겨를도 없이 수학의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문과를 선택하게 된다. 처음 출발부터 약점을 피한 선택을 한다. 이 선택에 의해 대학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이 달라진다. 전공에 의해 취업할 수 있는 직장도 달라진다. 그러니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 환경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가? 하지만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숙제는 그대로 묻어둔 채 선택을 강조하고 목표를 세우게 한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회로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자신의 뇌회로는 들여다 볼 겨들이 없다.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영어점수와 수학점수를 관리해야 하고, 좋은 직장을 위해 스펙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정된 직장을 갖고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삶은 늘 불안하고 허무하다. 하소연을 해본들 삶은 원래 그런 거야!’ 배부른 투정이 된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뒤늦게 질문을 해 보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잊은 지 오래된 이는 답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회로가 자기 것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아들은 비교적 다른 부모가 겪어야 하는 고충들을 안겨주지 않았다. 예민해진 부분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말이 많고 소통이 잘 된다. 더 고마운 것은 자신의 일을 알아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독립적인 성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아들에게서 타인의 목소리가 너무 많이 투영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삶을 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좋은 대학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물소가 되었다. 미래를 불안해 하는 현실적인 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질문과 조언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딱히 해줄 말이 없다. 대안을 제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아들도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시냅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나는 방관자 밖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인생이 주는 통과의례야!’라는 말로 위안을 삼는다.

IP *.255.24.171

프로필 이미지
2014.10.20 15:56:12 *.196.54.42

인생이 주는 통과의례! 

그렇죠? 나도 내가 지금 깨달은 진리를 아들에게 전수해 줄 수 없다는 절망감에 들 때가 많아요.

녀석이 후에 자빠지고 터지며 스스로 깨우쳐야 그게 자기 것이 된다는 말씀.

그래도 아들과 소통이 잘되니 축복받은 모자! 

공부하는 엄마를 둔 건 아들의 복이죠^^ 

프로필 이미지
2014.10.20 19:40:47 *.255.24.171

우리 부모도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싶으셨겠죠?

다 그렇게 되물림 되나봐요.

프로필 이미지
2014.10.21 09:11:48 *.85.20.115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그런 삶이 계속되겠죠..

그래도 엄마를 보면서 배우는 게 있겠죠.

다른 애들보다 더 일찍 깨달을 거에요..

그러니 엄마, 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2014.10.21 17:08:29 *.255.24.171

우와! 에움이 납시니 황공무지로소이다!

이리 귀한 멘트까지...

프로필 이미지
2014.10.21 09:36:19 *.223.14.85
아이들은 엄마의 뒷모습으로 배운다고 하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4.10.21 17:09:17 *.255.24.171

ㅋㅋ 아빠는 왜 빠졌죠? 아들은 아빠가 롤모델이 될것 같은데....

프로필 이미지
2014.10.21 11:07:04 *.124.78.132

이렇게 좋은 엄마를 둔 아드님이 부럽기도 하고 ^^ 또 우리네 교육 시스템이 안타깝기도 했어요.

시냅스의 외침을 저도 엇능 듣는 날이 오기를~~ ㅎㅎ

프로필 이미지
2014.10.21 17:09:57 *.255.24.171

녕이의 밝고 톡톡튀는 모습으로 말하는 것이 그려지네. ㅋㅋ 고마워.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32 답은 바로 나 [10] 어니언 2014.10.20 1428
4331 19번째 남편의 생일_찰나칼럼#26 [10] 찰나 2014.10.20 1674
» 인생의 통과의례? [8] 왕참치 2014.10.20 1638
4329 ㅂ의 시대가 흘러간다 [6] 에움길~ 2014.10.20 1576
4328 함께 하는 즐거움 [3] 녕이~ 2014.10.20 1351
4327 논개의 기품, 기방의 화려함을 담은 진주냉면 [10] 종종 2014.10.20 2014
4326 #26 - 여보 축하해! [5] 희동이 2014.10.20 1379
4325 #26 동창녀석들_정수일 [10] 정수일 2014.10.20 1505
4324 밥 해주는 남자, 밥 먹는 여자 [12] 앨리스 2014.10.19 1979
4323 자전거로인생전환_구달칼럼#26 [10] 구름에달가듯이 2014.10.19 1482
4322 3-24. 가족세우기로 하는 우리집 기초공사 [3] 콩두 2014.10.18 1543
4321 종종의 인터뷰 수업 후기 + 과제 [7] 종종 2014.10.14 1727
4320 10월 오프 수업 후기 [5] 앨리스 2014.10.14 3135
4319 10월 오프수업 [2] 녕이~ 2014.10.14 1482
4318 지금까지 만났던 저자의 인터뷰 [1] 어니언 2014.10.14 1573
4317 #25 나는 신을 안다_정수일 [5] 정수일 2014.10.14 1520
4316 10월 오프수업과제와 후기-Brother!!1 [4] 왕참치 2014.10.14 1395
4315 10월 오프 수업 후기 - 희동이의 인터뷰 [7] 희동이 2014.10.14 1500
4314 역사 속 인물을 만난 기적 같은 날_10월오프 후기_찰나칼럼#25 [4] 찰나 2014.10.14 1628
4313 인물탐구_10월오프수업후기_구달칼럼#25 [6] 구름에달가듯이 2014.10.13 1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