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박미옥
  • 조회 수 2797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4년 10월 31일 17시 50분 등록

무협지 식으로 이야기하면 주화입마단계다.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작용이다. 어린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창조적 퇴보, 긍정적 퇴보가 있다. 무조건 외우다가 나름대로 원칙을 찾아내게 된다. 그런데 그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영어의 과거형을 익힐 때 처음에는 외우다가 대부분의 과거형이 동사에 ed를 붙여서 만들어지는 걸 알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외우지 않고 ed를 붙여서 쓰게 된다. 처음엔 잘맞는 것 같은 데 어느순간 불규칙동사를 만나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그냥 외웠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원칙을 적용하려다 보니 벽에 부딪히는 거다.

 

사람은 상상력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다. 만약 이것이 안되면 호흡이 안 될 정도까지 갈 수 있다. 내가 써 본 방법중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내가 꽤 괜찮은 구조물이라는 확신이다. 사람이 이 정도 가지고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라. 부정적 상상은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어떤 때는 굉장히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수술을 하고 깨어난 환자가 산소마스크를 의식하면 오히려 호흡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마스크가 호흡을 방해한다는 부정적 상상으로 호흡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원래 꿈을 안 꾸는데 칼융 책을 보다자면 꿈을 꾼다. 해석할 수없는 황당한 꿈을 꾸고 나면 안 읽고도 잘 살았는데 굳이 읽고 마음의 평화를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는 잠깐 외부로 생각을 돌린다. 호흡되지 않았던 것에 집착하던 생각을 밖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재발방지를 위한 특효약은 역시 자기에 대한 믿음에 대한 재확신, 내 매커니즘은 이정도로 망가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믿음을 신에게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신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공포가 공포를 낳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도 자기 신체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어려워 보이지만 해보면 의외로 쉽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생각에는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가 있다. 엑셀레이터가 꼭 가속장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브레이크에 대한 믿음 없이는 엑셀을 밞을 수가 없다. 밟을 수 없다면 엑셀은 더 이상 가속장치가 아니다. 엑셀을 밟을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갈 데까지 가는 것은 두려워하지 마라. 왜냐면 넌 네가 필요할 때 필요할 때 멈출 수 있을테니까.

 

반대로 브레이크만 가지고 있는 사람도 달릴 수 없다. 계속 브레이크만 밟으면 어디에도 갈 수 없다. 내가 너무 통제적이면 자기만큼 자기를 쓸 수 없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에게 엑셀도 있음을 기억하라. 지금은 달릴 시점이다. 하지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나 멈출 수 있다. 엑셀을 밟아야 하는 시점에는 두려움 없이 밟아라.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지 마라.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어느 날 알 수 없는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치유에 의해 깨어날 수 있다. 여러 가지 처방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다. 나는 퇴직한 후 아주 심한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 책도 세권이나 썼었고 불러주는 곳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논리적으로는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별안간 그렇게 되었다. 여러 가지 처방을 써보기도 했으나 나한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 정도 안자도 죽진 안는다. 몸이 필요하면 자게 되어 있다. 어떤 동물도 불면증으로 죽지는 않는다.’라는 믿음이었다. 내가 기질적으로 인내력이 강하지 않고 섬세한 사람이라서 내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하다. ‘어느날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으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어느날 불면증으로 표출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점에 내가 앓을 수 밖에 없는 질병이었다.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처방과 자기면역력을 갖는 것이다. 그러면 충분히 회복된다. 말하자면 우리의 생명이 얼마나 강인한 것인지, 인류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다듬어 온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믿음이다.

 

갈때까지 가봐라. 떨어지지 않는다. 걱정하지 말아라. 인간은 그렇게 약한 존재가 아니다.

 

딱 지금만큼이나 힘들어 하던 어느날 스승에게서 받은 말씀입니다. 충분히 회복된다셨고 정말로 그리되어 한참을 재미있게 살았습니다. '그 시점에 내가 앓을 수 밖에 없는 질병'을 충실히 치뤄냈기 때문이었겠지요?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피할 수 없는 진통'중입니다. 도망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역시도 제 소중한 삶의 한 부분일테니까요.

 

힘껏 안아주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봐야겠습니다. 가만히 두어도 힘든 '아이'를 저까지 더 다그치지는 말아야할테니까요. 적어도 제 품에서만큼은 위로와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다독다독 따뜻히 품어줘야겠습니다. 스스로가 얼마나 괜찮은 존재인지 다시 한번 알아차릴 수 있을 때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만 될 수 있다면 오늘의 시련은 오히려 축복으로 기억되도 좋겠지요? 기분이 좋아집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참 감사한 오늘입니다.

IP *.235.248.131

프로필 이미지
2014.10.31 21:38:42 *.186.58.134

그래, 모든 게 잘 될거야.. 지금까지 그래왔잖아.

미옥이 힘내라.ㅎㅌ

프로필 이미지
2014.11.01 07:33:53 *.235.248.131
그렇겠죠? 진짜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인 거겠죠?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54 엄마, 자신, 균형 [1] 어니언 2024.12.05 1279
4353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어니언 2024.12.26 1296
4352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불씨 2025.01.08 1318
4351 [수요편지] 발심 [2] 불씨 2024.12.18 1358
4350 목요편지 - 아내의 눈물 [2] 운제 2018.10.18 1394
4349 [일상에 스민 문학] 에필로그 [4] 정재엽 2018.12.26 1410
4348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이야기 1. 정재엽 2018.08.15 1421
4347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종종 2022.07.12 1422
4346 [금욜편지 89- 21세기에 프로로 산다는 것은] [4] 수희향 2019.05.24 1428
4345 목요편지 - 요가수업 [2] 운제 2019.05.09 1438
4344 누리는 걸까, 소비당하는 걸까 [1] -창- 2017.09.09 1443
4343 목요 편지 - 회상 [1] 운제 2018.11.01 1444
4342 개들은 모르는 것을 보면 짖는다 옹박 2017.10.16 1448
4341 목요편지 - 북수꽃이 피었어요 [3] 운제 2019.02.21 1448
4340 ‘1인 기업가’ 차칸양의 직업, 일, 미션 이야기 file [6] 차칸양 2018.06.12 1451
4339 [수요편지] 위대한 근대인 [2] 장재용 2019.04.03 1451
4338 [수요편지] 불안의 짐짝들에게 장재용 2019.10.23 1453
4337 핀테크는 왜 '개인금융의 미래'라 불리는가?(2편)-레이니스트 [2] 차칸양 2017.10.10 1454
4336 [내 삶의 단어장] 크리스마스 씰,을 살 수 있나요? [1] 에움길~ 2024.08.20 1454
4335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06] 삼국유사 (1부) 제산 2018.07.23 1455