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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8일 11시 54분 등록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옛이야기를 통해서 본 여성성의 재발견-,

고혜경 지음, 한겨례출판, 2006, 233

 

1.   저자에 대하여

 

신화학자, 그룹투사 꿈작업가. 신화와 아카데미 원장

 

국내에서 고생물학 석사학위를 받고 환경단체에서 일하다 1995 미국에서 우주론을 비롯한 현대과학과 명상, 요가 같은 세계 전통의 지혜와 영성을 탐구하는 창조영성학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ICCS. Institute of culture and creation spirituality, Oakland) 이어 신화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PGI : pacifica graduate institute, santabarbara) 상징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풀어놓은 김부타스에 대해 깊게 공부하게 되었다. “김부타스는 인류 초창기에 신은 여신이었고 남신 등장은 인류 역사상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고 주장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신화학을 공부하면서 꿈과 신화에 대한 감성을 익히고, 지금은 국내에서 꿈워크숍을 통해 꿈 친구를 늘려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문화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서울에서 꿈과 신화 강의와 분석을 하고 있다. 관심주제는 꿈과 신화를 통한 내면 탐구와 여신 전통이다.  

 

저서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로 우리 옛이야기 안에 숨어 있는 여성성을 발굴하는 시도를 했고, 신화적 시각을 연마하는 책 <HE>,<SHE>,<WE>,<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라>를 번역, 소개했다.

 

저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책의 맨 앞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2009 10 23일의 메모다. “고혜경 선생님과 삼청동 북성재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그룹꿈작업을 시작한 것이 9 17일이다.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시간. 고혜경선생님이라는 표지가 가리키는 책을 모두 주문해서 읽고 있다. 그녀가 번역한 존슨의 책 <SHE>,<HE>,<WE><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그리고 선생님의 이 책을 더불어 주문했다. 나는 신화, 이야기, 동화, 설화가 재미있다. 이 분은 아 나를 위해 준비된 분이다싶었다. 이 만남이 기쁘고 감사하고 신비롭다. 이 표지가 무엇으로 나를 이끌든 따라가 보려한다.” 

 

북리뷰를 작성하는 오늘은 2014 10 23일이다. 공교롭게도 날짜가 같다. 나는 올해도 고혜경선생님의 그룹꿈작업을 듣는다. 휴직을 해서 오전반을 듣는다. , 가을 모두 듣는다. 휴직자의 호사라며 나는 들떠한다. 멀리 갔다가도 수요일 맞춰서 돌아온다. 5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가? 선생님은 한 권의 책을 더 내셨다.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그녀의 바람대로 여신에 대한 연구다. 북성재에서 함께 그룹투사꿈작업을 했던 꿈친구들과 꿈작업이 끝난 후에도 나는 계속 만났다. 티벳의 그림이 걸려있던 북성재 작은방에서 절을 하고 출판사 방에서 모닝페이지, 절을 하고 새벽에 인천으로 출근하곤 했다. 같이 꿈워크샵에 갔고, 타로를 배웠다. 꿈은 인종, 언어, 계급을 초월한 공통언어가 될 수 있다고 들었다. 스토리를 많이 모르는데도 우리는 깊이 만났다. 꿈의 힘이리라. 그리고 그 공간을 열어주어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 덕분이었다. 거기 모여있던 이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나 역시 그러하다. 집에서 독립했고, 변경연에서 연구원 과정을 공부했고, 결혼을 했다.

 

꿈작업에 간 건 모닝페이지를 1년 정도 쓰다 보니 꿈을 많이 채록할 수 있어서였다. 블로그 이웃이었던 수녀님 블로그에서 제레미 테일러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의 서평을 보았다. 그 책의 인연으로 고혜경선생님이 주관하는 23일의 꿈워크샾에 다녀온 이들로 구성된 후속모임을 다녀왔다. 평택에서다. 그런 단계를 밟아서 드디어 2009년 가을에 고헤경선생님과 같이 꿈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 분을 만난 이후에도 계속 꿈을 적고 꿈그림을 그리고 나름 꿈과 함께 즐겁게 지냈다. 다시 고혜경선생님을 생각하게 된 건 두 가지 이유다. 또 하나는 혼자서 몇 년간 꿈을 다루다 보니 막힐 때가 있다. 고혜경선생님이라는 뛰어난 전문가가 필요하다 싶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꿈친구들이나 이런 장이 필요했던 것 같다. 요즘은 변화의 시기인지 나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 꿈들을 꾸어대고 있었다. 내 무의식에서 나를 향해 과제를 자꾸 제시하고 있었다.

 

자기탐색 과정을 연구원에서 한 뒤에 나의 첫 책이 신화로 거론되었다. 키워드라면 신화여성이었으리라. ‘신화와 꿈을 통한 내면 탐구와 여신 전통이 관심주제라는 저자와 너무나 직방으로 연결된다. 신화와 여성을 어떻게 내 첫 책으로 버무려 낼까? 너무나 어마어마한 주제라서 감당이 안된다. 어쨎든 나는 두 가지로 계속 글을 쓰고 있긴 하다. 하나는 신화 책을 읽고 나의 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이고, 하나는 아이를 기다리는 과정이다. 2013년에는 신화책을 읽지 못했다. 구본형 사부님의 전작주의를 하는 걸로 그쳤다. 4 6일에 결혼을 하고 장거리출퇴근을 다시 시작했다. 부지런히 결혼에 적응하고 있었다. 2014년인 올해는 휴직을 하고 인공수정 1, 시험관 3번을 하면서 아이를 기다렸다. 마음 먹은 대로 신화책을 읽어내지 못했다. 2014년 년초에는 조셉 캠벨을 전작주의하겠다고 했는데 내가 읽은 신화 관련 책은 존슨과 고혜경선생님의 책 정도다. 그래도 나는 2015 4 30일까지 첫 책을 내라는 사부님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 어찌 될 지는 모르지만 나는 초고라도 써서 완성하고 싶다. 일주일에 한 번 고혜경선생님을 보는 게 힘이 된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 여성신화’ ‘의 주제로 평생을 정진하는 그 분을 보고 있는 동안 내가 놓아버렸던 신화책 읽기를 다루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수요일이 좋다.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와 목차

 

여덟 개의 옛 이야기를 가지고 분석한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들어봤음직한 동화다. 세부 목차가 있어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흔한 동화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흖지 않게 하려는 지 힌트를 준다. 이런 방식이 좋다. 저자는 이런 목차를 구성한 뒤에 집필에 들어갔으리라.

 

추천의 말- 옛 이야기 속에서 숨겨진 나를 만나다 현경

저자 서문_ 할머니 손은 약손, 옛 이야기는 약

 

가부장을 치유하는 풍요로운 잔치마당 심청

심청: 아버지를 위해 희생되는 딸_가난함과 우울함과 심씨 성_심봉사의 눈먼 상태와 심청의 탄생_심봉사와 스님의 만남_공양미 삼백 석: 눈먼 사람의 눈먼 거래_아버지의 치유를 위한 어린 딸의 희생_심청:효녀인가? _연꽃으로 탄생하는 심청_잔치:그 풍료로움과 넉넉함

 

콩쥐는 신데렐라컴플렉스에 걸리지 않았다 콩쥐 팥쥐

    콩쥐:어떻게 볼 것인가?_좋은 어머니와 나쁜 어머니의 분리_콩쥐vs판쥐:성장과 안정의 서로 다른 두 욕구_무심한 아버지와 사악한 게모:환상의 커플_여성성1:너름의 지혜-여성성2: 깊음의 지혜_여성성3:분별의 지혜_콩쥐의 의식: 세 가지 동물과 온세상_왜 하필 꽃신인가?_여성 영웅 콩쥐의 초대

 

어머니의 품을 떠나는 성장통 해님 달님

    통과의례_여행의 출발점: 어머니의 집_호랑이가 진행하는 통과의례_통과의례와 어머니의 과제_자신을 위한 어머니로의 탄생_통과의례의 주요 상징_청소년기의 통과의례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 나무꾼과 선녀

    나무꾼과 선녀의 혼인_선녀: 나무꾼의 내면의 여성_나무꾼의 책략과 그에 관한 질문_날개옷: 선녀의 선녀다움_ 혼인: 열린 사람이 맺는 열린 관계_새로운 결혼의 건축

 

영원한 처녀가 되는 예술 공주와 바보 이반

쑥스럽지 않은 성 이야기_피리와 돼지와 공주의 웃음_성의 상징적 의미_그늘 속으로 들어가버린 성문화_아프로디테의 부활을 꿈꾸며_이미지의 탄생을 기다리며

 

계모의 주술에서 벗어나라 연이와 버들 소년

이제 어두움 속으로_계모: 사악함의 대명사_그저 계모라 불리는 이름없는 여인들_계모를 에워싸는 냉기_불길: 통제되지 않는 분노_불길: 미움과 증오, 공허함, 시기, 질투

 

산골 오두막에는 왜 할머니가 살고 있을까 머리 아홉 달린 거인

산골 오두막의 아주 나이 만은 할머니와의 만남_할머니=마녀=여신의 집_야생으로의 모험_야성 일깨우기의 하나: 직관_야성 일깨우기 하나 더: _야생 일깨우기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오라클

 

나의 책쓰기에 적용한다면

 

 

2)   장점 및 보완점 평설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7개의 이야기를 분석한다. 그녀는 신화를 전공한 박사, 꿈작업을 한다. 무의식을 탐구하는 통로 또는 재료로 꿈을 다룬다. 꿈과 신화를 동시에 언급하는 건 조셉 캠벨의 말 꿈은 개인의 신화고 신화는 전체의 꿈이다. 분석하는 이의 틀, 관점은 신화와 꿈 전문가로 신화와 꿈을 탐구한데서 온 여성주의 시각이다. 그녀는 여성성을 탐색하고 회복하기 위한 7개의 이야기를 선택해서 일종의 통과의례로서 다룬다. 통과의례는 변화와 전환의 과정이다. 헌 것이 죽고 새 것이 태어나는 과정이다.

 

7개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6개는 한국 사람이 다 아는 동화고 1개는 러시아 민담이다. 각 동화를 가지고 다루고 있다고 생각되는 주제와 같이 써본다.

 

l  심청전 가부장을 치유하는 어린 여성성

l  콩쥐팥쥐 콩쥐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여성영웅이다. 여성영웅의 과제를 콩쥐에게서 발견              하고 여성성을 기르기 위한 과제가 어떤 의미인지 상징을 분석한다.

l  해님달님 청소년의 통과의례가 부재한 현실을 걱정하며, 사회의 공식적인 통과의례가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통과의례를 다룬다. 더불어 어머니의 변화를 요청한다.

l  나무꾼과 선녀 선녀의 날개옷을 여성의 자기다움이라 보았다. 여성이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결혼은 어떠해야 하는 지 살펴본다.

l  공주와 바보 이반 유일한 러시아 민담이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성이 생동하는 남녀관계를 다룬다.

l   연이와 버들청년 동화에 나오는 계모의 의미를 탐색한다.

l  머리 아홉달린 거인 산골 오두막에 살고 있다는 할머니를 통해 전 세계에 두루한 야상의 여신에 대해 탐구한다.

 

그녀는 이 책이 자신의 주관적 경험이고, 자기 얘기라고 해 놓았다. 안에는 그녀의 이야기가 한 10%쯤 들어있는 것 같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와 꿈이야기가 들어있다. 가부장제 사회를 살면서 여성성이 억압된 피해는 자긍심, 자기 안의 힘, 아름다움을 모른 채 주눅들어 살아가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받는다. 왜냐하면 융에 의하면 사람은 근본적으로 양성적인 존재인데 사회가 여성의 여성성 뿐만 아니라 남성 안의 여성성까지 억압하고 왜곡시켰기 때문에 양성 모두 자기답게 살지 못했고, 대립되는 두 이원성이 통합됨으로써 상호보완적으로, 창조적으로 융합되는 가능성을 차단당하고 있다고 본다. 여성성의 회복은 여성에게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그리고, 이 남성적인 사회에서 중요하다는 그녀의 시각이 신선하다. 여성 안에 남성(아니무스)이 있고, 남성 안에 여성(아니마)이 있다면 전인적인 인격이 되기 위해서 한 개인 안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을 균형있게 발달시켜야 한다는 말은 누가 들어도 납득 가능한 말이다.

 

남성 내면의 여성성(아님)는 남성의 감정(feeling)과 관련된다. 필링이란 느낌이나 감정 혹은 감각, 열정, 무드, 직관력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 정서가 의존하고 믿을만한 자생적인 것인지, 아니면 사회문화적인 평가나 죄책감 등으로 채색된 것인지를 구분하고 느낌을 정확힌 표현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남성성의 논리란 분할하고 구분하고 추상적이고 이분법적이다. 여성성의 논리란 통합하고 연결하고 애매함을 허용하고 역설적이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제를 살면서 적응을 위해 여성은 준남성화되어야 했다. 그래서 여성성의 회복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그리고 인류 문명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저자는 본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이야기의 치유 능력을 믿는 저자는 여성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일단 통과의례 과정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통과의례는 과거의 자신은 죽고 새로운 자신은 태어나는 과정이다. 우리에게 대표적인 건 관혼상제가 있다. 그녀는 특히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갈 때의 통과의례가 시급한데 부재한 현실을 개탄한다. 나도 이 부분에 관심이 있다.

 

심청전에서는 이전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죽고 연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통과의례로 본다. 심청은 아내가 아이를 낳다가 죽어버려 여성성과 완전히 단절된 남선의 원형적 인물인 심봉사의 딸이다. 그녀는 어머니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문제로 인해 아이로서 당연히 받았어야 할 돌봄없이 자라난다. 이런 성정과정의 결과는 남성을 모방하며 남자처럼, 지나치게 야망지향적, 냉혹한 지성의 소유자로 살아가는 거고, 또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여성적이고 병적인 과잉친절을 베풀게 되는 경우이다. 심청은 후자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인당수의 제물이 되는 걸 희생으로 보는 것에 저자는 분개한다. 자발적 선택에 의한 희생만이 진정한 희생이다. 심봉사의 거래는 무의식과의 무의식적인 거랬고 딸이 대신 대가를 치르는 것이었다. 인당수에서 죽는 것, 연꽃으로 다시 피어나 왕비의 자리에 간다는 것은 심청이 버려야 할 부분, 죽어야 할 부분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원래 피었어야 할 힘, 아름다움, 자긍심이 활짝 피어난다는 의미다.

 

콩쥐팥쥐에서는 두 개의 관점으로 동화를 본다. 첫째 계모는 좋은 엄마 나쁜 엄마로 보기 전 실제 엄마의 한 모습이다. 둘째 콩쥐와 팥쥐는 한 여성의 두 모습이다. 콩쥐는 독립, 변화, 성장을 꿈꾸고 실현하는 새로운 여성성이다. 팥쥐는 어머니 품에 머물려는 성향, 변화에 대한 저항이나 두려움으로 본다. 저자는 콩쥐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여성영웅이라 보고 이야기를 분석한다. 그녀가 완수했던 과제는 여성성 계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세계의 여러 신화에서 비슷한 과제를 푸는 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첫째 황무지 밭을 개간하는 것은 시야를 수평적으로 넓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존의 부모의 관할영역을 벗어나 부모의 도구를 버린다. 모험에 나선다. 검은소가 나타나 도와준다. 검은 소는 비옥한 대지의 어머니의 힘을 얻는 것이다. 둘째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것은 수직으로 내려가 깊이를 탐구하는 일이다. 무의식 탐구는 죽음을 포함한다. 예로부터 물, 두꺼비, 달은 음의 성질을 지녔고 지혜를 의미했다. 두꺼비가 겨울잠을 자듯, 달이 이지러지듯 깊은 지혜는 깊은 물, 무의식의 탐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세번째는 산더미 같은 볍씨를 까서 정리한다. 프시케 신화에서도 비슷한 과제가 되풀이된다. 러시아 대표 여신 바바야가 또한 어린 바실리사에게 나쁜 알갱이와 좋은 알갱이를 골라내는 과제를 준다. 여성적 특성으로 보이는 애매함, 분화되지 않은 것에 반대되는 분별작업니다. 이것은 참새떼가 와서 도와주었다. 참새는 아프로디테의 새다. 시야의 확장과 깊이에의 탐구는 혼자 이루지만 세번째 단계에 이르면 협동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친구, 스승, 책과 함께 해야만 한다. 또한 참새는 경쾌하고 발랄하다. 아프로디테의 대표적인 속성이다. 참새의 가벼움은 두꺼비의 무거움 뒤에 등장한다. 가벼움의 미학이 필요하다.     콩쥐는 검은 소를 통해 대지의 비옥하고 기름진 풍요로움을, 두꺼비를 통해 깊이로 향하는 신중함을, 참새떼를 통해 가벼움과 생동감을 얻는다.

꽃신은 속궁합이 맞는 한 쌍의 만남으로 볼 수도 있고 신발은 땅과 인간을 연결한다. 자기 삶에 대한 책임감과 충족감을 나타낸다. 두 세계에 굳건히 발을 딛고 선다는 의미다. 여성영웅은 외부로 나가 획득하는 게 아니라 콩쥐처럼 내면세계로 들어간다. 콩쥐의 여정, 또는 다른 여성영웅의 여정이 남성 영웅과 판이하게 다른 것은 통곡이다. 저자는 눈물을 연약함의 표시로 읽지 않는다. 가식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너무 힘들다고백하고 나는 할 수 없으니 천지신명이여 굽어살피소서라고 자기 한계에 대해 진실하게 토로하는 간절한 구원의 요청이다.  여성영웅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아파본 사람이 다른 이를 깊이 아파할 수 있는, 고통에 깊이 참여하는 연민과 열린 마음이다.

 

해님달님에서는 청소년기의 통과의례를 다룬다. 자녀가 아닌 사회구성원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잡는다. 그녀는 현대 사회에서는 서양 동양할 것 없이 청소년 통과의례가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예전에는 부족의 연장자에 의해서 소년과 소녀에게 통과의례가 베풀어졌다. 그래서 어머니의 아들은 죽고 부족의 용사가, 어머니의 딸은 죽고 부족의 풍요로운 여인이 태어났다. 고혜경은 두 가지 통과의레를 말한다. 하나는 소년의 것이고 하나는 나바호족 인디언 소녀를 위한 것이다.

해님달님은 자식을 품에서 안 내어놓으려는 엄마의 질긴 모정을 다룬다. 호랑이에게 떡, 사지,  몸통을 잃고  머리만 남아 데굴데굴 굴러서 집으로 가는 엄마를 그렇게 읽는다. 그러나 때가 되면 공식적인 통과의례가 없더라도 호랑이처럼 소년소녀를 통과의례의 장으로 인도하는 존재가 나타난다. 또래집단 끼리의 일진회 등이 나타난다. 우리사회에서 되살려져야할 가장 중요한 통과의례로서 청소년 통과의례를 그녀는 꼽았다. 그녀는 호랑이를 트릭스터로 보았다. 트릭스터에 애한 설명이 길고 흥미롭다. 20살이 되면 자식에 대한 정을 냉정히 끊어주는 냉정한 사랑이 필요하다.

그녀의 관심은 오누이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로 간다. 자녀로 향하던 관심과 에너지를 자신에게로 돌려 자신에게 좋은 어머니가 되어주고 어머니의 역할이 덜 중요해지는 중년이후에는 여성으로서의 자기 안의 다른 역할에, 자기탐색에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쓰도록 권장한다. 의무때문에 미뤄둔 자유로운 삶을 시작할 시기라고 본다.

이야기를 통화의례로 보는 건 세계 신화에서 탄생과 관련된 요소가 이야기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바가지의 물, 기름, , 도끼, , 동아줄, 창자, 나무 등이다. 물은 양수처럼 생명의 원천이며, 지혜의 의미를 지닌다. 기름은 등불, 빛의 원료이고 기름바른다는 것은 유대인에게 신의 은총과 가호가 함께 한다는 의미였다. 실은 끈을 연결을 의미한다. 도끼나 칼은 반대로 단절의 도구다. ‘이성의 칼날처럼 냉철한 이성적 판단을 의미한ㄷ. 죽음을 상징하기도 하므로 통과의례에서는 특히 중요한 상징이다. 나무는 지하, 지상, 하늘 세 세계를 두루 연결하는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다.

 

나무꾼과 선녀 에서는 선녀 이미지가 남성의 아니마와 비슷하다고 본다. 아니마는 남성의 무의식 안에 있는 여성성 혹은 남성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여성성의 이미지이다. (jung) 당연히 이 이미지는 일반적인 여성의 심리적 특성과는 다르다. 한국에서는 선녀, 우렁각시, 구렁이 처녀 등 진수성찬 식사후에 아리따운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 그 여인들은 사람이 아니다. 남성 무의식의 산물이다. 서양의 팅커벨, 엄지공주, 한국의 구렁이, 지네, 여우, 인어, 백조, 물고기 들이다. 여성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이런 이미지가 실제 여성의 원형적 이미지가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날 때 그 남자, 그 여자와 함께 그 남자와 여자의 아니마, 아니무스 넷이서 만나기 때문이다. 내면에 존재하는 남성을 알지 못할 때 자기 무의식을 투사해버린다. 남성이 아니마를 의식화하는 건 아이 넷을 낳는 것만큼이나 지난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결혼은 상실 단절, 죽음이 요청되는 대표적인 통과의례다. 제주 전통 혼례에서 혼례복은 호상복은 같다는 상징이 보여주듯 혼례는 죽음의 의례다. 선녀의 입장에서 보면 날개옷을 도난당하고 어쩔 수 나무꾼과 살았다. 저자는 날개옷을 고유 여성의 자기다움으로 보았다. 날개옷이 필요한 지 어떤 지는 그녀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혼 안에서 자기다움이 유지될 수 있는 결혼을 저자는 말한다. 자기다움을 포기하거나 저지받았기 때문에 그녀는 결혼에서 벗어나 나갈 수 밖에 없었다고 그녀는 본다. 결혼과 영혼의 성장이 같이 갈 수 있을까? 그녀는 공간 사용을 예로 들어 이런 경우를 여러 가지 추적한다. 나는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아 그녀가 든 사례를 유심히 짚어갔다. 첫째 제자이며 친구인 커플의 여행방식. 각자 원하는 것을 하고 중간에서 만나자는 방식을 남자가 받아들이지 않자 여자가 맞추어버린다. 그러나 자신을 반영하지 못하므로 안 가니만 못한 텅 빈 여행이 되고 말았다. 주거에 있어서 몇몇 예가 있다. 부부공간 연출에 있어서 큰 거실을 만들어 공동공간을 연출하고, 양쪽 날개를 달아 각자 한쪽씩 자기 공간을 마련한다. 둘째 극각가 존 게르와 디자이너 아들러는 결혼하고도 이웃한 아파트 2채를 빌려 살았다. 두 아파트 사이에 문을 두어 드나들었다. 주택을 연결한 커플은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와 남편 디에고다. 버지니아 울프는 결혼 반지 공동 재산, 자녀가 없는 결혼을 유지했다. 창고를 작업실로 개조하고 가운데를 벽으로 막았다. 상대에게 자기 작품을 보여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부부간 대화에서 작품에 대한 건 배제했다. 어떤 극작가는 30년 결혼 생활 중 1년 중 5개월을 다른 집에서 살았다.

 

그런데 참 현실적인 문제가 있네. 개인공간과 개인 시간, 사적인 영역, 혼자만의 방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각자의 집, 각자의 방을 가져야 가능한 거구나. 집 두 채,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할 재력이 되어야 하는구나. 거기다가 아이는 누가 키웠을까? 나는 어떻게 할까? 나는 개인공간과 개인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2개와 거실 겸 부엌이 있는 집에 살면서 나의 나다움을 어떻게 보장을 할까? 현재로서는 올빼미형인 그는 밤 11~2시까지 서재를 쓰고, 종달새형인 나는 새벽 4~7시를 쓴다. 저자가 든 예는 모두 예술가들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면서도 자기다움을 지키는 평범한 영웅들을 찾아볼 숙제를 남긴다. 그러나 그녀의 문제제기는 가치롭다. ‘선녀의 날개옷을 가지고 결혼을 하려면 어떻게 할까?’

 

공주와 바보 이반 은 러시아 민담이다. 공주를 웃기면 왕국의 절반을 주고 공주와 결혼시킨다고 왕은 공고한다. 바보 이반이 긴 대나무 피리와 돼지새끼 3마리를 몰고 나타나 피리를 불자 공주가 웃음을 터트린다. 공주는 원형적 인물이다. 그 사회의 생명력, 생식력을 상징한다.  건강한 성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어서 광활한 야생의 땅 시베리아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차용했다.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피리는 남성의 성기와 닮은 꼴이고 돼지는 다산의 상징이다. 웃음과 풍요와 섹스는 신화에서 연결되는 요소다. 신화에서 바보는 중요한 원형이다.  바보 온달, 서동왕자, 파르시팔, 프로도, 예수도 변방의 이름없는 바보들이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업어 기존 질서에 얽매이지 않아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돼지는 대표적인 여신의 상징이다. 몸매가 우주의 근원을 상징하는 알을 닮았고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잔치판, 굿판에서 돼지를 놓는 이유다. 3마리의 3은 생명의 숫자와 관련된다. 삼신할미도 3, 그리스의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도 실 잣는 여신클로토, 직물짜는 라체시스, 가위로 실을 자르는 아르로포스 3명이다. 러시아의 바바야가 이야기에도 실 잣는 여신 3명이 등장한다. 구석기 초기 여신상에는 줄 3개가 장식된다. 여신 전통을 발굴한 마리자 김부타스는 생명 에너지의 기본 세 원천이라고 봤다. 분리된 것이 다시 결합하는 것이 성이다. 섹스를 통해 감정이 표현되고 교류된다. 섹스는 가장 강력한 형태의 나눔이며 영적인 체험이다. 몸과 영혼의 기도이며 자신을 열어 최고의 친밀함을 나누는 현존의 경험이다. 낮동안 풍부한 기도생활을 하는 수도사들이 밤에 야한 꿈을 꾸는 건 신과의 하나됨의 체험이라고 본다. 성은 두 극단을 달린다. 지나친 금욕과 포르노 문화다. 저자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여성의 특징을 조망한다. 아프로디테의 특성이 풍부한 사회를 꿈꾼다.성과 신성이 분리되지 않고 육체적 심리적 영성적 측면에서 통합되어야 한다 힘주어 말한다. 웃음이 사라져 버린 메마름과 우울함의 공주를 다시 웃게 한 것은 성적 에너지라고 보았다.   

   

연이와 버들 소년새엄마=마녀를 재조명한다. 마녀를 나 밖의 인물로 보는게 아니라 내 안의 다른 낭로 보았다. 어떻게 그 부분을 창조적으로 채널링할 건가에 대한 관심이다. 마녀를 나의 일부로 보는 관점이 신선하다.

 

머리 아홉달린 괴물 에서는 경계선에 선 할머니원형 wild woman의 이야기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직관의 원천이 되는 야성을 키우고 돌보고 접촉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내 책에 주는 시사점 : 출간기획안의 세공

 

저자는 여성성 회복을 위한 여성의 통과의례라는 관점에서 7개의 이야기를 선택해서 텍스트를 매만졌다. 내가 가진 관심이 모두 여기에 들어있다.

 

내가 처음 연구원 지원서를 쓸 때 쓰고 싶다던 책 <천일 간의 자기사랑>은 콩쥐, 심청, 연이, 할머니의 과제였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나 자신의 삶을 세울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내가 모닝페이지를 하고 절을 할 때 관심과 일치한다. 내 삶을 구축하는 거였다.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힘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자긍심을 가진 나’. 나는 자기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지녔다. 그녀처럼 여성성이라고 그 활동의 목적을 생각하지는 못했다. 희생당하는 딸에 깊은 울림이 있었다. 이피게네이아, 심청, 버리데기 들에게 공감했다. 스타워즈의 스카이워커는 아버지의 가면을 벗겨낸다. 아들은 아버지가 살았던 대로 살지 않고 자신의 가슴을 따라 살았다. 그래서 아버지의 가슴을 느꼈다. 너무나 상처가 깊어서 그 갑옷과 가면이 없으면 살수 없다는 걸 이해했다. 일단 소년은 기사가 되어야 했고 자신의 모험을 떠나냐 했다. <천일 간의 자기사랑>책을 쓰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그 책이 되고 싶었다.

 

두번째 관심은 청소년기의 통과의례에 대한 것이었다. 연구원 1년차에 신화책을 본격적으로 읽다가 우리가 청소년 시기에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지도와 본, 이미지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이 모든 헤맴이 기인했다 혐의를 두었다. 그건 저자의 책에서 해님달님 통해서 분석되고 있다. 이 책의 추천자인 현경의 책 <미래에서 온 편지>는 나에게 여자 삶의 입문서 빨간책으로 여기며 달달 읽은 경전이었다. 그건 20살 이후의 일이었다. 그녀는 그 책을 18살인 조카 리나를 첫번째 독자로 상정하며 썼다. 소녀에서 여성의 문턱으로 넘어가는 젊은 여자를 향해 쓴 책이었다. 40대가 된 지금 그 책이 내 20대에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었다고 행각한다. 그런데 13, 14세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예전에 관례에 해당하는 통과의례가사라진지 오래다. 고혜경의 이 책 역시 이런 목적으로 씌어진 듯 하다. 여성 삶 전반을 훑고 있다. 이미 많은 책들이 나와 있는 지 모른다. 그럼 그걸 읽고 싶다. 좀 더 쉽고 깊은 것으로다.

 

결혼을 하면서 적응에 진땀을 흘렸다. 왜 이런 전환이 이토록 힘이 드는지 알지못했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공주나 선녀의 과제에 관심이 있다. 이것들이 콩쥐, 심청의 과제와도 연관이 없다는 건 아니다. 이 부분이 바로 나의 첫번째 책의 대상, 또는 재료다. 나는 늦깍이 새댁의 생활밀착형 신화읽기부제의 출간기획안을 올 초에 적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그 부제는 늦깍이 새댁의 결혼 밀착 신화 읽기로 바꿔야 할까 보다. 관심을 가진 신화는 이랬다.    

 

l  조셉 캠벨의 결혼의 정의 결혼은 연애와 다르며 결혼은 시련이고 영적 수련이라고 했던 부분.

l  콩깍지가 벗겨질 때의 신화의 처방 트리스탄과 이졸데, 아니무스와 현실의 애인, 남편이나 아내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l  결혼의 두 번째 단계 서로를 마주보는 것에서 양가부모, 또는 상대의 아니마, 아니무스를 함께 보면서 공통의 미래를 보는 것

l  아내 원형의 실패 메데이아, 여왕 디도,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이거나 자신을 죽였다.

l  아리아드네 원가족의 짐을 어떻게 내려놓을 건가?

l  칼립소, 키르케 마녀들의 연애상담. 오디세우스가 로망인 남자 곁에 있었던 여자들.

l  나는 세컨드다. – 이 부분에서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왜 제우스의 세컨드 여신들이 자식을 잘 기를 수 있었는 지가 궁금했다. 신의 세컨드가 무슨 뜻일까 궁금햇다.

l  내 안에 있는 여신은 누구인가? – 진 시노다 볼린의 관점. 이게 바로 café. M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다.

l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길을 떠난 여인들 버리데기, 이건 무슨 뜻일까?

l  결혼계약해지조항

l  불의 여신과 남근 헤르마

 

이것이 인트로하는 방식은 신화 중심이 아니라 결혼의 에피소드 중심이리라. 그건 <세월이 젊음에게>에서 나온 것처럼 여러 좋은 책에서 사례를 모아도 좋고, 내 생활에서 모아도 좋으리라. 신화로 이야기를 하면 더 좋겠다.

 

3)   감동적인 장절

 

추후 보충

 

3.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추천의 말 옛 이야기 속에서 숨겨진 나를 만난다.

 

20 어떤 이야기가 살아서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이유는 그것이 사실보다 더 진실하기 때문이다. 전래동화, 설화, 신화 등으로 불리는 이 이야기들은 인간 내면의 깊은 비밀을 여는 열쇠의 역할을 한다.

 

20 서양의 여성학자, 심리학자, 신화 연구가들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양 동화, 설화, 신화를 뒤집어 읽는 것을 보았다. 많은 이야기들이 가부장제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눈으로 다시 읽어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들의 작업은 재해석을 넘어 재창조로 가기도 한다.

 

21 고혜경의 옛이야기 분석은 그의 성격답게 차근차근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언니의 친질함으로 가득하다. 그러다 사이사이 까불다가는 뼈도 못 추리는마녀의 칼로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깨기도 하고 떨어진 목을 다시 붙여 감싸 안아 주는 대지모처럼 크게 한 수 가르치기도 한다.

 

21 삶의 무게에 찌들어버리는 여성성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힘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쟁취해 가는 여성성이 이 책의 곳곳에서 춤을 춘다.

 

22 잘못된 남성성이 전 세계 곳곳에서 폭력, 테러, 전쟁을 일으키며 지구 어머니-가이아를 죽이는 지금, 온전한 여성성의 도래는 새로운 지구 문명을 여는 가이아의 코드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자 서문 할머니 손은 약손, 옛이야기는 약

 

23 내 어릴 적 할머니는 내 손이 약손이라면서 배를 쓰다듬어 주시며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나는 이야기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야기 박사가 된 지금도, 나는 할머니 손은 약손, 옛이야기는 약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23 나는 이야기가 지니는 이러한 치유의 힘을 알기에, 이 땅에서 누구나 듣고 자라는 이야기로 치유의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

 

24 여성성을 일깨우고 여신 전통을 알아가면서 나의 상처가 어떻게 여성으로 사는 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24 본질적인 여성의 아름다움과 힘을 표현하는 이미지가 없었다. 영성도 남성의 힘과 원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었다. 자연히 여성으로서의 확신이 없었다. 내면의 불확실성을 보상하기 위해 나는 남성성을 계발했다.

 

24 ‘어떻게 나의 본능적 토양인 여자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여신에 대해 공부했다. 여신들의 창조행위는 남신들의 창조행위와 완전히 달랐다. 존재의 양식도 달랐다. 여신의 창조 행위는 내가 일상에서 늘 하는 행위여서 일상의 삶에 신성을 부여했다. 여신의 이미지가 나의 존재를 더 잘 반추하게 해 주었다. 억지로 믿어야 될 필요도 없었다.

가부장제가 아닌 시대도 존재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여신 전통이 아직도 남아있는 사회에 눈길이 갔다. 이런 사회에 살아가는 여성은 자연스러웠다. 자기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여성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연스러워 아름다운 힘이 있었다.

여성이란 이래야 한다는 집단의 태도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무의식 탐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역사적 필터로 걸러지지 않은 여성의 자생적 힘과 진실을 알고 싶었다. 눈을 안으로 돌렸다. 꿈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여자로서 진실한 나의 힘과 아름다움을 맛보게 되었다. 그 느낌이 신비였다.

 

25 나는 진정한 여성의 아름다움과 자긍심을 길러 가려는 노력의 연장으로 이 책을 쓴다. 그리고 특별히 집단 무의식에 접근하기 위해서 우리 옛이야기를 택했다.

 

25 여성이 일생동안 거쳐야 할 주요 통과의례의 과제를 다루기 위해 내용별로 (이야기를) 선별했다.

 

25 이야기를 풀어내는 관점은 상징적-심리학적 분석(symbolic psychological analysis : 버클리의 민담학자 앨런 던디스의 분류법)이다. 구체적으로는 게슈탈트 방식을 적용하여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뿐 아니라 배경, 느낌, 색깔, 소리 모두를 개개인 심리의 일부로 다루었다. 그리고 개인의 RRAN 분석하듯 이야기의 세부사항을 전부 다루려는 건 아니고 초점을 여성성이란 주제에 맞추었다.

 

25 여기서 하는 풀이는 주관적이다. 이야기의 숨은 뜻을 밝혀 답을 제시하려고 이 책을 쓰지 않는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실은 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이다. 내가 풀어낸 옛이야기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각자 자신의 이야기 풀이를 시작하기 바란다. 그래서 자신의 야기를 찾길 희망한다.

 

26 이 책에는 유학 시절의 경험과 사례가 많이 녹아있다. 본격적으로 이 주제를 탐구했던 시기이고 질문의 답을 찾아가던 시기다. 8년의 시간이 내겐 어두움의 세계로의 여정이었다. 착한 여자, 똑똑하고 강한 여자의 가면이 벗겨져 나갔다.

 

26 진실한 답은 내면에서 찾을 수 있고, 진정한 힘은 자기 안에서 체험할 수 있다.

 

27 이 책은 상처와 치유에 관한 내 이야기다. 이야기의 치유력을 믿기에 내 손은 약손을 노래하며 세상을 향해 이 이야기 책을 내민다.

 

 

추후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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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7:50:15 *.131.89.46

콩두님의 리뷰 참 감동이네요.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남성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는 남성이 우두머리이고, 남성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며, 여성을 여성으로 여성성에 촛점을 두어 보거나 하지 않는,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사는 세상에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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