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야
 - 조회 수 236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날아라 병아리
신해철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속으로 들어가
우리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내가 아주 작을 때
나보다 더 작던 내 친구
내 두 손 위에서 노래를 부르면
작은 방을 가득 채웠지
품에 안으면 따뜻한 그 느낌
작은 심장이 두근두근 느껴졌었어
우리 함께 한 날은
그리 길게 가지 못했지
어느 날 얄리는 많이 아파
힘없이 누워만 있었지
슬픈 눈으로 날개짓 하더니
새벽 무렵엔 차디차게 식어있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한 말을 알 수는 없었지만 
어린 나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
* 노래가사
-----
그대 만약
나의 죽음 앞에 오거든
그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사랑스런 손길로
나의 귓볼을 만져주고
두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주길.
그대 그 손길이면 충분해.
그대 그리워하던 시간 안고
떠날 수 있으리.
그리고 나의 묘지 앞에 시 한편
놓아준다면
나 영원히 행복하리.
나의 가슴에 시를 알알이 박아준 그대―
허망하게 요절한 가수 신해철의 죽음을 애도하며 나의 비망록을 쓰다.
애도의 물결 그칠 줄 모르고 하늘도 슬퍼하니 짧은 생이지만 그는 깊은 인생을 살았구나.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109 | 인생을 조각하다. | 빈잔 | 2024.10.26 | 1091 | 
| 4108 | 눈을 감으면 편하다. [1] | 빈잔 | 2024.10.21 | 1135 | 
| 4107 | 노력하는 자체가 성공이다 | 빈잔 | 2024.11.14 | 1138 | 
| 4106 | 얻는것과 잃어가는 것. | 빈잔 | 2024.11.09 | 1148 | 
| 4105 |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병가지고 오래 사는것. 외롭게 오래 사는 것. | 빈잔 | 2024.10.22 | 1205 | 
| 4104 | 길어진 우리의 삶. | 빈잔 | 2024.08.13 | 1210 | 
| 4103 | 늙음은 처음 경험하는거다. | 빈잔 | 2024.11.18 | 1258 | 
| 4102 | 상선벌악(賞善罰惡) | 빈잔 | 2024.10.21 | 1285 | 
| 4101 | 문화생활의 기본. [1] | 빈잔 | 2024.06.14 | 1329 | 
| 4100 | 선배 노인. (선배 시민) | 빈잔 | 2024.07.17 | 1458 | 
| 4099 | 꿈을 향해 간다. [2] | 빈잔 | 2024.06.25 | 1526 | 
| 4098 | 신(新) 노년과 구(舊) 노년의 다름. | 빈잔 | 2023.03.30 | 1889 | 
| 4097 | 가장 자유로운 시간. | 빈잔 | 2023.03.30 | 1895 | 
| 4096 | 나이는 잘못이 없다. | 빈잔 | 2023.01.08 | 1932 | 
| 4095 | 편안함의 유혹은 게으름. | 빈잔 | 2023.04.28 | 1942 | 
| 4094 | 1 % [2] | 백산 | 2007.08.01 | 1946 | 
| 4093 | 이런.. [1] | 김미영 | 2005.12.16 | 1950 | 
| 4092 | [71] 저절로 취해드는 불빛들 | 써니 | 2008.02.03 | 1950 | 
| 4091 | 말리지 않은 책임에 대하여 [1] | 김나경 | 2007.03.24 | 1951 | 
| 4090 | 세상읽기1 [2] | 舒贇 | 2007.03.23 | 195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