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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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났을 때, 너도 태어났지.
우리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운명을 맞이했지.
시간이 흘러 성장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나로 있는데, 너는 나와 같은 너의 존재를 잊고 사는구나!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니 안에 있는 나를 돌아봐줄까?
나는 같은 곳에서 매일매일 너를 기다려.
죽음보다 빨리 니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기를 바라면서.
너와 내가 만난다면, 우리는 야호! 크게 한 번 소리 지르고 신명나는 춤판을 벌일 텐데.
-시냅스의 기다림-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과 <파라슈트 취업의 비밀>이라는 책을 연이어 읽었다. 두 책의 저자들은 다른 표현이지만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강점혁명의 사나이 마커스와 도널드는 자신의 시냅스를 잘 들여다보라 하고 1,000만부의 할아버지 리처드 볼스는 내가 누구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라고 한다. 시냅스에 의해 만들어지는 뇌회로는 독특한 자신의 감정, 생각의 패턴을 만든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고유한 영역이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로 인도를 해 줄 수 있는 안내자 노릇을 할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아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시냅스의 외침을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두 권의 책이 주는 놀라움은 우리 보다 선진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도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복잡하고 미묘한 존재일까? 아니면 지금의 교육방식이 잘못된 것일까? 둘 다 맞는 말일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5년이 흘렀지만 고등학생이 된 아들의 학교 방침을 보면서 세월을 비껴가지 않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어떤 부분은 오히려 퇴보한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국어, 영어, 수학의 점수에 의해 문과와 이과를 나누게 된다. 자신의 강점을 볼 겨를도 없이 수학의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문과를 선택하게 된다. 처음 출발부터 약점을 피한 선택을 한다. 이 선택에 의해 대학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이 달라진다. 전공에 의해 취업할 수 있는 직장도 달라진다. 그러니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 환경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가? 하지만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숙제는 그대로 묻어둔 채 선택을 강조하고 목표를 세우게 한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회로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자신의 뇌회로는 들여다 볼 겨들이 없다.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영어점수와 수학점수를 관리해야 하고, 좋은 직장을 위해 스펙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정된 직장을 갖고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삶은 늘 불안하고 허무하다. 하소연을 해본들 ‘삶은 원래 그런 거야!’ 배부른 투정이 된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뒤늦게 질문을 해 보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잊은 지 오래된 이는 답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회로가 자기 것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아들은 비교적 다른 부모가 겪어야 하는 고충들을 안겨주지 않았다. 예민해진 부분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말이 많고 소통이 잘 된다. 더 고마운 것은 자신의 일을 알아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독립적인 성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아들에게서 타인의 목소리가 너무 많이 투영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삶을 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좋은 대학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물소가 되었다. 미래를 불안해 하는 현실적인 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질문과 조언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딱히 해줄 말이 없다. 대안을 제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아들도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시냅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나는 방관자 밖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인생이 주는 통과의례야!’라는 말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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