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야
 - 조회 수 271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정현종
산에서 내려와서
아파트촌 벤치에 앉아
한 조각 남아 있는 육포 안주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아 행복하다!
나도 모르겠다
불행 중 다행일지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밑도 끝도 없이 와서
그 순간은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서
그 순간은
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간의 기나긴 고통을
잡다한 욕망이 낳는 괴로움들을
완화하는 건 어떤 순간인데
그 순간 속에는 요컨대 시간이 없다
-----
시인 블레이크가 ‘영원이란, 시간의 산물에 대한 애정 속에 존재한다’ 했고 신의 가면을 통해서 영원을 경험한다는 그 ‘영원’이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버스를 타지 않게 되면서 ‘영원의 시 한편’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도 영원이라는 것을 매일 쓰며 가슴에 두고 알아보자는 심산이었다.
어제 스승님의 시를 좇아 책장을 넘기다 조금 알게 되었다. 영원이란 깨달은 순간의 세상이 곧 영원이며 시간과 상관 없이 세속적인 생각을 끊는 바로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더 없이 행복한 순간. 그러니 쉽게 생각하면 내가 시를 읽는 순간, 시에 빠져 현실에서 발을 살짝 떼게 되는 그 순간이 영원이며 행복감에 시간이 없어지는 그 순간도 영원인 것이다.
새삼 행복하게도 스승님 옆에서 시집을 펼쳐 행복의 시 함께 읽던 그 순간도 영원의 순간이었다. 스승님 이것 가르쳐 주려고 함께 하셨나? 내 삶이 영원의 순간으로 가득 차 천국조차도 간구하지 않게 되기를!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29 | [영원의 시 한편] 어느 향기 | 정야 | 2014.10.10 | 2718 | 
| 228 | [영원의 시 한편] 즐거운 편지 | 정야 | 2014.10.11 | 2524 | 
| 227 | [영원의 시 한편] 뜨거운 국밥 | 정야 | 2014.10.13 | 2868 | 
| 226 | [영원의 시 한편] 꽃 시간 1 | 정야 | 2014.10.14 | 3395 | 
| 225 | [영원의 시 한편] 방문객 | 정야 | 2014.10.15 | 2516 | 
| 224 | [영원의 시 한편] 뮤즈와 팜므파탈 | 정야 | 2014.10.16 | 3392 | 
| 223 | [영원의 시 한편]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 정야 | 2014.10.17 | 2636 | 
| 222 | [영원의 시 한편] 여행자를 위한 서시 | 정야 | 2014.10.18 | 2647 | 
| 221 | [영원의 시 한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정야 | 2014.10.22 | 2582 | 
| 220 | [영원의 시 한편] 가을 | 정야 | 2014.10.23 | 2780 | 
| 219 | [영원의 시 한편] 어느 대나무의 고백 | 정야 | 2014.10.24 | 3660 | 
| 218 | [영원의 시 한편] 가을에게 | 정야 | 2014.10.25 | 2472 | 
| 217 | [영원의 시 한편] 새를 살려야 해 | 정야 | 2014.10.27 | 2563 | 
| » | [영원의 시 한편] 행복 | 정야 | 2014.10.28 | 2710 | 
| 215 | [영원의 시 한편] 추일서정 秋日抒情 | 정야 | 2014.10.30 | 2692 | 
| 214 | [영원의 시 한편] 날아라 병아리 | 정야 | 2014.10.31 | 2365 | 
| 213 | [영원의 시 한편] 한 여자 한 남자 | 정야 | 2014.11.01 | 2650 | 
| 212 | [영원의 시 한편] 충만한 힘 | 정야 | 2014.11.02 | 2371 | 
| 211 | [영원의 시 한편]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정야 | 2014.11.03 | 3320 | 
| 210 | [영원의 시 한편] 추모집에 제題 함 | 정야 | 2014.11.04 | 25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