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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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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4일 06시 26분 등록

살아남기란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생명체의 가장 으뜸가는 목표이다.

자크 아탈리의 <살아남기 위하여>중에서

 

그저 생존을 위해 살아간다는 건 하나도 멋지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다른 그럴 듯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었죠. 그래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요. 그렇게 찾은 제 삶의 이유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을 물려주기 위해라는 목표는 제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꽤나 그럴 듯한 명분이라고 자신했고, 그 자신감은 다시 제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길이 나의 길이구나. 정성스레 길을 찾았으니 이젠 그저 달리는 일만 남았구나. 마음을 놓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다시 시야가 흐려졌습니다. ‘더 잘달리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는데도 자꾸만 휘청거립니다. 휘청거리는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더 기운이 빠지고, 기운이 없으니 더 후들후들거리는 악순환에 말려든 겁니다. 잊고 있었던 거죠. 더 잘 살기 위해 우선은 살아남아야한다는 것을. ‘더 잘 살고 싶다는 욕심, 그 욕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아있어야 하는 거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살아남기 위해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스스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를 증오하지 않으며, 자신의 가치와 더불어 지속성에 대해 중요성을 부여해야 한다. 살고자 하는 의지, 존재해야 할 이유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같은 에너지와 활력은 궁극적으로 단순히 살아남기를 넘어서 더 낫게 살기로 이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 존재하기 위해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애쓰는 마음, 자신을 보살피고 뛰어난 존재가 되려는 욕심, 더욱 강한 자의식이 필요하다.

 

내게 소중한 것을 고집하다가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까 불안했습니다. 그들이 제게 얼마나 귀한 존재들인지 너무나 잘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들에게 맞춰주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삶이 위태로워집니다. 이 사람에게 잘 하려다보니 저 사람에게 실수하는 것 같고, 그 실수를 수습하려다가 그 사람을 거슬리게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이도저도 아닌 채, 그 누구에게도 충실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 어정거리고 있는 저. 급기야는 이렇게 살아서 뭘 하나하는 생각까지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큰 일 날 뻔 했지요?

 

출근시간이 다가옵니다. 더 좋은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쯤에서 멈추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더 잘살아야한다는 욕심을 다스려보려고 하거든요. 그러면 조금은 더 살아남기가 쉬워질지도 모르니까요. 뭐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어쨌거나 다음주 여러분께 또 편지를 띄우기 위해라도 어떻게든 저는 살아남아 있을 테니까요. 그 다음은 그 때가서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어떻게든 살아남아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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